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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초반 분위기 잡은 GS·대우건설…압구정·신반포 결과에 판세 갈린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달까지의 성적표는 GS건설과 대우건설이 한발 앞선 모습이다. 다만 핵심 사업지들의 시공사 선정 총회가 다음달에 집중된 만큼 상반기 판세는 아직 유동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사업지 수주 여부에 따라 단기간에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경쟁 구도 역시 여전히 열려 있다는 평가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확정됐다. 성수1지구는 전략정비구역 내 최대 규모 사업지로 공사비만 2조1540억원에 달하는 핵심 사업이다. 규모뿐 아니라 상징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큰 수주로 평가된다. 이어 부산 광안5구역 재개발(9709억원)까지 확보하면서 GS건설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4조259억원으로 늘었다. 약 4개월 만에 연간 목표치인 8조원의 절반을 채운 것이다. 주요 사업지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주 흐름을 이어가면서 상반기 초반 분위기를 선점한 모습이다. 추가 수주 기회도 남아 있다. 내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서초진흥아파트 재건축(6796억원)과 용인 수지4차삼성아파트 재건축, 군포 금정4구역 재개발 등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어 상반기 수주 규모는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 올해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2조 클럽에 입성했던 대우건설도 추가 수주를 이어가며 추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1분기 동안 부산 사직4구역 재개발(7923억원), 신이문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5292억원), 안산 고잔연립5구역 재건축(4864억원), 용인 기흥1구역 재건축(2553억원), 마포 성산 모아타운 3구역(1893억원) 등을 연달아 확보했다. 이달 들어서는 한화 건설부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대방역세권 재개발(5817억원)을 수주했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 지분은 50%다. 상반기 중 천호A1-1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에서도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대형 사업지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점프를 위해서는 핵심 사업지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건설 역시 선두 그룹을 뒤따르며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누적 수주액은 1조504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의 절반 수준에 근접했다.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4840억원), 금호21구역 재개발(6242억원), 창원 용호3구역 재건축(3967억원) 등을 확보하면서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 10조5000억원 수주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반등 타이밍을 노리는 중이다. 올해 현대건설의 도시정비 수주 목표는 12조원이다. 1분기 누적 수주액은 1조865억원으로 금정2구역 재개발(4258억원)과 신길1구역 재개발(6607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향후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압구정 일대다. 현대건설은 약 5조5000억원 규모의 압구정3구역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1조5000억원 규모의 압구정5구역에서는 DL이앤씨와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예정된 시공사 선정 총회 결과에 따라 상반기 총 수주액은 단숨에 8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일 사업지 결과가 연간 실적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도 주요 사업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물산은 대치쌍용1차 재건축(6892억원)을 확보했고 압구정4구역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문래현대5차 리모델링(1709억원)을 따내며 안정적인 수주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양사는 신반포19·25차 재건축을 두고 수주 경쟁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시장의 분수령을 2분기로 보고 있다.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이른바 ‘압·여·목·성’ 핵심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이 한꺼번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결과에 따라 연간 시장 주도권이 사실상 결정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건설사들의 전략은 과거와 달리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무리한 입찰 경쟁보다는 사업성을 선별해 접근하는 기조가 뚜렷해졌다. 이 같은 환경에서 어떤 사업지를 선택하고 실제 수주로 이어가느냐에 따라 연간 실적과 순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대형 사업지 수주 여부가 수조원 단위 실적 변동으로 직결되는 만큼 향후 몇 달간의 결과가 전체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6-04-28 08: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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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관광업 고용경고등…정부, 지원금 요건 완화·특별고용업종 검토
