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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JLR 리콜…BMS 오류·구동벨트 풀리 결함
자동차 안전 조치는 제때 확인하지 못해 시정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아령의 주간 오토세이프]는 국내 리콜 및 무상점검 정보를 매주 정리해 소비자가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경제일보] 현대차와 기아, 재규어랜드로버가 일부 차량에서 제작 결함을 확인하고 리콜에 들어간다. 현대차와 기아의 일부 전기차에서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문제로 주행 중 동력이 상실될 가능성이 확인됐고,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에서는 엔진 주변 부품 결함으로 오일이 누유될 가능성이 발견됐다. 5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아이오닉5 N, 아이오닉6, 아이오닉6 N과 제네시스 GV60 등 총 9583대를 리콜한다. 해당 차량은 고전압 배터리 가스 배출 장치를 통해 수분이 유입되면서 온도 감지 오류가 발생할 경우 고전압 회로 차단 기능이 작동해 주행 중 동력이 상실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콜 대상 생산기간은 아이오닉5 N이 2023년 8월 18일부터 2026년 5월 6일까지, 아이오닉6가 2024년 11월 23일부터 2026년 4월 10일까지, 제네시스 GV60은 2025년 2월 20일부터 2026년 4월 15일까지 등이다. 시정조치는 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진행된다. 무선 OTA 방식은 약 10분, 직영 하이테크센터나 지정 서비스협력사에서 진행할 경우 약 30분이 걸린다. 현대차·제네시스에서 확인된 BMS 문제가 기아의 EV6 GT에서도 확인됐다. 기아는 2024년 11월 18일부터 2026년 3월 17일까지 제작된 EV6 GT(CV PE GT) 69대를 리콜한다. 기아 역시 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시정한다. 기아 커넥트가 적용된 차량은 무선 OTA 또는 서비스센터에서, 미적용 차량은 서비스센터에서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에서는 엔진 주변 구동계 부품의 내구성 부족이 리콜 원인으로 확인됐다. 대상 차량은 더 뉴 레인지로버 D350 LWB, 더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D300, 디스커버리 D250·D300·D350, 디펜더 90 D250, 디펜더 110 D250·D300, 디펜더 130 D300 등 1695대를 리콜한다. 전면 보조 구동장치(FEAD) 벨트 아이들러 풀리의 내구성이 부족해 마모가 발생하고 위치 고정핀이 손상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높은 토크가 전달되면 풀리가 과도하게 회전하면서 오일 압력 및 온도 센서와 간섭하거나 센서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센서가 손상될 경우 엔진오일이 누유될 수 있으며, 누유된 오일이 보행자나 뒤따르는 차량의 안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개선된 아이들러 풀리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시정한다. 차량 소유주는 자동차리콜센터에서 차량번호 또는 차대번호(VIN)를 입력해 리콜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제작사 안내문을 받기 전에도 서비스센터 예약 후 무상 시정조치를 받을 수 있다.
