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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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가 바다로 간다…K조선이 '데이터센터'를 띄우는 이유
[경제일보] 대형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만들던 국내 조선사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를 바다 위에 띄우기 시작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부지와 전력 공급, 냉각 문제가 새로운 병목으로 떠오르자 조선업계가 부유식 구조물 설계·건조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와 관련 전력 인프라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FDC는 육상 건물 대신 바다나 강 위에 부유식 구조물을 띄우고 내부에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가스텍 2026’에서 자체 개발한 60MW급 FDC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했다. 해상에서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고 바닷물을 냉각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미국선급협회(ABS)로부터 60MW급 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도 확보했다. 특히 발전 방식과 서버 종류, 데이터센터 용량을 고객 요구와 설치 환경에 맞게 구성할 수 있도록 모듈화 설계를 적용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인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며 “FDC는 시장 수요와 고객사 요구에 맞춰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상용화 시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잡았다. 지난 4월 ABS와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50MW급 FDC에 대한 기본인증을 받았으며, 미국 현지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전력·자동화 기업 등과 사업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조선소에서 설계와 제작, 주요 장비 통합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을 활용해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보다 구축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그리스 선사와 영국 로이드선급, 미국 AI 서버 전문기업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협력 분야에는 신규 프로젝트 발굴과 경제성 검토, 해상 환경에서의 AI 서버 운용 검증 등이 포함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50MW급 FDC의 상용화 목표는 2028년 2분기”라고 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해상 AI 서버 운용 검증의 구체적인 단계와 실제 기술 검증 과정에서 확인된 난제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HD한국조선해양도 지난 7월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과 FDC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냉각 인프라와 HD한국조선해양의 해상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FDC 통합 설계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AI 시대가 되면서 데이터센터 확보 수요가 커지고 해상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선박 건조 역량을 기반으로 FDC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조선사가 FDC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배경에는 기존 사업과의 기술적 연관성이 있다. 해상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띄우는 선체 설계부터 전력설비 통합, 복원성 확보와 안전관리까지 상당 부분이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이미 축적해온 기술과 맞닿아 있다. 반면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악천후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해상 전력망을 구축해야 하고, 파도와 진동, 염분과 습도로부터 고가의 IT 서버를 장기간 보호할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하다. 해저 통신망 연결과 유지보수 비용, 국가별 해상 인허가 등도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HD현대는 데이터센터 자체뿐 아니라 전력을 공급하는 ‘바다 위 발전소’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자체 힘센엔진을 활용한 100MW급 부유식 발전설비(BMPP)에 대해 ABS 기본인증을 확보했다. BMPP는 발전엔진을 해상 구조물에 설치해 전력을 생산한 뒤 대규모 데이터센터나 산업단지 등에 공급하는 설비다. FDC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가 안고 있는 전력과 부지, 냉각 문제를 일부 보완할 수 있어서다. 대규모 육상 부지를 새로 확보하지 않아도 되고, 해수를 냉각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발전설비까지 함께 구축할 경우 육상 전력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아직 국내 조선사들의 FDC 사업은 기본인증과 기술개발, 사업화 검토 단계에 있다. 