중동 정세 불안과 유가·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항공·관광업계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일부 항공사와 여행사를 중심으로 무급휴직 검토와 채용 보류 움직임이 감지된다. 정부는 고용 충격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지원 제도 요건을 완화하는 대응에 착수했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김포공항에서 한국항공협회, 한국관광협회, 주요 항공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차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항공·관광업 고용 상황을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 확대,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이 주요 리스크로 제시됐다. 항공업계는 특히 연료비와 환율 영향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적 비용 압박을 호소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항공유 가격을 끌어올리고, 원·달러 환율 상승은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등 달러 결제 비용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유류할증료 인상이 항공권 총액을 끌어올리면서 성수기 수요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업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일부 항공사에서는 비용 부담 증가에 대응해 무급휴직 신청을 접수하거나 신규 채용 계획을 조정하는 사례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적인 수요 변동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고정비 구조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관광업계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여행사들은 항공권 가격 상승에 따른 패키지 상품 수요 둔화 가능성을 반영해 인력 운용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유급 또는 무급 휴직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익성 저하가 장기화될 경우 고용 조정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는 이날 회의에서 고용유지지원금 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요구했다. 현행 제도는 매출 감소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지원이 가능해 업황 악화 초기에는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원금 지급 기준 완화와 함께 신청 절차 간소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확대, 고용·산재보험료 납부 유예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달됐다. 노동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적용 요건을 일부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매출 감소 기준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업종 전반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지원 방식도 단순화된다. 오는 5월 12일부터는 휴업과 휴직으로 구분돼 있던 지원 유형을 하나로 통합하고, 신청 요건과 절차를 간소화해 기업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제도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 부담을 줄여 실제 활용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준 역시 완화된다. 현재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용 지표 악화가 12개월 기준으로 확인돼야 지정이 가능하지만, 이를 6개월 기준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행정예고된 상태다. 단기간 내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업종의 특성을 반영해 보다 신속하게 정책 지원을 적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노동부는 항공·관광업계의 고용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 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를 신속히 검토할 방침이다. 업종별 협회 등이 지정 신청을 할 경우 관련 절차에 따라 요건 충족 여부를 조기에 판단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2026-04-28 08: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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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명가 DNA 분석⑥ 동아제약] 박카스 한 병에서 헬스케어 기업까지…동아 성장과 진화의 역사
늦은 밤 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박카스를 집어 드는 장면은 한국 사회의 익숙한 풍경 가운데 하나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도, 야근을 마친 직장인도, 장거리 운전을 앞둔 운전자도 한 번쯤 손에 쥐어 본 제품이다. 특정 세대의 추억을 넘어 생활 습관 속에 자리 잡은 브랜드. 동아제약을 설명할 때 박카스를 먼저 떠올리는 이유다. 한 병의 음료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한국 제약 산업의 긴 성장사가 놓여 있다. 동아제약의 출발은 국내 의약품 산업 기반이 약하던 시절과 맞닿아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고 생산 설비와 연구 역량이 충분하지 않던 시대, 국산 의약품 기업의 역할은 단순한 기업 활동을 넘어 산업 기반을 세우는 일이었다. 동아는 일찍부터 생산 능력과 유통망을 키우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갔다. 동아제약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결정적 제품은 박카스였다. 피로 회복과 자양 강장이라는 수요를 정확히 읽어낸 박카스는 오랜 기간 국민 브랜드 자리를 지켜 왔다. 약국 유통을 거쳐 편의점과 소매 채널로까지 확장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고, 세대가 바뀌어도 브랜드 생명력을 이어 왔다. 