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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전화·오프라인으로 카카오T 접점 넓힌다…누적 15만건 돌파
[경제일보] 카카오모빌리티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화와 오프라인 현장으로 서비스 접점을 넓히고 있다. 전화 상담사가 카카오T 택시를 대신 호출하는 서비스가 월 2만건 이상의 호출을 기록하는 가운데 서울 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호출이 전체의 60%를 넘어서는 등 이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10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02-114 카카오 T 택시 대신 불러주기' 서비스의 누적 이용 건수는 약 15만건, 누적 이용자는 약 6만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월 2만건 이상의 호출이 발생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02-114'에 전화해 출발지와 목적지를 말하면 114 상담사가 카카오T 택시를 대신 호출해 주는 방식이다. 배차가 완료되면 차량 정보와 예상 도착 시간도 안내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직접 이용하기 어려운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4년 9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운영했고, 이후 KT is와 지난해 3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해당 서비스는 서비스 시간과 대상 지역을 확대해 현재는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이용 데이터를 보면 이 서비스는 서울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발생한 전체 호출 가운데 서울 외 지역에서 출발한 호출은 61.5%로 집계됐다. 호출이 발생한 지역도 늘었다. 월간 호출 발생 시·군·구는 1월 125곳에서 7월 153곳으로 증가했다. 7개월 누적으로는 전국 221개 시·군·구, 1715개 읍·면·동에서 호출이 발생했다. 호출 시간대도 특정 시간에 집중되지 않았다. 서비스가 운영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전반에 걸쳐 호출이 발생했으며 오전 9시 전후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출퇴근 시간대에 수요가 집중되는 일반적인 택시 호출과 달리 병원 진료나 장보기 등 이용자의 생활 일정에 따라 수요가 분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1~7월 토요일과 일요일에 발생한 호출은 전체의 24.5%를 차지했다. 평일뿐 아니라 주말에도 꾸준히 호출이 발생하면서 특정 업무일이나 시간대에 한정되지 않고 생활 이동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적지를 유형별로 보면 병·의원과 약국 등 의료시설이 주요 목적지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 지하철역·기차역·버스터미널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연결되는 장소와 주거지, 시장·마트, 관공서 등도 주요 목적지로 확인됐다. 동일한 출발지와 목적지를 연결하는 호출도 여러 날짜에 걸쳐 나타났다. 주거지에서 병·의원이나 주민센터, 역, 시장 등으로 이동하는 경로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화뿐 아니라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카카오T 호출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 '카카오 T 택시 웹 호출 시스템'을 도입했다. 병원을 방문한 고령 환자나 외국인 방문객 등이 안내 데스크에 택시 호출을 요청하면 병원 직원이 업무용 PC를 통해 카카오T 택시를 대신 호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02-114 서비스가 전화 상담을 통해 카카오T와 연결되는 방식이라면, 웹 호출 시스템은 병원 현장에서 직원이 이용자를 대신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특정 생활권에서 의료 시설 방문이나 장보기, 교통 연계 등을 위한 이동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성장한 플랫폼 서비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용 장벽을 기존 전화망이나 현장 안내 시스템과 연결해 보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도 이용자의 디지털 활용 수준이나 이용 환경과 관계없이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화와 오프라인 현장 등 다양한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의 혜택이 앱 이용자에게만 머물지 않도록 이동 서비스의 접근성을 넓히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의 환경과 디지털 활용 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이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화와 오프라인 현장 등 다양한 접점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8-10 09: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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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절벽' 해소하려면 입주 날짜부터 밝혀라
[경제일보] 주택 공급 대책이 나올 때마다 수십만호, 백수십만호라는 숫자가 등장한다. 인허가를 늘리고 착공을 앞당기며 공공택지를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따라붙는다. 발표문만 놓고 보면 몇 년 뒤에는 집이 넘쳐날 것 같다. 그러나 집을 구하는 서민이 마주하는 현실은 딴판이다. 들어갈 집은 줄고 전셋값과 월세는 오르는데, 주택 당국은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물량까지 공급 실적으로 내세운다. 집 없는 서민에게 공급은 계획도, 인허가도, 착공식도 아니다. 이삿짐을 들고 들어갈 수 있는 집이 공급이다. 어느 지역에 몇 가구가 지어지고 언제 입주할 수 있는지가 빠진 대책은 가장 중요한 내용을 비워 둔 약속이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 통계는 발표 숫자와 국민 체감이 왜 다른지를 보여준다. 수도권 분양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1% 늘었지만 준공 물량은 47.6% 줄었다. 청약을 받은 아파트는 크게 늘었는데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인허가는 8.1% 줄었고 착공도 0.7% 감소했다. 분양은 계약자를 모집했다는 뜻이고 착공은 공사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전세 시장에 집이 나오고 매매 시장의 선택지가 늘어나는 때는 공사가 끝나 입주가 시작된 뒤다. 분양 증가를 공급 회복으로 포장해도 당장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에게 돌아오는 집은 없다. 서울의 사정은 더 답답하다.