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7건
-
LH, 호남 반도체 국가산단 설계 착수…광주 군공항 개발 속도전
[경제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예비사업시행자로 선정되자마자 조사설계용역 발주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를 수도권에 이은 제2 반도체 생산기지 후보지로 정한 데 이어 사업 시행과 설계 절차를 곧바로 연결하면서 산단 조성 속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LH는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예비)사업시행자 선정과 동시에 조사설계용역 발주 절차를 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후보지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 부지가 약 250만평 규모의 대규모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공항 특성상 이미 평탄화가 이뤄져 부지 조성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봤다. LH는 예비사업시행자 선정 당일 조사설계용역 발주 절차를 시작했다. 이날 사전규격공고를 낸 뒤 8월 초 입찰공고, 8월 중순 1차 심사, 9월 초 2차 심사를 거쳐 오는 9월 말 최종 낙찰자를 정할 계획이다. 이후 10월 첫째 주부터 설계에 착수한다는 목표다. 속도전도 예고했다. 통상 조사설계용역 입찰에 약 107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이번 절차를 58일 안팎으로 줄이기로 한 것이다.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만큼 관계기관 협의도 동시에 진행해 후속 행정 절차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단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 군공항 부지 일원 약 826만㎡ 규모로 조성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보완하는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는 구상이다. 사업 대상지가 대부분 국방부 소유 국유지인 만큼 일반 산단보다 보상과 부지 확보 절차에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투기 차단 장치도 먼저 걸렸다. 국토부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단 사업 예정지 일원 364.19㎢를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정 효력은 지난 14일부터 발생했으며 지정 기간은 2028년 7월 13일까지다. 개발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군공항 주변 토지 거래가 과열될 가능성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를 거래할 때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뒤에도 실제 이용 목적에 맞게 토지를 사용해야 한다. 산업단지 후보지 발표 이후 주변 땅값이 먼저 움직이는 것을 막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보상과 투기 논란을 줄이려는 취지다. 호남 반도체 국가산단과 함께 경기도 용인반도체 국가산단도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H는 이달 16일 용인반도체 국가산단 1공구 우선 발주를 마쳤으며 보상 절차와 문화재조사, 법정보호종 이주 용역 등 필수 절차를 병행하고 있다. 호남권 산단과 용인 산단을 함께 밀어붙여 반도체 생산기지 확장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은 부지 선정 직후 사업시행자 지정, 설계 발주, 토지거래 관리까지 한꺼번에 진행되는 구조다. 대규모 투자 유치와 산업기반 조성이 핵심이지만 실제 성패는 설계와 인허가, 부지 이전, 기반시설 공급을 얼마나 빠르게 맞물리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성훈 LH 사장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속도 경쟁에서 확실히 앞서기 위해 LH는 모든 역량을 쏟아 신속하게 산단 조성을 완수해 내겠다”며 “최단기간 승인, 설계, 착공을 목표로 가능한 절차는 병행 추진하고 앞당길 수 있는 절차는 최대한 앞당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6-07-30 17:05:31
-
-
-
-
-
1600조 원 AI 메가프로젝트, 선언보다 실행이 국가의 운명을 가른다
[경제일보] 국가의 흥망은 시대가 요구하는 산업을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이끌었고, 석유가 20세기 세계 질서를 재편했다면, 21세기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다.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기지 조성을 포함한 1600조 원 규모의 'AI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감안할 때 결코 늦지 않은 선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사업을 챙기며 신속한 집행을 강조한 것도 국가적 절박함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거대한 숫자가 아니다. 16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계획이 실제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행력이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수많은 국가 프로젝트를 화려하게 발표했지만, 정치 일정에 밀리고 예산 확보에 실패하거나 지역 이해관계에 발목이 잡혀 용두사미로 끝난 사례를 수도 없이 경험했다. 이번 프로젝트만큼은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AI와 반도체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이 아니다. 제조업은 물론 금융, 의료, 국방, 교육, 물류에 이르기까지 국가 시스템 전체를 움직이는 핵심 기반이다. 미국은 국가 차원의 반도체 지원 정책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으며, 중국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AI 자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럽과 일본도 첨단 산업 육성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국제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머뭇거리는 순간 미래 산업의 주도권은 영원히 다른 나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방향이 옳다 해도 현실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국가 전략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먼저 검증되어야 할 것은 재원 조달 방안이다. 1600조 원이라는 규모는 정부 재정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민간 투자와 정책금융, 연기금, 해외 투자자본을 어떻게 유치하고 결합할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한다. 투자 주체와 재원 조달 방식, 사업 추진 일정이 명확하지 않다면 시장은 숫자만 거창한 계획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역시 정치적 상징성보다 경제적 실효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특정 지역에 공장을 유치했다고 첨단 산업 생태계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기반시설을 요구하는 산업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하며, 초순수 용수 확보는 생산라인의 생명줄과도 같다. 고속도로와 철도, 항만 등 물류망은 물론 연구개발 시설과 전문 인력 양성 체계도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특히 전력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 과제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송전망 확충과 발전 설비 증설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공장만 지어 놓고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용수 공급 또한 마찬가지다. 기후변화로 물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산업용수 확보 계획은 사업 초기부터 철저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성공 조건은 산업 생태계의 균형이다. 대기업 몇 곳이 공장을 세우는 것만으로는 국가 경쟁력이 완성되지 않는다.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설계 기업, 연구기관, 대학, 스타트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혁신 생태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지방 중소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금융 지원, 인력 양성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경제도 살아나고 국가 산업의 경쟁력도 지속될 수 있다. 정치권에도 당부한다. 국가 미래를 좌우할 프로젝트를 정쟁의 소재로 삼아서는 안 된다. 반대를 위한 반대도, 성과를 과장하기 위한 정치적 홍보도 모두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일이다. 여야는 사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재원 조달과 실행 방안을 냉정하게 검증하는 생산적 경쟁을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정치에 기대하는 책임 있는 모습이다. 국가의 미래는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치밀한 계획과 흔들림 없는 추진, 그리고 초당적인 협력이 있을 때 비로소 거대한 비전은 현실이 된다. AI와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다음 50년을 책임질 산업이다. 이번 1600조 원 AI 메가프로젝트가 역사에 남을 국가 대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인지, 또 하나의 거창한 청사진으로 끝날 것인지는 결국 실행력에 달려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이다.
2026-06-30 07:52: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