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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AI 경쟁, 인프라가 좌우"…카카오엔터프라이즈 GPUaaS 제시
[경제일보] 증권사들의 인공지능(AI) 활용 범위가 투자분석과 리스크 관리 등 핵심 업무로 확대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AI 인프라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규모 AI 모델을 운영하기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부터 데이터센터와 전력, 보안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늘어나면서 금융권에서도 클라우드와 자체 인프라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 데이터의 특성상 망분리와 내부통제 등 높은 보안 요건까지 충족해야 하는 만큼 증권사의 AI 전환 경쟁이 인프라 경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 LS증권 등 주요 증권사 IT·인프라 담당자를 대상으로 '증권형 AI 인프라의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금융권 AI 인프라 구축 전략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최근 증권사들은 AI를 고객 상담이나 검색 등 고객 접점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서 나아가 데이터 분석, 리스크 관리, 투자전략 수립, 내부 업무 자동화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 모델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와 업무가 늘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GPU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AI 전환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AI 인프라는 단순히 GPU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구축이 끝나지 않는다. 고성능 GPU를 운영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 네트워크, 저장장치, 관리 시스템 등이 함께 필요해 구축의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다. 기업이 GPU를 직접 구매해 자체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향후 AI 수요 변화에 따라 자원을 유연하게 조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금융권은 일반 기업보다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보안 요건이 많다. 증권사가 보유한 고객 정보와 금융 데이터가 민감한 만큼 외부 환경에서 AI를 운영할 경우 데이터 보안과 접근 통제, 내부 통제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망 분리 등 금융권 특유의 규제 환경도 AI 인프라 확대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자체 인프라와 클라우드의 장점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감한 데이터를 내부 환경에서 관리하면서 필요에 따라 클라우드의 GPU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초기 구축 부담과 확장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클라우드의 하이브리드 GPUaaS가 고사양 GPU 구매부터 데이터센터와 전력, 자원 통합 관리, 확장 등에 필요한 AI 인프라를 카카오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AI 인프라를 처음부터 직접 구축하는 대신 필요한 GPU 자원을 확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구축 기간, 유연성 및 확장성, 보안, 운영·관리 역량 등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제시했다. 또한 금융기관이 클라우드 기반 AI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망 분리와 데이터 보안, 내부 통제 기능 등을 강조했다. 카카오클라우드는 금융권의 클라우드 이용을 위한 보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금융보안원이 매년 진행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안전성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AI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AI가 처리하는 금융 데이터의 보안과 관리 체계까지 함께 확보해야 하는 만큼 인프라 사업자들의 금융 특화 경쟁도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금융권 AI 시장에서는 AI 모델과 서비스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금융 데이터의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급변하는 AI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증권사의 AI 전환 속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나타나고 있다. 이재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최근 증권업계는 고객 접점에서의 AI 활용을 넘어 전사 차원에서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AI 전환(AX)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업 및 기관이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AX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AI 인프라의 근본적인 혁신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27 16: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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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대출 270조 달성… 장민영호, 여신심사·업무 혁신 'AI 승부수'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중소기업금융 1위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과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70조원까지 늘었다.