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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간판 바꾼 뒤가 더 중요하다…형사사법 개편은 '사후평가'가 필요하다
[경제일보] 오는 10월 2일 검찰청 간판이 내려간다. 1948년 출범한 검찰청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갈라진다. 공소청은 법무부에, 중수청은 행정안전부에 둔다. 수사와 기소를 조직적으로 나눈다는 것이 이번 형사사법 개편의 뼈대다.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은 이미 제정됐고 개정 형사소송법도 같은 날 시행된다. 하지만 형사사법 개편의 성패를 가르는 날은 10월 2일이 아니다. 그날부터다. 조직을 둘로 나누고 권한을 새로 배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 국민이 이전보다 빨리 수사를 받고 제대로 된 처분을 받을 수 있느냐다. 피해자의 기다림은 줄었는지 피의자가 수사기관을 오가는 일은 늘지 않았는지 중대범죄 수사 역량은 유지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우리는 이미 한 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생기고 검찰과 경찰의 관계가 크게 바뀌었다. 그러나 시행 뒤 보완수사와 재수사를 거치면서 사건이 장기화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경찰의 보완수사 사건 가운데 3개월을 넘긴 비율은 2021년 하반기 47.1%였다. 2023년 하반기에도 38.2%였다. 재수사 사건은 그 비율이 한때 60%에 이르렀다. 정부도 결국 제도를 다시 손봤다. 2023년 수사준칙을 개정해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수사하도록 하고 보완수사와 재수사에도 3개월의 처리기한을 뒀다. 사건 처리가 늦어지는 문제가 제도 변경 2년여 뒤 또 다른 제도 변경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번 개편은 그보다 규모가 크다. 검찰청이라는 하나의 조직을 없애고 수사와 공소 기능을 서로 다른 부처 산하 기관으로 나눈다. 국회는 출범을 불과 보름 앞둔 지난 17일에도 공소청·중수청 관련 후속 법률을 포함한 51개 법안을 처리했다. 제도의 세부 설계가 시행 직전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인력도 아직 완전히 갖춰진 상태가 아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중수청 1차 특례임용 최종 신청자는 1761명이고 2차 신청자는 201명이다. 합치면 1962명이다. 중수청 정원 2874명의 68% 수준이다. 정부는 부족한 인력을 경찰과 변호사, 회계사, 금융·사이버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경력채용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개편의 성공을 미리 선언하는 것도 실패를 예단하는 것도 아니다. 측정할 준비부터 해야 한다. 시행 전과 시행 후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통계를 만들어 놓고 1년 뒤, 3년 뒤 결과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볼 지표는 어렵지 않다. 사건 접수부터 최종 처분까지 평균 몇 일이 걸렸는지부터 보면 된다. 3개월과 6개월, 1년을 넘긴 사건은 얼마나 되는지 공개하면 된다. 공소청이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한 사건이 얼마나 되는지 한 사건이 경찰과 중수청, 공소청 사이를 몇 차례 오갔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피해자에게 처분 결과가 전달되는 기간과 이의신청 처리기간도 비교할 수 있다. 중대범죄 수사에는 다른 지표가 필요하다. 사건 착수부터 송치까지 걸린 기간과 범죄수익 환수 규모, 전문수사 인력 충원율 등을 매년 공개할 수 있다. 수사기관이 바뀐 뒤 대형 경제범죄와 부패범죄 수사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도 장기간 추적해야 한다. 몇 건을 잡았다는 숫자 하나보다 수사의 속도와 완결성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의 연속성도 확보해야 한다. 조직이 바뀔 때마다 사건 분류와 통계 기준까지 달라지면 개편 전후를 비교하기 어렵다. 2026년 이전 검찰과 경찰의 사건 처리 자료를 기준값으로 삼고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 이후에도 같은 항목을 계속 집계해야 한다. 그래야 3년 뒤 제도가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자료로 말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법을 만든 뒤 다시 들여다보는 절차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영국 정부의 2025년 입법 지침은 원칙적으로 법률이 국왕 재가를 받은 뒤 3~5년 안에 담당 부처가 실제 작동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하원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법을 만들 때 제시했던 목표와 실제 결과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다시 따져보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사후평가를 강조한다. 법과 제도는 시행 뒤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처음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OECD는 사회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효과에 불확실성이 큰 제도일수록 사후평가 장치를 처음부터 제도 안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에게도 낯선 개념은 아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미 사후입법영향분석을 별도 연구하고 효과성과 효율성, 사회·경제적 영향과 예상하지 못한 결과 등을 법 시행 뒤 분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형사사법처럼 국민의 기본권과 일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대수술을 하면서 이런 장치를 얼마나 촘촘하게 준비했느냐다. 정부와 국회는 공소청과 중수청의 출범을 개혁의 종착점으로 볼 일이 아니다. 시행 1년 뒤에는 초기 운영 결과를 공개하고 3년 뒤에는 독립적인 종합평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건 처리기간과 장기미제 사건, 보완수사와 재수사, 기관 간 이첩, 인력과 비용 같은 핵심 지표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편이 타당하다. 형사사법 제도는 정치적 구호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국민에게는 수사기관 이름보다 내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는지가 먼저다. 검찰청 간판을 내리고 두 기관의 간판을 새로 다는 것으로 개편 작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법을 바꾸는 데에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바꾼 법의 결과를 확인하는 데에는 그보다 더 긴 책임이 필요하다. 10월 2일은 검찰청 개혁의 결승선이 아니라 새 형사사법 체제를 검증하는 출발선이어야 한다.
