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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 내년 경영전략 수립 본격화…AI 투자 성과·수익성 확보 방점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SK, LG 등 주요 그룹이 연말 경영회의를 통해 투자 우선순위와 사업별 실행 전략을 점검하며 2027년 경영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진 가운데 내년에는 신사업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과 수익성 확보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전날 구광모 ㈜LG 대표 주재로 전 계열사 사업보고회를 시작했다. SK그룹은 다음 달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앞두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예년 일정에 따라 오는 12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약 한 달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화학, 통신·서비스 계열사 순서로 사업보고회를 진행한다. 계열사별 올해 경영 성과를 살펴보고 내년도 사업계획과 주요 투자 과제를 점검하는 자리다. 특히 AI 팩토리와 피지컬 AI 등 미래 사업의 실행계획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LG그룹은 올해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확대해 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공동 사업의 추진 현황과 사업화 일정, 계열사 간 협업 방안 등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그룹은 지난 3월 AI 전환(AX) 실행력, 6월 연구개발(R&D) 경쟁력, 9월 투자 전략 고도화를 주제로 사장단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사업보고회에서는 그간 논의한 과제를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하고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한 실행 방안을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오는 11월 12~14일 예정된 CEO 세미나에서 AI 중심 사업구조 전환과 계열사별 경영 과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미나에 앞서 이르면 이달 말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내년도 경영체제와 사업 전략의 윤곽이 조기에 나타날 수 있다. 핵심 의제로는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이 꼽힌다.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전략과 AI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 관련 계열사의 사업 참여 방안 등이 논의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AI 관련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 창출 시점과 사업별 투자 효율성도 주요 점검 대상으로 거론된다. 기존 사업구조 재편의 후속 과제도 주요 현안이다. SK그룹은 그동안 비핵심 자산 정리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추진해 왔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AI 분야에 집중된 투자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한편 배터리와 에너지 등 주요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연말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6월과 12월 개최되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국내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이 사업별 실적과 시장 환경을 공유하고 향후 영업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해에는 12월 16~18일 디바이스경험(DX)부문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각각 회의를 진행했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개최될 가능성이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에서는 차세대 HBM 공급 확대와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4 양산 출하에 나섰으며 2027년에는 고객 맞춤형 HBM 샘플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제품의 생산능력 확보와 주요 고객사 공급 확대,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 및 추가 생산시설 투자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과 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에서는 AI 기능을 활용한 제품 차별화와 수익성 확보가 핵심 현안으로 거론된다. 스마트폰 사업은 차기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 전략과 부품 원가 부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가전과 TV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및 서비스·플랫폼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전략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다뤘던 전사적 AI 전환의 실행 성과도 점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이 그동안 AI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만큼 내년에는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해 글로벌 생산거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공급망을 재정비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는 전략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2026-10-20 16: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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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은 예고하고 온다…통상도 먼저 움직여야 한다
