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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준공…2030년 연 32만대 생산체제 구축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가 인도 진출 30주년을 맞아 푸네 신공장을 준공하고 현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 규모를 32만대로 늘리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으로 생산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7년간 155억달러를 투입해 인도를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에서 푸네 신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대표이사를 비롯해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총리, 슈리랑 아파 바르네 연방 하원의원, 이성호 주인도대사 등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환영사에서 "30년 전 처음 인도에 진출했을 때부터 현대차는 현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며 "현지 첫 차종인 쌍트로를 출시한 이후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장 과정에서 핵심 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푸네공장 준공식은 현대차가 인도 현지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네 공장은 현대차가 지난 2023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기존 생산시설을 재정비한 사업장이다. 해당 공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 가동을 중단했으나 현대차의 설비 개선과 스마트 제조 기술 도입을 거쳐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전환됐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확보한 세 번째 완성차 생산시설로, 기존 첸나이 1·2공장에 이어 현지 공급망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장에는 완성차 조립라인과 엔진 생산시설, 주행시험장, 직원 교육시설 등이 들어섰다. 초기 연간 생산능력은 17만대다. 현대차는 2028년 25만대, 2030년 32만대까지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하이브리드차(HEV) 생산도 추가해 시장 수요에 따라 차종별 물량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첫 생산 모델은 2세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올 뉴 베뉴'다. 인도 내수시장에 공급하는 동시에 멕시코와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30여개 국가로 수출할 계획이다. 생산 공정에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적용했다. AI 기반 균열 감지 시스템으로 차체 패널의 미세한 결함을 자동으로 확인하고, 차체 용접 공정에는 산업용 로봇 200여대를 투입해 작업 정확도와 생산 효율을 높였다. 신규 직원 교육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다. 실제 생산라인에 투입되기 전 가상 환경에서 작업 절차를 익히도록 해 숙련도를 높이고 공정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푸네공장 준공으로 현대차의 인도 내 연간 생산능력은 첸나이 1·2공장 82만4000대와 푸네공장 17만대를 합쳐 99만4000대로 늘었다. 기아 아난타푸르공장의 43만1000대까지 포함하면 현대차그룹 전체 생산능력은 142만5000대에 달한다. 2028년 푸네공장 생산능력이 25만대로 확대되면 그룹의 인도 생산 규모는 연간 150만대 수준으로 증가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2030년까지 전체 생산 물량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30%로 높일 방침이다. 생산시설 재편은 전동화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 첸나이공장에서 생산하던 베뉴를 푸네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첸나이 생산라인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생산연계인센티브(PLI) 제도를 통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제조업체에 재정적 혜택도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러한 정책에 대응해 현지 전기차 제품군을 확대한다. 현재 판매 중인 아이오닉 5와 크레타 일렉트릭에 이어 2027년 1분기에는 인도 시장에 특화한 소형 전기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공장 준공과 함께 중장기 투자도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32년까지 7년간 인도에 총 155억달러를 투자해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부품 공급망,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R&D 분야에서는 현지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인도 소비자의 요구에 적합한 차량과 신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현지 협력업체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부품 조달 비중을 높이고 공급망 경쟁력도 강화한다. 자율주행 기술의 현지 적용도 추진한다. 신규 출시 차종에는 인도 도로와 교통 환경을 고려한 레벨 2 수준의 운전자 보조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신규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한다. 현대차는 인도 이륜차 제조업체 TVS와 공동으로 전기 삼륜차 시제품을 개발했으며, 2027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투자 과제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현지 전문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신설 법인은 연구개발과 미래 기술 확보, 현지 스타트업 투자 등을 지원하고 계열사별 투자 계획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는 2010년 누적 수출 100만대를 시작으로 2016년 200만대, 2020년 300만대를 넘어 올해 400만대에 도달했다. 주요 수출 차종은 그랜드 i10 약 175만7000대, 엑센트 약 67만9000대, 쌍트로 약 63만7000대 등이다. 첸나이공장은 현재도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 연간 약 18만대를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는 푸네공장을 추가 수출 거점으로 활용해 신흥국 시장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2026-10-14 17: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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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의 허상…반도체 착시에 가려진 한국 경제의 민낯
[경제일보] 코스피가 장중 7000선을 돌파했다가 급락해 6000선을 겨우 지켰다. 주가지수가 한국 경제의 부활을 보증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산업 현장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일부 기업의 실적 개선이 마치 한국 경제 전체의 도약인 듯한 착시를 낳고 있다. 지수의 상승과 경제의 체력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일부 기업의 눈부신 실적을 국가 경제 전체의 경쟁력으로 포장하는 순간 구조개혁의 절박성은 사라지고 위기의 경고음은 묻힌다.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주가 하락만이 아니라 주가 상승이 만들어낸 위험한 자기만족이다. 반도체의 저력은 부정할 수 없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 수요 확대는 우리 기업에 귀중한 기회다. 그러나 반도체의 호황이 산업 전반의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석유화학은 공급과잉과 중국발 저가 공세에 시달리고, 철강은 보호무역 장벽과 탄소 규제에 직면해 있다.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도 수요와 가격 경쟁, 해외 생산 확대 등 복합적인 과제에 맞서고 있다. 고금리와 인건비, 원자재 부담에 시달리는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 산업마다 회복 속도와 여건이 다른데 증시의 상승만으로 경제 전반이 살아났다고 볼 수는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반도체 호황이 경제정책의 성적표마저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과 대형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정부는 경제가 회복 궤도에 올랐다고 자평하기 쉽다. 