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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승보다 값진 '팀의 합'…LoL 대표팀, 금메달 퍼즐 맞춘다
[경제일보] 대한민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국가대표팀이 미국을 상대로 세 경기 합계 약 1시간 만에 3대0 완승을 거뒀다. 경기 결과보다 눈에 띈 대목은 합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들이 빠르게 호흡을 맞췄다는 점이다. 데이터 분석에 전직 프로게이머들의 경험까지 더해 짧은 준비 기간을 메우고 있다. 강동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한화생명 초청 LoL 국가대표 평가전’ 1차전에서 미국을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꺾었다. 대표팀은 ‘제우스’ 최우제, ‘캐니언’ 김건부, ‘제카’ 김건우, ‘페이커’ 이상혁,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으로 구성됐다. 강 감독은 경기 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합을 맞출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지 않은 상태에서 치른 첫 공식 경기였지만 긍정적인 부분을 훨씬 많이 봤다”며 “남은 기간 더 잘 다듬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LoL 26.18 패치에 맞춰 본선을 준비하고 있다. 바뀐 패치에 관한 경기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분석팀이 기존 경기와 챔피언 정보를 모아 반복되는 패턴을 찾고, 실전에 필요한 내용만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강 감독은 “전력 분석은 방대한 데이터를 살피고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내는 과정”이라며 “복잡한 자료에서 핵심 정보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많은 데이터 가운데 하나라도 실전에 쓰이면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직 프로게이머 ‘데프트’ 김혁규와 ‘라스칼’, ‘칸’ 김동하도 전력분석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미디어데이 인터뷰 참석자는 아니지만 선수들의 훈련 과정에서 챔피언 상성과 카운터 선택, 룬 설정, 경기 중 의사소통 등에 관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이민형은 김혁규에게 받은 조언을 소개했다. 그는 “데프트 선수가 현역 시절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한 만큼 노하우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오더와 콜을 더 세밀하게 하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존중하고 실력을 인정하는 선수라 옆에서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우제는 “나와 캐니언 선수가 탑·정글로 함께 움직이는 장면이 많아 동하 형이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며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을 짚어줘 게임을 넓게 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탑·정글 호흡도 순조롭게 맞춰지고 있다. 최우제는 김건부에 대해 “상대 팀으로 만났을 때부터 탑 라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글러라고 생각했다”며 “같이 해보니 게임을 바라보는 생각과 결이 비슷해 재미있게 합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건부는 “제우스 선수는 유연하게 경기를 풀고 어려운 역할을 맡아줘 정글러 입장에서 편하고 고맙다”며 “불리한 상황에서도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배우고 있다”고 화답했다. 김건부와 류민석은 공식 경기에서 처음 정글·서포터 호흡을 맞췄다. 김건부는 “서로 원하는 플레이와 동선이 있으면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질감 없이 잘 맞아 재미있게 경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민석은 “더 힘든 경기를 겪어봐야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무난하게 잘 맞는다”며 “캐니언 선수가 소속팀에서 보여준 활약만큼 대표팀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약 10개월 만에 다시 바텀 듀오로 만난 이민형과 류민석도 빠르게 호흡을 되찾았다. 이민형은 “오랜만에 합을 맞췄지만 어색함 없이 빠르게 적응했다”며 류민석의 운영에 여유가 생기고 체력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류민석도 “같이 경기하고 생활하는 데 크게 어색한 부분은 없었다”고 했다. 미드 라이너 두 명은 경쟁과 협력을 병행한다. 미국전에는 김건우가 세 경기 모두 출전했고 이상혁은 경기를 지켜봤다. 김건우는 평소 롤모델로 꼽은 이상혁과 대표팀에서 만난 데 대해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처음에는 다가가는 과정이 어려울까 걱정했지만 먼저 말을 걸고 게임 이야기를 이끌어줘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혁은 “올해 제카 선수의 경기력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국가대표로 함께하게 돼 감사하다”며 “옆에서 플레이를 보면서 나 역시 많이 배우고 있다. 어떻게 서로를 돕고 각자의 기량을 더 잘 발휘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팀은 소속팀과 달리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조직력을 완성해야 한다. 이상혁은 “소속팀에서는 같은 선수들과 1년 내내 호흡을 맞추지만 국가대표는 선수 간 이견과 세부적인 방향을 조율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각자가 가진 개성과 장점을 빠르게 조화시켜 어떤 능력을 극대화할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과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이상혁은 이번 대회의 의미를 ‘도전’으로 정의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하고 있다”며 “대표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금메달을 딸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전과 관련해서는 “선수들이 모두 잘해줘 편안하게 봤다”며 “특히 캐니언의 초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합을 맞춘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긍정적인 경기력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멘탈 관리법에 대해서는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만족스러운 과정을 보냈다면 패배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건부와 김건우, 이민형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김건부는 “국제대회 경험은 많지만 국가대표는 소속팀이 아니라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책임감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건우도 “평소 리그와 환경과 무게감이 달라 미국전에서도 긴장했다”며 “내가 맡은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대표팀이 빛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민형은 “소속팀에서는 팀과 개인 팬들의 응원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에 나선다”며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책임감을 갖고 반드시 금메달을 따오겠다”고 강조했다. 류민석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과 국제 e스포츠 대회의 확대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는 동안 아시안게임과 사우디아라비아 e스포츠 월드컵 등 새로운 대회가 생기며 종목의 위상이 계속 높아졌다”며 “국가대표로 뜻깊은 대회에 참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현실적인 고민은 연습 상대다. 각국 대표팀과 프로팀이 대회를 소화하는 시기여서 아시안게임 패치에 맞춰 훈련할 팀을 구하기 쉽지 않다. 일부 선수들이 별도로 5인팀을 만들어 대표팀의 연습 경기를 돕고 있다. 강 감독은 “자신들의 일이 아닌데도 선수들이 팀을 구성해 스크림을 도와주고 있다”며 “최대한 빈틈없이 훈련 일정을 채우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체력과 수면 관리도 주요 과제다. 강 감독은 “선수들이 일찍 일어나 꾸준히 운동하며 면역력과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며 “컨디션 저하 우려를 줄이기 위해 수면 환경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최우제는 “이번에는 합숙 기간이 짧고 지난 항저우 대회보다 선수촌이나 일본 현지에 머무는 시간도 짧게 느껴진다”며 “주어진 시간이 짧은 만큼 컨디션을 철저하게 관리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대만, 홍콩, 인도와 아시안게임 B조에 편성됐다. 그룹 스테이지가 단판제로 열려 한 번의 밴픽 실패나 초반 실수가 순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강 감독은 “결코 쉬운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복병이 될 수 있는 전력을 갖춘 만큼 단판제 변수를 감안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0일 베트남과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강 감독은 “베트남의 최근 경기를 분석해 자료를 공유했다”며 “지난해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팀인 만큼 상대 패턴을 파악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남은 기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조금의 빈틈도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제와 김건부, 김건우, 이상혁, 이민형, 류민석도 마지막 각오를 통해 금메달을 목표로 제시했다.
