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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장관 청문회가 또 부동산 검증장 됐다…정책능력은 언제 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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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데스크칼럼] 장관 청문회가 또 부동산 검증장 됐다…정책능력은 언제 묻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6-09-17 09:07:47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경제일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것은 북한 핵도 전시작전통제권도 아니었다. 집과 상가였다. 16일 강신철 후보자 청문회에서 야당은 서울 천왕동 철거민 특별공급과 장남의 7억원대 상가 매입, 재산신고 누락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강 후보자는 특별공급은 정상적인 보상이었고 장남 상가를 신고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불찰이라고 답했다. 여야는 이 문제를 놓고 상당한 시간을 공방으로 보냈다.
 

검증할 사안이다. 고위공직자 후보자가 부동산을 어떤 방법으로 취득했는지,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특혜를 받은 것은 없는지, 재산을 빠뜨리지 않고 신고했는지는 따져야 한다. 국방부 장관이라고 예외일 이유도 없다. 다만 청문회는 거기서 끝날 수 없다. 국방부 장관에게 맡길 것은 7억원짜리 상가가 아니라 군과 국방예산이다. 북한 핵·미사일에 어떻게 대응할지, 전작권 전환을 어떻게 볼지, 병력 감소와 초급간부 부족을 어떻게 풀지까지 같은 강도로 물었어야 한다.


하루 전 열린 청문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17년 동안 보유한 과천 아파트에 실제 거주한 기간이 약 4개월이라는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서울 홍제동 아파트를 장기간 실제 거주하지 않고 보유한 문제가 따라붙었다. 당사자들의 해명과 여야의 반박이 이어졌고 부동산은 두 청문회의 중심 쟁점이 됐다.


경제부총리라면 부동산 문제를 피해 갈 수 없다. 세금과 주택정책을 다루는 자리인 만큼 후보자의 주택 보유 방식과 정책 사이에 모순이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러면 경제도 그만큼 물어야 한다. 잠재성장률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확장재정과 국가채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기업 투자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묻는 것이 경제부총리 청문회다. 중기부 장관에게도 집을 언제 샀는지만 물을 수는 없다. 문을 닫는 자영업자와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벤처 투자 위축에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를 사면서 금융기관과 장모에게 돈을 빌린 과정이 검증 대상에 올랐다. 국토부 장관이라면 자신의 집을 어떻게 사고 보유했는지가 정책 판단과 무관할 수 없다. 그와 함께 서울 집값을 어떻게 안정시킬지, 주택 공급을 어디서 얼마나 늘릴지, 교통과 철도 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지도 따져야 한다. 국토부 장관 청문회가 아파트 매입 경위만 묻고 끝난다면 그것도 반쪽짜리 검증이다.


국회는 이미 17년 전 같은 문제를 짚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09년 우리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도덕성과 개인 신상에 관한 질문에 많은 시간을 쓰면서 공직 수행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원 인준청문회와 비교하면서 한국은 후보자의 과거를 살피는 ‘회고적 평가’에 치우친 반면 미국은 정책과 향후 계획을 따지는 ‘전망적 평가’의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후보자를 도덕성·정책능력·리더십이라는 세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17년 전 국회가 스스로 내놓은 진단이다.


당시 보고서는 의원의 질의 방식도 문제로 들었다. 주어진 발언시간 대부분을 의원이 사용하면서 후보자가 충분히 답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후보자의 답보다 의원의 폭로가 앞서는 청문회가 되기 쉽다는 뜻이다. 정책을 캐묻으려면 의원도 공부해야 한다. 국방장관 후보자에게 군 구조개편을 묻고 답변의 허점을 파고들려면 국방정책을 알아야 한다.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성장정책을 검증하려면 숫자와 경제정책을 들여다봐야 한다. 부동산 등기부 한 장에서 시작하는 공방보다 품이 많이 든다.


재산 검증은 당연히 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나 탈세, 위장전입, 특혜, 허위 재산신고가 있다면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다만 부동산은 장관을 검증하는 한 항목일 뿐이다. 청문회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집이 몇 채인지, 얼마에 샀는지만 알고 청문회장을 나선다면 국민은 후보자의 재산 상태는 알 수 있어도 그 사람이 장관 일을 할 수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장관 한 사람이 움직이는 예산은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이르고 수많은 공무원과 산하기관이 그 판단에 따라 움직인다. 국방장관의 판단 하나는 안보와 군의 운용을 바꾸고 경제부총리의 판단 하나는 기업과 가계에 영향을 준다. 중기부 장관의 결정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생존과도 연결된다. 장관 후보자에게 필요한 검증은 과거의 부동산 거래만이 아니라 앞으로 내릴 판단의 수준까지 포함해야 한다.


그런데 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질문은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후보자가 몇 채를 가졌는지, 얼마에 샀는지, 몇 달을 살았는지는 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또렷하게 남는다. 정작 그 사람이 장관이 되면 무엇을 할지는 잘 남지 않는다. 집을 어떻게 샀는지는 끝까지 캐묻는다. 나라 일을 어떻게 할지는 그만큼 묻지 않는다. 지금 인사청문회의 가장 큰 빈틈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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