그러나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과 생산, 설비투자, 고용, 소비가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 따로 살피지 않는다면 정책 진단부터 빗나간다. 대형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이 협력업체의 수익성 개선과 내수 회복, 양질의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성장의 온기는 경제 전반에 퍼지지 않은 것이다. 지수는 높아도 민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번영을 선언하기 어렵다. 시장의 숫자와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사이의 간극부터 살펴야 한다.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국가 경제의 위험을 키운다. 반도체는 기술 변화와 국제 수요, 공급 능력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경기순환 산업이다. AI 투자가 둔화하거나 경쟁 기업의 공급 확대와 기술 추격으로 가격과 수익성이 꺾이면 지금의 상승 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 특정 산업이 수출과 기업 실적, 증시를 동시에 떠받치는 구조에서는 업황 변화가 경제 전체의 충격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호황일 때 위험을 분산하지 못한 경제는 불황이 닥친 뒤 더 큰 비용을 치른다. 반도체가 잘나갈 때야말로 다음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코스피 상승을 치적으로 내세우거나 반도체 투자 확대만으로 미래가 보장된 듯 행동한다면 무책임하다. 필요한 것은 특정 산업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복원하는 구조개혁이다. 석유화학은 범용제품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고, 철강은 저탄소 공정과 고급강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배터리와 전기차는 원가 절감과 기술 차별화, 공급망 다변화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AI·로봇·바이오·첨단소재 등 미래 산업도 연구개발과 인재 육성, 시장 창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야 한다. 보조금에 의존하는 산업정책이 아니라 기업이 혁신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여건을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 규제 개혁은 그 출발점이다. 불합리한 인허가와 중복 규제,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은 기업의 투자 결정을 늦추고 자본과 인재의 해외 유출을 부추긴다. 정부는 규제의 존치 필요성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노동·세제·입지·연구개발 제도를 산업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 공정경쟁과 안전, 환경이라는 원칙은 지키되 혁신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는 걷어내야 한다. 기업 역시 정부 지원에 기대기보다 기술 투자와 생산성 향상, 투명한 지배구조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경제의 건강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코스피와 반도체 수출액만 볼 것이 아니라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증가율, 제조업 가동률, 설비투자, 중소기업 수익성, 고용과 실질소득을 함께 살펴야 한다. 반도체 호황의 과실이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근로자의 소득으로 확산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성장의 폭이 좁고 과실이 한쪽에 집중된다면 높은 지수는 번영의 증거가 아니라 경제의 취약성을 가리는 가림막일 수 있다. 코스피 6000은 자축할 숫자가 아니라 냉정한 자기 점검을 요구하는 시험대다. 반도체가 한국 경제를 견인하는 것은 축복이지만, 반도체 없이는 경제의 활력을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는 위험하다. 반도체의 성공을 한국 경제 전체의 성공으로 착각하는 순간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은 사라진다. 정부는 장밋빛 지수에 기대 현실을 미화하지 말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과 민생 회복을 기준으로 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 증시의 높이가 아니라 경제의 저변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승에 취한 환호가 아니라 반도체 이후까지 내다보는 냉철한 결단이다.
2026-10-14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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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가 연 우주시대, 이제 민간의 시간이 온다
[경제일보] 누리호가 다섯 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포함해 총 15기의 위성을 실었고, 이 가운데 14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했다. 초소형군집위성 5기는 모두 지상국과 교신했다. 다만 큐브위성 한 기는 분리되지 않았다. 성공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완성이라고 부르기는 이르다. 오히려 이번 발사가 보여준 것은 한국 우주개발이 이제 다른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질문은 우리가 로켓을 만들 수 있느냐였다. 이제는 누가 그것을 계속 만들고, 얼마나 자주 쏘며, 실패를 고쳐 다시 도전할 수 있느냐를 물어야 한다. 그 중심에 민간이 있다. 누리호는 국가 주도로 개발됐지만 제작과 시험에는 300여개 기업이 참여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제작 총괄을 넘어 이번 5차 발사에서 발사통제센터 운용 참여 범위도 크게 넓혔다. 다음 발사부터는 순천 공장에서 발사체 각 단을 조립한 뒤 나로우주센터로 옮겨 총조립할 예정이다. 연구기관에서 쌓은 기술과 경험이 기업으로 이전되는 과정이다. 흔히 이를 ‘뉴 스페이스’라고 부른다. 그러나 기업 이름 하나를 발사체 옆에 붙인다고 뉴 스페이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주산업은 일감이 끊기면 함께 멈춘다. 발사가 몇 년씩 비면 숙련 인력이 떠나고 협력업체의 생산라인도 유지하기 어렵다. 어렵게 넘겨받은 기술도 반복해서 써보지 않으면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 우주항공청이 내년 하반기 누리호 6차 발사를 준비하고 2032년까지 매년 1회 이상 발사를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초기에는 정부가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 공공·관측·국방 위성 수요를 모아 일정한 발사 물량을 만들어줘야 민간이 시설과 인력에 투자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연 2~3회 발사 체계를 갖추려면 안정적인 수요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영원히 고객일 수는 없다. 어느 시점부터는 민간 위성과 해외 수요가 들어와야 한다. 그러려면 발사 성공 횟수뿐 아니라 신뢰성이 쌓여야 한다. 보험사가 위험을 계산할 수 있을 만큼 반복 발사 기록을 확보하고, 약속한 일정과 비용을 지킬 능력도 갖춰야 한다. 기업 역시 정부 사업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발사체 경량화와 원가 절감, 재사용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스페이스X와 가격으로 당장 맞붙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한국이 강점을 가진 위성 제작과 반도체, 통신, 지구관측 기술을 발사 서비스와 묶는 길도 찾아야 한다. 대기업 한 곳에만 의존하는 구조도 경계해야 한다. 뉴 스페이스의 힘은 다양한 기업이 실패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에서 나온다. 발사체 스타트업과 위성기업, 소재·부품업체가 함께 커야 한다. 실패 한 번으로 기업이 사라지는 시장에서는 혁신도 오래가지 못한다. 차세대발사체는 재사용 기술 확보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2032년에는 우리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자력 발사하겠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목표는 충분히 크다. 중요한 것은 그 사이를 무엇으로 채우느냐다. 누리호의 성공은 국가 주도 우주개발의 결승점이 아니다. 정부와 연구기관이 만든 기술 위에서 민간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주 도전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출발선에 가깝다. 우주강국은 로켓 한 번 잘 쏘는 나라가 아니다. 실패해도 다시 쏘고, 기업이 계속 투자하며, 새로운 기업이 그 뒤를 따라오는 나라다. 누리호가 우주의 문을 열었다면 이제 그 길을 넓히는 일은 민관이 함께 해야 한다. 뉴 스페이스의 성패도 결국 거기서 갈릴 것이다.