2026-09-19 23: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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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부터 청소도구까지 '내 스타일대로'…29CM가 서울숲에 만든 '취향의 집'
[경제일보]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의 붉은 벽돌 외관을 지나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화이트 톤에 노란 포인트를 더한 경쾌한 공간이 펼쳐진다. 평소 기능을 보고 고르던 생활용품도 색감과 디자인을 앞세워 하나의 오브제처럼 보이게 한 점이 눈에 띄었다. 15일 찾은 29CM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서울숲'은 일상에서 쓰는 물건까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이었다. 이곳은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가 지난 11일 문을 연 다섯 번째 이구홈 매장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약 100평 규모의 단독 공간으로 조성됐다. 이구홈 서울숲은 큼직한 도심 속 건물이 아닌 아기자기한 가게와 주택이 이어지는 서울숲 골목 안에 자리 잡았다. 붉은 벽돌 외관도 주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멀리서 튀기보다 골목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습이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화이트 톤에 노란색 포인트를 더한 간결한 인테리어가 이어지고 층마다 상품군을 나눠 여유 있게 배치해 제품 하나하나를 천천히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공간 구성도 '집'을 둘러보듯 이어진다. 지하 1층에는 문구와 팝업 상품을 배치했고 1층은 리빙·펫 용품, 2층은 식료품 및 주방용품, 3층은 조명과 욕실용품으로 꾸몄다. 층별 면적이 크지 않아 한 공간에서 수많은 상품을 나열식으로 훑어보기보다 관심 있는 생활 영역을 차례대로 살펴보는 방식에 가까웠다. 흥미로운 점은 주방이나 욕실용품처럼 실용성이 우선되는 품목에도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운 상품이 많다는 점이다. 일러스트를 활용한 웜그레이테일의 생활용품을 비롯해 바이칸의 청소용품, 쿼시의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브랜드가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식기와 주방 소품 가운데는 사용하지 않을 때도 선반이나 테이블 위에 그대로 두고 싶을 만큼 색감과 형태를 강조한 제품도 적지 않았다. 29CM가 이구홈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도 이 같은 '취향의 생활화'다. 옷이나 가방처럼 외부에 드러나는 패션 상품뿐 아니라 매일 사용하는 컵부터 청소도구, 욕실용품까지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는 상품으로 묶어 제안하는 방식이다. 예전부터 평소 사용해오던 익숙한 브랜드 상품을 찾아 구매하기보다 매장을 둘러보다가 처음 보는 브랜드와 제품을 발견하도록 한 큐레이션도 이를 뒷받침한다. 상품군이 넓어진 만큼 실제 매장을 찾는 고객 연령대도 다양하다. 이구홈 서울숲 매장 관계자는 "지하에는 문구제품, 1층에는 리빙제품, 2층에는 식료품과 주방용품, 3층에는 조명과 욕실 제품이 있다"며 "10대 학생부터 20·30대, 주부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구매 고객이 골고루 방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29CM는 서울숲점에서 기존 성수 매장과는다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성수 1·2호점이 패션·뷰티 상권인 연무장길에서 트렌디한 브랜드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서울숲점은 인근 직장인과 지역 주민 등 생활권 고객을 겨냥해 주방·욕실 등 생활용품과 펫 상품군을 강화했다. 서울숲 일대는 오피스와 주거시설이 밀집한 동시에 서울숲을 찾는 나들이객과 반려동물 동반 방문객의 발길도 꾸준한 복합 상권이다. 29CM는 이처럼 일상적인 소비와 여가 수요가 맞물리는 지역 특성을 활용해 한 번 방문하고 지나가는 매장보다 반복적으로 찾을 수 있는 생활권 거점으로 서울숲점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이구홈 서울숲은 생활권을 파고드는 입지 전략에 29CM 특유의 큐레이션을 결합한 공간이다. 주방용품부터 청소도구, 욕실용품까지 일상에서 익숙하게 쓰던 물건을 색감과 형태, 브랜드 개성이 돋보이도록 한데 모았다. 패션에서 쌓아온 '취향'이라는 키워드를 집 안의 생활용품까지 확장하려는 29CM의 방향성이 서울숲점 곳곳에서 드러났다. 29CM 관계자는 "단순히 상품 수를 늘리기보다 디자인 정체성과 개성이 뚜렷한 브랜드를 선별해 고객이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고 취향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구홈의 핵심"이라며 "서울숲점 역시 상권 특성을 반영해 팝업과 다양한 홈·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발견이 이어지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9-15 16: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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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M '내수 SUV'에서 글로벌 완성차로…곽재선의 다음 승부수
[경제일보]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KG모빌리티(KGM)를 내수 SUV 업체에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쌍용자동차 시절 축적한 SUV 개발 역량을 토대로 토레스·액티언·무쏘 등 제품군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로 전동화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완성차 수출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에서 KD 사업을 추진하며 현지 생산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내수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판매와 현지 생산으로 외형을 키우는 만큼 제품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 개선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연구개발과 해외 생산에 필요한 투자까지 감당할 수 있는 수익구조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 ◆ 곽재선 체제서 되살린 SUV 경쟁력…전동화로 제품군 확대 곽재선 회장은 지난 2022년 KG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뒤 경영 정상화와 제품 경쟁력 회복에 집중했다. KG그룹은 인수 첫해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했고 쌍용자동차는 이듬해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변경했다. 