2026-09-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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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핵심공장, 유해폐기물 관리 '구멍'…美환경당국 18개 항목 지적
[경제일보] 현대자동차의 미국 핵심 생산거점인 앨라배마공장이 유해폐기물 관리 문제로 현지 환경당국의 제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앨라배마 환경관리국(ADEM)은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yundai Motor Manufacturing Alabama·HMMA)에 대해 유해폐기물의 처리·보관·표시·출입통제 등 18개 항목에서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1만6760달러의 민사제재를 포함한 합의명령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현대차 측은 위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일부 폐기물은 사후 분석 결과 실제로는 유해폐기물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지적사항을 현장점검 당일 또는 곧바로 시정했고, 올해 2월까지 모든 사안을 개선했다고 ADEM에 밝혔다. 4일 본지가 ADEM이 공개한 15쪽 분량의 Proposed Consent Order(합의명령 초안)를 확인한 결과, 당국은 지난해 9월 23일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공장에 대한 규정준수평가검사(CEI)를 실시했다. 공장의 미국 환경보호청(EPA) 식별번호는 ALR000025486이다. 조사 결과 ADEM은 모두 18개 항목을 문제 삼았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9일 현대차에 위반통지서(NOV)를 발송했고, 현대차는 2월 18일 시정조치 내용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했다. ADEM은 지난 8월 5일 합의명령안을 공개하고 30일간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페인트공장부터 엔진공장까지…폐기물 보관·표시·비상대응 지적 ADEM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폐기물 처리 경로다. 당국은 F005 오염 개인보호장비(PPE)와 걸레·필터 등이 유해폐기물을 받을 수 있도록 지정되지 않은 폐기물 집하센터로 보내졌다고 판단했다. 공장 집하센터와 엔진공장 2동에 있던 전자폐기물에 대해서도 유해폐기물 여부를 정확하게 판정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생산 현장 관리에서도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수성 페인트 혼합실에서는 유해폐기물을 담은 5갤런 용기 4개가 닫히지 않은 상태였고, 일부 용기에는 ‘Hazardous Waste’ 등의 필수 표시가 없었다. 솔벤트 페인트 혼합실에서는 55갤런 드럼 1개가 열린 상태로 발견됐다. 인화성 유해폐기물이 보관된 집하센터에는 ‘금연’ 표지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ADEM은 밝혔다. 폐기물 저장구역의 물리적 관리 문제도 포함됐다. 솔벤트 페인트 혼합실과 폐기물 집하센터의 일부 콘크리트 바닥에는 균열이나 틈이 있어 유출물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불침투성 바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당국은 판단했다. 수성 페인트 혼합실과 일반조립공장의 중정비 구역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사람의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고, 일부 중앙집적구역 입구에는 ‘위험-관계자 외 출입금지’ 경고표지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폐램프·폐배터리·폐에어로졸 캔 관리도 지적 대상이었다. ADEM은 폐램프 상자가 열려 있었고 배터리와 에어로졸 캔 일부에는 규정에 따른 폐기물 표시가 없었다고 밝혔다. 각각의 폐기물이 얼마나 오랫동안 보관됐는지를 입증하는 관리기록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엔진공장 2동에서는 폐유가 담긴 5갤런 용기가 열린 상태였고, 폐수처리장 외부에 설치된 1만갤런 폐유 저장탱크와 엔진공장의 55갤런 드럼 등에 ‘Used Oil’ 표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는 내용도 합의명령 초안에 포함됐다. 문서관리도 빠지지 않았다. 페인트공장 폐기물 업무를 맡는 일부 직책의 직무기술서에 유해폐기물 관련 책임이 충분히 기재돼 있지 않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과 요약 안내서를 경찰·소방서·병원 등 지역 긴급대응기관에 전달했다는 자료도 당국 조사 당시 제시하지 못했다. ADEM은 제재 수준을 산정하면서 이번 사안들을 “non-technical and easily avoidable”, 즉 “전문적인 기술상의 문제가 아니라 비교적 쉽게 예방할 수 있었던” 사안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관리 수준이 적용되는 환경규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전부 시정…폐기물 업체 교체·전담직원 신설” 현대차의 반론도 합의명령 초안에 상세하게 담겼다. HMMA는 ADEM의 주장을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명시했다. 동시에 합의명령 조건을 따르고 최종 확정될 경우 민사제재금을 납부하는 데 동의했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18개 지적사항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9월 23~24일 ADEM 현장검사 과정에서 즉각 수정됐다. 