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 전경.[사진=셀트리온]
[경제일보]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선구자로 불리는 셀트리온이 서구권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도 ‘바이오 강자’의 위용을 떨치고 있다. 현지 법인이 직접 발로 뛰며 제품을 파는 ‘직판(직접 판매)’ 체제를 안착시킨 결과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주요 국가에서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을 밀어내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9일 셀트리온은 싱가포르와 태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등 주력 제품군의 처방량을 빠르게 늘리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는 혈액암 치료제인 ‘트룩시마’가 점유율 90%를 기록했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는 무려 93%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셀트리온이 구축한 현지 맞춤형 영업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시아 의약품 시장은 국가 주도의 ‘입찰’ 방식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특정 기간 동안 사용할 약물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위해 경쟁을 붙이는 식이다.
셀트리온 현지 법인은 단순한 저가 공세를 넘어 “필요할 때 언제든 약을 끊김 없이 공급할 수 있다”는 안정성을 강조하며 정부와 의료진의 신뢰를 얻었다. 입찰 성공 이후에도 계약 물량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인도하며 ‘한국산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신뢰를 쌓아온 점이 주효했다.
구체적인 성적표를 보면 셀트리온의 저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2025년 3분기 자료를 보면 램시마는 홍콩(77%)과 태국(73%), 말레이시아(65%) 등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램시마는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크론병처럼 면역 체계가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쓰이는 치료제다. 오리지널 약과 효능은 같으면서 가격은 합리적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의 장점을 극대화해 국가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현지 정부의 요구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항암제 분야에서의 선전도 눈부시다. 유방암과 위암 치료에 쓰이는 ‘허쥬마’는 태국에서 점유율 87%를 기록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홍콩(57%)과 말레이시아(51%)에서도 절반 이상의 환자가 오리지널 약 대신 한국의 허쥬마를 선택하고 있다.
특히 태국 법인의 활약이 돋보인다. 태국은 2023년부터 자국 내 임상 데이터만 있으면 의약품 허가를 내주는 등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 글로벌 제약사 간의 경쟁이 극심해진 곳이다. 셀트리온은 현지 모든 대학병원과 장기간 협력 체계를 구축해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력 3종 세트가 대학병원에서 단독으로 처방되는 성과를 일궈냈다.
새로운 제품들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유플라이마’는 싱가포르에서 이미 오리지널 약을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셀트리온은 기존 40mg 용량에 이어 어린이 환자 등에게 쓰이는 20mg 용량을 추가로 출시해 촘촘한 제품군을 갖췄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에도 유플라이마를 신규 출시하며 자가면역질환 시장의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제품군을 대폭 늘려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연내에 골다공증 치료제인 ‘스토보클로-오센벨트’의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태국 법인 역시 올해 안에 건선 치료제 ‘스테키마’와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제 ‘베그젤마’, 알레르기성 천식 치료제 ‘옴리클로’ 등 신규 제품 3종을 한꺼번에 출시한다. 이렇게 되면 태국에서만 총 8개의 셀트리온 제품이 팔리게 되면서 강력한 판매 시너지가 기대된다.
제약 업계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의 아시아 공략 성공이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해외 대형 제약사에 유통을 맡기는 경우가 많았으나 셀트리온은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접 판매라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유통 수수료를 줄여 이익률을 높이는 동시에 현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임상적 친화력이 높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지역”이라며 “이미 형성된 한국 바이오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신규 제품들도 조기에 안착시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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