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24.6%대로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정책금융 역량을 첨단산업과 혁신기업 투자로 확장하는 한편 축적한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여신심사와 영업·업무 방식 전환도 추진한다. 다만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가운데 생산적 금융 확대와 함께 수익성과 건전성, 자본여력을 관리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생산적 금융 300조…중소기업 성장 지원 넓힌다 장 행장이 가장 힘을 싣는 분야는 생산적 금융이다. 기업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총 300조원을 공급하는 ‘30-3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을 기반으로 AI와 반도체, 에너지 등 미래산업과 혁신기업, 지역 성장기업으로 금융 공급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지원 방식도 다양화한다. IBK캐피탈·투자증권·자산운용·벤처투자 등 계열사 역량을 결합해 기업 발굴과 투자부터 상장, 성장,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3년간 5000억원 규모의 메자닌 펀드를 조성하고 에너지·인프라 분야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하반기 조직개편에서는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을 전담하는 생산적포용금융부를 신설하고 투자 부문의 정책사업 기능을 강화했다. ◆중기대출 270조…시장점유율 24.6%대 역대 최고 기업은행의 주력 사업인 중소기업금융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70조원이다. 중기금융시장 점유율은 24.6%대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은행계정 원화대출 기준 기업자금대출 가운데 운전자금은 136조194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1% 증가했다. 시설자금은 141조7489억원으로 같은 기간 2.6% 늘었다. 가계자금대출은 42조9717억원으로 지난해 말 43조476억원보다 0.2% 감소했다. ◆AI 네이티브 뱅크…여신심사부터 바꾼다 장 행장의 또 다른 핵심 전략은 AI다. 기업은행은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디지털그룹을 AX전략그룹으로 재편하고 AI 전략 수립과 실행을 총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데이터 활용과 내부통제 관련 조직도 확대했다. 기업은행은 △초개인화 AI뱅킹 △AI 지능형 여신심사 △AI Agent 기반 업무 환경 구축을 추진한다. AI를 개별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 접점부터 심사와 내부 업무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소기업 금융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담보와 재무정보 중심의 여신심사 보완에 나선다.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성, 미래 현금흐름 등을 평가에 반영해 자금 공급 대상과 리스크를 보다 세밀하게 판단하는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순익 감소 속 건전성·자본관리 병행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하는 가운데 수익성과 자본여력을 관리하는 것은 과제로 남아 있다. 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은 1조44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별도 순이익도 1조20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 줄었다. 은행 이자이익은 3조7692억원으로 6.2% 증가했으나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관련 손익 감소와 대손충당금 증가 등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7%를 기록했다. 대손비용률은 0.46%로 지난해 말보다 0.01%포인트(p) 낮아졌다. 자본비율은 소폭 개선됐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1.49%로 지난해 말 11.48%보다 0.01%p 상승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4.80%로 지난해 말 14.78%보다 0.02%p 올랐다.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위험가중자산은 274조623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10조5000억원 늘었다. BIS비율은 소폭 상승했지만 향후 대출과 투자 공급이 확대되는 만큼 자본여력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생산적 금융 확대에 필요한 자본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BIS비율 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여신심사 체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자금·리스크 두루 거친 내부 출신 CEO 장 행장은 기업은행 내부에서 자금과 연구, 영업현장, 리스크관리 등의 업무를 거친 뒤 자산운용사 경영까지 경험한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자금운용부장과 IBK경제연구소장, 강북지역본부장, 리스크관리그룹장을 지냈으며 2023년 IBK자산운용 부사장에 이어 2024년 대표이사를 맡았다. 올해 기업은행장 취임 이후에는 기존 중소기업금융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사업 방식과 조직 체계를 바꾸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하반기 조직개편에서는 그룹과 지역본부에 인사 권한을 확대하고 현장 의견을 인력 배치에 반영하는 책임인사제를 강화했다. CIB그룹에는 글로벌투자 기능을 모으고 자산관리그룹에는 연금사업본부를 편제해 사업 간 연계도 확대했다. 창립 65주년에는 새로운 미래 비전인 ‘ON-IBK’를 제시했다. 생산적 금융과 AI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중소기업금융 중심의 정책은행 역할을 확장하는 것이 장 행장 체제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7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7 13: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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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리스크 관리 경진대회 대상팀, 국제 보험대회서 3위 外
