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3건
-
-
-
AI 서버가 바다로 간다…K조선이 '데이터센터'를 띄우는 이유
[경제일보] 대형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만들던 국내 조선사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를 바다 위에 띄우기 시작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부지와 전력 공급, 냉각 문제가 새로운 병목으로 떠오르자 조선업계가 부유식 구조물 설계·건조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와 관련 전력 인프라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FDC는 육상 건물 대신 바다나 강 위에 부유식 구조물을 띄우고 내부에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가스텍 2026’에서 자체 개발한 60MW급 FDC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했다. 해상에서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고 바닷물을 냉각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60MW급 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도 확보했다. 특히 발전 방식과 서버 종류, 데이터센터 용량을 고객 요구와 설치 환경에 맞게 구성할 수 있도록 모듈화 설계를 적용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며 “FDC는 시장 수요와 고객사 요구에 맞춰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상용화 시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잡았다. 지난 4월 ABS와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50MW급 FDC에 대한 기본인증을 받았으며, 미국 현지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전력·자동화 기업 등과 사업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조선소에서 설계와 제작, 주요 장비 통합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을 활용해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보다 구축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그리스 선사와 영국 로이드선급, 미국 AI 서버 전문기업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협력 분야에는 신규 프로젝트 발굴과 경제성 검토, 해상 환경에서의 AI 서버 운용 검증 등이 포함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50MW급 FDC의 상용화 목표는 2028년 2분기”라고 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해상 AI 서버 운용 검증의 구체적인 단계와 실제 기술 검증 과정에서 확인된 난제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HD한국조선해양도 지난 7월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과 FDC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 인프라와 HD한국조선해양의 해상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FDC 통합 설계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AI 시대가 되면서 데이터센터 확보 수요가 커지고 해상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선박 건조 역량을 기반으로 FDC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조선사가 FDC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배경에는 기존 사업과의 기술적 연관성이 있다. 해상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띄우는 선체 설계부터 전력설비 통합, 복원성 확보와 안전관리까지 상당 부분이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이미 축적해온 기술과 맞닿아 있다. 반면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악천후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해상 전력망을 구축해야 하고, 파도와 진동, 염분과 습도로부터 고가의 IT 서버를 장기간 보호할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하다. 해저 통신망 연결과 유지보수 비용, 국가별 해상 인허가 등도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HD현대는 데이터센터 자체뿐 아니라 전력을 공급하는 ‘바다 위 발전소’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자체 힘센엔진을 활용한 100MW급 부유식 발전설비(BMPP)에 대해 ABS 기본인증을 확보했다. BMPP는 발전엔진을 해상 구조물에 설치해 전력을 생산한 뒤 대규모 데이터센터나 산업단지 등에 공급하는 설비다. FDC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가 안고 있는 전력과 부지, 냉각 문제를 일부 보완할 수 있어서다. 대규모 육상 부지를 새로 확보하지 않아도 되고, 해수를 냉각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발전설비까지 함께 구축할 경우 육상 전력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아직 국내 조선사들의 FDC 사업은 기본인증과 기술개발, 사업화 검토 단계에 있다. 