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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OSHA,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DTS '안전·보건' 동시 점검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가스터빈 시장 공략의 핵심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현지 서비스 자회사 두산터보머시너리서비시스(DTS)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의 안전·보건 점검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건의 조사는 같은 날, 같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작됐고 하나의 민원번호로 연결돼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미국에서 대형 가스터빈 수주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DTS의 현지 정비·서비스 역량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워 온 만큼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3일 본지가 미국 노동부 산하 OSHA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결과, OSHA 휴스턴 사우스 지역사무소는 지난 8월 11일 텍사스주 라포트에 있는 ‘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 Inc.’사업장에 대해 두 건의 점검을 개시했다. 검사번호는 각각 ‘1910460.015’와 ‘1910461.015’다. 두 사건 모두 점검 유형은 ‘Complaint(민원)’, 조사 범위는 ‘Partial(부분)’이며 사전통보 여부는 ‘N’으로 기록됐다. 현재 두 건 모두 사건 상태가 ‘OPEN’으로 표시돼 있다. 주목되는 것은 조사 분야다. 검사번호 1910460.015는 ‘Safety(안전)’, 1910461.015는 ‘Health(보건)’로 각각 분류됐다. 사업장 주소는 두 사건 모두 ‘12000 North P Street, La Porte, Texas’로 동일하다. DTS가 자사 홈페이지와 두산그룹에 공개한 미국 본사 주소도 이곳과 일치한다. 두 조사에는 동일한 민원 활동번호 ‘2474957’이 연결돼 있다. 하나의 민원이 접수된 뒤 같은 날 안전과 보건 분야의 별도 검사번호가 만들어진 것이다. OSHA 데이터상 안전 분야 사업분류는 기계가공업(NAICS 332710), 보건 분야는 터빈 및 터빈발전기 제조업(NAICS 333611)으로 각각 기재돼 있다. 같은 민원서 ‘안전·보건’ 두 갈래…구체적 내용은 아직 비공개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이번 민원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제 법규 위반 여부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OSHA는 근로자나 근로자 대표 등이 사업장의 안전·보건 기준 위반이나 신체적 위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민원을 제기하고 점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원을 토대로 현장 점검을 실시할지를 OSHA가 판단하며, 민원 점검은 일반적으로 제기된 위험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조사 과정에서 다른 위반 가능성이 발견되면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 따라서 ‘Complaint’ 유형의 점검이 시작됐다는 사실만으로 안전·보건법 위반이 확인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두 DTS 사건의 OSHA 공개 페이지에는 현재 위반사항이나 과징금이 표시돼 있지 않다. OSHA 역시 미종결 사건의 경우 위반 통지가 발부되더라도 고용주가 통지를 받은 뒤 일정 기간을 거쳐 관련 내용을 게시한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가 눈길을 끄는 것은 DTS가 두산에너빌리티의 미국 가스터빈 사업에서 차지하는 위치 때문이다. DTS는 두산중공업 시절인 2017년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업체 ‘ACT Independent Turbo Services’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당시 두산은 ACT가 보유한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인력과 설비, 수주 실적 및 노하우를 확보해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도 DTS를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 자회사로 명시하고 있다. 회사는 창원 가스터빈 서비스 공장과 DTS를 연계해 장기 부품 공급, 기술 자문, 정기점검, O&M 지원, 로터 및 고온부품 정비 등을 제공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텍사스 환경품질위원회(TCEQ) 자료에서도 사업장의 성격이 확인된다. TCEQ는 DTS가 이 사업장에서 발전소와 정유시설 등에 사용되는 터보기계의 수리·재생·리컨디셔닝 작업을 수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DTS는 앞서 이곳에 새로운 쇼트 블라스팅 부스와 열분사 설비를 추가하는 허가 변경도 추진했다. 다만 이러한 사업장의 설비나 작업공정이 이번 민원의 대상이라는 사실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美 가스터빈 12기 수주 뒤엔 DTS…‘현지 서비스’ 경쟁력 시험대 DTS의 중요성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미국 수주 확대와 함께 더 커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0월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국산 대형 가스터빈의 첫 해외수출을 성사시켰다. 당시 두산은 향후 미국에 공급하는 가스터빈의 정비 서비스를 DTS가 수행할 예정이라며 현지 서비스 역량을 수주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동일한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가스터빈 3기를 추가 수주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미국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7기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3월 공개한 기준으로 미국 공급계약 물량은 총 12기다.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수주를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검증된 성능, 빠른 납기’와 함께 DTS를 통한 현지 서비스 지원을 직접 꼽았다. 