2026-09-22 09: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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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청문회가 또 부동산 검증장 됐다…정책능력은 언제 묻나
[경제일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것은 북한 핵도 전시작전통제권도 아니었다. 집과 상가였다. 16일 강신철 후보자 청문회에서 야당은 서울 천왕동 철거민 특별공급과 장남의 7억원대 상가 매입, 재산신고 누락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강 후보자는 특별공급은 정상적인 보상이었고 장남 상가를 신고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불찰이라고 답했다. 여야는 이 문제를 놓고 상당한 시간을 공방으로 보냈다. 검증할 사안이다. 고위공직자 후보자가 부동산을 어떤 방법으로 취득했는지,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특혜를 받은 것은 없는지, 재산을 빠뜨리지 않고 신고했는지는 따져야 한다. 국방부 장관이라고 예외일 이유도 없다. 다만 청문회는 거기서 끝날 수 없다. 국방부 장관에게 맡길 것은 7억원짜리 상가가 아니라 군과 국방예산이다. 북한 핵·미사일에 어떻게 대응할지, 전작권 전환을 어떻게 볼지, 병력 감소와 초급간부 부족을 어떻게 풀지까지 같은 강도로 물었어야 한다. 하루 전 열린 청문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17년 동안 보유한 과천 아파트에 실제 거주한 기간이 약 4개월이라는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서울 홍제동 아파트를 장기간 실제 거주하지 않고 보유한 문제가 따라붙었다. 당사자들의 해명과 여야의 반박이 이어졌고 부동산은 두 청문회의 중심 쟁점이 됐다. 경제부총리라면 부동산 문제를 피해 갈 수 없다. 세금과 주택정책을 다루는 자리인 만큼 후보자의 주택 보유 방식과 정책 사이에 모순이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러면 경제도 그만큼 물어야 한다. 잠재성장률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확장재정과 국가채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기업 투자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묻는 것이 경제부총리 청문회다. 중기부 장관에게도 집을 언제 샀는지만 물을 수는 없다. 문을 닫는 자영업자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벤처 투자 위축에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를 사면서 금융기관과 장모에게 돈을 빌린 과정이 검증 대상에 올랐다. 국토부 장관이라면 자신의 집을 어떻게 사고 보유했는지가 정책 판단과 무관할 수 없다. 그와 함께 서울 집값을 어떻게 안정시킬지, 주택 공급을 어디서 얼마나 늘릴지, 교통과 철도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지도 따져야 한다. 국토부 장관 청문회가 아파트 매입 경위만 묻고 끝난다면 그것도 반쪽짜리 검증이다. 국회는 이미 17년 전 같은 문제를 짚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09년 우리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도덕성과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에 많은 시간을 쓰면서 공직 수행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원 인준청문회와 비교하면서 한국은 후보자의 과거를 살피는 ‘회고적 평가’에 치우친 반면 미국은 정책과 향후 계획을 따지는 ‘전망적 평가’의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후보자를 도덕성·정책능력·리더십이라는 세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17년 전 국회가 스스로 내놓은 진단이다. 당시 보고서는 의원의 질의 방식도 문제로 들었다. 주어진 발언시간 대부분을 의원이 사용하면서 후보자가 충분히 답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후보자의 답보다 의원의 폭로가 앞서는 청문회가 되기 쉽다는 뜻이다. 정책을 캐묻으려면 의원도 공부해야 한다. 국방장관 후보자에게 군 구조개편을 묻고 답변의 허점을 파고들려면 국방정책을 알아야 한다.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성장정책을 검증하려면 숫자와 경제정책을 들여다봐야 한다. 부동산 등기부 한 장에서 시작하는 공방보다 품이 많이 든다. 재산 검증은 당연히 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나 탈세, 위장전입, 특혜, 허위 재산신고가 있다면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부동산은 장관을 검증하는 한 항목일 뿐이다. 청문회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집이 몇 채인지, 얼마에 샀는지만 알고 청문회장을 나선다면 국민은 후보자의 재산 상태는 알 수 있어도 그 사람이 장관 일을 할 수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장관 한 사람이 움직이는 예산은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이르고 수많은 공무원과 산하기관이 그 판단에 따라 움직인다. 국방장관의 판단 하나는 안보와 군의 운용을 바꾸고 경제부총리의 판단 하나는 기업과 가계에 영향을 준다. 중기부 장관의 결정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생존과도 연결된다. 장관 후보자에게 필요한 검증은 과거의 부동산 거래만이 아니라 앞으로 내릴 판단의 수준까지 포함해야 한다. 그런데 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질문은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후보자가 몇 채를 가졌는지, 얼마에 샀는지, 몇 달을 살았는지는 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또렷하게 남는다. 정작 그 사람이 장관이 되면 무엇을 할지는 잘 남지 않는다. 집을 어떻게 샀는지는 끝까지 캐묻는다. 나라 일을 어떻게 할지는 그만큼 묻지 않는다. 지금 인사청문회의 가장 큰 빈틈은 거기에 있다.
2026-09-17 09: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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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넉 달 앞인데…"세율보다 계산법부터 다시 짜야"
