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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 경기도 표심은…'대전환론'·'반도체 도정론' 정면승부
[경제일보] 경기도지사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다. 서울이 정치의 상징이라면, 경기도는 숫자의 현실이다. 전국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광역단체이고, 반도체·자동차·바이오·물류·신도시·접경지·농촌이 한 행정구역 안에 함께 놓여 있다. 이에 경기도지사 선거는 단순한 지방권력의 교체가 아니라 수도권 경제와 국가 산업정책의 방향을 묻는 선거다. 이번 대진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의 맞대결로 짜였다. 특히 두 후보 중 누가 이기든 사상 첫 여성 도지사 탄생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또한 추 후보는 6선 의원, 당대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치인이고, 양 후보는 삼성전자 최초 고졸 출신 여성 임원 이력을 가진 경제·산업 전문가라는 점에서 ‘정치 거물’ 대 ‘실용 전문가’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추 후보가 우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한 여론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 조원씨앤아이 조사, 2026년 5월 4~5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 대상, ARS 여론조사,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성·연령대·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 총 통화시도 1만1550명, 응답률 6.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추 후보는 50.8%, 양 후보는 31.5%의 선호도를 보였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45.3%, 국민의힘은 31.9%로 나타났다. 수치 자체는 추 후보의 우세를 보여주지만, 연령별 흐름은 복합적이다. 조사에서 양 후보는 18~29세와 30대에서 앞섰고, 추 후보는 40대 이상에서 강세를 보였다. 권역별로는 추 후보가 5개 권역 모두에서 우세했다. 이는 현재 판세가 ‘추미애 우위’이지만, 청년층과 무당층 일부에서는 양향자 후보가 파고들 여지가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조직력 앞세운 추미애…‘강한 후보’ 이미지가 양날의 검 추 후보의 강점은 정치적 체급과 선거 조직 장악력이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이 제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거대 선거구다. 북부 접경지역과 남부 반도체벨트, 동부 자연보전권역과 서부 산업도시는 같은 공약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큰 선거를 여러 차례 치러본 경험과 당내 동원력은 추 후보에게 분명한 자산이다. 추 후보 선대위에 경기도 내 민주당 현역 의원 51명이 참여하는 2차 인선이 완료됐다는 점은 이와 같은 추 후보의 정치적 자산에 대한 방증이다. 강정 정치인 이미지는 추 후보의 약점으로 꼽힌다. 추 후보는 선명한 정치적 메시지와 강한 추진력으로 지지층 결집에는 유리하지만, 중도층에는 피로감을 줄 수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가 중앙정치의 연장전처럼 비칠 경우, 생활경제와 지역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양 후보가 ‘싸움꾼이 아닌 일꾼’, ‘첨단기술 전문가’ 프레임을 내세우는 것도 이 약점을 겨냥한 전략이다. 추 후보의 기회 요소는 여당 후보로서의 실행력이다. 추 후보는 경기도 대전환을 내세우며 중앙정부·국회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반도체 경쟁력을 위해 국가적 역량이 투입돼야 하고, 집권당과 거대 여당의 입법력이 경제정책 추진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GTX, 반도체 클러스터, 경기북부 발전처럼 중앙정부와 국회 협력이 필요한 의제에서 강점으로 작동할 수 있다. 추 후보에게 있어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은 공약의 과밀도와 재원 검증이다. 추 후보는 교통혁신, 경기북부 방산클러스터, K-반도체 생태계 완성, AI 혁신 등을 1호 공약의 큰 축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6~18세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 GTX-A·B·C 차질 없는 개통, GTX-D 조기 착공, E·F 노선 신설, AI 기반 스마트 교차로와 자율주행 버스 도입 등을 내놨다. 문제는 이 모든 공약이 막대한 재정과 중앙정부 협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실행 시간표와 재원 구조가 따라붙지 않으면 ‘큰 공약’은 곧 ‘부담 큰 공약’으로 바뀔 수 있다. ◆2030·반도체벨트 노리는 양향자…‘지지율 격차’ 최대 난제 양 후보의 강점은 산업 현장 경험이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해 상고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 삼성전자 임원에 오른 인물이다. 양 후보는 경기도가 국내 반도체 산업 부가가치와 매출의 핵심을 담당하는 지역이라며, 반도체를 아는 사람이 도정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양 후보자의 약점은 정치적 기반의 불안정성이다. 양 후보는 민주당 영입 인재로 정치에 입문했고, 이후 정치적 경로를 바꿔 국민의힘 후보가 됐다. 이는 중도 확장성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보수 핵심 지지층에는 ‘완전한 우리 후보인가’라는 의문을 남길 수 있다. 양 후보의 기회 요소는 2030 표심과 반도체벨트다. 스트레이트뉴스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는 18~29세, 30대에서 추 후보를 앞섰고, 경기도 남부의 평택·화성·용인·수원·성남은 반도체와 첨단산업의 핵심 축이다. 그가 본선 후보 확정 직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평택을 첫 방문지로 택해 첨단산업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한 것도 이를 겨냥한 전략으로 읽힌다. 양 후보에게 평택·화성·용인 반도체벨트는 단순한 지역 공략지가 아니라 자신의 이력을 정책 경쟁력으로 바꾸는 무대다. 다만, 양 후보에 대한 위협 요소는 지지율 격차와 단일화 변수다. 현재 여론조사 등에서 양 후보는 추 후보에게 두 자릿수 이상 뒤져 있다. 또한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가 완주할 경우 보수·중도 표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더라도 양 후보의 독자 메시지가 묻힐 위험도 존재한다. ◆2030·반도체벨트·무당층 ‘승부처’…공약 설득력 관건 추 후보의 히든 카드는 ‘경기도 대전환’의 실행력이다. 그는 교통, 반도체, 방산, AI를 묶어 경기도를 수도권 산업·교통 플랫폼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은 공약의 크기가 아니라 실행의 순서다. GTX와 무상교통은 생활비와 출퇴근 시간을 겨냥하고, 방산클러스터와 반도체 생태계는 북부와 남부의 성장축을 동시에 겨냥한다. 양 후보의 히든 카드는 ‘반도체 도지사’ 프레임이다. 그는 경기도를 세계 3대 첨단산업 메카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양 후보는 반도체 전문가로서 경기도를 첨단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고, 경기도민 1인당 GRDP 1억원 시대와 남북부 균형 성장을 대표 공약으로 밝혔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의 승부처는 ‘2030 세대’, ‘반도체 벨트’, ‘중도·무당층’ 등으로 꼽힌다. 