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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반도체 소재·SMR·신재생에너지로…AI 시대 신사업 재편
[경제일보] SK그룹이 반도체 소재와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축을 재편하고 있다. SKC는 글라스기판을, SK이노베이션은 SMR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으며 SK㈜는 KKR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합해 발전용량 확대에 나섰다. 기존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AI 산업 확대로 커지는 반도체 소재와 전력 수요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는 전략이다. ◆ SKC, 반도체 소재 고부가화…글라스기판에 3년간 5900억원 투자 SKC는 화학·필름 소재를 기반으로 성장한 뒤 이차전지용 동박과 반도체 소재·부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지난 2023년에는 반도체 테스트 소켓 기업 ISC를 인수하며 후공정 사업을 강화했고, 이후 반도체 소재 사업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테스트 소켓과 함께 글라스기판을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글라스기판은 AI 가속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의 고집적 패키징에 활용되는 차세대 소재다. 기존 유기 소재 기판보다 평탄성이 높고 대형화에 유리해 고집적 회로 구현에 적합하다. AI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집적하는 첨단 패키징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관련 소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사업은 자회사 앱솔릭스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주에 글라스기판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고객사 검증과 양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임베딩과 논임베딩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임베딩 제품은 현지 생산 샘플의 신뢰성 평가, 논임베딩 제품은 고객사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투자 규모도 확대됐다. SKC는 올해 1조16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약 5900억원을 글라스기판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약 4700억원은 설비투자, 12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배정해 미국 생산시설의 상업화와 장비 고도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SK㈜도 배정 물량의 120%를 초과청약하며 SKC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실제 자금 집행도 이어지고 있다. SKC는 이달 4일 앱솔릭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281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출자는 올해 상반기 SKC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글라스기판 투자 재원을 실제 사업에 투입하는 과정이다. 앱솔릭스는 임베딩 제품의 신뢰성 평가와 논임베딩 제품의 고객사 기술검증을 진행하며 양산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아직 대규모 양산 전 단계인 만큼 고객사 인증과 제품 신뢰성 확보, 수율 안정화가 향후 사업 확대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 SK이노베이션, 테라파워 손잡고 SMR 진출…차세대 원전 사업 본격화 SK이노베이션은 기존 LNG와 전력 사업에 배터리와 ESS를 더한 데 이어 SMR까지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한 데 이어 지난 8월 나트륨냉각고속로 기반 SMR 사업 협력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에는 미국 실증 원자로 참여 확대와 후속 상업 프로젝트 참여, 국내 SMR 사업모델 개발, 글로벌 SMR 사업기회 공동 발굴 등이 포함됐다. 테라파워의 나트륨은 소듐냉각고속로와 에너지저장장치를 결합한 4세대 SMR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와이오밍주 캐머러 1호기 프로젝트와 후속 상업 프로젝트 참여를 확대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 및 글로벌 사업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등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를 대상으로 LNG·ESS·SMR을 연결하는 에너지 플랫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는 SK㈜가 계열사에 분산된 사업을 KKR과 통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SK㈜는 지난 7월 KKR이 운용하는 펀드와 신재생에너지 통합법인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말 통합법인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법인은 KKR 51%, SK㈜ 49%로 구성되며 SK이노베이션·SK에코플랜트·SK디스커버리 등에 분산된 태양광, 해상·육상풍력, 연료전지, ESS 등 관련 사업과 자산을 통합한다. 사업 규모 확대 목표도 구체적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SK에코플랜트·SK디스커버리 등 통합 대상 계열사가 운영 중인 신재생에너지 전력 용량은 약 1.7GW다. 이를 기반으로 통합법인의 발전용량을 오는 2031년까지 1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개발부터 건설, 운영, 유지보수까지 사업 밸류체인을 통합하고 KKR의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발전사업 발굴에도 나선다. 다만 SMR은 기술 실증과 인허가, 상업 프로젝트 확보가 필요하고 신재생에너지도 발전용량 확대 과정에서 대규모 자본 투입과 신규 프로젝트 확보가 요구된다. SMR은 테라파워 프로젝트의 상업화 진행 상황과 사업성 확보 여부, 신재생에너지는 현재 통합 대상 사업의 1.7GW를 10GW까지 확대하는 과정에서의 투자 효율성과 신규 발전사업 확보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2026-09-22 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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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15GW AI 데이터센터 구축…'아시아 AI 허브' 승부수
[경제일보] SK텔레콤이 총 15GW 규모의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며 AI 인프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울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빅테크의 AI 컴퓨팅 수요를 국내로 유치해 한국을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5일 SK텔레콤은 경남 진주 경상대에서 진행된 '영남권 첨단산업 육성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오는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우선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영남권에 2GW 이상 규모의 AI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서남권에도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추가 구축해 오는 2029년부터 총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후 AI 수요와 투자 여건을 고려해 2035년까지 15GW 규모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AI 