나머지 폐기물 판정과 직무기술서, 비상대응 문서 관련 문제 역시 올해 2월 16일까지 개선을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외부 폐기물 관리업체도 교체했다. 기존 제3자 폐기물관리업체가 담당하던 업무 가운데 일부가 지적된 만큼 새로운 전문업체로 변경하고, 공장 내부에도 고형폐기물 규정준수를 전담하는 폐기물 전문직을 새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특히 ADEM이 지적한 일부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내놨다. 당국이 승인되지 않은 시설로 보냈다고 판단한 폐기물 가운데 일부는 당초 유해폐기물로 분류돼 있었지만, 현장점검 이후 독립 시험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실제로는 비유해폐기물이었다는 것이 현대차 측 주장이다. 회사는 폐기물을 보수적으로 과잉 분류했을 뿐 실제 유해폐기물을 무허가 시설로 보낸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ADEM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현재까지 알려진 환경 피해는 없고, 당국 기록상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에 유사한 위반 전력도 없다고 명시했다. 위반으로 현대차가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ADEM은 규정준수 책임 자체를 별도로 판단해 1만6760달러의 민사제재를 제안했다. 합의명령이 최종 발효되면 HMMA는 발효일부터 45일 이내 제재금을 납부하고 앨라배마주 유해폐기물 관련 규정을 계속 준수해야 한다. 최종 승인은 현재 진행 중인 공고·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앨라배마공장은 현대차가 미국에 세운 첫 완성차 생산공장이다. 현재 투싼·싼타페·싼타페 하이브리드·싼타크루즈 등을 생산하고 약 4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공식 자료상 최대 생산능력은 연간 39만9500대 수준이다. 현대차는 최근 북미 현지생산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추가로 50만대 늘리고 현지 부품조달 비율도 기존 목표 60%에서 80%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차종의 앨라배마공장 생산계획도 공개했다. 생산 현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미국 사업장을 둘러싼 환경·안전 규정 준수 역시 그룹의 현지 경쟁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잣대가 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앨라배마공장이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합의명령 초안에서도 HMMA는 이 인증과 오랜 환경규정 준수 이력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제재액 자체보다 완성차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폐기물을 현장 단계에서 얼마나 촘촘하게 관리했느냐에 있다”며 “ADEM이 지적한 사안에는 거대한 환경사고가 아니라 용기 뚜껑, 라벨, 경고표지, 저장구역 출입통제와 같은 기본적인 현장 관리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 생산 확대를 핵심 성장전략으로 내건 현대차에는 첨단 생산설비만큼 현지 환경규제의 ‘기본’을 얼마나 빈틈없이 지키느냐가 또 하나의 숙제로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2026-09-04 1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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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접속키 하나로 개발망·운영망 연쇄 침투…3954만 계정 유출
[경제일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중복을 포함한 이용자 계정 3954만개와 소스코드 등 개발 프로젝트 361건이 유출됐다. 접속키를 소스코드에 그대로 넣어두고 개발자에게 과도한 접근 권한을 부여한 보안 관리 부실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티빙 침해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개발자 단말기 9대와 보안장비,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로그를 분석해 공격 경로와 피해 규모를 확인했다. ◆ 활성·휴면·탈퇴 계정까지 유출…피해자 수는 미확정 조사단이 확인한 유출 계정은 3954만697개다. 로그인 가능한 계정 2206만3021개뿐 아니라 휴면 계정 850만2679개, 탈퇴 계정 886만8174개, 테스트 계정 10만6823개까지 포함됐다. 티빙 시스템에 남아 있던 계정이 사실상 모두 유출된 것이다. 실제 피해자는 계정 수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 사람이 여러 경로로 가입한 경우가 많았고, 최대 13개 계정을 가진 이용자도 확인됐다. 연계정보(CI)가 있는 1904만개 계정의 중복을 확인한 결과 약 580만개가 동일인 계정이었다. 이를 제외하면 CI로 구분되는 이용자는 약 1324만명이다. 문제는 CI가 없는 나머지 2040만개 계정이다. 이들 계정은 동일인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워 현재로서는 전체 피해자 수를 확정할 수 없다. 휴면·탈퇴 회원 정보를 계속 보유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포함해 정확한 피해 규모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가입 경로별로는 네이버·카카오·애플 등 SNS 간편가입 계정이 2247만개로 가장 많았다. CJ ONE 통합회원은 863만개, 티빙 자체 가입은 726만개였다. 