[경제일보] 세계 철강시장의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철강에 50%의 고율 관세를 매기고 있고 유럽연합(EU)은 지난 7월부터 무관세 수입 물량을 대폭 줄였다. 여기에 미국 철강업계가 최근 한국산 철강 수입 증가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나섰다. 지난달 28일 미국철강협회(AISI)는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에 한국산 철강 수입 증가에 대응해 달라고 요구했다. AISI에 따르면 한국산 장척 철강제품의 미국 수입량은 2024년 7월 2만2100톤(t)에서 올해 7월 14만5300t으로 늘었다. 철근을 포함한 일부 품목의 급증세가 미국 철강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아직 미국 정부가 한국산 철강에 추가 규제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 업계가 정부에 조치를 요구한 단계다. 그럼에도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 미국은 지난해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렸고, 한국이 2018년부터 적용받았던 무관세 쿼터도 지난해 3월 폐지됐다. 유럽의 장벽도 높아졌다. EU는 지난 7월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를 새로운 관세할당제도(TRQ)로 대체했다. 전체 무관세 물량은 연간 3382만t에서 1835만t으로 약 46% 줄었고 쿼터를 넘어선 물량에는 50%의 관세가 붙는다. 한국은 협상을 통해 전용 쿼터 207만3000t을 확보했다. 이전보다 19.7% 줄었지만 EU 전체 쿼터가 크게 축소된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가 시장 접근 기반을 상당 부분 방어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EU 집행위원회를 상대로 우리 업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협상을 벌였다. 이 대목은 분명히 평가해야 한다.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질 때마다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철강을 둘러싼 세계의 움직임은 개별 국가와 벌이는 관세 협상의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달 3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포럼에 참여한 28개 시장경제국은 공급과잉에 공동 대응하는 이른바 ‘밀워키 프레임워크’를 내놓았다. 반덤핑과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 수단을 적극 활용하고 공급과잉을 키우는 보조금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OECD는 세계 철강 과잉생산능력이 지난해 6억100만t에서 올해 7억450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과잉에 대응하겠다는 명분 아래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의 시장 방어가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한국에는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 중국발 저가 철강의 유입을 막아야 하는 동시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한국산 제품이 규제 대상이 되지 않도록 방어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보호가 필요하고 해외에서는 시장 개방을 요구해야 하는 난처한 위치에 놓여 있다. 통상당국의 능력이 시험받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협상단을 보내는 대응을 넘어 주요 시장의 정책 변화를 먼저 읽는 시스템이다. 미국 철강업계와 의회에서 어떤 요구가 나오고 있는지, EU가 탄소와 공급과잉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무역규제에 연결하는지 상시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특정 품목의 수출이 급증하면 현지에서 어떤 반작용이 생길지도 미리 살펴야 한다. 이번 미국 철강업계의 문제 제기가 좋은 사례다. 7월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입량은 55만6000t으로 전월보다 32% 늘었다. 미국 철강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수준의 변화라면 정부와 업계가 수출 증가의 배경과 품목별 영향을 미리 분석해 둘 필요가 있었다. 통상은 상품을 많이 파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출이 빠르게 늘 때 상대국 산업과 정치권이 어떻게 움직일지까지 읽어야 한다. 철강 문제를 철강만의 문제로 다뤄서도 안 된다. 한국은 미국에서 자동차와 배터리, 반도체, 조선, 방산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알래스카 LNG와 에너지 프로젝트를 둘러싼 협력도 논의되고 있다. 미국 역시 한국의 조선과 제조업 역량을 필요로 한다. 철강 협상도 이 큰 판에서 볼 필요가 있다. 한국산 철강이 미국 자동차·조선·에너지 산업의 공급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주고,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와 고용 효과까지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철강 수입량 하나만 놓고 방어하는 협상보다 산업협력 전체의 이해관계 속에서 문제를 푸는 편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유럽에서는 또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EU는 단순한 수입규제를 넘어 탄소배출까지 무역의 조건으로 만들고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유럽 시장에서 철강의 경쟁력은 가격과 품질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적은 탄소를 배출해 생산했는지도 상품 경쟁력의 일부가 된다. 결국 통상정책과 산업정책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정부가 기업에 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주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시장의 인증과 규제 정보를 제공하고 무역보험과 금융, 현지 투자, 통상법률 지원을 묶어야 한다. 기업도 범용재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자동차강판과 조선·에너지용 특수강 등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제품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저탄소 철강 기술 역시 수출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가 됐다. 정부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것도 거창한 새 조직보다 이런 변화를 조기에 포착하고 움직이는 체계다. 미국의 관세와 의회 동향, EU의 쿼터와 환경규제, 주요국의 보조금과 무역구제 조치를 상시 분석하고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수치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위험 수준에 따라 기업과 관계부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통상에도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비슷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가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EU 철강 쿼터 협상에서는 정상급과 고위급, 실무 채널을 가동해 한국 전용 물량을 확보했다. 