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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뉴욕서 한미 정상회담·AI 세일즈 마치고 멕시코행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미국 뉴욕 일정을 마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유엔 무대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 구상을 제시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조선·원자력·전시작전권 등 한미 현안을 논의했다. 호주와는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은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멕시코로 출국했다. 지난 21일 서울을 출발한 이 대통령은 2박 3일간 뉴욕에 머물며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과 주요국 정상회담, 투자자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뉴욕 일정의 첫 무대는 유엔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당사자 간 대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와 함께 '글로벌 AI 기본사회', '녹색 대전환'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맡을 역할도 설명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 외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논의했다. 양국은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LNG와 석유제품 등 주요 에너지자원을 서로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하고 안정적인 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호주의 AI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정책과 에너지 가격 동향 등을 직접 물으며 AI 인프라 분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했다. 호주는 핵심광물과 청정에너지 등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제조업 역량을 갖춘 만큼 양국의 산업 기반을 결합할 수 있다는 데 양국 정상이 공감했다. 같은 날 밤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약 30분간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초 예정에 없던 회담으로, 대미 투자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미 정상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바탕으로 핵잠수함 연료,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조선업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 현안을 놓고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후속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뉴욕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서밋 2026'에 참석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티모시 가이트너 워버그핀커스 회장 등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 현대차그룹, LG CNS,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미래 성장축으로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묶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와 핵심광물 등을 포함한 '7대 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AI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대해 5년 안에 메모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고 AI 핵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투자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미래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한미 산업 협력도 투자자들에게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군함 건조를 포함한 조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투자할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미국 전략 함정을 건조할 계획이며, 미국의 차세대 화력 체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언급하며 미국의 원천기술과 자본·시장, 한국의 제조·공급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양국 산업과 공급망의 연결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개혁도 투자 유치의 주요 메시지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 차례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와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체제 전환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자본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에서는 경제·산업 외에도 현지 동포 및 시민들과의 접촉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뉴욕 코리아타운을 찾아 한인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났으며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동포들의 생활 여건 개선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 일정을 마무리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한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은 16년 만이다. 멕시코에서는 24일 애국영웅탑 헌화와 공식 환영식에 이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서는 단독·확대회담과 양해각서(MOU) 교환식, 오찬, 공동언론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이후 오는 25일 비즈니스포럼과 K-엑스포 행사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2026-09-24 09: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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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네팔 현장, 홍수경보 '전면 재설계' 권고 6개월 뒤도 미이행