임정규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SNS 간편가입과 관련해 외부 SNS 계정까지 해킹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간편가입 과정에서 티빙에 전달된 정보와 티빙이 별도로 수집한 휴대전화 번호, CI, 생년월일 등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유출 정보는 아이디와 성명,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CI 등 20개 항목·세부 유형 약 70종이다. CI 보유 계정에서는 평균 11.1개 항목, CI가 없는 계정에서는 평균 4.6개 항목이 유출됐다. 비밀번호는 일방향 암호화돼 복호화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반면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는 암호화키까지 함께 빠져나가 복호화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이를 사실상 평문으로 유출된 것과 같은 수준으로 판단했다. ◆ 개발키 탈취한 공격자, 운영 접속키 43개까지 확보 공격자는 5월 29일부터 31일 사이 티빙 개발자의 개발환경 접속키를 이용해 내부 시스템에 침투했다. 이 키로 전체 개발 프로젝트에 접근해 추천·검색 알고리즘과 이용자 관리·인증, 결제, 유료서비스 운영체계 등이 포함된 프로젝트 361건, 30.35GB를 빼냈다. 개발 소스코드 안에는 운영환경 접속키 43개가 숨김 처리 없이 입력돼 있었다. 이른바 ‘하드코딩’ 방식이다. 프로그램 설정값과 DB 아이디·비밀번호도 별도 암호화 없이 저장돼 공격자는 개발환경에서 운영환경까지 접근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공격자는 5월 30일 DB에 공격 도구를 삽입해 1차 유출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DB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사용률이 100%까지 치솟자 티빙이 해당 작업을 차단했다. 박용규 KISA 디지털위협대응본부장은 “1차 시도 때 발생한 것은 보안 알람이라기보다 시스템 이상 알람이었다”며 “티빙이 원인을 조사하는 사이 2차 시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공격자는 다음 날 별도 운영환경 접속키로 가상서버를 만들었다. CPU 사용률을 10% 이하로 유지해 과부하 경보를 피하면서 이용자 정보 24GB를 저장한 뒤 외부 서버로 전송했다. 이후 흔적을 줄이기 위해 가상서버를 삭제했다. 조사단은 개발환경 침투 이후의 이동 경로는 복원했지만 최초 개발자 접속키가 어떻게 탈취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임 정책관은 “개발자 단말기 포렌식과 여러 공격 시나리오를 분석했지만 최초 탈취 경로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공격자와 최초 침투 경로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2년 전 접속키 노출 경고받고도 개선 안 해 티빙은 2024년 모의해킹에서 접속키 노출 취약점을 지적받았지만 개선하지 않았다. 접속키를 평문으로 저장하거나 사내 메신저로 공유했고, 키 발급·변경·폐기 절차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자별 업무 범위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개발자에게 전체 프로젝트 접근 권한을 준 점도 피해를 키웠다. 업무에 필요한 만큼만 권한을 부여하는 ‘최소권한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접속키 하나가 전체 개발 프로젝트 유출로 이어졌다. 접근제어와 관제에도 허점이 있었다. 인가된 인터넷주소(IP)만 접속하도록 제한하거나 다중인증(MFA)을 적용하는 통제가 미흡했다. 티빙은 CPU 부하 등 시스템 상태를 주로 감시했지만 대량 정보 조회와 비정상적인 데이터 이동을 실시간으로 탐지·차단할 체계는 갖추지 못했다. 시스템 로그도 선별적으로 저장했다. 새로 도입한 가상사설망(VPN) 장비에는 기존 로그 관리정책을 적용하지 않아 접속기록이 약 6일치만 남아 있었다. 업무용 PC의 백신 설치 여부와 최신 버전 관리 등 정기적인 보안점검도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임직원 265명 가운데 개발자는 149명이었지만 외주인력을 제외한 정보보호 전담인력은 4명 안팎에 그쳤다. 조사단은 이 인력으로 상시 보안관제와 취약점 점검, 이상행위 탐지를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 CISO 보고까지 14시간…법정 신고기한도 넘겨 초동 대응도 늦었다. 5월 30일 오후 DB 서버 과부하가 발생한 뒤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에게 상황이 공유되기까지 약 14시간이 걸렸다. 정보보안팀에 사고가 전달된 시점은 5월 31일 오전 10시 10분이었지만 KISA 신고는 6월 1일 오후 3시 8분에 이뤄졌다. 침해사고 인지 후 24시간 이내 신고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신고는 별도 절차로 진행됐다. 개인정보위는 티빙이 6월 2일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인지하고 3일 오전 2시께 신고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안전조치와 정보 보유·파기, 이용자 통지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신고 지연에 대해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티빙에는 접속키 관리체계 개편과 접근권한 축소, 이상행위 탐지 강화, 보안인력·예산 확충, 로그 보관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티빙은 9월 중 재발방지 이행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2027년 1월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보완이 필요한 경우 시정조치를 명령할 방침이다. ◆ “추가 공격·다크웹 유통 아직 없어”…후속 점검 필요 소스코드 유출에 따른 위험은 남아 있다. 