미국 관세에도 정부와 기업이 대응해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대응의 속도와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일이다. 보호무역은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다. 미국의 관세, EU의 쿼터와 탄소규제, 각국의 보조금 정책이 뒤섞이면서 새로운 통상질서 자체가 되고 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하는 방식만으로는 따라가기 어렵다. 철강은 그 변화가 가장 먼저 나타난 산업일 뿐이다. 다음은 자동차가 될 수도 있고 배터리와 반도체가 될 수도 있다. <손자병법>은 “승병선승이후구전(勝兵先勝而後求戰)”이라 했다. 이기는 군대는 먼저 이길 조건을 만들어 놓은 뒤 싸움에 나선다는 뜻이다. 통상도 다르지 않다. 협상장에 앉은 뒤 대응책을 찾기 시작해서는 늦다. 상대국 산업과 정치권이 어떤 요구를 꺼낼지 예상하고 우리가 내놓을 카드와 지켜야 할 선을 미리 정해둬야 한다. 한국은 수출로 성장한 나라다. 보호무역의 파고를 피할 수 없다면 적어도 파도가 어디에서 얼마나 높게 올지는 먼저 읽어야 한다. 정부의 통상 역량도 이제 ‘얼마나 잘 수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먼저 알고 움직였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2026-10-06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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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격 공세에 車업계 원가절감 총력…혼다 13조·스텔란티스 9.4조
[경제일보]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 심화, 미국의 관세 정책,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보급, 원자재비 상승 등 복합적인 비용 압박에 대응해 대대적인 원가 절감에 나섰다. 부품 가격을 낮추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부품 표준화와 차종 축소, 생산량 조정, 생산거점 재편 등을 추진하면서 제조 과정 전반의 비용 구조를 바꾸고 있다. 7일 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혼다는 오는 2030년까지 1조5000억엔(약 13조원)의 비용 절감을 추진한다. 최근 주요 협력사 미팅에서는 프레스·단조 부품, 전장 부품,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관련 부품 등 3개 분야에 30% 비용 절감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는 협력사별 조달 체계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1차 협력사에는 소재 조달 방식의 재검토를 요청했으며 2·3차 협력사에는 표준화 부품 활용을 확대하도록 했다. 중국산 부품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자체 사용 확대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바겐그룹은 모델 수를 줄여 생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인력과 생산시설을 축소한다. 감독이사회는 지난 3일(현지시간) 모델 포트폴리오를 50% 간소화하고 5만명 규모의 인력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미래 계획 2030’을 승인했다.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는 9%다. 폭스바겐그룹은 제품 구성의 복잡성을 약 75% 낮추고 파생 모델을 줄일 계획이다. 회사 측은 “더 적은 수의 파생 모델에 집중해 모델당 생산량 증대, 비용 절감, 더 강력한 규모의 경제라는 이점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생산능력도 손질한다. 폭스바겐그룹은 현지 생산능력이 시장 수요보다 50만대 이상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시설 조정과 함께 보유 지분 및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하고 관련 규모를 약 3분의 1 축소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는 개발기간 단축을 통해 차량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인다. 지난 5월 발표한 ‘패스트레인(FaSTLAne) 2030’ 전략에 따라 가치 창출 프로그램(VCP)을 추진하고 2028년까지 연간 60억유로(약 9조4000억원)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제시했다. 차량 개발 주기는 기존 최대 44개월에서 24개월 수준으로 단축한다. 유럽 생산능력은 80만대 이상 줄인다. 개발기간과 생산규모를 함께 조정해 차량 개발 및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인력 구조를 조정한다. BBC 등에 따르면 회사는 사무직과 관리직을 대상으로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노조에 통보했다. 향후 2년간 최대 4000명의 일자리를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는 원가 절감 대상을 차량 개발과 재료비, 부품 조달까지 확대한다. 최근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높이고 매출원가율은 당초 계획보다 3%포인트 낮추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신규 개발 차량의 제조 방식과 디자인 사양 공용화, 생산 공정 개선을 통해 1.5%포인트를 낮춘다. 하이브리드 물량 확대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적용 확대를 통한 재료비 절감으로 1%포인트, 부품 현지화 확대를 통해 0.5%포인트를 추가로 낮출 계획이다.
2026-09-07 09: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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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에 200만달러 낸 베이스…美 반덤핑 재심 한국알미늄 모회사 최대주주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 회사에 200만달러를 지급한 국내 ㈜베이스가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 재심을 받고 있는 한국알미늄의 모회사 까뮤이앤씨 최대주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스와 트럼프 측의 거래, 한국알미늄의 미국 관세 절차가 각각 진행되는 가운데 두 회사가 지분관계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국내외 공개자료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1일 한국거래소 공시와 미국 정부·의회 자료를 종합하면 베이스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까뮤이앤씨의 최대주주다. 