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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400선 붕괴…지수보다 경제의 기초체력을 살펴야 한다
[경제일보] 연휴를 마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1.69포인트(3.65%) 내린 6384.24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6400선이 무너진 것은 약 두 달 만이다. 코스닥도 4.83% 하락한 849.19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약 2조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하락 폭을 나흘로 넓혀보면 충격은 더 크다. 지난 2일 7003.74였던 코스피는 4거래일 만에 619.50포인트, 8.85%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양호한 실적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했다. 1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나란히 4%대 하락했다.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외국인 매도세와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수급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루의 주가 하락을 곧바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기업 실적과 경기 전망, 글로벌 자금 흐름을 함께 살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문제는 급락 자체보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투자자와 기업이 얼마나 충격을 견딜 수 있느냐다. 주식시장은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를 가격에 반영한다. 단기간에 과도하게 오른 주가가 조정받는 것은 시장의 정상적인 기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가 장기화하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기업의 자금 조달과 가계의 소비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자본시장을 통해 성장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중소·중견기업에는 주가 하락과 위험회피 심리의 확산이 더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살펴야 하는 이유다. 이럴 때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지수 자체를 정책 목표로 삼는 일이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공적 자금을 동원하거나 단기 부양책으로 시장을 떠받치려 한다면 가격 형성 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은 특정 지수의 유지가 아니라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와 금융기관의 유동성 및 건전성을 점검하고 신용융자와 파생상품 시장의 위험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급격한 가격 변동이 연쇄적인 강제 매도나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는 신속하게 시행하되 개입의 기준과 목적은 명확해야 한다.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과 인위적으로 주가 수준을 높이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정책 당국의 설명 책임도 중요하다. 시장이 불안할 때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투자자를 안심시키려 해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그렇다고 단기 급락을 곧바로 경제위기로 규정해 불안을 키워서도 안 된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번질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335.1원으로 마감했다. 주가 급락과 환율 상승이 반드시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시장의 위험을 진단할 때도 막연히 고환율과 고금리를 나열하기보다 실제 지표와 자금 흐름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과제는 한국 경제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일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 시장의 유동성, 제도적 신뢰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의 투명성이 개선된다면 장기 투자자금을 유치할 기반도 넓어진다. 정부는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하고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미래산업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동시에 노동시장과 교육, 산업구조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단기적인 경기부양만으로는 잠재성장률 둔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기업 역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주가는 글로벌 기술 경쟁과 투자 수요에 대한 기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장기업 전반으로 보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주주와의 소통도 개선해야 한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실적과 자본 배분,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질 때 시장의 신뢰도 쌓인다. 정치권은 금융시장 불안을 단기적인 정책 경쟁의 소재로 삼지 말아야 한다. 경기 대응과 취약계층 지원은 필요하지만 재정지출의 효과와 지속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자본시장 관련 제도 개선과 기업 투자에 필요한 법·제도 정비도 정쟁과 분리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급락이 한국 경제의 모든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반도체 대형주와 외국인 수급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다시 확인됐다. 특정 산업의 호황만으로 증시 전체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시장의 정상적인 기능을 지키고, 기업은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정치권은 경제주체가 장기적인 투자와 혁신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주가 하락은 투자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모든 하락을 막을 수도, 막아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충격이 왔을 때 시장이 질서를 유지하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일이다. 코스피가 언제 7000선을 되찾을지보다 한국 경제가 다음 충격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지수의 회복은 정책 구호가 아니라 기업의 실적과 경제의 기초체력, 시장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할 때 지속될 수 있다.