[경제일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20년에 만들어진 현행 과세 틀을 시장 현실에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거래소의 과세자료 제출 체계와 해외 거래정보 교환망은 구축되고 있지만, 스테이킹과 렌딩, 유동성 공급(LP)처럼 거래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무엇을 어떤 소득으로 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한국조세법학회와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과세 자체보다 납세자가 실제로 소득을 계산하고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손익을 합산한 뒤 250만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20%를 과세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실질 세율은 22%다. 2027년 발생한 소득의 첫 신고는 2028년 5월이다. 문제는 법이 규정한 ‘양도·대여’만으로 현재 시장의 거래 유형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채굴과 스테이킹, 렌딩, 예치, LP, 에어드롭, 하드포크 등 거래마다 경제적 성격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매·교환은 양도소득, 사업적으로 하는 채굴은 사업소득, 대여에 따른 보상은 이자소득 등으로 구분하고 복합 거래는 내부 요소를 나눠 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하나의 신고체계로 묶는 가칭 ‘가상자산투자소득세’도 대안으로 제안했다. 김갑순 동국대 교수도 가상자산 거래가 반복적인 투자·자본이득 성격을 갖는데도 전통적인 무형자산과 같은 기타소득 체계에 넣은 것이 구조적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 거래소 옮기면 ‘매입가격’도 따라갈 수 있나 실제 신고 단계에서는 취득가액이 더 큰 문제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거주자별 ‘총평균법’으로 계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2027년 이전 보유분은 2026년 12월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가운데 높은 금액을 인정한다. 실제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양도가액의 최대 50% 범위에서 필요경비를 인정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국세청 안내에도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인정 비율은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다고 명시돼 있다. 더 복잡한 경우는 거래소를 옮겼을 때다. A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산 뒤 개인지갑을 거쳐 B거래소로 이동하면 B거래소는 해당 비트코인의 원래 매입가격을 알기 어렵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거래소 간 가상자산을 이전할 때 수량뿐 아니라 취득 시기와 가격, 수수료 등을 함께 넘길 수 있는 ‘취득가액 정보 이전 명세서’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국내 과세자료 체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 세무일정을 보면 가상자산사업자들은 현재도 분기마다 가상자산 거래명세서를 제출하고 있다. 올해도 1~3월, 4~6월 거래자료가 각각 국세청에 제출됐다. 문제는 개별 거래소가 가진 정보가 다른 거래소·개인지갑의 원가정보까지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 CARF 시작돼도 개인지갑 사각지대 남는다 해외 거래도 변수다. 한국은 OECD의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참여해 2027년부터 국가 간 정보교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은 2024년 CARF 다자간 협정에 서명했으며 일본·독일·프랑스 등과 함께 2027년 첫 교환 대상국에 포함돼 있다. CARF가 시행되면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를 이용한 거래에 대한 세원 포착 능력은 지금보다 높아진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같은 시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며, 사업자를 거치지 않는 개인지갑 간 이동이나 탈중앙화 서비스의 거래 이력을 국내 취득가액과 완벽하게 연결해주는 제도도 아니다. 토론회에서 나온 문제 제기가 일회성도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공개한 정책연구용역 보고서 ‘가상자산 과세상 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 역시 거래유형별 과세와 과세표준·세액 산정 문제를 별도 장으로 다루며 현행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검토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은 현재까지 내년 1월 예정대로 과세한다는 입장이다. 국세청도 시행에 필요한 고시와 신고체계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추가 유예 또는 과세 폐지까지 거론하고 있어 정기국회 세법 논의 과정에서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태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가상자산 과세 제도가 마련된 2020년 당시의 소득분류 체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제도·경제적 환경 변화를 고려해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금을 걷을 수 있느냐와 제대로 걷을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국내 거래자료와 국제 정보교환망이 갖춰져도 거래 성격에 따른 소득 분류와 취득가액 승계, 손실 처리 기준이 불명확하면 그 부담은 결국 납세자에게 돌아간다. 세 번째 유예 끝에 시작하는 과세인 만큼 이번에는 ‘시행 날짜’를 맞추는 것보다 투자자가 스스로 계산하고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에 정부가 답해야 할 시점이다.