경영 정상화 이후에는 SUV 전문성을 기반으로 신차를 잇달아 투입하며 제품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 첫 주자는 토레스다. KGM은 2022년 중형 SUV 토레스를 출시하며 기존 티볼리·코란도·렉스턴 중심의 제품 구성에 새로운 주력 차종을 추가했다. 토레스는 2023년 국내에서 3만4951대가 판매되며 내수 판매를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국내외 합산 2만1541대가 판매되며 수출에서도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2023년에는 토레스 EVX를 출시하며 전기 SUV 시장에도 진입했다. 토레스 EVX는 2024년 국내에서 6000대 이상 판매됐고 해외에서도 7519대가 수출되며 KGM의 전동화 라인업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이후 신차 라인업 확대도 이어졌다. KGM은 액티언을 출시한 데 이어 무쏘 브랜드를 확대하고 토레스·액티언 하이브리드와 무쏘 EV를 선보였다. SUV와 픽업이라는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 내연기관 중심이던 제품군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로 확대했다. 제품 다변화와 함께 기술 확보에도 변화를 줬다. KGM은 BYD와 배터리 및 하이브리드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 개발에 외부 기술을 결합해 전동화 핵심 부품과 시스템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신차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도 진행 중이다.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관련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 EREV까지 더해 파워트레인을 다변화하고 시장별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체리자동차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KGM은 체리의 T2X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대형 SUV 'SE10'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PHEV와 2.0ℓ 가솔린 모델로 출시할 예정이며 SDV와 전기·전자 아키텍처, EREV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체리자동차는 KGM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도 나서며 양사의 협력은 신차 공동개발에서 자본·기술 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 수출·KD로 글로벌 영토 넓힌 KGM…수익성·투자 부담은 과제 곽 회장 체제 이후 KGM의 판매 구조는 수출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2022년 전체 판매 11만3960대 가운데 수출은 4만5294대로 39.7%였지만, 지난해에는 7만286대로 늘어나며 전체 판매의 63.6%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는 6만8666대에서 4만249대로 줄었다. 연도별로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2023년 수출은 5만3083대로 전년보다 17.2% 늘었고, 2024년에는 6만2378대로 17.5%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7만대를 넘어섰다. 내수 판매는 2023년 6만3345대, 2024년 4만7046대, 지난해 4만249대로 감소했다. 수출 비중은 2022년 39.7%에서 2023년 45.6%, 2024년 57.0%, 2025년 63.6%로 상승했다. 2024년 수출 물량이 처음 내수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해외 판매가 전체의 60%를 넘어섰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22년 3조4233억원에서 2023년 3조7364억원으로 9.1% 증가했다. 2024년에는 3조9051억원으로 4.5% 늘었고 지난해 4조3036억원으로 10.2% 증가했다. 판매량이 감소한 2024년에도 매출은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성장률이 다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영업이익은 2022년 1120억원 적자에서 2023년 12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2024년에는 14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362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3%에서 0.3%로 개선된 뒤 2024년 0.04%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0.8%로 회복했다. 해외 사업은 완성차 수출에서 현지 생산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SNAM과 K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산 개시 후 7년간 렉스턴 스포츠&칸과 렉스턴 등 총 16만90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현지 생산능력은 연간 최대 3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는 킴롱모터스와 다낭 인근에 KGM 전용 KD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렉스턴과 무쏘 등 주요 모델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럽과 중남미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상용차 사업에서는 2023년 에디슨모터스를 인수해 KGM커머셜로 편입했으며 전기버스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SUV와 픽업 중심의 승용·레저용 차량에 이어 상용차 사업에서도 제품군과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 KGM은 2030년 연간 판매 20만대, 매출 10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5% 이상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베트남·사우디아라비아·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KD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연구개발과 신차 개발에 투입하는 비용이 늘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2023년 1814억원에서 2024년 1900억원, 지난해 244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28.5% 증가했고 매출 대비 비중도 5.7%로 높아졌다. 부채 규모도 확대됐다. 부채총계는 2023년 1조5534억원에서 2024년 1조6839억원, 지난해 1조884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126.9%로 전년보다 8.4%포인트 높아졌다.