현재 시점에서 청년층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양 후보와 무상교통, 일자리, 주거 정책 등을 주요 공약으로 밀고 있는 추 후보 중 2030 세대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평택·화성·용인·성남·수원에서 어느 후보가 더 구체적인 산업 전략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이고,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무당층도 실용·성과적 측면에서 공약을 판단해 최종 선택을 할 공산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우 북부에는 접경과 규제, 남부에는 반도체와 과밀, 동부에는 보전과 개발, 서부에는 제조업과 물류가 있다”며 “구체적인 공약으로 각 지역에 실질적인 삶의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후보가 유권자들로부터 최종 낙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2026-05-09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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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교체론' 우세냐, 오세훈 '현직론' 반격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정 후보는 ‘3선 성동구청장’ 경력을 앞세워 생활행정형 교체론을 내걸고 있고, 오 후보는 ‘4선 서울시장’의 경험과 현직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행정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통한 현재 판세는 ‘정원오 우세, 오세훈 추격’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부동층, 세대별 투표율, 강남권 결집, 주거·교통 공약의 설득력 등이 남은 선거 기간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여론조사 흐름은 ‘정원오 우세, 오세훈 추격’ 현재 공개된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정 후보에게 우호적이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4월 28~29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에서 양자 가상대결은 정원오 48%, 오세훈 32%였다. 조사는 통신 3사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2.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5월 1~3일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전화면접조사에서도 정 후보는 41%, 오 후보는 34%를 기록했다. 두 후보 격차는 7.6%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부동층은 21%였고, 현 지지 후보를 선거일까지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81%,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은 18%였다. 조사기간은 2026년 5월 1~3일, 응답률은 10.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SBS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두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읽히는 흐름은 정 후보가 단순한 여당 후보가 아니라 ‘서울 교체론’의 수혜자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반면 오 후보의 현직 프리미엄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장기 재임에 따른 피로감도 함께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가 정권 구도와 시정 평가, 생활 민심이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전으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정원오, 생활행정은 ‘강점’...서울시 경험은 ‘과제’ 정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생활밀착 행정’의 실적이다. 그는 2014년 성동구청장에 처음 당선된 뒤 3연임했다. 구청장 시절 주민과 직접 소통하는 행보로 주목받았고, ‘일 잘하는 행정가’ 이미지를 쌓았다. 서울시장은 거대 담론만으로 당선되는 자리가 아니다. 쓰레기, 보행로, 골목상권, 재개발 민원, 통근시간처럼 시민의 하루를 다루는 자리다. 정 후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서울을 생활 단위로 바꾸겠다”는 메시지를 낼 수 있다. 또 다른 강점은 여당 후보 프리미엄이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맞는 시점에 치러진다. SBS 조사에서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50%,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40%였다.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주택공급, 교통망, 복지 재정 집행이 빨라진다는 주장은 정 후보에게 유리한 프레임이다. 그러나 약점도 분명하다. 서울시 전체 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성동구의 성공은 자산이지만,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중앙정부, 국회, 민간사업자, 시민단체, 글로벌 자본이 얽힌 복합 행정체다. ‘성동 모델’을 ‘서울 모델’로 확장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낮은 전국적 인지도 역시 과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해도, 오 후보의 장기 브랜드를 단기간에 완전히 압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 후보에게 가장 큰 기회 요인은 주거와 교통이다. MBC 조사에서 서울시민이 새 시장에게 가장 중점을 둬야 할 현안으로 가장 많이 꼽은 항목은 주거 안정이었다. 정 후보는 이를 의식하듯 ‘착착개발’을 전면에 세웠다. 통상 15년 안팎 걸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줄이고, 부담 가능한 ‘실속 주택’을 대규모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기본계획과 정비구역 지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정비계획 변경과 관리처분 절차를 줄여 행정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내용이다. 교통 공약도 핵심 승부처다. 정 후보는 5월 7일 ‘30분 통근 도시’를 내걸고 강북 수유동과 강남 종합운동장을 잇는 동부선 신설 등을 제시했다. 강북권 철도망 확충, 격자형 철도망 구축, 광역버스 환승거점 설치,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 통합 구상도 함께 내놨다. 서울의 불평등은 집값에서 시작해 통근시간에서 굳어진다. 강남 접근성, 철도 소외지역, 광역교통 피로를 건드리는 공약은 정 후보가 중산층과 청년층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카드다. 다만 여당 프리미엄은 동시에 위협요인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세금과 규제 논란에서 정 후보가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렵다. 서울 유권자는 공급 확대에는 호응하지만, 재산권 침해나 세 부담 증가에는 민감하다. 정 후보가 중앙정부와의 정책 동조를 강조할수록 국민의힘은 “민주당식 부동산 정책의 반복”이라는 공세를 펼 가능성이 크다. 오세훈, 4선 경험은 ‘자산’...장기재임은 ‘부담’ 오 후보의 강점은 경험과 즉시성이다. 그는 서울시청의 구조, 예산, 인허가, 도시계획, 의회 대응을 누구보다 잘 안다. 주택공급이나 교통망처럼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 서울에서 행정 연속성은 가볍지 않은 무기다. 특히 정비사업을 둘러싼 이해관계 조정, 민간 사업자와의 협상, 중앙정부와의 재원 분담 문제에서 오 후보는 “이미 해본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정책 브랜드도 강점이다. 신속통합기획, 손목닥터 9988, 기후동행카드 등은 호불호와 별개로 이미 시민에게 알려진 서울시 정책명이다. 오 후보는 기존 신속통합기획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2031년까지 31만호 규모 정비사업 착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대학 신입생 대상 ‘서울형 새싹원룸’ 등 청년 주거 공약도 제시했다. 그러나 4선 시장이라는 이력은 안정감인 동시에 피로감이다. MBC 조사에서 오 시장의 시정 수행 평가는 긍정 40%, 부정 52%로 나타났다. 주거 불안, 교통 혼잡, 지역 간 격차 등 서울의 오래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이번 선거는 오 후보의 지난 임기에 대한 평가 성격도 갖는다. 