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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분쟁 '한 우물' 피터앤김 vs 글로벌 연합 KL파트너스
[경제일보] 수조원이 걸린 국제중재에서는 로펌의 변호사 숫자만으로 승부가 갈리지 않는다. 수백명 이상의 변호사를 둔 대형 로펌과 수십명 규모의 전문 로펌이 같은 사건을 놓고 경쟁한다. 국제중재 경험과 해외 변론 능력이 필요한 만큼 특정 분야만 깊게 파고든 로펌이 대형 로펌과 맞설 수 있는 시장이다. 법률시장에서는 이런 전문 로펌을 ‘부티크 펌(Boutique Firm)’이라고 부른다. 기업 인수·합병과 금융, 조세, 형사, 노동 등 거의 모든 법률업무를 다루는 종합로펌과 달리 특정 분야에 인력과 경험을 집중한다. 규모보다 전문성을 앞세우고 사건을 맡은 파트너가 직접 실무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국제중재 시장의 대표적인 부티크 펌으로 피터앤김과 KL파트너스가 꼽힌다. 두 곳 모두 대형 로펌에서 국제분쟁을 다룬 변호사들이 주축이지만 성장법은 다르다. 피터앤김은 국제분쟁에 집중한 채 자기 이름으로 해외 사무소를 늘렸고 KL파트너스는 국제중재와 기업자문을 함께 가져가면서 글로벌 로펌 베이커맥켄지와 손잡았다. 한쪽은 직접 세계로 나갔다. 다른 한쪽은 세계적인 로펌의 네트워크를 서울로 끌어왔다. 국제중재 부티크 시장을 두고 피터앤김과 KL파트너스가 벌이는 첫 번째 싸움이다. ◆ 자체 해외망 피터앤김 vs 글로벌망 붙인 KL 피터앤김의 선택은 직접 진출이다. 2020년 출범한 뒤 서울을 비롯해 스위스 제네바·취리히와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퍼스까지 6곳에 사무소를 냈다. 해외 로펌과 제휴해 사건을 넘기는 대신 주요 국제중재 거점에 자기 간판을 달았다. KL파트너스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2015년 설립된 뒤 국제중재와 기업 인수·합병을 주력으로 삼았고 2023년 베이커맥켄지와 합작법무법인을 만들었다. 국내 로펌과 미국계 글로벌 로펌이 만든 첫 합작법무법인이다. 베이커맥켄지는 세계 70개가 넘는 사무소를 두고 있다. KL파트너스는 각국에 자기 사무소를 하나씩 만드는 대신 베이커맥켄지의 해외 변호사와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현재 합작법인은 국제중재와 소송뿐 아니라 기업 인수·합병과 조세, 에너지·인프라 등도 함께 다룬다. 피터앤김은 해외 거점의 통제권과 브랜드를 직접 가져간다. KL파트너스는 사무소를 직접 늘리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곧바로 사용한다. 어느 방식이 해외 사건을 더 많이 가져올지는 앞으로 수임 실적에서 갈린다. ◆ 국제분쟁 집중 피터앤김 vs M&A까지 넓힌 KL 업무를 넓히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난다. 피터앤김은 출범 이후 국제중재와 국제분쟁이라는 영역에 힘을 모았다. 기업 간 상사중재뿐 아니라 투자자와 국가 사이의 분쟁과 중재판정 관련 소송까지 다룬다. 