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지난해 3만7103가구에서 올해 2만5281가구로 줄고, 2027년에는 1만8682가구, 2028년에는 1만3683가구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 물량은 지난해의 40%에도 못 미친다. 그마저 특정 지역의 대단지에 몰려 있다. 서울 전체 입주 물량만 보면 어느 정도 공급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새 아파트가 한 채도 나오지 않는 자치구도 있다. 직장과 학교 때문에 생활권을 쉽게 옮길 수 없는 서민에게 서울 전체 합계는 큰 의미가 없다. 필요한 것은 자신이 사는 지역과 출퇴근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언제 집이 나오는지에 관한 정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35만호를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숫자는 크지만 2030년까지 착공한다는 말과 2030년까지 입주할 수 있다는 말은 전혀 다르다. 2030년 말 첫 삽을 뜬 아파트라면 실제 입주는 그로부터 몇 년 뒤다. 토지 보상과 사업 승인, 공사비 협상, 자금 조달이 늦어지면 착공 시점부터 밀린다. 지금 전세계약 만료를 걱정하는 세입자와 출산을 앞둔 신혼부부에게 2030년 착공 목표는 눈앞의 공급이 아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답은 앞으로 2∼3년 동안 서울과 수도권 어느 지역에 몇 가구가 실제로 입주하느냐다. 먼 미래의 착공 총량으로 당장의 공급 공백을 덮어서는 안 된다. 주택 당국도 인허가 숫자의 허점을 알고 있다. 인허가를 받고도 사업이 멈추거나 착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장이 늘자 공급 관리의 무게중심을 착공으로 옮겼다. 인허가 실적만으로는 주택이 제대로 공급되고 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그렇다면 착공에서 멈출 이유가 없다. 준공과 입주까지 추적하고 공개해야 한다. 공사비가 오르면 시공사와 조합이 다투고, 프로젝트파이낸싱이 막히면 현장이 멈춘다. 도로와 학교가 늦어지면 집을 다 짓고도 입주가 미뤄진다. 이런 위험을 관리하지 않은 채 착공 물량만 발표하는 것은 공급 정책이라기보다 첫 삽을 뜬 횟수를 세는 행정에 가깝다. 공급 대책마다 사업별 입주 예정 연월을 붙여야 한다. 최초 계획과 현재 예상 시점을 나란히 적고, 일정이 늦어졌다면 지연 기간과 원인을 밝혀야 한다. 토지 보상 때문인지, 공사비 분쟁 때문인지, 금융 조달에 문제가 생겼는지, 기반시설이 늦어지는지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책임 기관과 정상화 목표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 계획 물량을 부풀려 보여주는 관행도 바로잡아야 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전체 건립 가구 수를 모두 새 공급으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기존 2500가구를 철거하고 3000가구를 짓는 사업이라면 시장에 새로 보태지는 집은 500가구다. 전체 가구 수와 순증 물량, 조합원 몫, 일반분양, 공공임대를 나눠 보여줘야 실제 공급 규모를 알 수 있다.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도 총물량만 발표할 일이 아니다. 지구별·블록별 입주 시기와 도로, 철도, 학교의 완공 일정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 집은 완성됐는데 교통망이 열리지 않고 학교가 들어서지 않았다면 주거 공급이 끝났다고 말할 수 없다. 주민이 입주 뒤 몇 년 동안 불편을 떠안는 것은 불가피한 과정이 아니라 행정이 일정을 맞추지 못한 결과다. 입주 시계를 공개하면 어느 사업이 멈췄고 어느 기관에서 일정이 지연됐는지가 드러난다. 그동안 착공식은 정부의 성과가 되고 입주 지연은 시행사나 조합의 문제로 남는 일이 반복됐다. 착공 날짜만 관리하고 입주 날짜를 관리하지 않으면 성과는 행정이 가져가고 실패의 책임은 현장에 남는다. 공급 대책은 발표 당일의 박수로 평가받는 정책이 아니다. 몇 년 뒤 약속한 주택이 제때 완공됐는지, 국민이 예정된 날짜에 입주했는지로 성패를 따져야 한다. 일정과 책임자가 공개되지 않은 계획은 늦어져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계획이 된다. 입주 물량이 줄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사람은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전세계약이 끝나는 세입자,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 아이가 생겨 더 넓은 집이 필요한 신혼부부다. 매매시장을 대출 규제로 누르면 이들은 전월세 시장으로 밀려난다. 그곳에서도 입주 물량이 부족하면 선택할 집은 줄고 주거비는 더 오른다. 서민에게 주택 공급은 먼 미래의 국가계획이 아니다. 다음 계약 때 올려줘야 할 보증금과 매달 빠져나갈 월세의 문제다. 정부가 5년 뒤 착공 물량을 자랑하는 동안 국민은 6개월 뒤 이사할 집을 찾지 못한다. 이런 현실을 두고 공급 대책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1년, 2년, 3년 동안 실제로 입주할 주택이 어디에 얼마나 나오는지 공개해야 한다. 약속한 일정대로 가는 사업과 지연된 사업을 구분하고, 공급이 비는 지역에는 어떤 대책을 언제 시행할지도 밝혀야 한다. 주택 공급 실적은 장관이 착공식에서 삽을 든 날 생기지 않는다. 집 없는 서민이 열쇠를 받아 현관문을 여는 날 비로소 완성된다. 공급 절벽을 해소하겠다면 더 큰 숫자를 내놓을 것이 아니라 국민이 믿고 삶을 계획할 수 있는 입주 날짜부터 내놓아야 한다.
2026-08-05 09: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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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해외로, 충전기는 농촌으로…중국 신산업 몸집 키운다
[경제일보] 중국 게임산업의 이용자가 6억8400만명으로 늘었다. 중국산 게임은 미국과 일본, 한국 시장에서 매출을 키우고 있다. 거리와 농촌에서 타던 전기 이륜차도 동남아시아와 유럽, 미주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중국 안에서는 전기차 충전망이 중소도시와 농촌까지 빠르게 뻗어나가는 중이다. 중국음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가 30일 발표한 ‘2026년 1∼6월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게임시장 매출은 1884억5000만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7% 증가했다. 게임 이용자는 6억8400만명으로 0.82% 늘었다. 매출과 이용자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이용자는 이미 중국 인구의 절반에 가까워졌다. 새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기보다는 기존 이용자가 게임에 쓰는 시간이 길어지고, 여러 기기에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매출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게임이 여전히 시장의 중심이다. 상반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1352억1000만위안으로 전체의 71.75%를 차지했다.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해 즐기는 PC 게임 매출은 452억8800만위안으로 27.92% 증가했다. 