[경제일보] 삼성화재는 자사가 운영한 '제4회 전국 대학(원)생 리스크 관리 경진대회'의 대상팀인 '포슈어'가 지난 21일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에서 열린 국제 보험 경진대회 'GAIP 2026'에서 3위를 수상했다고 24일 밝혔다. GAIP 2026은 아시아 보험산업의 미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글로벌 보험 협력기구 GAIP(Global Asia Insurance Partnership)와 난양공대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홍콩,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9개국에서 자국 예선을 거쳐 선발된 대학생 대표팀이 참가했다. 한국 대표로 참가한 포슈어팀은 이화여대·가천대·방송통신대 학생들로 구성됐다. 국내 본선에서 대상을 받은 '생활권 기반 고령자 안전운전 특약'을 주제로 발표했다. 해당 특약은 주행 기록을 바탕으로 고령 운전자별 생활 반경을 도출하고 주행거리와 생활권 내·외 안전운전 수준, 운전패턴 변화 등을 분석해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개인별 주행 변화를 파악해 사고를 예방하고 고령화에 따른 이동 위험을 보험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학생들은 대회 기간 아시아 계리 컨퍼런스(AAC 2026)를 참관하고 삼성Re 싱가포르 법인을 방문해 글로벌 보험산업의 주요 현안과 사업 현장을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래 인재들이 보험산업의 다양한 리스크를 새로운 시각에서 고민하고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한화손보, 4050 가족돌봄여성 대상 심리·자립 지원 실시 한화손해보험이 가족을 장기간 돌보며 심리적·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4050 중장년 여성을 대상으로 통합 자립지원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지원은 한화손보가 가족돌봄여성을 위해 추진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웰투게더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과 함께 진행한다. 지원 프로그램은 심리지원과 자립지원으로 나뉜다. 심리지원은 질병이 발생한 가족을 6개월 이상 돌보고 있는 40·5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심리상담 플랫폼 '마인드 카페' 소속 전문 상담사가 1대1 전화 상담을 진행하며 1인당 총 3회에 걸쳐 돌봄 과정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우울감 해소를 지원한다. 생활 안정을 위한 자립지원금도 지급한다. 중위소득 120% 이하 가구 가운데 선정된 대상자에게 월 30만원씩 3회에 걸쳐 총 9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의료·간병비와 의복 구입, 외식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자는 월드비전 전국 17개 지역사업본부와 복지관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필수 요건과 지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한화손보는 지역 기반 카페와 간병 전문 커뮤니티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모집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가족 간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4050 여성들이 일상을 회복하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여성의 생애주기 전반을 케어하는 '웰니스 파트너'로서 맞춤형 지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현대해상, 화성시와 '아이마음 놀이터' 조성 MOU 체결 현대해상이 화성특례시와 화성시환경재단, 사단법인 루트임팩트,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과 '화성시 자원순환 활성화 및 아이마음 놀이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아이마음 놀이터'는 현대해상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어린이를 위한 도서와 전시, 체험 놀이공간 등을 조성하는 민관협력 사업이다. 지난해 10월 영등포구청과 첫 협약을 맺어 어울숲공원에 조성했으며 이번 화성시가 두 번째다. 화성시에서는 동탄호수공원 주차타워 유휴공간을 활용해 아동과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화성시는 최근 3년간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해상은 시설 건립과 운영을 위한 재정 후원을 맡는다. 화성시는 정책·행정 지원을 담당하며 화성시환경재단과 루트임팩트, 코끼리공장은 각각 공간 운영과 시설 조성, 프로그램 운영에 협력한다. 화성시 재활용센터 사업과 연계해 시니어가 참여하는 장난감 교환·수리 등 자원순환 활동도 운영한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자원순환·환경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은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 1위 기업으로서 건강하고 행복한 육아 동반자를 지향한다"며 "'아이마음 놀이터'가 단순한 놀이공간을 넘어 어린이와 양육자,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양육 문화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8-24 08: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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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원한다"…토큰화가 바꾸는 금융 배관