현직 프리미엄이 자산이면서 동시에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오 후보에게 기회는 남아 있다. 2030세대와 강남권, 중도 보수층의 재결집이다. SBS 조사에서 정 후보는 40·50대에서 오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지만, 다른 연령대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었다. MBC 조사에서도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이 포함된 권역에서는 오차범위 내 경합으로 나타났다. 서울 선거에서 강남권과 2030 투표율은 막판 판세를 바꾸는 핵심 변수다. 오 후보가 꺼낸 1호 공약은 ‘건강 도시’다. 그는 ‘강철 체력, 활력 서울’을 첫 공약으로 발표하며 서울시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 9988’을 AI 기반 건강관리 슈퍼앱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집 근처 10분 안에 체력 관리를 할 수 있는 ‘10분 운세권’ 도시를 만들고, 생활권 중심 서울체력장을 100곳까지 늘리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부동산 공방만으로는 정 후보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보고 생활정책·건강·고령화 의제로 전선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오 후보의 위협요인은 정권 구도다. 선거가 서울시정 평가가 아니라 ‘정권 지원 대 견제’ 구도로 굳어지면 여당 후보인 정 후보에게 유리한 바람이 불 수 있다. 보수층이 오 후보 개인 경쟁력에는 동의하더라도 국민의힘 전체에 대한 피로감이 크다면 투표장으로 나오는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 정, '서울형 실행정부' 부각…오, ‘실현 가능성 검증’ 주력 아직 선거가 끝난 게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 후보의 막판 히든카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정 후보가 힘든카드로 ‘서울형 실행정부’ 이미지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착착개발의 재원·절차·기간을 숫자로 제시하고 강남권과 1주택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여기에 30분 통근 도시를 단순한 철도 공약이 아니라 서울 균형발전의 핵심 의제로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정 후보가 ‘정부와 서울시가 함께 움직이면 시민의 시간이 줄어든다’는 구체적 정책 실행 의지를 강조하면 현재의 우세를 굳힐 수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의 필승 히든카드는 ‘실현 가능성 검증’이다. 오 후보는 정 후보 공약을 단순히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 법 개정은 언제 가능한가, 자치구 권한 이양이 책임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공급 속도와 투기 억제를 어떻게 함께 달성할 것인가를 집요하게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정치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오 후보에게 가장 좋은 구도는 ‘새 인물 대 낡은 인물’이 아니라 ‘실험 대 검증’이다”며 “이번 선거 표심의 최종 심판대는 생활이다. 정 후보는 변화의 기대를 현실의 설계도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2026-05-0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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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정권 탄력' 우세냐, 박형준 '현직 안정론' 반격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전 후보는 정권 교체 이후 형성된 여권 우세 흐름과 부산 교체론을 앞세워 상승세를 타고 있고 박 후보는 현직 시장 프리미엄과 시정 연속성을 내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전재수 우세·박형준 추격’으로 요약된다. 다만 부산 특유의 보수 결집력과 가덕도신공항 변수, 강서권 민심, 부동층 이동이 남은 선거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여론조사 흐름은 ‘전재수 우세·박형준 추격’ 현재 공개된 주요 여론조사 흐름은 전 후보에게 다소 우호적이다. 부산MBC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2026년 5월 1~2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양자 가상대결은 전재수 46.9%, 박형준 40.7%였다. 조사는 무선 ARS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6.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또 코리아이글뉴스 의뢰로 바로미터여론연구소가 5월 3~4일 부산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전 후보 44.2%, 박 후보 41.0%로 나타났다. 무선 ARS 방식이며 응답률은 6.7%, 표본오차는 ±3.0%포인트였다. 반면 조사 방식에 따라 격차는 다르게 나타난다. 부산MBC 의뢰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4월 28~29일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전 후보 48%, 박 후보 34%였다. 무선전화면접 방식이며 응답률은 21.0%, 표본오차는 ±3.5%포인트다. 여론조사마다 차이가 나타나는 배경에는 조사 방식과 응답층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화면접에서는 민주당 지지층 응답이 적극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ARS 조사에서는 보수층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읽히는 흐름은 있다. 박 후보의 현직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전 후보가 단순한 민주당 후보를 넘어 ‘부산 교체론’의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박 후보는 기존 보수 지지층 결집 흐름을 바탕으로 격차 축소를 시도하고 있다. 전재수, 정권 탄력은 ‘강점’…부산 전체 행정 경험은 ‘과제’ 전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지역 밀착형 정치 이력이다. 그는 부산 북갑에서 오랜 기간 조직을 관리하며 민주당 부산계 핵심 정치인으로 자리 잡았다. 중앙 정치 경험과 지역 기반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부산도 중앙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부 중도층에서 형성되는 점은 전 후보에게 유리한 요소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이지만 최근 흐름은 과거와 다르다. 청년층 유출과 산업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부산도 변해야 한다”는 정서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전 후보는 이런 흐름을 겨냥해 산업 재편과 청년 일자리 확대를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가덕도신공항을 단순 SOC 사업이 아니라 부산 산업 체질 전환의 계기로 연결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민주당 지도부와 중앙정부 지원을 함께 강조하면서 “속도를 낼 수 있는 후보”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약점도 적지 않다. 부산시 전체 행정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경험은 강점이지만 부산시는 항만·물류·관광·재개발·재정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거대 행정 체계다. 지역 산업계 일부에서는 “중앙 정치 경험과 시정 운영은 다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민주당 정권과 지나치게 밀착된 이미지 역시 부담 요인이다. 부산은 대형 개발사업 비중이 높은 도시다. 재개발·재건축과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규제와 세금 문제에 민감한 유권자가 많다. 