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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클라우드·핑거, 금융 AX 동맹…AI·금융 IT 결합해 시장 선점
[경제일보] 메가존클라우드와 핀테크 기업 핑거가 금융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겨냥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금융권의 AI 도입이 단순한 생성형 AI 서비스 적용을 넘어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바꾸는 단계로 확대되면서 금융 업무를 이해하는 핀테크와 AI·클라우드 전문기업의 결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핑거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핑거 본사에서 ‘금융산업 AX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양사는 금융기관 AX 및 시스템통합(SI) 사업 공동 추진, 금융 업무 특화 AI 솔루션 공동 개발·상품화,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운영을 결합한 구독형 서비스 등을 추진한다. ◆ 금융 AI, 모델보다 ‘업무 시스템’ 전환이 관건 금융권의 AI 전환은 일반 기업보다 진입장벽이 높다. 금융사는 고객정보와 거래 데이터 등 민감정보를 다루는 만큼 보안과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기존 모바일뱅킹과 계정계·정보계 시스템 등과 AI를 연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전환과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AI 에이전트 시스템 개발, 보안 및 운영체계 구축 역량을 제공한다. 핑거는 2010년 국내 최초 스마트뱅킹 구축을 시작으로 은행권 모바일뱅킹과 오픈뱅킹, 비대면 채널 등 금융 IT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해왔다. 두 회사가 각각 가진 ‘인프라’와 ‘금융 업무’ 전문성을 결합하는 구조다. 특히 양사는 금융기관의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플리케이션 현대화와 데이터 전환 수요를 공동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스템을 AI 활용에 적합한 환경으로 바꾸고, 실제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미다. 양사는 금융 업무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해 상품화하고, 구축 이후 운영까지 이어지는 사업모델을 추진한다. 인프라 운영과 애플리케이션 운영을 통합해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도 사업화 대상이다. 이는 금융 AX 시장이 일회성 SI 프로젝트에서 장기적인 운영·관리 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시스템은 구축 이후에도 모델 관리와 데이터 업데이트, 보안, 성능 개선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최근 코리안리재보험과도 생성형 AI·빅데이터·클라우드를 활용한 재보험 AX 협력을 추진하며 금융 분야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협력에서 양사가 각각 300억원 규모의 증권 투자를 추진하는 것도 주목된다. 핑거가 300억원 규모 CB를 발행하고 메가존클라우드가 이를 인수하는 한편, 핑거는 메가존클라우드 지분 약 300억원어치를 취득하는 구조다. 양사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자본으로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 국내 금융 레퍼런스 확보해 해외로 양사는 국내 금융권에서 쌓은 경험을 해외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메가존클라우드가 구축한 10개국 글로벌 거점에 핑거의 금융 애플리케이션 구축 역량을 결합해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동시에 현지 금융기관 대상 사업도 추진한다. 특히 해외 금융시장은 국내와 규제 환경이 다른 만큼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금융 시스템 구축과 AI 적용을 보다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현지 금융 규제와 데이터 주권, 보안 인증 등 국가별 장벽을 넘어 실제 수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별도의 과제다. 한편 이번 파트너십의 성패는 협약 자체보다 첫 금융 고객과 실제 매출을 얼마나 빨리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금융 AX 시장에는 삼성SDS와 LG CNS 등 대형 IT서비스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와 핑거가 금융 업무 전문성과 AI·클라우드를 결합해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고 이를 국내 레퍼런스에서 해외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염동훈 메가존클라우드 대표는 “핑거의 핀테크 전문성과 결합하면 금융 업무에 특화된 AX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하고 해외 금융시장으로도 성과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핑거 안인주 대표 역시 “메가존클라우드의 AI·클라우드 역량과 만나 금융 AI 분야와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6-08-24 11: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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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 기반 다진 구본준 5년…앞으로 5년은 장남 구형모 '경영 시험대'
