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동조합이 정부의 조직 분리·해체 논의에 총파업 가능성을 꺼내 들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LH의 역할을 키우면서 동시에 조직을 쪼개는 것은 정책 방향이 충돌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H노조는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부가 LH 분사를 밀어붙일 경우 8000여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조합원들은 총파업을 포함한 쟁의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노조는 조직개편이 실제 주택 공급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제기했다. LH가 과거 조직 혁신과 인력 감축을 겪는 과정에서 공급 실적이 크게 흔들렸다는 것이다.
노조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LH의 주택 공급계획 대비 달성률은 2017~2020년에는 100% 안팎을 유지했지만 2021년 38.3%, 2022년 44.1%, 2023년 50.9%로 낮아졌다. 2024년에는 다시 100% 수준을 회복했으나 지난해에는 84.3%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을 노조는 2021년 임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 이후 시행된 혁신안과 연결해 보고 있다. 당시 조직 축소와 인력 감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공급 업무를 수행할 여력이 줄었고 최근 다시 분사 논의가 나오면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인력 이탈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LH의 휴·퇴직자는 2021년 908명, 2022년 931명, 2023년 821명, 2024년 1012명, 지난해 1027명으로 매년 1000명 안팎을 기록했다. 노조는 대규모 인력 이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추가 조직개편까지 이뤄질 경우 공급 업무의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무 문제에 대한 시각도 정부와 다르다. LH가 안고 있는 약 174조원의 부채를 조직 비대화의 결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각종 정책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쌓인 이른바 ‘정책성 부채’의 성격이 큰 만큼 조직 분리보다 정부 재정지원과 임대료 체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정부에 조직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 노정협의체를 구성해 분사 이후 주택 공급과 재무구조에 미칠 영향을 먼저 검증할 것을 요구했다. 2021년 혁신안 이후 줄어든 인력을 복원하고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에 대해 정부 책임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효수 LH노조 공동위원장은 “정부는 역대 최대 수준의 주택 공급을 요구하면서 인력 감축과 부채비율 관리를 강요했다”며 “개혁대상은 LH가 아니라 정부”라고 말했다.
노조는 정부가 현재 검토 중인 조직개편안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연대해 대응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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