전 후보가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점을 강조할수록 국민의힘은 “민주당식 부동산 정책 반복”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박형준, 시정 경험은 ‘자산’…장기 피로감은 ‘부담’ 박 후보의 가장 큰 무기는 경험과 안정감이다. 그는 현직 시장으로서 부산시 행정 체계와 주요 현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추진과 북항 재개발, 2030부산엑스포 유치전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부산 경제계와 전통 보수층에서는 “지금 진행 중인 사업 흐름을 끊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북항 재개발과 에코델타시티, 강서권 개발사업 등은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행정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는 이를 바탕으로 “완성 단계에 들어선 부산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적임자”라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해운대·수영·동래·남구 등 전통 보수 강세 지역에서는 여전히 안정적인 조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현직 프리미엄은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부산 경제 침체와 청년 유출 문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박 후보 시정에 대한 평가 성격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조사에서는 시정 평가가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리는 흐름도 확인된다. 특히 2030세대와 중도층에서는 “부산이 수년째 비슷한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는 피로감도 감지된다. 박 후보 입장에서는 이번 선거를 단순한 정권 심판 구도가 아니라 “검증된 시정 경험 대 정치 실험” 구도로 바꾸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덕도·북항·청년 일자리…결국 생활 문제가 흔든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 핵심 의제는 가덕도신공항과 북항 재개발이다. 두 후보 모두 사업 추진에는 찬성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전 후보는 중앙정부 협력 체계를 강조한다. 정부와 부산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예산과 인허가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박 후보는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교체보다 완성이 중요하다”는 논리를 편다. 청년 일자리 문제 역시 핵심 승부처다. 부산은 청년 순유출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산 청년층의 수도권 이동은 계속되고 있으며 지역 제조업과 항만 산업만으로는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 후보는 디지털 산업과 문화콘텐츠 산업 확대를 강조하고 있고 박 후보는 기존 산업 고도화와 글로벌 물류 허브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결국 유권자 입장에서는 “누가 실제로 부산 경제를 바꿀 수 있느냐”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도 변수다. 북항과 강서권 개발 기대감은 살아 있지만 원도심과 외곽 지역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해운대와 일부 신축 지역은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중소형 상권과 구축 밀집 지역에서는 경기 체감이 다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정부 연계 실행력’ 부각…박, ‘검증된 시정’ 총력전 아직 선거가 끝난 것은 아니다. 남은 기간 두 후보 모두 막판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 후보의 히든카드로 ‘정부 연계 실행력’이 꼽힌다. 중앙정부와 부산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가덕도신공항과 산업 재편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전 후보는 변화 기대감을 실제 실행 계획으로 연결해야 한다”며 “중도층은 정치 구호보다 속도와 현실 가능성을 본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핵심 전략은 ‘검증론’이다. 전 후보 공약을 향해 재정 문제와 실현 가능성을 집요하게 따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부산 재정 여건과 대형 개발사업 부담을 연결하며 “경험 없는 교체의 위험성”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박 후보 입장에서는 선거를 정권 심판 구도로 끌려가면 불리할 수 있다”며 “현직 시장 경험과 사업 연속성을 얼마나 부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부산 민심은 아직 완전히 한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정권 교체 이후 변화 기대감과 현 시정 안정론이 맞부딪히는 흐름 속에서 중도층과 부동층 움직임이 마지막 변수로 남아 있다.
2026-05-0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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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리턴매치…10년 미래 건 진검승부
[경제일보] 대전 시장 선거는 4년 만의 재대결이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대전시장을 지냈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이번에는 도전자가 된 전직 시장과 수성에 나선 현직 시장이 다시 맞붙는다. 허 전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국민의힘이 단수공천한 이장우 현 시장과 전·현직 시장 간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대전은 행정수도 세종과 가까운 과학도시이지만, 청년 유출과 원도심 침체, 교통 인프라 지연이라는 숙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는 대전 시장 선거의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이기도 하다. 현재 여론 흐름은 허 후보가 앞서고 이 후보가 추격하는 구도다. KBS대전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KBS대전방송총국 의뢰, 한국리서치 조사, 2026년 4월 25~27일, 대전시 만 18세 이상 유권자 800명 대상, 면접원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7.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허 후보는 47%, 이 후보는 31%로 나타났다. 유보층은 19%였고, 차기 대전시장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일자리 확충이 34%로 가장 높았다. 최신 보조 지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뉴스핌 대전세종충남본부가 알앤써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뉴스핌 대전세종충남본부 의뢰, 알앤써치 조사, 2026년 5월 3~4일, 대전 거주 만 18세 이상 809명 대상, 무선 ARS 자동응답 100%, 응답률 6.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허 후보가 50.3%, 이 후보는 36.4%로 조사됐다. 이들 조사들은 허 후보 우세 속에서 이 후보가 20·30대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격차 축소를 노리는 흐름으로 해석되고 있다. ◆허태정 ‘시정 경험 강점’, ‘청년특별시’ 승부수 허 후보의 강점은 시정 경험과 민주당 결집력이다. 그는 유성구청장과 대전시장을 지낸 행정 경험이 있고, 이번 경선에서 장철민 의원을 꺾고 본선 후보가 되며 저력을 입증했다. 다만, 허 후보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것은 과거 시정에 대한 평가다. 이 후보는 허 후보 확정 이후 민선 7기 시정의 무능과 불통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전직 시장이라는 이력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다시 맡겨도 되는가’라는 검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허 후보에게 있어 기회 요소로는 청년 의제가 꼽힌다. 