까뮤이앤씨는 한국알미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베이스의 200만달러 지급과 한국알미늄의 관세 문제 사이에 청탁이나 대가관계가 있었다고 볼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이스와 트럼프 측은 해당 자금이 골프장 사업과 관련한 정상적인 계약에 따라 지급된 돈이라는 입장이다. ◆ 美 재산공개서에 등장한 베이스 200만달러 거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공개 자료에서 확인된다. 미국 정부윤리청에 제출된 연례 재산공개서에는 트럼프 대통령 측 회사가 베이스와 의향서를 체결했고, 이 계약과 관련해 200만달러의 ‘환불되지 않는 개발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이후 이 의향서가 지난해 8월 베이스와 체결한 골프장 관련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확한 지급 날짜와 금액 산정 근거, 양측이 체결한 의향서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다. ◆ 베이스 최대주주는 까뮤이앤씨…한국알미늄까지 이어져 베이스는 공시상 경영·재무컨설팅업체다. 지난 7월 24일 공시 기준 까뮤이앤씨 지분 44.21%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주주와 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54.67%다. 까뮤이앤씨는 다시 한국알미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알미늄은 알루미늄 호일과 식품·의약품 포장재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한국알미늄의 미국 관세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미 상무부는 2022년 중국산 알루미늄 원재료를 한국에서 가공한 뒤 미국으로 수출한 제품이 기존 반덤핑·상계관세 명령을 우회한 것인지 조사에 착수했다. 상무부는 이듬해 11월 한국에서 생산된 일부 알루미늄 제품을 기존 관세명령의 우회 대상으로 판단했다. 당시 공개된 기업 명단에는 한국알미늄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포함됐다. ◆ 28.01% 적용받던 한국알미늄…다음 재심선 105.80% 가능성 이후 한국알미늄에 대해서는 실제 반덤핑률을 정하기 위한 행정재심이 진행됐다. 앞선 재심에서는 별도세율 적용 업체로 인정돼 올해 5월 수정 최종결과에서 28.01%의 가중평균 덤핑마진을 적용받았다. 하지만 지난 7월 공개된 다음 행정재심 예비결과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미 상무부는 한국알미늄을 비롯한 일부 업체가 별도세율 신청서나 인증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도세율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알미늄은 예비적으로 중국 전체에 적용되는 단일세율 대상에 포함됐다. 최종 결과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될 경우 적용되는 반덤핑률은 105.80%다. 현재까지 공개된 상무부 결정만 놓고 보면 베이스가 트럼프 측에 200만달러를 지급한 뒤 한국알미늄이 관세상 혜택을 받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 ◆ 골프장 사업비라는데…하남서 사업 구체화 베이스와 트럼프 측이 200만달러의 지급 근거로 밝힌 골프장 사업은 올해 들어 국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남시에 따르면 에릭 트럼프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총괄부사장은 지난 2월 경기 하남시 위례 성남골프장 부지를 둘러봤다. 그로부터 6개월 뒤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베이스와 함께 하남시 학암동에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코리아’를 개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측은 앞서 받은 200만달러가 골프장 사업과 관련한 개발수수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체결된 의향서에 담긴 사업과 올해 발표된 하남 골프장 사업이 같은 사업인지는 아직 공개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 美 상원, 베이스 이어 상무부에도 자료 요구 미국 정치권도 두 사안을 함께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리처드 블루먼솔,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김성집 베이스그룹 회장에게 200만달러의 지급 시점과 방식, 계약 내용, 트럼프 측과의 접촉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의원들은 한국알미늄의 관세 문제를 트럼프 측이나 미국 정부 관계자와 논의한 적이 있는지도 물었다. 이어 론 와이든 미 상원 재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베이스·한국알미늄 관계자와 상무부 사이의 접촉 자료를 요구했다. 와이든 의원은 미 행정부가 200만달러 지급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백악관과 상무부가 두 회사의 관세 문제를 놓고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도 확인해 달라고 했다. 상무부에 제시된 답변 시한은 9월 1일이다. 미 상원이 들여다보는 대목은 결국 하나다. 200만달러가 오간 전후 베이스와 한국알미늄 관계자들이 미 행정부와 접촉했는지, 접촉했다면 그 자리에서 무엇이 오갔는지다.
2026-09-01 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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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버리고 원전 품었다…130년 두산의 '변신 본능'
[경제일보] 두산의 130년 역사를 관통하는 것은 ‘무엇을 지켰느냐’보다 ‘무엇을 버렸는가’에 더 가깝다. 1896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의 박승직상점에서 출발해 화장품·주류·식음료를 거쳤고, 지금은 발전설비와 건설기계에서 원전·가스터빈·로봇·반도체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창업의 계보는 이어졌지만 그 안을 채운 사업은 수차례 바뀌었다. 올해 창립 130주년을 맞은 두산은 1915년 화장품 ‘박가분’을 제조했고 1950년대 동양맥주를 세우면서 소비재 기업의 색채가 짙어졌다. 1978년에는 OB그룹에서 두산그룹으로 명칭을 바꿨다. 지금의 원전·가스터빈 사업과는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역사다. 팔아서 다시 샀다…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몸집을 키워오던 두산은 창업 100주년을 전후해 오히려 사업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한국네슬레·한국3M·한국코닥 등 합작기업 지분을 정리했다. 1997년에는 OB맥주 음료사업을 코카콜라에 4322억원에 넘겼다. 부동산 매각 등을 더하면 6100억원 이상의 현금 유입 효과가 예상되는 규모였다. 외환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이었다. 