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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투자 분리 앞두고 내부 설득…정신아 "새 회사 구조 다시 설계"
[경제일보] 카카오가 인적분할을 앞두고 임직원에게 고용과 복지의 포괄승계를 약속했다. 카카오톡 중심의 AI 사업과 계열사 투자 기능을 나눠 실행 속도를 높이되, 직원들의 근로조건과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에는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 15일 정신아 대표와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 송재하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임직원 대상 ‘오픈톡’을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8월 분할 발표 당시 오픈톡과 9월 성과리더 설명회에 이은 세 번째 소통 자리다. 정 대표는 “신설법인 준비는 독립된 회사로서의 체계를 갖추고, 이용자들이 불편 없이 기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회사에 맞는 구조와 기준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쌓아온 것은 더 단단하게 가져가고 필요한 것은 새롭게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기존 사업의 권리·의무와 함께 카카오 임직원 전원의 고용·근로조건이 신설법인 카카오AI로 포괄승계된다고 설명했다. 휴가와 근무제도, 사무실은 물론 어린이집·대출·사내식당·휴양시설 등의 복지도 유지한다. 분할의 배경에는 플랫폼 운영과 계열사 투자·관리를 함께 맡아온 경영구조의 복잡성이 있다. 카카오는 사업마다 성장 단계와 투자 수요가 달라졌지만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로 대응하면서 전략 실행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AI 개발과 계열사별 자본 배분을 각 회사의 책임 아래 추진하겠다는 선택이다. 김범수 창업자도 지난 8월 분할 발표 당시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하는 만큼”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하고 성과가 주주·이용자·임직원에게 돌아가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AI는 카카오톡·AI·광고·커머스에 집중한다. 약 5000만 이용자가 쓰는 메신저를 검색부터 구매·결제까지 수행하는 AI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구상이다. 기존 이용자 기반을 AI 광고와 거래·구독 매출로 연결해 2030년 AI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존속법인 카카오X는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계열사의 성장과 신규 투자를 담당한다. 보유 자산 유동화로 마련한 약 2조3000억원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도영 대표 내정자는 지난 13일 공동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주력 사업군의 강력한 플랫폼과 기반 기술, 고객 접점 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이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분할이 이뤄지면 AI 서비스의 매출·수익성과 계열사 투자 성과를 각각 평가하는 구조가 마련된다. 카카오AI의 성장성은 AI 광고·커머스·구독 실적에, 카카오X의 투자 성과는 자회사 배당과 투자차익에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회사는 분할 이후 수익성과 투자집행, 주주환원 등 핵심 지표를 정례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고용승계 이후의 보장도 논의 대상이다. 카카오노조는 지난달 임금·평가·복지·근속과 향후 조직개편에 따른 고용안정 대책을 명확히 하고, 서면 보장과 실질적인 노사 협의로 뒷받침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카카오는 출범까지 매달 오픈톡을 열고 준비 상황을 공유한다. 오는 20일 두 번째 소액주주 간담회에 이어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분할할 예정이다.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 목표일은 내년 1월 27일이며, 관계기관 협의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2026-10-16 10: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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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400선 붕괴…지수보다 경제의 기초체력을 살펴야 한다
[경제일보] 연휴를 마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1.69포인트(3.65%) 내린 6384.24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6400선이 무너진 것은 약 두 달 만이다. 코스닥도 4.83% 하락한 849.19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약 2조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하락 폭을 나흘로 넓혀보면 충격은 더 크다. 지난 2일 7003.74였던 코스피는 4거래일 만에 619.50포인트, 8.85%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양호한 실적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했다. 1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나란히 4%대 하락했다.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외국인 매도세와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수급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루의 주가 하락을 곧바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기업 실적과 경기 전망, 글로벌 자금 흐름을 함께 살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문제는 급락 자체보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투자자와 기업이 얼마나 충격을 견딜 수 있느냐다. 주식시장은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를 가격에 반영한다. 단기간에 과도하게 오른 주가가 조정받는 것은 시장의 정상적인 기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가 장기화하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기업의 자금 조달과 가계의 소비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자본시장을 통해 성장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중소·중견기업에는 주가 하락과 위험회피 심리의 확산이 더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살펴야 하는 이유다. 이럴 때 정부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지수 자체를 정책 목표로 삼는 일이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공적 자금을 동원하거나 단기 부양책으로 시장을 떠받치려 한다면 가격 형성 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은 특정 지수의 유지가 아니라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와 금융기관의 유동성 및 건전성을 점검하고 신용융자와 파생상품 시장의 위험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급격한 가격 변동이 연쇄적인 강제 매도나 자금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는 신속하게 시행하되 개입의 기준과 목적은 명확해야 한다.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과 인위적으로 주가 수준을 높이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정책 당국의 설명 책임도 중요하다. 