2026-10-12 1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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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금융권 보안 사각지대 파고들었다…핵심 시스템 밖에서 뚫린 방어망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국내 금융권을 잇달아 겨냥하면서 금융회사들의 보안 관리 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AI 기반 도구가 취약점 탐색과 공격 작업을 효율화하면서 공격자의 숙련도가 높지 않더라도 여러 기관을 상대로 침투를 시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사고가 금융 거래의 핵심 시스템보다는 대출모집인 서비스와 직원용 업무지원 시스템 등 주변 업무 환경에서 발생하면서, 보안 투자가 집중된 핵심 시스템 밖의 사각지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권과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BNK부산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현대캐피탈 등 금융회사 7곳에서 해킹에 따른 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 신청 관련 고객 정보 약 2만5000명분이 유출됐고, 예가람저축은행에서도 고객 약 4만명의 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각각 고객 119명과 8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이번 사고는 공격에 활용된 도구와 침입 경로가 기존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국내 보안업체 지니언스 시큐리티센터와 미국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공격자가 오픈소스 에이전틱 침투테스트 도구 '아르텍스'와 여러 AI 모델을 활용한 정황을 제시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공격자가 AI 도구와 기존 공격 기법을 결합해 여러 금융기관을 상대로 침투 활동을 벌인 것으로 분석했다. 보안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격 과정에서 다수의 흔적을 남기는 등 운영 보안이 허술했다는 점도 근거로 들며 비숙련자의 공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AI가 공격자의 기술적 한계를 보완해 공격 속도와 범위를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 AI가 바꾼 공격 방식…숙련도보다 자동화 역량이 변수 에이전틱 AI 도구는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여러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보안 분야에서는 취약점 점검과 공격 경로 탐색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공격자가 이를 악용하면 개별 작업을 일일이 수행하는 부담을 줄이고, 여러 대상에 대한 공격 시도를 빠르게 반복할 수 있다. 이번 금융권 사고에서도 공격자가 아르텍스와 복수의 AI 모델을 연계하고, 서버와 접속 경로를 바꿔가며 국내 금융기관을 겨냥한 정황이 확인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AI 도구가 공격자의 활동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안업계에서는 AI가 공격의 진입장벽을 낮출수록 기존에 보안 점검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시스템이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공격자가 반드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춰야 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가 허술한 시스템을 찾아내고 반복적으로 접근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침해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 핵심 거래망만 지켜선 한계…주변 시스템이 침입 경로로 금융회사별 침입 경로를 보면 보안 관리의 범위를 핵심 거래 시스템에 한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난다. 신한은행에서는 대출모집인 전용 서비스가,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용 모바일 업무 지원 시스템이 공격받았다. 하나은행에서도 영업 지원 시스템을 둘러싼 침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스템은 금융 거래의 핵심 전산망과는 구분되지만 고객 정보나 업무 관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어 보안상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핵심 거래 시스템을 보호하는 방어 체계를 갖추더라도 주변 업무 시스템의 접근 권한이 과도하거나 인증 절차가 허술하면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보안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시스템의 명칭이나 업무상 중요도만으로 위험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해당 정보가 실제 업무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제공되는지, 계정별 권한이 적절하게 제한돼 있는지, 비정상적인 대량 조회나 외부 접속이 발생했을 때 이를 탐지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외부 협력업체와 위탁 시스템도 점검 대상이다. 금융회사는 개발·유지보수·고객관리 등 여러 업무를 외부 업체와 수행하는 만큼 협력업체 계정과 원격 접속 경로가 보안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계약 당시 보안 요건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약 기간 중 접근 권한과 접속 기록을 점검하고, 업무 종료 후 계정을 회수하는 절차도 중요하다. 특히 개인정보가 여러 시스템과 업체에 분산돼 있다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유출 범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시스템 교체나 계약 종료 이후에도 과거 데이터가 남아 있는지, 불필요한 정보가 적시에 파기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 시스템의 침해가 다른 시스템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권한과 네트워크를 분리하는 조치도 요구된다. 금융권의 연쇄 해킹과 외부 위탁 시스템을 둘러싼 사고는 보안의 경계가 더 이상 금융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핵심 전산망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AI가 공격자의 작업을 효율화하는 환경에서는 시스템과 계정, 외부 업체까지 포함한 전체 업무 환경을 관리하고 침해 징후를 빠르게 차단하는 역량이 금융 보안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KISA)는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에서 KISA 등 전문인력 지원을 요청할 경우,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인력과 대응체계를 사전에 준비하고 있으며, 사고 조사 과정에서도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금융권을 포함한 민간 정보통신서비스에 대한 사이버위협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사이버 위협 정보의 신속한 공유와 관계기관 간 협력을 통해 유사 사고의 발생과 피해 확산을 방지하는 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6-10-11 13: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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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800조 반도체 투자에 숟가락 얹지 말라
