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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판 뒤집은 농심…라면 한 우물로 세계 넓힌 61년
[경제일보] '맛의 차별화'로 후발주자의 한계를 넘어 국내 라면시장의 판도를 바꾼 회사가 있다. '매운맛'의 대명사 신라면을 만들어낸 농심이다. 1965년 당시 국내 라면시장의 약 80%를 선두업체가 차지하고 있었지만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은 '롯데라면'을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농심은 국물 맛과 면의 형태를 달리하고 짜장·우동·매운맛 등 새로운 선택지를 잇달아 선보이며 라면시장을 세분화했다. 제품 차별화를 앞세운 전략은 1985년 시장 진출 20년 만의 업계 1위로 이어졌고, 이듬해 신라면을 출시하며 선두 자리를 굳혔다. 스프 기술에 답 있었다…연속 히트상품으로 뒤집은 시장 농심은 라면 경쟁력의 핵심을 맛에서 찾고 이를 제품 개발 역량으로 연결했다. 창업과 함께 자체 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1982년에는 경기 안성에 스프전문공장을 세우며 국물 맛과 스프 기술을 체계적으로 고도화했다. 연구개발 역량은 곧 신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농심은 1982년 너구리와 육개장사발면을 시작으로 1983년 안성탕면, 1984년 짜파게티를 잇달아 선보였다. 우동·장국·짜장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메뉴를 라면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라면시장의 선택지도 한층 세분화됐다. 신제품의 잇단 흥행은 시장 판도 변화로 이어졌다. 농심은 1985년 3월 시장점유율 40.4%를 기록하며 창업 20년 만에 처음으로 업계 선두에 올라섰다. 이듬해에는 한국인이 선호하는 얼큰한 국물 맛을 앞세운 신라면을 출시해 상승세를 이어갔고 매운맛을 하나의 독립적인 라면 카테고리로 키우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신라면 20조 브랜드로…소비자 취향 따라 맛의 경계 확장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신라면은 농심의 제품 개발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 브랜드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매출 20조원, 누적 판매량 약 425억개를 기록하며 장수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지난해에는 전체 브랜드 매출 1조5400억원 가운데 약 66%를 해외에서 올리며 글로벌 성장축으로도 입지를 넓혔다. 농심은 장수 브랜드의 기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변화한 소비 취향에 맞춰 신라면 제품군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신라면 블랙과 건면으로 국물과 면의 특성을 세분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툼바·골드·로제 등을 선보이며 볶음면과 크림소스, 닭고기 육수까지 맛의 범위를 다양화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국내와 해외 시장의 경계가 점차 옅어지고 있다. 신라면 툼바는 소비자들이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등을 더해 먹던 조리법을 정식 제품으로 구현해 해외시장까지 확장한 사례다. 반면 올해 출시한 신라면 골드는 해외 전용 제품인 '신라면 치킨'을 통해 확인한 닭고기 육수 수요를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게 재해석한 제품으로 국내외 시장 반응이 서로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흥행한 제품을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국내외 소비자의 취향과 반응을 신제품 개발에 함께 반영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심의 글로벌 전략도 한국에서 만든 맛을 해외에 알리는 단계에서 각국의 식문화와 소비 특성을 제품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라면 한 우물, 세계로 넓힌다…해외사업 비중 61% 목표 해외시장 확대에 맞춰 생산과 판매 구조도 국내 중심에서 점차 글로벌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에 현지 생산거점을 운영하는 한편 유럽과 러시아 등으로 판매망을 넓히며 해외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농심 제품은 세계 10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40%까지 높아졌다. 해외 수요가 늘면서 국내 수출 생산능력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5월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수출전용공장을 착공했으며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약 5억개의 라면을 추가 생산할 수 있어 기존 부산·구미공장을 포함한 전체 수출용 생산능력은 연 12억개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농심은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 연결 매출 7조3000억원과 영업이익률 10%, 해외사업 비중 61%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사업 확대 효과는 올해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89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고 영업이익은 1267억원으로 31.7% 증가했다. 수출과 해외법인의 매출이 늘고 수익성도 개선되면서 글로벌 사업이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끄는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농심은 61년간 새로운 맛을 앞세워 라면시장의 경계를 넓혀왔다. 국내에서는 너구리·짜파게티·신라면으로 각기 다른 맛의 영역을 만들며 후발주자에서 시장 1위로 올라섰고 이제 성장 무대는 해외로 옮겨가고 있다. 향후 과제는 신라면에 집중된 글로벌 성장세를 짜파게티·너구리 등 다른 장수 브랜드로 확산하고 국가별 입맛과 식문화에 맞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국내에서 '맛의 차별화'로 시장을 넓혀온 성장 공식을 세계시장에서도 이어가는 것이 농심의 다음 성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의 핵심 경쟁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투자에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가별 식문화를 반영한 현지 맞춤형 제품을 확대하고, 신라면에 이은 글로벌 파워 브랜드를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10월 0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10-01 09:11:47
씨어스, 美 진출 현실화…FDA 허가로 불확실성 걷어냈다
[경제일보] 웨어러블 의료기기 전문기업 씨어스가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 '모비케어(MobiCARE)'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 품목 허가를 획득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현실화된 것은 물론 그동안 시장에서 제기돼 온 해외 사업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씨어스는 지난달 모비케어의 FDA 510(k) 허가를 획득했다. 회사가 지난 5월 말 FDA에 최종 서류를 제출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허가를 받아 비교적 신속하게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FDA 510(k)는 기존 허가 제품과의 실질적 동등성을 입증하는 미국 의료기기 인허가 제도로 미국 시장 판매를 위한 핵심 절차 가운데 하나다. 