[경제일보] LG그룹에서 독립한 지 5년. LX그룹의 시계가 ‘구본준의 첫 5년’에서 ‘구형모의 다음 5년’을 향하고 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장남 구형모 LX MDI 사장에게 지주사 지분을 잇따라 넘기면서다. 지난 5년간 인수합병(M&A)과 투자로 몸집을 키웠다면 이제는 확보한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과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0일 구 회장은 LX홀딩스 주식 610만주를 구 사장에게 증여했다. 이에 구 사장은 지주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구 회장은 오는 9월 11일 381만5000주를 추가 증여할 계획이다. 추가 증여가 마무리되면 구 사장 지분율은 24.68%로 높아지고 구 회장은 7.24%로 낮아진다. 당장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지분 구조에서는 차세대 체제를 향한 움직임이 뚜렷해진 셈이다. 독립 5년, ‘LX’를 만들다…커진 몸집, “이제는 수익성” LX는 2021년 5월 LG에서 계열분리됐다.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 LX판토스 등이 한 울타리에 모였다. 상사·물류·건자재·반도체·화학 등 사업 성격이 서로 달랐다는 점에서 하나의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전통적인 대기업과는 출발부터 달랐다. 구 회장이 꺼내든 해법은 ‘확장’이었다. 기존 사업을 묶는 데 그치지 않고 M&A와 지분투자로 새 성장축을 붙였다. LX인터내셔널은 2022년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했고 2023년 한국유리공업을 LX글라스로 편입했다. 2024년에는 인도네시아 AKP 니켈광산을 인수하며 자원사업을 이차전지 핵심광물로 넓혔고, 텔레칩스 지분 투자로 차량용 반도체에도 접점을 만들었다. 외형은 빠르게 커졌다. LX그룹 자산총액은 계열분리 전인 2020년 7조1799억원에서 2025년 말 13조3500억원으로 85.9% 늘었다. 재계 순위는 43위까지 올랐고 계열사도 11곳에서 18곳으로 증가했다. LX인터내셔널·LX하우시스·LX세미콘·LX MMA 등 주요 4개사 매출 합계도 같은 기간 16조246억원에서 22조2724억원으로 39% 증가했다. 특히 2023년 자산 10조원을 넘어서며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LX가 계열분리 이후 독자 그룹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구본준 체제의 첫 5년은 ‘독립과 외형 확대’로 요약된다. 다음 과제는 ‘얼마나 커졌느냐’보다 ‘얼마나 잘 버느냐’다. 주요 4개사의 2025년 합산 매출은 22조2727억원으로 전년보다 2.9% 줄었고 영업이익은 4958억원으로 44.2% 감소했다. LX인터내셔널(-40.3%), LX하우시스(-86.6%), LX세미콘(-34.8%), LX MMA(-39.3%) 모두 영업이익이 줄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AKP 니켈광산은 2024년 인수 이후 안정화 과정을 거쳐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포승그린파워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LX글라스는 건설경기 영향이 있지만 원가 절감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과 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 보다 견고한 기업 체질을 구축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준비와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5년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조각을 채우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각각의 사업이 안정적인 이익을 만들어내도록 체질을 강화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그룹 두뇌’ 구형모, 다음 5년 시험대 구 사장의 현재 역할도 이와 맞닿아 있다. 1987년생인 구 사장은 LG전자 일본법인을 거쳐 2021년 LX홀딩스 출범과 함께 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경영기획 부문을 맡았고 2022년 설립된 LX MDI 대표이사로 이동한 뒤 2024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LX MDI는 계열사 경영 컨설팅과 산업 정보 제공 등을 맡는 그룹 내부 ‘두뇌’ 역할을 한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구 사장은 LX MDI 대표이사로서 계열사별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컨설팅을 수행하고, 거시적 트렌드와 최신 산업 동향·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고도화해 계열사의 시장 대응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구 회장이 아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아니어서 최대주주 변경을 곧바로 경영권 승계 완료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지분 이동과 구 사장의 승진, LX MDI에서의 역할 확대를 감안하면 그룹의 무게추가 장기적으로 구형모 체제를 향하고 있다는 해석에는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구본준의 LX 1기가 LG에서 독립해 M&A로 외연을 넓히고 그룹의 틀을 세우는 시간이었다면 LX 2기에 필요한 DNA는 달라진다”며 “커진 몸집을 이익으로 연결하고 서로 다른 사업을 하나의 성장 구조로 묶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독립 5년 만에 체급을 키운 LX는 이제 ‘얼마나 커졌느냐’보다 ‘얼마나 단단해졌느냐’를 증명해야 한다”며 “최대주주에 오른 구형모 사장이 아버지가 만든 LX의 외형 위에 어떤 색깔의 ‘두 번째 LX’를 세울지가 앞으로 5년을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1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18 09: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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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칠레 FTA 협의 다시 돌린다…포스코, 아르헨 잇는 리튬 기회 열릴까
[경제일보] 한국과 칠레가 10년 만에 자유무역협정(FTA) 협의체를 다시 가동하면서 철강을 넘어 핵심자원 사업을 확대하는 포스코그룹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지 주목된다.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리튬 사업을 흑자로 돌려놓은 포스코홀딩스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칠레까지 남미 공급망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다. 31일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고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다. 양국은 기존 FTA 개선을 포함한 통상·투자 현안을 논의하는 한편 리튬과 구리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광물자원 파트너십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철강 제품의 교역 확대뿐 아니라 원료와 핵심광물을 확보하려는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 간 협의체가 정상화되면 현지 프로젝트 정보 공유와 기업 간 투자 연계, 인허가 협의, 금융지원 등의 통로가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칠레는 세계 최대 규모인 약 930만톤의 리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리튬 생산량도 세계 2위권으로, 아타카마 염호에서는 SQM과 미국 앨버말이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포스코홀딩스의 움직임이 관심을 받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칠레 국영 광업기업 ENAMI가 추진한 살라레스 알토안디노스 리튬 개발사업의 민간 파트너 후보로 참여한 바 있다. 