2026-09-08 17: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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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먹던 추석상, 이제는 간편 '한 끼'로…편의점 4사 '혼명족' 공략
[경제일보] 추석 명절 음식 소비가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한 상 차림에서 1~2인 가구 중심의 간편식으로 재편되고 있다. 편의점 4사는 전·잡채·나물·불고기 등 전통적인 명절 메뉴를 정찬 도시락, 단품요리, 김밥·주먹밥, 소포장 송편 등으로 재구성하며 1~2인 가구와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준비하기보다 먹고 싶은 메뉴만 골라 적은 양으로 구매하려는 소비가 늘면서 명절 음식의 종류는 유지하되 분량과 취식 방식은 개인 단위에 맞춘 '1인 추석상'이 편의점의 새로운 명절 상품군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최근 3년간 명절 연휴 기간 명절 도시락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3년 18.5%, 2024년 20.8%, 지난해 12.2%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명절 연휴 도시락 매출을 입지별로 분석한 결과 대학가와 원룸촌, 오피스텔 등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지역 비중이 60.5%에 달했다. 혼자 명절을 보내거나 직접 음식을 준비하지 않고 간편하게 명절 분위기를 즐기려는 소비가 편의점 매출로 이어진 셈이다. CU는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올해 추석 간편식을 정찬 도시락부터 단품요리, 디저트까지 나눠 구성했다. 오는 15일 출시하는 '풍성한가위 정찬 도시락'에는 간장불고기·잡채·오미산적·김치전·해물부추전·시금치·고사리·도라지 등 나물 3종을 담았다. 잡채와 전만 따로 즐기려는 고객을 위한 '풍성한가위 잡채 모둠전'도 함께 선보인다. 이달 9일에는 흰송편 4알과 쑥송편 4알을 담은 '참깨송편'을 출시해 명절 디저트까지 8알 소포장 형태로 구성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명절에도 필요한 음식만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데 맞춰 정찬·단품요리뿐 아니라 추석 디저트까지 상품 구성을 확대했다"고 했다. GS25는 명절 대표 음식을 도시락과 전·잡채 간편식에 이어 김밥과 주먹밥까지 다양한 편의점 간편식 형태로 구성해 고객 선택지를 넓혔다. 지난 1일 출시한 '이달의 도시락 한가위편'은 9칸 용기에 흑미밥, 전주비빔밥, 유채나물밥 등 밥 3종을 비롯해 잡채와 떡갈비, 양념닭갈비, 닭강정, 오미산적·옥수수전·계란말이 등을 담았다. 후식으로 송편 2개도 함께 구성해 한 팩 안에서 명절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15일에는 전과 잡채를 반반씩 담은 '추석 잡채&전'과 불고기·나물 등 6가지 재료로 비빔밥 맛을 구현한 '추석 불고기고추장비빔 김밥'을 출시한다. 22일에는 곤드레나물밥에 맥적구이를 올린 '추석 맥적구이 주먹밥'도 선보인다. 도시락 한 팩에 명절 음식을 모으는 방식뿐 아니라 김밥과 주먹밥처럼 평소 편의점에서 익숙하게 구매하는 형태로 추석 메뉴를 바꿔 혼자서도 필요한 양만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GS25 관계자는 "혼자 추석을 보내는 고객이 늘면서 명절 음식도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먹거리를 통해 명절 분위기를 느끼며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식사부터 후식까지 한 도시락에 넣은 '올인원' 구성으로 혼명족을 겨냥한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판매한 '추석명절큰.Zip' 도시락은 출시 직후인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이마트24 도시락 카테고리 매출 2위에 올랐다. 이마트24는 올해도 편의점에서 명절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오는 16일 '한가위보름달만찬'을 출시한다. 도시락에는 흑미밥과 한돈돼지불고기, 꼬치전·닭가슴살두부전·김치전 등 전 3종, 잡채, 고사리·콩나물·시금치 등 삼색나물을 담았다. 여기에 별도 포장한 미니 찹쌀약과까지 더해 총 10가지 메뉴로 식사와 후식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9월 말까지 모바일 앱으로 사전예약한 뒤 제휴수단으로 결제하면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해 물가 부담도 낮췄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한 끼 식사뿐 아니라 후식까지 하나의 도시락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혼자 추석을 보내는 고객이 간편하게 명절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대표 음식을 알차게 담았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고객 의견을 반영해 도시락 중심이던 명절 간편식 구성을 김밥과 무스비까지 확대했다. 실제 지난해 추석 기간 명절 콘셉트 상품 매출은 전년 추석 대비 삼각김밥 23%, 도시락 15% 각각 증가했다. 상품 기획에 앞서 진행한 고객 의견 수렴에서는 기존 도시락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명절 간편식을 원하는 수요와 새로운 반찬 추가, 연휴 전후 충분한 판매 기간을 원하는 요구가 확인됐다. 이를 반영해 '복가득담은떡갈비김밥'과 '복가득담은고기산적무스비'를 먼저 선보였으며 오는 15일에는 소불고기와 김치전·동그랑땡 등 모둠전, 오리훈제구이, 무청된장나물·고사리볶음·무나물볶음 등 총 11가지 반찬을 담은 '복가득담은한상도시락'을 출시한다. 김밥과 무스비에는 세븐일레븐 명절 간편식 최초로 '라이스 프로젝트(Rice Project)' 기술을 적용했다. 냉장밥의 노화를 늦추고 수분을 유지해 전자레인지에 데우지 않아도 촉촉한 밥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명절 연휴 동안 가까운 편의점에서 명절 음식을 즐기려는 고객 수요가 매년 늘고 있어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상품 구성을 다각화했다"고 밝혔다.
