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배경훈, "외산 AI 끊기면 속수무책"…한국형 프론티어 AI 승부수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 대응해 세계 최상위 수준의 ‘프론티어 AI’ 개발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국내 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넘어, 미국·중국과 직접 성능을 겨룰 수 있는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프론티어 AI 개발은 아직 정부의 예산과 사업 구조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정부가 막대한 개발비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기 어려운 만큼 지분투자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 새로운 투자 방식을 재정당국과 협의하는 구상에 가깝다. 배 부총리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이 고성능 AI를 핵무기처럼 통제하려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우리만의 역량이 없다면 외산 AI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거나 가격이 100배 올라도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독파모 넘어 ‘미토스급’ 모델 도전 정부가 검토하는 전략은 투트랙이다. 현재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통해 국내 산업과 공공서비스에 활용할 모델을 확보하는 동시에, 앤트로픽의 ‘클로드 미토스5’처럼 세계 최고 성능을 겨루는 프론티어 모델 개발을 별도로 추진하는 방식이다. 프론티어 AI는 단순히 매개변수가 큰 모델을 뜻하지 않는다. 복잡한 추론과 코딩, 과학 연구, 사이버보안, AI 에이전트 등에서 기존 모델의 한계를 넓히는 최첨단 모델을 말한다. 개발에 성공하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공격적인 사이버 능력 등 이중용도 위험도 커 국가가 접근을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지난달 국가안보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제한했다가 이후 규제를 완화했다. 배 부총리는 이를 글로벌 AI 서비스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가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들었다. 중국도 변수다. 문샷AI가 최근 공개한 ‘키미 K3’는 일부 평가에서 미국 최상위 모델과 대등한 성능을 보였다. 현재 중국 기업들이 오픈웨이트 전략으로 개발자 생태계를 넓히고 있지만, 기술 경쟁이 격화하면 중국도 고성능 모델을 폐쇄하거나 해외 제공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배 부총리의 진단이다. ◆ GPU만 3조5000억원…보조금으로 감당 어려워 가장 큰 장벽은 비용이다. 배 부총리는 미토스급 모델을 개발하려면 엔비디아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을 기준으로 약 1만장이 필요하고, GPU 가격만 현재 추산으로 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장관이 제시한 추정치로 실제 비용은 모델 구조와 학습 방식, GPU 도입 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냉각·네트워크, 데이터 구축, 연구인력 비용까지 포함하면 전체 투자액은 더 늘어난다. 현재 독파모 참여 기업에 배정되는 GPU가 엔비디아 B200 기준 500∼735장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프론티어 모델은 기존 지원 규모와 차원이 다르다. 특정 기업 한 곳에 수조원대 자원을 무상 지원하면 형평성과 특혜 논란도 불가피하다. 정부가 ‘투자형 R&D’를 검토하는 이유다. 기존 출연금처럼 예산을 지급하고 끝내는 대신 정부가 기업이나 SPC에 지분을 투자하고, 개발에 성공하면 지분 가치나 수익을 회수해 후속 연구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다. 배 부총리는 “정부가 특정 기업에 이 정도 자원을 몰아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분투자나 SPC 설립 등 투자형 R&D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 반영을 위해 재정당국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투자형 R&D가 작동하려면 실패 위험을 누가 부담하고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누가 보유할지 정해야 한다. 정부가 투자한 모델을 특정 기업이 독점할 수 있는지, 공공과 중소기업에 어떤 조건으로 개방할지도 쟁점이다. ◆ 한국형 AI 풀스택, 미중 사이 제3국 공략 프론티어 모델은 수출 전략과도 연결된다. 정부는 국산 AI 모델과 서비스, NPU,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하나로 묶은 ‘한국형 AI 풀스택’을 구축해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에 종속되기를 원하지 않는 국가에 제공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배 부총리는 유럽연합(EU)과 중동, 아세안 국가에서 한국과의 AI 협력을 희망하는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모델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언어와 데이터 주권, 보안 규제에 맞춘 인프라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면 미중 사이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다국어 성능이다. 한국어에 강한 모델을 해외에 그대로 내놓는 것만으로는 글로벌 서비스가 될 수 없다. 