[경제일보]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은 네팔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의 홍수 조기경보체계에 대해 국제 독립전문가들이 2024년 전면 재설계를 요구했지만 약 6개월 뒤에도 이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개선 작업이 진행됐지만 2025년 5월에도 홍수위험 평가와 경보체계 개편 작업은 전문가의 최종 검증을 거치기 전이었다. 8일 본지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난 4월 공개한 UT-1 독립전문가패널(IPoE) 3~5차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년 UT-1 EPC 사업자로 선정돼 주요 기자재 공급과 발전소 건설 전반을 수행해왔다. 두산도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 사업의 EPC 계약자로 “기자재 공급, 시공 등 발전소 건설 전반을 수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UT-1은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빙하 붕괴에서 시작된 대규모 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빙하 붕괴로 발생한 토석류와 홍수가 트리슐리 계곡의 수력발전 시설들을 덮쳤고, UT-1 역시 주요 피해 현장이 됐다. 사고 직후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근로자들이 연락 두절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센서, 경보 전에 떠내려갈 수도”…2024년 이미 구체적 경고 IPoE가 2024년 5월 27~31일 현장을 점검한 뒤 작성한 제3차 보고서에는 최근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패널은 건설현장 근로자를 위협하는 홍수 유형으로 상류의 ‘지질학적 또는 빙하 사건’에 의해 발생하는 돌발홍수를 명시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UT-1 상류 약 12㎞의 칠리메 지역에 수위 센서를 두고 있었다. 물이 일정 높이에 이르면 센서의 부유물이 움직여 전기 접점을 만들고 현장에 경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IPoE는 센서 설계 논리를 두산의 산업안전보건(OHS)팀이 설명하지 못했고, 발주자 측 감리를 담당하는 Owner's Engineer(OE) 역시 이 경보장치의 설계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센서 방식 자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갑작스러운 돌발홍수가 닥칠 경우 물이 센서에 닿아 경보를 발생시키기 전에 장비 자체가 떠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완 방식도 원시적이었다. 감시 인력이 12시간 교대로 코퍼댐 상류의 수위를 확인하고 한 시간마다 사진을 찍어 프로젝트 왓츠앱(WhatsApp) 단체방으로 전달했다. 보고서는 야간에는 조명이 없어 수위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두운 사진까지 전송됐다며 이를 적절한 조기경보 방식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결국 IPoE는 홍수 조기경보시스템과 비상대응계획(EPRP)의 홍수 부분을 경험 있는 전문가가 전면 재설계·재구성하고 OE의 검토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그로부터 불과 석 달 뒤 실제 홍수가 닥쳤다. 2024년 9월 28일 트리슐리강이 범람하면서 현장 교량 제방과 도로가 유실되고 토사처리장 일부가 강으로 무너졌다. 저장시설과 근로자 캠프 일부도 붕괴했다. 이 사고를 분석한 제4차 IPoE 보고서는 칠리메에 설치돼 있던 기존의 비공학적 조기경보시스템이 실제 홍수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9시께 대규모 침식이 관찰됐고, 오전 9시 45분 두산 H&S팀이 작업자들로부터 위험 상황을 전달받았다. 오전 10시 30분 대피 준비가 시작됐고 11시 30분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다만 이 대목은 두산의 안전관리를 일방적으로 실패라고 규정할 수 없게 하는 중요한 사실도 담고 있다. IPoE는 인명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두산 H&S팀이 추가 감시를 실시하고 적절하게 대응한 점을 명시적으로 평가했다. 사고가 야간이 아니라 낮에 발생해 현장 상황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던 점도 인명피해를 피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2024년 12월 2~6일 다시 현장을 방문한 IPoE는 앞서 요구한 홍수 조기경보시스템과 EPRP 전면 재설계의 이행 상태를 ‘Not implemented yet’, 즉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새 조기경보시스템은 준비 중이라고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제3차 점검 이후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IPoE는 이때 홍수대책 외에도 여러 안전 관련 권고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터널 출입·점검 절차와 화재안전 감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9월 홍수의 원인과 재발 가능성을 면밀히 조사해 캠프 안전성과 토사처리장 설계기준, 조기경보체계를 재검토하라고 다시 요구했다. 2025년 개선 본격화…방호벽은 감리 승인 전 이후 현장의 안전관리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IPoE가 2025년 5월 5~9일 실시한 제5차 점검에서는 두산이 프로젝트정보관리시스템(PIMS)을 새로 도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PIMS 도입 이후 안전·환경 관련 문제 신고가 크게 증가해 1만1344건의 내부 HSE 점검 사례와 67건의 OHS 사건, 77건의 near-miss 등이 시스템에 기록됐다. IPoE는 과거의 과소보고 문제와 비교해 이를 ‘major progress’로 평가했다. OE에도 OHS 담당자 2명이 새로 충원됐다. 