공격자가 인증과 결제 구조, 외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내부 업무 로직을 분석해 새로운 취약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접속키 폐기·재발급에 그치지 않고 유출된 코드의 취약점 점검과 주요 인증체계 교체까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정책관은 “소스코드 유출에 따른 취약점을 악용한 추가 공격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용자 피해 사례와 다크웹을 통한 불법거래·유통 정황도 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티빙은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내역 조회 페이지를 열고 사과했다. 티빙은 “회원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용자가 유출 여부와 항목을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용자는 티빙과 동일한 비밀번호를 다른 서비스에서도 사용했다면 함께 변경하는 것이 안전하다. 티빙이나 CJ ONE을 사칭해 본인확인·환불·보상을 내세우는 문자와 이메일의 링크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부 브리핑 시점까지 구체적인 피해구제와 보상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확한 피해자 수와 탈퇴 회원 정보의 보유 근거, 유출된 소스코드의 교체 범위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안으로 남았다.
2026-09-03 16: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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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OSHA,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DTS '안전·보건' 동시 점검
[경제일보]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가스터빈 시장 공략의 핵심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현지 서비스 자회사 두산터보머시너리서비시스(DTS)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의 안전·보건 점검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건의 조사는 같은 날, 같은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작됐고 하나의 민원번호로 연결돼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미국에서 대형 가스터빈 수주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DTS의 현지 정비·서비스 역량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워 온 만큼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3일 본지가 미국 노동부 산하 OSHA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결과, OSHA 휴스턴 사우스 지역사무소는 지난 8월 11일 텍사스주 라포트에 있는 ‘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 Inc.’사업장에 대해 두 건의 점검을 개시했다. 검사번호는 각각 ‘1910460.015’와 ‘1910461.015’다. 두 사건 모두 점검 유형은 ‘Complaint(민원)’, 조사 범위는 ‘Partial(부분)’이며 사전통보 여부는 ‘N’으로 기록됐다. 현재 두 건 모두 사건 상태가 ‘OPEN’으로 표시돼 있다. 주목되는 것은 조사 분야다. 검사번호 1910460.015는 ‘Safety(안전)’, 1910461.015는 ‘Health(보건)’로 각각 분류됐다. 사업장 주소는 두 사건 모두 ‘12000 North P Street, La Porte, Texas’로 동일하다. DTS가 자사 홈페이지와 두산그룹에 공개한 미국 본사 주소도 이곳과 일치한다. 두 조사에는 동일한 민원 활동번호 ‘2474957’이 연결돼 있다. 하나의 민원이 접수된 뒤 같은 날 안전과 보건 분야의 별도 검사번호가 만들어진 것이다. OSHA 데이터상 안전 분야 사업분류는 기계가공업(NAICS 332710), 보건 분야는 터빈 및 터빈발전기 제조업(NAICS 333611)으로 각각 기재돼 있다. 같은 민원서 ‘안전·보건’ 두 갈래…구체적 내용은 아직 비공개 다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이번 민원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제 법규 위반 여부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OSHA는 근로자나 근로자 대표 등이 사업장의 안전·보건 기준 위반이나 신체적 위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민원을 제기하고 점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원을 토대로 현장 점검을 실시할지를 OSHA가 판단하며, 민원 점검은 일반적으로 제기된 위험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조사 과정에서 다른 위반 가능성이 발견되면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 따라서 ‘Complaint’ 유형의 점검이 시작됐다는 사실만으로 안전·보건법 위반이 확인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두 DTS 사건의 OSHA 공개 페이지에는 현재 위반사항이나 과징금이 표시돼 있지 않다. OSHA 역시 미종결 사건의 경우 위반 통지가 발부되더라도 고용주가 통지를 받은 뒤 일정 기간을 거쳐 관련 내용을 게시한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가 눈길을 끄는 것은 DTS가 두산에너빌리티의 미국 가스터빈 사업에서 차지하는 위치 때문이다. DTS는 두산중공업 시절인 2017년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업체 ‘ACT Independent Turbo Services’를 인수해 만든 회사다. 