배 부총리는 협력국 언어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의 최소 1% 수준까지 확보해야 현지에서 활용 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러시아·브라질 등 29개국과 출범시킨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참여 여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 AI 서비스를 광범위하게 이용하면서 중국 오픈모델도 활용하는 한국으로서는 어느 한쪽 진영에 서기보다 기술·안보·통상 영향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한국도 프론티어 모델을 보유해야 한다’는 선언을 넘어 개발 주체와 자금 조달 구조, 성능 목표, 데이터 확보, 상용화 경로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수조원을 들여 모델을 만든 뒤 실제 이용자와 매출을 확보하지 못하면 일회성 국가 프로젝트에 그칠 수 있다. 한편 프론티어 AI의 성패는 GPU를 몇 장 확보했느냐보다 모델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산업과 해외 시장에서 쓰이게 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정부가 투자형 R&D를 꺼낸 것도 기술 개발과 사업 성과를 함께 요구받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26-07-20 17:46:00
-
-
-
-
EU 중국산 타이어 관세 본격화…한국·금호·넥센, 누가 웃을까
국내 타이어업계가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반덤핑 관세 부과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업체들의 유럽 시장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유럽 생산거점과 생산 여력에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실제 점유율 확대 여부는 업체별로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일 중국산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에 4.3~45.3%의 확정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중국산 제품은 EU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시장의 약 28%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 가운데서는 중국 생산 물량 기준으로 한국타이어가 4.3%,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24.4%의 반덤핑 관세를 적용받는다. 한국타이어는 EU 조사 과정에서 표본조사 대상에 포함돼 개별 관세율을 적용받았고,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표본에 포함되지 않은 협조 기업으로 분류돼 ‘기타 협조 기업’에 적용되는 평균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중국산 타이어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유럽 완성차 업체와 유통업체들의 공급선 재편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대전·금산과 중국 가흥·강소·충칭, 헝가리, 미국, 인도네시아 등 5개국 8개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헝가리 공장은 유럽 시장을 담당하는 핵심 생산기지다. 올해 1분기 유럽 매출은 1조2090억원으로 전체 타이어 매출의 약 4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국내 공장 평균 가동률은 95.6%, 해외 공장은 90.6%를 기록했다. 해외 공장의 가동률이 국내보다 낮아 추가 생산 여력이 있다는 점은 관세 시행 이후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넥센타이어는 양산·창녕과 중국 청도, 체코 자테츠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유럽 매출은 375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4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생산능력은 1158만2000본, 생산실적은 1072만1000본으로 평균 가동률은 92.8%다. 공장별 가동률은 양산 90.6%, 창녕 94.1%, 청도 87.8%, 체코 98.9%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판매 물량 가운데 중국산 비중을 지난해 약 15%에서 올해 약 4% 수준까지 낮춘 상태다. 체코와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공급을 전환하며 관세 부담을 줄이고 있다. 다만 체코 공장 가동률이 98.9%에 달해 단기간 생산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광주·곡성·평택과 중국 남경·천진·장춘, 미국, 베트남 등 8개 생산거점을 운영한다. 올해 1분기 유럽 매출은 3373억원으로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올해 1분기 생산능력은 국내 414만8000본, 해외 970만본이며 실제 생산량은 각각 409만1000본과 948만9000본을 기록했다. 국내외 공장 모두 가동률이 100% 안팎으로 기존 생산설비를 대부분 활용하고 있는 상태다. 유럽 판매 물량의 약 절반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한국과 베트남 공장으로 생산 물량을 전환하고,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폴란드 공장을 통해 유럽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반덤핑 관세는 국내 업체들에 단기적인 반사이익보다 유럽 시장에서 거래처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실적 개선 여부는 관세 자체보다 중국산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대체하고 신규 완성차 고객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2026-07-20 17:23:07
-
-
-
