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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서 입점'에서 '입점해서 유명'으로…올리브영이 키운 K-뷰티 '발견의 힘'
[경제일보] 1999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작은 화장품 매장은 2026년 한국인의 뷰티 소비 지도를 뒤집었다. 특정 브랜드와 제품을 정해 구매하던 소비자는 이곳에서 여러 브랜드를 한눈에 비교하고 이름조차 낯선 제품을 직접 써본 뒤 선택하기 시작했다. 국내 첫 헬스앤뷰티(H&B) 스토어로 출발한 CJ올리브영은 해외 드럭스토어를 그대로 옮기는 대신 뷰티를 중심에 둔 한국형 모델을 만들었다. 27년이 지난 지금은 단순한 화장품 유통점을 넘어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접하고 신생 브랜드는 고객과 만남의 기회를 얻는 K뷰티 '발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영의 성장사를 관통하는 DNA도 이 '발견'에 있다. 이미 검증된 인기 상품에만 의존하기보다 가능성 있는 브랜드와 제품을 발굴하고 매대와 랭킹·행사·체험 등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구매로 연결해왔다. 구매할 제품을 정한 뒤 매장을 찾던 소비 방식을 매장을 둘러보며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올리브영은 단순한 화장품 판매점을 넘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주는 큐레이터이자 신생 브랜드가 시장 반응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변했다. 과거 해외 브랜드와 국내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에 가까웠다면 현재는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를 발굴해 한국은 물론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K뷰티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낯선 브랜드를 '발견'으로…올리브영이 만든 K뷰티 성장 공식 올리브영은 신사점 이후 수도권과 지방으로 점포망을 넓혔다. 2008년 부산에 첫 지방 매장을 열며 전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닥터자르트와 메디힐 등 중소 브랜드의 판로 역할을 하며 상품군을 넓혔다. 2017년에는 전국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섰다. 경쟁자도 잇따랐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를, 롯데쇼핑은 롭스를 운영했고 이마트도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를 들여와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부츠는 2020년 국내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랄라블라도 2022년 사업을 접었다. 롭스 역시 가두점에서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면서 올리브영 중심의 시장 구도가 굳어졌다. 경쟁자도 잇따랐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를, 롯데쇼핑은 롭스를 운영했고 이마트도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를 들여와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부츠는 2020년 국내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랄라블라도 2022년 사업을 접었다. 롭스 역시 가두점에서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면서 올리브영 중심의 시장 구도가 굳어졌다. 다만 H&B 전문점 중심의 경쟁이 약화된 것과 달리 최근 경쟁 구도는 오히려 다변화되고 있다. 다이소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화장품 시장을 확대하고 무신사와 컬리 등 패션·커머스 플랫폼도 각자의 고객층과 큐레이션 역량을 기반으로 뷰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접하는 유통채널도 올리브영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이 매장 수를 늘리는 동안 함께 축적한 경쟁력은 새로운 상품과 브랜드를 발굴해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선별 역량이었다. 유명 화장품 회사의 베스트셀러만 채우기보다 새로운 제형과 콘셉트,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카테고리를 발굴해 매대에 선보였다. 이후 올영세일과 올리브영 어워즈, 페스타, 온라인 랭킹과 리뷰 등 다양한 마케팅 장치를 더해 소비자의 관심을 한 데 모았다. 성과는 입점 브랜드의 성장에서도 나타난다. 2025년 올리브영 온·오프라인에서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입점 브랜드는 116개로 2020년 36개에서 5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닥터지와 달바, 라운드랩, 메디힐, 클리오, 토리든 등 6개 브랜드는 올리브영 내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메디힐은 입점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장 줄이고 경험 키웠다…온라인과 연결된 옴니채널 진화 두 번째 변곡점은 온라인이었다. 화장품 구매가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자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는 매장이 비용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올리브영은 반대로 매장을 온라인 경쟁력을 만드는 자산으로 활용했다. 2014년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2017년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이듬해에는 화장품업계 최초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선보였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면서 매장은 상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온라인 주문을 뒷받침하는 옴니채널 거점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이는 '발견'과 '구매' 사이의 시간을 단축했다. 