체임버스앤파트너스는 2026년 한국 국제중재 분야에서 피터앤김을 최고등급인 Band 1에 올렸다. 국제중재 전문매체 GAR도 피터앤김을 2025년 세계 주요 국제중재 로펌 30곳 가운데 26위로 평가했다. 2020년 출범 이후 5년 가운데 4차례 GAR 30에 이름을 올렸다. 변호사 숫자가 많은 종합로펌이 아니라 국제중재 사건의 규모와 수행시간 등을 토대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부티크 전략을 보여준다. KL파트너스도 출발점에는 국제중재가 있었다. 김범수 대표변호사는 세종에서 16년간 일하며 국제분쟁팀장을 지냈고 국제상업회의소(ICC)와 싱가포르국제중재원(SIAC),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 등의 사건을 수행했다. 투자자·국가 분쟁도 주요 업무다. 다만 KL파트너스는 국제중재만 남겨두지 않았다. 설립 때부터 기업 인수·합병을 함께 키웠고 베이커맥켄지와 합작한 뒤 기업자문과 조세, 에너지·인프라까지 해외 네트워크와 연결했다. 피터앤김이 국제분쟁의 깊이를 더하는 동안 KL파트너스는 국제분쟁에서 확보한 고객의 다른 법률 수요까지 가져가는 전략이다. ◆ 파트너 직접 투입…결국 사람 싸움 두 곳이 대형 로펌과 맞설 수 있는 무기는 결국 사람이다. 국제중재는 한 사건이 몇 년씩 이어지기도 한다. 계약서와 증거를 분석하고 외국법을 검토한 뒤 해외 중재판정부에서 영어로 직접 변론해야 한다. 사건 경험이 많은 파트너가 실제 사건 수행에서 얼마나 오래 관여하느냐가 중요하다. 피터앤김은 사건마다 파트너가 참여하는 전담팀을 구성하는 방식을 내세운다. 서로 다른 국가와 법체계에서 경험을 쌓은 변호사를 사건 성격에 따라 묶는다. 서울 사무소뿐 아니라 유럽과 싱가포르, 호주의 변호사들이 한 사건에 함께 참여한다. 올해도 사람을 늘렸다. 지난 7월 광장과 화우에서 약 15년간 근무한 김진욱 변호사가 파트너로 합류했고 9월에는 김앤장 국제중재팀에서 10년간 일한 최준학 변호사를 영입했다. 싱가포르에서도 국제중재 경력 20년 안팎의 엘로디 둘락 변호사를 파트너로 데려왔다. KL파트너스의 무기는 김범수 대표를 비롯한 자체 중재팀과 베이커맥켄지의 해외 인력이다. 한국법 문제는 서울에서 맡고 외국법과 현지 규제가 걸리면 해외 사무소를 붙일 수 있다. 2026년 7월부터는 조세·통상 전문가 곽장운 변호사가 합작법인의 한국 대표를 맡아 조직 확대를 이끌고 있다. 피터앤김은 국제중재 스타 변호사를 자기 조직으로 끌어들인다. KL파트너스는 자체 전문가에 글로벌 로펌 인력을 붙인다. 두 전략 모두 결국 좋은 변호사를 얼마나 빨리 사건에 투입하느냐의 싸움으로 모인다. ◆ 굵직한 국제분쟁 놓고 실적 경쟁 피터앤김은 고액 국제분쟁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교보생명과 어피니티·GIC 등이 벌인 주주 간 분쟁에서는 사모펀드 측을 대리해 유리한 중재판정과 합의를 이끌었다. 체임버스는 이 사건을 피터앤김의 대표 업무로 소개하고 있다. 투자자·국가 분쟁도 다룬다. 기업 간 계약분쟁만 아니라 국가를 상대로 한 투자중재와 국제공법까지 업무 범위를 가져가고 있다. 건설과 에너지, 자원개발, 기업 인수·합병 등 국제중재가 많이 발생하는 산업도 주요 시장이다. KL파트너스 역시 투자자·국가 분쟁 경험을 쌓아왔다. 