또 NWEDC는 2025년 4월 18일 중대한 부적합 사항이 발생할 경우 작업을 즉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을 도입했다. IPoE는 이를 기존 관리체계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주목할 만한 조치’로 평가했다. 홍수대책도 이 시기 본격적인 보완 단계에 들어갔다. 제5차 IPoE 점검 당시 2024년 9월 홍수의 원인과 위험성을 분석하고 EPRP의 홍수 대응 부분을 개편할 외부 전문 컨설턴트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실시간 위성자료와 수문관측 데이터를 활용하고, 같은 강에 위치한 다른 수력발전소와 경보 정보를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하지만 당시까지 컨설턴트의 최종 결과물은 IPoE 검토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IPoE는 다음 현장 방문에서 보고서를 검토하겠다고 명시했다. 2024년 홍수로 유실된 캠프 하천변에는 높이 약 7~8m, 길이 약 200m의 콘크리트·개비온 방호벽도 들어섰다. 문제는 설계 검증이었다. 제5차 보고서에 따르면 시공을 담당한 Power China가 방호벽 설계를 OE에 제출했지만 OE는 콘크리트 기초의 깊이와 향후 홍수 때 발생할 침식에 견딜 수 있는지 등을 문제 삼아 설계를 승인하지 않았다. IPoE는 이 시설이 다음 몬순 기간 캠프 거주자의 안전에 필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두산이 관련 설계문서를 NWEDC에 긴급히 제공해 OE 검토를 받도록 권고했다. 또 2025년 5월 현재 기후복원력평가도 아직 실시되지 않은 상태였다. IPoE는 2024년 홍수가 기후와 지질학적 위험이 결합될 경우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평가 범위를 재난 위험까지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분은 이미 다른 국내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것은 2024년 5월 경보장치의 구체적 문제 지적에서부터 같은 해 9월 실제 홍수, 12월 ‘미이행’ 판정, 2025년 위험평가와 방호시설 보완에 이르는 경보·안전대책의 이행 과정이다. 두산 측이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두산 측 설명 등에 따르면 올해 강 상류에 경보시스템을 추가 설치했고,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2024~2025년 IPoE가 지적한 경보체계의 문제와 지난달 발생한 초대형 재난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2025년 5월 이후 경보체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지난달 26일 사고 당시 새 경보시스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ADB가 공개한 3개의 독립전문가 보고서에는 한 가지 분명한 시간표가 남아 있다”면서 “빙하·지질 사건에 의한 돌발홍수 위험을 구체적으로 경고하고 경보체계의 전면 개편을 요구했지만, 약 6개월 뒤까지 핵심 권고는 완료되지 않았고, 이후 실제 홍수를 겪고 나서야 정밀 위험평가와 경보체계 보강이 본격화됐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대규모 해외 EPC 사업에서 자연재해 자체를 피할 수 있느냐와 별개로 이미 확인된 위험을 얼마나 빨리 관리체계에 반영했느냐를 따져봐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2026-09-08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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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OSHA,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DTS '안전·보건' 동시 점검
[경제일보]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가스터빈 시장 공략의 핵심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현지 서비스 자회사 두산터보머시너리서비시스(DTS)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의 안전·보건 점검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건의 조사는 같은 날, 같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작됐고 하나의 민원번호로 연결돼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미국에서 대형 가스터빈 수주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DTS의 현지 정비·서비스 역량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워 온 만큼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3일 본지가 미국 노동부 산하 OSHA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결과, OSHA 휴스턴 사우스 지역사무소는 지난 8월 11일 텍사스주 라포트에 있는 ‘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 Inc.’사업장에 대해 두 건의 점검을 개시했다. 검사번호는 각각 ‘1910460.015’와 ‘1910461.015’다. 두 사건 모두 점검 유형은 ‘Complaint(민원)’, 조사 범위는 ‘Partial(부분)’이며 사전통보 여부는 ‘N’으로 기록됐다. 현재 두 건 모두 사건 상태가 ‘OPEN’으로 표시돼 있다. 주목되는 것은 조사 분야다. 검사번호 1910460.015는 ‘Safety(안전)’, 1910461.015는 ‘Health(보건)’로 각각 분류됐다. 사업장 주소는 두 사건 모두 ‘12000 North P Street, La Porte, Texas’로 동일하다. DTS가 자사 홈페이지와 두산그룹에 공개한 미국 본사 주소도 이곳과 일치한다. 두 조사에는 동일한 민원 활동번호 ‘2474957’이 연결돼 있다. 하나의 민원이 접수된 뒤 같은 날 안전과 보건 분야의 별도 검사번호가 만들어진 것이다. OSHA 데이터상 안전 분야 사업분류는 기계가공업(NAICS 332710), 보건 분야는 터빈 및 터빈발전기 제조업(NAICS 333611)으로 각각 기재돼 있다. 