매장에서 테스트한 제품을 앱으로 주문하고 온라인 랭킹이나 리뷰에서 처음 본 제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고객에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별개의 채널이 아니라 하나의 쇼핑 과정으로 묶인 셈이다. 최근에는 점포 전략도 양적 확대에서 매장 대형화와 기능 강화로 옮겨가고 있다. 올리브영 국내 매장은 지난해 2분기 1393개에서 올해 2분기 1367개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1394개를 정점으로 4분기 1381개, 올해 1분기 1369개, 2분기 1367개로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대신 기존 소형 점포를 통합하거나 더 넓은 공간으로 확장 이전하고 체험·특화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점포망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센트럴 명동 타운'이 대표적이다. 3개 층 약 950평 규모에 1000여개 브랜드와 약 1만5000개 상품을 갖춰 올리브영 매장 중 최다 상품을 선보인다. '마스크 라이브러리'에는 마스크팩 800여개를 모아 피부 타입과 기능별로 구분하며 소비자가 다양한 제품을 쉽게 비교·탐색할 수 있도록 진열을 세분화했다. 방한 쇼핑 명소에서 미국 현지로…해외 유통망 확장 올리브영의 발견 기능은 K뷰티의 해외 확산과 맞물리며 새로운 성장축이 됐다. 과거 올리브영이 해외 화장품과 새로운 뷰티 트렌드를 한국 소비자에게 소개했다면 이제는 반대로 세계 소비자가 한국의 새로운 브랜드를 찾기 위해 올리브영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025년 1~11월 전국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금액은 1조원을 달성했다. 2022년 연간 실적과 비교하면 약 26배 커진 규모다. 전체 오프라인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약 2%에서 2025년 25% 이상으로 뛰었다. 외국인 고객의 58%는 6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했고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한 고객도 33%에 달했다. 이는 특정 K뷰티 히트상품 몇 개만 구매해가는 현상과는 차이가 있다. 올리브영 매장 자체가 여러 국내 브랜드를 비교하고 새 제품을 찾는 쇼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소 브랜드 입장에서 올리브영은 국내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관문인 동시에 세계 각국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글로벌 쇼케이스가 됐다. 올리브영은 이제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해외 소비자 곁으로 가고 있다. 지난 5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미국 1호점을 열었고 6월 13일에는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2호점을 냈다. 패서디나점은 개점 당시 약 400개 뷰티·웰니스 브랜드의 상품 5000여종을 구성했으며 현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짧게는 2주 단위로 매대 상품 큐레이션을 업데이트한다는 운영 방침도 세웠다. 한국 매장을 그대로 복사하지도 않았다. 센추리시티점은 미국에서 수요가 높은 스킨케어 매대를 국내 표준점보다 약 1.5배 크게 구성하고 피부 상태 진단과 제품 추천을 결합한 체험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미국 전용 온라인몰과 멤버십도 함께 운영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기반을 구축했다. 현지 운영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블루밍턴에는 약 3600㎡ 규모의 미국 서부 물류센터를 구축해 통관과 보관·재고 관리·배송 등을 지원한다. 올리브영이 발굴·큐레이션한 브랜드가 세포라 등 현지 유통채널에 공급될 경우 해당 물류센터를 활용해 현지 물류도 지원할 계획이다. 자체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사를 넘어 국내 브랜드가 다른 해외 채널에 진입하는 과정까지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상품 아닌 생활방식 제안…올리브영, 웰니스까지 영역 확대 올리브영은 올해 1월 웰니스 전문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출범시키고 서울 광화문에 첫 매장을 열었다. 약 130평 규모의 공간에 500여개 브랜드와 3000여종의 상품을 구성하고 영양제와 건강식품을 비롯해 운동·휴식·셀프케어 등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관련된 상품을 한데 모았다. 상품을 단순히 품목별로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건강관리 목적에 따라 다양한 웰니스 상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의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에서도 기존 올리브영의 옴니채널 전략을 접목했다. 올리브영 앱 내 별도 서비스를 통해 웰니스 상품을 탐색하고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섭취 알림 기능과 오늘드림·매장 픽업 등 기존 배송 서비스를 연계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직접 살펴보고 온라인에서는 관련 정보를 확인한 뒤 구매와 재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접근 방식은 1999년 H&B 시장에 진입했던 당시와 닮아 있다. 당시 소비자에게 생소했던 H&B라는 범주를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 체험을 통해 하나의 소비 영역으로 구체화했다면 이번에는 건강기능식품과 운동, 휴식, 셀프케어 등 여러 산업에 분산된 상품을 '웰니스'라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재구성하고 있다. 