2026-10-13 09: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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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난장판, 제도부터 뜯어고쳐 정쟁의 고리를 끊어라
[경제일보] 국회의 가을이 사라졌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 저성장으로 국민의 삶은 팍팍해지는데 여의도는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행정부를 감시하고 국정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국정감사가 폭로와 고성, 막말과 증인 채택 공방으로 얼룩졌다. 국민이 맡긴 권한을 민생 해결에 쓰기는커녕 정파의 유불리를 따지는 데 탕진하는 국회라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의원 개개인의 자질에만 있지 않다. 정쟁을 유도하고 보상하는 국정감사 운영 방식 자체가 개혁 대상이다. 증인 채택은 상대 진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질의는 정책의 실효성을 따지기보다 자극적인 장면을 만드는 데 치중한다. 감사가 끝나면 지적 사항은 보고서에 남지만 정부가 이를 실제로 개선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허술하다. 국감을 내실 있게 치르는 것보다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증인·참고인 채택 기준부터 객관화해야 한다. 출석 요구의 목적과 안건과의 관련성, 확인할 사실, 대체 가능한 자료의 유무를 사전에 명시하도록 해야 한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유와 판단 근거를 기록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정책 검증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인물을 망신 주기 위해 부르는 관행도 차단해야 한다. 정당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사실 확인의 필요성이 증인 채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 국감 질의도 정책 검증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상임위원회는 감사에 앞서 핵심 정책과제를 선정하고, 의원들은 질의 자료와 요구 사항을 구체화해야 한다. 정부도 사업별 예산 집행과 성과, 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표준화된 자료로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반복적인 자료 요구와 일회성 폭로를 줄이고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심사해야 한다. 국감 성과 역시 질의 시간이나 폭로 건수가 아니라 예산 낭비 방지, 제도 개선, 정책 오류 시정 등 실질적인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 자료 제출 거부와 허위 답변에 대한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지연하거나 핵심 내용을 누락하면 그 사유를 서면으로 밝히도록 하고, 고의적인 허위 답변이나 자료 은폐가 확인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의원의 의혹 제기 역시 증거와 사실관계에 근거해야 한다.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재해서는 안 되지만, 고의적인 허위 주장이나 왜곡이 확인되면 정정과 해명 등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국감은 무책임한 폭로와 무책임한 은폐 모두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감사 결과에 대한 사후 점검도 의무화해야 한다. 상임위원회별로 지적 사항과 시정 요구, 담당 기관, 이행 기한을 명시한 관리대장을 만들고 정부가 조치 결과와 미이행 사유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 연도 국감에서는 전년도 지적 사항의 이행 여부부터 점검해야 한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다시 지적하는 데 그치지 말고 예산 심사와 법률 개정,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국감이 매년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는 연례행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국감 운영의 투명성과 의원의 책임성도 높여야 한다. 상임위원회별 감사계획과 주요 질의 주제, 감사 결과, 정부의 후속 조치를 국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정쟁으로 회의가 파행되거나 핵심 현안에 대한 심사가 무산됐다면 그 경위와 책임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의원의 활동을 단순한 출석률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정책 분석의 충실성, 제도 개선 성과, 후속 조치 이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물론 제도만 바꾼다고 정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여야 지도부가 국감을 정파적 동원과 지지층 결집의 무대로 활용하는 한 어떤 규정도 편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여당은 정부의 잘못을 무조건 감싸지 말아야 하고, 야당은 폭로 자체를 성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제도 개혁과 함께 정치권 스스로 정책 경쟁을 우선하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국감 이후 예산안 심사와 민생 입법은 여야의 실력을 가늠할 시험대다. 경제 위기 대응과 취약계층 보호, 미래 산업 투자, 재정 건전성 등 핵심 과제를 놓고 근거와 대안으로 경쟁해야 한다. 예산과 법안을 정쟁의 인질로 삼는다면 국회는 민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정치적 쇼가 아니라 국민의 세금과 권한으로 정부를 검증하는 헌법적 장치다. 증인 채택은 객관적으로, 질의는 정책 중심으로, 지적 사항은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여야는 정쟁을 부르는 낡은 운영 방식을 뜯어고치고 국감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국회의 경쟁력은 상대를 얼마나 몰아붙였느냐가 아니라 잘못된 국정을 얼마나 바로잡았느냐로 증명돼야 한다.