당시 두산은 ACT가 보유한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인력과 설비, 수주 실적 및 노하우를 확보해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도 DTS를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 자회사로 명시하고 있다. 회사는 창원 가스터빈 서비스 공장과 DTS를 연계해 장기 부품 공급, 기술 자문, 정기점검, O&M 지원, 로터 및 고온부품 정비 등을 제공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텍사스 환경품질위원회(TCEQ) 자료에서도 사업장의 성격이 확인된다. TCEQ는 DTS가 이 사업장에서 발전소와 정유시설 등에 사용되는 터보기계의 수리·재생·리컨디셔닝 작업을 수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DTS는 앞서 이곳에 새로운 쇼트 블라스팅 부스와 열분사 설비를 추가하는 허가 변경도 추진했다. 다만 이러한 사업장의 설비나 작업공정이 이번 민원의 대상이라는 사실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美 가스터빈 12기 수주 뒤엔 DTS…‘현지 서비스’ 경쟁력 시험대 DTS의 중요성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미국 수주 확대와 함께 더 커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10월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국산 대형 가스터빈의 첫 해외수출을 성사시켰다. 당시 두산은 향후 미국에 공급하는 가스터빈의 정비 서비스를 DTS가 수행할 예정이라며 현지 서비스 역량을 수주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동일한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가스터빈 3기를 추가 수주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미국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7기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난 3월 공개한 기준으로 미국 공급계약 물량은 총 12기다.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수주를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검증된 성능, 빠른 납기’와 함께 DTS를 통한 현지 서비스 지원을 직접 꼽았다. 당시 두산에너빌리티가 밝힌 가스터빈 전체 수주량은 총 23기였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핵심 무대이기도 하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망 증설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자들이 자체 발전설비 확보에 나섰고, 비교적 건설기간이 짧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가스터빈이 대안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북미에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370MW급 스팀터빈과 발전기도 처음 수주했다. 가스터빈 단품을 넘어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결합한 복합발전 솔루션으로 미국 전력시장 공략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도 미국 데이터센터향 가스터빈 수주를 두산에너빌리티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뉴시스는 지난달 25일 증권가 분석을 인용해 미국 데이터센터향 가스터빈 수주와 체코 원전 사업 등이 올해 실적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미국 현지 서비스 거점의 안정적인 운영은 가스터빈 판매 이후의 장기 서비스 사업까지 연결되는 두산의 사업모델과 직결된다. 가스터빈은 수십 년간 운전되는 발전설비라 신규 제작만큼 정기점검과 부품 교환, 성능개선, 장기유지보수 계약이 중요하다. 미국 고객 입장에서도 현지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능력이 공급업체를 선택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두산그룹은 공식 EHS 방침에서 임직원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글로벌 기준을 준수하는 안전·환경·보건 경영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가스터빈 시장의 전면에 서 있는 DTS에 대해 OSHA가 같은 민원을 토대로 안전과 보건 두 분야의 점검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같은 원칙이 미국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원번호 2474957에 어떤 안전·보건 문제가 제기됐는지, OSHA가 실제 위반사항을 확인했는지,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이 발생하는지 여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에서 가스터빈 공급을 본격 확대하고 현지 유지보수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시점에서 DTS의 OSHA 점검 결과는 단순한 미국 자회사 한 곳의 산업안전 이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이어 “회사가 미국 수주의 강점으로 내세운 ‘현지 서비스 경쟁력’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현장 운영과 안전관리 역량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26-09-03 0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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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브롱코 리콜…실내장치·구동계 안전 우려