모태사업인 OB맥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8년 지분 50%를 벨기에 인터브루에 넘겼다. 박용곤 당시 회장은 “두산은 지속돼야 한다. 하지만 가업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알짜기업도 필요하면 팔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사업을 지키는 것보다 기업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 같은 해 9개 계열사를 ㈜두산으로 통합했다. 당시 438%였던 ㈜두산 부채비율은 이듬해 말 164%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될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빠르게 진행됐다. 외환위기 속에서 두산은 다음 사업으로 이동할 여력을 확보했다. 구조조정은 몸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확보한 자금을 다시 M&A에 투입했다. 2001년 한국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했고 2007년에는 49억달러를 들여 미국 밥캣 등을 품었다. 오늘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핵심 축이 이때 만들어졌다. 그룹의 정체성도 바뀌었다. 대우종합기계의 2003년 실적을 포함하면 중공업 비중은 1999년 50.2%에서 84.3%까지 높아지는 반면 식품·주류 등 소비재는 40.4%에서 11.5%로 떨어졌다.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그룹의 중심축 자체를 바꾼 것이다. 다만 빠른 변화에는 값이 따랐다. 밥캣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북미 건설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두산은 2008년 밥캣에 10억달러를 추가 투입했다. 공격적 M&A는 성장의 동력이었지만 차입과 재무 부담도 키웠다. 두산의 ‘변신 DNA’가 강점인 동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2020년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두 번째 구조조정이 현실화했다. 글로벌 석탄화력 발주 감소와 국내 신규 원전 일감 축소, 두산건설 지원 등으로 누적된 재무 부담이 겹쳤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총 3조6000억원을 지원했고 두산은 3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추진했다. 이번에도 선택은 과감했다. 클럽모우CC와 두산솔루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를 매각했고 핵심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도 현대중공업그룹에 넘겼다. 1990년대 ‘필요하면 핵심사업도 판다’는 방식이 20여 년 만에 반복된 셈이다. 원전·가스터빈·로봇, 세 번째 변신 현재 두산은 클린에너지·스마트머신·첨단소재를 3대 핵심사업으로 두고 다시 사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중심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있다. 대형 원전 기자재와 가스터빈에서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요가 커지는 흐름도 기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 다섯 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독자 기술을 확보한 뒤 지난해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5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SMR에서는 미국 X-energy와 Xe-100 16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생산능력 예약계약을 맺었고, 이달 테라파워의 미국 와이오밍주 나트륨 원자로 핵심 기자재 제작 계약도 확보했다. 과거 한국중공업 인수로 확보한 원전 제조 기반이 20여 년 뒤 글로벌 SMR 공급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장과 산업 환경이 바뀌면 기존 사업에 머무르기보다 필요한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원전·가스터빈·SMR의 핵심 기술과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면서 장기 서비스와 유지보수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7248억원, 영업이익 31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4%, 15.9% 증가했다. ㈜두산 자체사업도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용 전자소재 수요를 타고 매출 7652억원, 영업이익 212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세 번째 변화의 성공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두산로보틱스는 2분기 매출이 294% 증가한 176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 144억원을 냈다. 두산밥캣 역시 미국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4년에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아래로 옮기려던 사업재편이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금융당국의 제동 끝에 철회되기도 했다. 두산의 130년은 한 업종을 끈질기게 지킨 역사가 아니다. 1990년대에는 소비재를 덜어내고 중공업을 샀고, 2020년에는 다시 핵심 자산을 팔아 그룹을 재정비했다. 이제 그 중공업 기술을 원전·가스터빈·SMR로 확장하고 로봇과 첨단소재를 새로운 축으로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변신의 속도가 아니라 비용”이라며 “과거 공격적 M&A가 재무 부담을 남겼다면 이제는 신사업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주주와 시장의 신뢰까지 함께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산이 130년간 보여준 것은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며 “세 번째 변신의 승부는 과거와 같은 비용을 반복하지 않고 다시 한번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7 18: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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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030년 555만대 판매·영업이익률 9% 이상…전동화·원가혁신 승부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가 오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 555만대를 유지하면서 수익성 목표는 영업이익률 9% 이상으로 높였다. 