2026-10-12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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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가 늘 때 재정규율을 세워야 한다
[경제일보] 한국 경제가 모처럼 성장률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3%, 내년을 2.9%로 전망했다. 정부도 내년 국세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와 세수가 동시에 개선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국가재정의 앞날을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8% 증가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올해 51.6%에서 내년 48.3%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GDP 대비 3.9%에서 0.1%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건전성 지표가 개선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내년 국세수입이 정부 예상대로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거나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 세수 전망부터 달라질 수 있다. 경기 호황에 기대어 개선되는 재정과 제도적으로 건전성을 확보한 재정은 구분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과제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 생산성 둔화는 잠재성장률을 압박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이 높아졌다고 장기 성장능력까지 회복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연금과 의료·돌봄 등 고령화 관련 지출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가채무의 부담도 단순히 채무 총액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경제 규모에 비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 세수로 이자를 감당할 능력이 충분한지, 국채 만기가 돌아왔을 때 어떤 금리로 차환해야 하는지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 과거 낮은 금리로 발행한 국채를 더 높은 금리로 차환하면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국채가 당장 높은 금리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만기 구조와 시장금리, 경제성장률에 따라 부담은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재정에 예상하지 못한 충격을 견딜 여력이 있느냐다. 정치권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재정 확대를 요구한다. 경기침체기에 정부가 재정을 활용해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경제를 뒷받침하는 것은 필요한 역할이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지출도 무조건 낭비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경기 대응을 명분으로 시작한 사업이 효과 검증 없이 유지되거나, 선거를 앞두고 재원 마련 방안이 불분명한 공약이 경쟁적으로 쏟아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재정지출의 필요성과 효과, 지속 가능성을 따지는 절차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밀려서는 안 된다. 국가재정은 어느 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세금은 국민이 부담하고 국채는 미래의 재정 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금 지출하는 돈이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의 세수 기반을 넓힌다면 다음 세대에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 반대로 효과가 불분명한 지출을 빚으로 충당한다면 미래세대의 선택지는 그만큼 좁아진다. 따라서 국가채무를 무조건 줄이는 것만이 책임 있는 재정은 아니다. 빚을 내더라도 무엇에 쓰는지, 그 지출이 어떤 경제적·사회적 편익을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 재정준칙의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채무와 재정적자에 중장기 관리 기준을 두되 경기침체와 재난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한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예외를 허용한다면 적용 조건과 기간, 정상적인 재정 운용으로 복귀할 계획까지 분명히 해야 한다. 재정준칙은 정부가 필요한 돈을 쓰지 못하도록 손발을 묶는 장치가 아니다. 평상시에 재정 여력을 확보해 위기가 닥쳤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약속이다. 지출 구조조정도 숫자를 맞추는 작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성과가 낮은 보조금과 중복 사업, 정책 목적을 달성했는데도 관행적으로 유지되는 예산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반면 취약계층의 생계와 기본적인 사회안전망까지 일률적으로 삭감해서는 안 된다. 지출의 성격과 효과를 구분하는 것이 재정개혁의 출발점이다. 절감한 재원은 미래 성장 기반을 넓히는 데 우선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바이오, 로봇, 우주항공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연구개발과 인재양성, 전력망과 산업 인프라에 장기간 투자해야 한다.