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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명 위한 특수분유부터 셀렉스까지…매일유업이 57년간 찾은 '영양의 빈칸'
[경제일보] 매일유업은 지난 57년간 소비자에게 부족한 영양을 찾아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해왔다. 1969년 우유가 부족하던 시기 낙농사업으로 출발해 1974년 영유아용 조제분유 생산에 나섰고 이후에는 일반 분유를 먹기 어려운 환아를 위한 특수분유까지 개발하며 영양 수요를 세분화했다. 이러한 방식은 유아식에만 머물지 않았다. 우유 속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소비자에게는 '락토프리 우유'를 내놓고 중장년층의 단백질 섭취 수요에는 '셀렉스'를 선보였으며 우유 대신 식물성 음료를 찾는 소비자를 겨냥해 두유와 오트음료로 제품군을 넓혀왔다. 질환·연령·소화 능력·식습관에 따라 달라지는 미충족 수요를 찾아 영양 설계와 유가공 기술로 제품화해온 것이다. 우유와 분유에서 시작한 기술이 50여년 뒤 중장년·고령자·환자의 영양관리까지 이어진 배경도 여기에 있다. '낙농보국'에서 시작한 57년…우유·분유로 식품사업 기반 구축 출발점은 우유였다. 매일유업의 전신 한국낙농가공은 1969년 2월 '낙농보국'을 창업정신으로 출범했다. 같은 해 5월 정부와 김복용 창업주가 각각 절반씩 출자해 자본금 3억원으로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우유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유를 공급할 낙농 기반 확보가 먼저였다. 매일유업은 1972년 미국산 처녀우 850마리와 호주산 임신우 850마리를 들여왔고 이듬해에는 국내 최초로 젖소를 비행기로 수송하며 원유 공급 기반을 넓혔다. 이렇게 확보한 낙농 기반을 바탕으로 1973년 호남공장을 준공해 테트라팩 우유 생산에 들어갔으며 1974년에는 중부공장을 가동해 조제분유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생산 기반을 갖춘 뒤에는 해외로 눈을 돌려 1981년 매일분유를 중동에 수출하며 국내에서 축적한 유가공 역량을 해외시장으로 연결했다. 우유와 분유에서 쌓은 식품 제조·유통 역량은 냉장주스, 발효유, 컵커피와 같은 인접 식품군으로 이어졌다. 1992년 국내 최초 냉장주스 '썬업'을 출시한 데 이어 컵커피·발효유·두유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소비자의 다양한 식음 수요를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매일유업이 반복해온 방식은 단순히 제품 종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영양과 식생활에서 아직 충족되지 않은 수요를 찾아 새로운 제품으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2017년에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사 구조를 재편했다. 기존 매일유업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매일홀딩스로 바뀌고 우유와 분유 등 유가공 사업은 새로 출범한 매일유업이 맡는 방식으로 분리됐다. 회사의 법인 구조는 달라졌지만 생산시설과 브랜드, 유가공 사업의 역사는 1969년 창립 때부터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350명 위한 특수분유부터 락토프리까지…작은 영양 수요도 제품으로 매일유업의 사업 방식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매출 규모가 큰 우유나 커피보다 1999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자용 특수분유에서 찾을 수 있다.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자는 특정 아미노산 등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생성되지 않아 모유와 일반 분유는 물론 고기와 쌀밥 같은 일상적인 식품도 자유롭게 섭취하기 어렵다. 매일유업은 이런 환아가 필요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문제가 되는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성분은 보충한 특수 유아식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렇게 시작한 특수분유 생산은 올해로 27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8종 12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특수분유는 효율성이 높은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선천성 대사이상 환자는 약 350명 수준에 불과한 데다 일반 제품과 성분이 섞이지 않도록 생산 때마다 일반 분유 공정을 멈추고 설비를 별도로 세척한 뒤 소량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매일유업은 20년 넘게 특수분유 생산을 이어오고 있다. 수익성보다 반드시 필요한 수요에 대응하는 이 같은 방식은 매일유업이 강조해온 ‘한 명의 아이도 건강한 삶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철학을 실제 제품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특정 소비자가 기존 제품을 섭취하기 어려운 문제를 제품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5년 출시한 '소화가 잘되는 우유'다. 우유 속 유당을 소화하기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미세한 필터로 유당을 제거하는 UF(Ultra Filtration) 공법을 적용했다. 출시 당시 국내에서는 락토프리라는 개념이 생소했지만 유당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 수요가 확인되면서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닐슨 집계 기준 국내 락토프리 우유 시장은 2019년 300억원대에서 2023년 약 87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고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같은 시기 시장점유율 44%로 1위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출시 19년 만에 누적 판매량 8억개를 넘어서는 등 우유 섭취에 불편을 느끼던 소비자를 새로운 유제품 수요층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2008년 선보인 상하목장은 소비자 선택 기준이 가격에서 원료와 생산 방식, 품질까지 넓어지는 흐름을 겨냥했다. 일반 백색우유와 가격 경쟁을 벌이기보다 유기농 원유와 생산 과정에 가치를 두는 소비자층을 공략하면서 차별화된 시장을 구축했다. 락토프리 우유가 소화 여부에 따른 수요를 겨냥했다면 상하목장은 원료와 생산 방식에 대한 선호를 제품에 반영해 동일한 우유 시장 안에서도 소비 기준을 한층 세분화한 사례다. 분유 기술을 중장년·환자까지…셀렉스·메디웰로 '평생 영양' 공략 인구구조 변화는 매일유업이 공략해야 할 영양 수요의 방향도 바꿨다. 영유아 인구 감소로 우유와 분유 시장의 성장 여력이 줄어드는 사이 고령화와 건강관리 수요는 커졌고 매일유업은 이에 맞춰 분유에서 축적한 영양 설계 역량을 중장년층으로 확장했다. 2018년 선보인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가 대표적이다. 같은 해 식품업계 최초로 근감소증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매일사코페니아연구소를 설립해 중장년층의 근육과 단백질 섭취를 연구했다. 