[경제일보] 한때 가상화폐 투기의 기반 기술로 여겨졌던 블록체인이 세계 금융산업의 새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월가의 대형 은행과 증권거래소,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금과 예금, 채권, 펀드, 주식 등 전통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 토큰으로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월가가 블록체인 사랑하기를 배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블록체인이 거래 비용을 낮추고 결제 시간을 줄이며,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하루 24시간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시장도 2025년 초 40억달러 미만에서 최근 160억달러 이상으로 커졌다고 FT는 전했다. 월가의 관심은 가상화폐 자체보다 ‘토큰화(Tokenisation)’에 쏠려 있다. 토큰화는 현금, 예금, 채권, 주식, 펀드, 원자재, 부동산 등 실물·금융자산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해 거래하는 방식이다. 기존 금융시장이 은행, 예탁결제기관, 청산소, 거래소, 수탁기관 등 여러 중개기관을 거쳐 움직였다면 토큰화 금융은 거래와 결제, 권리 이전, 이자·배당 지급을 하나의 디지털 장부와 스마트계약으로 자동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패했던 블록체인 거래소, 10년 뒤 다시 주류로 금융권의 블록체인 실험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FT는 2016년 호주증권거래소가 기존 거래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소프트웨어 설계와 대규모 거래 처리 문제 등이 겹치며 결국 프로젝트가 중단됐다고 짚었다. 당시에는 스마트계약, 확장성, 금융규제, 기관투자가 활용 경험이 모두 미성숙한 단계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면서 환경은 달라졌다.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수탁, 온체인 결제 등을 거치며 성숙했고, 금융당국도 제도권 금융 인프라로서 분산원장기술(DLT)을 다루기 시작했다. 기업 경영진 입장에서도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관련 투자를 결정하기 쉬워졌다. 미국 증권시장 청산·결제 인프라를 담당하는 DTCC도 움직이고 있다. DTCC는 올해 5월 토큰화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2026년 7월 제한적 실거래를 거쳐 10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TCC는 미국 주식과 채권 거래의 청산·결제를 맡는 핵심 기관으로, 금융권에서는 DTCC의 참여를 토큰화가 실험 단계를 넘어 시장 인프라 단계로 이동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은행의 경쟁자는 은행만이 아니다 전통 금융회사가 토큰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경쟁 압박도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핀테크 플랫폼은 이미 24시간 거래, 즉시 결제,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젊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은 가상화폐를 넘어 주식, 채권, 원자재, 사모신용 등 기존 금융상품까지 토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도 토큰화 주식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나스닥은 올해 3월 토큰화가 “항상 열려 있는 금융 생태계”의 이점을 열 수 있다며, 발행회사를 중심에 둔 주식 토큰 설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나스닥은 이 구상이 규제된 기존 주식시장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투명한 시장 구조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변화의 압박을 인정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주주 서한에서 스테이블코인, 스마트계약, 토큰화 플랫폼을 새로운 경쟁자로 거론하며 자체 블록체인 기술 확대 필요성을 밝혔다. 비트코인을 강하게 비판해 온 월가 대표 은행가마저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는 외면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토큰화된 돈부터 커진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는 ‘토큰화된 돈’이다. 대표적으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유로 등 법정통화 가치에 1대1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자산이다. 토큰화 금융시장에서는 법정통화와 블록체인 자산을 이어주는 결제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은행권도 토큰화 예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웰스파고가 올가을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토큰화 예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토큰화 예금은 기존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에서 이전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 것으로, 은행권이 스테이블코인에 대응하면서도 예금 기반 결제 질서를 유지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이 함께 쓰는 토큰화 결제 인프라를 실험하고 있다. BIS의 ‘프로젝트 아고라(Project Agorá)’는 토큰화된 중앙은행 준비금과 상업은행 예금을 결합해 도매 국제결제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공공·민간 공동 프로젝트다. BIS는 이 프로젝트가 기존 자금세탁방지, 결제완결성, 개인정보보호 규칙을 준수하면서도 국제결제의 비효율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효율성 뒤에 새 리스크도 토큰화 지지자들은 거래비용 절감과 결제시간 단축, 담보 활용 효율화, 24시간 거래를 장점으로 든다. 