한화오션은 시장 수요에 맞춰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인 반면 삼성중공업은 2028년 2분기를 상용화 목표 시점으로 제시하는 등 업체별 사업 추진 속도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실제 수주와 상업운전을 통해 구축비와 운영비, 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한 경제성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시장 확대 여부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선박을 만들던 조선사의 사업 영역이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까지 넓어지는 가운데 ‘바다 위 데이터센터’가 실제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10-06 14:27:48
-
LG CNS, '산업 난제' 풀 인재 모았다…최적화 대회에 55개국 958팀
[경제일보] LG CNS가 제조·물류 현장의 복잡한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할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섰다.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한다면 수학적 최적화는 여러 제약을 반영해 실제 작업 순서와 자원 배분 방법을 결정한다. 올해 경연대회에는 세계 55개국에서 958개팀이 참여했다. LG CNS는 대한산업공학회와 공동 개최한 ‘최적화 그랜드 챌린지 2026’을 마치고 시상식을 열었다고 20일 밝혔다. 회사 측이 국내 유일이라고 소개한 수학적 최적화 경연대회로 2024년 시작해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수학적 최적화는 한정된 인력과 설비, 시간, 공간 안에서 비용을 줄이거나 생산성을 높이는 해법을 찾는 기술이다. 공장 생산계획부터 물류차량 배차, 항공기 운항, 로봇 이동경로, 금융상품 구성까지 활용 범위가 넓다. 생성형 AI가 결과물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최적화 기술은 복잡한 조건 아래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올해 대회에는 958개팀 1448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343개팀 676명과 비교해 참가팀은 약 2.8배, 참가자는 2.1배로 늘었다. 미국·영국·중국·일본·독일·인도 등 55개국에서 카네기멜런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스탠퍼드대, 도쿄대와 서울대·KAIST·POSTECH 소속 참가자들이 도전했다. 액센추어·IBM·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기업의 현직 전문가도 참가했다. 이번 과제는 조선소의 ‘블록 배치 최적화’였다. 초대형 선박은 수백개의 구조물 조각인 블록을 따로 제작한 뒤 조립한다. 참가자들은 크기와 형태가 서로 다른 블록을 제한된 작업장 안에서 어느 위치와 방향에, 언제 배치할지를 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단순히 빈 공간에 블록을 많이 넣는 문제가 아니다. 선행 작업이 끝나야 다음 공정으로 옮길 수 있고, 블록을 이동할 통로와 장비 운용도 고려해야 한다. 잘못 배치하면 블록을 다시 옮기느라 작업시간과 비용이 늘고 후속 공정까지 밀릴 수 있다. 현장의 납기와 공간 활용도를 함께 다루는 산업형 문제인 셈이다. 참가팀이 알고리즘을 제출하면 채점 시스템이 성능을 계산해 실시간 순위를 공개했다. 예선과 본선을 통과한 상위 6개팀은 국내에서 열린 결선에서 알고리즘과 문제 해결 방식을 발표했다. 대상은 일본 참가팀이 차지했다. LG CNS는 20개 수상팀에 총 2억원의 상금을 지급하고 성적에 따라 채용 연계형 인턴십 또는 입사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기회를 제공한다. 상위 10개팀의 알고리즘은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대회에서 나온 해법을 학계와 산업계가 연구·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최적화 기술 생태계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LG CNS는 수학적 최적화를 조선·방산·철강·물류·운송·제조·금융·통신·교통·항공 등 200건 이상의 산업 과제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철강사의 자재 적재와 크레인 운영 일정, 공항 안내·순찰 로봇의 이동 및 충전 경로, 조선사의 선박 도장 작업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대형 제조사에는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의 생산 속도 차이로 쌓이던 재고를 줄이는 데 관련 기술을 활용했다. 생산계획을 다시 짜 창고를 거치는 재고를 57% 줄이고 수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 CNS는 석·박사급 인력 50여명으로 구성된 최적화컨설팅담당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박상균 LG CNS 엔트루 부문장 전무는 “한정된 자원으로 최고의 효율을 끌어내는 일은 복잡하고 어렵지만 수학적 최적화로 풀어낼 수 있다”며 “대회를 키워 전 세계 인재들과 최적화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의 참가국과 참가팀이 크게 늘면서 글로벌 인재 발굴 무대로서 외형은 갖췄다. 앞으로의 성과는 공개된 알고리즘이 연구에 머물지 않고 조선·물류·제조 현장의 비용과 작업시간을 줄이는 해법으로 이어지는지, 대회 참가 인재가 실제 채용과 사업 확대에 얼마나 연결되는지에 달렸다.
