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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미래차 협력, 생산·부품 넘어 AI·자율주행 확대 모색
[경제일보] 한국과 중국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의 협력 지평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완성차 생산과 부품 공급에 집중됐던 기존 협력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기술과 신산업으로 협력의 무게중심을 옮기자는 구상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와 공급망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산업적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데 논의가 집중됐다. 주한중국대사관과 아주뉴스코퍼레이션은 18일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 남산홀에서 '제6회 한·중 미래경제협력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아주일보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양국 정부기관과 산업협회, 기업, 연구기관 및 언론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포럼의 주제는 '한·중 미래 모빌리티, 새로운 협력의 길'이다. 전동화와 지능화를 넘어 자율주행과 피지컬 AI로 확장되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고 양국이 경쟁과 협력을 병행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곽영길 아주미디어그룹 회장은 개회사에서 “현재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지능화를 넘어 자율주행과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은 각각 자동차 제조,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바탕으로 이러한 산업 변화의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곽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와 피지컬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가와 업종의 경계를 허무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동안 양국 자동차 산업이 생산과 부품 조달, 공급망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협력해 왔다면 이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은 물론 AI와 로봇까지 협력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측도 양국 경제협력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했다. 과거 상호 보완적인 분업 관계가 산업망을 중심으로 한 수평적 협력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축사에서 “현재 한·중 경제·무역 협력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해 과거의 수직적 상호보완적 분업 구조에서 산업망을 중심으로 한 긴밀한 수평적 협력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경쟁 속 협력, 협력 속 경쟁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양국 협력의 전략성과 상호 호혜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이빙 대사는 기존 협력 분야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AI와 녹색산업에서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보유한 산업 경쟁력을 토대로 상호 강점을 결합하고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와 산업·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동 대응에도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도 양국의 미래차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가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한·중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경쟁 관계이면서도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분명히 있다”며 “필요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양국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더 높은 수준으로 함께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면 축사에서 신에너지 자동차와 자율주행 분야의 경험 및 기술 공유를 강조했다. 양국이 기술 교류를 토대로 새로운 시장을 공동 개척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뜻도 전했다. 이어진 전문가 발표에서는 협력의 구체적인 분야와 산업 현장의 기술 변화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첫 번째 세션은 글로벌 신에너지차 산업의 발전 흐름과 한·중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와 마린잉 한국중국자동차협회 회장,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오수옌 체리자동차 스마트주행센터 총괄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들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변화 양상을 진단하고 신에너지차 시장의 향후 흐름과 양국 자동차 업계의 협력 가능성을 살펴봤다.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 산업이 양국 간 새로운 협력의 접점이 될 수 있는지가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자율주행 기술로 논의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이옌 샤오미자동차 자율주행·로봇 시스템부 책임자와 전봉진 스트라드비젼 연구소장 겸 공동창업자는 각각 기업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 개발 동향을 소개했다. 자율주행 산업의 현주소를 짚는 동시에 향후 한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포럼은 양국 자동차 산업이 경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신기술과 공급망 등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식 행사 이후에는 만찬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마련돼 양국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들이 교류를 이어갔다. 한편,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한중 미래경제협력포럼은 양국의 경제·통상 관계와 신산업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정·재계와 학계 인사들이 참여해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할 협력 과제를 발굴하고 경제 교류를 확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26-09-18 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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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또 푼다는 정부…서리풀 2만호도 입주는 2031년