허가 세부 내용은 FDA 홈페이지에 수일에서 수주 뒤 공개되는 만큼 제품의 구체적인 승인 범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허가의 의미를 단순한 인허가 획득 이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씨어스는 국내 웨어러블 심전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음에도 주요 글로벌 경쟁사들이 이미 확보한 FDA 허가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특히 해외 사업 확대 가능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미국 인허가 부재는 기업가치 할인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그동안 씨어스의 해외 전략은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돼 왔지만 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최근에도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긴장 고조 등 외부 변수는 해외 사업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FDA 허가를 확보한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허가를 통해 미국 시장 진입 가치가 기업가치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동시에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높은 신뢰도를 갖는 FDA 인증을 확보함으로써 해외 사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확실성도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씨어스의 미국 시장 진출 시점을 2027년 2~3분기 정도로 예상했지만 이번 허가로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사는 이미 미국 현지 유통사 확보 작업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으며 FDA 심사 과정에서 요구된 보완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임상 데이터를 추가 확보한 점도 향후 사업 전개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임상 데이터다. 글로벌 웨어러블 심전도 시장에서는 상당수 제품이 기존 홀터(24시간 심전도 검사기) 대비 진단 효율 개선에 초점을 맞춘 임상시험 결과를 제시해 왔다. 반면 씨어스는 모비케어와 병원용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통해 각각 GE헬스케어의 'SEER Light', 필립스의 'IntelliVue MX40' 등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는 표준 의료장비와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전향적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표준 장비와 직접 비교한 임상 결과는 향후 의료기관 도입 과정에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FDA 허가가 향후 정책적 지원 가능성과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증권사는 씨어스를 국민성장펀드 투자 후보 기업으로 제시하며 미국과 중동 시장 진출을 동시에 추진하는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왔다. FDA 허가 확보는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구체적 성과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투자 명분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민성장펀드 투자 여부는 향후 심사 절차와 정책 판단에 따라 결정될 사안인 만큼 현재 시점에서 확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추가적인 재평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씨어스의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약 22배 수준으로 최근 1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글로벌 동종업체 평균과 과거 회사의 고평가 국면과 비교하면 여전히 할인된 수준이라는 평가가 일부 증권가에서 제기된다. 반면 실제 기업가치 재평가는 미국 시장 매출 발생과 해외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김 연구원은 "향후 주목할 일정으로는 2분기 실적 발표와 중동 지역 초도 물량 출고가 꼽힌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성장세가 확인될 경우 실적 기반의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동 시장 공급이 본격화되고 미국 시장 진출 일정이 구체화될 경우 해외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미국 시장 진출은 FDA 허가 이후에도 유통망 구축, 보험수가 확보, 의료기관 채택 등 여러 상업화 과정이 남아 있다. 실제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경쟁사들과의 시장 경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FDA 허가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상업화 성과와 해외 매출 증가 여부가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7-01 09:49:24
"식품안전도 문화 경쟁력"…CJ제일제당, 글로벌 기준 첫 인정
[경제일보] 국내 식품기업이 ‘식품안전’을 단순 관리 영역을 넘어 기업 경쟁력으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국제 식품안전 표준 기관으로부터 ‘리더십’을 공식 인정받으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식품안전 표준 운영기관 BRCGS와 국제공인 인증기관 로이드인증원로부터 ‘글로벌 식품안전 리더십’ 역량을 인정받았다. BRCGS는 유럽과 북미 주요 유통사들이 납품 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식품안전 표준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인증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이번 성과는 BRCGS가 국내 기업의 식품안전 문화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히 생산 공정의 안전성을 평가받는 수준을 넘어 조직 전반에 식품안전 가치가 얼마나 내재화돼 있는지를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조직 문화 혁신’을 꼽는다. 회사는 지난해 8월 BRCGS의 식품안전 조직문화 진단 플랫폼 ‘푸드 세이프티 컬처 엑설런스(FSCE)’를 도입해 전사 차원의 진단과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FSCE는 구성원의 인식과 행동,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식품안전 수준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바탕으로 CJ제일제당은 식품안전에 직접 관여하는 조직별 ‘문화 전파자’를 선발해 현장 중심의 변화를 유도했다. 단순 지침 전달이 아닌 구성원 스스로 식품안전 가치를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접근이 조직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열린 성과 공유 행사에는 BRCGS와 로이드인증원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과를 직접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식품기업이 글로벌 기준에서 ‘문화 수준’까지 인정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CJ제일제당의 이번 성과는 단순 인증 획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는 품질 관리 수준을 넘어 ESG와 조직문화까지 평가 요소로 포함되는 추세다. 특히 유럽과 북미 유통사들은 공급망 전반의 식품안전 체계를 엄격히 검증하고 있어 이러한 인증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 실제 CJ제일제당은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서 가공식품과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매출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인증은 해외 사업 확대 과정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식품안전 문화는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 없이는 유지되기 어렵다. 글로벌 기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만큼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식품안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식품안전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4-30 11: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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