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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지율 43.3%, 민심의 경고음을 들어야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8월 3~7일 전국 18세 이상 2514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43.3%, 부정평가는 53.0%로 나타났다. 전주보다 각각 2.6%포인트(p) 떨어지고 2.5%p 오른 수치다. 긍정평가는 4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여론조사 수치 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 지지율은 국내외 경제 상황과 정치적 사건, 정책 발표 등에 따라 움직인다. 특정 시점의 수치만으로 국정운영 전체를 평가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여러 주 연속 하락하고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상당 폭 앞서기 시작했다면 그 흐름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특히 이번 하락세는 단순한 정치적 악재 하나의 결과라기보다 여러 요인이 겹친 것으로 봐야 한다. 부동산과 세제 문제, 사법제도 개편 논란, 경제 불확실성이 동시에 국민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별로 서울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서 하락폭이 컸고, 연령별로도 60대와 70대 이상, 20대에서 지지율이 내려갔다. 정부가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정책의 방향 못지않게 추진 방식이다. 개혁 과제는 속도가 중요하지만 속도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사회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사안을 충분한 설명과 조정 없이 밀어붙이면 정책 취지가 옳더라도 국민의 불안은 커질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집값 안정과 투기 억제라는 목표에는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세제와 대출, 공급 정책이 자주 바뀌면 국민은 정책 방향보다 다음 규제가 무엇일지를 걱정하게 된다. 실수요자와 장기보유자, 청년층이 정책 변화의 부담을 직접 느낀다면 정부가 아무리 선의를 강조해도 정책 신뢰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사법개혁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권 남용을 막고 수사·기소 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수사 공백이나 사건 지연, 범죄 피해자 보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기관의 간판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더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법 시스템이다. 집권 2년 차에는 국정운영의 중심도 달라져야 한다. 출범 초기에는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는 일이 중요했다. 이제는 발표한 정책이 국민의 삶에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경제성장률이 오르고 수출이 증가해도 자영업자의 매출이 줄고 청년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면 국민이 느끼는 평가는 다를 수 있다. 반도체와 AI 산업이 호황을 맞더라도 내수와 고용, 주거와 물가 부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거시경제 지표와 체감경기의 간극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책의 성과를 만드는 것만큼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왜 지금 이 정책이 필요한지, 국민이 어떤 부담을 져야 하고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정책이 실패하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이를 인정하고 수정하는 것도 정부의 책임이다. 국민과의 소통은 정책 홍보와 다르다. 반대 의견을 듣고 필요하면 정책을 고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일이 진짜 소통이다. 정부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국민에게 이해를 요구한다면 설명회가 아무리 많아도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중도층과 무당층을 향한 메시지도 중요하다. 모든 정부에는 확고한 지지층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특정 정당이나 지지층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까지 설득하고 끌어안아야 한다. 지지율이 떨어질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유혹은 핵심 지지층만을 더 강하게 결집시키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이 원하는 메시지를 반복하면 단기적으로 정치적 방어막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중도층과 무당층이 멀어지면 국정운영의 공간은 오히려 좁아진다. 집권당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 정책을 무조건 옹호하는 것이 여당의 책임은 아니다. 민심이 정부에 전달되지 않는다면 여당이 먼저 경고하고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 반대로 당내 강경론이 국정의 현실성과 충돌할 때는 당 지도부가 지지층을 설득해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 모두 ‘우리 편이 얼마나 결집했는가’보다 ‘우리 편이 아니었던 국민을 얼마나 설득했는가’를 국정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지지층의 힘으로 이길 수 있지만 국정은 국민 다수의 신뢰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지지율 43.3%라는 숫자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 다음 조사에서 오를 수도 있고 또 내려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여러 주 연속 이어지는 흐름이 보내는 신호다. 국정운영의 속도가 너무 빠르지는 않았는지,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 정책의 비용과 부작용을 과소평가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경제와 민생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고 중도층까지 포용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논어>에는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 있다. 대통령 지지율도 결국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의 한 단면이다. 신뢰는 강한 메시지나 정치적 동원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정한 원칙과 일관된 정책, 성과와 책임을 통해 쌓인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 집권 2년 차에 들어섰다. 남은 임기는 새로운 정책을 얼마나 많이 발표했는지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얼마나 실제로 바꿨는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지지율 하락을 야당의 공세나 언론 환경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몇 번의 여론조사에 흔들려 국정 방향을 수시로 바꿔서도 안 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민심의 경고를 듣되 원칙을 잃지 않는 것이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지지층 결집보다 필요한 것은 국민 설득이다. 집권 2년 차의 성패는 대통령이 얼마나 강하게 밀어붙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국민이 그 정책의 방향과 결과를 신뢰하느냐에 달려 있다.