2026-09-08 10: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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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하던 로봇이 순찰·물류까지…뉴빌리티, '공간지능'으로 피지컬 AI 키운다
[경제일보]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의 무대가 연구실에서 실제 도시와 산업 현장으로 옮겨가면서 로봇이 다양한 환경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얼마나 새로운 현장에 재활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빌리티는 배달·순찰 등 상용 서비스에서 축적한 공간지능을 새로운 현장에 적용하는 한편 이를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확장하며 피지컬 AI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뉴빌리티는 덕수궁과 서울숲 순찰, 충남대학교병원의 건물 간 물류, 일본 도쿄 시부야의 배달 등 서로 다른 환경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문화유산과 공원, 병원, 해외 도심 등 각기 다른 공간에 기존 현장에서 검증한 자율주행과 공간 인지 기술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뉴빌리티의 서비스 확대는 '공간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공간 RFM은 로봇이 공간 구조뿐 아니라 사람·차량·시설물의 움직임, 출입·운영 조건, 수행 임무 등을 하나의 맥락으로 해석해 이동과 서비스 수행 방식을 결정하는 공간지능 모델이다. 현장마다 별도의 개발과 검증을 반복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공간으로 서비스 확장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뉴빌리티는 공간지능의 기반으로 실제 상용 서비스에서 축적한 데이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자율주행 로봇 '뉴비'를 운영해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외 150여개 현장에서 14만6721km 이상을 주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4만4638회의 로봇 서비스를 수행했으며 연간 약 1억4500만건의 시각·공간 인지 데이터를 생성했다. 실제 현장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도시 환경이 계속 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행자와 차량의 움직임부터 날씨, 시간대, 임시 시설물까지 주행 조건이 달라지는 만큼 통제된 환경에서 개발한 기술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꼽힌다. 여러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새로운 공간에 적용할 수 있다면 로봇 서비스 구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뉴빌리티의 구상이다. 새롭게 적용하는 현장도 각각 다른 과제를 갖고 있다. 덕수궁에서는 주·야간 순찰과 화재·쓰러짐 등 이상 상황 감지를 지원하고, 서울숲에서는 높은 보행 밀도와 날씨·시간대 변화에 대응하는 순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충남대학교병원에서는 본관과 약 400m 떨어진 의료재활센터 사이의 실내외 양방향 물류 이송에 로봇을 투입한다. 해외에서는 일본 도쿄 시부야구 사사즈카 지역에서 현지 배달 플랫폼 데마에칸과 자율주행 로봇 배달을 실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축적한 보행자 대응과 경로 판단, 배달 운영 경험을 일본의 교통체계와 서비스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확장은 단순히 로봇의 활용처를 늘리는 것을 넘어 배달·순찰·물류 등 다양한 현장에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다시 공간지능 모델에 반영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피지컬 AI 시장에서도 하드웨어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현장 운영 경험을 결합하는 역량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빌리티는 현재 개발 중인 공간지능을 하이브리드 휴머노이드 '빌리'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빌리는 실내외 이동뿐 아니라 제조·운송·조작 등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작업까지 하나의 임무로 연속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고 있다. 뉴빌리티는 이번달 말 '빌리: 더 퍼스트룩' 행사를 통해 빌리의 실물과 주요 기술, 산업 현장 적용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강기혁 뉴빌리티 대표는 "도시는 기술의 마지막 시험장이 아니라 로봇 지능이 시작되는 곳"이라며 "뉴빌리티는 예측하기 어려운 도시에서 운영 경험을 축적하고, 기존 현장에서 해결한 문제를 다음 현장의 지능으로 전환해왔다"며 "곧 공개될 빌리를 통해 실내외 이동과 현장 작업을 하나의 임무로 연결하고, 공간 RFM의 적용 범위를 더 넓은 산업 현장으로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2026-09-01 17: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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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유일 현존 향교 문루 '청양 청아루' 보물 지정 예고
[경제일보] 교육과 유교 의례, 출입과 보관 기능을 한 건물에 담은 충남 청양 정산향교의 ‘청아루’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충남지역 향교 가운데 외삼문을 갖춘 중층 누각 형태의 문루가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사례로, 조선 중기 향교 건축의 특징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라는 평가다. 14일 국가유산청은 ‘청양 정산향교 청아루’를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청아루의 정확한 건립 연대를 알려주는 기록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1630년 정산향교를 다른 곳으로 옮겨 짓기 위해 청원한 기록과 향교에서 수습된 기와 명문 등을 근거로 17세기 초 현재 위치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과학적 조사도 이를 뒷받침했다. 2023년 주요 목재 부재의 연륜연대를 분석한 결과 대들보 3본과 기둥 2본 등 모두 5개 부재가 1640년에 벌채된 목재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아루는 향교의 출입구 역할을 하는 ‘문루’다. 아래층에는 대문 기능을 두고 위층에는 마루 공간을 마련한 중층 건축물이다. 높이 지은 누각 형태를 통해 향교의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는 동시에 강학과 유교 의례, 유생들의 휴식 등 여러 기능을 수행했다. ‘청아루’라는 이름은 중국 유교경전인 ‘시경’의 ‘청청자아(菁菁者莪)’에서 유래했다. ‘인재를 양성하는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교육기관인 향교의 성격을 이름 자체에 담고 있다. 규모도 지역의 일반적인 향교 누각보다 크다.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1칸의 일자형 중층 누각이다. 충남지역 향교 누각이 대체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인 것과 비교하면 정면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지붕을 받치는 상부 가구 구성은 단순하고 간결하게 짜였다. 아래층 중앙 3칸은 향교 출입문으로 활용됐다. 가운데 칸에는 양쪽으로 열리는 양여닫이문을, 그 좌우에는 한쪽으로 열리는 외여닫이문을 설치해 외삼문의 기능을 갖췄다. 양쪽 끝 칸의 쓰임도 각각 달랐다. 한쪽에는 보관 기능을 담당하는 창고를, 다른 공간에는 위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계단 등을 배치했다. 위층은 강의와 학습뿐 아니라 유생들이 휴식을 취하고 주변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유식(遊息)’ 공간으로 이용됐다. 하나의 건물이 정문이자 창고, 계단실, 교육·의례·휴식 공간까지 담당한 셈이다. 국가유산청은 이 같은 구성에서 조선시대 향교 문루가 수행했던 복합적인 기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외삼문과 중층 누각을 결합한 향교 문루는 영남지역에서는 일부 사례가 확인돼 왔다. 