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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재봉쇄' 압박…美·이란 협상 시작 전부터 흔들린다
[경제일보]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후속 협상이 시작 전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은 실제 봉쇄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해협 통항이 계속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이란이 세계 에너지 병목 해역을 협상 카드로 다시 꺼내 들면서 스위스 협상장의 긴장도는 높아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와 군 지휘부는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작전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이번 조치를 미국과 이스라엘의 약속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첫 단계로 규정했다. 미국은 즉각 봉쇄 주장을 일축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선박 통항이 유지되고 있다며 55척의 상선이 해협을 통과했고 170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현장 감시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밴스 부통령도 “해협은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의 법적·군사적 통제권보다 시장의 체감 위험이다. 이란이 봉쇄를 선언하지 않아도 선사와 보험사, 에너지 기업이 위험을 크게 보면 통항은 줄어들 수 있다. 이미 최근 중동 긴장 속에서 선박 운항은 정상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란의 재봉쇄 선언이 실제 물리적 차단보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박 카드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안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17일 서명한 종전 양해각서 이행과 직결돼 있다. 양측은 60일간 이란 핵 프로그램과 제재 완화,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 등을 협상하기로 했지만 레바논 전선이 다시 흔들리면서 협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을 압박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 협상에 나서는 미국 측도 레바논 변수를 최우선 의제로 다룰 수밖에 없다.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에서 핵 문제와 함께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와 이란 대표단, 중재국 관계자들도 스위스에서 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대 변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레바논 군사작전 의지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자국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레바논 남부에서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작전이 이란과의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안보 우려를 이유로 물러서지 않을 경우 협상은 다시 교착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압박에 ‘통행료 카드’로 맞섰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60일 협상 기간 동안 통행료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는 예외라고 밝혔다. 합의가 불발되면 미국이 중동 국가들의 해상로를 보호해 온 비용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이란이 60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비용을 매길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데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제해협의 통행료 부과는 법적·외교적 논란이 큰 사안이다. 실제 제도화 가능성보다는 협상 국면에서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 미국 정치권의 비판도 트럼프 행정부에는 부담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MOU가 이란에 지나친 양보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은 제재 완화와 원유 수출 여지를 얻었고 미국은 핵 프로그램과 레바논 전선 관리에서 아직 구체적 성과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군사적으로 약화됐다고 주장하며 합의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번 호르무즈 재봉쇄 논란은 미국·이란 협상의 본질을 드러낸다. 합의문은 만들어졌지만 핵과 제재, 이스라엘 안보, 헤즈볼라, 에너지 해상로라는 난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해협이 실제로 막혔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이란이 언제든 해상로를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 협상의 첫 과제는 핵합의 문구가 아니라 호르무즈와 레바논의 불씨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느냐다.
2026-06-21 13:24:08
美·이란 MOU 이행 착수…호르무즈는 열렸지만 핵협상은 '60일 시계' 돌입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이행에 들어가면서 중동 정세가 일단 확전 국면에서 협상 국면으로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가 첫 조치로 제시됐지만 이란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완화,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중단 여부는 여전히 협상장 밖의 불안 요인으로 남았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MOU에 따른 60일 협상 기간이 공식적으로 오늘 시작됐다고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을 기점으로 계산하면 협상 시한은 8월 중순까지다. 양측은 이 기간 동안 이란 핵 프로그램, 제재 완화,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통항 질서 등을 놓고 최종 합의를 시도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MOU는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라는 이름으로 작성됐다. 문서에는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종료한다는 선언과 함께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봉쇄를 30일 이내 완전히 끝내고 이란은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업 선박의 안전한 무료 통항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은 중재자이자 증인으로 참여했다. 첫 시장 반응은 에너지 흐름 정상화에 맞춰졌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석유 물량이 1250만 배럴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후 막혔던 해상 물류가 일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병목 해역이다. 