리오틴토와 BYD, 에라메트 등 글로벌 자원기업과 함께 사업 운영과 자금조달 후보로 선정됐지만 최종 사업자는 리오틴토로 결정됐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칠레는 확연한 리튬 자원 강국이다 보니 리튬 자원과 관련한 검토를 진행한 것이 맞다”며 “다만 현재 칠레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없다”고 말했다. 당장 특정 염호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포스코가 칠레 리튬 자원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신규 염호 입찰이나 기존 사업자와의 지분투자, 장기구매계약, 리튬 추출기술 협력 등이 추가로 논의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포스코홀딩스가 칠레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기반도 이전보다 탄탄해졌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염수리튬 1단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조업 안정화와 설비 개선에 힘입어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하며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냈다. 2분기 리튬 판매량은 전분기보다 160% 증가했고 매출은 290% 늘었다.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 부문도 지난 분기까지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나 영업이익 410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로는 2분기 매출 19조2590억원, 영업이익 8190억원을 달성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자원 확보부터 리튬 생산까지 사업 경험을 축적한 것은 향후 칠레 사업을 검토할 때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칠레가 신규 리튬 사업에 직접리튬추출 기술과 수자원 보호 대책을 중시하고 있어 생산기술과 환경관리 능력이 사업자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포스코가 단기간에 칠레에서 대규모 광권을 확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아타카마와 마리쿤가, 알토안디노스 등 주요 프로젝트는 이미 국영기업과 글로벌 광산기업을 중심으로 개발 구도가 정해졌다. 칠레 정부가 국가 주도의 공공·민간 합작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민간기업이 단독으로 광권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현실적인 진출 방식으로는 신규 프로젝트 입찰 참여뿐 아니라 기존 생산업체와의 장기구매계약, 지분투자, 정제·가공시설 협력 등이 거론된다. 리튬 가격과 초기 투자비, 환경 인허가, 지역사회 협의 조건도 실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변수다. 결국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원회 재가동의 성과는 정부 간 협력 선언이 실제 기업의 자원 확보 계약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렸다. 현재 포스코가 추진하는 칠레 사업은 없지만,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을 수익 궤도에 올린 만큼 향후 신규 프로젝트가 등장할 경우 유력한 국내 참여 기업으로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2026-07-31 11: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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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철강 성장방식 진화…포스코, '트리플 코어'로 자원영토 확장
[경제일보]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이 포스코에 기대한 것은 철이었다. 자동차와 선박, 공장과 도시를 건설하려면 철강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했다. 1968년 설립된 포스코는 1973년 포항제철소 1고로에서 첫 쇳물을 뽑아내며 한국 중화학공업 성장의 기반을 놨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산업이 요구하는 자원은 철에 머물지 않는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는 리튬이 필요하고, 첨단 제조업에는 희토류와 흑연이 쓰인다. 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 공급망도 확보해야 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철강을 산업자원, 리튬·양극재·음극재·희토류를 전략자원, LNG·재생에너지를 에너지자원으로 묶는 ‘트리플 코어’ 전략을 제시했다. 철강회사를 넘어 ‘국가대표 핵심자원 공급자’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바뀐 것은 철학보다 시대다. 과거에는 철을 공급하는 것이 국가 산업에 기여하는 길이었다면, 공급망 경쟁이 격화된 지금은 리튬과 희토류, 에너지까지 확보해야 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제철보국’의 대상을 핵심자원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철강회사 넘어 그룹의 방향키로 포스코는 철강 생산을 담당하는 사업회사이고,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를 총괄하는 지주회사다. 202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존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로 존속했고, 철강사업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로 분리됐다. 포스코의 본질은 여전히 철강회사다. 그러나 포스코홀딩스가 이끄는 그룹은 철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에너지를 함께 키우고 각 사업의 자원과 기술, 투자 경험을 연결하는 역할이 중요해졌다. 포스코홀딩스가 ‘트리플 코어’를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의 양대 축에 에너지사업을 세 번째 핵심축으로 격상했다. 세 사업을 별도로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역량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다. 