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기초연구와 공공 기반시설에 정부가 역할을 집중하고 사업화와 시장 경쟁은 기업의 창의성과 자본을 활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미래산업 지원에도 성과 검증은 예외일 수 없다. 첨단산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모든 사업에 예산을 배정할 이유는 없다. 지원의 필요성과 민간투자 유발 효과, 중복 여부를 따져야 한다.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과 미래산업에 투자하는 일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지금은 오히려 재정개혁을 추진하기 좋은 시기다. 정부 전망대로 세수가 크게 늘고 재정수지가 개선된다면 그 성과의 일부를 중장기 재정위험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경기가 나쁠 때는 지출을 줄이기 어렵고, 경기가 좋을 때는 지출을 늘리자는 요구가 커진다. 이런 정치적 유혹을 제어하지 못하면 재정건전성은 경기의 부침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치권도 달라져야 한다. 국민에게 무엇을 더 지원할 것인지 설명하는 일만큼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기존의 어떤 사업을 정비할 것인지 밝히는 일도 중요하다. 여야가 재정준칙과 중장기 지출 개혁을 놓고 책임 있게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재정은 오늘의 경제를 지탱하면서 내일의 성장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관자>에는 “양입이출(量入而出)”, 들어오는 것을 헤아려 지출한다는 뜻의 말이 전해진다. 국가재정을 가계부처럼 단순하게 운영할 수는 없지만, 재원의 한계를 고려하고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 경제는 지금 반도체 호황이라는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러나 특정 산업의 호황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세수가 늘 때 재정규율을 세우고, 성장의 과실을 미래 경쟁력과 재정 여력으로 연결해야 한다. 정치가 재정으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다만 그 성과를 다음 선거의 득표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물려받을 경제적 기반으로 평가받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재정의 책임은 돈을 얼마나 썼느냐가 아니라 그 지출이 무엇을 남겼느냐에서 드러난다.
2026-10-08 11: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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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5% 금리'의 경고, 아직도 저금리의 망령에 취해 있나
[경제일보] 돈의 시대가 바뀌었다. 공짜에 가깝던 돈이 사라지고 돈의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5% 안팎을 오르내리는 고금리 환경이 새로운 질서로 굳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경제와 정치권은 여전히 저금리 시대의 낡은 사고에 갇혀 있다. 빚을 내 버티고, 재정을 풀어 경기를 떠받치며, 금리가 다시 내려가기만을 기다리는 안이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제 ‘저금리의 망령’에서 깨어나야 한다. 지난 수년간 우리 경제가 누린 초저금리는 값비싼 착시를 만들었다. 가계는 빚을 늘려 집을 샀고, 기업은 싼 자금에 의존했으며,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를 성장의 만능 처방처럼 활용했다. 그 결과 가계부채는 경제의 뇌관이 됐고, 한계기업과 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은 커졌다. 금리가 오르자 감춰졌던 경제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저금리가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뒤로 미뤄놓았을 뿐이다. 더 큰 문제는 국가재정이다. 고금리 시대에 빚을 늘리는 것은 저금리 때보다 훨씬 위험하다. 국채 이자가 불어나면 미래의 재정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 복지와 연구개발, 산업투자에 쓸 돈이 이자 상환으로 빠져나가고, 정부가 시장의 자금을 과도하게 흡수하면 민간의 투자와 자금 조달을 위축시키는 구축 효과도 커진다. 국가채무가 늘어날수록 미래세대의 선택지는 좁아진다. 그런데 정치권은 이런 냉혹한 산수를 외면하고 있다. 선거와 민심을 앞세워 현금성 지원과 각종 사업을 쏟아내고, 재정 확대를 경제 활성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국민에게 지금 돈을 나눠주는 것은 쉽지만 그 청구서는 결국 국민이 미래에 갚아야 한다. 재정에는 공짜가 없다. 세금을 더 걷거나, 국채를 더 발행하거나, 미래의 지출을 포기해야 한다. 이를 외면한 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책임정치가 아니라 미래세대에 대한 청구서 떠넘기기다. 정부와 국회는 이제 재정의 브레이크부터 점검해야 한다. 법적 구속력을 갖춘 재정준칙을 서둘러 마련하고, 의무지출을 포함한 재정사업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효과가 불분명한 보조금과 중복사업,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만들어진 사업부터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재정은 인기 경쟁을 위한 지갑이 아니라 국가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축해야 할 최후의 안전판이다. 