박카스의 의미는 단순한 매출 효자 상품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제약사가 대중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다. 일반의약품과 건강 관련 제품이 소비 문화와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동아제약은 박카스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감기약과 소화제, 어린이 의약품, 구강 건강 제품, 피부 관리 제품 등 생활 밀착형 품목으로 사업을 넓혀 왔다. 소비자가 일상에서 반복 구매하는 상품군을 꾸준히 확보한 점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이어졌다. 기업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은 사업 재편이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전문의약품과 바이오 사업은 동아에스티 등으로 분리했다. 동아제약은 소비자 건강 사업과 일반의약품 중심 회사로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하게 됐다. 그룹 전체로 보면 연구개발과 소비재 사업을 나눠 각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선택이었다. 이 재편 이후 동아제약의 역할도 달라졌다. 전통 제약사에서 생활 건강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의약품만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구강 관리, 여성 건강, 더마케어 등 일상 건강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시장 환경은 동아제약에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고령화와 웰니스 소비 확대, 셀프 메디케이션 문화 확산으로 일반의약품과 건강관리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을 찾기 전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기업의 강점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유통 확대도 중요한 변화다. 과거에는 약국과 오프라인 매장이 핵심 판매 채널이었지만 이제는 모바일 플랫폼과 온라인몰, 디지털 마케팅의 비중이 커졌다. 동아제약 역시 전통 유통망에 더해 새로운 소비 접점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아제약의 강점은 소비자 인지도와 브랜드 자산에서 나온다. 박카스를 비롯해 오랜 기간 축적한 신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전국 유통망, 생활 건강 제품 기획력,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 자산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 대중 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체력이다. 다만 오래된 브랜드만으로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젊은 소비자는 익숙함보다 새로움과 기능성, 디자인, 온라인 경험을 함께 본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는 국내외 경쟁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통 강자의 이름값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려면 제품 혁신과 마케팅 감각이 계속 따라와야 한다. 또 하나의 과제는 세대 확장이다. 기성세대에게 강한 브랜드가 젊은 층에게도 같은 의미를 갖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박카스의 상징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소비 세대와 연결되는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오래된 브랜드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시험대다. 동아제약은 지금 국민 브랜드 기업에서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자리를 넓히는 전환기에 서 있다. 의약품 제조를 넘어 소비자의 일상 건강 전반에 관여하는 회사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브랜드 유산을 지키는 일과 새 시장을 여는 일이 동시에 요구된다. 한 병의 자양강장제로 시작한 이름은 이미 한국 생활문화의 일부가 됐다. 이제 시장이 지켜보는 다음 장면은 동아제약이 과거의 익숙함을 넘어 미래 세대의 건강 브랜드로도 자리 잡을 수 있느냐다.
2026-04-28 07: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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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명가 DNA 분석⑥ 쿠팡] 로켓배송에서 생활 플랫폼까지…쿠팡 성장과 질주의 역사
밤늦게 주문한 상품이 다음 날 새벽 문 앞에 놓여 있는 경험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생수 한 묶음부터 반려동물 용품, 신선식품, 가전제품까지 필요한 물건이 빠르게 도착하는 풍경은 한국 소비자의 일상이 됐다. 이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업이 쿠팡이다. 쿠팡은 단순히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라 배송 속도와 소비 기대치 자체를 바꾼 회사로 자리 잡았다. 출발은 소셜커머스 시대였다. 창업 초기 쿠팡은 할인 쿠폰과 공동구매 중심 플랫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시장은 오래 머물 자리가 아니었다. 경쟁사는 많았고 진입 장벽은 낮았다. 쿠팡은 일찍 방향을 틀었다. 남이 만든 물건을 중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물류망을 갖추는 길을 택했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유통사의 판을 바꾼 승부수가 됐다. 로켓배송은 쿠팡을 설명하는 핵심 단어다. 자체 물류센터와 배송 인력을 바탕으로 주문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을 통제하는 방식은 당시만 해도 파격에 가까웠다. 소비자는 배송비와 대기 시간에 대한 불만에서 벗어났고, ‘언제 오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오느냐’를 따지기 시작했다. 쿠팡은 배송을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 상품으로 바꿔 놓았다. 로켓배송의 의미는 속도에만 있지 않았다. 대량 물류 운영 능력, 재고 관리, 지역별 수요 예측, 고객 경험 설계가 동시에 맞물려야 가능한 모델이었다.