스마트폰과 PC에서 같은 계정으로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중국 업체가 직접 개발한 게임의 성장세는 더 가팔랐다. 자국 시장 매출은 1633억5600만위안으로 16.31% 늘었고 해외 매출은 123억7200만달러로 30.22% 증가했다. 해외 매출 가운데 미국이 32.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이 14.05%로 뒤를 이었고 한국은 7.48%로 세 번째였다. 미국·일본·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중국산 모바일 게임 해외 매출의 절반을 넘었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영국, 프랑스의 비중도 커졌다. 중국 게임업체들은 자국에서 흥행한 작품을 번역해 내보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지 이용자의 취향에 맞춰 등장인물과 결제 방식, 운영 행사를 바꾸고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공지능(AI)도 게임 제작 과정에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배경과 캐릭터를 만들거나 대사를 번역하고 이용자의 행동을 분석하는 데 AI를 사용한다. 제작비와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이용자마다 다른 임무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임을 만드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게임이 화면을 통해 해외로 나간다면 중국산 전기 이륜차와 삼륜차는 도로를 타고 시장을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샤오뎬뤼’로 불리는 전기 이륜차는 자전거와 스쿠터의 중간 형태에 가깝다. 전동 킥보드보다 크고 주로 출퇴근이나 배달, 가까운 거리 이동에 쓰인다. 짐을 실을 수 있는 전기 삼륜차는 농촌과 소규모 사업장에서 화물차 역할을 한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 이륜차 수출은 2670만대를 넘어섰다. 수출액은 68억2900만달러에 달했다. 중국산 전기 이륜차와 삼륜차는 동남아시아의 배달·통근 시장부터 유럽의 도심 이동, 북미와 남미의 농장·화물 운송까지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가격 경쟁력만으로 팔리는 것도 아니다. 유럽 시장에는 비가 잦은 날씨에 맞춰 방수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에는 충격 흡수 장치와 적재 능력을 보강한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 이륜차 생산지인 장쑤성 우시에는 완성차와 배터리, 모터, 제어장치 업체가 모여 있다. 반경 50㎞ 안에서 주요 부품을 구할 수 있어 주문이 들어오면 짧은 기간에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우시의 전기 이륜차 업체들은 해외 공장과 창고, 판매점, 수리망도 함께 늘리고 있다.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선적하던 방식에서 현지 생산과 판매, 사후관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전기 삼륜차 수출도 늘고 있다. 중국 최대 생산지인 장쑤성 펑현의 올해 1∼5월 전기 삼륜차 직접 수출액은 3억9000만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3% 증가했다. 현지에는 완성차와 부품업체 1000여곳이 모여 있고 부품의 90% 이상을 주변에서 조달할 수 있다. 중국 안에서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전국의 전기차 충전시설은 2305만7000개로 1년 전보다 43.2% 증가했다. 이 숫자는 충전소의 수가 아니라 차량에 연결하는 충전기와 충전구의 수를 뜻한다. 충전소 한 곳에 여러 대가 설치될 수 있으므로 중국에 충전소가 2300만곳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충전시설은 500만9000개로 22.3% 늘었다. 아파트와 주택, 사업장 등에 설치된 개인용 충전시설은 1804만8000개로 50.4% 증가했다. 전체 충전시설 4개 가운데 3개 이상이 개인용인 셈이다. 충전망은 대도시를 벗어나 지방으로 내려가고 있다. 중국의 현급 행정구역 가운데 충전시설이 설치된 지역의 비율은 98.61%에 이르렀다. 다만 지역 안에 충전기가 한 대라도 있으면 포함될 수 있어 모든 농촌 주민이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충전시간을 줄이기 위한 고출력 충전기도 18만개를 넘어섰다. 올해 노동절 연휴에는 중국 고속도로에서 전기차가 충전한 전력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출퇴근뿐 아니라 장거리 여행에서도 충전 수요가 커지고 있다. 게임과 전기 이륜차, 전기차 충전망은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국 기업이 움직이는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이용자와 생산량을 확보한 뒤 해외로 나가고, 제품 판매에서 현지 운영과 서비스까지 사업을 넓히고 있다. 중국 게임은 미국·일본·한국 이용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전기 이륜차는 값싼 이동수단을 넘어 현지 생활에 맞춘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안에서는 촘촘해진 충전망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떠받치고 있다. 중국 신산업의 경쟁력이 개별 제품을 많이 만드는 단계에서 시장과 기반시설을 함께 장악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6-07-30 17: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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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지는 한 달이면 정한다는데…반도체 공장은 언제 돌아가나
[경제일보] 정부가 반도체 첨단산업단지 지정 요청이 들어오면 한 달 안에 후보지를 정하기로 했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기업 투자 일정에 맞춰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전체 조성 일정도 당초 2047년에서 2040년으로 최대 7년 앞당길 방침이다. 그러나 후보지 지정은 공장이 가동되기까지 거쳐야 할 긴 절차의 출발점일 뿐이다. 반도체 산업은 시간 싸움이다. 미국과 일본, 대만은 생산시설을 자국에 끌어들이기 위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앞세우고 있다. 기술이 있어도 공장 건설과 양산이 늦어지면 시장을 선점하기 어렵다. 기업의 투자를 느린 행정절차가 붙잡아서는 안 된다는 정부의 문제의식은 타당하다. 문제는 정부가 내세운 ‘한 달’이 전체 산단 조성기간 가운데 극히 일부라는 점이다. 후보지 선정 이후 산업단지계획 수립과 관계기관 협의, 주민 의견 수렴,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 이주대책, 부지 조성공사가 이어진다. 전력과 용수, 도로와 철도까지 제때 갖춰져야 생산라인을 돌릴 수 있다. 후보지를 빨리 정해도 나머지 절차가 뒤따르지 못하면 기업이 체감하는 투자 시계는 달라지지 않는다. 산업단지 인허가를 줄이기 위한 제도도 이미 있다.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 특례법은 관계기관 협의를 동시에 진행하고 일정한 기간 안에 의견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가 다시 패스트트랙을 꺼내 들었다면 기존 제도가 현장에서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은 원인부터 밝혀야 한다. 