[경제일보] 800조원. 기업 투자 규모만으로도 한국 산업사의 기록을 새로 쓸 만한 숫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서남권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이야기다. 문제는 이 천문학적인 투자계획을 놓고 정치권의 지역 논쟁까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도 입지 선정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가 여러 후보지를 제안했고 최종 결정은 기업이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기업들에 확인한 결과 특정 지역을 먼저 제안하거나 투자계획을 확정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정부 설명과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누가 먼저 호남을 거론했느냐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예단할 필요는 없다. 정부가 기업에 특정 지역 투자를 강요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도 아니다. 기업과 정부가 대규모 투자계획을 협의하면서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이번 논란은 800조원짜리 반도체 투자를 어떤 원칙으로 다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반도체 공장은 지역개발 사업이 아니다. 전력과 용수, 부지와 물류, 인재, 협력업체, 연구개발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따져 수십 년 뒤까지 경쟁력을 계산해야 하는 기업 투자다. 더구나 반도체는 한번 공장을 지으면 되돌리기 어려운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투자액도 수십조원에서 수백조원에 이른다. 그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하는 기업이 져야 한다. 세계 반도체 경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미국과 대만, 일본, 중국, 유럽은 생산시설과 첨단기술을 자국에 끌어들이기 위해 세제와 보조금,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공장을 어디에 지을지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길어지거나 경제성 이외의 변수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그 비용은 기업이 떠안는다. 결국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국가균형발전을 외면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수도권에 산업과 인구가 집중된 한국에서 지방에 첨단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전력과 용수 확보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새로운 생산거점을 비수도권에서 찾는 것은 산업정책 측면에서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다. 문제는 순서다. 기업에 지방으로 가라고 요구하는 것과 기업이 지방을 선택할 만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정책이다. 반도체 공장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과 막대한 양의 공업용수다. 장비와 소재·부품을 공급할 기업이 가까이 있어야 하고 국내외 고급인력이 일하고 정착할 수 있는 여건도 필요하다. 도로와 철도, 항만 같은 물류망도 갖춰야 한다. 정치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런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전력망과 용수시설을 제때 구축하고 교통·물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을 연결해 인재를 키우고 교육·의료·주거 등 정주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인허가 기간을 줄이고 세제와 연구개발 지원의 예측 가능성도 높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기업이 사업성만 따져도 지방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균형발전이다. 지역끼리 경쟁하는 것도 나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필요하다. 다만 정치적 영향력으로 기업을 끌어가는 경쟁이 아니라 어느 지역이 더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인재를 확보하며 빠르게 인허가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중앙정부도 심판과 지원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특정 지역에 공장을 배정하는 주체가 아니라 각 지역이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기업의 선택을 지원해야 한다. 이번 800조원 투자를 정치적 성과로 앞세우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발표된 투자계획이 곧바로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경기는 변하고 기술도 바뀐다. 글로벌 수요와 메모리 가격, 금융시장과 기업의 수익성에 따라 투자 시기와 규모가 조정될 수도 있다. 기업 역시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경영상황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백조원의 숫자를 먼저 정치적 치적으로 만들어놓으면 나중에 기업의 합리적인 투자 조정까지 정치적 실패나 약속 파기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 기업의 투자는 기업이 책임지고 정부 지원에는 정부가 책임지면 된다. 특히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전력망과 용수, 산업단지, 세제지원에는 더 엄격한 경제성 검토와 투명성이 필요하다. 기업 자율을 강조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지원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 결정을 존중하되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과 기대효과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국회가 할 일도 분명하다.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 예산을 어느 지역이 얼마나 가져갈지를 놓고 경쟁하기보다 한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무엇이 부족한지를 살펴야 한다. 전력과 용수, 인력과 연구개발, 세제와 인허가 가운데 경쟁국보다 뒤처진 것이 무엇인지 찾아 고치는 것이 먼저다. <관자>에는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영욕을 안다(倉廩實而知禮節, 衣食足而知榮辱)”는 말이 있다. 국가의 산업정책도 경제적 토대를 무시한 채 명분만 앞세워서는 오래가기 어렵다. 균형발전이라는 목표가 아무리 옳더라도 산업이 지속될 경제적 기반이 없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반대로 지방이 기업하기 좋은 곳이 되면 정치가 기업에 내려가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투자는 움직인다. 800조원은 정치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특정 지역의 몫으로 미리 떼어놓을 돈도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행하는 민간의 장기 투자다. 동시에 그 투자의 성공 여부가 한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국가적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때문에 정치의 역할은 더 절제돼야 한다. 기업이 투자할 곳을 정치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곳을 만드는 것. 기업의 결정을 정치적 치적으로 포장하는 대신 전력망 하나, 용수시설 하나라도 제때 완성하는 것. 그것이 800조원 앞에서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정치세력이 투자계획에 이름을 올렸느냐가 아니다. 누가 더 빨리 공장을 짓고 더 좋은 반도체를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정치가 800조원에 숟가락을 얹기보다 반도체가 달릴 길부터 닦아야 한다.