2026-09-03 17: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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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내년인데 제도는 아직 '진행형'…가상자산 '선과세' 논란
[경제일보]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면서 이른바 ‘선과세·후제도’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시장의 기본적인 안전장치는 마련됐지만, 스테이킹과 에어드롭처럼 새로운 투자 방식에 대한 과세 기준이나 손실 이월공제 등 세부적인 과세체계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산업과 투자자 보호에 대한 제도 정비가 충분히 이뤄진 뒤 과세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2027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소득에서 필요경비를 뺀 뒤 250만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실질 세율은 22%다. 2027년 거래분에 대한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 이뤄진다. 문제는 법률에 과세의 큰 틀이 정해졌다고 해서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득 유형까지 정리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스테이킹·에어드롭…새로운 수익은 어떻게 과세하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테이킹이다.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맡겨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인데, 이를 가상자산의 ‘대여’로 볼 것인지, 별도의 보상소득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과세 시점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가상자산 소득과세 관련 검토에서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해외 거래소 거래, 과세자료 확보 등을 주요 쟁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스테이킹이나 무상으로 받은 에어드롭 자산에 대해 받는 시점에 소득으로 볼지, 실제 처분할 때 과세할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 국내 제도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 규제를 위한 장치를 갖추고 있지만, 이런 새로운 수익 유형을 세법이 세밀하게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역시 올해 가상자산 2단계법인 ‘디지털자산법’ 정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거래소 내부통제와 이용자 보호장치 등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 최근에도 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 등 일부 쟁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공식 설명했다. ◆ 시장은 커졌지만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시장 여건도 과세 논란의 배경이다.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이 27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하반기 자료를 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8% 줄었고, 일평균 거래규모도 5조4000억원으로 15% 감소했다. 거래가능 이용자 계정은 1113만개로 3% 늘었지만, 100만원 미만을 보유한 이용자가 826만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거래소 영업손익도 3807억원으로 상반기보다 38% 감소했다. 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폭발적 성장’만을 전제로 세제를 설계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특히 시장의 상당 부분이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형성된 상황에서 과세 비용과 신고 부담이 커질 경우 국내 거래소 이용자보다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금융위 조사에서 지난해 하반기 국내 거래소의 외부 이전 금액은 107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해외사업자나 개인지갑 등 화이트리스트 대상 이전액은 90조원으로 상반기보다 14% 증가했다. 다만 이 수치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탈 규모를 그대로 뜻하는 것은 아니며, 거래소에서 외부로 이전된 전체 자산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해석에 주의해야 한다. ◆ 주식은 폐지했는데 코인은 과세…형평성 논란 기본공제 250만원도 논쟁의 중심이다. 현행 제도는 같은 과세연도에 발생한 가상자산 이익과 손실은 통산할 수 있지만,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기는 결손금 이월공제는 허용하지 않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특성을 고려할 때 이월공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 주식과의 형평성도 빠지지 않는 쟁점이다.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돼 일반 개인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장내 매매차익은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 대상이 아니다. 반면 가상자산은 250만원을 넘는 소득부터 과세된다. 자산의 법적 성격과 과세 목적이 서로 다른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투자자가 체감하는 과세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는 어렵다. 실제 관련 토론에서도 가상자산 과세의 핵심은 과세 자체보다 다른 금융자산과의 ‘정합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렇다고 정부가 아무런 준비 없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거래자료 제출 체계와 취득가액 산정 방식 등을 마련했고, 시행 전 보유분에 대해서도 의제취득가액 규정을 두고 있다. 