당시 두산에너빌리티가 밝힌 가스터빈 전체 수주량은 총 23기였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핵심 무대이기도 하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망 증설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자들이 자체 발전설비 확보에 나섰고, 비교적 건설기간이 짧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가스터빈이 대안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북미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370MW급 스팀터빈과 발전기도 처음 수주했다. 가스터빈 단품을 넘어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결합한 복합발전 솔루션으로 미국 전력시장 공략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도 미국 데이터센터향 가스터빈 수주를 두산에너빌리티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뉴시스는 지난달 25일 증권가 분석을 인용해 미국 데이터센터향 가스터빈 수주와 체코 원전 사업 등이 올해 실적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미국 현지 서비스 거점의 안정적인 운영은 가스터빈 판매 이후의 장기 서비스 사업까지 연결되는 두산의 사업모델과 직결된다. 가스터빈은 수십 년간 운전되는 발전설비라 신규 제작만큼 정기점검과 부품 교환, 성능개선, 장기유지보수 계약이 중요하다. 미국 고객 입장에서도 현지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능력이 공급업체를 선택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두산그룹은 공식 EHS 방침에서 임직원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글로벌 기준을 준수하는 안전·환경·보건 경영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가스터빈 시장의 전면에 서 있는 DTS에 대해 OSHA가 같은 민원을 토대로 안전과 보건 두 분야의 점검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같은 원칙이 미국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원번호 2474957에 어떤 안전·보건 문제가 제기됐는지, OSHA가 실제 위반사항을 확인했는지,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이 발생하는지 여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에서 가스터빈 공급을 본격 확대하고 현지 유지보수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시점에서 DTS의 OSHA 점검 결과는 단순한 미국 자회사 한 곳의 산업안전 이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이어 “회사가 미국 수주의 강점으로 내세운 ‘현지 서비스 경쟁력’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현장 운영과 안전관리 역량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26-09-03 0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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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보] 성장판 바뀐 롯데칠성…RTD 143% 뛰고 해외 매출 '절반' 눈앞
롯데칠성음료의 성장 지도가 즉석음용주류(RTD)·스포츠음료·해외 수출을 중심으로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내수 소비 부진으로 기존 음료·주류 시장의 확장성이 제한되자 소비자 음용 방식 변화와 해외 수요를 겨냥한 영역에서 새로운 실적 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전체 매출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품목별로는 흐름이 뚜렷하게 갈렸다. RTD 매출이 143.3% 급증한 가운데 스포츠음료와 음료 수출도 각각 8.5%, 9.8% 증가했고 탄산음료와 커피음료 역시 각각 3.1%, 4.1%의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주스와 생수 등 일부 기존 음료군은 매출이 줄면서 롯데칠성의 음료·주류 포트폴리오 전반이 고르게 확대되기보다 RTD와 스포츠음료, 수출 등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영역이 전체 실적을 뒷받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로·휴대형 제품으로 세분화 올해 들어서는 품목별 온도차가 음료와 주류 실적 전반에서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분기 음료 부문 별도 매출은 5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주류 부문도 1951억원으로 3.2% 늘었다. 전체 증가율은 크지 않았지만 세부 카테고리별 흐름은 엇갈렸다. 스포츠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 내수 음료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커피음료와 탄산음료도 각각 4.1%, 3.1% 증가했다. 반면 주스는 8.5%, 니어워터는 7.6%, 생수는 3.1%, 에너지음료는 1.8% 감소했다. 이처럼 품목별 성장세가 갈리면서 롯데칠성은 기존 대형 브랜드의 판매 확대에만 기대기보다 소비 목적과 취향을 세분화한 제품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탄산음료에서는 제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스포츠음료에서는 운동과 야외활동 등 구체적인 음용 상황을 겨냥한 제품을 추가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칠성사이다다. 롯데칠성은 지난 4월 '칠성사이다 제로 유자'를 출시하며 기본 제품과 제로, 제로 오렌지·라임·유자 등 5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제로 칼로리 탄산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맛과 선택지를 넓힌 것으로, 2분기 탄산음료 매출도 제로 트렌드 확산과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스포츠음료에서는 지난 6월 '게토레이 파우더 레몬라임향'을 추가해 운동과 야외활동 시 휴대성을 높였다. 이른 무더위와 야외활동 증가, 수분 보충 수요가 맞물리면서 2분기 스포츠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내수 밖에서 찾은 성장 동력 이와 같은 흐름은 주류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주류 부문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156.6% 늘며 수익성 개선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소주와 와인 매출이 각각 1.9%, 8.8% 증가했고 RTD는 143.3% 급증하며 지난해 44억원에서 올해 106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RTD 성장의 중심에는 과실탄산주 '순하리진'이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17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162억원을 6개월 만에 넘어섰다. 