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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전방위 AX 시동…정의선도 '바이브코딩' 익혔다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전사적인 인공지능(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구축한 협업 환경과 데이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생성형 AI 활용을 임직원 전반으로 확대하고 연구개발과 생산, 정비, 고객 서비스 등 현장 업무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AI 활용 역량을 직접 익히는 등 조직 전반의 AX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2019년부터 추진해 온 DX와 AI 전환(AX) 성과 및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부터 디지털 기반의 업무 환경을 구축해왔다. 2018년 정의선 회장이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밝힌 이후 글로벌 협업 방식과 데이터 중심 경영 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업무 진행 상황과 의사결정을 관리하는 지라, 두레이, 문서 공동 작성과 지식 공유를 지원하는 컨플루언스를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같은 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Microsoft 365(M365)’도 업무 환경에 적용했다. M365를 통해 메일과 일정, 문서 작성, 화상회의 등을 하나의 협업 체계로 연결하고 글로벌 사업장과 조직이 동일한 환경에서 협업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 핵심기술 관련 보안 규제로 외부 협업 도구 활용에 제약이 있었던 자율주행·수소 등 연구개발 조직도 정부 관계 부처의 가이드라인 제정을 거쳐 같은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 분야에서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운영해 연구개발·생산·품질·판매 등 각 영역에 분산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연결했다. 개발 과정에서 생성된 정보가 생산과 품질 관리에 활용되고 판매 현장의 데이터가 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활용 체계를 마련했다. 이렇게 구축한 DX 인프라는 생성형 AI를 업무 전반에 적용하는 AX의 기반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챗 프로’다. H 챗 프로는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임직원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양한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현대차그룹 전용 AI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H 챗 프로를 특정 조직이나 일부 인력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 임직원까지 확대했다. 문서 작성과 정보 탐색, 데이터 분석, 코드 개발 등 다양한 업무에서 생성형 AI 활용이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개발자가 아닌 임직원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업무에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AI는 분명 중요한 기술이지만 결국 기업이 활용해야 하는 도구”라며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AI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업무와 사업에 적용해 조직 경쟁력으로 내재화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AI 활용은 연구개발 현장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과거 충돌 시험 결과와 시험 이미지, 해석 자료 등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던 연구 정보를 통합 검색하고 유사 사례를 빠르게 찾아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기반 연구개발 시스템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에 걸리는 시간을 약 90% 줄였다고 설명했다. 엔지니어들은 확보한 시간을 분석 결과 해석과 설계 개선, 시험 전략 수립 등에 활용하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는 AI를 활용해 생산 과정의 품질 관리와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기반으로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차량과 시스템상 등록된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대조·검증하는 비전 AI 솔루션이다. 현재 국내 현대차·기아 전 공장을 비롯해 미국·유럽·인도·아시아태평양 등 글로벌 생산 거점 약 70개소에 적용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국내외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연간 52.4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에는 강화학습 기반 AI가 적용됐다. 생산 라인에서 부품을 공급하는 대차의 순서가 설비 오류 등으로 꼬일 경우 AI가 다양한 경우의 수를 분석해 최적의 이동 경로를 자동으로 도출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였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AI 적용이 확대됐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LLM 기반 ‘정비 지원 AI 서비스’를 통해 정비사가 차량 오류 코드나 증상을 입력하면 관련 정비 매뉴얼과 과거 정비 기록 등을 AI가 분석해 진단 결과를 제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정비 대응 시간이 약 42% 단축됐다. 현대차그룹은 AX를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조직의 업무 방식과 문화까지 바꾸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DX를 통해 마련한 데이터와 협업 기반 위에 AI를 접목해 임직원이 직접 AI를 활용하고 업무를 개선하는 구조를 확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도 AI 활용 역량을 높이는 데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임직원 대상 AX 교육 과정에서 ‘바이브코딩’을 직접 익히는 등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방식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은숙 사장은 “AX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 실행 역량은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서비스 현장 등 물리적 영역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했다.