2026-09-20 14:00:10
-
선박부터 수주하고 조선소 만든 HD현대…54년 '선행투자 DNA'
[경제일보] HD현대의 출발은 일반적인 순서와 거리가 멀었다. 공장을 지은 뒤 제품을 만드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조선소가 제대로 갖춰지기도 전에 배부터 수주했다. 1971년 10월 그리스 선주 리바노스로부터 26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따냈고, 이듬해 3월 울산 미포만에서 조선소 건설에 들어갔다. 조선소 공사와 선박 건조가 동시에 진행됐다. 1974년 2월 첫 선박을 진수했고 같은 해 6월 조선소 1단계 준공과 VLCC 2척 명명식을 열었다. 시장과 공장이 갖춰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수주부터 한 뒤 생산기반을 동시에 만드는 방식이었다. 1983년 현대중공업은 선박 수주와 건조량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이 경험은 이후 HD현대 경영에서 반복됐다. 필요하다고 판단한 생산능력과 기술을 시장이 충분히 커지기 전에 확보하고, 부족한 사업은 직접 만들거나 인수했다. 성공할 경우 시장 선점 효과가 컸지만 판단이 빗나가면 대규모 손실도 감수해야 했다. HD현대의 54년은 이른바 ‘선행투자 DNA’의 성공과 실패가 교차한 역사다. 배 만들다 엔진·전력·건설기계까지…필요한 것은 직접 확보 HD현대의 사업 확장은 조선소 안에서 시작됐다. 배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선박의 심장인 엔진이 필요했다. 현대중공업은 1976년 엔진사업부를 발족했고, 1978년 대형엔진공장을 완공했다. 1977년에는 중전기사업부를 세워 변압기와 전력기기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건설장비와 로봇도 같은 흐름이었다. 1982년 건설장비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로봇 분야에서는 1984년 용접기술연구소에 로봇 전담팀을 만들고, 1985년 산업용 로봇사업에 진출했다. 1987년 국내 최대 규모 로봇공장을 준공해 생산을 시작했고, 1988년에는 현대로보트산업을 별도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조선에 필요한 기술을 밖에서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확보한 것이다. 축적된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소 밖 시장으로 뻗었다. 2000년에는 약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자체 중형 디젤엔진인 ‘힘센엔진’을 개발했다. 선박용에서 시작한 중전기 사업은 현재 HD현대일렉트릭으로 성장해 글로벌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에 변압기와 전력기기를 공급한다. 사업 확장은 인수합병으로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가 갖고 있던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넘겨받아 지분율을 91.13%까지 높였다. 11년 만의 경영권 재확보였다. 2021년에는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했다. 조선과 에너지에 건설기계를 더하면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넓혔다.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했다. 기존 주력사업이 성숙한 뒤 새로운 산업을 찾은 것이 아니라, 조선에서 쌓은 대형 제조·설비 운영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미리 확보했다. 해양플랜트 3조 적자 쇼크…선행투자의 수업료 먼저 뛰어드는 경영이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실패가 2010년대 해양플랜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선시장이 침체하자 국내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를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봤다. 현대중공업 역시 대형 해양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했다. 하지만 선박과 해양플랜트는 사업구조가 달랐다. 해양플랜트는 발주처 요구에 따른 설계 변경이 잦았고 제작·설치 과정도 복잡했다.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가 수주와 공정 지연이 겹쳤다. 여기에 국제유가 급락까지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연결 기준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창립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 손실 전체가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 세계 조선경기 부진과 조선·플랜트 등 여러 사업의 원가 상승이 함께 영향을 미쳤지만 해양플랜트의 대규모 부실이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2015년에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반영됐다. 현대중공업은 2014~2015년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 2016년 전사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 해양플랜트 실패는 HD현대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시장에 먼저 들어가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술과 설계 역량, 계약조건, 원가와 공정 위험을 함께 통제하지 못하면 선행투자가 오히려 대규모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HD현대의 선행투자는 과거의 ‘속도 우선’에서 수익성과 현금흐름, 데이터에 기반한 ‘관리형 선행투자’로 성격이 달라졌다. 