이후 △분말형 단백질 △RTD 음료 △프로틴바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고 셀렉스 누적 매출은 지난해 5월 5000억원을 넘어섰다. 분유가 성장기 영유아에게 필요한 영양을 설계한 제품이었다면 셀렉스는 연령이 높아지면서 부족해지기 쉬운 단백질과 영양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생애주기별 영양 설계는 고령자와 환자로도 이어져 매일유업은 전문 균형영양식 '메디웰'을 통해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을 보충하는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올해는 이 사업을 한 단계 더 세분화하며 한림대학교의료원, 푸드테크 기업 슈팹과 환자·고령자 맞춤형 영양식 개발을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 의료기관의 임상 역량과 식품 기술을 결합해 건강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을 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아이의 연령과 상태에 맞춰 분유를 설계했던 방식이 중장년, 고령자, 환자의 상태별 영양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새로운 영양 수요를 공략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유가공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7월 국산 우유를 UF 공법으로 3배 농축한 단백질 RTD 음료 '퓨어틴'을 출시했다. 330㎖ 한 팩에 단백질 23g을 담으면서 유당은 제거했다. 2005년 락토프리 우유에 활용했던 여과 기술을 최근 커지는 단백질 음료 시장에 적용한 것이다. 영양의 빈칸은 식습관에서도 나타났다. 건강과 환경, 소화 문제 등을 이유로 우유 대신 식물성 음료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매일유업도 콩, 아몬드, 귀리를 기반으로 한 제품군을 구축했다. 기존 매일두유에 아몬드브리즈를 더한 데 이어 2021년 귀리를 활용한 '어메이징오트'를 선보였다. 유제품을 주력으로 해온 매일유업이 우유를 마시지 않는 소비자까지 겨냥해 제품군을 확대한 것이다. 올해 8월에는 상하목장 브랜드의 첫 두유 제품인 '콩물두유' 3종도 출시했다. 국산 서리태를 활용한 제품으로 기존 유기농 유제품 중심이던 상하목장 브랜드를 식물성 음료까지 확장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매일유업이 식물성 음료를 주요 성장 품목으로 꼽고 있다는 점에서 일회성 신제품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가깝다. 이 흐름을 놓고 보면 매일유업의 고객은 점차 연령과 원료의 경계를 넘어섰다. 매일유업은 영유아용 분유부터 유당불내증 소비자를 위한 락토프리 우유, 중장년층 대상 단백질 제품, 환자·고령자용 균형영양식, 식물성 음료까지 고객별 생애주기와 식습관에 따라 제품군을 세분화하고 있다. 뉴트리션 영업익 338%·수출 26% 증가…백색우유·해외 수익성은 과제 이러한 전략은 올해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매일유업의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은 9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92억원으로 54.3% 늘었다. 2분기만 보면 매출 4800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으로 각각 4.8%, 64.4% 증가했다. 특히 조제분유와 성인영양식 등이 포함된 뉴트리션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뉴트리션 매출은 12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2%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6%에서 12.7%로 높아졌다. 수익성 개선 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338.3% 늘었고 2분기만 보면 매출 632억원으로 16.4%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억원에서 27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유가공 부문 매출 증가율이 1%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뉴트리션 사업이 매일유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분유 사업에는 최근 출생아 반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14만580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지난 6월 출생아 수도 2만3111명으로 15.6% 증가해 2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매일유업도 출생아 증가에 따른 조제분유 판매 호조를 상반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뉴트리션 사업의 성장세에 맞춰 조직 구조도 재정비했다. 매일유업은 2021년 헬스앤뉴트리션 사업을 분리해 설립한 100%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을 올해 5월 다시 흡수합병했다. 이를 통해 뉴트리션 사업의 글로벌 성장전략을 본사 차원에서 추진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영업과 상품개발, 마케팅 역량을 한데 묶어 경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별도 법인에서 키워온 셀렉스 사업을 본체로 편입해 기존 유가공·영양 연구 역량과 판매조직 간 시너지를 확대하려는 것이다. 국내에서 축적한 영양 제품 경쟁력은 해외시장에서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일유업의 수출액은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4% 늘어 같은 기간 2.5% 증가에 그친 내수 매출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4.6%에서 5.6%로 높아지면서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해외 소비자와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매일두유와 셀렉스 등 8개 제품을 미국 올리브영 패서디나점과 온라인몰에 입점시키며 현지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저당·고단백 두유와 콜라겐 제품 등을 앞세워 국내에서 세분화해온 식물성·건강관리 수요를 미국의 'K-웰니스' 소비로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특수분유 역시 해외시장으로 공급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헬스케어 계열사 알리건강을 통해 선천성 대사질환자용 특수분유를 현지에 공급해왔으며 이를 통해 국내 수백명의 환자를 위해 유지해온 제품을 해외 희귀질환 환자까지 연결하고 있다. 