법을 하나 더 만들고 전담 조직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처 간 이견과 주민 갈등을 해소하기 어렵다. 용인 국가산단은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정부는 2023년 3월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일대를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했고 2024년 12월 산업단지계획을 승인했다. 후보지 선정에서 산단 승인까지 1년9개월이 걸렸다. 통상적인 국가산단 사업과 비교하면 빠른 편이지만 정작 사업 현장에서는 토지보상이 다음 관문으로 남아 있다. 용인 국가산단 예정지 727만4000㎡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토지 보상 협의가 끝난 면적은 274만1000㎡로 37.7% 수준이다. 상당수 토지 소유자가 보상액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수용재결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연내 보상을 마무리한 뒤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가겠다고 했지만 보상과 이주가 계획대로 끝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사업기간을 줄인다는 이유로 보상과 주민 의견 수렴을 형식적으로 처리해서도 안 된다. 보상 기준과 이주대책을 둘러싼 갈등이 길어지면 공사 지연과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민을 설득하는 데 드는 시간을 행정 낭비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사업기간을 줄이기 위한 과정으로 봐야 한다. 초기 단계부터 보상 기준과 생활대책을 공개하고 이견을 조정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빠르다. 토지보상보다 더 까다로운 문제는 전력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장기적으로 10GW가 넘는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발전소와 변전소를 산단 안에 짓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외부 전력을 끌어오기 위한 장거리 송전망도 새로 설치해야 한다. 송전선로의 노선 선정과 부지 확보, 환경 검토, 주민 협의를 감안하면 산단 승인과는 다른 차원의 난제다. 산단 부지 조성만 7년 앞당기고 송전망이 뒤따르지 못하면 공장 가동 시점은 앞당겨지지 않는다. 어느 지역에서 전기를 가져오고 송전선로가 어느 지방자치단체를 지나며 변전소를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가 먼저 확정돼야 한다. 첫 번째 생산라인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언제부터 공급할 수 있는지도 공개해야 한다.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용수 문제도 다르지 않다. 정부가 추진하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통합용수공급 사업은 하루 107만2000t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대형 사업이다. 팔당댐에서 용인까지 46.9㎞에 이르는 전용 관로와 가압시설을 새로 설치해야 하고 사업비도 2조원을 웃돈다. 1단계 용수 공급 목표 시점은 2031년이다. 용인 국가산단과 인근 일반산단의 전체 용수 수요는 하루 약 133만t으로 예상된다. 기존 댐의 여유 물량만으로는 부족해 하수 재이용수와 발전용 댐의 물까지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물을 확보하는 것과 수십㎞의 관로를 제때 설치하는 일은 별개 문제다. 관로가 지나는 지역과의 협의가 늦어지면 공장 완공 이후에도 용수 공급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용인 국가산단의 최종 완공 시점을 204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에 중요한 시점은 마지막 공장이 들어서는 2040년이 아니라 첫 번째 생산라인을 언제 착공하고 가동할 수 있느냐다. 첫 팹에 필요한 토지를 언제 넘기고 공사용 도로를 언제 개통하며 전력과 용수를 어느 시점부터 얼마나 공급할 것인지가 투자 판단을 좌우한다. 배후 교통망도 산단 공사와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동 공공주택지구 인허가를 내년 초까지 마치고 국도 45호선 확장사업도 오는 8월 발주할 계획이다. 주택과 도로 건설이 산단보다 늦으면 출퇴근 혼잡과 주거난이 불가피하다. 공장만 먼저 지어 놓고 근로자에게 장거리 출퇴근을 감수하라고 할 수는 없다. 호남권에 새로 조성하겠다는 반도체 국가산단은 용인보다 불확실성이 더 크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팹 4기가 들어서는 국가산단과 연구·창업·주거 기능을 갖춘 첨단도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기업 투자 규모로 800조원을 제시했지만 투자 주체와 투자 시기, 공장별 착공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산단 부지로 거론된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는 군공항 이전과 종전부지 개발, 재원 조달 문제가 먼저 풀려야 한다. 군공항 이전이 늦어지면 산단 부지 확보도 늦어진다. 후보지 지정만 한 달 안에 마치겠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군공항 이전부터 토지 인도와 산단 조성, 기반시설 공급까지 하나의 일정으로 관리해야 한다. 정부가 내세운 ‘출퇴근 30분, 수출입 물류 1시간’이라는 목표도 구체성이 부족하다. 도로와 철도의 노선, 사업비, 착공과 개통 시점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무안국제공항의 기반시설과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어떤 물류를 얼마나 처리할 것인지가 나와야 한다. 반도체 물류에 필요한 보안과 온습도 관리, 신속한 통관 체계를 어떻게 갖출 것인지도 설명해야 한다. 산업단지 조성기간을 줄이는 방법이 환경영향평가를 건너뛰거나 주민 권리를 축소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개발계획 수립과 환경조사, 기반시설 설계를 사업 초기부터 동시에 진행하고 부처 간 이견을 신속히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관계부처 회의를 여는 방식으로는 기업 시간표를 맞출 수 없다. 단계별 책임 기관과 최종 결정권자를 정해 둬야 한다. 정부가 내놓아야 할 것은 ‘한 달 안에 후보지 지정’이라는 숫자보다 공장 가동일까지 이어지는 전체 공정표다. 후보지 선정과 산단 승인, 토지보상, 부지 조성, 송전망과 용수관로, 도로와 철도 건설을 하나의 일정표에 담아야 한다. 각 단계의 완료 시점과 책임 부처를 공개하고 일정이 늦어질 경우의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 공장은 산업단지 지정 고시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땅과 전기, 물, 도로가 필요한 시점에 함께 준비돼야 생산라인이 움직인다. 후보지를 한 달 안에 정하는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다. 정부의 속도전이 성과를 내려면 그다음 10년을 어디에서 어떻게 줄일 것인지부터 보여줘야 한다.