시장이 불안할 때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투자자를 안심시키려 해서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그렇다고 단기 급락을 곧바로 경제위기로 규정해 불안을 키워서도 안 된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번질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335.1원으로 마감했다. 주가 급락과 환율 상승이 반드시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금융시장의 위험을 진단할 때도 막연히 고환율과 고금리를 나열하기보다 실제 지표와 자금 흐름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과제는 한국 경제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일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 시장의 유동성, 제도적 신뢰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의 투명성이 개선된다면 장기 투자자금을 유치할 기반도 넓어진다. 정부는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하고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해야 한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미래산업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동시에 노동시장과 교육, 산업구조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단기적인 경기부양만으로는 잠재성장률 둔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기업 역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주가는 글로벌 기술 경쟁과 투자 수요에 대한 기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고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장기업 전반으로 보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주주와의 소통도 개선해야 한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실적과 자본 배분,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질 때 시장의 신뢰도 쌓인다. 정치권은 금융시장 불안을 단기적인 정책 경쟁의 소재로 삼지 말아야 한다. 경기 대응과 취약계층 지원은 필요하지만 재정지출의 효과와 지속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자본시장 관련 제도 개선과 기업 투자에 필요한 법·제도 정비도 정쟁과 분리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급락이 한국 경제의 모든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반도체 대형주와 외국인 수급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다시 확인됐다. 특정 산업의 호황만으로 증시 전체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시장의 정상적인 기능을 지키고, 기업은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정치권은 경제주체가 장기적인 투자와 혁신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주가 하락은 투자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모든 하락을 막을 수도, 막아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충격이 왔을 때 시장이 질서를 유지하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일이다. 코스피가 언제 7000선을 되찾을지보다 한국 경제가 다음 충격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지수의 회복은 정책 구호가 아니라 기업의 실적과 경제의 기초체력, 시장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할 때 지속될 수 있다.
2026-10-13 09: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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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청년 소상공인 100여명 상권 활성화 지원 外
[경제일보] 하나금융그룹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청년 소상공인이 주도하는 지역상권 활성화 프로젝트 '하나 On, 청년 On'을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하나금융은 29일 대전 선샤인호텔에서 '청년이 켜는 상권의 변화'를 주제로 프로젝트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6월 하나금융과 소진공이 체결한 '청년 소상공인 상권 활성화 지원' 업무협약에 따라 마련됐다. 이후 3개월간 공개 모집을 거쳐 전국에서 15개팀을 선정했다. 참여팀은 각 지역 상권의 특성에 맞춰 공동행사와 집객 프로그램, 환경개선, 공동 홍보 등을 직접 기획·추진한다. 하나금융과 소진공은 △전문가 컨설팅 △예산 지원 △맞춤형 금융지원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출범식에서는 참여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LED 점등 행사와 청년 소상공인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참여팀별 프로젝트 사례를 공유하고 각 상권의 현안과 사업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한편 하나금융은 소진공과 동네슈퍼 착한계란 공급 프로젝트를 진행한 데 이어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와 고효율 에너지 기기, 디지털 전환 기기 지원 등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6월 청년 소상공인의 성장과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함께 힘을 보태겠다는 약속이 오늘 본격적인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청년 소상공인의 성장이 지역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고 그 성과가 전국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KB금융, 임팩트 기업 투자 모펀드 결성…민간자금 매칭해 50억원 조성 KB금융그룹이 사회문제 해결과 재무적 성과를 함께 추구하는 '임팩트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상생협력 모펀드를 결성했다. 향후 민간자금을 매칭해 총 5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KB금융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상생협력 모펀드'를 결성했다고 30일 밝혔다. 상생협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을 벤처투자에 활용하는 첫 사례다. KB금융이 출연한 상생협력기금 100억원 가운데 30억원을 협력재단이 모펀드에 출자한다. 모펀드 운용은 한국벤처투자가 맡으며 향후 민간자금을 매칭해 총 5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자펀드는 재무적 성과와 사회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혁신성과 성장성을 갖춘 임팩트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성장 단계에서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의 성과가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KB금융은 지난 6월 중소벤처기업부, 협력재단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했다. 