포스코그룹의 DNA는 철 자체보다 대규모 자원을 확보하고 생산설비를 구축해 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능력에 가깝다. 철강에서 축적한 성장 방식이 리튬과 에너지로 옮겨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리튬 사업에 먼저 활용한 것은 수십 년간 철광석과 원료탄 광산에 투자하며 쌓은 자원개발 경험이었다. 철강은 원료 확보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포스코가 장기 계약과 광산 지분투자를 통해 쌓은 광산 평가와 투자, 인허가, 현지 네트워크 운영 능력은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광산의 리튬 자원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포스코그룹은 2033년까지 연간 17만3000톤 규모의 리튬 생산능력을 구축해 글로벌 톱5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아르헨티나 염수리튬과 호주 광석리튬을 양축으로 공급망을 구축하고 추가 자원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원료 확보만으로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와 광양 생산시설에 자체 추출 기술을 적용하고, 미국에서는 직접리튬추출 기술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에 원가도 낮춰야 한다. 리튬 사업의 성패는 원료와 기술, 원가의 ‘3박자’에 달렸다. 철광석 공급망을 구축해 제철소 경쟁력을 높였던 포스코의 방식이 리튬에서 다시 반복되는 셈이다. 철강과 리튬, 에너지는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그룹 안에서는 기술과 소재, 투자 경험이 맞물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와 호주 등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광양 LNG터미널을 통해 저장·공급하는 가치사슬을 운영한다. LNG는 영하 162도의 극저온에서 저장되기 때문에 탱크와 설비에 극저온을 견디는 특수강이 필요하다. 여기에 포스코의 고망간강 등을 적용할 수 있다. 에너지사업은 철강 제품의 수요처가 되고, 철강 기술은 에너지 인프라의 경쟁력을 높인다. 리튬 사업에서도 철강에서 축적한 광산 투자 노하우가 활용된다. 트리플 코어는 세 사업의 덩치를 키우는 전략을 넘어 자원과 기술을 연결해 개별 사업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구상이다. 트리플 코어 전략에서도 철강은 출발점이다. 포스코그룹은 국내 철강 수요 정체와 통상 장벽에 대응해 인도와 미국 등 성장시장에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국내에서는 저탄소 전환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현지 기업과 일관제철소 사업을 추진하고, 미국에서는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해외 조강 생산능력을 2031년까지 연간 1000만톤으로 확대하고, 여기서 얻은 수익을 국내 저탄소 철강 투자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는 광양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가 핵심이다. 하이렉스는 석탄 대신 수소로 철광석을 환원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는 국내 철강사업을 축소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해외 성장시장에서 수익원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저탄소 기술을 검증해 미래 경쟁력을 지키려는 전략이다. 과거 대형 고로가 포스코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저탄소 공정 전환 능력이 생존을 좌우한다. 제철보국에서 ‘핵심자원보국’으로 포스코홀딩스의 전략은 철강을 버리고 다른 회사가 되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철강에서 축적한 원료 확보와 대형 설비 운영 경험을 리튬에 적용하고, 철강 기술을 에너지 인프라에 공급하며, 해외 철강에서 얻은 수익을 국내 저탄소 전환에 재투자하는 구조다. 철강과 전략자원, 에너지가 하나의 순환고리로 연결된다. 포스코홀딩스가 스스로를 ‘국가대표 핵심자원 공급자’로 정의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공급망 위기와 산업안보 경쟁 속에서 국가에 필요한 자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철로 산업화를 뒷받침했던 제철보국의 현대적 확장이다. 포스코의 58년은 철을 만든 역사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쌓은 자원 확보와 투자, 생산기술, 공급망 운영 역량은 철강에만 머물지 않았다. 산업화 시대에는 철이 필요했다면 전기차와 AI, 에너지 전환 시대에는 리튬과 희토류, LNG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의 DNA는 철 그 자체가 아니다”라며 “시대가 요구하는 핵심 자원을 먼저 확보하고, 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생산해 공급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철은 포스코홀딩스의 과거가 아니라 리튬과 에너지를 키우는 토대”라며 “포스코홀딩스는 철강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제철보국’의 범위를 핵심자원 전체로 넓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1 10: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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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외산 AI 끊기면 속수무책"…한국형 프론티어 AI 승부수
[경제일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 대응해 세계 최상위 수준의 ‘프론티어 AI’ 개발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국내 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넘어, 미국·중국과 직접 성능을 겨룰 수 있는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프론티어 AI 개발은 아직 정부의 예산과 사업 구조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정부가 막대한 개발비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만큼 지분투자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새로운 투자 방식을 재정당국과 협의하는 구상에 가깝다. 