예를 들어 국채를 토큰화해 환매조건부채권, 즉 레포(Repo) 거래의 담보로 활용하면 담보가 묶이는 시간을 줄이고 자금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계약을 활용하면 이자나 배당, 권리 행사도 자동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국제기구는 속도가 곧 안정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IMF는 지난달 발표한 토큰화 관련 보고서에서 토큰화가 금융시장 구조와 리스크 관리, 금융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금융은 속도, 집중, 분절화 문제를 통해 금융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으며, 자동 실행과 연속 결제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금 유출을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스크는 여러 갈래다. 첫째는 자동화 리스크다. 스마트계약이 조건 충족 시 즉시 실행되면 평상시에는 효율적이지만, 위기 때는 인간의 재량적 개입이 사라질 수 있다. 마진콜과 담보 청산이 자동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 충격이 더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인프라 리스크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특정 금융기관이 직접 통제하지 않는 네트워크다. 해킹, 코드 결함, 검증인 구조, 네트워크 장애가 금융시장 인프라의 위험으로 전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은 공개형 블록체인보다 내부 통제가 가능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호하고 있다. 셋째는 상호운용성 문제다. 각 은행과 플랫폼이 서로 다른 토큰화 예금과 자산 네트워크를 만들면 유동성은 커지기보다 쪼개질 수 있다. JP모건 토큰이 다른 은행 시스템에서 곧바로 결제되지 않는다면, 토큰화는 하나의 통합 시장이 아니라 여러 개의 닫힌 시장을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식 토큰’은 진짜 주식인가 투자자 보호 문제도 남아 있다. 로빈후드는 지난해 유럽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픈AI와 스페이스X 관련 주식 토큰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오픈AI는 해당 토큰이 자사의 실제 지분이 아니며, 회사와 제휴한 상품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도 오픈AI가 로빈후드의 주식 토큰과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사례는 토큰화 금융의 핵심 쟁점을 보여준다. 투자자가 토큰을 보유했을 때 실제 주주권을 갖는지, 배당과 의결권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발행회사가 이를 승인했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나라 법과 감독당국이 관할하는지 명확하지 않으면 투자자 혼란이 커질 수 있다. 결국 월가가 원하는 것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배관’을 새로 까는 블록체인이다. 토큰화는 낡은 결제·청산 구조를 바꾸고 금융상품의 유통 방식을 혁신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은 속도만으로 움직이는 산업이 아니다. 신뢰, 규제, 결제 안정성, 투자자 보호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토큰화는 금융산업의 인터넷화에 가까운 변화지만, 모든 자산을 24시간 거래하게 만든다고 시장이 자동으로 더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융당국은 혁신을 막기보다 토큰의 권리 구조, 결제 자산, 플랫폼 책임, 위기 시 중단 장치까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8-09 08: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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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3주체를 다시 짜라 ②소비자편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일상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검색과 쇼핑, 금융 상담, 보험 심사, 대출 추천, 콘텐츠 소비, 교육, 의료 상담까지 AI가 개입하는 영역이 빠르게 넓어지는 모습이다. 소비자는 더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데이터가 어디에 쓰이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도 늘고 있다. 24일 정부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소비자의 클릭 기록, 검색 이력, 결제 정보, 이동 경로, 신용 정보, 건강 정보, 소비 패턴 등은 AI 학습과 맞춤형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개인별 추천과 광고, 금융상품, 콘텐츠 노출 순서를 조정하고 있다. AI시대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 데이터 제공자이자 알고리즘 판단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AI 확산에 따른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 올해 1월 AI 기본법을 시행하면서 의료, 금융, 교통, 원전 등 민감 분야의 고영향 AI에 대해 인간 감독과 투명성 확보를 요구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AI 모델·시스템 개발자와 제공자가 개인정보 유출, 딥페이크에 따른 인격권 침해 등 새로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AI 프라이버시 리스크 관리 모델’을 공개했다. 금융권의 변화도 빠르다.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핀테크 기업들은 AI 상담, 이상거래 탐지, 신용평가, 맞춤형 상품 추천, 보험금 심사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AI 활용 확대와 함께 설명 가능성, 책임 소재, 소비자 보호 기준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AI 상담과 대출심사는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지만, 소비자가 왜 특정 상품을 추천받았는지, 왜 대출 한도나 금리가 다르게 산정됐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융 AI의 핵심은 속도보다 설명 책임”이라고 말했다. AI가 골라주는 시대, 소비자는 더 자유로워졌나 AI 추천 서비스는 소비자의 선택 방식을 바꾸고 있다. 