하이브리드·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하고 원가 절감에 속도를 내 판매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서울호텔에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차(HEV) 판매가 36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95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 심화, 미국 관세 부담에도 HEV를 비롯한 전동화 차량 판매 확대를 통해 사업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완전 변경·부분 변경·파생 모델을 포함해 100개 이상의 신규 차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가운데 18개 이상은 기존에 판매 차종이 없었던 새로운 세그먼트에 투입되는 완전 신차가 될 전망이다. 범용 플랫폼을 활용해 글로벌 모델을 확대하고 지역별 수요에 맞춘 파생·특화 모델도 선보인다. 신차 확대에 맞춰 글로벌 생산능력도 2030년까지 127만대 늘린다. 지역별 증설 규모는 북미 50만대, 인도 32만대, 국내 20만대, 반조립(CKD) 생산 25만대다. 전동화 전략에서는 시장별 수요에 맞춰 HEV와 EREV, 전기차를 병행한다. 북미에서는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HEV 신차 10종을 출시하고 HEV 판매 비중 50%를 달성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싼타페 EREV를 미국 시장에 투입한다. 유럽에서는 2030년 EV 판매를 42만대까지 확대한다. 지난해 유럽 EV 판매량 11만6000대의 약 4배 수준이다. 유럽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3는 다음 달 출시하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0㎞ 수준이다. 인도에서는 2030년까지 SUV 판매 비중을 80%로 높이고 현지 전략형 SUV를 추가한다. 같은 기간 부품 현지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수출 비중도 최대 30%까지 확대한다. 국내에서는 울산 EV 신공장을 제조혁신 거점으로 구축한다. AI 기반 품질 관리와 검사를 적용하고 첨단 생산기술 108개를 도입해 소프트웨어중심공장(SDF)으로 운영한다. 현대차의 첫 고유모델 포니를 양산했던 울산 1공장과 첫 모델 코티나를 반조립 생산했던 울산 4공장은 내년부터 재건축에 들어간다. 중국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판매 회복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공개한 아이오닉 V에 이어 내년 소형 SUV EV와 준중형 EV·EREV 겸용 모델 등 2개 신차를 출시한다. 중국 법인은 중국 이외 지역을 포함한 판매량을 2030년까지 5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 시장도 확대한다. 올해 4분기 스페인에 진출하고 내년에는 오스트리아·덴마크·폴란드·포르투갈 등 4개국을 추가한다. 이후 인도와 아세안 시장으로 진출 범위를 넓혀 2030년까지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35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미래 사업에서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사업화를 추진한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에 공급한다.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은 올해 말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상용화를 추진하며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진행하는 제조 AI 로보틱스 사업도 생산 현장 적용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6월 미국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를 열고 연말까지 부지를 현재의 10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곳에서 제조용 AI 로봇을 실제 사업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기술을 검증한다. 2028년부터는 HMGMA에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배치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를 위한 사업도 진행한다. 올해 말 전남·광주특별시에 자율주행 AI '아트리아 AI'를 투입해 돌발 상황 데이터를 수집한다. 2028년에는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첫 SDV 양산 모델에 레벨2 플러스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다. 이후 아트리아 AI를 양산차로 확대하고 레벨2 플러스부터 레벨4까지 자율주행 라인업을 구축한다. 2029년부터는 새만금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 100㎿급 규모로 5만장 이상의 GPU를 수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양산차에서 축적한 주행 데이터와 자체 AI 기술,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결합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수익성 목표는 기존보다 상향했다.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률 가이던스 6.3~7.3%를 유지하는 한편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목표를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올렸다. 영업이익 총액도 기존 목표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매출원가율을 기존 계획보다 3%포인트 낮춘다. 차량 전 주기 원가혁신으로 1.5%포인트, 재료비 절감으로 1%포인트, 부품 현지화로 0.5%포인트를 각각 줄이는 방식이다. 주주환원 정책도 제시했다. 총주주환원율은 35% 이상으로 유지하고 최소배당금은 1만원 이상으로 설정한다.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는 임직원 보상 목적 물량을 제외하고 전량 소각한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며 "더 많은 모델을 출시하고, 더 많은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고객에게 제공하며 신규 차급과 신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미래 신기술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로봇과 로보택시를 생산·배치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2026-08-26 15: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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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마진'·현대제철은 '반등'…AI 철강서 승부