배 부총리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이 고성능 AI를 핵무기처럼 통제하려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우리만의 역량이 없다면 외산 AI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거나 가격이 100배 올라도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독파모 넘어 ‘미토스급’ 모델 도전 정부가 검토하는 전략은 투트랙이다. 현재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통해 국내 산업과 공공서비스에 활용할 모델을 확보하는 동시에, 앤트로픽의 ‘클로드 미토스5’처럼 세계 최고 성능을 겨루는 프론티어 모델 개발을 별도로 추진하는 방식이다. 프론티어 AI는 단순히 매개변수가 큰 모델을 뜻하지 않는다. 복잡한 추론과 코딩, 과학 연구, 사이버보안, AI 에이전트 등에서 기존 모델의 한계를 넓히는 최첨단 모델을 말한다. 개발에 성공하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공격적인 사이버 능력 등 이중용도 위험도 커 국가가 접근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지난달 국가안보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제한했다가 이후 규제를 완화했다. 배 부총리는 이를 글로벌 AI 서비스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가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들었다. 중국도 변수다. 문샷AI가 최근 공개한 ‘키미 K3’는 일부 평가에서 미국 최상위 모델과 대등한 성능을 보였다. 현재 중국 기업들이 오픈웨이트 전략으로 개발자 생태계를 넓히고 있지만, 기술 경쟁이 격화하면 중국도 고성능 모델을 폐쇄하거나 해외 제공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배 부총리의 진단이다. ◆ GPU만 3조5000억원…보조금으로 감당 어려워 가장 큰 장벽은 비용이다. 배 부총리는 미토스급 모델을 개발하려면 엔비디아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을 기준으로 약 1만장이 필요하고, GPU 가격만 현재 추산으로 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장관이 제시한 추정치로 실제 비용은 모델 구조와 학습 방식, GPU 도입 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냉각·네트워크, 데이터 구축, 연구인력 비용까지 포함하면 전체 투자액은 더 늘어난다. 현재 독파모 참여 기업에 배정되는 GPU가 엔비디아 B200 기준 500∼735장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프론티어 모델은 기존 지원 규모와 차원이 다르다. 특정 기업 한 곳에 수조원대 자원을 무상 지원하면 형평성과 특혜 논란도 불가피하다. 정부가 ‘투자형 R&D’를 검토하는 이유다. 기존 출연금처럼 예산을 지급하고 끝내는 대신 정부가 기업이나 SPC에 지분을 투자하고, 개발에 성공하면 지분 가치나 수익을 회수해 후속 연구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다. 배 부총리는 “정부가 특정 기업에 이 정도 자원을 몰아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분투자나 SPC 설립 등 투자형 R&D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 반영을 위해 재정당국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투자형 R&D가 작동하려면 실패 위험을 누가 부담하고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누가 보유할지 정해야 한다. 정부가 투자한 모델을 특정 기업이 독점할 수 있는지, 공공과 중소기업에 어떤 조건으로 개방할지도 쟁점이다. ◆ 한국형 AI 풀스택, 미중 사이 제3국 공략 프론티어 모델은 수출 전략과도 연결된다. 정부는 국산 AI 모델과 서비스, NPU,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하나로 묶은 ‘한국형 AI 풀스택’을 구축해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에 종속되기를 원하지 않는 국가에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배 부총리는 유럽연합(EU)과 중동, 아세안 국가에서 한국과의 AI 협력을 희망하는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모델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언어와 데이터 주권, 보안 규제에 맞춘 인프라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면 미중 사이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다국어 성능이다. 한국어에 강한 모델을 해외에 그대로 내놓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서비스가 될 수 없다. 배 부총리는 협력국 언어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의 최소 1% 수준까지 확보해야 현지에서 활용 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러시아·브라질 등 29개국과 출범시킨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참여 여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 AI 서비스를 광범위하게 이용하면서 중국 오픈모델도 활용하는 한국으로서는 어느 한쪽 진영에 서기보다 기술·안보·통상 영향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한국도 프론티어 모델을 보유해야 한다’는 선언을 넘어 개발 주체와 자금 조달 구조, 성능 목표, 데이터 확보, 상용화 경로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수조원을 들여 모델을 만든 뒤 실제 이용자와 매출을 확보하지 못하면 일회성 국가 프로젝트에 그칠 수 있다. 한편 프론티어 AI의 성패는 GPU를 몇 장 확보했느냐보다 모델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산업과 해외 시장에서 쓰이게 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정부가 투자형 R&D를 꺼낸 것도 기술 개발과 사업 성과를 함께 요구받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26-07-20 17: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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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다음은 전력·돈"…이해진·최수연, 캐나다 브룩필드행에 쏠린 눈