2026-07-13 16: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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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호가 아니라 인프라 전쟁이다
[경제일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이재명 정부의 첫 대형 산업 승부수로 떠올랐다. 정부는 반도체 수요 폭증과 지역균형발전을 동시에 겨냥해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에 호응했다. 지난 6월 30일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은 호남에 총 425조원을 투자하고, 광주에 약 400조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팹 2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서남권에 4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구상을 제시했다. 양사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825조원에 이른다. 정부가 내건 명분은 분명하다. AI(인공지능) 시대가 열리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기존 용인·평택·이천 중심의 수도권 반도체 축만으로는 미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을 새로운 생산기지로 개발해야 한다며 전력과 용수, 용지 여건을 언급했고, 청와대 안에 3대 메가프로젝트 직할 담당관을 두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3S+1F 전략을 통해 속도전, 거점전, 선도전, 총력지원체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반도체 클러스터는 발표문으로 지어지지 않는다. 반도체 공장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전력, 물, 땅, 인재, 협력업체, 물류, 정주 여건이 동시에 맞물려야 돌아가는 초정밀 산업 생태계다. 호남 클러스터의 성패도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정부와 기업이 ‘825조원’이라는 숫자를 꺼내 든 순간, 국민이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과연 호남은 반도체를 감당할 인프라를 갖췄느냐다. 첫째는 전력이다. 반도체 팹은 전기를 먹고 산다. AI 데이터센터까지 결합되면 전력 수요는 더 커진다. 단순히 발전량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정적이고 끊김 없는 전력망, 초고압 송전망, 변전 설비, 전력 품질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반도체 라인은 순간 정전이나 전압 불안에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전력 공급계획이 지역 민원과 송전망 지연에 막히면 400조원짜리 팹은 착공 전부터 병목에 걸린다. 둘째는 용수다. 반도체 생산에는 대량의 초순수가 필요하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물은 행정명령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취수원, 정수·폐수처리 시설, 재이용 시스템, 지역 농업·생활용수와의 조정까지 함께 설계돼야 한다. 셋째는 사람이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진짜 경쟁력은 공장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할 엔지니어와 기술자다. 수도권에 집중된 고급 인력이 호남으로 이동하려면 좋은 일자리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 의료, 주거, 문화, 교통이 함께 따라와야 한다. 가족이 옮겨 살 수 있는 도시가 돼야 인재가 온다. 지방에 공장을 짓고 인재는 수도권에서 출퇴근시키는 방식으로는 첨단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 넷째는 기업의 자율성과 정책의 일관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틀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 입지와 세부 일정은 여전히 신중히 검토 중이다.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한 번 삽을 뜨면 수십 년을 간다. 정치 일정에 맞춰 서두를 일이 아니다. 기업이 투자 논리로 판단하고 정부는 인프라와 규제를 책임지는 구조가 돼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균형발전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국 첨단산업의 지도는 수도권과 일부 충청권에 지나치게 기울어 있었다. 호남이 농업과 전통 제조업의 이미지에 갇혀 있는 동안 청년은 떠났고 지역경제는 노쇠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제대로 추진된다면 호남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첨단 패키징, 미래 에너지, 소부장 기업이 결합된 남부권 산업축으로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균형발전은 지역 배분이 아니다. 산업 경쟁력을 해치면서까지 지도를 나누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세계와 싸우는 산업이다. 미국, 대만, 일본, 중국은 국가 차원의 보조금과 인프라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이 호남 클러스터를 추진하려면 수도권 클러스터를 약화시키는 ‘분산’이 아니라, 수도권·충청·호남을 연결하는 ‘확장’이어야 한다. 용인과 평택이 흔들리고 호남이 뜨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거점은 더 빨라지고 새 거점은 더 넓어지는 구조여야 한다. 《논어》에 ‘공욕선기사 필선리기기(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라는 말이 있다. 장인이 일을 잘하려면 먼저 연장을 날카롭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연장은 전력망이고, 용수망이고, 도로·철도·항만이고, 대학과 연구소이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도시 환경이다. 연장이 무딘데 공장부터 세우면 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정부는 이제 숫자의 정치에서 실행의 행정으로 넘어가야 한다. 825조원이라는 투자 규모는 국민의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숫자가 실제 공장, 실제 고용, 실제 수출, 실제 지역소득으로 바뀌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전력·용수·부지 인허가 일정을 공개하고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지역 대학과 기업을 묶은 반도체 인력 양성 로드맵을 즉시 제시해야 한다. 셋째, 기업 투자 결정이 정치적 압박으로 비치지 않도록 세제·규제·인센티브 기준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성공하면 한국 산업 지도를 바꿀 수 있다. 실패하면 또 하나의 거대한 지역 공약으로 남을 수 있다. 차이는 말이 아니라 인프라에서 갈린다. 반도체는 균형발전의 깃발만 보고 오지 않는다. 전기와 물과 사람과 시간이 있어야 온다. 정부가 정말 호남을 대한민국 산업의 새 심장으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구호가 아니라 더 촘촘한 실행표다.
2026-07-03 12: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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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국토부 장관, "투자의 핵심은 사람…기업형 첨단도시 만들겠다"
[경제일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 거점 조성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기업이 원하는 지역에 직·주·락 환경이 결합된 기업형 첨단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윤덕 장관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과거의 산업단지는 생산에는 매우 효율적이었지만 공장이 빽빽하고 도시와 떨어져 있어 생활 및 정주 여건이 열악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첨단산업 도시 사례를 언급하며 산업 거점의 방향 전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싱가포르 원노스, 중국 선전의 도시 모습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주거와 문화가 함께 존재한다”며 “바로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토부는 현재 추진 중인 산업 거점 조성 전략을 바꾸고 규제를 풀어 기업 수요에 맞춘 첨단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는 “기업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방식으로 기업형 첨단도시를 만들어내겠다”며 “산업과 혁신, 정주환경을 하나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정주 여건은 이번 발표의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김 장관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고민은 사람이고 인재가 모이려면 본인들이 살고 싶은 도시가 돼야 한다”며 “기업이 원하는 기업 제안형 주택과 청년이 원하는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내세웠다. 또 “사람이 사는 데에는 주거 환경과 교육, 의료, 문화, 체육이 함께하는 직주락의 도시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지역 인재와 기업의 미스매치 문제도 지적했다. 김 장관은 “지역 인재는 일자리가 없어 지역을 떠나고, 기업은 인재가 없어 지방 투자를 주저한다”고 설명했다. 