김범수 대표는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미국·유럽 투자자의 분쟁을 비롯해 ICC와 SIAC, HKIAC 등 여러 국제중재 사건을 수행했다. 대형 로펌 세종의 국제분쟁팀장을 떠나 부티크를 만든 뒤 같은 시장에서 독자적인 고객을 확보했다. 여기에 기업 인수·합병이 붙는다. 베이커맥켄지와의 합작 이후에는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와 외국 기업의 한국 진출을 중재·송무와 연결할 수 있다. 국제분쟁이 터진 뒤 사건을 가져오는 것뿐 아니라 거래 단계부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KL파트너스의 계산이다. ◆ ‘한 우물’이냐 ‘두 시장’이냐 부티크 펌에는 성장할수록 피하기 어려운 선택이 있다. 잘하는 분야에 계속 집중할지 아니면 고객이 요구하는 다른 업무까지 받을지 정해야 한다. 피터앤김은 아직 첫 번째 길을 택하고 있다. 사무소는 6곳까지 늘었지만 중심 업무는 국제중재와 국제분쟁이다. 해외로 나가면서도 종합로펌으로 바꾸지 않고 분쟁 전문 로펌이라는 간판을 유지한다. KL파트너스는 두 번째 길로 움직이고 있다. 국제중재라는 출발점은 유지하면서 기업 인수·합병과 송무 등으로 업무를 넓혔다. 베이커맥켄지와의 합작법인은 조세와 에너지·인프라까지 다루면서 종합적인 국제 기업자문 조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위험도 다르다. 피터앤김은 국제중재 시장이 흔들리면 다른 업무로 매출을 보완하기 어렵다. KL파트너스는 영역을 넓힐수록 ‘국제중재 전문 부티크’라는 기존 색깔이 약해질 수 있다. 한 곳은 전문성을 더 좁고 깊게 가져간다. 다른 곳은 전문성을 발판으로 고객의 다른 사건까지 가져간다. 부티크 펌이 커지는 두 가지 방법이 국내 국제중재 시장에서 동시에 시험대에 올라 있다. ◆ 다음 승부는 ‘한국 밖의 사건’ 두 펌 모두 한국 국제중재 시장에서 이름을 알렸다. 다음 싸움은 한국 기업이나 한국 정부가 당사자인 사건을 넘어 제3국 기업과 정부의 분쟁을 얼마나 가져오느냐에 있다. 피터앤김에는 자체 해외 사무소가 무기다. 스위스와 싱가포르, 호주에 직접 변호사를 두고 있어 한국과 관계없는 국제분쟁도 자기 브랜드로 받을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을 연결하는 국제분쟁 로펌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KL파트너스에는 베이커맥켄지의 70여개 해외 사무소가 있다. 세계 각지의 고객을 서울로 연결하고 한국 기업의 해외 사건을 현지 사무소와 함께 가져올 수 있다. 2026년 새 한국 대표 선임 이후 합작법인도 해외 기업의 한국 투자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성장 방향으로 제시했다. 피터앤김은 자기 간판을 들고 세계로 나갔다. KL파트너스는 세계적인 간판과 손을 잡고 서울에서 세계를 연결한다. 국제중재 부티크 시장에서 두 펌의 승부는 이제 국내 순위로 가리기 어렵다. 어느 쪽이 더 많은 국경 밖 사건을 반복해서 수임하느냐가 다음 성적표가 된다.
