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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뱅킹 브리프] 하나은행, 대전에 시니어 특화 '하나더넥스트 라운지' 개설 外
하나은행이 지난 17일 대전광역시에 시니어 세대 맞춤형 특화 채널인 '하나더넥스트 대전 라운지'를 개설했다고 18일 밝혔다. 대전 라운지는 충청권에 처음 문을 연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정부대전청사 등 연구·공공 인프라가 밀집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은퇴설계 △상속·증여 △유언대용신탁 △투자전략 등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건강관리와 문화·여가, 주거 등 비금융 분야의 라이프케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 '4층 연금'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평생소득설계' 상담도 상시 진행한다. 정기적인 세미나와 치매안심 금융센터, 치매안심 아카데미 등 시니어 대상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대전 라운지가 들어선 대전 대흥동 건물에는 지역 중장년층의 재취업과 복지 등을 지원하는 대전중장년지원센터도 자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개소를 기념해 지역 시니어 고객 30여명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었다. 하나더넥스트 전문 컨설턴트가 연금관리 방법을 설명하고 하나은행 리서치 전문가가 하반기 금융시장과 주요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서울 4곳과 대구·대전 각 1곳에서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 주엽과 부평대로, 광주 등으로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진우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은 "하나더넥스트 대전 라운지는 단순한 자산관리를 넘어 손님들의 노후 생활을 아우르는 비금융 라이프케어부터 '평생소득설계'까지 손님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전문 복합공간"이라며 "앞으로도 하나은행의 강점인 종합 자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손님들의 평생 금융 파트너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 WON뱅킹서 세금·월세 환급 조회부터 신청까지 우리은행이 택스테크 스타트업 덧셈컴퍼니와 제휴해 우리WON뱅킹에서 세금 환급금을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는 '세금돌려받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고객은 별도 플랫폼에 가입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우리WON뱅킹에서 환급금 조회부터 신청까지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는 △종합소득세 과다 납부액을 확인하는 '세금 환급'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등 놓친 세제 혜택을 찾는 '추가 환급' △월세 세액공제 미신청 금액을 확인하는 '월세 환급'으로 구성됐다. 월세 환급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대 5년간의 월세 납부 내역을 바탕으로 공제받지 못한 금액을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환급 신청에 추가 자료가 필요한 경우 사진을 촬영해 제출할 수 있다. 제출 자료는 덧셈컴퍼니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 여부를 검수한다. 덧셈컴퍼니는 세금 신고·환급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로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는 166만명, 환급 신청액은 807억원이다. 이광수 우리은행 WON뱅킹사업부 차장은 "세금돌려받기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놓치기 쉬운 환급 혜택을 보다 편리하게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WON뱅킹을 중심으로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NH농협은행, 농식품 기업 스윗밸런스에 누적 60억원 투자 NH농협은행이 1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신선 샐러드 전문 제조기업 스윗밸런스의 이운성 대표를 초청해 푸드테크 혁신과 기업 성장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스윗밸런스는 서울대학교 창업동아리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식품 제조기업이다. 10년간 축적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식품 제조 특화 플랫폼 'COMPASS OS'를 자체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한 경영 효율화로 지난해 하반기 흑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월 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스윗밸런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난 2021년 4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후속 투자를 집행해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60억원이다. 이날 이 대표는 '신선 건강 간편식의 미래와 스케일업 전략'을 주제로 △COMPASS OS 기반 경영 혁신 △마켓컬리·코스트코 등 유통채널 다변화 △해외시장 진출 전략 등을 소개했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례를 농식품 분야 유망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성장 단계별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생산적 금융 사례로 공유했다. 향후 농식품 기업의 스케일업과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영우 농협은행 농업·공공금융부문 부행장은 "데이터 기반 운영 혁신을 통해 식품 제조경쟁력을 높이고 흑자 전환까지 이뤄낸 스윗밸런스는 생산적 금융의 의미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유망 농식품 기업의 성장 단계별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스케일업과 해외시장 진출까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2026-09-18 15: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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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 국방 AI '소버린' 전략 공개…공간지능·월드모델로 전장 AI 정조준