경제의 체질도 바꿔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돈을 풀어 연명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규제를 걷어내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며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경쟁력을 잃은 기업을 무조건 연명시키는 정책 역시 재검토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미루면 부실의 규모만 커질 뿐이다. 가계부채 역시 ‘연착륙’이라는 말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차주에 대한 선별적 지원과 함께 대출 규율을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도 한층 엄격하게 해야 한다. 부실이 터진 뒤 국민 세금으로 수습하는 방식은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된다. 5% 금리의 시대에는 1% 금리 시대의 경제정책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빚으로 성장률을 떠받치고 재정으로 민생을 포장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정치권이 국민에게 해야 할 말은 ‘더 드리겠다’가 아니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빚은 만들지 않겠다’여야 한다. 고금리는 우리 경제의 약점을 드러내는 냉혹한 청구서다. 이를 외면하면 국가채무와 가계부채, 기업부실이 한꺼번에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달콤한 재정 살포도, 금리 인하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아니다. 재정의 군살을 도려내고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를 낮추며, 생산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뼈 를 깎는 구조개혁이다. 정치권은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과 결별하고 정부는 인기 없는 개혁이라도 밀어붙여야 한다. 그것이 지금 세대가 미래세대에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2026-09-30 11: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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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JB금융 회장, ROE 13% 질적 성장…캐피탈·동남아로 사업 확대
[경제일보] 김기홍 회장이 이끄는 JB금융그룹이 수익성과 자본효율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38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0%,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53%를 기록했다. 김 회장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을 중심으로 자산별 수익성을 관리하는 질적 성장 전략을 추진해왔다. 은행·캐피탈의 수익 기반을 넓히는 한편 인도네시아 여신금융과 금융특화 인공지능(AI)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RORWA 중심 질적 성장…반기 최대 순익 김 회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JB자산운용 대표를 거쳐 지난 2019년 3월 JB금융 회장에 취임했다. 2022년과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세 번째 임기를 맡고 있다. 현 임기는 오는 2028년 3월까지다. 취임 이후에는 자산 규모 확대보다 위험가중자산 대비 이익과 자본효율을 중시하는 경영을 추진했다.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고려해 자본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 JB금융의 RORWA는 2.03%로 지난해 말 1.91%보다 0.12%포인트(p) 높아졌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07%,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6.9%를 기록했다. CET1비율은 지난해 말 12.58%에서 12.53%로 0.05%포인트 낮아졌지만 12% 중반을 유지했다. JB금융은 대출이 위험에 비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는지, 조달비용과 신용비용을 빼고도 수익성이 있는지를 따져 여신을 T1~T4로 구분한다. 두 기준에서 모두 수익성이 높은 T1은 확대하고 한쪽만 높은 T2·T3는 선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익성이 낮은 T4는 비중을 조정해 사업구조를 개선한다. ◆JB우리캐피탈 34% 성장…그룹 수익구조 다변화 JB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8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하며 반기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JB우리캐피탈이 성장하며 그룹 실적을 뒷받침했다. 전북은행은 9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0% 감소했고 광주은행은 1467억원으로 1.2% 줄었다. 반면 JB우리캐피탈은 1768억원으로 34.2% 증가했다. JB자산운용과 JB인베스트먼트는 각각 15억원, 5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JB우리캐피탈은 개인신용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동차담보대출과 비부동산 기업금융, 투자금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자동차담보대출 잔액은 1조929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345억원 증가했다. 