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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AI와 협력하는 인재 돼야"…KFAS 신진학자상 첫 발
[경제일보] SK그룹이 차세대 글로벌 인재 육성과 학문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 해외 유학 장학생 지원을 넘어 신진 연구자 육성 프로그램까지 확대하며 인재 성장 사다리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KFAS) 이사장은 전날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KFAS 신진학자상' 시상식 및 해외유학장학생 행사에 참석해 장학생과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KFAS 신진학자상 수상자 3명과 해외유학장학생 33명을 비롯해 김유석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 재단 관계자 등 약 120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인공지능(AI)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인재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를 맞아 인재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며 "각자의 연구 분야와 전문 영역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협력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서로 연결되고 협력할 때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재단 역시 인재들이 교류하고 협력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오늘의 성취가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가 제공한 기회 덕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자신을 성장시켜준 사회에 역량으로 기여하는 인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에 처음 신설된 KFAS 신진학자상은 박사학위 취득 후 독립 연구자로 성장하는 초기 단계 연구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는 사회혁신 분야를 중심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과학 연구자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 수상자는 김진환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 양재석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 최석영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등 3명이다. 각 수상자에게는 연구지원금 등 총 4000만원이 지원된다. 재단은 연구비 지원뿐 아니라 세미나와 동료 연구 교류(Peer Study), 국내외 석학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신진 연구자들의 학술 네트워크 구축도 지원할 계획이다. 연구 성과가 정책 혁신과 사회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유석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는 "KFAS 신진학자상은 이미 완성된 성과가 아니라 연구자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투자하는 상"이라며 "젊은 연구자들이 세계적 수준의 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지난 1974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는 '십년수목 백년수인(十年樹木 百年樹人)'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단은 지난 52년 동안 해외유학장학제도와 대학특별장학제도 등을 통해 약 5300명의 장학생을 지원했으며 세계 주요 대학 박사 약 1000명을 배출했다.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면서도 별도 의무 조항을 두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해 온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국가 경쟁력이 결국 인재 확보와 육성 역량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주요 기업들도 단순 채용을 넘어 장학사업과 연구 지원,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해 미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최 회장 취임 이후 한국고등교육재단은 박사급 인재 육성을 넘어 학부생 대상 융합형 인재 프로그램인 '인재림'과 '문우림' 등을 운영하며 지원 범위를 확대해 왔다. 이번 신진학자상 신설 역시 인재 발굴부터 연구자 육성까지 이어지는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SK 관계자는 "KFAS 신진학자상은 해외유학장학제도와 함께 인재 성장 전 주기를 지원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라며 "기존 해외유학장학제도가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하는 인재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면 신진학자상은 박사학위 취득 이후 독립 연구자로 성장하는 초기 단계 연구자를 지원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사회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첫 수상자를 선정했지만 향후 자연과학과 공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차세대 연구자들이 보다 폭넓게 성장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재 구체적인 후속 지원 프로그램을 검토 중인 단계"라면서 "정기 포럼이나 학술 교류 프로그램, 연구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연구자들이 학문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했다.
2026-06-23 17:34:23
잿더미 선경직물에서 글로벌 AI 심장부로 비상한 SK 70년 혁신과 파격의 역사
[경제일보] SK그룹이 한국 산업사에 아로새긴 궤적은 한 편의 장엄한 서사시다. 6.25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3년 수원 평동의 허름한 직물공장에서 출발해 오늘날 세계 인공지능 반도체 생태계를 호령하는 최첨단 기술 제국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기적적인 도약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창업 1세대인 최종건 최종현 선대 회장이 다진 투혼과 지성의 철학 위에 최태원 현 회장의 과감한 혁신과 포트폴리오 대전환 전략이 치열하게 맞물린 결과다. 거대한 전환기마다 국가 산업의 뼈대를 새로 세우며 질주해 온 SK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입체적으로 해부한다. 그룹의 뿌리는 최종건 창업회장이 불탄 직물공장 터에서 주워 모은 고철로 조립한 열다섯 대의 직기에서 시작됐다. 그는 폐허 속에서도 절대 굴하지 않는 패기를 앞세워 선경직물을 국내 굴지의 섬유 기업으로 일궈냈다. 땀방울이 밴 기계 소리는 곧 전후 한국의 경제 재건을 알리는 맥박과도 같았다. 투박하지만 강인했던 1세대의 창업가 정신은 동생인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바통이 넘어가며 거대한 철학적 기틀로 발전했다. 미국 유학파 출신인 최종현 회장은 단순한 외형 확장을 탈피해 국가 기간산업의 전체 지형을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탁월한 혜안을 지녔다. 