과거 소비자는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비교하고 선택했다. 지금은 플랫폼이 소비자의 검색 기록과 구매 이력, 위치, 관심사를 분석해 상품과 콘텐츠를 먼저 제시한다. 쇼핑몰은 개인별 추천 상품을 배열하고 금융 플랫폼은 맞춤형 대출과 카드, 보험상품을 보여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포털, 뉴스 플랫폼도 이용자의 선호를 기반으로 콘텐츠 노출 순서를 조정한다. 문제는 추천이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선택의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범위 안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가 상단에 노출되는 이유, 추천 기준에 광고나 수수료가 얼마나 반영됐는지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AI 추천은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지만 플랫폼이 어떤 기준으로 상품을 보여주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 정보 비대칭이 커질 수 있다”며 “추천의 편리함과 소비자의 알 권리 사이에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는 공짜 원료가 아니다 AI 서비스의 기반은 데이터다. 소비자가 남긴 정보가 많을수록 AI는 더 정교한 추천과 예측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 활용이 늘어날수록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금융, 의료, 교육, 이동 정보처럼 민감한 데이터가 결합되면 개인의 생활 패턴과 경제 상황, 건강 상태까지 추정할 수 있다. 개인정보위가 AI 프라이버시 리스크 관리 모델에서 개인정보 유·노출뿐 아니라 딥페이크로 인한 인격권 침해를 새로운 위험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AI가 만든 이미지와 음성, 영상은 소비자 피해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보이스피싱과 투자 사기, 허위 광고, 유명인 사칭, 딥페이크 범죄가 AI 기술과 결합하면 피해 규모와 확산 속도가 커질 수 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기존 개인정보 유출은 계정 탈취나 스팸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AI시대에는 유출된 정보가 음성 합성, 얼굴 합성, 맞춤형 사기 문구에 활용될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의 기준도 단순 정보보호에서 신원과 평판 보호로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AI의 편리함 뒤에 남는 설명 책임 금융 분야는 AI가 소비자 권리와 직접 충돌할 수 있는 대표 영역이다. AI가 대출 한도와 금리, 카드 발급 가능성, 보험 가입 심사, 이상거래 탐지, 투자상품 추천에 활용되면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편리한 상담과 빠른 심사는 장점이지만 잘못된 데이터나 편향된 모델이 적용되면 불합리한 차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AI가 판단했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왜 한도가 줄었는지, 왜 보험 가입이 거절됐는지, 왜 특정 투자상품이 추천됐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AI 판단에 오류가 있다면 이의를 제기하고 사람이 다시 검토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 한 금융소비자보호 전문가는 “AI가 금융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AI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충돌할 수 있다”며 “특히 고령층이나 금융 취약계층은 AI 상담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별도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약자를 방치하면 AI 격차는 생활 격차가 된다 AI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디지털 취약계층의 문제도 커질 수 있다.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는 AI 기반 서비스에서 배제되거나 불리한 조건을 감수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 점포와 대면 창구가 줄고 모바일 앱과 챗봇 상담이 늘어날수록 이 같은 격차는 금융 접근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과 의료 분야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AI 학습 서비스는 개인별 맞춤 교육을 제공할 수 있지만 기기와 네트워크, 결제 능력이 부족한 가정은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 AI 건강관리 서비스도 스마트기기 활용 능력과 데이터 접근성에 따라 이용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시대 소비자 정책이 ‘피해 구제’ 중심에서 ‘역량 강화’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가 AI 추천과 자동화된 판단을 이해하고 개인정보 제공 여부를 선택하며 부당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시대 소비자는 더 빠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시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편리함은 공짜가 아니다. 소비자의 데이터가 기업의 수익과 AI 성능을 높이는 원료가 되는 만큼 소비자에게도 정보 접근권과 설명 요구권,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 한 소비자정책 전문가는 “AI시대 소비자 보호의 핵심은 기술을 막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술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데이터 주권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편익은 일부 기업과 플랫폼에 집중되고 소비자는 판단의 객체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24 11: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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