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5건
-
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공급 확대 속 첨단 제조·물류 투자 유치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어지면서 베트남 북부가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산업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퐁(Hải Phòng)과 박닌(Bắc Ninh)을 중심으로 산업용지와 임대형 공장 공급이 늘고 있으며, 도로·항만·공항 등 물류 인프라 개선도 투자 입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산업단지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모든 지역에서 입주 수요가 같은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신규 산업단지가 실제 투자 유치와 가동으로 이어지려면 입지 경쟁력뿐 아니라 기반시설의 완성도, 물류 접근성, 운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북부 산업용지 2만5200ha 돌파…하이퐁·박닌이 공급 주도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의 2026년 2분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의 산업용지 누적 공급량은 2만5200ha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보다 15.7% 증가한 규모다. 지역별로는 하이퐁이 전체 공급량의 26%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박닌이 21%로 뒤를 이었다. 흥옌(Hưng Yên)과 닌빈(Ninh Bình)도 각각 약 13%를 차지했다. 2026년 상반기에는 하이퐁·박닌·닌빈의 산업단지 6곳에서 1200ha가 넘는 신규 산업용지가 공급됐다. 제조업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단지 개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장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 북부의 임대형 기성 공장(RBF) 공급 규모는 2026년 2분기 기준 약 580만㎡로, 전년 동기보다 16.9% 증가했다. 평균 입주율은 86%로 집계됐다. 기성 창고(RBW)의 공급 규모는 약 360만㎡였으며, 평균 입주율은 85.7%를 기록했다. 특히 기성 창고 입주율은 물류 수요와 제조업 확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2.1%포인트 상승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전자·전자부품과 첨단 제조업, 물류 분야의 수요가 산업용 부동산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산시설을 신속하게 가동하려는 기업에는 공장을 직접 건설하는 대신 기성 공장을 임차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산업용지 자체의 평균 입주율은 64%로 전년보다 2.7%포인트 낮아졌다. 신규 공급이 빠르게 늘면서 전체 입주율에 조정 압력이 발생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기초 수요의 악화보다는 신규 산업단지의 공급 확대와 초기 입주에 필요한 시간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은 서로 다른 시장이므로 공장 입주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산업단지 전체의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 공항·도로·항만 연결성, 투자 입지 경쟁의 핵심 변수 산업단지를 선택하는 기업들은 토지 가격과 임대료뿐 아니라 원자재 조달과 제품 수출에 필요한 물류 여건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특히 전자·부품 산업처럼 공급망 내 여러 기업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업종에서는 생산시설과 항만·공항, 주요 소비시장 사이의 이동 시간과 운송 비용이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베트남 북부에서는 기존 항만과 도로망에 더해 대형 교통 인프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박닌 지역의 자빈 국제공항(Gia Bình International Airport)이다. 베트남 정부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자빈 국제공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 4F급으로 추진되며, 2030년까지 연간 여객 3000만명과 화물 160만t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2027년에는 202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필요한 시설을 우선 건설하고, 2030년까지 1단계 사업을 완성하는 일정이다. 공항과 주요 산업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망이 계획대로 확충되면 하노이(Hà Nội)와 박닌 등 내륙 산업 거점의 국제 물류 접근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실제 시설 완공 시점과 연결 교통망의 구축 속도, 운영 효율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이퐁은 항만을 기반으로 한 물류 여건과 기존 산업 생태계를 갖춘 지역으로, 박닌과 함께 북부 산업단지 시장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흥옌·닌빈·푸토(Phú Thọ) 등 주변 지역에서도 산업용지와 공장 공급이 늘면서 기업들은 생산시설의 입지와 비용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 안팟5 산업단지, 신규 투자 수요 확보에 나서 이러한 산업단지 개발 흐름 속에서 하이퐁의 안팟5(An Phát 5) 산업단지도 신규 공급 사례로 주목된다. 안팟홀딩스(An Phát Holdings) 계열사가 개발하는 안팟5는 하이퐁시 껌장(Cẩm Giàng) 지역의 르엉디엔(Lương Điền)·응옥리엔(Ngọc Liên) 일대에 조성되는 150ha 규모의 산업단지다. 