자동차 안전 조치는 제때 확인하지 못해 시정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아령의 주간 오토세이프]는 국내 리콜 및 무상점검 정보를 매주 정리해 소비자가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경제일보] 아우디와 포드 브롱코에서 차량 안전과 관련된 결함이 확인돼 리콜이 진행된다. 아우디는 일부 차량의 내부격실문에 걸쇠 장치가 적용되지 않았으며, 브롱코는 판매 이후 정비 과정에서 변속기와 트랜스퍼 케이스가 잘못 정렬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22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코리아와 에프엘오토코리아는 아우디 A5·A6·S5와 포드 브롱코를 대상으로 자발적 시정조치를 실시한다. 아우디는 7284대, 브롱코는 5대가 대상이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아우디 A5 40 TDI 콰트로, A5 40 TFSI, A5 40 TFSI 콰트로, A5 45 TFSI 콰트로, A6 40 TDI 콰트로, A6 40 TFSI, A6 45 TFSI 콰트로, A6 55 TFSI 콰트로, S5 등 9개 차종을 리콜한다. 대상 차량의 생산기간은 차종별로 다르며 2025년 3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생산된 차량이 포함됐다. 결함은 승차 및 실내장치인 내부격실문에서 확인됐다. 특정 기간 생산·수입된 일부 차량의 중앙 팔걸이에 걸쇠 장치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격실문에 걸쇠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특정 상황에서 탑승자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아우디 측 설명이다. 시정조치는 중앙 팔걸이 마운팅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포드 브롱코는 2022년식 차량 가운데 2022년 2월 23일부터 11월 10일까지 생산된 5대가 대상이다. 브롱코의 경우 차량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이 아니라 판매 이후 정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다. 정비 매뉴얼의 절차 설명이 부족해 수리 과정에서 변속기와 트랜스퍼 케이스를 재조립하면서 정렬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트랜스퍼 케이스는 엔진의 힘을 앞바퀴와 뒷바퀴로 나눠 전달하는 핵심 장치다. 변속기와 트랜스퍼 케이스가 잘못 정렬되면 연결 부품이 조기에 마모돼 소음과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주행 중 동력 상실이나 주차 시 차량 밀림으로 사고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시정조치는 변속기와 트랜스퍼 케이스 연결 부위의 정렬 상태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정렬 불량이나 과도한 부품 손상이 확인되면 해당 부품을 신품으로 교환하고 올바르게 재조립한다. 손상 정도에 따라 필요한 부품과 수리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국내에 부품이 준비되지 않은 경우에는 부품 수급 후 재입고가 필요할 수 있다. 주행이 불가능하거나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에는 수리 완료 시까지 대차를 지원한다. 소유주는 자동차 리콜센터에서 차량번호 또는 차대번호(VIN) 입력을 통해 리콜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시정조치는 무상으로 진행된다.
2026-08-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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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시행인데 아직도 '누가 어떻게'가 없다
[경제일보] 검찰청이 문을 닫는 날은 정해졌다. 10월 2일이다. 지난해 10월 정부조직법을 고쳐 1년 뒤 시행하기로 했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도 이날 출범한다. 그런데 같은 날부터 전국 2만여 명의 특별사법경찰이 누구의 지휘와 통제를 받으며 어떻게 수사할지는 아직 정리할 것이 남아 있다. 검찰청 폐지 날짜는 1년 전에 못 박아 놓고 현장에서 돌아갈 수사 방식은 시행 두 달 전까지 논란이다. 특사경은 일반인에게 이름부터 낯설다. 하는 일은 그렇지 않다. 세금과 관세, 노동, 환경, 식품, 의약품 등 생활과 맞닿은 범죄를 수사한다.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가진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준 제도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인원만 2만 명이 넘는다. 지금까지 특사경 수사에는 검사의 지휘가 있었다. 10월 2일부터 이 지휘권이 사라진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특사경이 필요하면 검사에게 ‘지도·조언’을 요청할 수 있고 검사도 필요한 경우 지도·조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 지휘와 지도·조언은 다르다. 