이처럼 제품별 해외 판매 접점은 넓어지고 있지만 이를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올해 상반기 수출이 빠르게 증가했음에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그쳤고 지난해 해외 종속기업인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와 매일호주유한회사는 각각 7억원과 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외 판매 규모를 확대하는 것과 현지 사업 기반을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인 만큼 향후 해외사업의 이익 창출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뉴트리션과 식물성 음료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매일유업의 출발점이자 핵심 사업인 백색우유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원유 공급과잉으로 백색우유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한 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포장재와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말 매일유업의 원유 매입가격은 ℓ당 1359.97원으로 지난해 말 1357.71원, 2024년 말 1343.9원보다 높아졌다. 백색우유 소비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원유 매입 부담은 쉽게 낮추기 어려워 수익성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매일유업은 하반기 백색우유의 손익 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조제분유와 셀렉스 등 뉴트리션, 식물성 음료의 국내외 판매를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의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이 이제 증명해야 할 것은 '영양의 빈칸'을 발견하는 감각보다 그 빈칸을 충분한 규모의 시장으로 키워내는 힘이다. 국내 유업시장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뉴트리션과 식물성 음료의 외형과 수익성을 함께 높이고 해외에서도 국내에서 검증한 제품 경쟁력을 안착시켜야 한다. 지난 57년간 세분화된 소비자 수요를 제품으로 구현해온 역량이 향후 시장 확대와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매일유업의 다음 성장 곡선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본질적인 영양 수요를 발굴해 보다 건강한 식음료로 제품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50년 이상 축적한 영양 설계 기술과 지속적인 연구개발(R&D), 소비자 건강 증진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온 진정성이 고객 신뢰와 브랜드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프리미엄 유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식물성 음료와 성인·장노년층 영양식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조제분유와 식물성 음료, 셀렉스 등을 판매하고 미국에서도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등 수출 활로를 확보해 해외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8-31 17: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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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는 AI 인프라, 카카오는 AI 플랫폼…'AI 중심'으로 회사 다시 짠다
[경제일보]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잇달아 인적분할을 결정하고 AI를 기존 사업과 분리된 핵심 성장축으로 세우는 등 인공지능(AI)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사업구조를 넘어 지배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DC)와 해저케이블 등 인프라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외부 자본을 유치하고,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한 사업회사와 계열사 관리·미래 투자를 담당하는 회사로 나눈다. 27일 SK텔레콤은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SK호라이즌'으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신설 법인 '카카오AI'와 존속 법인 '카카오X'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이 선택한 사업의 방향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명확하다. AI를 기존 사업에 추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에 맞는 자본조달과 의사결정 구조를 별도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AI 인프라와 빠른 서비스 전환이 필요한 AI 플랫폼을 기존 사업과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기보다 별도의 성장 엔진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K호라이즌은 기존에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8곳과 건설 중인 울산·구로 AI 데이터센터 등을 포함해 총 318MW 규모의 인프라 운영과 확장을 담당한다. SK텔레콤은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신설회사에 약 3조80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도 유치한다. SK텔레콤이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낸 것은 AI 인프라 사업의 성격이 기존 통신사업과 크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과 부지, GPU, 네트워크 등에 선제적으로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AI 모델의 성능 경쟁이 심화할수록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커지면서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공간을 넘어 AI 산업의 핵심 기반시설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SK호라이즌을 통해 외부 자본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통신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만으로 AI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대신 글로벌 재무적 투자자(FI)의 자금을 끌어들여 인프라 확대에 투입하는 구조다. SK텔레콤은 AI DC 사업을 총괄하고 SK호라이즌이 운영과 확장을 담당하는 동시에 SK하이퍼가 기가와트(GW)급 사업 개발을 맡는 방식으로 역할도 나눴다. 