2026-10-07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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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베트남서 휴대전화 누적 수출 5000억달러…17년 만에 달성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생산한 휴대전화의 누적 수출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베트남에서 휴대전화 생산을 시작한 지 17년 만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CEO는 지난 8월 27일 베트남 하노이(Hà Nội)에서 레민흥(Lê Minh Hưng) 베트남 총리와 만나 이 같은 성과를 밝혔다. 삼성전자의 박닌성(Bắc Ninh)과 타이응우옌성(Thái Nguyên) 휴대전화 생산법인은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수출액 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처음 휴대전화 생산을 시작한 2009년 4월 이후 약 17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2008년 박닌성에 휴대전화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이후 베트남 투자를 확대해 왔다. 타이응우옌성에도 생산 거점을 추가하면서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수출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지난해 말 기준 240억 달러에 달한다. 현지에서는 휴대전화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전자부품, 배터리, 카메라, 생활가전 등으로 생산 분야도 확대됐다. 현재 삼성의 베트남 사업은 6개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 판매법인으로 구성돼 있다. 노 CEO는 지난 8월 초 출시한 갤럭시 폴드8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베트남 "생산기지 넘어 기술·R&D 거점으로" 레민흥 총리는 삼성전자가 베트남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기술과 연구개발(R&D), 혁신의 거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단순 생산시설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첨단기술과 연구개발, 혁신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에 따라 레 총리는 삼성전자에 생산시설과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R&D 투자를 늘리고,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협력을 강화해 엔지니어와 전문인력을 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베트남 기업들이 삼성의 공급망에 더 깊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현지 협력업체를 발굴하고 기술·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도 베트남을 단순한 제조기지가 아니라 첨단기술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트남 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첨단기술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하노이(Hà Nội)에 있는 삼성 R&D센터 역시 베트남 대학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기술 역량 강화와 인재 양성에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산업통상부와 함께 현지 기업들이 삼성의 글로벌 공급망에 더욱 깊숙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올해 베트남 주요 대학들과 2026~2028년 기술·인재 양성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전자·통신, 보안 등 미래 기술 분야의 고급 인력 양성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사업 확대는 현지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기존 투자 전략이 R&D와 첨단기술, 인재 양성, 현지 공급망 강화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베트남 역시 삼성의 대규모 생산 기반을 활용해 단순 제조·조립을 넘어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산업 생태계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26-10-06 17: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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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늘고 고용효과는 줄었다…성장의 성적표를 바꿀 때
[경제일보] 반도체가 날아오르자 수출이 늘고 기업의 이익도 커졌다. 수출이 한국 경제의 생산과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몫 역시 확대됐다. 하지만 일자리의 움직임은 달랐다. 수출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성과는 커졌지만, 같은 금액의 수출이 유발하는 고용은 오히려 줄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산업연관표가 보여준 한국 경제의 단면이다. 수출 호황이 곧바로 고용과 가계소득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익숙한 성장 공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숫자는 선명하다. 2024년 국내 생산 가운데 수출이 유발한 비중은 전년 32.7%에서 35.1%로, 부가가치 비중은 25.4%에서 28.2%로 높아졌다. 전 산업의 부가가치율도 41.2%에서 42.0%로 상승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과 수출 공산품의 영업잉여 증가, 수입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수출 10억원당 취업유발계수는 5.4명에서 5.0명으로 떨어졌다. 전 산업 평균도 8.2명에서 7.8명으로 낮아졌다. 수출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는데, 단위 수요가 만들어내는 일자리의 수는 감소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경기의 좋고 나쁨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산업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자본집약 산업이다. 최첨단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수십조원이 들어간다. 생산량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것은 대규모 설비와 미세공정, 자동화 기술과 수율이다. 숙련된 엔지니어와 연구개발 인력의 중요성은 크지만, 생산이 늘어난다고 고용이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는 않는다.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더 적은 노동으로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의 본질이다. 이를 거슬러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자동화를 늦추거나 불필요한 인력을 유지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문제는 이러한 산업이 성장을 주도할수록 기업의 실적과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사이에 간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수출이 급증해도 신규 채용은 그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 늘어난 이익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임금과 배당으로 배분되더라도 그 혜택이 모든 산업과 지역에 고르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공장의 생산성 향상이 주변 협력업체의 매출과 고용, 가계의 구매력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얼마나 튼튼한지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여기서 통계를 정확히 읽을 필요가 있다. 2024년 전체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15만9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환산한 전업환산 취업자는 2596만명으로 2만8000명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건설업과 농림수산업의 고용 감소, 근로시간이 짧은 노인 일자리 증가 등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를 반도체 호황 때문에 전체 일자리가 줄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짧은 근로시간이 반드시 나쁜 일자리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상용직 비중은 61.0%에서 61.3%로 높아졌다. 그럼에도 취업자 수와 실제 노동 투입량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고용 인원만으로 노동시장의 변화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수출의 고용 기여도 역시 마찬가지다. 