"GPU 다음은 전력·돈"…이해진·최수연, 캐나다 브룩필드행에 쏠린 눈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최수연 대표, 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글로벌 대체자산 운용사 브룩필드 본사를 찾는다.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팩토리의 기술 설계를 마친 네이버가 이번에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부지 확보에 필요한 자본 파트너를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정보기술(IT)·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의장과 최 대표, 김 CFO를 비롯한 네이버와 계열사 경영진은 이번 주 초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브룩필드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창업자와 대표, 재무 책임자가 동시에 해외 투자회사 본사를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자금 조달과 투자 구조를 담당하는 CFO가 동행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업 교류보다 AI 인프라 투자 협의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방문 목적과 면담 상대, 투자 규모와 방식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최소 조 단위 투자가 거론되지만 네이버와 브룩필드가 계약이나 협상을 공개한 단계는 아니다. ‘투자 유치 임박’으로 단정하기보다 대규모 인프라 파이낸싱 가능성을 타진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1GW AI 팩토리, 네이버 자금만으로 짓기 어렵다 네이버는 지난달 엔비디아와 기가와트(GW)급 글로벌 AI 팩토리를 공동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2027년 상반기 55MW를 가동한 뒤 같은 해 100MW, 2028년 200MW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1GW 규모에 도달한다는 구상이다. AI 팩토리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자본을 요구한다. 대규모 GPU 서버뿐 아니라 이를 수용할 부지와 건물, 전력망, 변전시설, 냉각장치가 함께 필요하다. 서버를 확보해도 안정적인 전력과 냉각시설이 없으면 가동할 수 없다. 네이버가 1GW까지 사업을 키우려면 자체 현금만 투입하기보다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 위험을 나누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투자업계에서 네이버 본사에 대한 단순 지분투자보다 AI 팩토리 사업별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공동 출자하거나 미래 이용료 수입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일으킬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유다. 이 같은 구조가 만들어지면 네이버는 재무 부담을 분산하면서 AI 팩토리 구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브룩필드도 장기 계약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센터 이용료와 전력 판매 수입을 투자 수익으로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용 수요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대규모 고정비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글로벌 빅테크나 정부, 기업 고객과의 장기 사용 계약이 투자 성사의 핵심 조건이 될 전망이다. ◆ 엔비디아가 연결한 네이버·브룩필드 브룩필드가 유력한 자본 파트너로 거론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브룩필드는 운용자산이 1조달러를 넘는 글로벌 대체자산 운용사로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발전과 송전, 재생에너지, 부동산에 투자한다. AI 팩토리에 필요한 시설을 개별적으로 조달하는 대신 전력부터 데이터센터까지 하나로 묶어 투자할 수 있는 사업자다. 브룩필드는 지난해 엔비디아, 쿠웨이트투자청과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이 가운데 100억달러 규모를 목표로 하는 AI 인프라 펀드는 출범 당시 50억달러의 투자 약정을 확보했다. 투자 대상도 AI 팩토리와 전용 발전시설,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으로 네이버의 사업 구상과 맞닿아 있다. 브룩필드와 네이버가 모두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설계 체계인 ‘DSX’를 활용한다는 점도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브룩필드와의 협력 당시 “AI 인프라에는 부지와 전력, 전용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GPU와 AI 팩토리 설계를 맡고, 브룩필드가 부지·전력·자본을 공급하며, 네이버가 클라우드와 AI 모델·서비스를 운영하는 삼각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관건은 지분이 아니라 고객과 전력 투자 논의가 현실화하면 네이버의 사업 정체성도 달라진다. 검색과 커머스 중심의 플랫폼 기업에서 GPU 인프라를 기업과 정부에 제공하는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게 된다. 그러나 브룩필드가 자금을 투입한다고 사업성이 자동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전력과 부지를 제때 확보하고 55MW에서 1GW로 확장하는 동안 시설을 채울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 GPU 세대교체가 빠른 만큼 장비의 감가상각과 교체 비용도 수익성을 좌우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경영진의 브룩필드 방문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브룩필드 한국사무소도 “본사 방문이나 투자에 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문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조 단위’라는 숫자보다 자금의 성격이다. 단순한 네이버 지분투자인지, 특정 지역 AI 팩토리에 대한 공동 출자인지, 전력과 데이터센터까지 묶은 프로젝트 금융인지에 따라 사업의 속도와 네이버가 부담할 위험이 달라진다. 기술 동맹을 넘어 자본과 전력을 확보해야 네이버의 1GW 구상도 계획표에서 실제 사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