[경제일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최수연 대표, 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글로벌 대체자산 운용사 브룩필드 본사를 찾는다.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팩토리의 기술 설계를 마친 네이버가 이번에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부지 확보에 필요한 자본 파트너를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정보기술(IT)·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의장과 최 대표, 김 CFO를 비롯한 네이버와 계열사 경영진은 이번 주 초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브룩필드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창업자와 대표, 재무 책임자가 동시에 해외 투자회사 본사를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자금 조달과 투자 구조를 담당하는 CFO가 동행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업 교류보다 AI 인프라 투자 협의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방문 목적과 면담 상대, 투자 규모와 방식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최소 조 단위 투자가 거론되지만 네이버와 브룩필드가 계약이나 협상을 공개한 단계는 아니다. ‘투자 유치 임박’으로 단정하기보다 대규모 인프라 파이낸싱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1GW AI 팩토리, 네이버 자금만으로 짓기 어렵다 네이버는 지난달 엔비디아와 기가와트(GW)급 글로벌 AI 팩토리를 공동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2027년 상반기 55MW를 가동한 뒤 같은 해 100MW, 2028년 200MW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1GW 규모에 도달한다는 구상이다. AI 팩토리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자본을 요구한다. 대규모 GPU 서버뿐 아니라 이를 수용할 부지와 건물, 전력망, 변전시설, 냉각장치가 함께 필요하다. 서버를 확보해도 안정적인 전력과 냉각시설이 없으면 가동할 수 없다. 네이버가 1GW까지 사업을 키우려면 자체 현금만 투입하기보다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 위험을 나누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투자업계에서 네이버 본사에 대한 단순 지분투자보다 AI 팩토리 사업별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공동 출자하거나 미래 이용료 수입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일으킬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유다. 이 같은 구조가 만들어지면 네이버는 재무 부담을 분산하면서 AI 팩토리 구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브룩필드도 장기 계약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센터 이용료와 전력 판매 수입을 투자 수익으로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용 수요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대규모 고정비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나 정부, 기업 고객과의 장기 사용 계약이 투자 성사의 핵심 조건이 될 전망이다. ◆ 엔비디아가 연결한 네이버·브룩필드 브룩필드가 유력한 자본 파트너로 거론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브룩필드는 운용자산이 1조달러를 넘는 글로벌 대체자산 운용사로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발전과 송전, 재생에너지, 부동산에 투자한다. AI 팩토리에 필요한 시설을 개별적으로 조달하는 대신 전력부터 데이터센터까지 하나로 묶어 투자할 수 있는 사업자다. 브룩필드는 지난해 엔비디아, 쿠웨이트투자청과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이 가운데 100억달러 규모를 목표로 하는 AI 인프라 펀드는 출범 당시 50억달러의 투자 약정을 확보했다. 투자 대상도 AI 팩토리와 전용 발전시설,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으로 네이버의 사업 구상과 맞닿아 있다. 브룩필드와 네이버가 모두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설계 체계인 ‘DSX’를 활용한다는 점도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브룩필드와의 협력 당시 “AI 인프라에는 부지와 전력, 전용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GPU와 AI 팩토리 설계를 맡고, 브룩필드가 부지·전력·자본을 공급하며, 네이버가 클라우드와 AI 모델·서비스를 운영하는 삼각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관건은 지분이 아니라 고객과 전력 투자 논의가 현실화하면 네이버의 사업 정체성도 달라진다. 검색과 커머스 중심의 플랫폼 기업에서 GPU 인프라를 기업과 정부에 제공하는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게 된다. 그러나 브룩필드가 자금을 투입한다고 사업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전력과 부지를 제때 확보하고 55MW에서 1GW로 확장하는 동안 시설을 채울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 GPU 세대교체가 빠른 만큼 장비의 감가상각과 교체 비용도 수익성을 좌우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경영진의 브룩필드 방문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브룩필드 한국사무소도 “본사 방문이나 투자에 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문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조 단위’라는 숫자보다 자금의 성격이다. 단순한 네이버 지분투자인지, 특정 지역 AI 팩토리에 대한 공동 출자인지, 전력과 데이터센터까지 묶은 프로젝트 금융인지에 따라 사업의 속도와 네이버가 부담할 위험이 달라진다. 기술 동맹을 넘어 자본과 전력을 확보해야 네이버의 1GW 구상도 계획표에서 실제 사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
2026-07-20 1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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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판 커지나…은행권, 제도화 앞두고 인프라 경쟁