2024년 전체 취업자 가운데 수출이 유발한 비중은 20.7%에서 22.2%로 상승했다. 수출이 일자리를 만드는 역할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몫은 확대됐지만, 수출 10억원당 취업유발 인원은 감소했다. 수출의 양적 성장과 고용 창출의 효율을 구분해야 산업구조의 변화가 제대로 보인다. 이제 산업의 성과를 설명하는 숫자도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첨단산업의 경쟁력은 수출액과 설비투자 규모, 세계시장 점유율을 중심으로 평가돼 왔다. 반도체 수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어느 기업이 수십조원을 투자하는지, 글로벌 시장에서 몇 위를 차지했는지가 산업정책의 성적표를 채웠다. 모두 중요한 지표다. 수출과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용과 소득을 늘릴 기반도 약해진다. 다만 그것만으로 한 산업의 성과가 국민경제에 얼마나 넓고 깊게 전달됐는지는 알기 어렵다. 가령 수출액이 크게 늘었더라도 핵심 소재와 장비를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왔다면 국내에 남는 부가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국내 설계와 소재·부품·장비, 소프트웨어 기업이 함께 성장했다면 생산과 고용의 파급효과는 더 넓게 나타날 여지가 있다. 반도체 공장 하나의 경제적 의미도 공장 안에서만 계산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 공장이 국내 협력업체의 기술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 연구개발과 전문서비스 분야에 어떤 수요를 만들었는지, 생산성이 높아진 성과가 임금으로 얼마나 연결됐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AI와 자동화의 확산은 이러한 질문을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 AI는 일부 업무를 대체하는 동시에 새로운 직무와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어떤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지는 산업의 특성과 기술 도입 방식, 노동자의 직무전환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자동화 투자가 늘어난다는 이유만으로 고용이 감소한다고 단정할 수도, 첨단산업이 성장하니 양질의 일자리도 저절로 늘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없다. 고용의 양과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생산성 향상의 성과가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노동자 한 사람이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 성과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신규 채용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가계소득은 개선될 수 있다. 반대로 기업의 부가가치는 커지는데 노동소득이 정체된다면 수출 호황이 소비로 이어지는 힘은 약해질 수 있다. 물론 이번 산업연관표만으로 임금 분배나 가계의 체감경기가 악화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산업별 임금과 노동소득분배율, 신규 채용과 고용 유지, 가계 소비를 함께 살펴야 확인할 수 있는 문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수출액 하나로 성장의 성과를 설명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논어’ 학이편에서 유자(有子)는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근본이 서야 길이 열린다)’고 했다. 경제성장의 근본은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성에 있다. 다만 그 성과가 기업의 장부에서 끝나지 않고 국민의 소득과 생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까지 살펴야 성장의 모습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반도체의 성공을 깎아내릴 이유는 없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첨단산업은 한국 경제가 가진 소중한 자산이다. 그 산업의 생산성을 낮춰 일자리를 억지로 늘리는 방식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과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국민의 체감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현실은 놓쳐서는 안 된다. 기업의 실적이 좋아졌다는 사실과 국민의 삶이 나아졌다는 판단 사이에는 확인해야 할 과정이 남아 있다.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는 그 과정을 들여다볼 출발점이다. 수출이 얼마나 늘었는지뿐 아니라 국내에 얼마의 부가가치를 남겼고, 어떤 일자리를 만들었으며, 생산성 향상이 임금과 소득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함께 살펴볼 때 성장의 성과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반도체가 높이 날아오른 것은 분명하다. 이제 살펴야 할 것은 그 성장의 힘이 한국 경제의 다른 산업과 노동자, 가계에 얼마나 넓게 닿고 있는가다. 수출은 성장의 출발점이다. 그 성과가 국민의 소득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과정까지 보여줄 때 비로소 성장의 성적표가 완성된다.
2026-09-22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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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RK현대산업개발, 노원구에서 추석맞이 사회공헌활동 外
[경제일보] IPARK현대산업개발은 노원구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추석맞이 송편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노원1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배식 봉사와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오전 노원구 보건소 다목적 강당에서 열린 추석맞이 송편 나눔 행사에는 노원구자원봉사캠프장 20여 명과 정명진 노원1종합사회복지관장, 신왕섭 IPARK현대산업개발 실장, 정광재 IPARK현대산업개발 도시정비수주팀 사업소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직접 송편을 만들고 추석을 맞아 지역사회에 나눔의 의미를 전하기 위한 기부금을 전달했다. 오후에는 노원1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노원구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배식 봉사활동과 기부금 전달식을 진행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 임직원들은 복지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배식 봉사에 참여하고 해피빈 모금함을 통해 마련한 기부금을 전달하며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에 힘을 보탰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추석을 맞아 지역사회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자 노원구에서 다양한 나눔 활동을 진행하게 됐다”며 “지역사회와 꾸준히 소통하며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 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영그룹, 제주부영청소년수련원 2027년도 사전예약 실시 부영그룹은 제주부영청소년수련원이 2027년도 수학여행과 수련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학교·청소년단체를 비롯해 일반 단체 및 고객 대상 사전예약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제주부영청소년수련원은 제주 대표 관광지인 천제연폭포와 인접해 있다. 다양한 관광지가 밀집한 중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해 천혜의 자연경관과 편리한 접근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수련원은 대지 면적 1만9956㎡, 연면적 9,471㎡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돼 있다. 2인실, 8인실 등 총 86개의 객실을 갖췄으며 최대 670명이 동시에 숙박 가능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대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있다. 2027년 시설 이용을 희망하는 학교와 청소년 단체, 일반 단체 및 고객은 내달 1일부터 수련원 홈페이지 또는 유선전화를 통해 예약 가능 일정을 상담한 후 신청할 수 있다. 수련원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 인증 청소년수련활동 프로그램은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총 6종이다. 