2026-10-02 0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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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지뢰 폭발 엿새 만의 조사, 안보 기강이 이래서야
[경제일보] 대한민국 최전방에서 장병들이 피를 흘렸다. 그런데 군의 대응은 너무 느렸고 설명은 궁색했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지난 21일 미상의 폭발로 군 간부 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일부는 발목 절단 등 중상을 입었다. 군은 지뢰 폭발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에 착수한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합동 현장 조사는 사고 발생 엿새가 지난 27일에야 시작됐다. 그것도 폭발 추정 지점까지 접근하지 못했다. 물론 DMZ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위험지역이다. 미확인 지뢰가 산재한 곳에서 조사 인력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 군은 기동로의 안전성과 감시·통신 여건 등을 사전에 점검한 뒤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전’을 만능 방패처럼 내세울 수는 없다. 안전 때문에 조사가 늦어진 것인지, 조사를 늦출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 국민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최전방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현장 조사를 엿새 뒤에야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군의 위기 대응 체계에 허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사고 현장은 일반적인 산업재해 현장이 아니다. DMZ는 북한과 맞닿은 대한민국 안보의 최전선이다. 폭발물이 과거 아군이 매설한 것인지, 북한이 설치한 것인지, 북한 지역에서 유실된 지뢰가 떠내려온 것인지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군 역시 현재까지 어느 쪽인지 특정하지 않고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빨리, 더 철저하게 조사했어야 한다. 원인이 불명확할수록 현장을 보존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이다. 시간이 지나면 폭발 흔적은 훼손되고 주변 환경은 변한다. 기상과 지형 변화까지 겹치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결정적 단서가 사라질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한다’는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그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행동부터 신속해야 한다. 일각에서 군이 북한이나 정치권의 반응을 의식해 조사를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허술한 대응 때문이다. 물론 현재까지 고의적인 은폐나 축소가 있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청와대와 군도 조사 지연에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은폐 의혹을 자초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속하고 투명하게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다. 설명이 늦어질수록 의혹은 커지고, 의혹이 커질수록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무너진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안전사고’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만약 조사 결과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확인된다면 문제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것은 장병 안전관리 차원을 넘어 북한의 DMZ 군사활동과 우리 군의 감시·탐지 체계, 나아가 대북 군사대비태세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할 사안이다. 반대로 아군의 지뢰나 작전상 과실이 원인이라면 그 역시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군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무기가 아니라 신뢰다. 아무리 첨단 무기를 갖추고 있어도 지휘관이 사고 앞에서 우왕좌왕하고 현장 대응이 늦어진다면 전력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장병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군은 국민에게도 신뢰받기 어렵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DMZ 전체의 지뢰·불발탄 위험지역에 대한 관리체계도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 수색로와 작전지역의 위험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게 공유하고 있는지, 지뢰 탐지 장비와 인력은 충분한지, 사고 발생 즉시 현장 보존과 증거 확보를 병행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작동하는지도 따져야 한다. 유엔군사령부와의 공조체계 역시 형식적인 협의 수준을 넘어 실제 상황에서 즉각 작동하도록 보완해야 한다. 무엇보다 군은 이번 사태에서 ‘늑장 대응’이라는 뼈아픈 교훈을 얻어야 한다. 장병이 다친 뒤 책임을 피하는 것이 지휘가 아니다. 사고가 터지면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고, 가장 먼저 사실을 확인하며, 가장 먼저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지휘다. 사고 원인이 북한의 도발인지, 유실 지뢰인지, 아군이 과거 매설한 지뢰인지 아직 모른다. 그러므로 군은 추측이 아니라 증거로 답해야 한다. 그리고 조사 과정에서 지휘·보고·현장 보존 등에 명백한 잘못이 드러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안보에는 ‘대충’이 있을 수 없고, 장병의 희생에는 ‘나중에’가 있을 수 없다. 이번 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 재발 방지책 마련은 선택이 아니라 군의 기본 책무다. 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말이 아니라 행동뿐이다.