[경제일보] 은행권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프로젝트 연계·거래소 지분 인수 등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입법이 지연되면서 금융사의 사업 진행도 기술 검증 단계에 멈춰있는 가운데 제도화 이후 빠른 성장을 위해 해외 연계, 인프라 구축 등 기반 마련을 지속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우리·전북은행, 케이뱅크 등 국내 은행들이 유럽 은행권과 스테이블코인 연계 검증을 위한 '판게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판게아 프로젝트는 한국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유럽의 유로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연계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통화와 가치를 연동한 디지털 자산으로 기존에는 달러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집중됐다. 그러나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고 각국이 통화 주권과 지급결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추진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은행권에서도 해외송금과 지급결제, 외환 거래 등 실증 사업에 참여하며 관련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 기관들은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활용 가능성 △은행권 공동 대응 체계 △글로벌 정산 인프라 연계 방안 등을 함께 모색할 방침이다. 은행권 협력 외에도 각 금융사별로 블록체인 관련 기업과 기술검증·인프라 구축 등 기반 마련에 나섰다. 지난 5월 KB금융그룹은 전자결제 전문 기업 KG이니시스, 블록체인 플랫폼 카이아, 디지털자산 솔루션 기업 오픈에셋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입금 전 과정을 통합한 기술검증(PoC)을 마쳤다. 검증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부터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 정산, 해외 송금까지 금융서비스 전 과정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비자가 별도 디지털 지갑을 설치하지 않고 QR로 결제하면 정산 단계에서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구조다. 해외송금 검증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한 뒤 베트남 현지 파트너를 거쳐 실제 은행 계좌까지 수취하는 과정을 연구했다. 하나금융은 가상자산 거래소 두나무 지분 인수를 통해 인프라 역량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하나은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두나무 지분투자와 함께 미래혁신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나무의 '기와체인'을 디지털 금융 핵심 인프라로 발전시키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유통, 사용, 환류로 이어지는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협력한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스테이블 코인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토스뱅크는 솔라나 재단과 '블록체인 기반 차세대 금융 인프라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솔라나 재단과 직접 협력하는 첫 사례다. 토스뱅크는 솔라나 네트워크 기반 글로벌 송금·정산 인프라 PoC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 모델, 스테이블코인·디지털자산 활용 차세대 금융 서비스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처럼 각 은행별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이후 빠른 안착을 위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나 국내 입법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디지털자산 제도 논의는 지난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발행·유통·공시 체계를 다루는 2단계 입법으로 넘어갔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디지털자산 상품을 넘어 전통 금융 인프라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현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토큰화된 금융상품 유통과 지급결제·해외송금·정산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는 만큼 법제화 이전 단계에서 기술 검증과 협력망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아직 상용화보다 사전 검증 성격이 강하다. 법제화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발행 구조나 활용 범위, 수익 모델을 구체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스테이블코인 상용화 이후 예금이 코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은행권에서는 단기간에 급격한 자금 이동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관건은 후속 제도 정비다. 현재 논의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스테이블코인의 기본 정의와 규율 체계를 마련하는 성격이라면 실제 해외송금·정산 등 사업 모델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외국환거래법 등 유관 법령 정비가 함께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정산·송금 등 기존 금융 인프라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향후 토큰화 금융상품이나 인공지능 기반 거래 서비스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어 법제화 이전부터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7-01 16: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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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대들보 역할 기업은행 65년… 자산 500조 종합금융회사로