[경제일보] 국내 철강업계 1·2위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나란히 개선된 성적표를 내놨다. 판매량과 제품 가격이 함께 오르며 불황의 저점에서는 벗어났지만 회복의 깊이는 달랐다. 포스코는 원료비 상승에도 가격 인상으로 마진을 지켰고, 현대제철은 적자 탈출에 성공했지만 이익률은 0%대에 머물렀다. 포스코는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9조4150억원, 영업이익 274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은 610억원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2.4%에서 2.9%로 상승했다. 현대제철의 별도 매출은 4조8379억원, 영업이익은 111억원이었다. 1분기 725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영업이익률은 0.2%에 그쳤다. 포스코의 별도 매출은 현대제철의 약 1.9배였지만 영업이익은 약 24.7배였다. 포스코는 가격을 올려 원가 부담을 흡수했고, 현대제철은 판매량 증가와 비용 절감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다만 포스코 별도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46.6% 줄었고 현대제철 연결 영업이익도 43.3% 감소했다. 양사 모두 본격적인 업황 회복보다 저점 반등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판매가 올린 포스코, 원가에 막힌 현대제철 포스코의 탄소강 평균 판매가격은 1분기 t당 92만원에서 2분기 96만2000원으로 올랐다. 판매가격 상승은 영업이익을 4320억원 끌어올렸지만 주원료 가격 상승이 3040억원, 물류·정비비 등 비용 증가가 860억원의 감익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료 가격 상승 등 원가 증가 영향이 컸다"고 했다. 판매가격을 올려 마진은 소폭 확대했지만 원료와 물류비 증가분을 모두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의미다. 현대제철의 2분기 판매량은 442만1000t으로 전분기보다 15만8000t 늘었다. 봉형강 판매 증가와 제품 가격 상승, 원가 절감이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그러나 매출 증가보다 원가 상승 속도가 빨라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연구개발과 생산·판매 확대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회사가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원가 변수보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판매량을 늘리는 동시에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소재 기술, 현대제철은 패키지 양사의 다음 승부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전력망 등 첨단산업 인프라다. 같은 시장을 겨냥하지만 공략 방식은 다르다. 포스코는 건축 구조용 후판뿐 아니라 포스맥, 전기강판, 데이터랙 소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전력망용 강재까지 공급 대상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재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맥은 포스코 고유 기술로 개발한 고내식강이고 전기강판은 국내에서 포스코만 생산한다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했다. 포스맥은 부식에 강해 데이터센터 외장재와 설비 구조물에 활용할 수 있고, 전기강판은 변압기와 모터 등 전력기기의 효율을 높이는 소재다. 현대제철은 철근·형강·후판·열연·냉연을 함께 공급하는 능력을 앞세운다. 데이터센터 구조재에는 H형강과 후판, 철근, 바닥용 데크가 들어간다. 비구조재에는 전선 보호용 강관과 서버랙·서버 케이스용 냉연강판이 사용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구조재는 건물의 뼈대가 되는 강재이고 비구조재는 내부를 채우는 강재"라며 "시공사가 이를 나눠 계약하면 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들기 때문에 패키지로 공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국내 데이터센터 7곳의 철강재를 신규 수주했다. 포스코가 고유 기술과 고부가 소재를 내세운다면 현대제철은 다양한 제품을 한 번에 조달할 수 있는 편의성을 강조했다. 다만 양사 모두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과 이익 기여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AI 인프라가 철강업의 새로운 성장축이 되려면 발표된 투자 계획이 실제 착공과 제품 발주로 이어져야 한다. 美 전기로, 현대제철은 주도·포스코는 물량 확보 저탄소 철강에서도 양사의 전략은 엇갈린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를 준공했다. 고로와 전기로 쇳물을 섞어 제품을 생산한 뒤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강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전기로와 고로 쇳물을 혼합하는 복합 프로세스를 양산에 적용했다. 기존 고로 제품보다 탄소발자국을 약 20% 낮추면서 동등한 품질을 확보했다. 북미에서는 양사가 공동 투자자로 만난다.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는 연산 270만t 규모로 현대제철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미국 공장에서는 열연과 냉연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미국 사업을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철강시장의 한계를 넘어설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에서 성장성이 높은 철강시장 중 하나"라며 "미국에서 탄소저감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현실화하고 향후 국내 공장과도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포스코는 지분에 해당하는 물량과 추가 오프테이크 물량을 확보해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멕시코 등에 공급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루이지애나 사업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하며 자동차강판과 소재 오프테이크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제철이 현지 생산을 주도한다면 포스코는 단독 투자 부담을 낮추면서 북미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경쟁하지만 미국의 관세 장벽과 현지화 요구 앞에서는 생산과 판매망을 나누는 공동전선을 택했다. 2분기까지의 성적은 수익성을 지킨 포스코가 앞섰다. 현대제철은 이익 규모에서는 뒤졌지만 적자 탈출로 반등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앞으로의 승부는 생산량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제품과 새로운 수요처에 달렸다. 포스코는 고부가 소재와 미국 오프테이크 물량을 실적으로 연결해야 하고,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 패키지 공급과 미국 현지 생산을 이익률 상승으로 증명해야 한다.