같은 민원서 ‘안전·보건’ 두 갈래…구체적 내용은 아직 비공개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이번 민원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제 법규 위반 여부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OSHA는 근로자나 근로자 대표 등이 사업장의 안전·보건 기준 위반이나 신체적 위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민원을 제기하고 점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원을 토대로 현장 점검을 실시할지를 OSHA가 판단하며, 민원 점검은 일반적으로 제기된 위험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조사 과정에서 다른 위반 가능성이 발견되면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 따라서 ‘Complaint’ 유형의 점검이 시작됐다는 사실만으로 안전·보건법 위반이 확인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두 DTS 사건의 OSHA 공개 페이지에는 현재 위반사항이나 과징금이 표시돼 있지 않다. OSHA 역시 미종결 사건의 경우 위반 통지가 발부되더라도 고용주가 통지를 받은 뒤 일정 기간을 거쳐 관련 내용을 게시한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가 눈길을 끄는 것은 DTS가 두산에너빌리티의 미국 가스터빈 사업에서 차지하는 위치 때문이다. DTS는 두산중공업 시절인 2017년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업체 ‘ACT Independent Turbo Services’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당시 두산은 ACT가 보유한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인력과 설비, 수주 실적 및 노하우를 확보해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도 DTS를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 자회사로 명시하고 있다. 회사는 창원 가스터빈 서비스 공장과 DTS를 연계해 장기 부품 공급, 기술 자문, 정기점검, O&M 지원, 로터 및 고온부품 정비 등을 제공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텍사스 환경품질위원회(TCEQ) 자료에서도 사업장의 성격이 확인된다. TCEQ는 DTS가 이 사업장에서 발전소와 정유시설 등에 사용되는 터보기계의 수리·재생·리컨디셔닝 작업을 수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DTS는 앞서 이곳에 새로운 쇼트 블라스팅 부스와 열분사 설비를 추가하는 허가 변경도 추진했다. 다만 이러한 사업장의 설비나 작업공정이 이번 민원의 대상이라는 사실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美 가스터빈 12기 수주 뒤엔 DTS…‘현지 서비스’ 경쟁력 시험대 DTS의 중요성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미국 수주 확대와 함께 더 커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0월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국산 대형 가스터빈의 첫 해외수출을 성사시켰다. 당시 두산은 향후 미국에 공급하는 가스터빈의 정비 서비스를 DTS가 수행할 예정이라며 현지 서비스 역량을 수주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동일한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가스터빈 3기를 추가 수주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미국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7기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3월 공개한 기준으로 미국 공급계약 물량은 총 12기다.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수주를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검증된 성능, 빠른 납기’와 함께 DTS를 통한 현지 서비스 지원을 직접 꼽았다. 당시 두산에너빌리티가 밝힌 가스터빈 전체 수주량은 총 23기였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핵심 무대이기도 하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망 증설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자들이 자체 발전설비 확보에 나섰고, 비교적 건설기간이 짧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가스터빈이 대안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북미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370MW급 스팀터빈과 발전기도 처음 수주했다. 가스터빈 단품을 넘어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결합한 복합발전 솔루션으로 미국 전력시장 공략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도 미국 데이터센터향 가스터빈 수주를 두산에너빌리티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뉴시스는 지난달 25일 증권가 분석을 인용해 미국 데이터센터향 가스터빈 수주와 체코 원전 사업 등이 올해 실적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미국 현지 서비스 거점의 안정적인 운영은 가스터빈 판매 이후의 장기 서비스 사업까지 연결되는 두산의 사업모델과 직결된다. 가스터빈은 수십 년간 운전되는 발전설비라 신규 제작만큼 정기점검과 부품 교환, 성능개선, 장기유지보수 계약이 중요하다. 미국 고객 입장에서도 현지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능력이 공급업체를 선택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두산그룹은 공식 EHS 방침에서 임직원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글로벌 기준을 준수하는 안전·환경·보건 경영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가스터빈 시장의 전면에 서 있는 DTS에 대해 OSHA가 같은 민원을 토대로 안전과 보건 두 분야의 점검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같은 원칙이 미국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원번호 2474957에 어떤 안전·보건 문제가 제기됐는지, OSHA가 실제 위반사항을 확인했는지,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이 발생하는지 여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에서 가스터빈 공급을 본격 확대하고 현지 유지보수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시점에서 DTS의 OSHA 점검 결과는 단순한 미국 자회사 한 곳의 산업안전 이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이어 “회사가 미국 수주의 강점으로 내세운 ‘현지 서비스 경쟁력’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현장 운영과 안전관리 역량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26-09-03 0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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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9명 실종에 정부 대응팀 20명으로 확대…헬기 수색 총력