과세의 기본 골격 자체는 이미 법제화돼 있다. 논쟁의 핵심은 과세 여부보다 과세체계의 완성도다. 테이킹·에어드롭·해외거래·개인지갑을 어떻게 다룰지, 손실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지, 250만원의 기본공제가 시장 현실에 맞는지 등을 시행 전에 구체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정부가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와 과세 준비를 별개의 문제로 가져가기보다 시장 규율과 세제의 일관성을 함께 정비한다면 과세에 대한 반발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세부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시행부터 강행한다면 납세자 혼란뿐 아니라 국내 거래소와 해외 플랫폼 간 규제 차이를 키울 가능성도 있다. 가상자산이 제도권 자산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빨리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어떤 거래를 해도 예측 가능한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할 수 있는 체계다. 내년 1월 시행까지 남은 시간은 결국 이 과제를 얼마나 정교하게 마무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2026-08-28 16: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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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국회 과방위로 돌아왔다…후반기 여야 진용 확정
[경제일보] 국민의힘이 제22대 국회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배치를 마치면서 과방위가 활동 채비를 갖췄다.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과방위에 합류해 방송 규제체계 개편과 공영방송 관련 현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후반기 과방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맡는다. 여당 간사는 한준호 민주당 의원, 야당 간사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으로 정해졌다. 정원 20명인 과방위에서 민주당은 송 위원장과 한 간사를 비롯해 김남국·김우영·김현·이연희·이정헌·이주희·이훈기·정동영·황정아 의원을 배치했다. 조국혁신당에서는 김선민 의원, 무소속에서는 최혁진 의원이 참여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최형두 간사를 비롯해 박정하·서천호·김장겸·이진숙·조경태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언론인 출신인 김장겸 의원과 전직 방송 규제기관 수장인 이진숙 의원이 함께 배치되면서 방송·미디어 현안에 대한 야당의 대응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이진숙 의원이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냈으며, 방통위 조직 개편과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를 놓고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 규제와 진흥 기능을 통합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법안에 담긴 정무직 임기 종료 규정을 두고 자신을 방통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이제 피감기관 수장이 아닌 국회의원 신분으로 과방위에 들어오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정당성과 방미통위 운영을 둘러싼 논쟁이 상임위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에서는 전반기 과방위 간사를 맡았던 김현 의원이 잔류해 두 사람의 재대결도 예상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이사회 구성, 방송 규제기관의 독립성, YTN·TBS 관련 현안도 여야가 부딪힐 수 있는 분야다.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 제도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함한 미디어 규제체계 정비 역시 후반기 과방위가 다뤄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과방위의 다른 한 축인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입법과 예산 심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반도체 등 정부의 전략사업 지원과 AI 안전·데이터 활용 규제를 어느 수준에서 조정할지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 분야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원과 6G·AI-RAN 등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비 부담 완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등이 논의 대상이다. 최근 통신업계가 요구한 AIDC 세액공제와 3G 종료 기준, 보편적 역무 요금감면 제도 개편도 국회 입법 과정과 연결될 수 있다. 송기헌 위원장은 과방위가 AI·반도체 등 미래 전략산업의 입법을 지원하는 동시에 방송의 공정성과 통신 소비자의 권익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준호·최형두 간사가 쟁점 법안과 현안질의 일정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후반기 과방위 운영의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
2026-07-23 16: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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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표현 확산에 제도 공백 지적…방심위, 토론회서 규제 방향 모색