롯데칠성은 올해 기존 레몬·자몽 제품을 '순하리진'으로 통합하고 유자와 상그리아를 추가하는 등 맛과 도수를 세분화해 다양한 음용 취향에 대응하고 있다. 주력 소주 '새로' 역시 변화한 소비자 음주 취향을 반영해 지난 1월 출시 3년여 만에 리뉴얼을 단행했다. 알코올 도수를 15.7도로 낮추고 기존 보리쌀증류주를 100% 국산 쌀증류주로 변경하는 한편 제로슈거라는 기존 특징은 유지했다. 최근 주류 실적에서는 소주의 완만한 증가세보다 RTD의 가파른 성장세가 눈에 띈다. 아직 전체 주류 매출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순하리진을 중심으로 신규 수요를 확보하며 롯데칠성 주류 포트폴리오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 성장 품목을 키우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음료 수출 매출은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으며 밀키스와 레쓰비, 알로에주스 등의 판매 호조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현재 이들 음료 제품은 미국·러시아·유럽·동남아 등 5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대표 수출 브랜드인 밀키스는 2024년 해외 매출 5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롯데칠성은 해외 판매 확대에 맞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규 바이어 발굴 시스템도 도입하는 등 현지 거래처 확보와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 확대에 필리핀·파키스탄·미얀마 등 해외 자회사 실적까지 더해지면서 롯데칠성의 글로벌 사업 비중도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였으며 수출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매출 비중은 약 47%에 달했다. 국내 소비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해외 판매와 현지 사업을 함께 키우며 추가 매출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AI로 바이어 발굴… 거래처 확대 매출 증가세와 달리 수익성은 약화됐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10.4% 감소했고 음료 부문 영업이익 역시 205억원으로 13.2% 줄었다. 고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이 겹치며 매출 증가 효과를 상쇄한 탓이다. 해외 사업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분기 글로벌 부문 매출은 4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61억원으로 27% 감소했다. 필리핀·파키스탄·미얀마 등 주요 해외 법인이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 영향을 받은 만큼 글로벌 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환율과 현지 비용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은 국내 사업에도 이어졌다. 롯데칠성은 지난 6월 주요 음료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으며 알루미늄과 페트(PET) 등 포장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수입 원액 비용, 물류비 증가 등을 가격 조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칠성은 연간 실적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올해 연결 기준 매출 4조1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상반기 매출은 2조654억원, 영업이익은 1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8.6% 증가했다. 결국 관건은 RTD와 스포츠음료, 제로 제품, 수출 등에서 나타난 성장세를 전체 실적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RTD는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 주류 전체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지 않고 해외 사업 역시 외형 확대와 함께 비용 관리가 요구된다. 내수와 해외에서 확보한 새로운 수요를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롯데칠성의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로 음료 시장 확대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주류를 보다 가볍고 다양하게 즐기는 음용 방식 변화에 맞춰 제로 음료와 RTD 등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에서도 밀키스와 레쓰비, 알로에주스 등 현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 기반을 넓히고 급성장하는 신흥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중심의 경영과 경영효율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고 영업망 확대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해외 자회사 수익성 개선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26-09-03 08: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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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보] 포스코 '쇳물 지도'바꾼다…美 전기로·印 고로·韓 수소환원제철