기업금융 자산은 4조4522억원, 투자금융 자산은 1조7065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2770억원, 2335억원 늘었다. 그룹 차원에서는 은행과 캐피탈의 사업 역량을 연계해 특화 여신을 확대한다. JB금융은 JB우리캐피탈의 자동차담보대출 취급 경험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에 적용해 관련 상품과 영업을 넓힐 계획이다. 외국인대출도 그룹의 주요 특화 여신 사업으로 추진한다. 전북은행·광주은행·JB우리캐피탈은 기존 외국인 근로자 중심의 고객군을 유학생과 장기체류 외국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체류자격과 국내 정착 단계에 따라 상품을 세분화해 취업·정주 과정에서 금융거래를 이어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들 3사의 외국인대출 잔액은 상반기 말 1조904억원이며 연말 목표는 1조3000억원이다. ◆인도네시아 진출…동남아 사업 기반 확장 JB우리캐피탈은 이달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현지 여신전문금융사 KB부코핀파이낸스 인수와 관련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확보했다. JB우리캐피탈은 지난해 7월 KB부코핀파이낸스 지분 85%를 약 29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으로 주요 인허가 절차를 마쳤으며 지분 취득 완료 후 현지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JB금융은 이미 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에서 금융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프놈펜상업은행(PPCBank)과 자산운용업을 운영하고 미얀마에서는 소액대출업, 베트남에서는 증권업을 영위한다.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 JB금융은 기존 은행·소액대출·증권 사업에 인도네시아 여신금융을 추가해 동남아 수익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전기이륜차를 중심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한다. JB우리캐피탈은 AI 핀테크기업 에이젠글로벌의 현지 법인과 협력해 전동이륜차 구매자금과 운전자 신용대출, 배터리 매입자금 대출 등을 추진한다. 국내 자동차금융 사업에서 축적한 여신심사와 상품 운영 경험을 현지 시장에 적용하려는 구상이다. 기존 기업금융 중심의 사업을 개인 고객으로 확대하고 전기이륜차 구매와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 수요를 확보할 계획이다. ◆주주환원 50%·금융특화 AI…성장전략 구체화 수익성 중심 경영과 함께 주주환원도 확대하고 있다. JB금융의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45.0%로 전년 32.4%보다 12.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목표는 50%이며 중장기 ROE 목표는 15%다. 지난 7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했다. 취득 예정액 가운데 약 820억원은 올해 말까지, 나머지 약 180억원은 내년 1월 신탁계약 만료 전까지 취득할 계획이다. 확보한 주식은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JB금융은 최근 업스테이지와 금융특화 AI 에이전트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전북은행·광주은행·JB우리캐피탈의 금융업무에 AI 기술을 접목해 업무 효율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우선 추진 과제는 △컴플라이언스 △여신 프로세스 △IT 개발 프로세스 △디지털 마케팅 △AI 컨택센터다. 금융특화 AI 모델을 그룹 안에 도입하고 기존 인력의 업무 역량 전환과 신규 사업 배치도 추진한다. 김 회장은 수익성 중심 경영을 유지하면서 해외사업과 AI를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여신금융 사업을 본격화하고 금융특화 AI를 은행·캐피탈 업무에 적용해 2030년 기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가치 창출을 추진한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29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29 07: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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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AI·기업금융으로 성장전략 확대
[경제일보] 강태영 행장이 이끄는 NH농협은행이 인공지능(AI)과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성장전략을 넓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지만 기업여신은 183조8112억원으로 6.7% 증가했고 순이자마진(NIM)은 1.74%로 0.04%포인트(p) 상승했다. 강 행장은 올원뱅크사업부장과 디지털전략부장, DT부문장 등을 거친 디지털 전문가다. 취임 이후 AI 전환을 조직과 영업 현장으로 확대하는 한편 향후 5년간 65조3000억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공급해 첨단산업과 지역특화산업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디지털 전문가’ 강태영…AI 은행 전환 속도 강 행장은 올해 AI 전환을 주요 경영전략으로 추진한다.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에 분산돼 있던 AI전략과 데이터 분석,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능을 묶은 AI데이터부문도 신설했다. 지난 6월에는 ‘NH AGENTIC AI BANK’ 비전을 선포했다. 