2026-08-04 17: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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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선명성 경쟁보다 집권당 책임을 보여라
[경제일보]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 경선이 초박빙으로 흐르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민석 후보의 연승을 저지했다. 앞선 충청권 경선에서도 두 후보의 격차는 1%포인트에 미치지 못했다. 누가 당권을 쥘지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다. 경선이 치열한 것은 정당에 나쁜 일이 아니다. 후보 간 경쟁은 당원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고 지도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번 경선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같게 한 ‘1인 1표제’가 적용된 것도 당원주권 강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당비를 내고 당의 활동에 참여한 당원이 대표 선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 경선에서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누가 권리당원의 박수를 더 많이 받느냐가 아니다. 누가 집권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국민의 삶에 책임질 수 있느냐다. 당 대표를 뽑는 선거이지만 민주당은 야당이 아니다. 대통령실과 정부, 국회 다수당을 연결하며 국정의 성패를 함께 책임져야 하는 집권여당이다. 그런데 경선이 과열될수록 후보들의 메시지는 당 안쪽으로 향하기 쉽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야당과의 관계,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를 놓고 누가 더 강경하고 선명한지를 겨루려는 유혹이 커진다. 적극적으로 투표하는 핵심 당원에게는 강한 구호와 단호한 태도가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환호받은 말이 국정 운영에서도 좋은 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은 정당의 외연을 좁힌다. 상대보다 한발 더 강한 주장을 내놓고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개혁 의지 부족’이나 ‘대통령 흔들기’로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당내 토론은 사라진다. 집권당 내부에서조차 정책의 부작용과 현실적인 한계를 말하기 어려워진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당심은 존중해야 하지만 민심과 같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권리당원은 정치 참여도가 높고 당의 가치와 노선에 충실한 집단이다. 그러나 무당층과 중도층,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시민, 당의 정책에 비판적인 국민까지 그대로 대표하지는 않는다. 당원들의 열망을 국민 전체의 요구로 착각하는 순간 집권당은 민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집권당에는 야당보다 무거운 현실의 제약이 따른다. 야당은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여당은 재원을 마련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정책 결과까지 책임져야 한다. 지지층이 원하는 정책이라도 경제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법률과 행정 체계에서 실행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이 대표적이다. ‘검찰개혁 완수’라는 구호는 당원들에게 강한 호응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수사 공백과 사건 지연, 범죄 피해자 보호에 대한 대안 없이 권한부터 없앤다면 그 시행착오의 비용은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 부담한다. 개혁의 속도를 과시하는 것보다 무엇으로 빈자리를 채울지 설계하는 일이 집권당의 책임이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집값 안정과 투기 억제라는 명분만 앞세워 대출을 과도하게 조이면 현금 보유자만 유리한 시장이 될 수 있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여론에 따라 반복해서 손질하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은 무너진다. 당원에게 박수받는 강한 규제가 반드시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 문제에서는 더욱 냉정해야 한다. 반도체 수출은 급증했지만 내수와 고용,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중국의 산업 추격, 고유가와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당 대표가 내놓아야 할 것은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언어가 아니라 성장과 일자리, 산업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이다. 당정 관계에 대한 후보들의 태도도 중요하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뒷받침하는 것과 대통령실의 판단에 무조건 동조하는 것은 다르다.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으면 여당이 먼저 경고하고 조정해야 한다. 반대로 당내 강경론이 국정의 안정성을 흔들 때는 대표가 지지층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지시만 기다리는 전달자가 된다면 국회 다수당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강성 당원의 요구를 그대로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확성기가 돼서도 안 된다. 대통령과 당원, 국민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잘못된 정책에는 책임 있게 제동을 거는 것이 집권당 대표의 역할이다.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한다고 민심과의 간극이 저절로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경선 규칙상 국민의 의견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보다 후보들이 실제로 누구를 바라보며 무엇을 말하느냐가 중요하다. 국민 여론조사는 민심을 얻기 위한 형식적인 관문이 아니다. 당 밖의 국민에게도 신뢰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시험이어야 한다. 두 후보는 남은 경선에서 자신이 상대보다 더 강한 개혁가라는 점을 증명하는 데 매달려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 이후 수사 공백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반도체 호황을 내수와 고용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부동산 공급과 가계부채를 어떤 원칙으로 관리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 야당과 무엇을 놓고 협상하고 어떤 사안에서는 타협하지 않을지도 밝혀야 한다. 정당은 지지층의 요구를 모으는 조직이지만 집권당은 그 요구를 국가 정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비용과 충돌까지 책임져야 한다. 당원에게 듣기 좋은 말만 되풀이하다가 정책 실패가 발생하면 국민에게 이해를 요구하는 정치는 무책임하다. <논어>에는 “군자는 화합하되 같기만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이 나온다. 건강한 정당은 같은 목표를 향하면서도 다른 의견을 허용한다. 이견을 배신으로 규정하고 선명한 목소리만 남긴 정당은 강한 정당이 아니라 잘못을 바로잡을 능력을 잃은 정당이다. 민주당의 이번 경선은 단순히 당권의 주인을 가리는 선거가 아니다. 집권 1년을 지난 이재명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성과를 만들 수 있을지를 좌우하는 선택이다. 대표가 강성 지지층의 환호에 기대 당내 주도권만 행사한다면 대통령과 당, 국민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원이 대표를 뽑지만 대표가 책임질 대상은 국민 전체다. 당심을 얻고도 민심을 잃는다면 경선에서 이기고 국정에서 지는 결과가 된다. 민주당 후보들이 보여줘야 할 것은 누가 더 선명한지가 아니다. 누가 더 넓게 듣고 더 현실적으로 판단하며 집권당의 결과에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다.
2026-08-03 15: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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