그러나 충남지역 향교 가운데 이러한 형식이 현재까지 남아 있는 사례는 청아루가 유일하다. 건축 세부에서도 조선 중기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청아루 창호에는 가운데 문설주를 둔 두 짝 창인 ‘영쌍창’이 사용됐다. 영쌍창은 조선 중기 이전 건축물에서 확인되는 전통적인 창호 형식이다. 판자로 만든 문인 판문과 대들보 등 주요 부재에서는 목재를 정교하게 다듬은 치목 기법도 확인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요소들이 조선 중기 건축기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보존 상태 역시 문화유산적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건립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재 부재가 상당 부분 남아 있고 건물 형태도 창건 당시 모습을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어 역사성과 진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아루는 단순한 향교의 출입문을 넘어 지역의 교육과 교화를 담당했던 정산향교의 상징적 공간이기도 하다. 유생들이 공부하고 의례를 치르며 휴식했던 장소가 하나의 건축물 안에 중첩돼 있다는 점에서 당시 지방 교육기관의 운영 방식과 공간 구성을 이해하는 자료로도 의미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보물 지정 예고 이후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청양 정산향교 청아루’의 보물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조사·발굴하고 체계적으로 보호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2026-08-14 10: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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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생명과학R&D, 비임상 역량 앞세워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경제일보] HLB생명과학R&D가 올해 상반기에만 다섯 차례 국책과제에 선정되며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산업용 헴프(대마)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여해 미량 칸나비노이드 기반 신약개발에 나선다. 6일 HLB생명과학R&D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국무조정실이 지정한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사업의 공동 참여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기존 칸나비디올(CBD) 중심에서 나아가 칸나비게롤(CBG), 칸나비크로멘(CBC), 칸나비놀(CBN) 등 미량 칸나비노이드까지 연구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에는 HLB생명과학R&D를 비롯해 네오켄바이오, 에이팩, 엔비더팜, 토포랩, 아이엔지알 등이 참여한다. 총 296억원이 투입되며 4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등과 협력해 헴프 재배부터 원료 생산, 비임상 연구,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연구개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량 칸나비노이드는 대마에 극미량 존재하는 성분으로 대부분 비향정신성 물질이다. 항염, 신경보호, 면역조절 등 다양한 생리활성이 보고되면서 의료용 헴프 기반 신약개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HLB생명과학R&D는 이번 과제에서 후보물질 발굴과 비임상 연구 전반을 담당한다. 적응증 탐색을 비롯해 세포 및 동물 효능평가, 약동·약력학 분석, 안전성 평가 등을 수행해 임상 진입이 가능한 신약 후보물질 확보를 목표로 한다. 회사는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외 특허를 추진하고 향후 기술이전과 사업화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근 HLB생명과학R&D는 잇따른 국책과제 참여를 통해 비임상 연구 및 후보물질 발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HLB그룹 내에서는 신약개발 초기 연구를 담당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며 파이프라인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HLB그룹은 현재 100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간암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여부를 비롯해 각막염 치료제, 담관암 치료제 등 주요 임상 및 허가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LB생명과학R&D 관계자는 “이번 특구 사업 참여는 국내 미량 칸나비노이드 기반 신약개발 생태계 구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비임상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과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해 글로벌 협력과 기술이전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7-06 09: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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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대학 졸업장은 아직도 밥벌이를 보장하는가
[경제일보] 대학 졸업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보증하던 시대가 있었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가 첫 직장을 정했고 첫 직장이 평생 소득의 궤도를 만들었다. 부모는 아이를 학원으로 보냈고 학생은 시험 한 번에 청춘을 걸었다. 한국 사회는 그것을 경쟁이라 불렀고 국가는 그것을 교육이라 불렀다. 그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명문대의 힘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좋은 대학의 이름은 여전히 통한다. 기업도 아직 학벌을 본다. 사람도 학벌을 본다. 한국 사회에서 간판의 힘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그러나 국민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그 졸업장이 앞으로도 밥벌이를 보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답은 이미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은 대학 졸업장의 권위를 정면에서 흔들고 있다. 보고서 초안, 코드 작성, 회의록 정리, 시장 조사, 번역, 디자인 시안, 법률 문서의 1차 검토까지 AI가 처리한다. 예전 같으면 신입사원이 회사에 들어가 몇 년 동안 배우며 하던 일이다. 그 일이 사라지고 있다. 사다리의 첫 칸이 없어지는 것이다. 청년에게는 잔인한 변화다. 과거에는 회사에 들어가 낮은 단계의 일을 하며 조직을 배웠다. 문서를 고치고 보고를 다시 쓰고 선배에게 깨지면서 업무 감각을 익혔다. 실수할 시간이 있었다. 지금 기업은 신입에게도 처음부터 AI를 다루고 결과물을 검증하고 판단까지 하라고 요구한다. 배울 시간은 줄었고 요구 수준은 높아졌다. 대학은 이 변화를 알고 있는가. 한국 교육은 오랫동안 선발에 몰두했다. 아이를 잘 가르치는 제도보다 아이를 잘 줄 세우는 제도를 더 정교하게 만들었다. 누가 더 빨리 정답을 고르는지, 누가 더 실수 없이 문제를 푸는지,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를 시험했다. 그렇게 뽑힌 학생에게 사회는 우수하다는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AI 시대에 정답을 빨리 찾는 능력은 더 이상 인간만의 경쟁력이 아니다. 기계가 더 빨리 찾고 더 많이 요약하고 더 그럴듯하게 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이다. 판단이다. 맥락을 읽는 능력이다. 기계가 내놓은 답을 의심하고 잘못된 결론을 바로잡고 현실의 사람과 조직 안에서 문제를 풀어내는 힘이다. 대학 졸업장이 아니라 평생 역량이 경쟁력이라는 말은 구호가 아니다. 이미 노동시장에서 벌어지는 냉정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우리 교육은 여전히 입시의 관성에 갇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입시를 향해 달린다. 