직원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 ‘NHAIS’를 구축하고 금융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한편 외부 AI기업과 투자·사업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실행 조직도 별도로 꾸렸다. 농협은행은 77명 규모로 ‘AX프런티어’를 출범해 AI 기반 업무 전환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AI 전문기업 애자일소다를 인수해 AI 기반 사업협력을 본격화했고 지난달에는 차세대 AI 컨택센터를 열었다. 고객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금융서비스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강 행장은 지난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농협은행 종합기획부 전략기획단장과 올원뱅크사업부장, 디지털전략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DT부문장과 농협금융 디지털금융부문을 맡았고 NH농협캐피탈 지원총괄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농협은행장에 올랐다. ◆생산적 금융 65조…기업금융 중심 성장축 확대 AI와 함께 강 행장이 힘을 싣는 분야는 생산적 금융이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은행장 직속 생산적 금융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향후 5년간 65조3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반도체·AI 등 첨단전략산업 △농식품·애그테크 △지역특화산업 △창업·벤처기업 △기술금융 등이다. 포용금융 등을 포함한 전체 신규 금융공급 계획은 76조8000억원이다. 지원도 빠르게 집행됐다. 지난 5월 기준 생산적 금융 지원액은 8조5363억원으로 연간 목표의 67.6%에 도달했다. 이 가운데 첨단전략산업에 3조421억원, 창업·벤처기업에 2조1962억원이 공급됐다. 기업금융 거점도 넓혔다. 판교에서는 AI·데이터·IT·반도체, 송도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강화했다. 기업과의 직접 협력도 이어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3년간 1조원 규모의 금융협력을 체결했고 OCI와도 3년간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기업여신 184조…NIM 개선에도 ROE 9.01% 기업금융 확대는 자산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말 농협은행 총여신은 342조22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이 중 기업여신은 172조2060억원에서 183조8112억원으로 6.7%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여신은 1.6% 증가한 148조8540억원을 기록했다. 수익 기반도 확대됐다. NIM은 1.70%에서 1.74%로 상승했고 원화예대금리차는 1.94%에서 1.98%로 높아졌다. 은행계정 기준 순이자손익은 3조91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순수수료손익은 4531억원으로 16.6% 증가했다. 반면 수익성 지표는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총자산이익률(ROA)은 0.55%에서 0.51%,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43%에서 9.01%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도 1882억원에서 2960억원으로 57% 넘게 늘었다. 은행계정 기준 영업이익은 1조80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건전성 지표도 일부 후퇴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47%에서 0.52%로 상승했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14.26%에서 172.07%로 낮아졌다. 다만 기업대출 연체율은 0.61%에서 0.59%로 하락했다. 자본비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말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5.83%, 기본자본비율은 17.41%, 총자본비율은 18.79%를 기록했다. ◆농업·지역금융 정체성에 디지털 입힌다 기업금융과 AI를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 농업·지역금융에도 디지털을 접목한다. 지난 4월에는 농업정책자금 가운데 처음으로 후계농육성자금의 영업점 무방문 대출을 도입했다. 고객이 올원뱅크에서 신청부터 실행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농식품 기업 대상 금융도 늘렸다. 농식품 관련 162개 업종을 대상으로 하는 ‘NH특화 기술금융’ 공급액은 올해 5000억원을 넘어섰다. 농식품·푸드테크·애그테크 분야에서는 8개 펀드 3441억원을 운용하며 향후 3년간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용금융도 병행한다. 농협은행은 지난 6월 말까지 서민과 소상공인, 폐업자 등을 대상으로 1조9126억원을 지원했다. 지난달에는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에 100억원을 특별출연해 마을기업 등 지역기반 기업에 15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도 추진했다. 강 행장은 농업·지역금융이라는 농협은행의 기존 사업 기반에 AI와 첨단산업 기업금융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더하고 있다. 기업여신 확대와 NIM 개선을 이어가는 동시에 자산 성장 과정에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높이는 것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22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22 08:3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