2026-08-12 16: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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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시흥서 주차로봇 실증…공동주택 주차난 해법 찾는다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주차로봇 기술 실증에 나선다. 차량 증가와 주차 수요 집중으로 심화하는 지하주차장 공간 부족과 혼잡 문제를 로봇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지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현대위아·현대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에서 공동주택 주차로봇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스마트도시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스마트실증사업으로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국비 지원을 통해 진행된다. 컨소시엄은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주차면 부족과 차량 혼잡, 보행자 안전 문제를 로봇 기반 스마트 주차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검증한다.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 지하 1층 주차장 내 53면 규모의 별도 구역에서 현대위아 주차로봇 2세트를 활용한다. 현대위아 주차로봇은 두께 110mm의 얇고 넓은 형태의 로봇 한 쌍이 차량 하부로 진입해 바퀴를 들어 올린 뒤 차량을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라이다(LiDAR) 센서를 활용해 차량 바퀴의 크기와 위치를 인식하며, 최고 초속 1.2m의 속도로 최대 3.4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자동 주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일반적인 주차 공간보다 이동에 제약이 있는 좁은 공간에서도 차량을 옮길 수 있어 동일한 면적에서 더 많은 주차면을 확보할 수 있다. 운전자는 지정된 입출차 구역에서 차량에서 내린 뒤 키오스크나 공동주택 월패드를 통해 주차를 요청하면 된다. 이후 주차로봇이 차량 하부로 이동해 타이어를 감지하고 차량을 들어 올린 뒤 빈 주차면까지 자동으로 운반한다. 현대차그룹은 주차로봇을 활용하면 운전자가 빈 주차 공간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동일 면적에서 기존보다 최소 20%, 최대 50%까지 주차 수용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과 보행자의 이동 동선을 분리해 주차장 내 안전사고 위험을 낮추고 차량의 불필요한 이동을 줄여 탄소 배출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실증사업에서는 실제 운영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1대당 입·출차 소요시간과 이용자의 실제 대기시간, 주차 성공률, 로봇 가동률, 월간 수행 건수, 주차면 효율 개선율 등을 측정할 예정이다.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차로봇 관련 법·제도 개선 방안도 구체화한다. 가상환경 모델을 구축해 주거시설을 비롯해 상업·업무시설, 교통거점, 공공·문화시설 등 다양한 건물 유형의 주차 공간 레이아웃을 적용하고 최적 운영 조건을 도출할 계획이다. 건물 용도와 주차 공간 유형별로 평균 대기시간과 처리량, 로봇 가동률 등을 분석해 적정 주차면 수와 로봇 대수를 산정하고 운영기준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교통 흐름과 공간 활용성, 이용자 경험 및 안전성, 경제적 효과 등 스마트도시 관점의 효과도 검증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공동주택 주차로봇 실증사업은 스마트도시 시대의 새로운 주차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실제 생활 환경에서 주차로봇의 운영 안정성, 효율성, 사용자 편의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향후 국내외 다양한 도시 공간으로 확산 가능한 표준 모델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2026-08-10 10: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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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삼국지… 현대차 '몸·공장' vs 삼성 '두뇌·부품' vs LG '생활공간'
[경제일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는 로봇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올려놨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화면 안에서 답을 내놓는 기술이라면, 피지컬AI는 센서와 소프트웨어로 현실을 인식하고 로봇의 몸을 움직여 일을 수행한다. 승부는 시연 영상의 화려함보다 공장과 가정, 상업시설에서 얼마나 안전하고 싸게 반복 작업을 수행하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세 그룹의 출발점은 다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본체와 자동차 양산 현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센서, AI 소프트웨어, 가전 생태계를 한데 묶을 수 있다. LG전자는 가정·상업·산업용 로봇을 스마트홈과 공조, 서비스망에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각각 ‘몸과 공장’, ‘두뇌와 부품’, ‘생활공간’을 선점한 셈이다. 공장부터 잡은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가장 먼저 실제 작업장을 로봇의 학습장으로 삼았다. 