사업자 측에 따르면 2025년 12월 19일 착공했으며, 2026년 말까지 기반시설을 완성하고 2027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팟5는 전기·전자, 정보기술(IT), 기계·장비 제조, 자동화, 산업용 부품과 소재 등 제조업 분야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산업단지 개발도 사업 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업자 측은 2026년 9월 기준 주요 기반시설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입주 예정 기업들이 공장 건설을 준비할 수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기반시설 완공 일정과 투자 유치 계획은 사업자 측이 밝힌 목표다. 실제 경쟁력을 판단하려면 기반시설의 완성도와 입주 기업 확보 현황, 물류 비용, 인력 수급 및 운영 여건 등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팟5와 같은 신규 산업단지는 북부 지역의 생산시설 공급을 확대하고 기업의 입지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 개발 자체가 곧바로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투자 유치 성과는 기업의 입주 결정과 생산시설 가동, 공급망 내 연계 효과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 공급 확대에서 실질적인 투자 성과로 베트남 북부 산업단지 시장은 산업용지와 기성 공장 공급이 늘어나는 동시에 지역별 입주율과 수요가 차이를 보이는 단계에 들어섰다. 하이퐁과 박닌은 기존 제조업 기반과 물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주요 거점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변 지역도 상대적으로 넓은 개발 공간과 비용 경쟁력을 내세워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산업단지 규모만큼이나 교통 인프라와의 연결성, 공장 가동 준비 수준, 운영 비용, ESG 기준 대응 능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투자 기회를 실제 생산과 고용으로 연결하려면 신규 산업단지들이 공급 확대를 넘어 입주 기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2026-10-13 17:22:24
-
-
-
카카오임팩트, "AI가 기후 살리지만 전력은 더 먹는다"…'한국기후위크' 띄운다
[경제일보] 기후위기 해결 수단으로 인공지능(AI)의 활용이 확대되는 동시에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 대응과 AI 인프라의 양면을 논의해 온 국내 민간 생태계가 내년부터 ‘한국기후위크’라는 공동 협력 무대로 확대된다. 카카오 임팩트재단은 소풍벤처스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제주에서 ‘2026 기후테크 스타트업 서밋(CTSS)’을 개최하고 민·관·학 11개 기관과 한국기후위크 출범을 선언했다고 14일 밝혔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행사에는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투자·금융회사, 정부·공공기관, 대기업, 연구·학계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아산나눔재단, 그리드위즈가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창업진흥원, 카카오는 협력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행사 주제는 ‘기후를 움직이는 AI, AI를 움직이는 에너지’였다. AI를 활용한 기후정책 분석과 재생에너지 예측·전력망 효율화 등 기술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동시에 데이터센터와 AI 연산 증가가 전력 수요와 탄소배출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다뤘다. 전해원 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 부교수는 AI가 기후 대응 정책과 의사결정을 바꾸는 방식을 발표했다.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와 AI 연산 자원 확보 경쟁을 짚었다. 이어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의 진행으로 기술 개발과 에너지 공급을 함께 설계할 방안을 논의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위성곤 제주도지사, 박지혜·이학영 국회의원 등도 참석했다. 행사는 카카오 제주 오피스 스페이스닷원과 엠버퓨어힐 호텔 앤 리조트에서 열렸다. 한국기후위크는 이번 서밋의 5년간 네트워크를 상설 협력 구조로 확장하는 구상이다. 카카오 임팩트재단과 소풍벤처스, 아산나눔재단, 디캠프, 기후솔루션을 비롯한 기업·투자·연구기관과 관련 협회가 참여한다. 이들은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정책과 자본, 대기업 수요, 연구성과를 연결하고 국내 기술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첫 행사는 2027년 9월 개최를 목표로 한다. CTSS는 2022년 제주에서 시작된 초청형 행사다. 주최 측 자료에 따르면 2022~2025년 서밋과 연계 프로그램에는 누적 3281명이 참여했고 435개 스타트업과 1113개 기관이 접점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와 연계해 국제 협력 범위를 넓혔다. 한국기후위크는 올해 4월 여수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주간과는 별개의 국내 민간 주도 행사다. 명칭의 인지도를 실제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선언에 참여한 기관들이 스타트업 실증과 투자, 규제 개선, 해외 진출에서 어떤 공동사업을 추진할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류석영 카카오 임팩트재단 이사장은 “5년째 창업가와 연구자, 투자자와 정책 담당자가 제주에서 만들어 온 협력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기후테크 생태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후위크의 성과는 참석자 규모보다 행사에서 만난 기술이 투자와 구매계약, 공공 실증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첫 개최 전까지 운영 주체와 재원, 참여 기준, 연중 후속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일회성 포럼을 넘어 국내 기후테크의 해외 진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6-09-14 11:47:06
-
APEC 무대 오른 아주일보…CCTV 등 中 주요 매체 연속 인터뷰