인프라를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AI 서비스 경쟁이 결국 컴퓨팅 자원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국가 AI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AI 인프라 확보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영 및 전략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매년 19~22% 성장하는 반면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오는 2030년 미국에서만 약 15GW 규모의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 역시 올해 약 2000억 달러(약 3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예고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한국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경쟁력을 비롯해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운영을 통해 축적한 인프라 구축 경험 등이 글로벌 AI 기업들의 투자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향후 국내 AI 인프라 전략의 핵심 거점 역할을 맡는다. 현재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오는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이 시설에는 AI 데이터센터 전용 냉각 시스템과 대규모 전력 운영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며, 향후 글로벌 AI 기업들의 컴퓨팅 수요를 수용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엔비디아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형태인 'AI 팩토리' 구축 계획도 발표하는 등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27년 AI 팩토리 운영을 시작한 뒤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AI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SK그룹의 AI 인프라 역량도 집결된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와 에너지, 데이터센터 설계·운영 역량 등을 그룹 계열사와 연계하고,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의 설계와 구축, 운영을 총괄하는 'AI 인프라 설계자' 역할을 수행한다. 그룹 차원의 풀스택 AI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서버 시설이 아닌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있다. AI 산업 성장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물론 반도체와 클라우드, 통신, 전력 산업을 연결하는 기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AI 데이터센터를 경부고속도로와 초고속 인터넷에 이은 차세대 국가 혁신 인프라로 육성하고, 한국을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이번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글로벌 AI 생태계가 필요로 하는 컴퓨팅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산업계·지역사회와 긴밀히 협의해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핵심 AI 인프라 허브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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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을 겨눈 하청 파업…플랜트 현장서 시작된 노란봉투법의 첫 충돌
[경제일보] 정유공장과 석유화학단지, 제철소, 발전소, 반도체 플랜트 현장에서 배관·용접·전기 공정을 맡는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파업을 예고했다. 임금을 지급하는 하청업체가 아니라 발주와 공정, 안전관리의 큰 틀을 쥔 원청기업을 교섭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1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8월 총파업 방침을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79.2%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달 15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춘 상경투쟁을 거쳐 8월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포스코·에쓰오일·고려아연·SK에너지 등 발주사와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등 종합건설사다. 노조는 하청 노동자의 안전보건과 근로조건은 하청업체만의 판단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며,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원청이 직접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까닭은 3월 10일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때문이다. 개정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했다. 노동쟁의 대상도 임금과 근로시간뿐 아니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사업경영상 결정까지 넓어졌다. 그동안 플랜트 현장에서는 원청이 안전 기준과 공정, 출입 절차, 작업 일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임금과 고용은 하청업체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직접 교섭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는 경우가 많았다. 노란봉투법은 이 분리를 다시 따져 보겠다는 법이다. 원청이 실제로 통제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문제에 관해서는 교섭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노동위원회의 초기 판단도 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영역이 있다는 취지다. 다만 SK에코플랜트 사건에서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더라도 어느 노동조합과 어떤 단위로 교섭할지는 별도 쟁점이라는 뜻이다. 여기서부터 현장의 갈등은 더 복잡해진다. 사용자성 인정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법도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사용자성을 인정한다. 현장 안전수칙, 작업 허가, 공정 변경, 인력 투입 기준처럼 원청의 권한이 뚜렷한 사안과 개별 하청업체의 임금 체계, 인사권, 고용계약을 어디까지 나눌지가 첫 교섭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파업의 적법성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쟁의행위 절차의 한 단계일 뿐이다.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하고, 교섭을 거부하는 원청을 상대로 소송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파업이 이뤄질 경우 원청별 사용자성, 교섭 요구의 범위, 조정 절차 준수, 쟁의행위 대상이 된 요구사항을 놓고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플랜트노조가 안전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조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뒤 플랜트산업 10대 원청사 현장에서 최소 7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원청에 법이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 수치는 노조 집계이지만, 플랜트 현장에서 안전 책임이 하청업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문제 제기는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플랜트 공사는 여러 공종이 맞물려 돌아간다. 