허 후보는 일자리·주거·문화를 핵심으로 한 3대 청년정책을 발표하고 대전을 ‘청년특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약의 방향은 대덕특구, 지역대학, 기업을 연결해 청년이 대전에서 배우고 취업하고 정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허 후보에 대한 위협 요소는 공약의 구체성 검증이다. 청년특별시라는 말은 선명하지만, 청년이 원하는 것은 구호가 아니라 임금, 주거비, 교통시간, 문화 인프라다. 청년주택 공급, 일자리 플랫폼, 창업 지원이 실제 예산과 부지, 기업 수요와 연결되지 않으면 공약은 선언에 그칠 수 있다. ◆이장우, ‘현직 프리미엄’·‘대형 인프라 공약’ 맞불 이 후보의 강점은 현직 프리미엄과 추진력 이미지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지난 4년 동안 ‘일류경제도시 대전’의 기반을 구축했고, 앞으로는 서울과 함께하는 ‘G2 경제과학수도 대전’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허 후보에게 분야별 정책토론회 10차례를 공개 제안하며 정책 검증 구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 반면, 이 후보의 약점은 현직 책임론이다. 현직 시장은 성과를 내세울 수 있지만, 동시에 미완성 사업과 시민 불만의 책임도 져야 한다. 대전의 교통, 원도심, 청년 유출, 지역경제 체감 문제는 여전히 선거의 핵심이다.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대전시민이 꼽은 최우선 현안이 일자리 확충이라는 점은 현직 후보에게 직접적인 평가 기준이 된다. 이 후보에게 있어 기회 요소는 교통과 도시공간 재편이다. 이 후보는 도시철도 3·4·5·6호선에 무궤도 트램을 도입해 임기 내 개통하겠다는 구상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대전천 하상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을 친수공원으로 만드는 ‘대전형 청계천’ 프로젝트도 내놨다. 해당 프로젝트는 동구 천동에서 서구 둔산동까지 이어지는 하상도로를 지하차도로 전환하고, 지상은 수변공원으로 바꾸는 구상이며 예상 사업비는 약 6700억원이다. 이 후보의 위협 요소는 대형 공약의 현실성 논란이다. 무궤도 트램과 대전형 청계천은 도시의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사업비와 교통 대체 계획, 민자 추진 가능성, 환경성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허 후보와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 후보의 트램 공약을 두고 효율성과 현실성을 비판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가 ‘도시 대전환’으로 받아들여질지, ‘선거용 토목 공약’으로 비판받을지는 남은 검증 과정에 달려 있다. ◆승부 가를 히든카드…‘청년 정착 패키지’ vs ‘체감형 도시 변화’ 허 후보의 히든 카드는 청년 정착 전략이다. 대전의 강점은 대덕연구개발특구, KAIST를 비롯한 대학·연구기관, 국방·바이오·AI 산업 기반이다. 문제는 이 자산이 청년의 지역 정착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허 후보가 청년 일자리, 역세권 청년주택, 문화 바우처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낸다면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반면, 이 후보의 히든 카드는 도시공간 변화의 체감도다. 대전형 청계천, 무궤도 트램, 전통시장 지원, 농·임업 수당 등은 모두 ‘눈에 보이는 변화’를 겨냥한다. 이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착공 가능성과 행정 추진력을 설득하면, 여론조사 열세에도 추격 동력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선거의 판도를 가를 승부처 키워드는 ‘일자리’, ‘2030 표심’, ‘교통’ 등이다. KBS 조사에서 일자리 확충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 만큼 두 후보 모두 대전 경제의 구조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2030 표심과 관련해 허 후보는 청년특별시 공약으로 청년층을 되찾아야 하고, 이 후보는 20·30대 강세 흐름을 실제 투표로 연결해야 한다. 또한 교통과 관련해서는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원도심 접근성, 출퇴근 동선 문제가 오래된 숙제이고, 교통 공약은 단순한 이동 문제가 아니라 주거와 상권, 청년 정착과 직결되는 만큼 공약 설득력에 따라 표심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전시장 선거는 전직과 현직의 자존심 대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시의 다음 10년을 묻는 선거”라며 “정당도 인물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번 선거에서는 일자리, 교통, 주거, 청년의 미래를 따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26-05-0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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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베트남 녹색경제 협력 본격화…EPMA·KOVECA '2030 로드맵' 시동
[경제일보] 한국과 베트남의 민간 협력 기관이 녹색경제 분야의 중장기 협력에 나선다. 양국 정부가 참여한 경제사절단 공식 일정에서 관련 협약이 체결되면서, 한·베 산업 협력이 교류 중심을 넘어 실행 단계로 확장될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친환경제품 제조업협회(EPMA)와 한베트남경제문화협회(KOVECA)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이어지는 녹색경제 협력 로드맵 구축에 합의했다. 이번 협약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응우옌 반 탕 베트남 재무부 장관이 함께 임석한 가운데 체결됐다. 양국 정부 고위급 인사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협약이 이뤄진 만큼, 민간 차원의 산업 협력이 정책 협력과도 맞물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협력의 핵심 분야는 녹색경제, 스마트농업, 친환경 산업, 넷제로(Net Zero) 전환이다. EPMA와 KOVECA는 오는 2030년까지 단계별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기술 이전과 공동 프로젝트 발굴, 투자 연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협약식에는 KOVECA 권성택 회장, 박종남 고문, 이종현 부회장, 딘 티 타잉 마이(Dinh Thi Thanh Mai) 홍보대사와 EPMA 부 민 리(Vu Minh Ly) 부회장, 부 티 반 호아(Vu Thi Van Hoa) 사무국장, 응우옌 티 짱(Nguyen Thi Trang) 녹색생산기술 연구개발센터(GREEN TECH) 부소장 등이 참석했다. 권성택 회장은 “이번 협약은 한·베 양국이 녹색경제라는 공동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실질적 출발점”이라며 “KOVECA는 한국의 기술과 투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베트남의 성장성과 결합해 지속가능한 산업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부 민 리 부회장은 “베트남은 현재 녹색경제 전환과 넷제로 실현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친환경 제품 산업, 스마트 농업, 순환경제 분야에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국제 협력을 통해 베트남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KOVECA는 2014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으로,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경제·문화·교육·산업 협력을 연결하는 민간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양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연구기관을 잇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투자 유치, 기술 협력, ODA 사업 등을 추진해왔으며, 최근에는 스마트농업과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로 협력 영역을 넓히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베트남 현지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실질적인 경제 협력 가교 역할을 수행해왔다. EPMA는 베트남 친환경 제품 산업을 대표하는 사회·직능 단체다. 