이번 모펀드에 투입되는 30억원을 제외한 70억원은 △인공지능전환(AX) △녹색전환(GX) △안전전환(SX) 등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에 활용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모펀드 조성이 기부와 투자를 연계한 상생협력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해 보다 많은 기업의 참여를 이끄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KB금융은 우수한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NH농협은행, 올원뱅크서 '모바일 자원봉사자증' 발급 NH농협은행은 NH올원뱅크에서 행정안전부 '1365자원봉사포털'과 연계한 '모바일 자원봉사자증' 발급 서비스를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최초로 선보였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기존 자원봉사 통합 신청 서비스에 모바일 자원봉사자증 발급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NH올원뱅크에서 1365자원봉사포털과 e청소년,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VMS)의 봉사활동을 신청하고 실적을 조회할 수 있다. 모바일 자원봉사자증 발급과 관리도 가능하다. 모바일 자원봉사자증을 이용하면 별도의 실물 증명서를 소지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자원봉사자에게 제공되는 문화·체육시설 이용료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활동 현장에서 보다 편리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모바일 자원봉사자증'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앞으로도 일상과 금융이 연결되는 고객 중심의 생활금융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30 1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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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하이테크 키우고 건설은 선별 수주…포트폴리오 재편 속도
[경제일보]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 자산을 정리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 역량을 내부로 모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다. 반도체·AI 인프라에 자본과 조직을 집중하는 가운데 주택사업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드파인’을 중심으로 서울·수도권 핵심지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디오션 컨소시엄과 SK오션플랜트 보유 지분 35.62%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규모는 약 4100억원이며 2021년 삼강엠앤티를 인수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을 키운 지 5년 만에 지분을 정리하게 됐다. 같은 시기 반도체·AI 인프라 분야에서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7일 100%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일로 첨단 산업시설 설계 역량을 갖춘 자회사와 기존 시공·사업관리 기능을 결합해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의 설계·조달·시공(EPC)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재편은 단순한 계열사 정리보다 사업 선택의 방향을 보여준다. 해상풍력은 자산을 매각해 재무 부담을 낮추고 반도체·AI 인프라는 조직과 기술을 내부에 모아 실행력을 높인다. 성장성이 있더라도 자본 부담이 큰 사업은 덜어내고 그룹 내 수요와 시장 확대가 맞물린 영역에는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다. 회사 정체성도 바뀌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산업용 가스 기업 SK에어플러스를 편입했고, 지난해에는 SK트리켐과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을 추가했다. 건설사가 단순히 공장을 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재와 설비, 생산 인프라, 사용 후 자원 관리까지 묶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 것이다. 상반기 실적은 이 같은 변화가 숫자로 반영된 결과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5164억원보다 8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41억원에서 1조4650억원으로 584.1%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969억원에서 9341억원으로 증가했다. 외형과 이익이 모두 커졌지만 실적을 이끈 주력은 전통 건설이 아니었다. 반도체 제조시설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담당하는 하이테크 부문은 상반기 매출 3조30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53.7% 늘어난 규모다. 영업이익도 122억원에서 1722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소재와 산업용 가스를 맡는 가스·소재 부문 매출은 4091억원으로 139.5% 늘었다. 반도체 모듈과 전자폐기물 재활용 등을 포함한 에셋 라이프사이클 부문은 매출 4조5056억원, 영업이익 1조4357억원을 냈다. 다만 사업 전환의 속도와 기존 건설사업의 체력은 별개의 문제다. 주택·건축과 인프라, 에너지 등을 포함한 솔루션 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82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다. 영업손익은 750억원 흑자에서 223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지식산업센터 등 일부 사업장의 예상 손실을 충당금으로 선제 반영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사업은 접기보다 범위를 좁히는 쪽에 가깝다. 회사는 올해 서울에서 ‘드파인 연희’, ‘라클라체 자이 드파인’, ‘드파인 아르티아’ 등 3개 단지, 총 2862가구를 공급했다. 2022년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드파인’을 앞세워 서울과 수도권 핵심 사업지에서 선별적으로 존재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전체 물량 확대보다 수익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함께 볼 수 있는 사업지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신규 수주 활동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20차 재건축을 2048억원에 수주해 드파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6월에는 경기 용인 수지삼성2차 재건축도 2048억원에 확보했다. 반도체·AI 인프라로 중심축이 이동하더라도 주택사업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활용해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지를 고르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행보는 건설업에서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줄일지 선명하게 가르는 과정에 가깝다. 해상풍력 지분 매각은 재무 부담을 낮추는 선택이고 SK에코엔지니어링 흡수합병은 반도체·AI 인프라 실행력을 높이는 조치다. 반도체·AI 인프라가 성장축으로 자리 잡는 만큼 주택과 일반 건설사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도 사업 재편의 완성도를 가를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소재 등 AI·반도체 밸류체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AI 인프라 사업 수주 및 실적 확대를 이어가고자 한다”며 “주택사업을 포함한 AI솔루션 사업은 EPC 역량을 기반으로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해 선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10 10: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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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쇳물 지도'바꾼다…美 전기로·印 고로·韓 수소환원제철