한화오션은 시장 수요에 맞춰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인 반면 삼성중공업은 2028년 2분기를 상용화 목표 시점으로 제시하는 등 업체별 사업 추진 속도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실제 수주와 상업운전을 통해 구축비와 운영비, 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한 경제성이 확인돼야 본격적인 시장 확대 여부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선박을 만들던 조선사의 사업 영역이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까지 넓어지는 가운데 ‘바다 위 데이터센터’가 실제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10-06 14: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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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통신·보안까지…KBW2026, 디지털자산 '제도권 동맹' 넓힌다
[경제일보] 아시아 대표 디지털자산 행사인 ‘KBW2026 with Upbit’가 금융·통신·보안·인공지능(AI) 기업을 잇달아 파트너로 확보하며 산업 간 협력의 장으로 외연을 넓힌다. 가상자산 거래 중심이던 행사가 결제와 수탁, 자산 토큰화, 보안 인프라를 아우르는 제도권 금융 무대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주최사 팩트블록은 지난 16일 리플, 하나금융그룹, 비티큐(BTQ), 미래에셋자산운용, SK텔레콤, 안랩블록체인컴퍼니를 골드 스폰서로 추가 공개했다. 베니스, 카이트 AI, 수이, 파로스, 그노랜드 등은 실버 스폰서로 참여한다. 앞서 공개된 업비트, 0G, 비트고, 스테이블, 트리아, 고트네트워크 등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프로젝트와 국내 금융·기술 기업이 동시에 포진했다. 금융권 참여는 디지털자산이 투자상품을 넘어 금융 인프라로 이동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과 디지털자산 수탁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월 온도파이낸스와 협약을 맺고 글로벌X(Global X) 상장지수펀드(ETF)의 토큰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의 주요 과제로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를 검토해 왔다. 리플은 기업·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글로벌 결제와 디지털자산 수탁 인프라를 제공한다. BTQ는 양자내성암호(PQC) 등 차세대 보안 기술을 개발하고, SK텔레콤과 안랩블록체인컴퍼니는 통신·보안 역량을 블록체인 생태계와 연결한다. 디지털자산 서비스의 핵심 과제인 자금 이동, 기관 보관, 해킹 대응을 한 행사에서 다루게 된 셈이다. AI와 블록체인의 결합도 주요 의제로 떠오른다. 카이트 AI는 AI 에이전트의 신원·권한·결제를 관리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며, 베니스는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생성형 AI 플랫폼을 표방한다. 파로스는 실물연계자산과 기관 금융의 온체인화를, 수이는 고성능 레이어1 블록체인을, 그노랜드는 스마트계약 플랫폼을 개발한다. AIP는 정책 교육 파트너로 참여한다. 프로젝트로는 크립토 에이전트 플랫폼 엘사와 밈코인 ‘$TRUMP’도 이름을 올렸다. KBW2026은 오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다. 29일에는 기관·금융권 초청 행사인 ‘업비트 인스티튜셔널 서밋(UIS)’이 진행되고, 30일부터 이틀간 메인 컨퍼런스가 열린다. 공식 홈페이지는 3개 무대, 100개 이상의 세션, 300명 이상의 연사 참여를 예고했다. 박위익 팩트블록 대표는 “크립토 네이티브 기업뿐 아니라 금융·자산운용·통신·보안·AI·정책 분야가 함께한다”며 “디지털자산 산업이 기존 금융과 첨단기술 전반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KBW의 성패는 스폰서 숫자보다 이종 산업 간 협력이 실제 서비스와 투자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데 달렸다.
2026-09-17 17: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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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길고 긴 싸움 끝났다…KDDX 선도함 건조 최종 확정
[경제일보] 2년 넘게 이어진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의 주도권 경쟁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한화오션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장기간 표류했던 KDDX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번 선정은 단순한 선도함 1척 건조를 넘어 향후 한국 해군의 차세대 전력과 국내 특수선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날 방위사업청으로부터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11일 업체 선정평가에서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잠정 선정된 이후 HD현대중공업의 이의신청 절차까지 모두 마무리되면서 최종 선정이 확정됐다. 계약금액과 계약기간은 향후 정부와 협상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KDDX는 총사업비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한국 해군의 차세대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 가운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비는 약 8820억원 규모다. 