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기업만 누릴 수 있는 경쟁력이기도 했다. 후발 주자가 따라오기 쉽지 않은 이유다. 쿠팡의 성장에는 와우멤버십도 중요한 축이었다. 일정 금액을 내면 무료배송과 각종 혜택을 누리는 회원 모델은 고객을 플랫폼 안에 오래 머물게 했다. 반복 구매가 늘고 고객 충성도가 높아질수록 물류 투자 효율도 커졌다. 단순 쇼핑몰에서 생활형 구독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뀐 배경이다. 사업 외연도 빠르게 넓어졌다. 쿠팡이츠는 음식배달 시장에 뛰어들었고 쿠팡플레이는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했다. 대만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시작됐다. 쇼핑 앱 하나를 넘어 소비자의 시간을 두고 경쟁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이동한 셈이다. 한때 쿠팡의 이름 앞에는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물류센터와 인력, 기술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 확대와 운영 효율 개선이 이어지며 수익성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규모 투자 뒤에 어떤 숫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기업 가치의 핵심 기준이 됐다. 기술 기업으로서의 색채도 짙어지고 있다. 수요 예측과 추천 시스템, 물류 동선 최적화, 자동화 설비, 광고 플랫폼 고도화는 모두 데이터와 기술이 핵심이다. 쿠팡이 단순 유통회사가 아니라 기술 기반 리테일 기업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다만 성장 속도가 빨랐던 만큼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질문도 함께 커졌다. 노동 환경과 시장 지배력, 중소 판매자와의 관계, 수수료 정책 등은 꾸준히 논쟁의 대상이 됐다.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은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한다. 개인정보 보호 이슈도 예외가 아니다. 대형 플랫폼 기업에게 고객 정보는 서비스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지만 동시에 가장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영역이다. 쿠팡 역시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리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며 사회적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실제 사고 여부를 떠나 이용자가 느끼는 불안 자체가 기업 신뢰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민감한 사안이다. 플랫폼 기업의 개인정보 문제는 단순한 보안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이름과 주소, 결제 정보, 구매 이력, 생활 패턴까지 방대한 데이터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신뢰가 흔들리면 회복에 긴 시간이 걸린다. 쿠팡이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배송 속도 못지않게 정보 보호 체계와 내부 통제 수준을 꾸준히 높여야 하는 이유다. 쿠팡의 경쟁력은 여러 갈래에서 나온다. 전국 물류망, 빠른 배송 경험, 강한 앱 이용 습관, 멤버십 기반 충성 고객, 기술 인프라, 다양한 생활 서비스가 함께 작동하고 있다. 단일 사업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힘으로 성장해 온 회사다. 넘어야 할 산도 분명히 존재한다. 물류 투자 부담은 계속되고 경쟁사들도 배송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공정거래와 개인정보 보호, 노동 환경에 대한 사회적 기준도 갈수록 높아진다. 해외 사업은 또 다른 투자와 시행착오를 요구한다. 성장 공식이 한국 시장에서 통했다고 해서 다른 시장에서도 그대로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쿠팡은 지금 전자상거래 기업을 넘어 생활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를 넓히는 전환기에 서 있다. 물건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배송과 콘텐츠, 음식배달, 광고, 데이터 서비스까지 일상 전반을 연결하려는 시도다. 앞으로의 평가는 단순 매출 증가보다 얼마나 지속 가능하고 신뢰받는 플랫폼이 되느냐에 달릴 가능성이 크다. 소셜커머스로 출발했던 작은 회사는 한국 소비자의 주문 습관을 바꾸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제 시장이 지켜보는 다음 장면은 더 빠른 배송이 아니라 더 단단한 신뢰와 더 넓은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2026-04-28 07: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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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명가 DNA 분석⑥ 대우건설] 사막 플랜트에서 베트남 신도시까지…대우건설 성장과 재도약의 역사
낯선 사막 한복판의 플랜트 현장에도, 빠르게 확장하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신도시 현장에도 대우건설의 이름은 있었다. 국내 주택 시장에서 푸르지오 브랜드를 키운 회사이면서 동시에 해외 대형 프로젝트와 도시개발 사업으로 외연을 넓혀 온 기업. 대우건설은 한국 건설업이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이름이었다. 오늘의 대우건설은 과거 해외건설 명가의 기억 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더해야 하는 전환기에 서 있다. 출발은 산업화 시대의 국가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경제 개발이 본격화하던 시기 건설업은 도로와 항만, 공장, 주택을 짓는 핵심 산업이었다. 대우그룹의 성장과 함께 몸집을 키운 대우건설은 국내 기반시설 확충 과정에서 존재감을 넓혔고 이후 해외 시장 개척의 선봉에 섰다. 건설사가 단순 시공사를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한 축으로 평가받던 시절이었다. 대우건설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무대는 해외건설 붐이었다. 중동 지역 인프라 투자와 자원 개발 프로젝트가 이어지던 시기 한국 건설사들은 앞다퉈 해외로 향했다. 