[경제일보] 네팔 대홍수로 한국인 9명의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정부가 현지 수색·구조를 지원하기 위한 대응 인력을 20명으로 확대한다. 사고 현장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유실돼 육로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는 헬기를 추가 투입하기 위한 네팔 당국과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교부는 29일 외교부 1명과 소방청 8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9명을 네팔에 추가 파견한다고 밝혔다. 추가 대응팀은 이날 오후 2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 오후 5시께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7일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11명 규모의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이번 추가 파견으로 현지 대응 인력은 모두 20명으로 늘어난다. 추가 대응팀은 기존 인력과 함께 실종자 수색과 구조 지원, 네팔 당국과의 현장 접근 협의 등을 맡는다.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은 모두 9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으로, 이들은 네팔 북부 라수와 지역의 어퍼 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사고 당시 현장에 고립됐던 다른 한국인 10명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정부와 기업 측은 이들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실종자 9명에 대한 수색에 대응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현장 접근이다. 이번 홍수와 토석류로 사고 지역의 도로가 크게 유실되면서 차량을 이용한 접근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 측은 카트만두에서 헬기를 확보해 현장 수색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대응팀과 두산에너빌리티, 한국남동발전은 모두 6대의 헬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헬기를 확보했다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네팔 당국이 추가 홍수와 산사태, 악천후 등을 이유로 헬기 운항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8일에는 한국 측이 확보한 헬기의 현장 투입이 제한됐고, 이후 남동발전 측 헬기 1대가 수색에 나섰다. 29일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측 헬기 1대도 수색 투입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나머지 헬기도 가능한 한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네팔 측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헬기 수색은 단순한 공중 정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소방 전문인력을 추가 투입해 현장 접근이 가능해질 경우 수색 범위를 넓히고, 드론 등을 활용해 토석류가 쓸고 내려간 지역을 정밀하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네팔 정부의 외국 구조 지원에 대한 입장 변화도 변수다. 네팔 당국은 초기에는 자국 군과 보안기관 중심으로 수색·구조를 진행하며 외국 구조팀의 직접적인 현장 투입을 제한했다. 그러나 29일부터는 수력발전소 터널 구조와 DNA 검사, 법의학 조사 등 일부 분야에 외국 전문가의 지원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지원 요청을 받아왔지만 초기에는 외국 구조팀의 직접적인 수색 참여를 제한했다. 한국인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 접근을 위해 헬기를 신속하게 투입하고 수색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번 재해가 히말라야 고지대의 빙하 붕괴에서 시작해 얼음과 암석의 대규모 이동, 토석류와 홍수로 이어졌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전했다. 이번 재난의 규모는 국경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강타한 이번 재해로 네팔과 티베트 양측에서 대규모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AP통신은 네팔에서 579명, 중국 티베트에서 7명이 사망했으며 전체 실종자가 약 2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실종자들이 위치했던 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은 이번 재난의 직접적인 피해 지역 가운데 하나다. 현장에는 대규모 토석류가 밀려들었고 도로와 주변 시설이 훼손되면서 구조대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산악지대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추가 산사태와 낙석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실종자 가족 지원에 나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내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면담하고 수색 상황과 정부 대응 계획을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실종자 9명 가운데 4명의 가족은 네팔 현지에 있으며 5명의 가족은 국내에 있다. 