2026-07-20 17:09:10
-
-
[아시아권 뉴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기업용 AI 키운다…데이터센터도 확충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이 연구실을 벗어나 기업과 공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기업의 회계·구매·생산 업무를 처리하는 AI 시스템이 등장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은 제조와 의료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투자도 함께 늘고 있다. 20일 중국 정보기술 기업 엑스퓨전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기업용 AI 시스템을 대거 공개했다. 엑스퓨전이 내놓은 제품은 기업의 회계와 인사, 구매, 재고를 관리하는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에 AI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직원이 일일이 자료를 입력하고 분석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주문과 재고를 살피고 생산 일정을 조정하거나 경영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 것이다. 기업 내부에서 AI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묶은 시스템도 선보였다. 대형 AI 모델 자체의 성능 경쟁보다 AI가 실제 기업 업무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엑스퓨전은 전력과 서버, AI 연산, 업무 수행 프로그램을 하나로 연결하는 사업 구조도 제시했다. AI에 투자한 비용이 생산성 향상과 매출 증가로 이어지도록 기업의 핵심 업무 안에 AI를 넣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정부도 AI의 산업 현장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올해 상반기 지능형 로봇과 상업우주, 신에너지차, 신소재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제조와 의료 현장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과 로봇, AI를 결합한 서비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사족보행 로봇은 세계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처럼 네 발로 움직이는 사족보행 로봇은 계단이나 비탈길, 공사장처럼 바퀴로 이동하기 어려운 곳에서 주로 사용된다. 중국 기업이 내놓은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도 세계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사람처럼 팔과 다리를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은 공장에서 물건을 옮기거나 조립하는 작업부터 병원과 돌봄 현장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발표한 ‘세계 절반’은 판매량이 아니라 출시된 제품의 종류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중국 기업들이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빠르게 내놓고 있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로봇과 기업용 AI를 움직이는 데이터센터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중국의 AI 연산시설 규모는 2185EFLOPS에 달했다. 일반 독자에게 생소한 EFLOPS는 컴퓨터가 1초 동안 얼마나 많은 계산을 처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단위다. 중국 전역의 데이터센터가 AI 학습과 서비스에 투입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을 모두 합한 수치다. 데이터센터에 마련된 공간 가운데 서버가 실제로 설치된 비율은 71.4%로 집계됐다. 중국은 최근 2년 동안 주요 데이터센터 지역을 잇는 고속 통신망도 70개 이상 구축했다. 지역 간 데이터 전송 속도와 안정성도 개선됐다. 중국은 전력과 부지가 풍부한 서부 지역에 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고, 베이징과 상하이 등 동부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AI 연산 수요를 보내 처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도시의 전력 부담을 줄이고 전국의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거대한 연산망처럼 활용하려는 것이다. 중국의 AI 전략은 이제 대형 모델을 개발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기업 업무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로봇을 생산 현장에 투입하며, 그 뒤에서 대규모 계산을 처리할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술을 얼마나 많이 보유했느냐보다 공장과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느냐가 경쟁력을 가르는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2026-07-20 16:54: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