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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퓨리오사AI 손잡고 NPUaaS 출시…"AI 인프라 선택권 넓힌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AI 인프라 시장이 학습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엔비디아 GPU 일변도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AI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비용과 전력 효율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자 삼성SDS는 GPU의 대안으로 추론에 특화된 NPU(신경망 처리 장치)를 주목하고 있다. 20일 삼성SDS는 퓨리오사AI의 2세대 NPU '레니게이드(RNGD)'를 기반으로 한 NPUaaS(NPU as a Service)를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에 탑재해 출시했다고 밝혔다. 기존 GPUaaS에 이어 NPU 기반 AI 연산 자원까지 확보하면서 기업들의 AI 인프라 선택지를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레니게이드는 AI 추론에 특화된 국산 NPU다. 이미 학습된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답변을 생성하거나 문서를 분석하고 이미지를 판별하는 추론 과정에서 높은 전력 효율성과 비용 경쟁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최근 AI 시장의 관심은 대규모 모델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다. AI 모델 개발 초기에는 막대한 연산 능력을 갖춘 GPU가 필수적이었다면, AI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추론을 수행할 수 있는지가 기업들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추론 비용 역시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IT 업계에서는 모든 AI 서비스를 고성능 GPU로 운영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모델을 학습하는 단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에 필요한 연산 자원이 다른 만큼 활용 목적에 따라 GPU와 NPU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AI 인프라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S는 해당 수요에 맞춰 고객이 직접 NPU 서버를 구매하거나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 않고도 SCP를 통해 구독형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삼성SDS는 기업들이 서비스 규모와 데이터 처리량에 따라 NPU를 1장부터 2장, 4장, 8장 등 필요한 만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AI 서비스 규모에 맞춰 유연하게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SDS가 퓨리오사AI와 협력한 배경에는 AI 추론 시장 확대에 따른 비용 효율성과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확보가 자리하고 있다. 퓨리오사AI는 국내 대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LG AI연구원과 LG유플러스, LG CNS를 비롯해 메가존클라우드 등 국내 IT 기업들과 협력하며 NPU 상용화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이전틱 AI와 소버린 AI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력 효율성이 높은 추론용 NPU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삼성SDS 역시 기업용 AI 인프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퓨리오사AI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는 GPU가 필수적이지만,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는 비용과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NPU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퓨리오사AI의 레니게이드는 추론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앞세워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기업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자체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S는 GPUaaS에 이어 NPUaaS까지 확보하면서 향후 공공과 금융, 제조 등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AI 인프라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고성능 스토리지와 컴퓨트, 고속 네트워크 등 SCP의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삼성SDS는 이번 서비스를 소버린 클라우드 환경으로 제공해 엄격한 보안 규제를 적용받는 공공 분야에서도 활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과 소버린 AI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AI 모델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삼성SDS는 GPU와 NPU를 모두 제공하는 AI 인프라 사업자로서 기업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호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 부사장은 "이번 NPUaaS 출시는 단순히 새로운 클라우드 상품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고객이 고성능 AI 기술을 더 유연하고 가성비 높게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삼성SDS는 앞으로도 고객 니즈 해결을 위해 SCP 기반 상품을 다양화하고, 클라우드 AI 기술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20 08: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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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다시 보복전 격화…휴전 붕괴에 전면전 우려 고조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요르단 주둔 미군 2명이 숨지자 미국이 즉각 보복 공습에 나섰고, 이란도 걸프 지역 미군 시설과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확대했다. 한 달 전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MOU)는 사실상 무효화됐다. 양국이 상대방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보복과 재보복을 이어가면서 전선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요르단과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 전역으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19일 로이터와 AP통신, 미 중부사령부(CENTCOM) 등에 따르면 미국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단행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미군의 야간 공습은 8일 연속 이어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요르단에서 중부사령부와 연합군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미군 2명이 전사하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 장병을 공격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신속하게 응징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운항을 위협하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약화하기 위해 새로운 공습을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숨진 미군은 16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최소 43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이란 핵무기 절대 허용 안 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사망 소식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군사작전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 매체 뉴스네이션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병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쟁의 목표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도 엑스에 “장병들의 희생은 우리의 결의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 뿐”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미군 사망을 이란의 직접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추가 보복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군의 공습은 이란 남부 시리크와 하자바드, 반다르아바스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은 호르무즈 해협과 연결된 항만·군사 거점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안 방어망과 미사일 전력이 배치된 곳으로 꼽힌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과 타스님통신은 시리크와 하자바드가 각각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측은 현재까지 민간인 사상자나 대규모 시설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군은 “이번 작전의 목표는 민간시설이 아니라 혁명수비대의 미사일·드론 능력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 수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격 지역이 항만과 전력망에 인접해 있어 교전이 장기화할 경우 민간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미국 대통령 서명은 무가치” 이란도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서면 메시지에서 미국이 종전 MOU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미국 대통령의 서명이 얼마나 무가치하고 효력이 없는지가 다시 드러났다”며 “미국이 전쟁을 확대한다면 이란 국민과 저항 전선이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도 “미국이 MOU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란만 일방적으로 합의를 준수할 이유가 없다”며 합의 이행 중단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MOU 중단 선언과 관련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양국 정상이 사실상 합의 파기를 공식화하면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 초 임시 휴전에 합의한 데 이어 6월 중순 종전 MOU를 발효했다. MOU에는 상호 군사행동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상선 운항 보장, 이란 핵 문제에 관한 후속 협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위협하고 미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미국이 공습 중단과 제재 완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맞섰다. 