[경제일보] "표현의 자유는 민주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가치지만 동시에 모든 국민이 차별과 혐오로부터 보호받으며 존엄과 이 권리를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우리 사회가 이뤄내야 할 과제" 1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인터넷 혐오표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고광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되는 혐오·차별 표현 문제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향한 혐오 표현은 물론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아픔을 희화화하는 콘텐츠까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제도적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혐오 콘텐츠의 전파 속도와 파급력이 과거보다 훨씬 커진 만큼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이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은 혐오표현 문제를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인터넷 혐오 표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매우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다"며 "민주주의는 때로는 불편하고 거친 말들도 견뎌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표현의 자유가 강자의 확성기가 되고 약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도구가 된다면 그것 또한 우리가 지향하는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인터넷 혐오표현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고 현행 제도와 심의 체계를 점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계와 법조계,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참석해 혐오표현의 개념과 해악, 규제 필요성, 표현의 자유와의 충돌 문제 등을 논의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국내 혐오표현 논의가 본격화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정책적·입법적 대응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터지고 그 문제가 10년 이상 지속되고 심각성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대책을 안 세운 케이스가 또 있을까 싶다"며 "여러 문제 의식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는 수준의 대응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혐오표현 논의가 지난 2013년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의 5·18 민주화운동 희화화 논란 등을 계기로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여성혐오 논쟁, 난민 반대 운동, 코로나19 시기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 등이 이어지며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홍 교수는 혐오표현을 성별, 인종, 종교, 장애, 성적 지향 등 특정 정체성을 이유로 개인이나 집단을 비하·모욕하거나 차별과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으로 정의했다. 특히 혐오표현은 단순한 말에 그치지 않고 차별과 혐오 범죄를 정당화하거나 확산시키는 효과를 가진다는 점에서 사회적 해악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혐오표현 규제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와 충돌하는 데다 혐오표현의 기준 설정과 온라인 규제의 실효성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어느 나라나 보편적으로 세계 기준으로 봐도 표현의 자유가 무제한은 절대 아니다"며 "혐오 표현의 해악, 규제의 현실적인 어려움, 규제의 효율성, 민주주의 관점에서 혐오 표현 규제 적합 등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 이후에는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를 좌장으로 김민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이사회 의장, 박아란 고려대 미디어대학 교수, 이승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반차별팀장,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혐오표현의 개념과 규제 범위, 플랫폼 책임, 심의 기준 개선 방향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2026-06-18 16: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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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JTBC 엇갈린 출구조사…민주 우세 속 '개표 변수' 커졌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우세, 국민의힘 열세, 핵심 경합지 초접전으로 요약된다. 다만 대구시장, 경기 평택을, 부산 북갑 등 일부 승부처에서는 KBS·MBC·SBS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와 JTBC 예측조사가 서로 다른 1위 후보를 제시하면서 최종 승패는 개표가 상당 부분 진행돼야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에서 서울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51.4%,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46.0%로 예측됐다. 부산은 전재수 민주당 후보 50.2%,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48.3%로 접전이었다. 대구는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49.9%, 김부겸 민주당 후보 49.1%로 0.8%포인트 차 초박빙이었다. 반면 JTBC 예측조사에서는 대구가 김부겸 49.7%, 추경호 49.2%로 방송3사와 1위가 뒤바뀌었다. 보수 심장부 대구가 개표 전까지 안갯속 승부가 된 것이다. 전북은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이원택 민주당 후보 48.5%, 김관영 무소속 후보 46.3%로 조사됐다. 