2026-09-29 07:5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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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나 앱 접은 카카오, 5천만 카톡에 AI 집중…'일상형 에이전트' 승부
[경제일보] 카카오가 독립형 인공지능(AI) 앱 ‘카나나’ 실험을 마치고 카카오톡 중심의 AI 전략에 힘을 싣는다. 별도 앱에서 이용자를 새로 모으기보다 5000만명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카카오톡 안에 AI를 심어 접근성과 활용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선택이다. 카카오가 그동안 강조해온 ‘5천만 사용자를 위한 AI’가 독립 서비스보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오는 10월 15일 카나나 앱과 PC 베타 서비스를 종료한다.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카나나는 AI 메이트 ‘카나’와 ‘나나’를 중심으로 음성 대화, 이미지 생성 AI 스튜디오, 차량 정비 예약 등 다양한 기능을 시험했다. 카카오는 이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이용자 피드백을 카카오톡을 비롯한 다른 AI 서비스에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AI의 ‘유통망’이다. 생성형 AI 시장에서는 성능 좋은 모델만큼 이용자가 얼마나 자주,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쓰느냐가 중요하다. 카카오는 이미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접점을 갖고 있다. 별도 앱을 내려받고 새로운 사용 습관을 만들게 하는 대신 기존 대화 흐름 안에서 AI를 호출하게 만드는 편이 서비스 확산에 유리하다. 이미 카카오톡 안에는 자체 AI와 글로벌 AI가 함께 들어오고 있다. 지난 3월 정식 출시된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대화 맥락을 이해해 일정이나 정보 등을 먼저 제안하는 ‘선톡’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는 이를 맞춤형 브리핑과 에이전틱 AI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ChatGPT for Kakao’와 채팅방에서 바로 호출할 수 있는 ChatGPT 챗봇도 운영하고 있다. 차별화 지점은 답변 이후다. 카카오의 AI는 카카오맵, 선물하기, 톡캘린더, 멜론 등 기존 서비스를 연결하는 ‘카카오 툴즈’를 통해 이용자의 요청을 실제 행동으로 이어가는 구조를 지향한다. 맛집을 찾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확인하고 일정을 잡거나, 필요한 상품을 추천받은 뒤 구매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도구를 넘어 카카오 생태계 안에서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셈이다. 카카오가 독립 앱을 정리한 것도 이런 전략과 맞닿아 있다. 자체 모델만 고집하기보다 ChatGPT와 자체 AI, 온디바이스 AI, MCP 등을 상황에 따라 조합하고 이용자 접점은 카카오톡으로 모으는 방식이다. 정신아 대표도 5000만 사용자가 카카오톡을 통해 AI를 쉽고 편하게 쓰도록 하는 것이 핵심 방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업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카카오톡 안에서 AI가 검색과 추천, 예약, 콘텐츠, 커머스를 연결하면 체류시간뿐 아니라 거래 기회도 커질 수 있다. 카카오가 보유한 관계 데이터와 생활 서비스가 AI의 맥락 이해와 결합할 경우 글로벌 범용 AI와 다른 생활밀착형 경쟁력을 만들 여지가 있다. 카나나 앱 종료만 놓고 보면 하나의 서비스 철수다. 그러나 카카오의 AI 전략 전체로 보면 실험 단계에서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가장 큰 플랫폼에 집중하는 재배치에 가깝다. AI 서비스의 승부가 모델 성능에서 이용 빈도와 실행력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가진 가장 강한 무기는 여전히 카카오톡이다. 5000만 이용자의 일상 속에서 AI가 얼마나 자주 쓰이고 실제 행동까지 연결되느냐가 카카오 AI 전략의 다음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1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17 07: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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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12년 대장정 1부 막 내린다…에다니아 '내부' 완결