기존 SK브로드밴드는 유선·미디어·엔터프라이즈 사업의 AI 전환(AX)에 집중하게 된다. AI 인프라를 별도 성장축으로 떼어내면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AI 인프라 확장을 서로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카카오도 AI를 중심으로 회사의 구조를 다시 짠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 광고, 커머스를 담당하고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와 미래 투자를 담당한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카카오AI의 핵심은 카카오톡의 AI 전환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단순한 메신저에서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로 발전시키고 AI와 광고·커머스를 연결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반면 카카오X는 기존 계열사 사업을 관리하면서 가상자산, 피지컬 AI, 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성장 동력에 투자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존 통신이나 플랫폼 사업은 이미 구축된 가입자·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서비스와 매출을 확대하는 방식이었다면 AI는 막대한 선행 투자와 빠른 의사결정이 동시에 요구된다. AI 모델과 서비스는 경쟁사의 기술 발전에 따라 투자 시점과 규모를 신속하게 조정해야 하고, AI 데이터센터는 고객 수요가 발생하기 전에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두 기업의 인적 분할은 AI가 더 이상 기존 사업에 붙이는 하나의 신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AI가 기업의 투자 규모와 속도, 사업 포트폴리오, 자본조달 방식, 의사결정 체계까지 바꾸면서 기업들은 AI에 맞춰 회사의 골격 자체를 다시 짜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이 AI 인프라를, 카카오가 AI 플랫폼을 별도 성장축으로 만든 것도 같은 흐름의 서로 다른 모습이다. 앞으로 국내 ICT 기업들의 AI 경쟁력은 누가 더 좋은 AI 모델을 확보하느냐뿐 아니라 AI에 얼마나 많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이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할의 성패 역시 'AI 회사'라는 이름이 아니라 분할 이후 실제로 얼마나 큰 AI 사업을 만들어내느냐가 결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는 "모바일 시대의 카카오는 대화와 연결로 사람들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어왔다"며 "카카오AI는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자회사 관리라는 비중 있는 역할을 분리하면서 핵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명확한 사업 구조가 갖춰졌다"고 말했다.
2026-08-28 17: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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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첨단소재가 끌었다…2분기 영업익 1101억원
[경제일보] 롯데케미칼이 첨단소재와 정밀화학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다만 회사의 주력인 기초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23억원에 그쳐 본업의 업황 회복이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대산·여수 사업재편을 통한 범용 석유화학 축소와 고부가 소재 확대가 하반기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7일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6864억원, 영업이익 11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13.9%, 전년 동기보다 35.5% 늘었다. 영업이익은 1분기 735억원보다 366억원 증가했고, 지난해 2분기 2449억원의 영업손실에서는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1944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첨단소재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 1조1551억원, 영업이익 1325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 확대와 환율 효과가 겹치면서 영업이익률은 11.5%까지 높아졌다. 롯데정밀화학도 국제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로 매출 5863억원, 영업이익 619억원을 냈다. 반면 기초화학은 매출 3조9403억원, 영업이익 23억원에 그쳤다. 1분기 영업이익 455억원에서 크게 줄었다. 정기보수와 원료 가격 변동에 따른 부정적 래깅 효과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회사도 3분기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과 원료 가격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매출 1942억원, 영업손실 169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조정 배경에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장기간 이어진 수요 부진이 있다. 정부는 업계 전체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능력을 연간 최대 370만톤, 전체의 약 25%까지 줄이는 방향으로 재편을 추진해 왔다. 로이터도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설이 수요 증가 속도를 앞지르면서 국내 석유화학사의 구조재편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대산공장 분할을 마쳤고 오는 9월 HD현대케미칼과 통합법인 출범을 추진한다. 정부가 승인한 대산 재편안에는 연산 110만톤 규모 롯데케미칼 대산 NCC를 3년간 가동 중단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여수에서는 여천NCC·한화솔루션·DL케미칼과 설비와 사업을 통합하는 재편안이 지난달 정부 승인을 받았다. 재무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2분기 말 차입금은 10조265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572억원 늘었고 순차입금비율도 43.9%로 0.2%포인트 상승했다.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것과 별개로 사업재편 효과를 실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사업재편을 통해 경쟁력 강화, 고부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성장사업 육성, 재무구조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며 “앞으로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 기업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07 18: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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