특히 안전한 청소년 활동 운영을 위해 지도자의 자격 적격 여부와 실시 프로그램 등을 사전에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는 등 관련 의무사항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제주부영청소년수련원 관계자는 “2027년도에도 수학여행과 수련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목적으로 수련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 직원이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H, 건설현장 체불 근절 집중…추석 대비 공사대금 조기 지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체불 업체 강력 제재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추석 명절을 맞아 건설 현장 공사대금 약 6000억원 지급을 앞당긴다고 16일 밝혔다. 먼저 체불 문제 발생 시 원수급인에는 ‘품질미흡통지서’를 발급해 향후 LH 공사 입찰 시 감점을 부여한다. 하수급인은 ‘관리하수급인’으로 지정해 최대 3년간 하도급 참여를 엄격히 제한한다. 시정 조치에 불응할 경우에는 건설산업기본법 및 하도급법 등 관계 법령 위반 사항을 관할 고용노동청 및 지자체 등 관계 기관에 즉시 통보해 엄중 처분 요청할 예정이다. 또 건설업계 중소 협력업체와 근로자가 체불 걱정 없이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전국 LH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실태 점검을 추진한다. 점검에서는 공공발주자 임금직접지급제 적정 이행 여부와 더불어 △임금 및 하도급대금 지급 예정액 △기성금 수령 및 지급 현황 △건설근로자 임금 지급 여부 △장비·자재대금 지급 여부 △체불 발생 및 민원 현황 등을 전면 검토한다. 이를 통해 확인된 지급 예정 공사대금 약 5916억원이 명절 전까지 정상 집행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체불 적발 시에는 즉각 해소를 위해 지급 요청 및 불응 시 제재 등을 진행한다. 점검에서 건설사의 유동성 악화, 체불민원 접수, 노무비 지급실적 과소 등의 경우가 확인되면 고위험 현장으로 분류하고추석 명절 전까지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추석 전 지급 공사대금 지급 절차는 10일로 대폭 단축하여 조기 지급을 유도한다. 명절 전후 ‘임금·대금 체불 Zero’ 달성을 위해서는 ‘체불 대응반’을 운영한다. ‘체불 대응반’은 체불 신고 및 민원 접수 시 현황을 즉각 파악하고 관계부서 및 현장과 연계해 체불 해소 여부 등을 확인한다. 임금 지급 지연이나 우회 지급 등 이상 징후를 감시하고 체불 장기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성훈 LH 사장은 “건설근로자와 협력업체가 정당한 대가를 어려움 없이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현장의 체불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엄중한 처벌을 통해 즉각 문제를 해소할 방침”이라며 “상시 모니터링과 실태조사를 통해 ‘체불 없는 건설현장’이자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6 16: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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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 관계, 투자 협력을 넘어 미래를 함께 만들어야
[경제일보] 한국과 베트남 관계가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2022년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이후, 이제 양국 협력의 성과를 교역액이나 외국인직접투자(FDI), 관광객 수만으로 평가해서는 부족하다. 숫자 뒤에는 이미 서로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두 사회가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은 35만명을 넘고,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20만명에 이른다. 다문화가정도 약 10만 가구에 달한다. 두 나라는 더 이상 정상 간 회담이나 정부 간 협정으로만 연결된 관계가 아니다. 서로의 가정과 학교, 일터와 지역사회 속에 이미 깊게 자리 잡았다. 수교 30년을 넘어선 지금, 전략적으로 던져야 할 질문은 하나다. 한·베 관계는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가. 답은 양해각서(MOU)를 몇 건 더 체결하느냐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미 맺은 합의와 약속을 얼마나 현실의 성과로 만들고, 그것을 양국 국민에게 새로운 부가가치로 돌려줄 수 있느냐다. ◆‘베트남에 투자’에서 ‘베트남과 함께 성장’으로 지난 수십 년간 한·베 경제협력은 비교적 분명한 공식 위에서 움직였다. 한국 기업은 자본과 기술을 들고 베트남에 공장을 세웠고, 베트남은 토지와 노동력, 인프라를 제공했다. 이 모델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베트남에는 산업화와 성장의 동력을 제공했고, 한국 기업에는 생산기지와 시장 확대의 기회를 열었다. 하지만 지금의 베트남은 더 이상 저임금 노동력을 앞세운 생산기지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기술 이전과 연구개발(R&D) 역량 확보, 청정에너지 전환, 글로벌 가치사슬의 상위 단계 진입을 원한다. 최근 양국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첨단기술 인력 양성 등을 주요 협력 의제로 올리고 있는 것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하나의 가공공장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기술 생태계는 사람을 키우고 기업을 바꾸며 산업 전체의 생산성을 높인다. 현지 인재를 길러내고, 혁신기업을 촉진하며, 지속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제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한국이 베트남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가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이 세계시장에 내놓을 어떤 기술과 제품을 함께 만들어낼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AI와 반도체, 협력의 질을 가르는 시험대 AI와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 협력은 한·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질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베트남은 고급 기술인력의 질을 높이고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한국은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 속에서 기술 인력 부족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만나는 지점이다. 그러나 협력 방식까지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국이 연구와 설계를 맡고 베트남은 조립과 패키징만 담당하는 구조라면 한계가 분명하다. 베트남 엔지니어가 설계와 연구,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 등 지식집약적 가치사슬에 단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협력은 ‘첨단기술 하청’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면 한국은 베트남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공동 R&D 거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베트남 역시 기술을 받아들이고 함께 혁신할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 교육과 인재 기반을 준비해야 한다. 협력의 평등성은 선언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치사슬의 어느 단계까지 함께 들어가느냐에서 드러난다. ◆ODA와 지방협력도 ‘규모’보다 ‘실질’ 양국 지방정부 간 직접 협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인프라와 물류, 스마트시티, 첨단농업 등 협력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다만 이런 확대일수록 현실적이고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 공적개발원조(ODA)나 지방정부 차원의 민관협력(PPP) 사업은 투입된 자금의 규모나 시설의 첨단성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지역 주민이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삶의 질 개선으로 연결되는지를 봐야 한다. 국제수준의 병원이나 학교도 현지 주민이 이용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가치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지역개발 협력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지역에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한 뒤 금융과 기술을 붙여야 한다. 순서가 바뀌면 협력은 성과보다 외형을 좇게 된다. ◆민간외교, 제도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한·베 관계에는 흥미로운 특징이 있다. 사회의 실제 움직임이 공식 외교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베트남 학생, 다문화가정의 구성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과 현지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이미 양국을 잇는 ‘현장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 판 아인 선 베트남우호친선단체연합(VUFO) 회장의 문제의식도 이와 맞닿아 있다. 