포스코의 쇳물 지도가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는 50% 관세장벽 안으로 들어가 전기로를 세우고, 인도에서는 빠르게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잡기 위해 600만t급 고로를 짓는다. 국내에서는 광양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HyREX)을 앞세워 탄소를 줄인다. 세계 철강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이 겹치면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던 기존 방식에 시장별 현지 생산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더하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은 2031년까지 미국·인도·인도네시아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능력을 100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철강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을 국내 저탄소 전환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도 구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성장성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기존 제철소의 체질을 바꾸는 이원화 전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철강 초과 생산능력이 2025년 6억4000만t에서 2028년 7억450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까지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도 연평균 0.9%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세계철강협회는 인도 철강 수요가 올해 7.4%, 내년에는 9.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과잉과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는 인프라와 자동차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주요 성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철강투자는 고수익·고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에서는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한 뒤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관세·성장성 따라 달라진 투자법 미국에서는 관세장벽 안으로 생산기지를 옮긴다.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에는 총 58억 달러가 투입된다. 연산 270만t 규모로 2029년 상업생산이 목표다. 지분은 현대제철 측이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국에서 생산한 철강을 미국으로 보내는 기존 공급방식의 부담은 커졌다. 현지 생산은 관세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완성차 공장과의 물류거리도 좁힐 수 있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강판과 소재 가운데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할 예정이다. 확보한 물량은 미국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한다. 이미 구축한 북미 가공·판매망에 현지 생산기지를 연결해 고객 기반까지 넓히는 구조다. 구체적인 오프테이크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도에서는 성장성과 원가경쟁력을 겨냥한다. 포스코는 JSW스틸과 지분을 절반씩 나눠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t 규모 고로 기반 일관제철소를 건설한다. 2031년 준공이 목표다. 제선·제강부터 열연, 냉연·도금까지 전 공정을 갖추고 초기에는 건설·인프라 수요에 대응한 뒤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오디샤주는 철광석 산지와 가깝다. 포스코는 현지 철광석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JSW의 구매력을 활용해 원료와 설비·자재 조달비를 낮추고 600만t급 일관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재원은 자기자본 30%, 차입 70%로 조달하고 양사가 같은 비율로 책임을 나눈다. 오디샤 투자는 20여 년 만의 재도전이다. 포스코는 2005년 같은 지역에 연산 1200만t 규모 제철소를 추진했지만 토지 확보와 주민 반발, 광산 개발권·인허가 문제 등에 막혀 2017년 사실상 철수했다. 이번에는 규모를 절반으로 낮추고 현지 대형 철강사 JSW와 손잡아 투자와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성장과 전환’ 선순환 시험대 해외에서 생산능력을 넓히는 것과 달리 국내 투자의 중심은 기존 제철소의 체질 전환이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원을 들인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를 준공했다. 고로보다 탄소배출을 약 75% 줄이고,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섞는 ‘합탕’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강판 등 고급강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다. 다음 단계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다. 포스코는 포항에 연산 30만t 규모 HyREX 실증설비를 구축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철광석 환원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로, 장기적으로 고로 중심 생산체제를 바꾸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다만 국내에서 고로를 줄이면서 인도에 신규 고로를 짓는 전략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인도 제철소는 고로 방식으로 출발하되 JSW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포스코의 저탄소 조업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수소 기반 기술이 검증되면 추가 전환도 추진한다.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로 출발하는 만큼 국내 HyREX 수준의 탈탄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포스코의 생산전략은 하나의 공법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관세와 자동차 고객을 고려해 전기로를, 인도에서는 풍부한 철광석과 빠른 수요 증가를 활용하기 위해 고로 일관생산 체제를 택했다. 국내에서는 증산보다 전기로와 HyREX를 통한 저탄소 전환에 힘을 싣는다. 관건은 투자 이후의 수익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인도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국내에서는 전기로 고도화와 HyREX 상용화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해외 제철소가 안정적인 이익을 내야 이를 국내 저탄소 투자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별 현지화로 수익을 확보하고 그 수익으로 국내 제철소의 체질까지 바꿀 수 있느냐가 포스코가 새로 그리는 제철지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2026-09-03 08:3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