정부는 현지 대응팀 증원을 계기로 수색 역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네팔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헬기 운항 제한을 최대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실종자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 접근권을 확보하고 수색 범위를 넓히는 것이 구조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해외 인프라 사업 현장에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현지 재난 대응체계와 우리 정부·기업의 구조 역량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정부는 추가 인력을 현지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고,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확보한 헬기와 현장 정보를 활용해 구조 작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네팔 홍수, 한국인 실종, 네팔 대홍수,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두산에너빌리티, 한국남동발전, UT-1, 수력발전소, 헬기 수색, 히말라야가능해질 경우 수색 범위를 넓히고, 드론 등을 활용해 토석류가 쓸고 내려간 지역을 정밀하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네팔 정부의 외국 구조 지원에 대한 입장 변화도 변수다. 네팔 당국은 초기에는 자국 군과 보안기관 중심으로 수색·구조를 진행하며 외국 구조팀의 직접적인 현장 투입을 제한했다. 그러나 29일부터는 수력발전소 터널 구조와 DNA 검사, 법의학 조사 등 일부 분야에 외국 전문가의 지원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지원 요청을 받아왔지만 초기에는 외국 구조팀의 직접적인 수색 참여를 제한했다. 한국인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 접근을 위해 헬기를 신속하게 투입하고 수색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번 재해가 히말라야 고지대의 빙하 붕괴에서 시작해 얼음과 암석의 대규모 이동, 토석류와 홍수로 이어졌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전했다. 이번 재난의 규모는 국경을 넘어 확대되고 있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강타한 이번 재해로 네팔과 티베트 양측에서 대규모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AP통신은 네팔에서 579명, 중국 티베트에서 7명이 사망했으며 전체 실종자가 약 2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실종자들이 위치했던 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은 이번 재난의 직접적인 피해 지역 가운데 하나다. 현장에는 대규모 토석류가 밀려들었고 도로와 주변 시설이 훼손되면서 구조대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산악지대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추가 산사태와 낙석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실종자 가족 지원에 나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내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면담하고 수색 상황과 정부 대응 계획을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실종자 9명 가운데 4명의 가족은 네팔 현지에 있으며 5명의 가족은 국내에 있다. 정부는 현지 대응팀 증원을 계기로 수색 역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네팔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헬기 운항 제한을 최대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실종자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 접근권을 확보하고 수색 범위를 넓히는 것이 구조의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고는 해외 인프라 사업 현장에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현지 재난 대응체계와 우리 정부·기업의 구조 역량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정부는 추가 인력을 현지에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지원하고,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확보한 헬기와 현장 정보를 활용해 구조 작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2026-08-29 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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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버리고 원전 품었다…130년 두산의 '변신 본능'
[경제일보] 두산의 130년 역사를 관통하는 것은 ‘무엇을 지켰느냐’보다 ‘무엇을 버렸는가’에 더 가깝다. 1896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의 박승직상점에서 출발해 화장품·주류·식음료를 거쳤고, 지금은 발전설비와 건설기계에서 원전·가스터빈·로봇·반도체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창업의 계보는 이어졌지만 그 안을 채운 사업은 수차례 바뀌었다. 올해 창립 130주년을 맞은 두산은 1915년 화장품 ‘박가분’을 제조했고 1950년대 동양맥주를 세우면서 소비재 기업의 색채가 짙어졌다. 1978년에는 OB그룹에서 두산그룹으로 명칭을 바꿨다. 지금의 원전·가스터빈 사업과는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역사다. 팔아서 다시 샀다…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몸집을 키워오던 두산은 창업 100주년을 전후해 오히려 사업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한국네슬레·한국3M·한국코닥 등 합작기업 지분을 정리했다. 1997년에는 OB맥주 음료사업을 코카콜라에 4322억원에 넘겼다. 부동산 매각 등을 더하면 6100억원 이상의 현금 유입 효과가 예상되는 규모였다. 외환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이었다. 