사람보다 AI가 먼저 판단하는 조선소…54년 DNA의 2막 HD현대는 현재 다시 미래 시장보다 앞서 설비와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상은 선박이 아니라 조선소 자체다. HD한국조선해양과 조선 계열사들은 2021년부터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디지털트윈, 로봇, AI를 이용해 노동집약적인 조선소를 지능형 생산시설로 바꾸는 작업이다. 2023년에는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작업과 장비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1단계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했다. 2026년까지 생산 데이터를 연결해 공정을 예측·최적화하는 2단계를 거쳐 2030년에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회사가 제시한 목표는 생산성 30% 향상과 건조기간 30% 단축이다. 이는 실제 달성 실적이 아닌 2030년 목표치다. 로봇도 조선소에 투입한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로보틱스는 미국 페르소나AI 등과 조선 용접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2026년까지 시제품 개발을 끝내고 2027년부터 현장 실증과 상용화를 진행하는 계획이다. 조선업의 고질적인 숙련인력 부족과 안전 문제를 AI와 로봇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과거에는 새로운 도크를 만들어 생산량을 늘렸다면 앞으로는 같은 조선소에 AI와 로봇을 넣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선행투자가 바뀌고 있다. 조선 밖에서는 전력기기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과 국내에서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대해 왔다.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증가,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가 맞물리면서 세계적으로 변압기 공급부족이 심해진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6월 말 수주잔고는 85억 달러로 6개월 전보다 23% 증가했다. 3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고 일부 고객과는 2030년 인도 물량까지 협의하고 있다. 과거 중전기사업부로 시작한 사업이 반세기 뒤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망으로 성장한 셈이다. HD현대는 지난해 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누적 선박 5000척 인도 기록도 세웠다. 1974년 첫 VLCC를 시작으로 68개국 700여 선주사에 선박을 공급한 결과다. 54년 전 미포만에서는 배를 지을 조선소조차 없는 상태에서 먼저 선박을 수주했다. 지금은 AI가 스스로 공정을 판단하는 조선소와 아직 수요가 더 커질 전력 인프라에 미리 투자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투자 방식이다. 1970년대 선행투자가 창업자의 결단과 실행력에 의존했다면 현재는 수주잔고와 데이터, 자동화 기술, 글로벌 수요 전망을 바탕으로 움직인다. HD현대의 DNA는 무조건 남보다 빨리 뛰어드는 데 있지 않다. 앞으로 필요할 기술과 생산능력을 먼저 정하고,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전에 이를 실제 산업으로 만드는 능력에 가깝다. 조선소와 배를 동시에 만들었던 승부수는 HD현대를 세계 최대 조선사로 키웠다. 해양플랜트는 같은 DNA가 얼마나 큰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2030년 AI 자율조선소와 전력기기가 또 하나의 ‘미포만 신화’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다만 분명한 것은 HD현대가 54년 전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생산기반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선행투자는 여전히 HD현대의 가장 강력한 성장 DNA이자 가장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8 09:09:31
-
-
조선소 사는 한화, 공정 파는 HD현대…美 조선 재건 전략은
[경제일보] 미국 조선업 재건이라는 같은 시장을 두고 한화오션과 HD현대가 서로 다른 진입 전략을 펴고 있다.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한화는 미국 조선소를 직접 확보한 뒤 국내 생산기술을 이식하는 방식이다. HD현대는 설계·자동화·공정관리 등 운영체계를 현지에 먼저 적용한 뒤 사업과 투자를 넓히고 있다. 한화가 ‘거점 확보 후 기술 이식’이라면 HD현대는 ‘기술 이식 후 사업 확대’에 가깝다. 양사가 미국으로 향하는 배경에는 현지 조선업의 생산능력 부족이 있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올해 4월 미 해군·해안경비대 함정 건조 사업에서 수십억달러의 비용 초과와 수년간의 납기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용접공·배관공 등 숙련인력 부족도 주요 병목으로 꼽힌다. GAO는 앞서 미 해군 전투함을 건조하는 7개 조선사 모두 해군의 인도 목표를 맞출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한화, 美 스마트야드 심는다 현지 생산기반에서는 한화가 한발 앞서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2024년 12월 약 1억 달러에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이후 한화는 50억 달러를 투자해 도크와 안벽, 블록 조립시설 등을 확충하고 현재 연간 2척 미만인 생산량을 장기적으로 최대 20척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음 단계는 ‘한국식 조선소’ 이식이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서 검증한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야드, 안전 시스템을 필리조선소에 적용해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LNG운반선 건조를 시작으로 함정 블록·모듈 공급을 거쳐 향후 현지 함정 건조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필리조선소의 생산 역량과 시장 경험에 친환경 선박 기술과 생산 자동화 등 스마트 생산 역량을 결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야드, 안전 시스템을 도입해 LNG운반선과 함정 블록·모듈을 만들고 더 나아가 함정 건조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한화의 거점 확대는 필라델피아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호주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USA를 10억5000만~12억 달러에 인수하는 비구속 제안을 냈다. 