지방 투자가 확대되려면 산업단지와 대학, 연구기관을 연결해 인재가 지역에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산학연 협력 기반도 강화한다. 김 장관은 “기업과 대학, 인재가 협력할 수 있도록 산학협력 사업인 캠퍼스 혁신파크를 대학 안에 만들겠다”며 “도심 핵심 지역에는 연구와 창업 공간을 조성해 이들을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첨단산업단지와 대학, 연구기관을 연결해 하나의 혁신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교통과 물류 인프라도 패키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지방은 공항이 멀고 물류가 불편하다는 고민이 있는데 이는 정부가 해결하겠다”며 “출퇴근 생활권은 30분, 물류는 1시간 이내가 되도록 하겠다”고 제시했다. 사업 속도를 위해서는 “지금처럼 계획을 세우고 평가하고 조사하면 10년은 넘어간다”다며 “이제는 이를 동시에 추진하는 패스트트랙을 조성해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3대 메가프로젝트가 단순한 산업 투자 발표에 그치지 않고 국토 공간 전략과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산업은 대규모 전력과 용수, 물류망이 필요하고 고급 인재가 머물 주거와 교육·의료 인프라가 갖춰져야 투자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기업의 지방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국토부가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기업이 지방에 투자하는 것이 반드시 이익과 성과가 되도록 국토부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26-06-29 15: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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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현대차 손잡고 차량 플랫폼 공략…SDV 시대 '차 안 경험' 바꾼다
[경제일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이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차량 안에서 제공되는 디지털 서비스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검색과 콘텐츠, 커머스,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이용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네이버가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모빌리티 생태계 확대에 나선다. 26일 네이버는 현대차그룹과 모빌리티 부문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에 네이버앱과 네이버지도, 웨일 브라우저 등 주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날 개막한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플레오스 커넥트가 탑재된 '더 뉴 그랜저'와 '디 올 뉴 아반떼'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더 뉴 그랜저를 시작으로 향후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되는 현대차그룹 SDV 차량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해 차량 안에서도 AI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단순히 모바일 서비스를 차량에 탑재하는 수준을 넘어 네이버의 검색과 지도, 콘텐츠 생태계를 자동차 안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검색과 로컬, 쇼핑,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해 왔다. 앞으로는 차량이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흐름에 맞춰 이용자의 일상 경험을 자동차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SDV 시대에는 자동차 경쟁력이 엔진이나 주행 성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 기업과 완성차 업체 간 협력도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차량 안에서 제공되는 검색과 내비게이션, 콘텐츠 소비, AI 비서 기능 등이 소비자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차량 환경에 최적화한 '네이버 오토앱'을 통해 운전자의 일정과 관심사, 현재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운행 전에는 날씨와 뉴스, 일정 등을 요약한 '투데이 브리핑'을 확인할 수 있으며, 예약한 장소 방문 시간이 가까워지면 네이버지도로 자연스럽게 길 안내가 이어진다. 이동 경로 주변의 맛집이나 명소 등 로컬 정보도 함께 제공해 모바일에서 이용하던 개인화 경험을 차량 안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네이버지도 역시 차량 환경에 맞게 편의성을 강화했다. 메인 화면에서 예상 목적지와 주변 주유소, 전기차 충전소, 운전 점수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주변 맛집과 이용 가능한 쿠폰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예상 목적지는 운전자의 이동 패턴과 시간대, 차량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추천한다. 연료나 배터리 잔량이 부족하면 인근 주유소나 충전소를 우선 안내하고, 출퇴근 시간에는 집이나 회사 경로를 우선 제시하는 방식이다. 웨일 브라우저도 차량 환경에 맞춰 최적화된다. 네이버는 운전자가 차량 안에서 다양한 웹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주변 밝기에 따라 화면이 자동으로 전환되는 라이트·다크 모드를 지원해 주행 및 탑승 환경에 적합한 브라우징 경험을 제공받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중심으로 차량 플랫폼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자체 SDV 플랫폼을 구축하고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AI와 검색, 지도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네이버 역시 차량을 새로운 서비스 접점으로 확대해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검색과 지도뿐 아니라 콘텐츠와 로컬,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까지 모빌리티 환경으로 확장하며 차량을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으로 육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가 PC에 이어 모바일에서 검색, 로컬, 쇼핑, 콘텐츠 등 일상 속 다양한 경험을 혁신해왔듯이,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모빌리티 생태계 안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나가고자 한다"며 "차량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이용자의 일상과 디지털 경험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과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6-26 1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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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비료 플랜트 3호기 준공 外
[경제일보]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에서 수행 중인 ‘인도라마 비료 플랜트 3호기’를 예정 일정에 맞춰 준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인도라마 비료 플랜트 3호기는 글로벌 석유화학 그룹 인도라마의 나이지리아 자회사인 IF FZE가 발주한 사업이다. 나이지리아 리버스주 포트하코트 인근에 하루 2300톤 규모의 암모니아 생산설비와 하루 4000톤 규모의 요소 및 요소비료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계약금액은 약 2억 6500만 달러이며 공사기간은 총 32개월이다. 해당 플랜트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암모니아를 생산한 뒤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요소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생산된 요소를 상업용 비료 형태로 가공하는 그라뉼레이션 설비도 함께 구축된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다. 이를 활용한 비료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농업이 국가 경제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어 비료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라마 비료 플랜트 3호기는 나이지리아의 비료 생산능력 확대와 농업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건설은 인도라마 비료 플랜트 1·2호기, 천연가스 전처리 설비, 요소비료 생산설비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이번 비료 플랜트 3호기까지 완료하며 발주처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단순 시공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 현지 인력 활용 및 육성, 공급망 구축 등을 통해 발주처와 지역사회의 신뢰를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후속 사업 참여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인도라마 비료 플랜트 3호기의 주요 마일스톤 조기 달성과 성공적인 준공은 현지에서 축적한 사업 수행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다”라며 “발주처와의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향후 후속 사업 발굴 및 아프리카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GS건설, ‘북오산자이 드포레’ 견본주택 개관 예고 GS건설은 ‘북오산자이 드포레’의 견본주택을 열면서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한다고 12일 밝혔다. 