[경제일보] 아주일보가 2026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중국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협력 확대에 나섰다. 포럼 공식 대담과 중국 주요 방송·신문 인터뷰에 잇달아 참여하며 한중 경제협력과 공동취재를 연결하는 미디어 네트워크를 넓혔다. 아주미디어그룹 곽영길 회장과 아주일보 왕해나 편집장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중국 광둥성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고위급 포럼’에 한국 언론계 인사로 초청돼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APEC ‘중국의 해’ 계열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2일부터 4일까지 광저우·포산·둥관·주하이·중산 등 광둥성 주요 도시의 첨단기업과 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일정과 지역별 분과 행사가 진행됐으며, 본 포럼은 5일 선전에서 열렸다. 포럼 주제는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번영의 길을 함께 구축하다: 미디어의 공동인식과 행동’이었다.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와 신화통신, 광둥성 인민정부가 공동 주최하고 선전시 인민정부가 주관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42개 국가·지역과 유엔기구, 국제기구에서 온 언론인과 싱크탱크·정부기관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에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인 리수레이 중앙선전부장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같은 중앙정치국 위원인 황쿤밍 광둥성 당서기도 축사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디어 교류와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곽 회장은 포럼의 주요 프로그램인 ‘APEC은 왜 선전을 선택했는가’ 대담에 참여했다. 왕원 중국 런민대 충양금융연구원 상무원장, 천자싱 말레이시아 국회의원 겸 지역전략연구소 이사장, 알렉세이 울라조프 러시아 국가미디어그룹 국제협력 담당과 함께 선전의 산업 경쟁력과 APEC 개최 의미를 논의했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곽 회장은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흐름을 짚으며 중국·한국·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인구와 기술 기반을 강조했다. 선전에 대해서는 첨단기술과 바이오산업, 스마트시티 분야의 역량을 갖춰 APEC을 개최할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곽 회장은 포럼 기간 중국중앙TV(CCTV)와 광저우일보, 선전특구보, 선전TV 등 중국 주요 매체와 연속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중국어로 소화하며 선전을 “개혁·개방·포용의 도시이자 중국과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라고 평가했다.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의 변화와 한중 협력 방향, 오는 11월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도 밝혔다. 왕해나 편집장 역시 광저우TV와 선전TV, 포산TV 등의 인터뷰에 참여해 중국 제조업의 변화와 한중 경제·무역 협력, APEC 회원 경제체 간 교류 방안을 설명했다. 특히 왕 편집장은 공동취재를 실질적인 협력 모델로 제안했다. 왕 편집장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한국과 중국의 젊은 세대가 마주한 사회 문제가 비슷하다”며 “공통 현안에 대한 한중 공동보도를 통해 서로 다른 시각의 콘텐츠를 만들고 미디어 간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언론 윤리와 허위정보 대응, 기술 격차 해소, 디지털 주권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행사 결과물로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고위급 포럼 선전 공동인식’이 발표됐으며, 중국과 해외 16개 매체는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협력 파트너 계획 준비위원회 구성에 나섰다. 중국은 올해 APEC 의제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건설과 공동 번영’을 내걸고 개방·혁신·협력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아주일보의 이번 포럼 참여는 중국 현지 취재 기반을 APEC 회원 경제체의 언론·정책·산업 네트워크로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공동취재와 콘텐츠 교류를 얼마나 구체적인 사업으로 연결하느냐가 영향력 확대를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2026-09-08 13:32:47
-
부 호 주한 베트남대사 "한·베, 투자 넘어 반도체·AI 공동성장 시대로"
[경제일보] 쩐 타인 먼 베트남 국회의장이 한국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부인과 정부 관계자들을 이끌고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한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역대 가장 활발하고 실질적인 단계로 발전하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의회 외교와 제도 정비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양국 경제 협력도 전통적인 투자·무역 영역을 넘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녹색전환 등 신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경제일보는 쩐 타인 먼 의장의 방한을 앞두고 부 호 주한 베트남대사를 지난 4일 만나 양국 관계의 향후 전략과 교역 1000억달러 달성 방안, 경제·기술 협력 확대 방향 등을 들었다. ◆“한·베 외교, 더 깊고 실질적이며 지속가능하게” 부 호 대사는 현재 한·베 관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정치적 신뢰의 심화를 꼽았다. 