미 해군·해안경비대 선박을 건조하는 오스탈USA까지 확보하면 미 방산 조선 공급망 진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HD현대, 조선소 ‘운영체계’ 수출 HD현대는 조선소 인수보다 국내에서 축적한 구축·운영 역량을 미국 현장에 먼저 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 조선소 현대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조선소 진단과 야드·공장 레이아웃 설계, 로봇·자동화 설비, 비용·공정·품질 최적화, AI·데이터 솔루션까지 전 주기가 대상이다. 연내 ‘조선소 현대화 컨설팅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맺어 프레이저조선소를 실증 모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HII 잉걸스조선소에서는 지능형 기계화 용접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작업 대상과 조건을 자동 인식해 용접 위치를 실시간 보정하고, 한 작업자가 여러 로봇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 현장의 인력·생산성 병목을 줄이는 기술이다. 축적된 공정 데이터는 품질관리와 공정 개선에도 활용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소 진단과 레이아웃 설계, 로봇·자동화 설비 도입부터 비용·공정·품질·생산성 최적화, AI·데이터 기반 솔루션까지 구축과 운영 전 주기를 아우르는 실행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프레이저조선소를 미국 조선산업 재건의 실증 모델로 육성해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HD현대도 장기적으로 자본투자를 열어두고 있다. 미국 서버러스캐피털, 산업은행과 미국 조선소 인수·현대화 등을 대상으로 한 투자 프로그램 MOU를 맺었다. 기술과 운영체계를 먼저 입증한 뒤 현지 투자로 범위를 넓히는 구조다. 美 문턱 낮아졌다…승부처는 ‘생산성’ 미국의 정책 변화도 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국에 신규 조선소를 건설하거나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과반 지분을 확보하고 인력 훈련과 기술 이전 등을 추진하는 외국 조선업체가 본국에서 미 해군 함정을 최대 2척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안보각서에 서명했다. 현재 조건만 보면 필리조선소를 보유한 한화가 앞선다. 반면 HD현대는 프레이저·HII와의 기술협력을 실제 현지 투자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과제다. 장기 승부는 결국 생산성에서 갈릴 전망이다. 한화는 확보한 조선소에 거제의 자동화·스마트야드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안착시키느냐가 관건이다. HD현대는 한국식 운영체계가 미국에서도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해 추가 계약과 투자로 연결해야 한다. 한화가 생산거점을 먼저 확보한 뒤 ‘한국식 조선소’를 심고 있다면 HD현대는 ‘한국식 조선소 운영법’을 먼저 이식하고 있다. 진입 순서는 다르지만 최종 시험대는 같다. 누가 미국 땅에서 더 빨리 K-조선의 생산성을 구현하느냐가 미국 조선 재건 시장의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2026-08-20 17:06:10
-
-
-
고(高)선가 선박 건조 늘자 엔진도 날았다… 수익성 동반 개선
[경제일보] 국내 조선사들이 고선가 선박을 본격적으로 건조하면서 선박엔진 업체의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엔진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완성선에서 시작된 ‘고(高)선가 효과’가 핵심 기자재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상선 부문에서 매출 3조2397억원, 영업이익 73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2.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포인트(p) 상승했다. LNG운반선 건조 확대와 2024년 이후 수주한 고수익 선박의 매출 반영, 원가 절감 효과가 겹쳤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부문은 매출 9522억원, 영업이익 2364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24.8%다. 판매 물량과 판가 상승, 우호적인 환율에 더해 수익성이 높은 이중연료 엔진의 매출 비중이 유지된 영향이다. HD현대마린엔진도 매출 1281억원, 영업이익 3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1%, 79.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7.6%에서 24.4%로 높아졌다. 외형 확대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빨랐다는 점에서 제품 구성과 생산 효율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한화엔진은 매출이 3622억원으로 6.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79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8.7%에서 10.5%로 상승했다. 