네이버클라우드가 군이 인공지능(AI) 모델과 데이터를 직접 통제하면서 민간 AI 기술을 실제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방 소버린 AI' 전략을 내놨다. AI 인프라부터 모델·애플리케이션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폐쇄망 환경에서 군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고, 현장에 인력을 투입해 AI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18일 네이버클라우드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각 군 관계자 등 5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 AI 전략 세미나'를 열고 국방 AI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군의 데이터와 AI 모델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을 중점으로 다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민간 AI 기술을 단순히 군에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군이 필요한 영역을 직접 선택하고 데이터를 AI 모델과 연결해 실제 임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 사업 총괄 전무는 국방 소버린 AI를 위해 민간 기술을 '결집·연결·실증·진화'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인프라와 모델, 애플리케이션 등 민간의 기술 역량을 결집하고 군의 폐쇄망 환경에서 데이터를 AI 모델과 연결한다. 이를 통해 군이 데이터와 모델을 통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임무부터 단계적으로 실증한다는 방침이다. 현장 적용 과정에서는 FDE를 활용한다. FDE가 군 현장의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면서 시스템을 운영하고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이다. 일회성 기술 공급이나 실증에 그치지 않고 실제 운용 과정에서 AI를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위해 AI 인프라와 모델,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앞세운다. 기존 클라우드 사업에서 확보한 인프라 기술에 AI 모델과 서비스를 결합해 국방 분야의 AI 도입 초기 단계부터 실제 임무 적용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국방 AI가 실제 전장 환경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센서와 무기체계에서 수집되는 정보를 하나의 상황으로 이해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위한 핵심 기술로 공간지능과 월드모델을 제시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은 자율 무기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센서와 플랫폼이 달라도 동일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공동 의미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간지능은 드론 영상과 각종 센서 정보를 3차원 공간으로 구조화해 AI가 주변 환경을 이해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월드모델은 지형·기상·레이더 등 전장 변수를 가상환경에 반영해 특정 행동에 따른 결과를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향후 상황 이해부터 판단·행동·학습까지 AI의 지능화 과정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특정 AI 모델에 종속되는 방식이 아니라 군이 필요로 하는 지능을 직접 통제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술을 국방 분야로 빠르게 가져오기 위한 생태계 구축도 추진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군과 방산기업, 스타트업, 연구기관의 역량을 연결해 각 영역의 AI 기술을 국방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선호 전 국방부 차관은 이날 세미나에서 민간의 혁신 기술을 군이 얼마나 빠르게 전력으로 전환하느냐가 국방 AX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이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군이 이를 신속하게 통합하는 '민간기술 우선' 원칙을 바탕으로 민군융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향후 민간 AI 기술을 국방 현장에 적용하면서 실제 임무 수행에 필요한 데이터와 모델을 축적하고, FDE를 통한 지속적인 성능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단순한 AI 인프라 공급을 넘어 모델과 애플리케이션, 현장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국방 AI 시장에서 풀스택 사업자로 입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국방 AI는 기술 도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군이 필요로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현장에서 검증해 전력화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기업의 역할은 전면에 나서기보다 군이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8 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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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코드는 남았는데 시효는 끝났다…기술침해 시계는 누가 맞추나
기술에는 흔적이 남았지만 형사책임을 물을 시간은 지났다는 판단이 나왔다. 카카오의 음성통화 서비스 ‘보이스톡’에 다른 기업의 비공개 소스코드가 사용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경찰이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사건을 불송치한 것이다. 개발자의 손을 떠난 코드가 오랫동안 제품 안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디지털 산업에서 범죄의 종료 시점을 어디로 볼 것인지, 오래된 질문이 새로운 무게로 돌아왔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은 카카오 법인과 개발자들의 영업비밀 침해 의혹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통신 솔루션 기업 네이블이 2024년 2월 고소한 사건이다. 경찰은 지난해 5월 카카오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보이스톡 소스코드를 분석했고, 네이블이 자체 작성한 비공개 코드가 개발에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코드 사용 사실의 확인이 곧바로 범죄 성립의 확인을 뜻하지는 않는다. 경찰은 초기 개발자들이 담당 부서를 떠난 2013년 무렵과 2014년 5월 1일을 영업비밀 사용행위의 종료 시점으로 봤다. 이를 기준으로 10년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이다. 이후 후임 개발자들이 해당 코드의 영업비밀 침해 가능성을 알고도 사용했다는 증거 역시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네이블의 판단은 다르다. 보이스톡이 2024년 10월까지도 해당 소스코드를 사용했으므로 침해행위가 이전에 끝났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9일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사건은 수원지검의 재판단을 받게 됐다. 