중학교는 고등학교를 준비하고 고등학교는 대학을 준비한다. 대학은 취업을 준비한다. 정작 사회에 나가 평생 배워야 할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은 허약하다. 아이들은 왜 배우는지 모른 채 문제를 풀고 대학생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른 채 졸업장을 받는다. 이것이 교육인가. 정부는 AI 교육을 말한다. 디지털교과서도 말하고 AI 교실도 말하고 미래 인재도 말한다. 그러나 교실에 태블릿을 넣는다고 교육이 바뀌지 않는다. 칠판이 전자칠판으로 바뀌었다고 좋은 수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배운 것을 현실 문제에 적용하고 실패한 뒤 다시 고치는 경험이다. AI 시대 교육개혁의 핵심은 기계를 더 많이 쓰게 하는 데 있지 않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인간이 더 잘하게 만드는 데 있다. 대학도 자기 역할을 다시 물어야 한다. 대학은 그 자리에 무엇을 하러 있는가. 4년 동안 학점을 모아 졸업장을 나눠주는 기관인가. 입시에서 이긴 학생에게 사회적 신분증을 발급하는 기관인가. 아니면 산업과 사회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배우고 전환할 수 있는 지식의 플랫폼인가. 앞으로 대학은 청년기에 한 번 통과하는 관문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직장인이 돌아와 AI와 데이터, 반도체와 바이오, 경영과 디자인을 다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중장년이 일자리를 바꾸기 위해 대학 문을 두드릴 수 있어야 한다. 지역 대학은 지역 산업과 연결돼야 하고 전문대학은 현장 기술의 중심이 돼야 한다. 대학이 변하지 않으면 학령인구 감소가 대학을 먼저 흔들고 AI가 그 존재 이유를 다시 흔들 것이다. 기업도 책임에서 빠질 수 없다. 기업은 늘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재는 완제품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과거 기업은 신입을 뽑아 가르쳤다. 지금은 즉시 투입 가능한 사람만 찾는다. AI가 초급 업무를 대신하자 신입 채용은 줄고 다시 경력직만 찾는다. 그러면 청년은 어디서 경험을 쌓는가. 사다리의 첫 칸을 기업이 걷어차 놓고 대학에만 인재 양성을 요구할 수는 없다. 정부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교육부는 교육을 말하고 고용노동부는 직업훈련을 말하고 산업부는 인재 수급을 말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모두 하나의 문제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기업에서 어떻게 성장하며, 중장년이 어떻게 다시 일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부처별 사업을 늘어놓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평생학습은 복지 사업의 한 항목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돼야 한다. AI 시대에 인문교육이 덜 중요해졌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AI가 답을 만들수록 인간은 질문해야 한다. AI가 계산할수록 인간은 판단해야 한다. AI가 효율을 높일수록 인간은 방향을 정해야 한다. 기술이 강해질수록 기준 없는 사회는 더 위험해진다. 읽기와 쓰기, 역사와 철학, 윤리와 시민교육은 낡은 과목이 아니다. AI 시대를 버티게 하는 기본 체력이다. 한국 사회는 학벌의 효용을 너무 오래 믿었다.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직장에 가고 좋은 직장에 가면 삶이 안정된다는 공식은 한때 현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공식이 빠르게 낡고 있다. 대학 간판은 출발선을 앞당겨줄 수 있다. 그러나 결승선까지 데려다주지는 못한다. 한 번 얻은 학위보다 계속 갱신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 문제는 이 변화가 모두에게 공정하게 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돈 있는 집 아이는 더 좋은 AI 도구와 더 좋은 교육 기회를 먼저 얻는다. 대기업 직원은 사내 교육과 재훈련 기회를 갖지만 중소기업 노동자와 자영업자, 경력 단절자에게는 그런 기회가 드물다. 평생학습을 개인의 노력으로만 떠넘기면 교육 격차는 더 벌어진다. AI 시대의 교육개혁은 학벌 경쟁을 줄이는 일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격차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AI는 사람을 밀어내는 기술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의 능력을 키우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될지는 교육에 달려 있다. 준비된 사람에게 AI는 날개가 된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벽이 된다. 그 벽 앞에서 다시 학벌만 붙잡는 사회가 된다면 한국 교육은 또 한 번 실패할 것이다. 이제 물어야 한다. 대학은 학생에게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기업은 청년에게 성장할 시간을 주고 있는가. 정부는 국민이 평생 다시 배울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졸업장 한 장이 인생을 보장한다고 믿고 있는가. AI 시대의 진짜 학력은 대학 이름이 아니다. 낯선 기술 앞에서 다시 배우는 힘이다. 기계가 만든 답을 검증하는 힘이다. 남이 낸 문제를 푸는 능력이 아니라 세상에 없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이다. 한국 교육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대학 졸업장을 숭배하는 교육에서 평생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가야 한다. 졸업장은 한 번 받는다. 그러나 역량은 평생 갱신해야 한다. AI 시대에 더 위험한 사람은 AI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더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더 위험한 사회는 대학 간판을 가진 소수에게만 기회를 몰아주는 사회다. 대학 졸업장이 밥벌이를 보장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교육개혁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2026-06-16 0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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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긴장 재점화…미·이란 휴전 한 달 만에 '흔들'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 사이의 휴전 국면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군사 충돌과 걸프 지역 공격 재개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한 달 가까이 유지되던 긴장 완화 흐름은 미국이 상선 통항 지원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을 시작하면서 다시 대치 국면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5일 외신과 연합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머물러 있던 유조선과 화물선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작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란 측이 선박 이동을 막으려 하면서 양국 군사력이 직접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래들리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전화 브리핑에서 미군이 이란의 소형 선박 6척을 격침했고, 순항미사일과 무인기도 요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작전이 공식적인 상선 호위 임무는 아니라고 설명했고, 미군은 해협 주변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며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미국 측 발표를 즉각 반박했다. 이란 정부 고위 인사는 국영 방송을 통해 "이란 군용 보트가 격침됐다는 미국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새로운 통제 구역을 공표했다. 