그룹은 지난 16일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 약 10%를 인수하는 절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그룹 주주사들이 내부 의사결정과 승인 절차를 검토하는 단계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지분 인수가 완료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장기 투자와 사업전략, 향후 기업공개 가능성까지 더욱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며 로봇사업에 본격 진입했다. 핵심 자산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 아틀라스를 부품 배열 작업에 투입하고, 2030년에는 부품 조립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고,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와 공급망 역량을 지원한다. 자동차를 수백만 대씩 생산해온 공정 설계와 품질관리 경험을 로봇 양산으로 옮길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강점이다. 자동차 공장은 작업 동선과 공정이 비교적 표준화돼 있어 휴머노이드의 성능과 안전성, 경제성을 검증하기에도 유리하다. 그룹 내부에서 먼저 사용해 데이터를 쌓은 뒤 외부 제조업체로 판매처를 넓히는 전략도 가능하다. 하지만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와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남아 있다. 로봇이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높은 도입비와 유지비를 상쇄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생산현장에서는 자동화가 고용을 줄일 수 있다는 노조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AI와 로봇의 생산라인 도입이 고용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가 넘어야 할 벽은 기술보다 원가와 노사 신뢰일 수 있다. 생태계로 승부 거는 삼성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대표이사 직속 ‘RX(Robotics eXperience)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서울R&D캠퍼스를 거점으로 로봇 전략과 핵심기술 개발, 사업화를 한 조직에 모으고 미국·중국·일본에도 연구 거점을 두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운영 방향을 포함한 로봇 전략을 맡았던 이동건 삼성전자 부사장이 로보틱스전략팀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제조현장용 휴머노이드에서 출발해 가정과 유통 공간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삼성의 강점은 로봇을 구성하는 생태계다. 삼성전자는 2024년 말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로 늘려 최대주주가 됐고, 회사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설립한 회사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AI 반도체와 카메라·센서, 배터리, 디스플레이, 통신기술,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회사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제조사업장을 디지털 트윈과 AI 에이전트, 작업용·물류용·조립용 로봇이 결합된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공장은 로봇을 시험하고 학습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대규모 실증장이 된다. 반도체부터 완제품과 플랫폼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도 경쟁사들이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약점은 조합의 복잡성이다. 부품과 기술이 많다고 완성도 높은 휴머노이드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삼성전자 내부 연구조직의 역할을 정리하고, 제조용 로봇 이후 어느 시장에서 돈을 벌 것인지 선명한 제품 전략을 내놔야 한다. 삼성의 승부처는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팔 수 있는 로봇’이다. 일상화 노리는 LG LG전자는 지난 1일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출범시켰다. 사업개발과 영업, 공급망, 생산 운영을 한 조직에 넣고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 전담 조직도 두기로 했다. 자회사 로보스타의 산업용 로봇, 베어로보틱스의 상업용 서비스 로봇, 자체 가정용 로봇을 세 축으로 삼는다. 로봇의 핵심 구동부품인 액추에이터도 60년 넘게 축적한 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LG의 무기는 로봇이 일할 공간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는 가전과 씽큐 플랫폼, 상업시설에서는 서빙·배송 로봇, 산업현장에서는 스마트팩토리와 공조 솔루션을 연결할 수 있다. 삼성과 현대차가 범용 휴머노이드의 기술력과 제조현장 적용에 무게를 둔다면, LG는 정해진 공간에서 특정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로봇부터 매출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가정용 로봇을 가전 구독과 연결하거나 상업용 로봇을 유지보수 서비스와 묶는 방식도 LG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다. 반대로 세계적인 휴머노이드 브랜드와 대규모 양산 경험에서는 현대차보다 뒤처지고, AI 반도체와 센서의 수직계열화에서는 삼성에 미치지 못한다. 베어로보틱스와 로보스타, 가정용 로봇 조직을 하나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체계로 묶는 일도 과제다. 서비스 로봇이 일회성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유지보수와 구독, 데이터 사업으로 이어져야 수익성이 생긴다. 가정용 로봇 역시 높은 가격을 지불할 만큼 분명한 효용을 제공하지 못하면 일부 고소득층을 위한 틈새제품에 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AI의 최종 승자는 가장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만든 기업이 아닐 수 있다”며 “실제 현장 데이터를 가장 많이 쌓고, 학습과 배치 시간을 줄이며, 고장과 사고의 비용을 낮춘 기업이 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는 공장과 로봇의 몸, 삼성은 반도체와 AI 두뇌, LG는 가정과 상업 공간이라는 서로 다른 출발선에 섰다”며 “이제 경쟁은 로봇의 동작을 보여주는 무대에서 실제 고객의 작업장과 손익계산서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3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30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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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 신화' 현대차 DNA, 피지컬AI 기업으로…'로봇 사관학교' 도약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의 역사는 자동차 만드는 법을 익혀온 과정이었다. 