기존 구축함보다 향상된 탐지·지휘·전투 능력을 갖춘 첫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으로, 통합전기추진체계(IEPS)와 첨단 전투체계, 자동화 기술 등이 집약되는 국내 함정 산업의 대표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원래 지난해 사업자 선정이 완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본설계 단계에서 불거진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공정성 논란,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2년 이상 지연됐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경쟁입찰을 다시 진행했고, 현장실사와 기술·가격 평가를 거쳐 지난달 한화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이 제기한 이의신청을 검토한 끝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한화오션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최종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 최대 수상함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DDX는 단순한 함정 건조 사업이 아니라 향후 한국 해군의 핵심 전력 확보와 국내 함정 기술 발전을 동시에 이끌 사업으로 꼽힌다. 사업 지연이 길어질수록 전력화 일정은 물론 국내 특수선 산업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을 위해 10여 년간 관련 기술 개발을 이어왔다.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12년 KDDX 개념설계를 수행하며 통합전기추진체계와 통합마스트, 통합네트워크, 병력절감 자동화 기술 등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신개념 함정 설계와 함정 생존성 향상 기술 등에 대한 자체 연구개발을 지속하며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준비해 왔다. 지난해에는 자체 기본설계한 '차세대 전략수상함'으로 영국 로이드 선급(Lloyd's Register)의 기본설계 인증(AiP)을 획득했다. 차세대 전략수상함에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레이저 무기, 자폭드론 대응 다층 방어체계, 자동화·무인화 기술 등이 적용돼 미래 해군 작전환경을 고려한 기술력이 반영됐다. 이번 선정은 한화오션의 특수선 사업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선도함 건조 경험은 향후 후속 함정 사업뿐 아니라 해외 함정 수출 과정에서 중요한 실적(레퍼런스)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캐나다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 함정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KDDX 사업 수행 경험이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완료된 단계로, 계약금액과 계약기간 등 세부 계약 조건은 정부와의 협상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화오션은 최종 계약이 체결되는 시점에 관련 내용을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첨단 함정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만큼 정부와 협상에 성실히 임해 사업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2026-07-02 11: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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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깃발을 누가 꽂을 것인가? 캐나다 CPSP 최대 60조원의 승부수
[경제일보] 이달 캐나다 재래식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한국과 독일의 경쟁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원팀'을 이뤄 검증된 기술력과 대규모 경제 패키지로 승부하는 반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는 NATO 동맹의 공동 잠수함 체계와 풍부한 건조 실적을 앞세운다. 이번 CPSP는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재래식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건조부터 정비·훈련까지 아우르는 최대 60조원 규모의 초장기 패키지다. 북극·대서양·태평양 3개 해역에서 동시 작전이 가능한 장기 잠항·원해 작전 능력이 핵심 요구조건이다. 특히 캐나다는 빅토리아급 퇴역에 따른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납기와 높은 가동률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다. 6월 말로 예정된 발표는 단순한 12척의 향방을 넘어선다. 한국이 수주할 경우 방산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인 동시에, 지상무기에 편중됐던 K-방산이 고부가가치 해양 무기체계로 영토를 넓히는 분기점이 된다. 승부는 ▲플랫폼의 기술력과 납기 ▲캐나다에 안길 경제 효과 ▲동맹·산업 협력 구도라는 세 갈래에서 갈릴 전망이다. 기술력의 한국 vs 실적·납기의 독일 플랫폼 경쟁력만 놓고 보면 양측은 팽팽하다. 그러나 '검증된 실적'과 '납기'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결이 갈린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KSS-Ⅲ Batch-Ⅱ는 한국 해군이 실제 운용 중인 3000t급 잠수함의 개량형이다. 작전반경 7000해리 이상, 533㎜ 어뢰발사관 6문과 수직발사체계(VLS)를 갖췄다. 기술적 차별점은 공기불요추진체계(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동시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디젤 잠수함이라는 데 있다. 잠항 지속 능력과 저소음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린 설계다. 무엇보다 강점은 '운용 실적'이다. 지난 5월 23일 도산안창호함이 약 1만4000㎞를 항해해 캐나다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 입항하며 대양 작전 능력을 실전에서 입증했다.