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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억원 붕괴…'극단적 공포'에 6만달러대 지지선 시험대
[경제일보] 비트코인이 원화 기준 1억원선과 달러 기준 7만달러선을 동시에 내줬다.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으로 꼽히는 스트래티지의 일부 매각 소식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었다. 3일 가상자산 거래소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30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1.88% 내린 9815만원에 거래됐다. 전날 밤 한때 낙폭이 5%를 넘어서며 1억원선이 무너졌다. 달러 기준으로도 6만달러대 중반까지 내려오며 주요 심리적 지지선이던 7만달러선을 하회했다.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과 솔라나, 리플 등 대형 알트코인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시장 전반의 위험 회피 심리가 뚜렷해졌다. 가상자산 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23점으로 ‘극단적 공포’ 구간에 머물렀다. 김치프리미엄도 마이너스를 기록해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낮게 형성되는 역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났다. ◆ ETF 수급 악화가 하락 압력 키웠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기관 수급 둔화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최근 순유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5월 한 달 동안 24억달러대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고, 일부 기간에는 10거래일 이상 연속 순유출이 나타났다. 현물 ETF가 비트코인 시장의 핵심 유동성 통로가 된 만큼 ETF 자금 이탈은 가격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각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스트래티지는 지난달 말 32BTC를 약 250만달러에 매각했다. 매각 규모 자체는 전체 보유량에 비하면 미미하다. 회사는 여전히 84만BTC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스트래티지가 장기 보유 전략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첫 순매각 소식은 투자심리에 상징적 충격을 줬다. 알트코인 약세도 비트코인 하락과 맞물려 있다. 비트코인이 주요 지지선을 잃으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알트코인 비중부터 줄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더리움과 솔라나처럼 생태계 기대가 큰 자산도 단기 수급이 흔들리면 동반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 ◆ 6만달러대 방어 여부가 단기 변수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6만달러대 중반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단기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7만달러선은 심리적 지지선이자 최근 반등 시도의 기준점이었다. 이 구간을 회복하지 못하면 단기 투자자들의 손절 물량과 레버리지 청산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극단적 공포’ 자체가 곧 추가 폭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포·탐욕 지수가 낮아졌다는 것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뜻이지만, 과매도 구간에서는 반발 매수가 유입될 수도 있다. 문제는 반등의 지속성이다. 단기 기술적 반등이 나오더라도 ETF 순유출이 멈추지 않거나 기관 매수세가 돌아오지 않으면 상승 탄력은 제한될 수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먼저 미국 현물 ETF 자금 흐름이 순유입으로 돌아서는지 여부다. 두 번째는 스트래티지의 추가 매각 가능성이다. 이번 매각이 배당 재원 마련을 위한 제한적 조치로 끝난다면 시장 충격은 완화될 수 있지만, 추가 매각이 반복되면 상징적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세 번째는 미국 금리와 지정학 리스크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거나 중동 불안이 다시 커지면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흔들릴 수 있다. 비트코인 시장은 다시 ‘기관 수급’의 시험대에 올랐다. 1억원 붕괴는 국내 투자자에게 심리적 충격이 크지만, 본질적인 변수는 해외 ETF 자금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다. 비트코인이 7만달러선을 빠르게 회복하고 ETF 유출세가 진정된다면 낙폭 일부를 되돌릴 수 있다. 반대로 6만달러대 중반 지지에 실패하면 6만달러 초반까지 추가 조정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2026-06-03 12:49:42
크래프톤에 물린 국민연금, 최대 1000억 손실 감수하고 '손절'한 이유는
[경제일보] 국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이 게임사 크래프톤(대표 김창한) 주식을 대량 매도하며 최대 1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크래프톤 주식 51만1844주를 처분해 지분율을 6.1%로 낮췄다. 2021년 상장 당시 ‘제2의 BTS’로 불리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크래프톤에 대한 ‘국민의 투자’가 뼈아픈 실패로 귀결된 셈이다. 이는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불투명한 사업 모델과 성장 전략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K-게임 산업의 민낯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국민연금이 크래프톤에 발목 잡힌 과정은 기계적이고도 안타깝다. 국민연금은 2021년 8월 크래프톤 상장 직후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에 특례 편입되자 지수 추종을 위한 ‘리밸런싱’ 과정에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당시 크래프톤의 주가는 공모가(49만8000원)를 밑돌았지만 국민연금은 50만원이 넘는 고점에서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문제는 크래프톤의 주가가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추락을 거듭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의 추정 평단가는 약 43만원으로 이번 매도 기간의 주가를 고려하면 최소 225억원에서 최대 1005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민연금이 단순히 시장의 흐름에 휩쓸려 ‘고점 매수, 저점 매도’라는 최악의 투자 공식을 따른 결과다. 역설적이게도 크래프톤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매출 3조3266억원)을 기록했다. 간판 게임인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PC 매출이 16%나 늘어나는 등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손절’을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펍지’라는 단일 IP에 대한 극심한 의존도와 불투명한 미래 성장 동력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현재 ‘서브노티카2’, ‘팰월드 모바일’ 등 26개의 신작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게임의 실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심지어 주요 기대작 중 하나인 ‘서브노티카2’는 개발사의 전직 경영진과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등 리스크 관리 능력마저 의심받고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펍지 IP 의존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신작 출시 타임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크래프톤이 ‘원 히트 원더’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장이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의 이번 손절은 크래프톤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국민연금은 카카오 주식도 대거 매도하는 등 장기 침체에 빠진 IT·게임 업계 전반에 대한 지분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는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대가 끝났음을 시사한다. 특히 K-게임 산업은 △단일 IP 의존도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과금 모델 △불투명한 신작 로드맵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사업 모델은 단기적인 현금 창출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장기적인 기업 가치 성장에는 치명적인 독이 된다. 국민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입장에서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가장 큰 투자 리스크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지점은 국민연금의 ‘투자 판단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거품 논란은 상장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은 시장의 과열된 분위기와 지수 편입이라는 기계적 룰에 갇혀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이는 최근 압류 코인 탈취 사건으로 ‘디지털 바보’라는 오명을 쓴 국세청의 사례와 겹쳐 보인다. 신기술과 새로운 산업 구조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없이 과거의 투자 공식만을 답습한 결과는 결국 국민의 손실로 이어진다. 국민연금은 이제라도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IT·게임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투자 심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지수만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를 넘어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액티브 투자’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크래프톤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크래프톤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화려한 숫자 뒤에 숨지 말고 신작 개발 현황과 미래 비전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국민의 기대를 져버린 K-게임이 다시 한번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기본과 상식으로 돌아가는 길밖에 없다.
2026-04-06 12: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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