배관 작업이 늦어지면 용접과 검사, 시운전 일정도 함께 밀릴 수 있다. 정유·석유화학 설비의 정기 보수나 증설 공사,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처럼 공정 간 연결이 촘촘한 현장일수록 타격이 클 수 있다. 다만 총파업 예고만으로 공장 가동 중단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파업 참여 규모, 대상 공종, 해당 현장이 신설 공사인지 정기 보수인지에 따라 실제 영향은 크게 달라진다. 건설업계는 원청의 법정 안전관리 의무를 곧바로 사용자성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원청이 노조와 교섭해 추가 비용이나 작업 방식 변경을 수용할 경우 그 부담이 전문건설업체에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청과 노조가 합의한 내용이 실제 고용주인 하청업체의 계약·인사 운영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주장은 원청이 교섭에서 빠져야 한다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원청의 지시와 공정 압박, 계약 단가가 하청 노동자의 작업 여건에 영향을 준다면 그 책임을 하청업체에만 남겨두기도 어렵다. 반대로 원청이 모든 하청 노동자의 임금·인사 문제까지 떠안는 방식으로 흘러간다면 현장 운영은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안전과 공정, 임금과 고용, 비용 부담을 각 사안별로 가르는 교섭 틀이 필요하다. 노란봉투법의 성패는 파업 규모보다 첫 교섭의 내용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원청이 책임져야 할 안전·공정 의제와 하청업체가 맡아야 할 고용·임금 의제를 구분하지 못하면, 교섭은 시작부터 책임 떠넘기기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다. 반대로 현장에서 실제 권한을 가진 주체가 안전과 작업 여건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다단계 하도급 아래 가려져 있던 책임의 빈틈을 줄일 계기가 될 수 있다. 플랜트노조의 8월 파업 예고는 노란봉투법이 조문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현장으로 들어온 첫 장면이다. 원청과 하청, 발주사와 시공사, 노동조합과 전문건설업체가 어느 선까지 책임을 나눌지에 따라 정유·석유화학·제철·반도체 건설 현장의 노사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교섭 자체를 미루는 일도, 원청 책임을 무한정 넓히는 일도 아니다. 각 현장에서 누가 실제로 무엇을 결정하는지부터 따져, 책임과 비용이 맞물린 협상 틀을 만드는 일이다.
2026-07-01 16: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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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 '3대 메가프로젝트' 시동…건설업계, 일감 지도 재편되나
정부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공식화하면서 건설업계의 일감 지도도 산업 인프라 중심으로 다시 그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전략산업 투자는 생산시설 공사에 그치지 않고 전력·용수·도로·물류·배후 주거시설까지 연쇄 발주를 동반하기 때문이다.주택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산업 인프라가 새 수주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30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계획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서남권에는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팹 4기와 협력사·인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550조원 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방안이 제시됐다.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투자 발표 이후 뒤따를 실제 공사 물량이다. 반도체 팹은 일반 공장처럼 건물만 짓는 사업이 아니다. 미세먼지와 진동, 온도, 습도를 통제하는 클린룸이 필요하고 초안정적인 전력 공급망까지 갖춰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도 단순 건축물과 거리가 멀다. 서버 운용에 필요한 전력과 기계설비가 핵심이다. 토목과 건축, 플랜트, 설비 공정이 동시에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하이테크 시공 경험을 가진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업체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팹 건설 경험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우선 주목받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와 미국 테일러 공장 등을 수행하며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 경험을 쌓았다. 평택과 미국 오스틴, 중국 시안 등에서는 리트로핏 사업도 맡아 왔다. 이와 함께 반도체인프라연구소를 두고 팹을 적기에 합리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신공법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의 대형 팹을 시공한 이력을 갖췄으며 현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팹과 지원시설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반도체 공사는 설계 변경이 잦고 공정 관리 난도가 높은 만큼 설계와 시공을 함께 조율하는 역량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일부 중견 건설사에도 수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삼성물산이나 SK에코플랜트 등의 계열사뿐 아니라 KCC건설,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등에 수혜가 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레퍼런스가 있는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견·중소 건설사에는 주변 인프라 공사가 현실적인 기회로 거론된다. 변전소, 기숙사, 물류시설, 상생협력시설, 진입도로 등은 지역 건설사나 중견사가 참여할 여지가 있는 영역이다.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았던 지방 업체들에는 비주택 분야로 일감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기대가 곧바로 매출로 연결되기는 어렵다. 부지 선정과 인허가, 토지 보상,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까지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발주에 수년이 걸리면 유동성 압박을 받는 지방 중소건설사에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메가프로젝트는 건설업계의 중장기 수주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여겨진다.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가 모두 대규모 설비·전력·토목 공사를 동반하는 만큼 향후 건설사 수주잔고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가속화와 서남권 신규 팹은 건설 경기를 끌어올릴 전망”이라며 “반도체 팹 건설 기업들의 2027년 이후 신규 수주 기대치 상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역시 사업비의 규모가 대폭 커지면서 대형 플랜트 사업으로 보아야 한다”며 “내수 건설 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2026-06-30 0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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