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국내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9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내수 부진으로 매출과 현금흐름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금융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원화대출 연체율은 평균 0.42%로 집계됐다. 2017년 1분기(0.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0.37%)보다 0.05%포인트, 전 분기(0.39%)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의 연체 부담은 더 컸다. 3분기 말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0.49%로 2017년 2분기(0.5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0.42%)보다 0.07%포인트, 전 분기(0.45%)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0%로 2017년 1분기(0.65%)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3분기 0.54%에서 4분기 0.49%로 낮아졌지만 올해 들어 1분기 0.57%, 2분기 0.58%로 상승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내수 부진과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이 기업의 상환 능력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 회복이 더딘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하는 현금이 부족해지고 늘어난 이자 부담까지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연체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도 상승했다. 3분기 말 대기업 연체율은 0.18%로 2021년 2분기(0.19%)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0.07%)보다 0.11%포인트, 전 분기(0.08%)보다 0.10%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은행권은 대기업 연체율 상승이 기업 전반의 부실 확산보다는 일부 대규모 여신의 부실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앙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과 회생절차 개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업종별로는 도매 및 소매업의 연체율이 0.71%로 가장 높았다. 건설업이 0.69%로 뒤를 이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0.55%), 부동산업(0.51%),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0.49%), 제조업(0.36%) 순이었다.
소비 회복이 지연되면서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부동산 및 건설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는 업종에서 연체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경기 회복이 늦어질수록 이들 업종의 자금 사정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3분기 말 가계 연체율은 0.33%로 전 분기와 같았다. 다만 지난해 3·4분기 말 0.30%에서 올해 1분기 0.32%로 오르는 등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연체율은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부담이 겹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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