1967년 현대자동차 설립 이후 포니의 독자 개발과 수출,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를 거치며 한국을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으로 끌어올렸다. 정몽구 명예회장 시기에는 품질경영과 부품 수직계열화를 통해 값싼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벗었다. 이와 같은 제조 DNA는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공장 밖으로 뻗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AI 데이터센터, 수소에너지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동차를 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지능형 기계와 이를 훈련하는 산업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로 변신하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잔여 지분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연구실에서 고난도 동작을 보여주던 로봇을 실제 공장에 투입하고, 대량생산과 유지관리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DNA의 본질은 자동차라는 제품보다 복잡한 기계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세계 곳곳에서 동일한 품질로 운영하는 능력에 가깝다. 이 경험이 이제 피지컬 AI로 옮겨가고 있다. 자동차 공장이 ‘로봇 학교’로 현대차그룹이 로봇 경쟁에서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실제 제조현장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걷고 물건을 드는 시연만으로 상품이 되지 않는다. 작업자와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움직이고, 반복 작업을 정해진 시간 안에 수행하며, 고장 없이 장기간 가동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를 구축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훈련하고 있다. 실제 공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부품을 집고 옮기며 작업자의 동작을 학습한 뒤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아틀라스는 2028년부터 조지아 공장에서 부품을 순서에 맞게 분류하는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 더 복잡한 공정으로 역할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뿐 아니라 물류로봇 스트레치와 4족 보행로봇 스팟도 제조와 물류, 시설관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핵심은 데이터의 선순환이다. 로봇은 훈련센터에서 작업을 학습하고 공장에 투입된다. 현장에서 축적한 성공과 실패 데이터는 다시 훈련센터로 보내져 로봇의 판단과 동작을 개선한다. 세계 각지의 현대차·기아 공장이 거대한 로봇 학습장으로 바뀌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을 통해 공정 설계와 부품 조달, 품질관리, 작업자 안전, 설비 유지보수 능력을 축적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로봇의 두뇌와 움직임을 제공한다면 현대차그룹은 로봇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양산·운영 체계를 제공한다. 현대모비스는 아틀라스의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 공급에 참여하고, 현대글로비스는 물류현장을 제공할 수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공장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운영을, 현대제철은 로봇용 소재를 맡을 수 있다. 로봇 한 대가 그룹 계열사의 기술과 공급망을 연결하는 새로운 완성품이 되는 구조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술기업서 제조기업으로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뛰어난 로봇 기술로 유명했지만, 사업화와 수익성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난도 동작을 구현하는 기술과 수만대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잔여 지분까지 확보하는 것은 장기 투자와 사업전략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기술 개발과 공장 적용, 부품 조달, 생산시설 투자, 기업공개 가능성까지 그룹이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북미에 연간 수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아틀라스를 그룹 공장에서 먼저 사용한 뒤 외부 제조·물류기업으로 판매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가 첫 고객이 돼 초기 수요를 보장하고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는 과거 자동차 성장 방식과 닮았다. 현대차는 국내 시장과 계열사 공급망을 기반으로 생산경험을 쌓은 뒤 해외로 진출했다. 로봇 역시 그룹 공장에서 기술과 경제성을 검증하고 세계시장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벽도 높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가격이 비싸고 배터리 가동시간, 작업속도, 안전성 측면에서 인간 노동자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공장마다 작업환경이 달라 범용 로봇을 투입하더라도 추가 학습과 설비 변경이 필요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적자와 연구개발비도 부담이다. 로봇이 실제 생산성을 높이고 인건비와 산업재해를 줄인다는 점을 수치로 증명하지 못하면 대규모 투자는 그룹 재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완전 자회사화 과정에서 기업가치와 인수비용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다. 