그는 “2025년 8월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2026년 4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베트남의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첫 국빈으로 베트남을 찾았다”며 “양국 모두에서 ‘첫 번째’라는 상징은 단순한 의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양국 관계가 당과 정부, 국회는 물론 국방·안보·경제·과학기술·문화·인적교류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아세안(ASEAN),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유엔 등 지역·국제 문제에 대한 협의도 이전보다 깊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 대사는 앞으로 양국 외교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세 단어로 압축했다. “더 깊게, 더 실질적으로, 더 지속가능하게”다. 그는 “정치적 신뢰는 더 깊어져야 하고 경제·기술·공급망 안보 협력은 더 실질적이어야 하며, 국민 간 교류와 양국 젊은 세대의 연결은 더욱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정상 방문 횟수나 체결한 문서의 숫자보다 두 나라가 오늘의 문제를 얼마나 함께 해결하고 내일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6년 교역 1000억달러…2030년 1500억달러 목표” 양국은 올해 교역액 1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 대사는 “2025년 한·베 교역액이 약 946억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약 624억달러에 달했다”며 “당장의 목표는 2026년 1000억달러지만, 2030년에는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1500억달러까지 확대하는 것이 양국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순히 교역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협력의 질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 기업들은 전자·제조·기계·부품산업을 중심으로 베트남의 산업화에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는 ‘투자-생산’ 관계를 넘어 ‘공동 연구-공동 개발-공동 가치사슬 참여’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가 대표적인 분야다. 부 대사는 “베트남은 젊은 인력과 시장, 확대되는 전자제품 생산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기술·자본·경영 경험과 세계적인 기업을 갖고 있다”며 “인력 양성에서 설계·패키징·검사, 연구개발(R&D), 베트남 공급업체 육성까지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와 에너지 협력도 강조했다. AI와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이 안정적이고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청정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 AI 기반 에너지 관리 등이 양국 협력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AI와 반도체, 디지털 분야, 차세대 배터리와 미래산업 공동 연구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부 대사는 “앞으로 양국 경제 관계의 새로운 ‘앵커’가 필요하다”며 “대형 R&D센터나 반도체 생태계, 스마트 산업단지, 수백 개 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에너지·기술 프로젝트가 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한국이 베트남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만이 아니라 양국이 함께 얼마나 많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9-05 11:53:35
-
미국과 중국 사이, 한국 외교의 좌표는 국익이다
[경제일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서울에 왔다. 중국 외교 수장의 단독 방한은 약 5년 만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 부장은 19일 서울에서 마주 앉아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중국은 오는 11월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공급망 안정, 인적·문화 교류 확대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을 오가는 인적 교류가 올해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얼어붙었던 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오는 것은 반길 일이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옮길 수 없는 이웃이고, 한국 기업의 거대한 시장이며, 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 공급망에서도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상대다. 북한 문제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조 장관이 북한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고, 왕 부장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답한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문제는 한중 관계가 움직일 때마다 되살아나는 질문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쪽에 설 것인가.” 질문부터 잘못됐다. 대한민국이 한미동맹을 외교·안보의 근간으로 삼는 것과 중국과 경제·외교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반드시 양자택일해야 할 일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이 거세질수록 선택을 강요받는 영역이 늘어나는 것은 현실이다. 그렇다고 한국 외교가 모든 사안을 ‘친미냐 친중이냐’의 두 칸짜리 표에 넣는 순간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게 된다. 과거 한중 관계를 설명할 때 흔히 쓰던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는 중국과 협력한다)’는 공식도 이제는 충분하지 않다. 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수출상품이면서 안보자산이고, 배터리는 산업이면서 공급망 전략이다. 희토류와 핵심광물은 원자재인 동시에 외교적 지렛대가 됐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첨단 장비와 소프트웨어에는 수출통제와 동맹정책이 얽혀 있다. 