새 구역은 이란 남부 해안과 UAE 푸자이라, 케슘섬과 움 알콰인 해안선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외국 군함, 특히 미군 전력이 해당 수역에 접근할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걸프 지역을 향한 공격도 다시 시작됐다. UAE 당국은 이란에서 날아온 미사일과 드론으로 푸자이라 석유화학단지에 화재가 발생했고, 일부 미사일은 방공망으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들어간 뒤 UAE의 미사일 경보 체계가 가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밤에는 UAE 국영 석유회사 ADNOC가 운용하는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루 동안 한국과 UAE 관련 선박을 포함해 모두 네 척이 공격 대상이 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 선사 운용 선박에서도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0분쯤 UAE 인근 호르무즈 해협 내측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해 24명이 타고 있었고,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고 시점이 미군의 해협 통항 지원 작전 개시 이후라는 점에서 이란의 보복성 공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프로젝트 프리덤과 관련해 한국 화물선을 포함한 관련 없는 국가들을 공격했다"며 "이제 한국도 이곳으로 와 이 임무(mission)에 동참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는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와 군사적 기여를 압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9개 항목의 종전안을 제시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14개 항목의 수정안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 전후 배상 요구 등을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히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 소속 네이선 거트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제시한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것을 검토했지만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란은 협상을 원하고 있지만, 내가 동의할 수 없는 조건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역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답변을 받아 여전히 검토 중"이라면서도, "미국 측의 요구가 과도하고 비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실질적 폐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란은 우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종전 합의가 이뤄진 뒤 핵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전쟁 배상 문제까지 협상 조건으로 내걸면서 양측의 접점은 더 좁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로 꼽힌다.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길어질 경우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 각국의 안보 정책에도 직접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 선박이 피해 가능성의 중심에 놓이면서 정부의 대응 수위와 미국의 작전 참여 요구를 둘러싼 외교적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2026-05-05 14: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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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독립운동가에 '파리장서운동' 이명균·장석영·유진태
국가보훈부가 '파리장서운동'에 참여했던 이명균(1968년 독립장)·장석영(1980년 독립장)·유진태(1993년 애국장) 선생을 올해 4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31일 보훈부에 따르면 파리장서운동은 1919년 3·1운동 후 프랑스 파리에서 강화회의가 열리자, 독립청원서를 전달해 한일강제병합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호소한 외교적 독립운동이다. 세 명의 선생은 파리강화회의에 제출할 장문의 독립청원서, 즉 '파리장서'를 작성하고 전국 유림 대표 137명의 서명을 받아 국제사회에 발송했다. 이 운동은 단순한 청원에 그치지 않고, 국제 여론을 활용하기 위한 외교독립운동의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준비 과정에서 문서 작성, 서명자 모집, 전달 경로 확보 등 조직적 활동이 이뤄졌으며 관련 인물들은 일제 탄압으로 체포되고 투옥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이명균 선생은 광흥학교 설립 후원과 조선총독 암살 시도 등 적극적인 항일운동을 했고 장서운동 이후에도 조선독립후원의용단에서 활동하며 자기 재산을 처분해 독립자금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체포돼 고문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장석영 선생은 파리장서 초안을 작성한 핵심 인물로, 이후 체포돼 옥고를 치렀고 출옥 후에도 항일운동에 지속해 참여했다. 유진태 선생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추진되던 장서운동을 연결해 통합을 이루는 역할을 했고, 해외 독립운동가와도 연계해 문서 전달을 지원했다. 이후 계몽운동을 펼치고 신간회에도 참여했다. 보훈부는 이달의 6·25전쟁 영웅에 김현일 공군 대위(참전 당시 중위)와 제임스 파워 칸 영국 육군 중령을 선정했다. 평안남도 평양에서 출생한 김현일 대위는 1949년 육군항공사관학교 제1기로 입교해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7월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1953년 4월 강릉 제10전투비행전대 강릉전진기지에 배속돼 전투 임무에 투입됐다. 그는 첫 전투 출격 이후 동부전선 후방 차단 작전과 고성 351고지 근접 항공지원 작전에 참여해 중동부 전선 일대에서 유엔 공군과 함께 적군을 격파, 지상군 작전을 아군에 유리하게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 대위는 1953년 6월 13일 F-51D 전투기 편대 일원으로 출격했다가 전투기가 적 대공포에 피격되면서 전사했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계급 특진하고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제임스 파워 칸 중령은 1950년 11월 영국 제29여단 소속 글로스터 연대 제1대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1951년 4월 중공군이 대규모 춘계 공세를 시작했을 때 설마리에서 중공군 제63군의 공격에 맞서 치열한 방어전을 전개했다. 글로스터 대대는 수적 열세에도 사흘에 걸쳐 중공군의 파상 공세를 저지해 유엔군 주력부대의 철수를 엄호함으로써 전선 재정비 시간을 확보하고 유엔군이 서울 북방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도록 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영국 정부는 칸 중령의 공로를 인정해 1953년 10월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수여했다. 한편 보훈부는 독립유공자 훈격 재조정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오는 4월 말께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4월 공청회에서 기준을 마련하고 공론화를 거쳐서 최소한 이의가 없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용 원광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1962년부터 본격적인 서훈이 이뤄졌을 당시 서훈 대상자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로 제한했고, 이마저도 독립운동에 관한 적극적인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원전 자료가 있어야 했다"면서 "당시 독립운동사에 대한 자료가 충분히 발굴되지 않아 참고할 자료가 충분치 않았고, 관련 연구도 미흡했기 때문에 개개인에 대한 평가에 대해 이론이 제기될 여지가 일부 있다"고 지적했다.
2026-03-31 1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