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일보] 홈플러스가 2000억원 긴급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멈췄던 회생절차가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생존의 열쇠로 꼽히는 ‘새 주인 찾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자금 숨통은 틔웠지만 근본 해법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를 제기했다. 법원이 앞서 “자금 조달 문제가 해소되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힌 만큼 한 차례 폐지됐던 회생 절차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법원이 항고를 받아들이면 회생 절차는 최종 시한인 9월 4일까지 이어진다. 문제는 그 사이 풀어야 할 과제다. 매장 정상화, 납품망 복원, 구조 혁신까지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긴급 조달한 2000억원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금이 ‘연명용’에 가깝다고 본다.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들을 설득해 매대를 채우고 영업을 정상화하기에는 규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더 큰 부담은 따로 있다. 회생 절차 중 쌓인 공익채권이다.
현재 홈플러스의 공익채권은 1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급여, 물품대금, 세금 등이 포함된 이 채권은 회생채권보다 먼저 갚아야 한다. 새로 들어온 자금이 여기에 투입되면 실제 영업에 쓸 수 있는 돈은 더욱 줄어든다.
결국 회생의 성패는 인수자 등장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추가 자금을 투입할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회생 절차가 다시 멈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홈플러스는 몸집 줄이기에 공을 들여왔다. 126개 매장을 67개 핵심 점포로 재편했고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약 1조2000억원 비용을 줄였다. 이를 기반으로 본사와 오프라인 점포, 온라인 사업을 묶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법원에 제출된 회생계획안 역시 매각을 전제로 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회생 과정에서 불어난 공익채권은 인수자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다. 여기에 영업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까지 고려하면 투자 규모는 조 단위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산업 환경도 녹록지 않다. 대형마트 업황은 둔화했고 이커머스는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새벽 배송 제한, 의무 휴업 등 규제도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실제 홈플러스는 통매각이 무산된 뒤 ‘알짜’로 꼽히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했다. 최근에는 남은 사업부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아직 없다.
기존 대형마트 사업자들 역시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미 수익성 높은 점포 상당수가 정리된 상황에서 추가 확장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위축과 온라인 성장으로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국면”이라며 “정상화 비용과 노사 문제까지 감안하면 인수에 나설 기업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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