공장 밖으로 이어지는 피지컬 AI 생태계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전략은 로봇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팩토리, AI 데이터센터, 수소에너지를 하나의 산업체계로 연결하려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5만개의 최신 GPU를 기반으로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자동차와 로봇, 공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해 자율주행과 로봇 제어, 생산 최적화에 활용한다. 가상공간에서 공장과 로봇을 미리 시험하는 디지털트윈 기술도 적용한다. 새만금에는 약 9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 클러스터, 수소 생산시설, 태양광 발전, AI 수소도시를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로봇의 두뇌를 학습시키고, 제조단지에서 로봇을 생산하며, 재생에너지와 수소로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다. 자동차가 이동수단이라면 로봇은 사람의 노동능력을 확장하는 기계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에서 축적한 센서와 배터리, 모터, 제어, 소프트웨어 기술이 로봇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동 문제는 가장 민감한 변수다. 로봇이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하면 산업재해와 노동강도를 줄일 수 있다. 반면 생산직 일자리를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현대차 노조가 로봇 도입과 고용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기보다 협업하고, 유지보수와 훈련 등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로봇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고용 변화, 전환교육 계획을 투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DNA는 시대가 요구하는 제품을 대량생산 체제로 바꾸는 데 있다”며 “포니를 수출상품으로 만들었고, 품질경영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올라섰으며, 전기차 시대에는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공장을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같은 방식을 로봇에 적용하려 하고 있고, 이는 기술기업이 만든 로봇을 자동차산업의 공급망과 공장, 품질관리 체계에 올려 실제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세계 최초의 로봇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넘어 로봇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가장 잘 사용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지가 다음 승부처”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8 08:4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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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넘어 AI 연산 허브로…네이버·SK AI 패권전 뛰어들다
[경제일보] 한국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인공지능(AI)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모델·서비스를 잇는 초대형 협력에 나섰다. 네이버는 AI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소버린 AI 팩토리 운영자'를, SK그룹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함께 맡는 'AI 인프라 공급자'를 지향한다. 정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총 95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생산 협력과 약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를 비롯해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앤트로픽 등이 참여했다. 한국을 메모리 반도체 수출국에서 AI 연산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글로벌 거점으로 확장하겠다는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의 실행 구상이다. ◆ 네이버, '각 세종' AI 연산 수출기지로 네이버는 엔비디아, 글로벌 대체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100억달러 규모의 AI 팩토리 확대를 추진한다. 세종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적용하고 초기 구축 규모를 55MW에서 200MW로 확대한다. 네이버는 이를 엔비디아 GPU 약 10만개 규모라고 설명했다. 브룩필드가 독점 자본 파트너로 최대 90억달러를 조달하고 엔비디아가 10억달러를 투자하는 구조다. 실제 브룩필드 조달 규모가 계획에 미치지 못하면 네이버가 부족분을 부담한다. 시설에는 블랙웰과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이 적용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하이퍼클로바X와 네이버클라우드, 검색·쇼핑·지도 서비스,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도시 거리뷰와 공간 데이터를 활용한 '서울 월드 모델', 네모트론 기반 오픈모델, AI 에이전트 플랫폼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GPU 임대를 넘어 모델 개발과 학습, 기업용 AI 서비스 운영까지 제공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은 물론 자체 AI 역량 확보를 추진하는 해외 국가와 기업까지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소버린 AI가 국산 기술만으로 구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핵심 GPU와 컴퓨팅 플랫폼은 엔비디아 기술에 의존한다. 네이버가 강조하는 주권은 데이터와 AI 모델의 통제권, 국내 운영 환경을 확보하는 데 있다. 향후 국산 NPU와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수용하고 국내 AI 스타트업과 기업에 컴퓨팅 자원을 개방하느냐가 생태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 SK, HBM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수직계열화 SK그룹은 메모리와 AI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묶는 전략을 내세웠다. 