카카오는 문제의 코드가 영업비밀이 아니며 공개된 오픈소스 등을 이용해 쉽게 작성할 수 있는 유틸리티성 코드라고 반박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카카오의 기술 탈취가 법적으로 확정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경찰의 불송치가 법원의 무죄 판결인 것도 아니다. 검찰의 검토와 향후 절차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 다만 이번 사건은 특정 기업의 형사책임을 넘어 기술 보호제도의 근본적인 질문을 남긴다. "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한 기술을, 법은 어떤 시간표로 보호해야 하는가." 소스코드는 공장에서 사라진 설계도와 다르다. 복제해도 원본이 그대로 남는다. 가져간 흔적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고, 코드가 어떤 경로로 다른 제품에 들어갔는지는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수백만 줄의 프로그램 가운데 일부가 사용됐다면 원본과 대상 제품을 확보한 뒤 전문적인 분석을 거쳐야 비로소 실체에 접근할 수 있다. 그사이 서비스는 개선되고 담당 개발자는 바뀐다. 코드는 다른 모듈과 결합하고 제품은 새로운 버전을 거듭한다. 최초의 작성자와 현재의 운영자가 달라지는 일도 흔하다. 이런 산업의 특성은 공소시효와 만날 때 복잡한 법적 문제를 만든다. 형사소송법 제252조는 공소시효가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한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과 네이블의 판단이 갈리는 지점도 바로 그 종료 시점이다. 초기 개발자가 프로젝트에서 떠났을 때 사용행위가 끝난 것인지, 이후에도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용이 계속됐는지를 따져야 한다. 코드가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계속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후임자가 그 출처를 몰랐다면 고의에 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최초 개발자의 부서 이동만으로 이후 모든 행위가 법적으로 단절됐다고 볼 수 있는지도 구체적인 증거에 따라 검토할 문제다. 디지털 기록의 존속과 범죄행위의 존속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이 살펴볼 쟁점 역시 그 경계에 있다. 공소시효 제도 자체를 불필요한 장벽으로 취급해서도 안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희미해지고 증인은 사라진다. 기록의 맥락이 없어지면서 피의자 역시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워진다. 국가가 무기한 형사처벌의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도록 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과 방어권을 위한 장치다. 기술 침해가 늦게 발견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건의 시효를 발견 시점부터 계산한다면 반대편 문제가 생긴다. 수십 년 전의 개발행위까지 끝없이 형사책임을 묻는 구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형사처벌의 증거 기준과 방어권을 약화시키는 근거가 돼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침해가 은밀할수록 책임을 물을 기회가 줄어드는 결과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없다. 범죄가 늦게 드러나는 기술의 특성과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가의 처벌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원칙 사이에서 어떤 기준이 적절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공소시효의 길이만큼 중요한 문제가 있다. 증거를 얼마나 빨리, 제대로 확보할 수 있느냐다. 피해를 주장하는 기업이 경쟁사의 소스코드를 직접 열어볼 수는 없다. 내부 자료에 접근하려면 법적 절차와 기술 분석이 필요하다. 작은 기업이라면 전문인력과 소송비용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다. 침해 의혹을 발견한 뒤 핵심 증거를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흐르면 기술의 권리관계를 가릴 기회도 좁아진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2024년 고소 이후 압수수색과 코드 분석을 진행했다. 이미 오래된 의혹을 다루는 수사였다는 점은 디지털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기술 보호제도의 실효성을 논할 때 시효 연장과 함께 전문 수사역량, 신속한 증거보전 절차, 코드의 출처와 변경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관리가 거론되는 이유다. 형사책임과 민사책임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와 제11조는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예방 청구와 손해배상책임을 별도로 규정한다. 형사사건의 불송치가 민사상 책임의 유무를 자동으로 확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민사에서도 영업비밀 해당성과 침해행위, 손해 등의 요건을 입증해야 하며 적용되는 기간 제한도 따로 검토해야 한다. 기술을 지키는 방법이 형벌 하나뿐일 수 없는 까닭이다. 침해가 확인됐다면 사용을 중지시키거나 손해를 회복할 수 있는 절차가 중요하고,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기업과 개발자가 부당한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한비자’ 유도편에는 ‘법불아귀 승불요곡(法不阿貴 繩不撓曲, 법은 귀한 사람에게 아첨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나무에 맞춰 휘지 않는다)’이라는 말이 있다. 기술 분쟁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기업의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판단이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 피해를 주장하는 기업이 작다는 이유로 증거 없이 상대방의 죄를 인정해서도 안 된다. 법이 해야 할 일은 어느 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권리관계를 제때,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절차를 제공하는 것이다. 카카오와 네이블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검찰의 재판단이 남아 있고, 코드 사용 사실과 영업비밀 침해죄의 성립 여부 역시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그 결과와 별개로 우리 산업이 마주한 과제는 선명하다. 기업의 핵심 자산이 물리적인 설비에서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으로 옮겨갈수록 침해의 발견과 증명에는 이전과 다른 어려움이 생긴다. 기술에는 오랜 흔적이 남고 법에는 정해진 시간이 있다. 그 두 시간의 간극에서 권리 보호와 방어권을 함께 지킬 수 있는지가 이번 사건이 남긴 질문이다. 코드가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하는 일만큼, 그것이 어떤 법적 책임으로 이어지는지 제때 판단할 수 있는 제도가 중요하다. 기술강국의 조건은 기술을 많이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기술의 권리를 둘러싼 분쟁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법적 기반에도 달려 있다.
2026-09-18 1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