[경제일보] ‘검은사막’이 약 12년에 걸쳐 이어온 첫 번째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펄어비스는 마계 ‘에다니아’의 최종 이야기를 공개하고, 최상위 이용자를 겨냥한 하둠 우두머리 토벌과 새로운 ‘에다나의 권좌’를 함께 선보였다. 세계관 서사를 끝맺는 동시에 사냥과 장비 성장, 이용자 간 대결(PvP)을 잇는 에다니아의 콘텐츠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펄어비스는 16일 검은사막에 ‘에다니아: 내부’ 메인 의뢰를 업데이트했다. 지난해 8월 에다니아 외부 지역을 처음 선보인 지 약 1년 1개월, 내부 지역을 확장한 ‘에다니아 파트2’를 지난달 12일 공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펄어비스는 이번 메인 의뢰를 ‘검은사막 1부의 최종장’으로 규정했다. 2014년 12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이어온 첫 번째 대장정이 에다니아 내부에서 일단락되는 셈이다. 기존 지역 확장형 업데이트보다 세계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용자는 아르옐리의 문을 넘어 아그리스와 마크타난, 엘리언, 아알, 하둠 등 그동안 검은사막 세계를 이끌어온 신들의 권능과 종말의 위협에 얽힌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주요 장면에는 성우 음성 더빙을 적용한 컷신을 배치했다. 메인 의뢰는 에다니아 외부 의뢰를 마치고 ‘완전한 결합’ 지식을 보유한 60레벨 이상 캐릭터로 진행할 수 있다. 의뢰를 완료하면 가문당 한 차례 ‘아그리스의 금주화’를 대량으로 받는다. 금주화로 이용할 수 있는 4단계 가문 교환 목록도 열렸다. 발크스의 조언(+300·+250), 종말의 어스름 귀걸이·반지, 융합의 결정, 네브의 조각을 비롯해 향수와 크론석, 카프라스의 정수 등 12종의 품목이 포함됐다. 에다니아 내부에 새로 배치된 ‘타키온의 유산과 흔적’ 20종을 찾아 시험을 통과해도 금주화를 얻을 수 있다. 아르옐리의 문과 아프로돈, 에메시아, 마가이아, 아레시온, 보이데케아, 앙가부 전초기지를 다루는 모험일지 7종도 추가됐다. 메인 의뢰가 신들을 중심으로 전체 서사를 연결한다면 모험일지는 각 지역과 인물의 배경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상위 전투 콘텐츠는 하둠 토벌로 확장됐다. ‘사건의 지평선’에서 진행하는 주간 의뢰 ‘권좌의 자격: 하둠’은 공격력 428, 방어력 520 이상을 요구한다. 유물과 연금석을 제외한 무기·방어구·액세서리도 빨간색 등급 이상을 갖춰야 입장할 수 있다. 하둠 토벌에 성공하면 ‘에다나 도전의 증표-공허’와 ‘에다니아: 공허의 함’을 받는다. 공허의 함에는 에다나의 조각과 종말의 어스름 선택상자, 이닉스의 불티, 융합의 결정 등이 들어 있다. 아페론 액세서리와 태고의 결정은 정해진 확률에 따라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 증표를 사용하면 사건의 지평선을 관리하는 에다나의 자리에 도전할 수 있다. 최종 승자는 ‘공허의 왕관’과 누적 세금, 축복 버프 등 권좌 특전을 받는다. 사건의 지평선 권좌에는 기본금 250억 은화와 밀실 입장권 판매액에 붙는 0.5%의 세금 구조가 적용된다. 도전 기회에는 제한이 있다. 이용자는 에다니아 외부와 내부를 통틀어 매주 한 곳의 우두머리 토벌 의뢰만 선택할 수 있다. 여러 권좌에 동시에 도전하기보다 장비 수준과 원하는 보상을 따져 목표 지역을 정해야 하는 구조다. 하둠 주간 토벌은 17일 0시부터 진행할 수 있다. 최상위 액세서리 성장재료인 ‘종말의 어스름’ 획득 방식도 손봤다. 내부 지역의 권좌의 자격을 완료하면 금괴를 내고 종말의 어스름을 최대 10개까지 교환하는 주간 의뢰를 받을 수 있다. 펄어비스는 강화재료를 얻기 위해 이용 시간이 사냥터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흐름을 완화하기 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가위 대축제도 10월 7일까지 열린다. 사냥과 낚시, 채집, 재배를 통해 이벤트 아이템을 획득하면 한우와 참치, 사과·배 세트 등 실제 명절 선물 추첨에 자동 응모된다. 현실 선물 당첨 인원은 600명이다. 같은 기간 전투 경험치 1000%, 기술 경험치 400%, 생활·탑승물 경험치 100%, 아이템 획득 확률 100%를 추가하는 핫타임도 적용한다. 장기 이용자는 에다니아 최종장과 하둠 토벌로 끌어들이고, 복귀·성장 이용자에게는 경험치와 아이템 보상을 제공하는 구성이다. 이번 업데이트의 성과는 1부 서사의 완결이 다음 이야기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와 하둠 권좌가 최상위 이용자의 반복 도전 동기를 유지하는지에 달렸다. 주간 토벌을 통한 종말의 어스름 공급 확대가 사냥 부담과 장비 성장 속도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도 향후 확인할 대목이다.
2026-09-16 18: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