최종현 회장이 1973년 선언한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수직계열화 비전은 당시로서는 누구도 쉽게 상상하지 못한 원대한 청사진이었다. 그는 1980년 유공을 전격 인수하며 직물 기업 선경을 단숨에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거대 정유 화학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며 자원 빈국인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력한 에너지 자립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고 이를 특유의 돌파력으로 현실화했다. 자본도 기술도 부족했던 시절 뚝심 하나로 이뤄낸 수직계열화 완성은 한국 화학 산업의 획기적인 도약을 이끈 역사적 분수령이었다. 그의 통찰력은 석유화학에만 머물지 않았다. 다가올 정보통신 시대의 도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정보통신 산업이라는 또 다른 거대한 성장 엔진을 장착했다. 오늘날 SK텔레콤의 모태가 된 이 인수는 에너지와 통신이라는 그룹의 양대 현금창출원을 완성한 신의 한 수였다. 기업 성장보다 더욱 빛나는 유산은 바로 경영의 철학화다. 최종현 회장은 1979년 독자적인 경영 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제정하고 1989년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을 의미하는 수펙스(SUPEX) 개념을 도입했다. 기업 경영을 단순한 이윤 창출 도구가 아닌 정교한 시스템과 인간의 잠재력 극대화 과정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굳건한 신념 아래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해 수많은 국가 핵심 인재를 길러낸 일화는 인재보국을 향한 그의 진정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선대의 확고한 철학과 튼튼한 토대를 물려받은 최태원 회장은 안주를 거부하고 그룹의 체질을 송두리째 바꾸는 딥체인지를 강도 높게 추진했다. 그는 2012년 주위의 극렬한 반대를 물리치고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하이닉스를 전격 인수하는 세기의 결단을 내렸다. 이 한 번의 승부수는 내수 중심의 에너지 통신 기업이던 SK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수출 주도형 첨단 기술 기업으로 완전히 재정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현재 SK가 마주한 경영 환경과 실적은 명암이 뚜렷하게 교차하는 복합적인 국면이다. 그룹의 경쟁력을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으로 정밀하게 분석해 보면 최 회장이 직면한 거대한 과제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강점은 의심의 여지 없이 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점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견고한 동맹을 구축했다. 매년 수십 조 원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창출하며 그룹 전체의 실적을 멱살 잡고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심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초고단 적층 제품의 조기 양산과 맞춤형 차세대 HBM 개발 능력은 기술적 초격차를 확실히 증명한다. 여기에 오랜 기간 국가 인프라를 담당하며 축적한 통신과 에너지 부문의 든든한 수익 창출력은 그룹이 흔들림 없이 전진할 수 있는 탄탄한 방파제로 기능한다. 반면 치명적인 약점도 상존한다. 전체 실적이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에 지나치게 종속되어 있다는 점이다. 파운드리나 시스템 반도체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반도체 업황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흔들릴 위험을 안고 있다. 배터리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선제적으로 투입하면서 발생한 막대한 재무적 부담도 상당하다. 특히 전기차 캐즘 현상에 맞물린 배터리 자회사의 더딘 수익성 개선 문제는 최태원 회장이 시급히 풀어야 할 가장 무거운 숙제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방대해진 계열사들을 효율적으로 통폐합하는 구조적 리밸런싱 작업 역시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기회 요인은 인공지능 시대의 폭발적인 산업 구조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강제하고 있으며 이는 곧 초고성능 메모리와 저전력 고효율 에너지 솔루션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로 직결된다. SK가 보유한 반도체와 친환경 에너지 그리고 통신 네트워크 기술을 유기적으로 융합하면 인공지능 인프라 전반을 포괄하는 독보적인 솔루션 기업으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다. 반면 지정학적 갈등은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거대한 외풍이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전쟁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파편화되고 있으며 첨단 기술 수출 통제와 천문학적인 관세 장벽 등 예측 불가능한 대외 변수가 그룹의 목줄을 겨누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강력한 경쟁자들의 맹렬한 HBM 시장 추격도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위협 요소다. 극심한 혼돈의 글로벌 경쟁과 다가올 완벽한 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SK는 단순한 반도체 제조사를 탈피해 포괄적인 글로벌 인공지능 인프라 리더로 진화한다는 거대한 목표를 세웠다. 최태원 회장의 핵심 전략은 명확하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절대적 우위를 굳건히 수성하면서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들의 기술적 역량을 한데 묶어 강력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전력 소비가 극심한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SK하이닉스의 저전력 메모리와 그룹의 액침냉각 기술 그리고 통신 역량을 총결합한 친환경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글로벌 시장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치열한 기술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파편화된 역량이 아니라 거대한 생태계를 아우르는 융합적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뼈저린 각성의 결과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전 세계 이해관계자의 두터운 신뢰를 확보하는 일 역시 핵심 생존 전략이다. 잿더미 속에서 싹을 틔운 선경의 끈질긴 패기와 인류 최고 수준을 향해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수펙스 정신이 살아 숨 쉬는 한 대한민국의 산업 지도를 바꾸는 SK의 거대한 여정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폭풍우 치는 글로벌 시장의 한복판에서 닥쳐온 위기를 늘 새로운 도약의 지렛대로 삼아온 특유의 뚝심이 다시 한번 찬란한 진가를 발휘할 시점이다.
2026-04-17 16: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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