북오산자이 드포레는 지하 2층~지상 29층, 11개 동, 총 151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지난 1월 같은 구역 A1블록에 공급된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와 함께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예정이다. 일반분양 가구 수는 △59㎡ 233가구 △74㎡ 307가구 △84㎡ 756가구 △99㎡ 218가구 △124㎡ PH 2가구 △125㎡ PH 1가구로 구성된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오산시 내삼미동 일원에 오는 13일 마련된다. 분양 일정은 22일 특별공급, 23일 1순위 해당 지역, 24일 2순위 청약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일은 30일이며 정당계약은 다음 달 13일부터 15일까지다. 입주는 2029년 10월 예정이다. 단지가 조성되는 내삼미2구역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북오산IC와 인접해 있다. 이를 통해 서울·수원·용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경부고속도로 진입도 수월하다고 평가받는다.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 이용 역시 가능하다. 삼성전자 기흥·화성 사업장, 동탄 테크노밸리, 오산가장일반산업단지 등 주요 산업단지·업무지구 출퇴근이 쉽고 주거 인프라는 동탄신도시, 오산시와 공유할 수 있다. GS건설 분양 관계자는 “북오산자이 드포레는 쾌적한 자연환경과 동탄·오산 생활 인프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입지에 교통 여건까지 갖춘 단지다”라며 “자이 브랜드 타운을 완성해 입주민의 편의성을 한층 높이고 지역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주니어 탤런트’ 채용 실시…하이테크 분야 핵심 인재 찾는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인프라, AI 데이터센터 등 하이테크 분야 신입 구성원(주니어 탤런트)을 채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주니어 탤런트는 학사 이상 학위 취득자(졸업예정자 포함)부터 3년 미만 실무 경험을 보유한 경력자까지 지원할 수 있는 SK에코플랜트의 신입 구성원 채용 전형이다. 경우에 따라 보유 실무 경험은 최대 2년까지 인정된다. 모집 분야는 △반도체 플랜트설계 △반도체 플랜트시공 등으로 총 두 자릿수 규모다. 지원서 접수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분야별 세부 내용 확인과 지원은 SK그룹 통합 채용 플랫폼 ‘SK커리어스(Careers)’에서 가능하다. 서류전형, 인적성검사(SKCT), 면접 등 전형이 진행되며, 합격자는 올해 9월 최종 입사한다. SK에코플랜트는 AI 인프라 부문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에도 반도체 사업 전 분야에 걸친 경력직을 모집했다. 자회사에 투입될 반도체 기술 분야 경력직 채용 모집은 이달 14일까지 진행 중이다. 특히 선제적인 우수 인재 확보와 체계적 육성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등 핵심 성장사업의 수행 역량을 높이고 ‘AI 인프라 설루션 공급자’로의 인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보유한 경력 인재와 성장 가능성을 갖춘 신입 구성원을 함께 확보해 현장 실행력과 미래 성장 역량을 동시에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6-06-12 15: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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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꺼져도 일은 계속됐다"… 신한銀 '공짜 노동' 논란 재점화
신한은행 내부의 ‘공짜노동’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주52시간제가 본격화되면서 장시간 노동을 막기 위한 PC관리시스템이 도입됐지만, 현장에서는 올해 초까지 시스템을 우회해 야근을 이어가는 관행이 지속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은 했지만 노동시간으로 기록되지 않고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당도 지급되지 않는 구조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금융노조 신한은행지부가 문제 삼는 핵심은 단순한 전산 편법이 아니다. 은행권 전반에 남아 있는 ‘눈치 야근’과 ‘무임금 초과근무’의 조직문화다. PC가 꺼지면 퇴근한 것으로 기록되지만 실제 업무는 다른 방식으로 계속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신한은행 노조는 지난해부터 PC 우회 사용 문제를 사측에 제기했고 올해 들어서는 사례 수집과 노사협의회 의제화를 통해 공짜노동 근절을 전면에 내걸었다. 노조가 장시간 노동과 대가 없는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PC 우회 사용 실태 파악을 요구했고 회사의 태도 변화가 더디자 직접 사례 수집에 나서기도 했다. ◆PC관리시스템 도입 뒤에도 계속된 ‘기록 없는 노동’ 신한은행은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PC관리시스템을 운영해왔다. 표면상으로는 정해진 시간 이후 PC 사용을 제한해 초과근무를 막는 장치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시스템을 피하는 방식이 다수 등장했다. 본지의 취재 결과 우회 방식은 십수 개에 달했고, 이 가운데 하나가 현장에서 ‘정리하기·돌려쓰기’로 불린 방식이었다. 10일 신한은행 노조에 따르면 정상적인 시간외근무 신청과 승인 절차를 밟으면 초과근무 시간이 기록되고 수당 지급 근거가 남는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업무량이 많고 관리자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 때문에 직원들이 정당한 야근 신청을 주저했다. 그 결과 PC 사용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다른 방식으로 시스템을 우회해 업무를 이어가는 관행이 생겼다. 실제 지난 3월 신한은행 본부 부서 24곳에 대한 노조의 불시 점검 결과, 근무시간 관리 시스템을 우회해 초과근무를 이어가는 사례가 확인됐다. 노조는 이른바 ‘알트+탭’ 방식 등 계정 전환을 통한 PC 사용시간 우회 사례를 지적했다. 또 자율출퇴근제 등록 시간을 반복 수정하거나 보상휴가를 실제로 쓰지 않고 전산상으로만 소진 처리하는 사례 등도 거론됐다. 문제는 이런 편법이 직원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무는 줄지 않았고 인력은 부족했으며 정식 초과근무 신청에는 눈치가 보였던 것이다. PC는 꺼졌지만 일은 끝나지 않았다. 제도는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현장에서는 노동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장치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 “노동시간 문제는 노동 주권 문제” 신한은행 노조는 올해 ‘공짜노동 근절’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웠다. 김용환 금융노조 신한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난 3월 제67년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절대 인력이 부족한 현장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 충원, 공짜노동 근절을 목표로 달려가겠다”며 “노동시간의 문제는 노동 주권의 문제”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부터 사측에 PC 우회 사용 문제를 제기하고, PC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시간외근무가 등록되는 시스템 구축을 요구해왔다. 핵심은 간단하다. 퇴근 시간 이후 PC를 켜고 업무를 했다면 그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기록돼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를 통해 직원 개인이 관리자 눈치를 보며 초과근무 신청을 해야 하는 구조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측은 자동등록 방식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노사는 지난 3월 말 1분기 노사협의회를 통해 오전 8시 50분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를 기준 근무시간으로 정하고, 그 외 시간의 노동은 시간외근무로 등록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또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제 시행에도 합의했다. 신한은행지부는 이 합의를 “왜곡된 노동시간 구조를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문제 제기 뒤 차단 나섰지만 쟁점은 남았다 신한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속적인 문제 제기 후 사측은 올해 들어 PC 우회 사용 차단에 나섰다. 현재 상당수 편법 사용 방식은 막힌 상태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다만 노조는 이것만으로 공짜노동 문제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 전산상 우회 수단을 막더라도 정당한 야근을 신청하기 어려운 조직문화가 남아 있다면 공짜노동은 다른 형태로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계속해서 요구하는 것도 ‘PC 사용 시 시간외근무 자동등록’이다. 