[경제일보] 포스코의 쇳물 지도가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는 50% 관세장벽 안으로 들어가 전기로를 세우고, 인도에서는 빠르게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잡기 위해 600만t급 고로를 짓는다. 국내에서는 광양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HyREX)을 앞세워 탄소를 줄인다. 세계 철강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이 겹치면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던 기존 방식에 시장별 현지 생산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더하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은 2031년까지 미국·인도·인도네시아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능력을 100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철강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을 국내 저탄소 전환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도 구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성장성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기존 제철소의 체질을 바꾸는 이원화 전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철강 초과 생산능력이 2025년 6억4000만t에서 2028년 7억450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까지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도 연평균 0.9%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세계철강협회는 인도 철강 수요가 올해 7.4%, 내년에는 9.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과잉과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는 인프라와 자동차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주요 성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철강투자는 고수익·고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에서는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한 뒤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관세·성장성 따라 달라진 투자법 미국에서는 관세장벽 안으로 생산기지를 옮긴다.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에는 총 58억 달러가 투입된다. 연산 270만t 규모로 2029년 상업생산이 목표다. 지분은 현대제철 측이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국에서 생산한 철강을 미국으로 보내는 기존 공급방식의 부담은 커졌다. 현지 생산은 관세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완성차 공장과의 물류거리도 좁힐 수 있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강판과 소재 가운데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할 예정이다. 확보한 물량은 미국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한다. 이미 구축한 북미 가공·판매망에 현지 생산기지를 연결해 고객 기반까지 넓히는 구조다. 구체적인 오프테이크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도에서는 성장성과 원가경쟁력을 겨냥한다. 포스코는 JSW스틸과 지분을 절반씩 나눠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t 규모 고로 기반 일관제철소를 건설한다. 2031년 준공이 목표다. 제선·제강부터 열연, 냉연·도금까지 전 공정을 갖추고 초기에는 건설·인프라 수요에 대응한 뒤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오디샤주는 철광석 산지와 가깝다. 포스코는 현지 철광석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JSW의 구매력을 활용해 원료와 설비·자재 조달비를 낮추고 600만t급 일관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재원은 자기자본 30%, 차입 70%로 조달하고 양사가 같은 비율로 책임을 나눈다. 오디샤 투자는 20여 년 만의 재도전이다. 포스코는 2005년 같은 지역에 연산 1200만t 규모 제철소를 추진했지만 토지 확보와 주민 반발, 광산 개발권·인허가 문제 등에 막혀 2017년 사실상 철수했다. 이번에는 규모를 절반으로 낮추고 현지 대형 철강사 JSW와 손잡아 투자와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성장과 전환’ 선순환 시험대 해외에서 생산능력을 넓히는 것과 달리 국내 투자의 중심은 기존 제철소의 체질 전환이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원을 들인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를 준공했다. 고로보다 탄소배출을 약 75% 줄이고,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섞는 ‘합탕’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강판 등 고급강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다. 다음 단계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다. 포스코는 포항에 연산 30만t 규모 HyREX 실증설비를 구축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철광석 환원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로, 장기적으로 고로 중심 생산체제를 바꾸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다만 국내에서 고로를 줄이면서 인도에 신규 고로를 짓는 전략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인도 제철소는 고로 방식으로 출발하되 JSW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포스코의 저탄소 조업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수소 기반 기술이 검증되면 추가 전환도 추진한다.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로 출발하는 만큼 국내 HyREX 수준의 탈탄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포스코의 생산전략은 하나의 공법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관세와 자동차 고객을 고려해 전기로를, 인도에서는 풍부한 철광석과 빠른 수요 증가를 활용하기 위해 고로 일관생산 체제를 택했다. 국내에서는 증산보다 전기로와 HyREX를 통한 저탄소 전환에 힘을 싣는다. 관건은 투자 이후의 수익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인도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국내에서는 전기로 고도화와 HyREX 상용화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해외 제철소가 안정적인 이익을 내야 이를 국내 저탄소 투자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별 현지화로 수익을 확보하고 그 수익으로 국내 제철소의 체질까지 바꿀 수 있느냐가 포스코가 새로 그리는 제철지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3 08: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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