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 매수자에게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를 세입자가 있는 모든 주택을 대상으로 한시 유예한다고 발표한 12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전세 낀 집’ 거래 규제가 일부 완화된다. 그동안 다주택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실거주 의무 유예를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하면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 거래의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갭투자 허용과는 다르다며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활성화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 중인 주택을 매매할 경우 매수자의 실거주 시점을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늦춰주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입법예고는 오는 13일부터 진행된다.
기존에는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대출 규제 보완 조치 과정에서 일부 다주택자가 매도하는 주택에 한해 예외적으로 실거주 유예가 허용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거주 1주택자를 포함해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반으로 범위를 넓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면 원칙적으로 허가 후 4개월 이내 입주해 최소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세입자가 거주 중인 상태라 거래 자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매수자가 바로 입주하기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실수요 거래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무주택자 매수 비중이 확대된 점도 제도 손질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올해 1월 5900건, 2월 5600건, 3월 6400건으로 최근 5년 평균인 4100건을 웃돌고 있다. 다주택자가 매도한 서울 아파트를 무주택자가 매수한 비율도 지난해 평균 56%에서 올해 3월 73%까지 상승했다.
이번 실거주 유예 조치는 발표일인 12일 기준 이미 임대 중인 주택에 한해 적용된다. 연말인 오는 12월 31일까지 관할 지자체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고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이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야 한다.
정부는 무주택 실수요자 보호 장치도 함께 뒀다. 실거주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매수자는 발표일 이후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한 사람으로 제한된다. 기존 주택 보유자가 갈아타기 목적으로 규제를 활용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실거주 유예 기간도 무제한은 아니다. 정부는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의 최초 종료 시점까지만 입주를 미룰 수 있도록 했다.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실제 입주해 2년간 거주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일부 완화된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 대상 주택을 매입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기존처럼 즉시 전입신고 의무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실거주 유예와 금융 규제를 함께 조정해 거래 경직성을 줄이겠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조치가 갭투자 허용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신규 임대차를 활용한 투자 목적 거래는 여전히 제한되며 기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거래 편의를 높이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김윤덕 장관은 “이번 실거주 유예 확대는 갭투자 불허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행되는 것이다”라며 “매도자 간 형평성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물론 세입자가 있어 매도를 고민하던 매도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이 투기수요는 차단하고 실수요 거래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개선해나가는 한편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서울ㆍ수도권의 주택공급 확대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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