정부는 SK와 글로벌 빅테크의 협력 규모를 7500억달러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SK가 공식 발표한 엔비디아 협력은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LOI로 AI 메모리 공급과 최대 2GW AI 팩토리 구축을 포함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DSX를 기반으로 2027년부터 AI 팩토리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SK하이닉스 HBM4가 탑재된 베라 루빈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소버린 AI와 에이전틱 AI, 피지컬 AI, 기업용 서비스를 위한 컴퓨팅 자원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HBM 공동 최적화를 추진하고 MS 데이터센터에 서버용 AI 메모리를 장기 공급한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과 국내 GW급 데이터센터 협력 MOU를 체결했고 AWS와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SK의 경쟁력은 수직계열화다. SK하이닉스가 HBM을 공급하고 SK텔레콤과 SK하이퍼가 부지와 전력 확보, 데이터센터 개발을 맡으며 SK브로드밴드가 네트워크와 기존 데이터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구조다. 메모리 판매를 넘어 AI 연산 자원을 서비스하는 반복 수익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관건은 전력 인프라다. 정부 계획대로 2029년까지 5GW, 장기적으로 15GW까지 AI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려면 대형 발전소 여러 기에 맞먹는 전력이 상시 필요하다. 송전망과 변전소, 용수·냉각 설비, 인허가가 지연되면 GPU를 확보해도 시설을 제때 가동하기 어렵다. SK하이퍼의 자체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고객의 장기 사용 계약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외부 투자 유치도 병행돼야 한다. 이번 협력은 AI 경쟁의 중심이 모델 성능에서 전력과 메모리, 냉각, 네트워크, 운영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빅테크는 안정적인 HBM 공급과 아시아 컴퓨팅 거점을 확보하고 한국 기업은 GPU와 글로벌 자본,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번 발표에는 확정 투자뿐 아니라 장기 공급계약과 양해각서(MOU), 투자의향서(LOI)도 포함돼 있어 실제 투자 규모와 일정은 계약 이행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번 발표의 성패는 데이터센터 가동률과 고객 확보에 달려 있다. 네이버와 SK가 구축하는 AI 팩토리에 제조·금융·로봇·공공 분야의 수요와 해외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전력망 확충과 국산 AI 반도체 참여, 중소기업의 컴퓨팅 접근성 확보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을 넘어 아시아 AI 컴퓨팅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8 07: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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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실리콘밸리 혁신망 확대…AI·로보틱스 협력 강화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피지컬 AI 시대를 겨냥한 글로벌 기술 협력을 확대한다. 연구개발 거점과 인재 확보, 스타트업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해 그룹의 피지컬 AI 비전과 실행 전략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피지컬 AI는 자동차와 로봇 등 개별 디바이스의 지능화를 시작으로 제조 현장의 AI 팩토리 구축, 나아가 도시 단위의 통합 지능화까지 연결하는 개념이다. 개별 제품의 지능화를 넘어 산업과 도시 전체를 AI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제조와 모빌리티, 로보틱스 분야의 하드웨어 경쟁력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소프트웨어와 인프라를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엔비디아와 웨이모, 구글 딥마인드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 기술을 접목한 로봇 레퍼런스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새만금 AI 밸리 투자 계획도 함께 공개하며 국내 AI·로봇 산업 생태계 육성 방안도 제시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가장 공을 들여온 지역 가운데 하나다. 세계 주요 빅테크 기업과 스타트업, 연구기관이 밀집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오픈이노베이션과 연구개발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실리콘밸리에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조직인 ‘현대 벤처스’를 설립했으며, 2017년 ‘현대 크래들’로 개편했다. 현대 크래들은 AI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스마트시티,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기술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전략적 투자와 공동 개발을 추진하며 혁신 기술을 그룹 사업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AVP(Advanced Vehicle Platform) 본부 산하에 ‘AVP 실리콘밸리’ 조직을 새롭게 출범시키며 현지 연구개발 기능도 강화했다. 신설 조직은 NASA와 애플, 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 엔비디아 등을 거친 제레미 마 전무가 이끈다. 