친환경 제품의 연구개발과 생산, 유통에 참여하는 기업·기관을 연결하고, 정책 자문과 산업 지원, 국제 협력 업무를 수행한다. EPMA 산하 GREEN TECH는 과학기술부 등록 기관으로 에너지 진단, 탄소배출 측정, 친환경 인증, 탄소크레딧 등 기술 기반 실행 업무를 맡고 있다. 이번 협력은 한국의 스마트팜, 스마트팩토리, 신에너지 기술과 베트남의 생산 기반·시장 잠재력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양 기관은 농업 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 친환경 소재 생산, 디지털 탄소관리 시스템 구축 등 구체적인 산업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 기준과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도 이번 협력의 배경이다.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친환경 생산체계와 탄소관리 역량이 경쟁력의 핵심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이 녹색산업 분야에서 협력 모델을 구축할 경우, 양국 기업의 해외시장 대응력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EPMA와 KOVECA의 협약은 한·베 협력이 기술, 산업, 투자, 환경 의제를 결합한 실천형 협력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양 기관은 2030년까지 이어지는 실행 로드맵을 바탕으로 녹색경제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를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2026-05-08 13: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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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으로 간 청정원…1200만 관중 시대 잡는다
[경제일보] 프로야구 흥행 열기가 식품업계 마케팅 경쟁까지 달구고 있다. 연간 관중 12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둔 야구장이 단순 스포츠 경기장을 넘어 소비와 체험이 결합된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도 현장 마케팅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상 청정원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청정원데이’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야구장을 찾은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브랜드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행사다. 이번 행사는 올해 론칭 30주년을 맞은 청정원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라이프푸드 브랜드’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정원은 장류와 조미료 중심 브랜드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건강식과 간편식, 저당 제품군을 강화하며 식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외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상은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 가운데 하나다. 1956년 설립된 대상은 발효 기술과 조미 식품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고 현재는 식품과 소재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종합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청정원은 대상의 핵심 식품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류는 물론 소스와 간편식, 건강식품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식품업계에서는 청정원이 최근 몇 년 사이 소비 흐름 변화에 비교적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저속노화와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되자 저당 제품군을 확대했고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에 맞춰 냉동식품과 간편 조리 제품군도 강화했다. 특히 ‘호밍스’ 브랜드를 앞세운 간편식 사업은 대상의 미래 성장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실제 대상은 최근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김치와 소스류, 간편식 판매를 늘리며 K푸드 수요 확대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저지 등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과 유통망 확보에도 힘을 싣고 있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농심 등이 경쟁하는 K푸드 수출 시장에서 대상 역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청정원데이 행사에서도 대상은 최근 힘을 주고 있는 저당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웠다. 행사 기간 동안 SSG랜더스필드 1루 광장에는 ‘우리가 원하던 오늘’을 주제로 한 브랜드 부스가 마련된다. 현장 방문객에게는 청정원 저당 홍초를 활용한 에이드가 무료 제공되며 룰렛 이벤트를 통해 저당 홍초와 저당 케찹, 저당 돈까스소스, 저당 굴소스, 저당 참깨드레싱, 저당 현미고추장 등 대표 저당 제품도 증정한다. 행사 첫날인 15일에는 대상 임직원이 시구와 시타 행사에도 참여한다. 야구 관람과 브랜드 체험을 결합한 참여형 마케팅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식품업계가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TV 광고 중심이던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방식의 현장형 마케팅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로야구는 최근 젊은 세대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흥행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 입장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과 2030세대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대상 역시 최근 브랜드 전략의 무게중심을 ‘일상 속 경험’에 두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브랜드를 녹여내겠다는 방향이다. 이번 청정원데이 행사 역시 건강과 야구 관람,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온·오프라인 연계 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대상은 14일부터 20일까지 SSG닷컴에서 청정원 인기 제품 30개 품목을 30% 할인 판매하고 멤버십 회원에게 추가 할인 쿠폰도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식품기업들의 경쟁이 제품 자체를 넘어 브랜드 경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강과 취향 소비 흐름이 강해지면서 소비자와 얼마나 자연스럽게 접점을 만들 수 있는지가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야구장을 찾은 식품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2026-05-08 08: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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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과 5만원 훠궈, MZ의 '쪼개진 지갑'이 던지는 경고