이 해협의 통항 안정 여부는 국제유가와 해상보험료, 아시아 에너지 수입 비용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이번 MOU가 최종 합의가 아니라는 점이다.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19일 스위스에서 만나 공식 서명식과 후속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국 정상의 원격 서명이 이미 이뤄지면서 서명식 개최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외신들은 공식 행사는 취소됐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술급 협의는 별도로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핵심 쟁점은 이란 핵 프로그램이다. 이번 문서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일반적 약속과 향후 협상 틀이 담겼지만 우라늄 농축 제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복원 등 세부 조항은 최종 합의로 미뤄진 상태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가 다자 협상과 세부 검증 체계를 포함한 완결형 문서였던 것과 달리 이번 MOU는 전쟁을 멈추고 60일 협상장을 여는 정치적 틀에 가깝다. 제재 완화도 논란의 중심이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약속을 이행하고 행동을 바꿀 때만 경제적 보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자금이 이란에 직접 투입되는 일은 없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산 석유 제재 완화는 그 자체로 이란의 수출 여지를 넓힐 수 있다. 그동안 제재와 해상봉쇄로 제한됐던 이란 원유가 정상 가격에 가까운 조건으로 시장에 나올 경우 이란 경제에는 단기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미국 내부의 반발도 작지 않다. 공화당 내 일부 강경파는 이번 MOU가 이란 핵·미사일 능력을 실질적으로 억제하지 못한 채 제재 완화와 자금 접근 가능성만 열어줬다고 비판하고 있다. 의회가 이란 핵 관련 합의와 제재 완화를 검토할 수 있는 법적 절차를 요구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백악관으로서는 협상 진전뿐 아니라 국내 정치적 방어도 병행해야 하는 셈이다. 이스라엘 변수는 더 직접적이다. 밴스 부통령은 이번 MOU를 비판하는 이스라엘 정치권을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거의 유일한 세계 지도자라는 취지로 강하게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헤즈볼라 공격을 명분으로 군사작전을 이어갈 경우,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국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한편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내려놓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이란 측은 60일 협상 기간 동안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더라도 통항 허가와 관리 권한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향후 해협 통항료나 관리 체계가 협상 쟁점으로 떠오를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산유국과도 이해가 충돌할 수 있다.
2026-06-19 07:55:35
트럼프, 미·이란 종전 MOU 제동…휴전 연장안 재협상 국면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 협상이 막판 변수에 부딪혔다. 양국 당국자들이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종 승인을 보류하면서 협상은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31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마련한 종전 MOU 초안을 승인하지 않고 일부 조건을 강화한 수정안을 이란 측에 다시 전달했다. 당초 양국은 휴전 연장과 비핵화 협상 등을 담은 MOU 초안에 의견 접근을 이룬 상태였다. 양국 지도부의 최종 승인 절차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걸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당국자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합의안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수정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협상 과정에서 논란이 된 대목은 이란 동결자산 문제다.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자금 동결 해제 조치가 포함된 잠정 합의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미국이 제재 완화 등 대가를 지나치게 제공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8년 직접 합의 탈퇴를 결정하기도 했다. 협상 속도에 대한 불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 측 제안에 답변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다는 점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정안이 협상 결렬보다는 압박 수단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온다. 보다 강한 조건을 제시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조속히 결단을 내리도록 유도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열어 MOU 승인 여부를 논의했지만 별도 발표 없이 회의를 종료했다. 이후 미국 측은 수정 내용을 반영한 문서를 이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 합의안에는 양국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장된 휴전 기간 동안 이란 비핵화와 관련한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미국이 비핵화 협상 진전에 맞춰 대이란 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동결자산 해제 문제를 논의한다는 내용 역시 초안에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수정 요구에 나서면서 최종 합의 시점은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026-05-31 15:50:58
트럼프, 이란 휴전 22일 종료 압박…파키스탄서 종전 협상 돌입