[경제일보]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수도권에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자곡동, 송파구 방이동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추가 해제가 결정된 단계는 아니다. 국토부도 장관 발언 뒤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 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주무부처 장관이 그린벨트 해제를 직접 공급 수단으로 언급하면서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추가 공급대책에 서울의 그린벨트가 포함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2024년 발표한 서리풀, 입주는 2031년 정부가 새 그린벨트를 풀어도 당장 공급되는 주택은 없다.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인 서리풀지구 일정을 보면 신규 택지가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알 수 있다. 정부는 2024년 11월 서초구 원지·신원·염곡·내곡동과 우면동 일대를 서리풀지구로 선정하고 2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만8000호 규모의 서리풀1지구는 올해 2월, 2000호 규모의 서리풀2지구는 지난 6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 후보지 발표 이후 지구 지정까지 1년 넘게 걸렸다. 입주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서리풀1지구는 2029년 첫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리풀2지구는 2027년 지구계획 승인과 2028년 착공·분양을 거쳐 2031년 입주를 목표로 잡고 있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돼도 후보지 발표에서 주민 입주까지 6~7년이 걸린다. 새 후보지가 선정되면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교통대책 마련, 지구계획 승인, 착공 등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주민 반발이나 보상 협의가 길어질 경우 일정은 더 늦어질 수 있다. 그린벨트를 풀어도 당장의 공급 부족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세입자는 몇 년 뒤보다 지금이 급하다 서울 전월세 시장은 이미 불안하다.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대차 거래도 늘고 있다. 정부의 8·3 세제개편안이 실거주에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짜이면서 집주인이 임대주택을 매도하거나 직접 거주하는 쪽을 택할 경우 전월세 매물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전월세 시장 움직임을 8·3 세제개편의 영향으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관련 법 개정도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에게 올해 새로 발표될 택지의 주택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정부가 중장기 공급을 늘리는 것과 별도로 당장의 전월세 불안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급 숫자는 계속 늘었는데 정부가 수도권 공급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7 대책에서는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호 착공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1월에는 용산과 과천 등 도심 공공부지와 유휴부지를 활용해 6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서도 수도권 대규모 공급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새 대책에서는 전체 공급 규모와 함께 실제 신규 물량이 얼마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처음 확보한 물량과 이미 발표한 사업의 속도를 높여 다시 포함한 물량을 구분하지 않으면 정부 발표 숫자와 시장이 체감하는 신규 공급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후보지와 전체 물량만 공개해서는 공급계획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각 사업의 지구 지정과 착공, 분양, 입주 목표 시점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미 발표한 공급 사업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도 같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린벨트,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정부와 서울시는 공급 방식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정부는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리풀지구가 서울의 마지막 그린벨트 해제여야 한다며 추가 해제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과 영등포·구로·금천 등 준공업지역의 고밀개발을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신규 택지를, 서울시는 기존 도심의 정비사업을 앞세우고 있다. 신규 택지는 대규모 물량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입주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재건축·재개발 역시 조합 갈등과 사업성, 인허가 등이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시장에서는 어느 방식으로 몇 호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는지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가 언제 이뤄지는지를 볼 수밖에 없다.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신규 택지 확보는 미래의 공급 부족에 대비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미래에 지어질 주택을 지금 시장에 나오는 공급 물량처럼 계산할 수는 없다. 공급 물량은 발표하는 날 숫자로 잡히지만 세입자가 그 집에 들어가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린다. 이번 추가 공급대책이 또 하나의 ‘몇만호’ 발표에 그칠지, 실제 공급 일정을 앞당길지는 착공·분양·입주 계획을 보면 알 수 있다.
2026-08-13 07: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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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토위서 부동산 책임 공방…"吳 시장 탓"vs"李 정부 탓"
여야는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열고 부동산 문제를 두고 서로 "오세훈 서울시장 탓", "이재명 정부 탓"이라며 책임 공방을 벌였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각 정부 집권 1년 차에 수도권 주택 매매가 누적 변동률을 보면 현 정부 들어 상승률이 제일 높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 후보자가 세금으로 집값 안정화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임기 1년 만에 뒤집어 버렸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 국민이 우리 정부를 믿고 따라가야 하겠다고 누가 생각하겠나"라고 따졌다. 엄태영 의원은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을 두고 시중에 회자하는 말이 있다. 사자니 취득세, 팔자니 양도세, 살자니 종부세, 보유하자니 보유세, 주자니 증여세, 죽자니 상속세, 안 사자니 전월세값 급등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자 국민을 옥죄는 가렴주구다, 또 집값 잡겠다고 집 가진 국민 잡는다는 성토가 들끓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 주거 전월세난 심각하다. 어디부터 시작됐나 추적했는데 오세훈 시장 전임 4년간 주택공급을 착공 기준으로 확인해 보니 10년 평균에 비해 58%밖에 안 된다"고 역공에 나섰다. 김 의원은 "비아파트 공급도 10년 평균에 비해 32%밖에 안 된다. 주거난, 전월세난의 원인이 오세훈 시장 전임 4년 동안 이미 제공이 돼 있었다"고 목소리를 냈다. 안태준 의원은 "정부가 공급 대책만 발표하고 정작 집은 짓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지 않나. 실제 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총 136.9만 호 연평균 27.4만 호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도 수도권에 26.8만 호, 서울에 6.6만 호 착공이 목표"라며 "최근 3년 대비해 높은 수준인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토위에선 세제 개편안 관련해 정부의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이 대통령이 해소를 주문한 '결혼 페널티'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또 최근 논란이 된 '폐버스 청년주택' 아이디어를 겨냥해서는 "국민 염장 지르는 검토할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국토위 소속으로 해당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가 철회한 황희 민주당 의원은 회의에 불출석했다.