모태사업인 OB맥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8년 지분 50%를 벨기에 인터브루에 넘겼다. 박용곤 당시 회장은 “두산은 지속돼야 한다. 하지만 가업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알짜기업도 필요하면 팔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사업을 지키는 것보다 기업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 같은 해 9개 계열사를 ㈜두산으로 통합했다. 당시 438%였던 ㈜두산 부채비율은 이듬해 말 164%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될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빠르게 진행됐다. 외환위기 속에서 두산은 다음 사업으로 이동할 여력을 확보했다. 구조조정은 몸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확보한 자금을 다시 M&A에 투입했다. 2001년 한국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했고 2007년에는 49억달러를 들여 미국 밥캣 등을 품었다. 오늘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핵심 축이 이때 만들어졌다. 그룹의 정체성도 바뀌었다. 대우종합기계의 2003년 실적을 포함하면 중공업 비중은 1999년 50.2%에서 84.3%까지 높아지는 반면 식품·주류 등 소비재는 40.4%에서 11.5%로 떨어졌다.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그룹의 중심축 자체를 바꾼 것이다. 다만 빠른 변화에는 값이 따랐다. 밥캣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북미 건설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두산은 2008년 밥캣에 10억달러를 추가 투입했다. 공격적 M&A는 성장의 동력이었지만 차입과 재무 부담도 키웠다. 두산의 ‘변신 DNA’가 강점인 동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2020년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두 번째 구조조정이 현실화했다. 글로벌 석탄화력 발주 감소와 국내 신규 원전 일감 축소, 두산건설 지원 등으로 누적된 재무 부담이 겹쳤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총 3조6000억원을 지원했고 두산은 3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추진했다. 이번에도 선택은 과감했다. 클럽모우CC와 두산솔루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를 매각했고 핵심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도 현대중공업그룹에 넘겼다. 1990년대 ‘필요하면 핵심사업도 판다’는 방식이 20여 년 만에 반복된 셈이다. 원전·가스터빈·로봇, 세 번째 변신 현재 두산은 클린에너지·스마트머신·첨단소재를 3대 핵심사업으로 두고 다시 사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중심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있다. 대형 원전 기자재와 가스터빈에서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요가 커지는 흐름도 기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 다섯 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독자 기술을 확보한 뒤 지난해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5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SMR에서는 미국 X-energy와 Xe-100 16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생산능력 예약계약을 맺었고, 이달 테라파워의 미국 와이오밍주 나트륨 원자로 핵심 기자재 제작 계약도 확보했다. 과거 한국중공업 인수로 확보한 원전 제조 기반이 20여 년 뒤 글로벌 SMR 공급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장과 산업 환경이 바뀌면 기존 사업에 머무르기보다 필요한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원전·가스터빈·SMR의 핵심 기술과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면서 장기 서비스와 유지보수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7248억원, 영업이익 31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4%, 15.9% 증가했다. ㈜두산 자체사업도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용 전자소재 수요를 타고 매출 7652억원, 영업이익 212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세 번째 변화의 성공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두산로보틱스는 2분기 매출이 294% 증가한 176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 144억원을 냈다. 두산밥캣 역시 미국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4년에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아래로 옮기려던 사업재편이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금융당국의 제동 끝에 철회되기도 했다. 두산의 130년은 한 업종을 끈질기게 지킨 역사가 아니다. 1990년대에는 소비재를 덜어내고 중공업을 샀고, 2020년에는 다시 핵심 자산을 팔아 그룹을 재정비했다. 이제 그 중공업 기술을 원전·가스터빈·SMR로 확장하고 로봇과 첨단소재를 새로운 축으로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변신의 속도가 아니라 비용”이라며 “과거 공격적 M&A가 재무 부담을 남겼다면 이제는 신사업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주주와 시장의 신뢰까지 함께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산이 130년간 보여준 것은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며 “세 번째 변신의 승부는 과거와 같은 비용을 반복하지 않고 다시 한번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7 18: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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