엔진 출하 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4년 수주한 고수익 물량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원가율이 88.2%에서 79.3%로 낮아졌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6.2% 감소했다. 본업의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신규 사업 확대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했다. 노르웨이 전기추진시스템 업체 SEAM의 자회사 편입과 인수 관련 비용, 중국 자회사 설립 비용 등이 판관비에 반영된 영향이다. 향후 실적을 뒷받침할 수주잔고도 늘었다. 한화엔진의 6월 말 수주잔고는 5조978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4.1% 증가했다. 전체 잔고의 93.4%가 선박엔진이며, 선박엔진 가운데 이중연료 엔진 비중은 83%다. 고객별로는 중국 등 해외 조선소가 46%, 한화 계열 30%, 삼성중공업 24%를 차지했다. 엔진업체의 실적에는 조선사보다 늦게 호황이 반영된다. 한화엔진에 따르면 엔진 계약은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한 뒤 약 3개월 후 체결되고, 엔진 수주부터 출하와 매출 인식까지는 평균 18개월이 걸린다. 현재 실적에는 2024년 전후 확보한 고선가 선박용 엔진 물량이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한화엔진은 주기엔진 중심의 사업 구조도 넓히고 있다. 2분기 애프터마켓 매출은 400억원으로 8% 증가했고,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인 SCR 등을 포함한 비선박엔진 매출은 494억원으로 20% 늘었다. 이번 분기부터 연결 실적에 편입된 SEAM도 307억원의 매출을 보탰다. 한화엔진 관계자는 “최근 실적은 조선업황 개선뿐 아니라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과 생산 효율성 제고의 결과”라며 “품질 경쟁력과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외 조선사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친환경 이중연료 엔진의 연료 종류를 다양화하고 중속엔진 등 차세대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주잔고와 매출 인식 시차를 고려하면 엔진업체의 실적 개선은 조선사보다 늦게 나타나면서 더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 조선소 비중 확대는 국내 조선업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요인이되고 있다. 반면 선박 건조 일정과 환율, 원자재 가격, 차세대 연료 선택은 향후 수익성의 변수다. LNG 이후 메탄올·암모니아 엔진 시장에서 기술과 납기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다음 성장 국면을 가를 전망이다.
2026-08-06 16:55:32
-
HD현대, 美 최대 수상함 조선소에 지능형 용접 시스템 도입
[경제일보]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II) 산하 잉걸스 조선소에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도입한다. 국내 조선소에서 검증한 자동화 기술을 미국 함정 건조 현장에 적용하며 한미 조선 협력을 생산기술 분야로 구체화한다. 6일 HD현대에 따르면 양사는 미국 미시시피주 잉걸스 조선소에서 ‘조선소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잉걸스 조선소는 미 해군 수상함을 건조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수상함 전문 조선소다. 이번 사업은 양사가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해양항공우주 전시회 ‘SAS 2025’에서 체결한 ‘선박 건조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MOU 단계의 협력을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첫 사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HD현대는 시범사업의 첫 단계로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잉걸스 조선소에 적용한다. 이 시스템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 등 그룹 내 조선소에서 실제 운영돼 온 현장 검증형 기술이다. 시스템은 작업 대상과 조건을 자동으로 인식해 용접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정한다. 작업자는 작업 구역만 설정한 뒤 여러 대의 로봇을 동시에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개입하면 된다. 용접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는 실시간으로 저장돼 품질 관리와 공정 개선, 작업 이력 확인에도 활용된다. 인력 의존도가 높은 용접 공정의 생산성과 작업 안전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사의 협력 범위는 용접 자동화에 그치지 않는다. 양사는 MOU를 통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조선소 구축, 함정 건조 생산성 개선, 생산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 등 선박 건조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시범사업 성과에 따라 HD현대의 생산기술이 잉걸스 조선소의 다른 공정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브라이언 블란쳇 잉걸스 조선소 사장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자동화 적용 범위를 생산 공정의 더 깊은 단계까지 확장하고,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과정에 양사의 모범 사례를 접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번 협력은 양사의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함정 건조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HD현대는 미국과의 조선 협력 범위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 지멘스와 ‘차세대 마린 플랫폼’ 도입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는 미국 조선소 현대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함정 유지·보수부터 연구개발, 조선소 현대화, 첨단 생산기술 적용까지 협력 기반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026-08-06 10:02:59