경제와 안보를 각각 워싱턴과 베이징이라는 두 서랍에 나눠 담을 수 있었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외교에도 새로운 문법이 필요하다. 우선 안보의 축은 분명히 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안보의 기초였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그 전략적 가치는 여전히 크다. 이를 미중 사이의 단기적 거래대상처럼 다루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과 관계를 개선한다고 한미동맹의 신뢰에 의문을 만들 이유도 없다. 다만 동맹이라고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모든 문제에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왕 부장이 서울에 도착한 19일 조 장관은 국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미연합훈련 규모와 기간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뿐 아니라 미국 정부 관계자들조차 사전에 이를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은 당초 11일 일정이던 연합훈련을 5일로 줄이고, 일부 야외기동훈련도 축소하기로 했다. 동맹도 각자의 국익을 계산한다는 뜻이다.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중동 문제, 한국의 대미 투자 등 여러 이해관계를 함께 고려한다. 한국 역시 미국의 정책을 무조건 따라가는 것이 동맹 관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동맹은 서로의 국익을 솔직하게 조정할 수 있을 때 오래간다. 중국에는 또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 중국과 경제협력은 확대하되 상호주의와 공급망 안전이라는 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이 FTA 서비스·투자 협상과 공급망 안정에 협력하기로 한 것은 실용적인 접근이다.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덜 받고 서비스와 투자 분야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면 협상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다만 공급망 안정이라는 말이 중국 의존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해서는 곤란하다. 반도체 소재 하나, 배터리 원료 하나가 특정 국가의 정책 변화로 막혀 공장이 흔들리는 일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중국과 안정적인 공급선을 유지하는 것과 공급원을 중국 하나에 맡기는 것은 정반대의 전략이다. 필요한 것은 탈중국도, 재중국화도 아니다. 중국과 거래하되 중국이 멈춰도 버틸 수 있는 공급망이다. 반도체도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에 중요한 시장이고 한국 기업 역시 중국에 대규모 생산기반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을 무시한 채 정치적 구호만으로 관계를 끊을 수는 없다. 반면 첨단 반도체 기술과 장비가 미중 전략경쟁의 최전선에 놓인 상황에서 안보와 기술유출 문제를 무시한 사업 확대 역시 위험하다. 때문에 분야별 기준이 필요하다. 범용 메모리와 소비재에서는 시장 논리를 최대한 존중하고, 첨단 AI 반도체와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기술에는 보다 엄격한 안보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배터리는 중국과 거래하면서 원료 조달국을 넓히고, 핵심광물은 구매계약과 동시에 비축·재활용·대체소재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북한 문제에서도 중국에 ‘기대할 것’과 ‘기대하지 말 것’을 구분해야 한다. 중국은 북한의 중요한 우방이고 한반도 문제의 핵심 당사국이다. 왕 부장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과 북한이 평화와 공존의 기회를 찾아가길 바란다며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대화 복귀에 중국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중국의 역할을 요청하는 것과 북한 문제를 중국에 맡기는 것은 다르다. 베이징의 대북정책에는 중국 자신의 전략적 이해가 있다.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의 안정과 한국이 원하는 비핵화·평화체제가 모든 지점에서 같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도움을 요청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왕 부장 역시 이번 방한에서 한국이 ‘근본적 이익’에 따라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추진하고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발전시키길 희망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공개된 발언이다. 이 말 역시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미국이 한국에 선택을 요구해서는 곤란하듯 중국 역시 한미동맹이나 한국의 대외정책에 사실상의 선택지를 제시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독립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면 그 독립성은 워싱턴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베이징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국익에 따라 미국에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중국에도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자주외교다. ‘논어’ 자로편에는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는 구절이 있다.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같아지려 하지 않고, 소인은 같아지려 하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금 한국 외교에 필요한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과 동맹이라고 모든 정책이 같을 필요는 없다. 중국과 협력한다고 중국의 전략을 받아들일 이유도 없다. 