민간교류가 단순한 문화행사와 친선방문을 넘어 경제·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내는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외교는 길을 열고 제도를 만든다. 그러나 그 길을 실제로 움직이는 주체는 기업과 대학, 지방정부와 시민이다. 정부 간 합의가 아무리 많아도 기업이 움직이지 않고 연구자가 연결되지 않으며 지역사회가 체감하지 못하면 관계는 오래가기 어렵다. 반대로 민간의 교류와 신뢰가 쌓이면 제도는 그것을 따라 움직인다. ◆다음 30년의 설계자는 청년 세대 앞으로 한·베 관계의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낼 주체는 양국의 젊은 세대다. 수많은 유학생과 엔지니어, 기자, 청년 기업가들이 두 나라를 오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두 언어를 구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양국의 기업문화와 사회심리, 생활방식까지 함께 이해한다. 이보다 강한 연결망은 만들기 어렵다. 한국에서 베트남어 교육을 확대하고,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늘리고 청년 창업과 혁신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은 부수적인 교류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 30년의 한·베 관계를 떠받칠 인적 인프라에 대한 투자다. 무역협정과 투자협정은 정치·경제 환경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 그러나 함께 공부하고 일하며 쌓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의 의미를 다시 세울 때 30여 년간 이어진 ‘한국이 투자하고 베트남이 받아들이는’ 협력 모델은 이미 충분한 역할을 했다. 다음 단계는 달라야 한다. 함께 투자하고, 함께 연구하며, 함께 인재를 키우고, 함께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구조다. 베트남에는 한국의 산업화 경험과 자본, 기술,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한국에는 베트남의 성장하는 시장과 전략적 지리, 젊고 역동적인 인적자원이 필요하다.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 이렇게 분명한 관계라면 한쪽은 투자자, 다른 한쪽은 수용자라는 오래된 구도에 머물 이유가 없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진짜 성적표는 ‘우리가 얼마나 많이 협력했는가’에 있지 않다. “두 나라가 함께했기 때문에 비로소 만들어낼 수 있었던 새로운 가치가 무엇인가.” 앞으로 한·베 관계의 30년은 바로 그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2026-09-10 17: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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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 분양 예정 外
[경제일보] 현대엔지니어링은 경상남도 거제시 옥포동 일원에 조성되는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의 견본주택을 다음달 열고 분양에 나설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는 지하7층~최고 36층, 전용면적 84㎡~165㎡P, 총 1963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 138㎡-165㎡P 펜트하우스 6세대를 포함한 중대형 중심의 주택형으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옥포동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인접한 대표적인 배후 주거지다.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워 조선소와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안정적인 실거주 요를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 거제대로를 통해서는 거제 주요 지역과 통영 방면으로 이동 가능하다. 거가대교를 이용하면 부산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올해 2월에는 경북 김천과 거제를 연결하는 총연장 174.6km의 남부내륙철도가 착공해 향후 수도권과 거제를 잇는 광역교통 환경도 개선될 전망이다. 바로 앞에는 옥포초등학교 이전이 예정돼 있으며 옥포초 이전 부지 조성공사는 지난 4월 착공계가 접수된 상황이다. 오는 2029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이고 옥포성지중학교 역시 도보권에 들어서 있다. 여기에 애서튼 국제외국인학교 및 메가스터디교육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입주민 자녀를 위한 교육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학교가 가까운 입지적 장점에 단지 차원의 교육 서비스를 더해 차별화된 교육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와 하나로마트, 옥포국제시장, 옥포1동 주민센터 등이 주변에 자리하며 옥포운동장과 옥포중앙공원 등 여가시설도 가깝다. 분양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라는 이름에는 거제의 주거 기준을 새롭게 세우고 오랜 시간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단지를 선보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조선업 수주 성과가 중장기적으로 고용과 지역경제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규모와 브랜드는 물론 교육과 커뮤니티까지 차별화한 거제의 시그니처 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 ‘한화포레나 지제역’ 내달 분양 ㈜한화 건설부문은 경기도 평택시 세교동 일원에 대단지 아파트 ‘한화포레나 지제역’을 분양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한화포레나 지제역은 지하 2층~지상 최고 27층, 12개 동, 전용면적 84·116㎡ 총 109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84㎡A 452가구 △84㎡B 208가구 △84㎡C 168가구 △84㎡D 122가구 △116㎡A 148가구로 구성된다. 입주는 2029년 9월 예정이다. 지제역세권은 고덕국제신도시, 브레인시티, 평택 구도심 등 평택 핵심 입지의 중심에 자리한다. 특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반경 약 5km 내에 위치해 있다. 평택지제역을 통해 동탄신도시, 수원, 오산 등 경기 남부와 천안, 아산 등 충청권 주요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직주근접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송탄IC와 안성JC 등을 통해 평택제천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수월해 평택은 물론 수도권과 충청권 주요 지역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이마트 평택점, 더마트 평택점 등 일상적인 장보기가 가능한 유통시설이 자리한다. 여기에 지난해 문을 연 코스트코 평택점과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스타필드 안성점 등 대형 창고형 할인점도 차량으로 이용할 수 있어 쇼핑의 선택 폭이 넓다. 비전동 중심상권을 비롯해 의료시설과 지제초, 세교중, 비전동 학원가도 생활권 내에서 이용 가능하다. ㈜한화 건설부문 장영기 분양소장은 “한화포레나 지제역은 평택 내 최상인 지제역 생활권을 누리는 막바지 단지”라며 “평택 내 실수요자뿐 아니라 동탄·수원·오산 지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현장에 AI CCTV·스피커 도입…중대재해 제로 이어가 쌍용건설은 AI를 활용한 스마트 안전에 적극 도입하는 등 안전경영을 이어간다고 10일 밝혔다. 회사는 기존에 안전관리자의 눈으로 관리하던 CCTV 안전관리를 넘어 AI를 활용한 지능형 AI CCTV를 현장에 도입했다. 지능형 AI CCTV는 AI가 현장 CCTV를 통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 요인을 사전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사전 대응과 실시간 대응을 통한 사고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특히 본사 안전부서에서도 관제실을 만들어 동시에 관리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늘어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AI 번역 블루투스 스피커와 위험지역 외국어 자동 음성 경고 스피커도 도입했다. AI 번역 스피커는 건설 현장에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각 공종에서의 작업 지시 및 안전 수칙 당부 등을 국가별 언어로 작업장에서 직접 전달해 미숙련 외국근로자의 사고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사고 가능성이 큰 위치마다 외국어 음성 경고 스피커를 설치해 작업자가 접근할 때 마다 경고 안내를 반복함으로써 작업자의 주의 환기와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쌍용건설은 안전경영 슬로건인 “현장 중심의 안전한 일터 실현으로 중대재해 Zero”를 실천하며 2년 연속 중대재해 Zero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6-09-10 13:2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