기존 시장에 상품을 추가하는 방식보다 새로운 소비 범주를 제시하고 그 안에서 브랜드와 제품의 발견을 유도해 온 올리브영의 성장 공식을 재적용하는 시도다. 커진 영향력만큼 무거워진 책임 올리브영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입점·납품 브랜드와의 관계도 숙제다. 플랫폼에서의 노출이 브랜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행사 참여와 판매 조건, 수수료 등 거래관계에 대한 책임도 갑과 을 관계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올리브영과 납품업체 간 거래관계는 이미 공정당국과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의 경쟁사 행사 참여를 제한하고 판촉행사 종료 후 정상 납품가격을 환원하지 않은 행위, 정보처리비를 받은 행위 등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고발했다. 이후 행정소송에서 경쟁사 행사 참여 제한과 관련한 처분은 취소됐고 대법원도 2025년 9월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과징금은 약 14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법원은 올리브영이 납품업체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가진다는 점 자체는 인정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는 이와 별개의 문제다. 공정위는 2023년 올리브영의 일부 거래정책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화장품 유통시장의 범위와 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해당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무혐의가 아닌 심의절차종료 결정을 내렸다. 당시 공정위 역시 올리브영의 화장품 소매유통 채널 내 위치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 거래행위가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999년 낯선 브랜드와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며 시작된 올리브영의 '발견' 스토리는 이제 브랜드와 시장의 연결 방식 자체를 재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신제품을 발굴하는 선별 역량을 넘어 입점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 및 유망 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량에 달려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을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과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내에서 축적한 카테고리 육성과 큐레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K뷰티의 글로벌 확산과 K웰니스 생태계 육성을 함께 추진하고 지역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K뷰티·웰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13 17: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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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만 경기도 표심은…'대전환론'·'반도체 도정론' 정면승부
[경제일보] 경기도지사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다. 서울이 정치의 상징이라면, 경기도는 숫자의 현실이다. 전국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광역단체이고, 반도체·자동차·바이오·물류·신도시·접경지·농촌이 한 행정구역 안에 함께 놓여 있다. 이에 경기도지사 선거는 단순한 지방권력의 교체가 아니라 수도권 경제와 국가 산업정책의 방향을 묻는 선거다. 이번 대진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의 맞대결로 짜였다. 특히 두 후보 중 누가 이기든 사상 첫 여성 도지사 탄생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또한 추 후보는 6선 의원, 당대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치인이고, 양 후보는 삼성전자 최초 고졸 출신 여성 임원 이력을 가진 경제·산업 전문가라는 점에서 ‘정치 거물’ 대 ‘실용 전문가’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최신 여론조사에서는 추 후보가 우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한 여론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 조원씨앤아이 조사, 2026년 5월 4~5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 대상, ARS 여론조사,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성·연령대·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 총 통화시도 1만1550명, 응답률 6.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추 후보는 50.8%, 양 후보는 31.5%의 선호도를 보였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45.3%, 국민의힘은 31.9%로 나타났다. 수치 자체는 추 후보의 우세를 보여주지만, 연령별 흐름은 복합적이다. 조사에서 양 후보는 18~29세와 30대에서 앞섰고, 추 후보는 40대 이상에서 강세를 보였다. 권역별로는 추 후보가 5개 권역 모두에서 우세했다. 이는 현재 판세가 ‘추미애 우위’이지만, 청년층과 무당층 일부에서는 양향자 후보가 파고들 여지가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조직력 앞세운 추미애…‘강한 후보’ 이미지가 양날의 검 추 후보의 강점은 정치적 체급과 선거 조직 장악력이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이 제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거대 선거구다. 