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원전이 다시 건설업계의 핵심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AI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강화,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과제가 맞물리면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열리면서 건설사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DL이앤씨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미국과 폴란드 등 주요 시장에서 원전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을 계기로 한·미 간 에너지 협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전이 유력한 투자 분야로 거론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에너지·원전 분야가 거론되고 미국 내 SMR 건설 협력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참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규모를 줄인 모듈형 원자로로, 공장 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초기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차세대 원전 모델로 평가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모듈화 시공 역량과 글로벌 EPC 경험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분야다.
DL이앤씨는 선제적 투자 성과를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에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표준설계 계약까지 체결하며 사업 참여 단계를 한층 끌어올렸다. 단순 투자에서 설계·시공 영역으로 확장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보다 공격적인 행보다.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협력해 SMR 사업 EPC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미국 원자력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핀란드·스웨덴 신규 원전 건설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기존 대형 원전 시공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삼성물산은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루마니아를 중심으로 뉴스케일파워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SMR 기본설계 단계까지 참여하면서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는 구조다.
GS건설은 조직 개편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최근 ‘원자력사업단’을 신설하며 사업 위상을 격상하고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섰다. 과거 원전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제한적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시장 재진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전략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전 사업을 미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기대는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현대건설의 주가는 작년 12월 30일 대비 113%를 웃도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중동전쟁 리스크로 등락을 반복 중이지만 원전 수혜 기대감이 가장 강하게 반영된 모습이다. DL이앤씨와 GS건설도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DL이앤씨는 연초 대비 59.9%대 상승률을 보였으며 GS건설 역시 33.76% 수준으로 올랐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을 필두로 건설 업종의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연초부터 다시 시작된 현대건설의 독주로 밸류에이션 상단이 열린 이후 건설 업종 전반으로 주가 상승이 번져나가는 추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불확실성 역시 여전하다. 원전 사업 특성상 정치·외교 변수의 영향이 크고 실적 반영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전반에 대한 시장 인식은 변화하고 있다. 주택 경기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 에너지 인프라 중심 산업으로 전환 가능성이 반영되며 밸류에이션(Valuation) 정상화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관 원전 시공사뿐 아니라 비주관사 참여 가능성도 커지면서 GS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포스코이앤씨 등으로 수혜가 퍼질 수 있다”며 “실제로 체코, 사우디, 베트남 등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참여 기회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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