[경제일보] 점심시간, 편의점마다 5000원 남짓한 가성비 도시락을 집어 드는 2030 청년들의 줄이 길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만들어낸 이른바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의 씁쓸한 풍경이다.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동선을 꺾고 교통비를 아끼려 알뜰교통카드 앱을 수시로 들여다본다. 이들에게 소비의 제1원칙은 단연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그런데 해가 지고 주말이 오면 이 가성비의 전사들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 1인당 객단가가 최소 4만원에서 6만원을 훌쩍 넘는 중국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 매장 앞은 두세 시간의 대기도 마다하지 않는 MZ세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하다며 지출을 통제하던 그들이 왜 이토록 비싼 외국계 식당 앞에서는 기꺼이 지갑의 빗장을 푸는 것일까. 최근 하이디라오 코리아가 발표한 실적은 이 기현상을 명확한 숫자로 증명했다. 2023년 매출 1177억원. 전년 대비 무려 50% 이상 급증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과거 한국 시장에 진출했던 중국 외식 브랜드들이 주로 '싸고 양 많은' 마라탕이나 탕후루 같은 초저가 시장을 공략했던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고가 정책을 고수하면서도 한국 외식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로 1000억원의 벽을 뚫어낸 이면에는 우리가 피상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던 MZ세대의 '달라진 소비 심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이들의 소비는 모순 그 자체다. "돈이 없다면서 오마카세와 하이디라오에는 왜 열광하느냐"며 혀를 끌짯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선택적 생존 전략'이다. 오늘날 청년들의 가성비는 단순히 '절대 가격이 싼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가성비란 '내가 지불한 비용(돈과 시간) 대비 얻어내는 총체적 효용'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대, 평생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이 요원해진 구조적 좌절 속에서 이들은 일상적인 소비를 극단적으로 통제한다(편의점 도시락). 하지만 그렇게 모은 잉여 자본을 자신의 정서적 만족감과 소셜 미디어(SNS)상에서의 자아실현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는 '경험'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하이디라오). 이른바 '앰비슈머(Ambisumer·양면적 소비자)'의 탄생이다. 이들에게 하이디라오의 5만원은 비싼 고깃값이 아니다. 5만원이라는 돈을 내고 식사 시간 내내 완벽하게 '주인공'으로 대접받는 심리적 만족감, 눈앞에서 펼쳐지는 수타면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때 얻는 사회적 인정 그리고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실패 없이 보장받는 '안전비용'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효용이 확정된 경험에 돈을 지불하는 것, 이것이 바로 2024년 대한민국 MZ세대가 정의하는 '새로운 가성비'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파인 다이닝과 고급 레스토랑을 제치고 하이디라오인가. 해답은 그들이 파는 본질에 있다. 하이디라오의 본업은 훠궈를 파는 요식업이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엔터테인먼트업'에 가깝다. 대기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들의 서비스 맹폭은 시작된다. 무료 네일아트, 구두닦이 서비스, 다양한 스낵과 음료, 보드게임이 기다리는 시간을 '고통'에서 '즐길 거리'로 치환한다. 자리에 앉으면 머리끈과 안경 닦이, 스마트폰을 보호할 지퍼백이 제공되고 혼자 온 손님 맞은편에는 거대한 인형을 앉혀 외로움조차 차단해 버린다. 직원은 식사 내내 테이블을 전담하며 고기를 구워주고 새우 완자를 빚어주며 생일인 고객에게는 현수막과 함께 떠들썩한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한국의 외식업이 그동안 '맛'과 '인테리어' 그리고 어떻게든 테이블 회전율을 높여 마진을 남기는 '효율'에 집착해 올 때 하이디라오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모든 시간의 밀도를 높여 문을 나설 때 "돈이 아깝지 않다"는 항복을 받아내는 식이다. 고객은 단순히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각박한 현실 속에서 온전히 나만을 위해 돌아가는 '마이크로 테마파크'의 입장권을 사는 셈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극강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야말로 불황을 뚫고 1000억 매출을 견인한 강력한 무기다. 국내 수많은 외식 기업들도 하이디라오의 성공을 벤치마킹하려 노력했다. 고객에게 인사를 크게 하고 이벤트를 기획하고 친절 교육을 강화했다. 하지만 대부분 흉내 내기에 그치며 쓴맛을 봤다. 왜일까? 서비스의 겉모습은 베낄 수 있어도 그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뿜어내게 만드는 '조직의 내면'은 쉽게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융 하이디라오 창업자의 경영 철학은 명확하다. "고객을 감동시키려면 먼저 직원을 감동시켜라." 하이디라오의 직원들은 동종 업계 대비 파격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기숙사 제공, 부모님 용돈 지원, 자녀 교육비 지원 등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를 누린다. 철저한 도제식 시스템(사수-부사수)을 통해 후배를 잘 육성하면 선배에게 그 매장의 수익 일부가 배분되는 파격적인 성과급 구조를 갖추고 있다. 말단 직원에게도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결제 금액을 할인해 주거나 무료로 메뉴를 내어줄 수 있는 막강한 권한(재량권)이 부여된다. 매뉴얼에 억눌려 억지웃음을 짓는 감정노동자가 아니라 자신이 사장처럼 판단하고 행동할 때 즉각적인 보상이 뒤따르는 자율적인 주체가 되는 것이다. 눈앞에서 춤을 추며 면을 뽑고 진심을 다해 고객의 생일을 축하하는 직원들의 에너지는 경영진의 '착취'가 아니라 '존중과 보상'에서 피어난 꽃이다. 한국의 외식업계가 겉핥기식 친절 교육과 최저시급으로 이들의 서비스 퀄리티를 따라잡으려 했던 것은 애초에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하이디라오 한국 매출 1000억원 돌파는 단순한 '중국 훠궈의 유행'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는 극도로 똑똑하고 까다로워진 한국의 젊은 소비자들이 낡은 관행에 젖어 있는 국내 서비스 산업 전체에 던지는 서늘한 경고장이자 뼈아픈 채찍질이다. 지금 우리 시장을 돌아보자. 원재료 값이 올랐다며 꼼수로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프리미엄 딱지를 붙여 가격만 치솟고 정작 서비스 질은 바닥인 일부 식당들, 키오스크만 덩그러니 놓아둔 채 최소한의 인간적 응대마저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소거해 버리는 무인화의 역습까지. 우리는 과연 고객에게 지불한 돈을 뛰어넘는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소비의 양극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어설픈 중간 지대의 브랜드들은 도태를 면치 못한다. 압도적으로 싸서 생존 필수재로서 기능하거나 아니면 하이디라오처럼 지갑을 열고 싶을 만큼 확실한 대체 불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MZ세대는 얄팍한 상술에 속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끼는 곳에는 기꺼이 줄을 서고 지갑을 털어 열광적인 팬덤이 되어준다. 하이디라오는 그 어려운 것을 증명해 냈다. 이제 한국의 기업들이 대답할 차례다. 가격표의 숫자만 바꿀 것인가 아니면 고객의 경험을 통째로 바꿀 것인가. 5만원짜리 훠궈 국물 속에서 우리가 건져 올려야 할 진정한 화두는 바로 이것이다.