그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컴퓨터 비전, 시스템 통합 분야에서 연구와 개발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은 AVP 실리콘밸리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기업과 연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AI와 자율주행, 로보틱스를 융합한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과 함께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는 9월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HMG 테크 탤런트 포럼’은 AI와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미래 모빌리티 분야 연구자와 엔지니어를 초청해 현대차그룹의 기술 전략과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주요 경영진 및 연구개발 조직과 직접 교류하는 행사다. 포럼과 연계해 그룹 최초의 통합 채용 프로그램인 ‘HMG 글로벌 테크 탤런트 채용’도 함께 진행된다.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채용을 넘어 미래 기술 인재들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혁신 생태계와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미래 모빌리티를 넘어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인류와 미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7-27 1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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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AI 외교 첫 시험대…글로벌 빅테크와 협력 강화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7박 11일간의 해외 순방을 위해 첫 방문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이번 순방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협력 확대와 글로벌 투자 유치가 핵심 의제로, 새 정부의 AI 전략과 경제외교 방향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첫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대통령은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한 뒤 현지 도착 즉시 엔비디아, 오픈AI, 앤트로픽, 브로드컴 등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면담을 갖는다. 생성형 AI와 반도체, AI 인프라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 수장들과 직접 만나 기술 협력과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는 글로벌 AI 생태계 구축과 산업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행사에서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간 양해각서(MOU) 체결도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AI 산업 육성 의지와 국제 협력 비전을 담은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선언은 AI를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을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제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행사에는 이 대통령과 면담하는 글로벌 기업 CEO들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도 참석한다. 정부와 글로벌 기업, 국내 산업계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AI 산업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이번 순방이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한미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만찬도 주재한다. 공식 회담과 별도로 진행되는 이번 만찬에서는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기업 간 협력 방안과 투자 확대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튿날에는 실리콘밸리 상위 벤처캐피털(VC) 6개사 대표들과 만나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양국 벤처 생태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AI를 비롯한 첨단기술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미래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적극적인 AI 투자와 글로벌 협력 의지를 강조하고, 글로벌 AI 공급망 핵심 기업들로부터 투자와 협력 등 실질적인 성과를 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국 일정은 새 정부 출범 이후 AI를 중심으로 한 경제외교의 방향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미국 일정을 마친 뒤 브라질과 칠레, 아르헨티나, 독일을 차례로 방문해 경제협력과 공급망, 에너지, 미래산업 분야 협력을 논의한 뒤 다음 달 3일 귀국할 예정이다.
2026-07-24 14: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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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의 한국행, 공짜 투자는 없다
[경제일보] 미국 빅테크의 투자를 한국으로 끌어오겠다는 정부의 구상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 등을 만난다.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기업 총수들도 함께한다. 청와대는 단순한 양해각서를 넘어 전략적 제휴, 장기계약, 실질적인 투자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출국을 앞두고 이번 방문은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늘리는 자리가 아니라 미국 기업이 한국 투자를 강화하도록 만드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브로드컴과 오픈AI, 앤트로픽, 엔비디아 등을 상대로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 빅테크에 돈을 들고 찾아가는 외교에서 미국의 자본과 기술을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외교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의미다. 