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정부가 현대자동차의 울산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행정절차를 1년 이내로 단축한다. 반도체 공장에서는 전기·통신공사의 통합 발주를 허용해 SK하이닉스 등 기업의 팹 증설 기간을 줄인다. 청정수소와 이차전지 등 현장에서 대기 중인 7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에도 규제 개선과 제도 지원을 집중한다.
1일 정부에 따르면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현장 중심 기업투자·혁신 2차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기업이 투자 과정에서 겪는 인허가와 공사 발주, 안전관리 등의 규제를 손질하고 첨단·신산업 투자를 앞당기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현대차가 추진하는 울산공장 전환 투자의 행정절차를 대폭 줄인다. 현대차는 약 4조원을 투입해 울산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을 자율주행 전기차 중심 공장으로 전면 재건축할 계획이다.
현행 절차대로라면 환경·교통·재해 영향평가와 환경·안전·건축 관련 인허가를 거치는 데 3년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울산시와 현대차가 업무협약(MOU)을 맺도록 지원하고 관련 행정절차를 1년 이내로 줄일 방침이다. 지자체에는 사업 전반을 지원하는 전담 프로젝트매니저(PM)를 지정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팹 건설 과정의 공사 방식을 손질한다. 현재 전기공사와 통신공사는 각각 분리해 발주해야 하기 때문에 종합건설사가 전체 공정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정부는 반도체 팹에 한해 전기·통신공사를 통합 발주할 수 있도록 내년 제도 개선에 나선다. 개별 공사에 따른 일정 조정 부담을 낮추고 팹 증설에 필요한 기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개선에는 SK하이닉스가 현장에서 제기한 의견도 반영됐다. SK하이닉스는 전기·통신공사를 각각 진행하면서 작업 간 간섭으로 중대재해 위험이 커질 수 있고 공정 일정 조율에 따라 공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애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간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에서 유지보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제기했다.
반도체 생산용 가스 공급 설비 규제도 완화한다. 현재 실린더 캐비닛을 추가 설치할 때마다 기술 검토와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며 절차에 최소 건당 1주일이 소요된다. 생산 공정에 따라 실린더 캐비닛 수량 변경이 빈번한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절차가 장비 가동 일정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정부는 여러 대의 실린더 캐비닛을 설치할 경우 기술 검토와 변경 허가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내년 '고압가스안전관리법'상 반도체 특례 고시를 제정할 예정이다.
청정수소와 이차전지 등 다른 첨단산업의 투자 지원도 병행한다. 정부는 지난해 청정수소 발전시장 경쟁입찰 공고가 취소되면서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을 위해 이달 중 입찰 시장을 다시 열기로 했다.
입찰 물량은 연간 500GWh이며 15년 장기 고정가격계약 방식을 적용한다. 평가 과정에서는 국내 청정수소 생태계 기여도에 대한 배점을 확대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약 3조원 규모의 투자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부생복합발전 시설에 LNG를 혼입하는 신기술의 환경영향평가 변경 협의 기간은 기존 3개월 이상에서 1개월 이내로 단축한다. 정부는 제도 개선에 따라 약 697억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 군 공항의 무안 이전과 연계한 무안 국가산업단지 조성에도 패스트트랙을 적용한다. 국가산단 지정에 필요한 기간을 기존보다 1년 이상 줄여 약 7615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한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위험물 안전관리 특례 대상을 소재·부품·장비 기업까지 넓힌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약 702억원의 신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중음향센서(소나) 전문기업 아이블포토닉스에는 인근 바이오 융합 산업기술단지 입주를 지원해 약 400억원 규모의 제조시설 증설을 뒷받침한다.
신산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한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는 8인치 이상 대구경 웨이퍼 공정장비의 핵심 기술 확보와 실증 인프라 구축에 내년도 예산안 기준 120억원을 지원한다.
휴머노이드용 이차전지 기술개발에는 133억원을 투입한다. 액추에이터와 센서, 로봇손 등 로봇 3대 취약 부품을 개발하는 전용 R&D 사업에는 오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국비 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에는 300억원을 반영했다.
영농형 태양광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 기준도 조정한다. 안전장치 도입을 전제로 건축물 안에 단독개질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 신속 지정도 추진한다. 단독개질기는 탄화수소를 고온에서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추출하는 설비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개별 기업이 투자 현장에서 겪는 행정·규제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녹색산업과 이차전지, 반도체, 로봇 등 첨단산업의 투자가 실제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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