2026-05-05 10: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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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암동 골목에서 만난 '사람의 금융', 그 따뜻한 귀환을 응원하며
[경제일보] 점심 약속 장소는 뜻밖에도 후암동의 북적이는 골목길이었다. 금융 현장의 최일선에서 여론을 갈무리하는 한 베테랑 전략가가 나를 이 활기찬 골목으로 이끈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직감했다. 낮은 지붕들이 어깨를 맞댄 사이로 상인들과 주민들의 생생한 삶이 교차하고, 그 활력의 한복판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작은 금융 지점이 보였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이웃들의 정겨운 인사와 분주한 발소리. 필자는 그가 왜 이곳으로 나를 안내했는지 그 속 깊은 메시지를 곧바로 읽어낼 수 있었다. 그것은 숫자로만은 다 설명할 수 없는, 금융이 머물러야 할 ‘체온’에 대한 무언의 증명이었다. ◆60년 전 심어진 인본주의 씨앗, 마을의 희망으로 피어나다 골목의 소음이 정겹게 배경음으로 깔리는 식탁에서 우리의 대화는 깊어졌다. 1960년대 선진국으로부터 유입된 인본주의적 씨앗이 어떻게 새마을운동의 파도를 타고 우리 곁의 새마을금고라는 든든한 숲으로 번져갔는지에 대한 역사였다. 후암동 골목의 생동감은 그 뿌리가 결코 박제된 과거가 아님을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었다. 60여 년간 우리 경제의 실핏줄을 타고 흐른 이 상부상조의 정신은, 자본의 냉혹한 논리 속에서도 끝내 ‘사람’을 놓지 않았던 대한민국만의 독창적인 금융 유산이다. ◆숫자를 넘어 증명되는 ‘성숙한 귀환’ 현장을 중시하는 눈으로 포착한 오늘날의 모습은 더욱 극명했다. 효율성을 앞세워 수천 개의 지점을 폐쇄하며 골목을 떠나는 시중은행들의 행보와 달리, 우리 곁의 상호금융은 현장을 지키며 묵묵히 스스로를 단련하고 있었다. 최근 일부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실제 지표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다. 연체율을 5%대 초반으로 낮추고 충담금 적립률을 130%로 상향하며 일궈낸 새마을금고의 경영 정상화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딘 악조건 속에서도 1.4조 원 규모의 서민금융 지원을 약속하며 ‘비전 2030’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의 행보는, 본질을 지키는 정성이 체력(수익성)과 만났을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안의 논쟁을 넘어 세계가 배우는 모델로 더욱 뼈아픈 역설은 우리가 안에서 감독권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두고 소모적인 논쟁에 매몰되어 있을 때 마주하게 된다. 우리가 칸막이 행정에 갇혀 이들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사이, 미얀마와 라오스, 그리고 아프리카 우간다까지 세계는 한국의 모델을 이식받아 자생적인 금고를 세우며 ‘지역 자립의 교과서’로 추앙하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 역시 우리의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러브콜을 보낸다. 60년 전 우리가 받았던 상생의 씨앗이 이제는 고유한 K-금융 브랜드가 되어 전 세계의 가난을 닦아주는 고귀한 유산으로 수출되고 있는 셈이다. ◆함께 가는 미래, 진심이 담긴 광고의 울림 후암동 골목을 나오며 필자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새마을금고의 광고 캠페인을 떠올렸다. 화려한 꾸밈말 대신 우리 이웃들의 투박하지만 진실한 삶을 조명하며 "어려울 때 힘이 되겠다"고 말하는 그 광고의 메시지는, 오늘 내가 본 후암동 골목의 생동감과 한 치의 어긋남이 없었다. 대형 금융사가 외면한 곳에서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던 투박한 손길이 이제는 세계 금융의 온도를 높이는 희망의 불씨가 되었음을 믿는다. 본질을 지켜내는 일이 얼마나 고귀한지, 그 서민적인 진심이 광고라는 매개체를 넘어 우리 사회의 든든한 언덕이 되어가고 있는 그 의미가 참으로 깊게 다가오는 점심이었다. 낮은 곳에서 시작해 세계를 품어갈 그들의 ‘성숙한 귀환’에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2026-05-04 17: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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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인스페이스, 스카이파이 통해 글로벌 진출…위성 데이터 시장 정조준
[경제일보] 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데이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한글과컴퓨터도 단순 위성 운용을 넘어 데이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위성 영상이 관측 자산에서 분석 가능한 데이터 자원으로 전환되면서 산업 전반에서 활용 가치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한글과컴퓨터의 위성·드론·AI 영상 분석 서비스 기업 한컴인스페이스는 자사의 '세종' 시리즈 위성 영상 상용 판매를 시작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는 3분기부터 글로벌 위성 데이터 플랫폼 스카이파이를 통해 지구 관측 영상을 공급하며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시장 조사 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위성 데이터 서비스 시장은 오는 2030년 약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위성 영상이 농업, 환경, 국토 관리,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면서 단순 관측을 넘어 분석 중심 데이터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카이파이는 전 세계 위성 영상과 지리공간 데이터를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글로벌 마켓플레이스로 이번 협력을 통해 한컴인스페이스는 기존 국내 중심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유통 채널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데이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포함해 다양한 산업 고객을 직접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이번 상용화에서 기술 차별화를 특징으로 꼽았다. 지형과 객체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다중분광 영상과 물질의 고유 성분까지 분석할 수 있는 초분광 데이터를 동시에 제공할 계획이다. 기본적인 영상 분석에 활용되는 다중분광 데이터에 더해 파장 단위로 정보를 분해해 작물 생육 상태, 환경 오염, 자원 분포 등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를 식별할 수 있는 초분광 데이터를 제공한다. 초분광 데이터는 농업 생산성 관리, 환경 모니터링, 광물 탐사 등 정밀도가 요구되는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컴인스페이스는 단순 영상 제공을 넘어 정밀 분석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데이터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비즈니스 모델도 데이터 활용 방식에 맞춰 이원화했다. 축적된 위성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존의 '아카이브 서비스'와 특정 지역을 새롭게 촬영하는 '태스킹 서비스'를 함께 운영해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반복적으로 활용되는 데이터와 맞춤형 데이터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구조다. 한컴인스페이스는 향후 위성 데이터 사업을 AI 기반 데이터 인텔리전스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위성 영상에 드론, 지상 센서, 공공 데이터를 결합해 산업별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단순 데이터 제공을 넘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인사이트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위성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하고 판매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분석과 활용까지 포함하는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가치 사슬 전반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위성 공급 역량 확대도 병행된다. 세종 시리즈 후속 위성 발사와 군집 위성 운용 체계 구축을 통해 관측 주기를 단축하고 데이터 확보 빈도를 높여 고정밀·고빈도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어느 지역이든 보다 빠르고 정밀하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위성영상의 국내·외 상용화는 단순한 데이터 판매를 넘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한컴인스페이스는 고품질 위성영상을 국내외 고객에게 공급하는 동시에 AI 기반 영상 분석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고부가가치 데이터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5-04 14:4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