2026-08-11 17: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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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러는 가야 한다. 그러나 특별법은 지름길이어선 안 된다
건설 현장은 이미 한계 신호를 보내고 있다. 생산성 저하가 고착화한 데다 숙련인력 부족, 고령화, 청년층 신규 유입 감소가 겹치며 예전 방식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그래서 탈현장 건설(OSC)과 모듈러 건축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공장에서 주요 부재를 제작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은 공기를 줄이고, 품질의 일관성을 높이며, 고소작업을 줄여 안전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이다. 정부가 2025년 12월 “더 빠르고, 보다 안전하게”를 내걸고 특별법 제정을 본격 추진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와 방식이다. 혁신은 필요하지만, 법이 혁신의 이름으로 책임의 질서를 허물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입법예고 과정에서 반대 의견만 7077건이 접수됐고, 2026년 3월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상정도 무산됐다. 이 정도면 단순한 업계 민원이 아니라, 법안의 설계에 중대한 충돌 지점이 있다는 뜻으로 읽는 것이 옳다. 쟁점도 분명하다. 법안은 일정 요건 아래 건축공사업 등록이 없는 업체에도 도급의 길을 열고, 공공기관이 모듈러 건축공사에 일괄입찰이나 대안입찰을 우선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며, 모듈러 제작업체가 공동수급체 대표가 될 수 있는 특례 논란까지 낳고 있다. 전기·정보통신·소방 업계가 통합발주와 분리발주 예외에 반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이 법은 단순한 기술 진흥법이 아니라 업역, 책임, 발주 질서를 한꺼번에 건드리는 법안인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책임 구조를 어떻게 세우느냐다. 건축은 블록을 끼워 맞추는 조립 게임이 아니다. 부지 조성에서 설비, 방재, 마감, 하자 책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비로소 하나의 건축물이 된다. 기술은 공장에서 시작할 수 있어도, 책임은 현장에서 끝까지 완결돼야 한다. 이 기본을 놓치면 혁신은 진보가 아니라 혼선이 된다. 그렇다고 특별법 자체를 무조건 접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모듈러는 한국 건설산업이 외면할 수 없는 미래다. 세계적으로도 건설의 제조업화, 표준화, 자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우리가 계속 현장 중심의 낡은 규제와 관행에만 기대어 있다면 생산성의 벽을 넘기 어렵다. 공기 단축과 품질 안정, 탄소 저감, 인력난 대응이라는 과제 앞에서 모듈러의 전략적 가치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혁신일수록 더 원칙적이어야 한다. 논어의 말처럼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 조화를 이루되 무작정 같아져서는 안 된다. 모듈러 산업을 키우자는 목표에는 뜻을 함께하되, 그 방법까지 졸속 특례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법은 산업의 요구만 반영해선 안 된다. 국민의 안전, 공정한 거래 질서, 명확한 하자 책임까지 함께 담아야 비로소 법답다. 해법은 전면 완화가 아니라 단계적 허용이다. 공공 시범사업부터 좁게 적용하고, 생산인증과 건축인증, 보험과 하자 책임, 현장 총괄관리의 주체를 먼저 촘촘히 세워야 한다. 분리발주 예외 역시 포괄적으로 열 것이 아니라 정말 불가피한 경우에만 엄격하게 한정해야 한다. 그래야 종합건설업계의 불안도, 전문업계의 생존 우려도 줄일 수 있다. 혁신의 길은 넓혀 주되, 책임의 문턱은 더 높여야 한다. 모듈러는 가야 할 길이다. 그러나 특별법은 지름길이어선 안 된다. 맹목적 반대도 답이 아니고, 무조건적 완화도 정답이 아니다. 기본과 원칙, 상식과 책임 위에서 길을 내야 한다. 그래야만 모듈러는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한국 건설산업을 바꾸는 진짜 혁신이 될 수 있다.
2026-05-0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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