충남은 박수현 민주당 후보 52.1%,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 47.9%였다. 국회의원 재보선 출구조사가 실시된 부산 북갑은 방송3사 기준 하정우 민주당 후보 42.6%, 한동훈 후보 41.6%,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15.8%로 나타났다. 하지만 JTBC 예측조사에서는 한동훈 후보 48.1%, 하정우 후보 37.6%로 방송3사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경기 평택을도 방송3사는 조국 후보 31.1%, 유의동 후보 30.6%, 김용남 후보 30.3%의 3자 초접전으로 봤지만, JTBC는 김용남 후보 34.2%, 조국 후보 31.6%로 김 후보 우세를 제시했다. 이번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는 전국 595개 투표소 현장 조사와 사전투표자 전화조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JTBC 예측조사는 별도 조사·예측모형을 적용했다. 사전투표 비중이 높고, 일부 지역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그친 만큼 최종 개표 결과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방송3사와 JTBC가 엇갈린 지역은 단순한 오차범위 내 접전이 아니라, 선거 이후 정치적 해석까지 달라질 수 있는 핵심 분기점이다. ◆출구조사 결과…서울 민주 우세, 대구·부산·전북은 개표 변수 출구조사의 첫 메시지는 서울에서 나왔다. 정원오 후보가 51.4%로 오세훈 후보 46.0%를 앞선 것으로 예측되면서 민주당은 수도권 최대 승부처에서 우위를 점했다. 서울은 이번 지방선거 전체 판세의 기준점이었다. 정 후보가 실제 개표에서도 승리하면 민주당은 수도권 중도층이 여당의 국정 안정론에 손을 들어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4선 시장을 앞세우고도 서울을 지키지 못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부산시장 선거는 방송3사 출구조사 기준 전재수 후보 50.2%, 박형준 후보 48.3%로 격차가 1.9%포인트에 불과했다. 부산은 국민의힘이 반드시 지켜야 할 부울경 핵심 거점이다. 이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선 것으로 예측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보수 기반 균열론이 제기될 수 있다. 다만 차이가 작아 실제 개표 과정에서 역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JTBC 예측조사에서는 전재수 후보 53.9%, 박형준 후보 44.4%로 민주당 우세 폭을 더 크게 봤다. 대구는 이번 출구조사의 최대 충격 지점이다. 방송3사는 추경호 후보 49.9%, 김부겸 후보 49.1%로 국민의힘 후보의 근소 우세를 예측했다. 그러나 JTBC는 김부겸 후보 49.7%, 추경호 후보 49.2%로 민주당 후보의 근소 우세를 내놨다. 두 조사 모두 격차가 1%포인트 안팎인 초박빙이다. 대구는 보수 정당의 상징적 심장부다. 국민의힘이 대구에서 승리하더라도 출구조사상 초박빙이라는 사실 자체가 “대구도 더 이상 무풍지대가 아니다”는 신호로 읽힌다. 만약 개표 결과 김 후보가 역전하면 국민의힘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정당 기반의 균열이라는 충격파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민주당에 불편한 경고를 보냈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이원택 후보는 48.5%,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46.3%였다. JTBC 예측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50.9%, 김 후보가 44.6%로 격차가 더 벌어졌지만, 방송3사 조사 기준으로는 민주당의 압도적 우위라고 보기 어렵다. 전북은 민주당의 본진이다. 이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막판까지 추격한 흐름은 중앙당 공천, 지역 민심 관리, 정청래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충남은 박수현 후보 52.1%, 김태흠 후보 47.9%로 민주당 우세가 예측됐다. JTBC 예측조사도 박수현 후보 52.8%, 김태흠 후보 47.2%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충남은 중원 민심의 바로미터다. 민주당이 충남을 가져가면 수도권에 이어 충청권에서도 국정 안정론이 일정 부분 작동했다는 해석이다. ◆방송3사와 JTBC가 엇갈린 세 곳…대구·평택을·부산 북갑 이번 출구조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일부 핵심 지역에서 방송3사와 JTBC의 예측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대구시장 선거는 방송3사가 추경호 후보 우세, JTBC가 김부겸 후보 우세로 봤다. 격차는 각각 0.8%포인트, 0.5%포인트 수준이다. 어느 쪽도 확정적 우세라고 보기 어렵다. 경기 평택을은 더 복잡하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조국 후보 31.1%, 유의동 후보 30.6%, 김용남 후보 30.3%로 세 후보가 0.8%포인트 안에 몰렸다. 사실상 출구조사만으로는 순위를 확정하기 어려운 3자 초접전이다. 반면 JTBC 예측조사는 김용남 후보 34.2%, 조국 후보 31.6%로 김 후보가 앞서는 흐름을 제시했다. 평택을은 수도권 산업도시 민심과 범여권 후보 분산 효과를 동시에 보여주는 지역이다.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모두의 선거 평가가 달라질 수 가능성이 크다. 부산 북갑도 마찬가지다. 방송3사 출구조사는 하정우 후보 42.6%, 한동훈 후보 41.6%로 하 후보가 1.0%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봤다. 반면 JTBC 예측조사는 한동훈 후보 48.1%, 하정우 후보 37.6%로 한 후보가 비교적 큰 차이로 앞서는 결과를 내놨다. 두 조사가 가장 크게 엇갈린 지역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원내 복귀 여부가 걸린 선거인 만큼, 최종 개표 결과는 국민의힘 내부 권력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처럼 조사 결과가 엇갈린 이유는 출구조사 방식과 예측모형 차이, 사전투표 보정 방식, 다자구도에서의 표심 추정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현장 출구조사만으로 본투표와 사전투표 전체 표심을 정확히 재현하기 어렵다는 게 다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방송3사도 사전투표자 전화조사를 병행했지만 초접전 지역에서는 작은 보정 차이가 1위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야 승패 의미…민주당은 ‘확장’, 국민의힘은 ‘기반 균열’ 출구조사 흐름이 실제 개표 결과로 이어진다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명백한 우세 또는 승리로 평가할 수 있다. 