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실적은 삼성전자가 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최정상에 서 있는지를 다시 입증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기술 우위, 파운드리 부문의 점진적 회복, 그리고 AI 가전 시장 선점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성과의 크기만큼이나 냉정한 시선도 필요하다. 정상의 자리는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훨씬 어렵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일본 반도체 연합, 그리고 중국의 후발 주자들은 기술과 자본을 앞세워 격차를 좁히려 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 환경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집요해졌다.
이 지점에서 ‘초격차(Super Gap)’의 의미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초격차란 단순한 선두 유지가 아니라 추격자가 구조적으로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격차를 의미한다.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는 순간 그 간극은 빠르게 좁혀질 수밖에 없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강조했던 ‘신경영’의 위기의식이 다시 요구되는 이유다.
과제는 분명하다. 우선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서의 기술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미세 공정 한계를 돌파하는 기술력과 함께 AI 시대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가 관건이다. 동시에 하드웨어 중심 구조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도 요구된다.
더 나아가 기업 경쟁력의 범위도 확장되고 있다. 기술을 넘어 조직 문화와 협력 생태계까지 포함한 종합적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국면이다. ‘기술의 삼성’에 더해 ‘상생의 삼성’, ‘지속가능한 삼성’이라는 가치가 결합될 때 초격차는 보다 견고해질 수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는 곧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와 맞닿아 있다. 그만큼 성과에 대한 평가도, 요구되는 책임도 무겁다. 단기 실적을 넘어 중장기 전략에서 확실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 삼성은 단순한 제조 기업을 넘어 글로벌 산업 질서를 설계하는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위기일 때가 기회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이 말은 지금의 삼성전자에 여전히 유효하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지금이야말로 공격적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시기다.
57조 원의 영업이익은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 성과가 일회성 호황이 아닌 구조적 경쟁력의 결과임을 증명해야 한다. 세계 시장이 다시 한번 삼성의 방향을 주목하고 있다. 그 시선에 답하는 길은 단 하나, 압도적 기술과 흔들림 없는 혁신이다.

































![[현장] 생성형 AI가 바꾸는 보안 생태계…닷핵 2026, 자동화 보안 경쟁 진단](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6/04/08/20260408111710427396_388_136.jpg)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