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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서울 집값 85주 상승…규제보다 무서운 건 예측 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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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서울 집값 85주 상승…규제보다 무서운 건 예측 불능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6-09-28 09:24:51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서울 아파트값이 85주째 올랐다. 역대 최장 상승 기간과 같은 기록이다. 다음 조사에서도 오르면 새 기록을 쓴다. 그러나 85주냐 86주냐가 본질은 아니다. 금리를 올리고 대출을 조이고 거래까지 줄었는데도 집값 상승 흐름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시장은 아직 안정됐다고 말하지 않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3%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5주 연속 상승이다.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이어졌던 종전 최장 상승 기간과 같아졌다. 상승폭은 최근 4주 연속 줄었지만 방향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상승 지역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서초·송파는 약세인데 노원·도봉·중랑·서대문·동대문 등 중저가 지역은 오른다. 고가 주택을 겨냥한 금융 규제가 강해지자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규제가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강남권 가격이 내려가고 서울 전체 상승폭도 줄었다. 그러나 규제의 목표가 특정 지역의 가격표를 낮추는 데 그쳐서는 곤란하다. 풍선을 눌러 옆으로 옮겨 놓은 것을 안정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강남에서 밀려난 수요가 노원과 도봉으로 가고 매매를 망설이는 수요가 전세시장에 머문다면 주거비 부담의 장소만 달라질 뿐이다.


국가는 주거 안정을 위해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 헌법도 재산권을 보장하면서 그 내용과 한계를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투기 억제와 가계부채 관리라는 공익을 위해 대출과 거래를 일정 부분 규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과 규칙을 자주 바꿔도 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시장에 필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이다. 오늘 가능하던 거래가 내일 막히고 대출 기준과 세 부담이 짧은 간격으로 달라지면 국민은 정책의 취지보다 다음 규제가 무엇인지부터 계산한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더 조급해지고 집을 가진 사람은 팔 시점을 재기 시작한다. 규제가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불확실성이 되면 정책은 스스로 힘을 잃는다.


토지거래허가제 같은 제도는 거래 자체의 효력을 좌우할 만큼 강한 수단이다. 강한 규제일수록 적용 대상과 기간, 해제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 언제 묶이고 언제 풀리는지 알 수 없는 제도는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거래를 왜곡할 수 있다. 정책의 정당성은 목적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수단이 과도하지 않은지, 적용 기준이 일관적인지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공급 정책도 같다. 정부가 수도권 공급 확대 계획을 내놓았지만 시장이 보는 것은 발표한 숫자가 아니라 언제 착공하고 언제 입주할 수 있느냐다. 집은 주식처럼 버튼 하나로 공급할 수 없다. 부지를 정하고 인허가를 받고 금융을 조달해 착공한 뒤 입주까지 수년이 걸린다.


그래서 부동산 정책은 오늘 가격을 누르는 기술보다 몇 년 뒤 공급을 믿게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 공급 일정이 분명하고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뢰가 있다면 무리해서 지금 집을 살 이유가 줄어든다. 반대로 공급 계획을 믿지 못하면 사람들은 미래의 집보다 오늘의 집을 산다.


전세시장도 심상치 않다. 9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9%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았다. 매매를 막는 정책이 전세 수요를 늘리고 전셋값 상승이 다시 매매 수요를 자극한다면 정책 효과는 반감된다. 매매와 전세를 따로 떼어 볼 수 없는 이유다.


거래량 역시 착시를 경계해야 한다.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7월보다 크게 줄었다. 거래가 줄었다고 곧바로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거래 절벽 속에서도 가격이 오르면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가격 간극만 커질 수 있다. 거래가 없다는 것과 가격이 안정됐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질 것이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상승폭은 최근 줄고 있고 강남3구도 약세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상승세가 더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85주 동안 오르고도 여전히 플러스라는 사실까지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정책 당국이 봐야 할 것은 다음 주 발표될 숫자 하나가 아니다. 86주라는 기록을 피한다고 성공도 아니고 기록을 세웠다고 곧바로 실패가 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몇 달 뒤 대출 규제가 어떻게 바뀔지, 어느 지역이 다시 묶일지 몰라 서둘러 집을 사고 파는 시장을 끝내는 일이다.


규칙이 분명해야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정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의 안정은 가격을 행정력으로 멈춰 세우는 데서 오지 않는다. 사고팔고 빌리는 사람이 내일의 규칙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서울 아파트값 최장 상승 기록보다 더 무겁게 봐야 할 것은 그 예측 가능성이 아직 시장에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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