북부 접경지역과 남부 반도체벨트, 동부 자연보전권역과 서부 산업도시는 같은 공약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큰 선거를 여러 차례 치러본 경험과 당내 동원력은 추 후보에게 분명한 자산이다. 추 후보 선대위에 경기도 내 민주당 현역 의원 51명이 참여하는 2차 인선이 완료됐다는 점은 이와 같은 추 후보의 정치적 자산에 대한 방증이다. 강정 정치인 이미지는 추 후보의 약점으로 꼽힌다. 추 후보는 선명한 정치적 메시지와 강한 추진력으로 지지층 결집에는 유리하지만, 중도층에는 피로감을 줄 수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가 중앙정치의 연장전처럼 비칠 경우, 생활경제와 지역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양 후보가 ‘싸움꾼이 아닌 일꾼’, ‘첨단기술 전문가’ 프레임을 내세우는 것도 이 약점을 겨냥한 전략이다. 추 후보의 기회 요소는 여당 후보로서의 실행력이다. 추 후보는 경기도 대전환을 내세우며 중앙정부·국회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반도체 경쟁력을 위해 국가적 역량이 투입돼야 하고, 집권당과 거대 여당의 입법력이 경제정책 추진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GTX, 반도체 클러스터, 경기북부 발전처럼 중앙정부와 국회 협력이 필요한 의제에서 강점으로 작동할 수 있다. 추 후보에게 있어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은 공약의 과밀도와 재원 검증이다. 추 후보는 교통혁신, 경기북부 방산클러스터, K-반도체 생태계 완성, AI 혁신 등을 1호 공약의 큰 축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6~18세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 GTX-A·B·C 차질 없는 개통, GTX-D 조기 착공, E·F 노선 신설, AI 기반 스마트 교차로와 자율주행 버스 도입 등을 내놨다. 문제는 이 모든 공약이 막대한 재정과 중앙정부 협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실행 시간표와 재원 구조가 따라붙지 않으면 ‘큰 공약’은 곧 ‘부담 큰 공약’으로 바뀔 수 있다. ◆2030·반도체벨트 노리는 양향자…‘지지율 격차’ 최대 난제 양 후보의 강점은 산업 현장 경험이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해 상고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 삼성전자 임원에 오른 인물이다. 양 후보는 경기도가 국내 반도체 산업 부가가치와 매출의 핵심을 담당하는 지역이라며, 반도체를 아는 사람이 도정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양 후보자의 약점은 정치적 기반의 불안정성이다. 양 후보는 민주당 영입 인재로 정치에 입문했고, 이후 정치적 경로를 바꿔 국민의힘 후보가 됐다. 이는 중도 확장성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보수 핵심 지지층에는 ‘완전한 우리 후보인가’라는 의문을 남길 수 있다. 양 후보의 기회 요소는 2030 표심과 반도체벨트다. 스트레이트뉴스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는 18~29세, 30대에서 추 후보를 앞섰고, 경기도 남부의 평택·화성·용인·수원·성남은 반도체와 첨단산업의 핵심 축이다. 그가 본선 후보 확정 직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평택을 첫 방문지로 택해 첨단산업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한 것도 이를 겨냥한 전략으로 읽힌다. 양 후보에게 평택·화성·용인 반도체벨트는 단순한 지역 공략지가 아니라 자신의 이력을 정책 경쟁력으로 바꾸는 무대다. 다만, 양 후보에 대한 위협 요소는 지지율 격차와 단일화 변수다. 현재 여론조사 등에서 양 후보는 추 후보에게 두 자릿수 이상 뒤져 있다. 또한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가 완주할 경우 보수·중도 표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더라도 양 후보의 독자 메시지가 묻힐 위험도 존재한다. ◆2030·반도체벨트·무당층 ‘승부처’…공약 설득력 관건 추 후보의 히든 카드는 ‘경기도 대전환’의 실행력이다. 그는 교통, 반도체, 방산, AI를 묶어 경기도를 수도권 산업·교통 플랫폼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은 공약의 크기가 아니라 실행의 순서다. GTX와 무상교통은 생활비와 출퇴근 시간을 겨냥하고, 방산클러스터와 반도체 생태계는 북부와 남부의 성장축을 동시에 겨냥한다. 양 후보의 히든 카드는 ‘반도체 도지사’ 프레임이다. 그는 경기도를 세계 3대 첨단산업 메카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양 후보는 반도체 전문가로서 경기도를 첨단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고, 경기도민 1인당 GRDP 1억원 시대와 남북부 균형 성장을 대표 공약으로 밝혔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의 승부처는 ‘2030 세대’, ‘반도체 벨트’, ‘중도·무당층’ 등으로 꼽힌다. 현재 시점에서 청년층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양 후보와 무상교통, 일자리, 주거 정책 등을 주요 공약으로 밀고 있는 추 후보 중 2030 세대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평택·화성·용인·성남·수원에서 어느 후보가 더 구체적인 산업 전략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이고,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무당층도 실용·성과적 측면에서 공약을 판단해 최종 선택을 할 공산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우 북부에는 접경과 규제, 남부에는 반도체와 과밀, 동부에는 보전과 개발, 서부에는 제조업과 물류가 있다”며 “구체적인 공약으로 각 지역에 실질적인 삶의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후보가 유권자들로부터 최종 낙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2026-05-09 1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