-
-
포스코홀딩스, 철강 가격 올리고 리튬 생산 늘린다…2분기 영업익 8190억원
[경제일보] 포스코홀딩스가 하반기 철강 가격 인상과 리튬 생산 확대를 양축으로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낸다. 2분기에는 리튬과 액화천연가스(LNG)가 주력 철강의 원가 부담을 보완했다면 하반기에는 자동차·조선용 강재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얼마나 반영하고, 처음 흑자로 돌아선 리튬 사업의 생산량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30일 포스코홀딩스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19조2590억원, 영업이익 8190억원, 순이익 76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비해서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34.9% 늘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7.7%, 15.8% 증가했다. 우선 철강 부문 매출은 15조3930억원, 영업이익은 403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580억원 늘었지만 전년 동기보다 2000억원 줄었다. 포스코 별도 영업이익도 2740억원으로 46.6% 감소했다. 가격 인상과 판매량 증가에도 원료 가격과 유가 상승에 따른 제조·물류비 부담을 모두 상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철강 가격이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원료·에너지 비용 상승분을 완성차업체와 조선사를 상대로 순차 반영할 방침이다. 다만 자동차와 조선업계의 비용 부담도 커진 만큼 실제 인상 폭과 적용 시점이 철강 수익성 회복의 첫 관문이다. 증권가도 상반기에 누적된 원가 상승분을 장기 고객사 가격에 반영할지가 하반기 철강 마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호무역 강화에는 판매처 조정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의 연간 철강 무관세 수입 한도는 이달부터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46% 줄었고, 한도를 넘는 물량의 관세는 50%로 높아졌다. 한국 전용 쿼터는 258만톤에서 207만톤으로 19.7%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줄어든 물량을 내수와 제3시장으로 돌리고 EU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전략 고객 중심으로 판매를 강행할 예정이다. 일본의 도금강판 등 반덤핑 조사에는 최종 판정 전까지 산정 근거를 적극 소명한다. 일본은 한국산 용융아연도금 강판에 대해 32.49∼42.69%의 덤핑 마진을 산정한 예비 판정을 내리고 조사 기간을 오는 12월까지 연장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조사당국이 제시한 원가와 가격 산정 방식 가운데 불합리한 부분을 바로잡는 데 대응의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1분기 70억원 적자에서 2분기 41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염수리튬 1공장 조업 안정화로 매출 108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내며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하반기 2공장 초기 가동비가 발생하지만 생산량과 판매를 단계적으로 늘려 흑자 기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리튬 가격의 변동성은 남은 변수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광산 재가동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주 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다시 가동하고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리튬 실적은 가격 반등보다 공장 가동률과 생산원가 안정화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인프라 부문 영업이익은 493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80억원 증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호주 가스전과 인도네시아 팜 사업 호조로 분기 최대인 4290억원을 거뒀다. 철강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확대한 LNG와 자원 사업이 실적 방어를 넘어 이익 증가에 기여하기 시작한 셈이다. 새로운 수요처 발굴도 과제로 떠올랐다. 포스코는 AI 데이터센터가 대형화할수록 공기 단축과 공간 활용에 유리한 강구조 채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외장재용 포스맥과 전기강판, 데이터랙용 강재 등 관련 제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6월 준공한 연산 250만톤 규모의 광양 전기로에서는 저탄소 고급강 생산을 늘린다. 향후 탄소저감 강재 시장이 본격 형성되면 가격 프리미엄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2026-07-30 17:20:10
-
HD현대마린솔루션, 조선 호황의 '뒷단' 잡았다…AM이 새 수익원