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이 성사되면 1번함을 2032년, 4척을 2035년까지 인도하고 이후 매년 추가 건조해 최대 12척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반면 독일(TKMS)이 제안한 212CD 잠수함은 독일·노르웨이가 공동개발한 신형 2500t에서 3000t급 잠수함이다. 차별점은 연료전지 기반 AIP로, 최장 41일을 잠항할 수 있다. 다만 212CD는 아직 양산 초기 단계로, 실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의식한 듯 독일은 납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5월 28일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CANSEC 현장에서 212CD 4척을 2036년까지 인도하겠다고 직접 공약했다. 독일·노르웨이가 자국 도입 물량 일부를 캐나다에 우선 전용하는 방식이다. 양강 구도의 승부는 납기 연도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2035년까지 4척을 독일은 2036년까지 4척을 인도할 계획으로 1년 정도의 시간 차가 존재한다. 캐나다 빅토리아급 잠수함은 1980년대 영국에서 건조돼 1990년대 중고로 도입된 노후 잠수함이다. 실질적인 운용 수명이 2030년대 중반에 다다른다. 따라서 납기가 당락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연 2만2500개 일자리'… 캐나다가 진짜 따지는 것 캐나다의 선택 기준은 잠수함 성능에만 있지 않다. 누가 캐나다에 더 많은 일자리와 산업을 남기느냐가 당락을 좌우한다. 캐나다의 산업·기술 혜택(ITB·Industrial and Technology Benefits)이 이번 수주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이번 수주를 따낸 기업은 계약액과 동일한 규모의 경제활동을 캐나다 안에서 수행할 의무를 지게 된다. 즉, 무기를 팔려면 그만큼 캐나다 현지에 생산·투자·고용으로 되돌려줘야 한다. 캐나다 카니 총리는 주요 방산 계약과 관련해 캐나다 전역에 직접적인 경제활동을 일으켜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해왔다. 그만큼 무기를 넘어 캐나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일자리 창출과 GDP 효과를 앞세웠다. 한화오션은 KPMG 평가를 근거로 연간 2만2500개 이상의 일자리와 약 940억 미국 달러의 GDP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CANSEC 2026'에서 한화오션은 전시장 내 ‘범캐나다 경제 전략(Pan-Canada Economic Strategy)’ 코너를 통해 캐나다와의 산업 협력 네트워크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홍보했다. 단순히 무기 거래가 아닌 '국가적 산업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르블랑 노바스코샤 장관은 "문은 열려 있다"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와 기대감을 표했다. 반면 독일은 기존 독일·노르웨이가 공동 추진 중인 공통설계 프로그램을 캐나다로 편입하는 방식을 택했다. 독일은 사업 전 주기 누적 GDP 약 86조원(860억 캐나다달러), 연인원 65만4695명의 고용 효과를 제시했다. 단, 이 수치는 누적 기준이라 한화오션이 제시한 연간 수치와는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원팀' vs 독일 'NATO 동맹망'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국가 간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경쟁사였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손잡은 이례적인 '원팀'과, 독일이 내세운 'NATO 동맹망'의 대결이기도 하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약 7조8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구축함 사업 'KDDX'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단순한 선박 수주가 아니라 향후 한국 해양방산 주도권을 가르는 사업인 만큼 양보가 어렵다. 최근 정부의 핵추진잠수함 사업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두 기업의 경쟁 구도는 한층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그런 두 기업이 어떻게 '원팀'으로 묶일 수 있었을까. 답은 해외 시장의 생리에 있다. 국내에선 맞수지만, 독일·노르웨이 같은 강력한 경쟁자와 겨루는 해외 수주전에서는 한국 기업끼리 힘을 합치는 편이 승산이 높다. 한화오션의 잠수함·특수선 역량에 HD현대중공업의 수상함 건조 실적을 더해, 국내 조선·방산 기술을 하나로 결집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독일은 노르웨이와 공동 추진하던 212CD 프로그램을 캐나다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았다. 공통 언어·운용절차·군수·정비 체계를 이미 공유하고 있는 만큼 상호운용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캐나다는 NORAD(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의무상 미국과 보안 센서·통신 데이터를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대 제프리 콜린스 교수는 이미 서방 동맹 체계에 엮인 플랫폼이 운용상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CPSP 사업의 최종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될 전망이다. 승부는 △플랫폼 검증·납기 △경제 기여 △동맹·산업 구도 세 갈래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수주에 성공하면 방산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인 동시에, 지상무기에 편중됐던 K-방산이 고부가가치 해양 무기체계로 영역을 넓히는 분기점이 된다.
2026-06-01 15: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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