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인수한 독일의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와의 생산 협력을 본격 가동하며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외형 확장을 넘어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한 '통합 생산 플랫폼'을 통해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 대응에 앞장선다는 구상이다.
23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 MSD(미국 머크) 및 힐레만연구소(Hilleman Laboratories)와 추진 중인 '2세대 자이르 에볼라 백신' 개발과 관련해 자회사인 IDT 바이오로지카와 완제 위탁 개발 및 생산(DP)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국제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지난 1월 해당 프로젝트에 약 3000만 달러(약 452억원) 규모의 개발비를 지원하기로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전 세계적으로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보다 효율적이고 광범위한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개발 중인 '2세대 자이르 에볼라 백신'의 핵심은 기존 제품이 가진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있다. 1세대 백신은 제조 공정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영하 60~80도 사이의 '초저온 유통(Cold Chain)'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이는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로의 신속한 공급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IDT는 이번 협업을 통해 제조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상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열안정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 L하우스 등 자체 시설을 통해 백신 원액(DS)을 생산하고 IDT는 독일 현지 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최종 완제(DP) 단계의 개발과 생산을 전담하게 된다.
자이르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 시 치명률이 50%에 육박하는 고위험 감염병이다. 최근 콩고민주공화국(DRC) 등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인 재확산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이번 2세대 백신 개발은 국제 사회의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한 이후 양사의 시너지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IDT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독일의 대표적인 백신 생산 기업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부터 바이러스 벡터까지 다양한 플랫폼의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도 두 회사는 글로벌 보건 위기 때마다 끈끈한 협력을 이어온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협력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유럽 시장 진출을 타진하며 IDT와 전략적 논의를 지속해 왔으며 노바백스 등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백신 공급 과정에서도 IDT의 숙련된 생산 인력과 설비는 큰 자산이 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유럽 집행위원회(EC) 산하 보건·디지털 집행기구(HaDEA)가 주관하는 '차세대 백신 개발 이니셔티브' 1단계 과제를 공동으로 수주하며 유럽 내 R&D 네트워크를 공고히 했다. 이는 단순히 한국 기업이 독일 공장을 소유하는 수준을 넘어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공중보건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박진선 SK바이오사이언스 COO(최고업무책임자)는 "이번 계약은 양사의 개발 및 생산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글로벌 감염병 대응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실행력을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통합 생산 플랫폼을 고도화해 국제 공중보건 수요에 기민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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