2026-08-11 09: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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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병목 더 과감히 걷어내야"…베트남 기업들이 정부에 던진 과제
베트남 정부가 최근 규제 완화와 행정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기업 활동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법률 제정 방식의 변화와 행정 절차 간소화, 투자 프로젝트 지연을 초래하던 각종 규제 병목 해소 조치가 이어지면서 경제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 기업들이 체감하는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호한 법 규정과 중복 행정, 잦은 제도 변화가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베트남상공회의소(VCCI)는 최근 하노이에서 '2025년 비즈니스 법률 동향 보고서' 발표 세미나를 열고 정부의 제도 개혁 성과와 함께 기업들이 직면한 규제 과제를 집중 분석했다. ◆ 역사상 처음 등장한 '선 규제 완화, 후 법 개정' VCCI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입법 및 경제정책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공산당 정치국이 발표한 이른바 '4대 전략 결의안'이다. 과학기술·혁신 발전을 위한 결의안 57호, 국제통합 강화를 위한 결의안 59호, 입법·사법 혁신을 위한 결의안 66호, 민간경제 발전을 위한 결의안 68호가 대표적이다. 이들 결의안은 베트남 정부의 행정 철학을 기존의 규제와 통제 중심에서 혁신 촉진과 성장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경제는 지난해 8.02%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개혁 효과를 일부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는 변화는 국회가 정부에 부여한 특별 권한이다. 베트남 국회는 결의안 206/2025/QH15를 통해 정부가 긴급한 규제 병목 현상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사실상 '선 규제 완화, 후 법 개정'이 가능한 특례 권한을 부여했다. 이는 현행 법률과 일부 충돌하더라도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문제를 우선 해소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베트남 입법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이 제도를 통해 장기간 지연됐던 투자 프로젝트 계획 변경 승인, 정부가 이미 보유한 자료를 다시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중복 행정, 국가 핵심 사업에 필요한 자재 채굴 허가 지연 문제 등이 빠르게 해소되기 시작했다. 다만 해당 특례 조치 대부분은 2027년 2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정부는 향후 관련 내용을 정식 법률 체계로 편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역대급 입법 속도…기업들은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 베트남 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는 입법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총 89건으로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제·개정된 법률은 120건을 넘어섰다. 이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약 8년 동안 제정된 법률 수를 웃도는 규모다. 기업과 직접 관련된 33개 법안을 분석한 결과 초안 작성에 소요된 평균 기간은 221일로 과거 대비 약 40% 단축됐다. 행정 데이터 활용 확대를 통해 14개 행정 분야에서 760건 이상의 행정 절차가 폐지되거나 간소화되는 성과도 나타났다. 그러나 빠른 입법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VCCI 조사 결과 기업 경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 가운데 42%는 여전히 '모호하고 불명확한 규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준수 비용 부담은 36%, 법령 간 중복 및 충돌 문제는 22%를 차지했다. 특히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법 개정 속도에 비해 현장의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약식 절차(Fast-track)를 통해 처리된 법안 비중은 전체의 43%까지 증가했다. 공청회나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이 신속하게 통과되면서 기업들은 실제 시행 단계에 이르러서야 새로운 의무 사항을 인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포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법안 비율도 15.3%로 증가해 기업들이 내부 규정과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할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 기업들 "임시 특례 아닌 상설 제도로 정착돼야" VCCI는 베트남 정부의 정책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 사전 허가와 통제 중심 행정에서 사후 감독과 성장 지원 중심 행정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시행 중인 각종 특별 메커니즘과 규제 완화 조치가 단순한 한시적 특례에 머물지 않고 안정적인 법률 체계로 정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규제 완화보다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법률 환경이 장기 투자 결정에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법률 해석의 일관성과 행정 절차의 안정성을 투자 판단의 핵심 요소로 꼽고 있다. ◆ 한국 기업도 규제 변화 모니터링 강화해야 베트남은 현재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투자처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반도체와 전자, 제조업, 인프라,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입법 속도와 제도 변화 규모를 고려하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검토하는 한국 기업 역시 규제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투자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법률 개정과 시행령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현지 법률 자문과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베트남 정부가 규제 개혁을 통해 성장 친화적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속도보다 예측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향후 제도 개혁이 얼마나 안정적인 법률 체계로 연결될지 주목된다.
2026-06-05 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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