결국 지난 7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교전이 재개되면서 MOU는 한 달 만에 사실상 무너졌다. ◆이란 공격, 걸프 미군기지·민간시설로 확산 이란의 공격 대상은 이스라엘이나 호르무즈 해협에 머물지 않고 있다. 요르단과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 미군이 주둔한 걸프 국가로 전선이 확대됐다. 이란은 이들 국가 내 미군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웨이트에서는 발전소와 담수화 시설, 일부 석유 관련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국제공항 운영도 한때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과 카타르 당국은 자국 영공으로 진입한 이란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바레인에서도 공습경보가 두 차례 발령됐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방공태세를 강화했다. 걸프협력회의(GCC)는 성명을 통해 “바레인과 쿠웨이트, 요르단의 민간 기반시설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자심 모하메드 알부다이위 GCC 사무총장은 “민간인의 생명과 필수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국제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걸프 국가들은 그동안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면서도 이란과의 직접 충돌은 피하려 했다. 그러나 이란의 공격이 반복되면 방공 지원과 기지 제공을 넘어 군사작전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걸프 국가들이 본격적으로 교전에 가담할 경우 현재의 미·이란 충돌이 양국 간 제한전을 넘어 중동 지역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핵시설 공격이 전면전 분수령 전면전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는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핵시설이 꼽힌다. 미국은 이란의 해협 통제 능력을 약화한다는 명분으로 남부 항만과 미사일 기지를 공격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공습이 계속되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이동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선박 공격이나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가 동시에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보다 선박 피격 위험에 따른 보험료 상승과 운항 기피가 먼저 원유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추가 공격 가능성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 개발 저지를 전쟁 목표로 재차 제시한 만큼 미국이 혁명수비대 시설을 넘어 농축시설과 관련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이 이에 맞서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나 우라늄 농축 확대에 나설 경우 외교적 타협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양측의 군사행동 확대에 우려를 나타내며 즉각적인 긴장 완화와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민간 기반시설과 국제 해상운송에 대한 공격은 중동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추가적인 군사행동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상대국 점령이나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한 총력전보다는 군사시설을 선별적으로 공격하는 제한전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 사망과 걸프 국가 피해가 이어지면서 공격의 강도와 범위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이란 핵시설·미군 주요 기지가 직접 타격을 받을 경우 보복 수위가 통제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휴전 협정이 무너진 상황에서 양측의 오판을 막을 새로운 중재 통로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전면전 확산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26-07-19 15: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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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청년은 쉬고, 노인은 일한다… 뒤집힌 노동시장의 경고
한 사회의 미래는 노동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일할 사람은 일하지 못하고, 쉬어야 할 사람은 생계를 위해 일터를 떠나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이미 구조적 병에 걸린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바로 그 갈림길에 서 있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취업 문턱 앞에서 좌절한 채 구직을 포기하고, 환갑과 칠순을 넘긴 노년층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새벽부터 경비실과 청소 현장, 배달과 단순노무 일자리로 향하고 있다. 청년은 쉬고 노인은 일하는 기이한 풍경은 우리 노동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적나라한 증거다. 표면적으로는 고용률이 유지되고 실업률도 안정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통계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전혀 다르다. 청년층에서는 '쉬었음' 인구와 니트(NEET)족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다 지쳐 아예 노동시장을 떠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고령층 고용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생산성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 결과가 아니다. 부족한 연금과 불안한 노후를 메우기 위한 생계형 노동이 대부분이다. 숫자는 좋아졌지만 내용은 오히려 악화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 침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 노동시장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이중구조와 산업구조의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청년들이 원하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정보기술(IT)·첨단산업 분야의 일자리는 제한적인 반면,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 임금과 복지, 승진 기회에서 큰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문제는 이러한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고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청년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도 자신의 역량을 펼칠 무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기업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사람은 넘치는데 일할 사람은 없다는 모순은 노동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결국 청년들은 취업 준비 기간만 길어지고, 사회 진출은 늦어지며, 결혼과 출산까지 미루게 된다. 노동시장의 문제가 인구 감소와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반면 고령층의 현실은 더욱 절박하다. 기대수명은 길어졌지만 노후 준비는 충분하지 못하다. 국민연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렵고 퇴직금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은퇴 이후에도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이들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 단순노무직이다. 경비원, 청소원, 공공근로 등 이른바 생계형 일자리가 고령층 고용 증가를 떠받치고 있다. 이는 고령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사회적 낭비이기도 하다. 이제 노동시장 개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 혁신과 기업 투자 활성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등 성장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과도한 임금과 복지 격차를 줄이고,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를 확대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첫 직장의 선택이 평생의 소득과 계층을 결정하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청년들에게 도전만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정년 연장 논의 역시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고령화 시대에 일정한 정년 연장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그러나 단순히 정년만 늘리는 방식은 청년 고용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해법은 세대 간 일자리 나누기에 있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직무급제를 함께 도입하고 고령 근로자의 숙련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적합 직무를 확대해야 한다. 절감된 인건비는 청년 신규 채용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 고령자의 안정적인 고용과 청년의 새로운 기회는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추구해야 할 과제다. 공자는 "정치는 백성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했고, 맹자는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생긴다"고 했다. 안정된 일자리는 개인의 생계를 넘어 공동체의 질서를 지탱하는 기반이다. 지금처럼 청년은 미래를 잃고 노인은 노후를 잃는 노동시장을 방치한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은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정치권, 노동계와 경영계는 더 이상 기득권 수호와 이해관계만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청년에게는 희망을, 장년에게는 존엄을 보장하는 새로운 사회적 계약을 만들어야 한다. 세대가 서로의 일자리를 빼앗는 구조가 아니라 경험과 혁신이 공존하는 노동시장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초고령 사회를 앞둔 대한민국이 반드시 넘어야 할 시대적 과제다. 노동개혁의 골든타임은 결코 길지 않다.
2026-07-19 15: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