방향은 옳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와 제조업 기반, 빠른 통신망, 높은 교육 수준을 갖고 있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도 반도체와 기계·장비 수출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건설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경제를 떠받쳤다는 것은 한국 산업의 힘과 약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반도체는 강하지만, 국내 투자와 내수의 온기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와 연구소, 클라우드 거점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투자는 애국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엔비디아와 오픈AI가 한국을 좋아해서 투자하는 것도 아니고, 정상과 기업인이 악수했다고 공장이 세워지는 것도 아니다. 기업은 전력 가격과 공급 안정성, 인허가 속도, 세금, 인재, 시장 접근성, 데이터 규제를 계산한다. 한국이 경쟁국보다 더 나은 수익과 더 적은 불확실성을 제공하지 못하면 빅테크의 돈은 미국이나 일본, 싱가포르, 중동으로 향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무엇을 내줘야 할까. 먼저 내줄 것은 속도다. 공장을 짓고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까지 몇 년씩 허가를 기다려야 하는 나라에 초대형 투자가 들어오기 어렵다. 환경과 안전 기준을 낮추라는 뜻이 아니다.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돌며 같은 서류를 반복해서 내는 행정,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해석이 달라지는 규제, 허가 일정을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빅테크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엄격한 규제보다 예측할 수 없는 규제다. 두 번째로 내줄 것은 전력과 기반시설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반도체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막대한 전기와 냉각용수, 통신망, 변전소가 필요하다. 한국 정부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외치면서도 송전망 건설과 전력 공급 결정을 미룬다면 투자 유치 구호는 공허해진다. 전력을 기업에 싸게 퍼주자는 얘기가 아니다. 기업이 부담할 비용과 정부가 구축할 기반시설,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전력조달 방식, 지역사회에 돌아갈 이익을 사전에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세 번째는 시장이다. 미국 빅테크가 한국에 데이터센터와 연구개발 거점을 두면 정부와 공공기관, 금융·의료·제조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공공부문의 AI 도입을 국내 기업 보호라는 명분 아래 무조건 막아도 안 되고, 반대로 해외 플랫폼에 통째로 넘겨서도 안 된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이 공동으로 제품을 만들고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 세제 혜택도 필요하다. 경쟁국들이 법인세 감면과 부지, 전력, 정책금융을 한 묶음으로 제공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시장원리를 외치며 빈손으로 기다릴 수는 없다. 다만 보조금은 투자 발표가 아니라 투자 이행에 지급해야 한다. 공장 착공과 고용, 국내 조달, 공동 연구개발 등 약속이 실제 집행되는 단계마다 혜택을 나누는 방식이 옳다. 일자리도 기술도 남기지 않는 서버 건물 하나를 유치하기 위해 세금과 전력을 무제한 제공하는 것은 투자 유치가 아니라 임대업에 가깝다. 내주지 말아야 할 것도 분명하다. 첫째는 데이터 주권이다. 의료와 금융, 공공행정, 산업기술 데이터가 해외 기업의 폐쇄된 플랫폼 안에 갇히면 한국은 AI를 사용하는 나라는 될 수 있어도 AI를 통제하는 나라는 되기 어렵다. 민감정보의 저장 위치와 처리 방식, 제3국 이전, 정부의 감독권은 협상 가능한 부수 조건이 아니다. 둘째는 규제 면책특권이다. 빅테크의 투자가 크다고 해서 개인정보 보호나 공정경쟁, 저작권, 소비자 보호 기준까지 면제해서는 안 된다. 국내 기업에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면서 해외 기업에는 투자 유치를 이유로 예외를 준다면 시장은 기울어진다. 규제는 단순해야 하지만 공평해야 한다. 셋째는 국내 산업의 성장 기회다. 미국 빅테크가 한국 시장과 전력, 데이터를 이용하면서 국내 클라우드·소프트웨어·AI 스타트업을 하청업체로만 남겨서는 안 된다. 투자 협약에는 국내 기업의 공급망 참여, 대학·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 국내 인재 채용과 교육, 한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이 포함돼야 한다. 한국이 제공한 기반 위에서 만들어진 부가가치가 모두 본사로 빠져나가는 구조라면 투자액이 아무리 커도 국익은 작다. 노자는 ‘도덕경’ 36장에서 “장차 얻으려면 먼저 주어야 한다(將欲取之 必固與之)”고 했다. 투자를 얻으려면 한국도 무엇인가를 내놓아야 한다. 문제는 많이 주느냐 적게 주느냐가 아니다. 무엇을 주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다. 한국이 줘야 할 것은 신속한 행정과 안정적인 전력, 예측 가능한 세제, 매력적인 시장이다. 내줘서는 안 될 것은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과 공정한 경쟁질서, 국내 산업이 성장할 몫이다. 전자는 투자의 기반이고, 후자는 국가의 주권이다.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빅테크 투자 유치는 막대한 보조금으로 외국 기업의 건물과 서버를 대신 지어주는 사업으로 전락한다. 정부는 이번 정상외교의 성과를 투자금액 한 줄로 발표해서는 안 된다. 어느 지역에 무엇을 짓는지, 전력과 물은 누가 얼마를 부담하는지, 국내 기업은 어떤 공급망에 참여하는지, 몇 명을 고용하고 어떤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지까지 공개해야 한다. 투자 유치의 성적표는 협약서에 적힌 달러가 아니라 한국에 남은 기술과 일자리, 세수와 수출로 작성돼야 한다. 미국 빅테크의 한국 투자는 구걸할 대상도, 두려워할 대상도 아니다. 국가와 기업의 이해관계를 맞추는 거래다. 한국은 반도체와 제조업, 시장과 인재라는 귀한 카드를 갖고 있다. 그 카드를 헐값에 내주지 않으면서도 상대가 들어올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빅테크를 불러오는 데 공짜 점심은 없다. 그렇다고 식당과 주방까지 넘길 필요도 없다. 문은 열되 집문서는 지키는 협상, 그것이 AI 정상외교가 갖춰야 할 국익의 원칙이다.
2026-07-24 07: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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