IBK기업은행의 역사는 한국 중소기업 금융의 성장사와 맞닿아 있다. 출발점은 1961년 8월 설립된 중소기업은행이었다. 정부는 경제개발 초기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고, 중소기업자의 자주적 경제활동과 경제적 지위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은행법을 제정했다. 기업은행은 이 법에 따라 태어난 국책은행이다. 기업은행의 DNA는 처음부터 분명했다. 대기업 중심 산업화가 속도를 내던 시절, 중소기업은 담보와 신용이 약해 일반 금융회사 문턱을 넘기 어려웠다. 기업은행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본금 2억원, 31개 점포망으로 출발한 작은 국책은행은 중소기업의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수출금융과 보증 연계 금융을 공급하며 한국 산업화의 밑단을 떠받쳤다. 기업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다른 길을 걸었다. 시중은행이 예대마진과 대기업 거래, 가계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생애주기를 따라 움직였다. 창업 초기 자금, 공장 증설 자금, 수출입 금융, 기술개발 자금, 위기 때의 유동성 지원까지 기업은행의 역할은 중소기업의 성장 단계와 함께 확장됐다. ◆중소기업 금융 DNA…산업화의 그늘을 메운 국책은행 1960~70년대 기업은행의 역할은 중소기업 금융공급이었다. 경제개발계획이 본격화되면서 대기업과 기간산업에 정책자금이 집중됐지만, 산업의 저변을 이루는 중소기업에도 자금이 필요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전담 금융기관으로서 정책금융과 상업금융의 경계에서 움직였다. 수출입국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은행의 기능도 넓어졌다. 외자 업무와 외국환 업무, 수출 중소기업 지원이 강화됐다. 중소기업이 내수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금융이 필요했다. 기업은행은 수출 관련 금융과 상담 기능을 확대하며 중소기업의 국제화에도 힘을 보탰다. 1994년 증권거래소 상장은 기업은행의 체질 변화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국책은행의 공공성을 유지하되 자본시장에서 평가받는 금융회사로 한 단계 올라선 것이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는 기업은행의 존재 이유를 다시 확인시켰다. 위기 때 가장 먼저 자금줄이 막히는 곳은 중소기업이었다. 기업은행은 시장이 위축될 때 뒤로 물러서지 않고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 창구로 기능했다. ◆국책은행에서 종합 금융회사로…민간 역할까지 넓힌 IBK 기업은행의 두 번째 도약은 민간 금융 기능의 확장이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전담 국책은행이지만, 오늘의 IBK는 은행 단일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IBK저축은행, IBK자산운용, IBK벤처투자 등 계열사를 통해 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 자산관리, 연금, 벤처 생태계까지 포괄하는 금융그룹형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이 변화는 중소기업 금융의 성격이 바뀐 데서 비롯됐다. 과거 중소기업 금융은 대출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중소기업은 △기술개발 자금 △지분투자 △인수합병 자문 △수출입 금융 △환위험 관리 △퇴직연금 △디지털 결제와 데이터 기반 경영지원까지 필요로 한다. 기업은행이 민간 금융 기능을 넓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IBK투자증권과 IBK벤처투자는 혁신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을 돕는 축이다. IBK캐피탈은 설비투자와 리스, 기업금융을 보완하고 IBK연금보험과 자산운용은 중소기업 임직원과 기업주의 장기 자산관리 수요를 흡수한다. 국책은행의 울타리 안에서 민간 금융의 도구를 넓히는 구조다. ◆순익 2조·자산 500조 돌파…숫자로 드러난 성장세 현재의 기업은행은 더 이상 소규모 정책은행이 아니다. 2025년 말 기업은행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7189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순이익도 2조3858억원에 달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년보다 14조7000억원 늘어난 26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 기준 총자산은 500조원을 넘어섰다. 자본금 2억원과 31개 점포로 출발한 중소기업 전담 은행이 60여 년 만에 500조원대 금융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이 숫자는 기업은행이 단지 정책금융기관으로 남아 있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중소기업 금융이라는 본업을 지키면서도 수익성과 건전성, 자본시장 기능을 함께 키워온 결과다. 2026년 출발도 본업의 방향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업은행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7534억원, 별도 기준 순이익은 6663억원을 기록했다. 환율 변수와 전년 역대급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순이익은 줄었지만,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64조2000억원으로 더 늘었다.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다음 성장판은 혁신 중기 기업은행의 미래 성장전략은 △생산적금융 △혁신기업 투자 △디지털 중기금융 △건전성 관리로 요약된다. 핵심은 ‘IBK형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다. 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5년간 첨단·혁신산업, 창업·벤처기업, 지방 소재 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에 300조원 이상을 지원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생산적금융은 기업은행의 설립 목적과 가장 잘 맞닿아 있다. 단순히 대출을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 산업과 기술, 일자리와 지역경제로 흐르게 하는 금융이다. AI, 반도체, 에너지, 소부장,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스마트제조 등 성장 산업의 중소기업은 대기업 공급망과 국가 전략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이다. 기업은행은 이 분야에서 차별적 강점을 갖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적한 중소기업 신용정보, 업종별 경기 흐름, 현장 영업망, 정책금융 집행 경험은 일반 시중은행이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이다. 여기에 보증기관, 정책기관, 지방자치단체, 벤처투자 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하면 기업은행은 단순한 대출기관을 넘어 중소기업 성장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18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18 07:3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