서울에서 앞서고, 부산·대구까지 접전권으로 끌고 갔으며, 충남에서도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승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수도권 중도층이 여당에 다시 기회를 줬다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민주당의 성과는 단순히 광역단체장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충남 우세, 부산·대구 접전은 민주당이 수도권과 중원, 영남 일부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당은 이를 바탕으로 국정 안정론,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협업, 지역균형발전 정책 추진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민주당에도 그림자는 있다. 전북이 초접전으로 나타난 점은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전체적으로 이겨도 전북에서 고전하거나, 재보선에서 기존 의석을 지키지 못하면 정청래 대표 책임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기준선은 단순 승리가 아니라 압승이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집권 초반 선거에서 본진 전북이 흔들리고 재보선이 불안하면 ‘이긴 선거의 불안’이 남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훨씬 심각하다. 서울에서 밀리고, 부산에서 접전을 허용했으며, 대구마저 초박빙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대구를 최종적으로 지키더라도 정치적 상처는 클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심장부에서 민주당 후보와 사실상 반반 승부를 벌였다는 사실은 당의 조직력, 인물 경쟁력, 중도 확장 전략 모두에 의문을 남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박형준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도 방송3사 출구조사상 뒤진 것으로 나타난 것은 부울경 민심의 균열을 보여준다. 대구와 부산이 동시에 흔들리면 국민의힘은 수도권 열세에 이어 영남 기반마저 약해졌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정청래는 ‘승리의 질’, 장동혁은 ‘패배의 책임’이 관건 민주당 정청래 대표에게 이번 출구조사는 양면적이다. 서울과 충남 우세, 부산·대구 접전 구도는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전북과 재보선은 리스크다. 전북에서 이원택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예측됐지만, 김관영 후보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전북은 민주당이 압도해야 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접전이 현실화하면 중앙당 공천과 선거 전략을 둘러싼 내부 평가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는 방어 논리가 약하다. 출구조사대로라면 서울을 탈환하지 못했고, 부산을 장담할 수 없으며, 대구도 초접전이다. 국민의힘이 경북 등 일부 지역을 지키더라도 전체 판세가 열세라면 장 대표의 리더십은 선거 직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구 또는 부산을 내주면 지도부 사퇴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론, 조기 전당대회론이 동시에 분출할 수 있다. 다만 장 대표에게도 마지막 방어선은 있다. 대구를 지키고, 부산에서 개표 역전을 만들며, 부산 북갑에서 한동훈 후보가 승리할 경우 국민의힘은 “전면 참패는 피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한동훈 전 대표의 원내 복귀는 또 다른 내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패배해도 책임론, 선전해도 당권 경쟁이라는 이중 압박에 놓인 셈이다. ◆향후 정국 전망…개각·비대위·당권 재편이 동시에 움직인다 선거 이후 정국은 세 갈래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먼저 여권은 국정 드라이브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출구조사 흐름대로 광역단체장 다수 지역을 확보하면 이재명 정부는 지방선거 승리를 국정 재신임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은 민생·경제·부동산·금융·지역균형발전 정책에 속도를 낼 수 있고, 민주당은 국회 입법 주도권을 더 강하게 행사할 수 있다. 또 개각론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 직후는 국정 쇄신의 적기다. 민주당이 압승하면 친정체제 강화형 개각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전북·재보선에서 상처를 입으면 중도 확장형 또는 통합형 개각론이 부상할 수 있다.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돼온 강훈식, 우원식, 홍준표, 송영길 등은 각각 정무형·협치형·통합형 카드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인선은 국회 인준 가능성,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 여야 관계를 함께 따져 결정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은 보수 재편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장동혁 체제가 선거 패배 책임론을 견디지 못하면 비대위 체제가 불가피하다. 비대위가 조기 전당대회를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거취가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부산 북갑에서 한 전 대표가 패하면 정치적 타격이 크지만, 방송3사와 JTBC가 엇갈릴 정도의 접전 구도 자체가 그를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다”며 “반대로 개표에서 승리하면 그는 국민의힘 재편의 중심으로 복귀할 것이다”고 말했다.
2026-06-03 18:4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