초과노동을 직원 개인의 신청과 관리자의 승인에만 맡기지 말고 실제 PC 사용 기록을 기준으로 노동시간을 객관적으로 남기자는 주장이다. 노조는 특히 시간외근무가 회의나 교육 명목으로 편법 운용되거나, 제도의 취지를 흐리는 사례가 확인될 경우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본부부서, 지역본부, 영업점 어디든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노조는 “모든 초과노동에 대한 정당한 시간외근무 보상”을 강조하며 제도 정착 여부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단기성과주의가 공짜노동 부른다” 노조는 공짜노동의 배경에 단기성과주의도 있다고 본다. 김 위원장은 경영진을 향해 “임기 연장을 위한 보여주기식 실적 쥐어짜기로 현장 직원들은 고통스럽다”고 비판했다. 직원들이 자괴감이 아니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터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전환 △내부통제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비대면 영업 확대 △고령층 창구 수요 대응 등으로 업무가 복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인력 운용과 영업시간, 성과평가 체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노동시간 단축 제도는 현장에서 형식화될 수밖에 없다. 국회 정무위원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 공짜노동 논란은 ‘PC를 몇 시까지 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일한 시간이 기록되고 기록된 노동에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는가의 문제다”며 “주52시간제의 취지는 노동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노동을 줄이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PC관리시스템이 노동시간 관리 장치라면 그 시스템은 노동을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을 정확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또 “정당한 초과근무 신청을 막는 눈치 문화, 부족한 인력, 과도한 업무량, 단기성과 압박이 그대로라면 공짜노동은 이름만 바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노조의 투쟁이 단순한 임금 보전 요구를 넘어 노동시간의 정상화, 지속가능한 일터 만들기로 확장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11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11 08: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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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멈춘 수도권 아파트…동탄·수지·구리는 신고가 뛰었다
[경제일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전면 상승’에서 ‘선별 장세’로 바뀌고 있다. 전체 신고가 거래 비중은 올해 들어 처음 10% 아래로 떨어졌지만 반도체 산업벨트와 서울 접근성이 좋은 일부 지역에는 매수세가 이어졌다. 규제가 수요를 사라지게 한 것이 아니라 입지와 산업 기반, 가격 부담에 따라 수요를 갈라놓은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5월 수도권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은 9.7%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시장 전반에는 관망세가 짙어졌지만 지역별 흐름은 엇갈렸다. 고가 단지 비중이 높은 지역은 신고가 거래가 줄어든 반면 서울 중간 가격대 지역과 경기 핵심 주거지는 오히려 신고가 비중이 높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신고가 거래 비중은 19.3%로 전월 21.3%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경기는 7.7%에서 7.0%로 0.7%포인트 하락했다. 인천은 2.7%에서 2.8%로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수도권 전체로는 매수 심리가 한발 물러섰지만 실수요가 받쳐주는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은 올해 2월 31.3%까지 올랐으나 3월 25.1%, 4월 21.3%, 5월 19.3%로 3개월 연속 낮아졌다. 5월 신고가 거래는 864건으로 줄었다. 전체 거래량도 4467건에 그쳐 최근 3개월인 2~4월 월평균 6563건을 밑돌았다. 규제 강화 이후 매수자들이 가격과 자금 조달 부담을 다시 따지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관망세가 더 뚜렷했다. 강남구의 5월 신고가 거래 비중은 19.3%로 전년 동기보다 31.1%포인트 낮아졌다. 서초구는 33.8%로 14.3%포인트 하락했고 용산구도 26.4%로 9.0%포인트 내려갔다. 가격 부담이 크고 대출 규제의 영향을 직접 받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신중해진 셈이다. 반면 서울 안에서도 중간 가격대 지역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영등포구의 신고가 거래 비중은 41.2%를 기록했다. 동작구는 35.3%, 동대문구는 31.8%로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안팎의 상승폭을 보였다. 강남권 고가 단지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경기도 역시 전체 흐름과 일부 지역 흐름이 엇갈렸다. 5월 경기도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은 7.0%로 전월 7.7%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구리와 용인 수지, 하남, 성남 중원, 화성 동탄 등은 신고가 비중이 올랐다. 서울 접근성, 교통 개선 기대감, 재건축·리모델링 이슈, 반도체 산업 배후 수요가 맞물린 지역이다. 구리시는 5월 신고가 거래 비중이 21.1%로 전월 대비 18.9%포인트 급증했다. 지하철 6호선 연장 추진 기대감과 노후 단지 재건축 이슈가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동북권과 가까운 입지에 교통 개선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함께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용인 수지구도 강세를 보였다. 5월 신고가 거래 비중은 19.4%로 전월보다 16.1%포인트 상승했다. 강남과 판교 접근성이 우수한 데다 리모델링 사업 추진 기대감과 반도체 산업 관련 개발 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거 선호도와 미래 가치 기대가 동시에 반영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하남시는 신고가 거래 비중이 21.4%로 전월 대비 12.9%포인트 올랐다. 성남 중원구도 24.6%로 11.8%포인트 상승했다. 두 지역 모두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고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실거주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규제 이후에도 출퇴근 여건과 생활 편의성이 뚜렷한 지역은 가격 지지력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경기 남부 반도체 산업벨트의 대표 배후 주거지로 꼽히는 화성 동탄구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동탄구의 5월 신고가 거래 비중은 12.0%로 6개월 연속 올랐다. 삼성전자 화성·기흥캠퍼스와 ASML 화성캠퍼스 등이 인접한 산업 기반이 주거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동탄구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달 7일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GTX-A 동탄역 개통 효과와 반도체 산업 배후 수요가 맞물리며 핵심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규제 이후에도 일자리와 교통을 함께 갖춘 지역에는 매수세가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인천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5월 인천의 신고가 거래 비중은 2.8%로 전월 2.7%보다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3.4%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 전반의 관망세 속에서 인천은 신고가 거래 회복세가 제한적인 모습이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당분간 지역별 온도 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규제 강화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만큼 고가 단지와 투자 수요 의존 지역은 거래가 둔화될 수 있다. 반면 산업 기반이 탄탄하거나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은 실수요를 중심으로 가격 지지력이 유지될 수 있다. 결국 5월 신고가 거래 흐름은 수도권 시장이 일방적인 상승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는 전체 시장의 과열을 누르고 있지만 수요를 완전히 멈춰 세우지는 못했다. 돈은 더 신중해졌고 매수자는 더 까다로워졌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무게중심은 ‘어디든 오르는 장’에서 ‘될 곳만 움직이는 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6-06-08 09: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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