대우건설은 도로와 항만, 발전소, 플랜트 공사에서 실적을 쌓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낯선 환경과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공기를 맞추고 프로젝트를 완수한 경험은 지금까지도 회사의 자산으로 남아 있다. 해외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매출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국내 경기 변동에 따라 흔들릴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보완하고 대형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함께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오랜 기간 해외 네트워크를 유지해 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주택 브랜드 ‘푸르지오’가 성장을 이끌었다. 브랜드 아파트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소비자는 입지뿐 아니라 건설사 이름과 상품 경쟁력을 함께 보기 시작했다. 푸르지오는 친환경 이미지와 세련된 디자인, 안정적인 품질을 앞세워 시장에 안착했다. 재건축과 재개발, 대형 택지지구 사업에서도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 왔다. 도시정비사업은 대우건설의 또 다른 핵심 무대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브랜드와 자금력, 시공 경험이 동시에 요구된다. 대우건설은 오랜 업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주요 사업지에서 존재감을 이어 왔다. 주택 사업의 수익성과 브랜드 효과를 함께 기대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대우건설의 해외 경쟁력을 말할 때 베트남은 빼놓을 수 없다. 하노이 서부에 조성 중인 스타레이크시티는 단순 시공 프로젝트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대형 사업이다. 주거와 업무, 상업 기능이 결합된 이 사업은 한국 건설사가 해외에서 자체 개발 모델을 구현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도급 공사 중심이던 해외 사업을 개발 수익형 사업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타레이크의 의미는 숫자 이상의 가치에 있다. 한국형 신도시 개발 경험을 해외 시장에 이식했고 장기적으로는 분양 수익과 자산 가치 상승, 후속 사업 기회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짓는 회사’를 넘어 ‘도시를 만드는 회사’로 평가받을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토목과 플랜트 분야도 대우건설의 중요한 축이다. 도로와 철도, 교량,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사업은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분야다. 플랜트는 설계와 조달, 시공, 시운전까지 복합 역량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다. 대우건설은 주택에만 기대지 않고 다양한 사업 부문을 갖춘 종합 건설사로 성장해 왔다. 물론 성장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 대우건설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는 과정을 겪었다. 기업 매각과 인수, 경영 환경 변화는 조직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이 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현장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최근 변화의 분기점은 중흥그룹 편입이다. 대우건설은 새 주인을 맞으며 장기 경영 안정성과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대형 건설사가 자주 겪는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줄이고 중장기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됐다. 최근 시장이 주목하는 분야는 원전과 에너지 인프라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와 전력 수요 증가 속에서 원전과 LNG,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가 다시 늘고 있다. 대우건설은 기존 플랜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국내외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새로운 성장축이 될 수 있는 분야다. 해외 시장에서도 기회는 이어진다. 중동 지역 대형 프로젝트 발주와 신흥국 인프라 투자 확대는 한국 건설사에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다. 여기에 베트남 스타레이크와 같은 개발형 사업 경험이 더해질수록 해외 경쟁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과거처럼 무조건 수주 규모를 늘리기보다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대우건설의 경쟁력은 여러 갈래에서 나온다. 해외 현장에서 쌓은 수행 경험, 푸르지오 브랜드, 스타레이크로 상징되는 개발 사업 역량, 주택·토목·플랜트를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 대형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를 동시에 경험한 조직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몸집이 커질수록 시장의 요구도 높아진다. 해외 사업은 환율과 지정학 변수, 공사비 변동에 민감하다. 국내 주택 시장은 금리와 정책 변화 영향을 크게 받는다. 새 경영 체제 아래 조직 안정성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대우건설은 지금 과거 해외건설 명가의 위상을 지키는 동시에 미래 성장축을 새로 세워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주택 브랜드 경쟁력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인프라와 도시개발, 고부가가치 해외 사업으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 사막 한복판 공사 현장에서 쌓아 올린 이름값은 이미 한국 건설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제 시장이 지켜보는 다음 장면은 변화한 경영 환경 속에서 대우건설이 다시 한 번 도약의 서사를 써 내려갈 수 있느냐다.
2026-04-28 07: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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