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식품·유통업계가 경쟁적으로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대상은 식자재 전문 온라인몰 '베스트온'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고 CJ프레시웨이도 자체 온라인몰 '프레시엔'을 접고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온라인 식자재 시장이 축소되고 있어서가 아니다.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방식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때 자체 플랫폼은 유통기업들의 필수 전략처럼 여겨졌다. 외부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이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면서 자사 상품과 서비스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플랫폼 안에서 고객을 오래 머물게 하는 '락인(Lock-in)' 효과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은 온라인몰을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특히 식자재 유통은 일반 소비자 대상 쇼핑몰과 다르다. 식당과 카페 등 사업자는 가격뿐 아니라 상품 구색과 배송 안정성, 품질, 정산 시스템, 거래 편의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오랫동안 거래해 온 공급처를 새로운 온라인몰 하나만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기업들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상은 식자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프라인 베스트코 운영에 집중하기로 했고 CJ프레시웨이는 자체몰 대신 이미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여 있는 식봄을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모든 것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각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체 플랫폼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플랫폼은 고객이 많을수록 운영 효율이 높아지는 구조지만 초기에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과 물류, 시스템 운영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일정 규모의 거래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플랫폼 경쟁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온라인몰을 개설했다고 플랫폼 기업이 되는 시대는 지났다. 고객이 반복해서 방문할 이유를 만들지 못하면 플랫폼은 단순한 판매 채널에 머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플랫폼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다.
유통업계도 플랫폼을 직접 구축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이 고객과 거래를 가장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자체 플랫폼이든 기존 플랫폼과의 협력이든 답은 하나다. 기업이 만들었다는 이유가 아니라 고객이 선택했다는 이유로 살아남는 플랫폼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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