전자는 따를 의무가 있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수사와 기소를 떼어놓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방침에 따라 법을 그렇게 고쳤다. 여기까지는 입법의 영역이다. 그렇다면 검사 지휘가 빠진 자리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메울지도 함께 내놓았어야 한다. 법률 판단은 어디서 받고 수사가 엉뚱한 방향으로 갈 때 누가 바로잡을지까지 준비한 뒤 제도를 바꾸는 것이 정상적인 순서다. 특사경에게 수사권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를 불러 조사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 범죄 혐의가 성립하는지 살피고 수집한 증거가 법정에서 쓰일 수 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행정 경험이 많다고 이런 일을 바로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특사경의 48%는 수사 경력이 1년 미만이었다. 검사가 하던 지휘를 없앤다고 법률 판단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사 경험이 짧을수록 그 필요는 커진다. 압수수색의 범위를 잘못 잡으면 영장을 다시 받아야 하고 절차를 어긴 증거는 재판에서 쓰지 못할 수 있다. 공소시효를 놓치면 수사를 아무리 잘해도 처벌할 길이 막힌다. 형사절차는 나중에 틀린 곳을 찾아 고치는 행정 서류와 다르다. 새 형사소송법은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과 시정조치요구권, 재수사요구권 등을 두고 있다. 정부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서 수사기관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다. 하지만 사건이 공소청으로 넘어온 뒤 기록을 검토하는 것과 수사 과정에서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압수수색이 이미 끝났고 피의자 조사가 잘못 진행된 뒤라면 사후 보완에도 한계가 있다. 특사경의 특성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있다. 경찰은 경찰청을 중심으로 지휘 체계가 갖춰져 있지만 특사경은 다르다. 고용노동부,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 등 곳곳에 흩어져 있다. 같은 특사경이라도 조직과 수사 경험, 인력 여건이 제각각이다. 전국의 특사경을 한 덩어리로 놓고 검사 지휘만 걷어낸다고 새 수사 방식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수사하다 자신의 관할 밖 범죄를 발견했을 때도 생각해야 한다. 특사경은 법에 정해진 범죄만 수사할 수 있다. 본래 맡은 사건을 파다가 횡령이나 뇌물 같은 다른 범죄 혐의가 나오면 어느 기관으로 넘기고 그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는 어떻게 처리할지 정교한 연결 장치가 필요하다. 검사에게 직접수사권도 없고 특사경 지휘권도 없는 새 제도에서는 기관 사이의 사건 인계가 지금보다 중요해진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개정 형사소송법도 10월 2일 시행된다. 정부도 이런 논란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법무부는 지난 3월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정부안을 확정하면서 보완수사와 새 형사사법 체계의 쟁점을 놓고 두 달간 공개토론회와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특사경 지휘권 폐지를 둘러싼 우려도 같은 달부터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시간이 없었던 셈은 아니다. 그런데 10월 2일은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일선 특사경이 어디에서 법률 지원을 받을지, 기관마다 다른 수사 역량을 어떻게 보완할지, 수사가 겹치면 어떻게 조정할지, 수사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어느 단계에서 바로잡을지 현장에서 곧바로 쓸 수 있는 답이 필요하다. 검사에게 다시 모든 지휘권을 주자는 얘기로 돌릴 필요도 없다. 국회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로 했으면 새 제도를 제대로 굴러가게 만드는 것도 국회와 정부가 할 일이다. 기존 제도를 없애는 것과 그 자리를 대신할 제도를 만드는 것은 별개의 일일 수 없다. 형사사법 제도를 잘못 바꾸면 피해는 관청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사가 늦어지면 피해자가 기다려야 하고 압수수색을 잘못하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다. 범죄 혐의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면 처벌해야 할 사람을 놓친다. 시행 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규정을 고치는 방식으로 버티기에는 국민이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검찰청을 없애는 날짜는 지난해 10월 이미 정했다. 준비할 시간도 그때부터 있었다. 10월 2일 아침 2만여 명의 특사경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때 가서 묻도록 해서는 안 된다. 검찰청을 없애는 데 1년을 썼다면 새 수사체계를 준비할 시간도 1년 있었다.
2026-08-20 08: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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