[경제일보] 도널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임시 휴전 시한을 미국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으로 못 박으며 추가 연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제이디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중재국 파키스탄으로 이동해 막판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합의가 무산될 경우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휴전 종료 시점을 수요일 저녁으로 명확히 했다. 지난 7일 합의된 휴전 기간은 당초 21일까지였지만 미국 측이 기준 시점을 조정하면서 사실상 하루가 연장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밴스 부통령이 협상을 위해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며 협상은 21일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는 협상 타결 전까지 유지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원하고 있지만 최종 합의 이전에는 봉쇄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군사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없다면 교전이 재개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필요할 경우 직접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에 대한 역사적 불신이 깊다”며 “이란은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장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일부 선박에 경고 사격을 가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란 측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역시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을 거부할 경우 주요 기반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이슬라마바드 협상에는 스티브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재러드 쿠슈너 등 핵심 인사들이 참여한다.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협상이 중동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은 핵 프로그램 제한, 제재 완화,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 보장 등을 두고 협상을 벌일 전망이다. 에너지 시장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군사 충돌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한 설정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보고 있다. 강경 발언과 달리 실제로는 확전 방지와 외교적 성과를 동시에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다. 22일 저녁 시한을 앞두고 협상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국이 극적인 타협에 도달할지 여부에 따라 중동 정세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6-04-21 07:51:03
美-이란 '평화 담론 전쟁'… 휴전 연장인가, 파국인가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의 2차 평화 협상을 앞두고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라는 핵심 쟁점을 두고 치열한 담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란이 미국의 레바논 휴전 성과에 화답하며 ‘제한적 해협 개방’을 선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완전한 굴복’으로 포장하며 ‘하루 이틀 내 합의’를 공언했다. 양측의 발언 수위는 극과 극을 달리지만 그 이면에는 2주 휴전 만료를 앞두고 협상 주도권을 쥐려는 치밀한 기싸움이 숨어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레바논 휴전에 따라 상업용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완전히 개방한다”고 밝힌 것은 분명한 유화 제스처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을 압박해 레바논 전선의 긴장을 완화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그러나 이 ‘완전한 개방’의 실체는 다르다. 이란은 자국이 지정한 대체 항로를 이용하는 ‘비적대국 상선’에 한해서만 그것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사전 조율을 거쳐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란이 다시는 해협을 봉쇄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며 ‘완전한 승리’로 해석했다. 이란이 내민 ‘제한적 당근’을 ‘무조건적 항복’으로 확대 해석하며 자국 내 보수층과 금융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정치적 수사다. 실제로 이란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가 지속될 경우 해협 개방을 즉각 철회할 수 있다는 ‘역공 카드’를 쥐고 있다. 핵심 쟁점인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도 물밑에서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이 이란의 동결 자산 200억 달러를 해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1차 협상 당시 미국의 제안(60억 달러)과 이란의 요구(270억 달러) 사이에서 현실적인 절충점을 찾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란은 우라늄 일부를 제3국으로 반출하고 나머지는 국제사회 감시하에 희석하는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도를 즉각 부인하며 “이란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무기한 중단하고 동결 자금은 전혀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란 역시 “농축 우라늄은 땅만큼 신성한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알자지라는 이를 두고 “양국이 추가 협상을 앞두고 내부 여론을 의식한 담론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의 팽팽한 줄다리기에도 불구하고 2차 협상에서는 결국 ‘휴전 연장’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양국은 이미 3쪽 분량의 양해각서(MOU) 초안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는 △모든 핵시설의 지상 설치 △기존 핵시설 가동 중단 유지 △이란의 10년간 자발적 농축 유예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세부 사항 논의를 위해 ‘60일의 추가 기간’을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양측 모두 전면전을 피하고 외교적 해결을 원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하루 이틀 내 합의’를 외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이란 측 관계자는 “며칠 내 ‘예비 합의’에 도달하기를 기대한다”며 휴전 연장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결국 트럼프와 이란의 거친 설전은 ‘명분’을 잃지 않으려는 국내 정치용 발언에 가깝다. 양국 모두 장기전이 가져올 경제적·정치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 2차 협상에서 MOU 서명이 이루어지고 60일간의 휴전 연장이 공식화된다면 중동 전쟁은 일단 최악의 파국은 피하게 된다. 그러나 우라늄 처리와 제재 완화의 세부 조건을 둘러싼 진짜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문제와 역내 대리세력(저항의 축) 단절 문제가 포함될 경우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결국 미국과 이란은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면서도 물밑에서는 필사적으로 출구를 찾고 있다. 19일로 예정된 2차 협상은 양국이 ‘명분 있는 후퇴’를 통해 평화의 길로 나아갈지 아니면 다시 한번 파국의 문턱을 넘게 될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2026-04-18 13: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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