[경제일보] HD현대마린솔루션이 조선 호황의 ‘뒷단’에서 수익을 키우고 있다. 선박을 새로 짓는 조선사와 달리 이미 바다 위에서 운항 중인 선박을 대상으로 부품, 정비, 개조,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구조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선업의 수익 구간이 건조 이후 선박 생애주기 전반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7일 올해 2분기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2분기 매출은 5804억원, 영업이익은 9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1%, 17.6% 증가했다. 선박 부품·서비스를 담당하는 AM 부문과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등 핵심사업이 전반적으로 성장한 데다 벙커링 사업 매출도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적을 이끈 것은 AM 부문이다. AM은 선박 인도 이후 필요한 부품 공급과 정비, 기자재 교체, 기술 서비스를 뜻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2분기 AM 부문 매출은 2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부품 출고량은 전년 평균보다 약 27% 늘어 6만건을 넘었고, AM 서비스를 제공한 선박은 누적 1만168척에 달했다. AM 부문 성장은 단순히 신조선 인도가 늘어난 영향에 그치지 않는다. 서비스 대상 선박이 확대되면서 엔진 부품과 정비 수요가 함께 늘어난 점이 핵심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관계자는 “신조선과 DF엔진 탑재 선박이 늘어나면서 엔진 부품·정비 수요가 증가했고, 장기 유지보수 계약인 LTSA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며 “설치 기반이 커질수록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부품·서비스 수요를 기대할 수 있고, 신조선 인도 증가로 누적 서비스 선박 척수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반복 매출이다. 선박은 인도 이후 약 25~30년 동안 운항되는 자산이다. 운항 기간에는 엔진 부품 교체와 기자재 수리, 정비, 성능 개선 수요가 계속 발생한다. 친환경 선박 확대도 AM 사업의 단가와 서비스 범위를 키우는 요인이다.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 선박은 기존 선박보다 엔진과 연료공급 시스템이 복잡하다. 같은 부품이라도 적용되는 엔지니어링이 달라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고, 유지관리 시스템 공급 범위도 넓어진다.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연료 선박의 유지보수 시장은 기존 선박보다 고부가가치 시장”이라고 했다. 친환경 개조사업도 다음 성장축으로 꼽힌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2분기 친환경 솔루션 매출은 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 증가했다. 회사는 선박평형수처리장치와 탈황설비 설치 같은 1세대 개조사업에서 벗어나 친환경 연료 전환과 탄소저감 개조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제 환경규제가 강화될수록 선주들은 신조 발주뿐 아니라 기존 선박 개조를 통해 규제에 대응하는 선택지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솔루션은 AM 사업과 결합되는 흐름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2분기 디지털 솔루션 매출은 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5% 증가했다. 회사는 디지털관제센터에서 스마트솔루션이 장착된 선박의 실시간 운항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사전 예방 정비를 권고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AM 서비스로 연결되는 구조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가 새로운 정비 수요를 만드는 방식으로 사업이 확장될 수 있다. 선박 운항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상 징후를 분석한 뒤, 예방 정비와 부품 교체, LTSA 수요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다. 단순히 고장이 난 뒤 수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장을 예측하고 미리 정비하는 서비스 모델로 이동하는 셈이다. 이는 조선 3사 실적과 다른 수익모델이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는 고선가 선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건조해 이익을 남기느냐가 핵심이다. 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건조가 끝난 뒤 선박이 실제 운항되는 기간에 수익을 낸다. 조선 호황의 효과가 신조선 수주잔고에서 끝나지 않고, 부품·정비·개조·디지털 서비스 시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관건은 서비스 기반을 얼마나 넓히고, 반복 매출을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느냐다. AM 사업은 운항 선박이 늘어날수록 매출 기반이 커질 수 있지만, 선박 가동률과 글로벌 운임, 선주들의 정비 투자 여력에 영향을 받는다. 친환경 개조사업도 규제 속도와 선주들의 투자 판단에 따라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2분기 실적은 조선업 수익 구조의 변화를 보여준다. 배를 지어 인도한 뒤에도 부품과 정비, 개조와 운항 솔루션에서 새로운 매출이 발생한다. 조선 호황의 무게중심이 신조선 수주와 건조에만 머물지 않고, 선박 생애주기 전반의 서비스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2026-07-29 15:2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