다른 이해관계를 인정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것이 외교다. 모든 사안에서 같은 편을 증명하라는 요구는 동맹에도, 협력관계에도 건강하지 않다. 오는 11월 선전 APEC은 이를 시험할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왕 부장은 조현 장관의 중국 방문도 제안했다. 관계 복원을 정상회담 사진 한 장으로 끝내지 말고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을 것인지 미리 정리해야 한다. 대중 외교의 성적표는 정상회담 횟수가 아니다. 우리 기업의 시장 접근성이 나아졌는가. 핵심광물과 부품 공급이 더 안정됐는가. 중국 내 한국 기업이 부당한 차별을 덜 받게 됐는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대화를 복원하는 데 중국이 실제로 역할을 했는가. 문화와 관광 분야의 비정상적 장벽이 줄었는가. 이런 구체적인 결과로 평가해야 한다. 한미관계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면 된다. 주한미군과 확장억제는 얼마나 안정적인가. 첨단기술 협력에서 한국 기업이 어떤 몫을 얻는가. 막대한 대미 투자가 국내 산업과 일자리에 어떤 결과를 남기는가. 미국의 정책 변화가 한국 기업에 과도한 비용을 떠넘길 때 정부가 얼마나 당당하게 문제를 제기하는가를 봐야 한다. 한국 외교에 필요한 것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절묘하게 가운데 서는 기술이 아니다. 사안마다 어디에 서야 국익이 커지는지를 판단할 기준이다. 안보에서는 동맹의 신뢰를 지키고, 경제에서는 시장을 넓히며, 공급망에서는 의존을 줄이고, 기술에서는 지킬 것을 지켜야 한다. 북핵 문제에서는 미국과 공조하면서 중국의 역할도 끌어내야 한다. 하나의 문장으로 모든 외교 문제를 설명하려는 순간 현실은 그 문장보다 복잡해진다. 왕 부장의 방한을 친중 외교의 신호로 읽을 필요도, 한미동맹의 균열로 볼 이유도 없다. 중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은 해야 할 외교이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관리하는 것 역시 해야 할 외교다. 둘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비로소 외교 노선이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편은 미국도 중국도 아닌 대한민국이어야 한다. 원칙이 분명하다면 미국에는 동맹으로 당당할 수 있고 중국에는 이웃으로 실용적일 수 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라는 오래된 질문을 버리고, ‘이 선택이 대한민국에 무엇을 남기는가’를 묻는 것. 왕 부장의 5년 만의 방한이 한국 외교에 던진 가장 중요한 숙제다.
2026-08-20 09:06:55
-
-
-
중국, 전력망 넓히고 로켓 되찾는다
[경제일보] 중국이 전력과 우주항공, 디지털 협력을 한꺼번에 키우고 있다. 발전설비는 처음으로 40억㎾를 넘어섰고, 재사용 로켓을 위한 해상 회수 체계도 갖추기 시작했다. 선전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중소기업 포럼이 열려 인공지능(AI)과 신에너지, 기업 해외 진출을 놓고 각국 기업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서로 다른 분야의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겨냥하는 지점은 같다. 산업을 돌릴 전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첨단기술의 사업화를 넓히며, 우주 발사 비용까지 낮춰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 발전설비 40억㎾ 넘었지만, 과제는 전력망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중국의 발전설비 용량은 40억1000만㎾에 이르렀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 일본, 러시아의 발전설비를 합친 규모를 넘어선다. 비화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은 62%까지 높아졌다. 재생에너지 설비 비중도 61%를 차지했다. 석탄발전 설비 비중은 2010년 61%에서 올해 5월 32%로 낮아졌다.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설비 확충이 전체 전력 체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설비 용량과 실제 발전량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려면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력·수력 등 조정 전원이 함께 필요하다. 중국이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를 깔아 놓고도 석탄발전을 완전히 줄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첨단 제조업이 늘수록 전력 수요는 더 커진다. 중국의 에너지 전환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얼마나 많이 세우느냐의 문제를 넘어,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고 전력 변동을 관리하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 선전 포럼서 AI·신에너지 협력 논의 선전에서 열린 2026 APEC 중소기업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디지털 경제와 AI, 신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13개 APEC 회원 경제권의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술 사업화, 산업단지 운영, 기업 해외 진출 지원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중국으로서는 AI와 신에너지를 자국 기업의 성장 분야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연결할 수 있는 산업 의제로 키우려는 자리였다. 기술을 개발한 뒤 해외 시장을 찾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 생산 거점, 유통망, 자금 조달, 인허가와 법률 지원까지 함께 갖춰야 중소기업도 해외로 나갈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 산업단지 운영과 기술 사업화, 기업 국제화 지원을 위한 협약이 이어진 것도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다. AI와 신에너지 산업은 기술 하나만으로 커지기 어렵다. 반도체와 배터리, 전력망, 데이터센터, 물류, 인력과 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 로켓도 ‘한 번 쓰고 버리는 시대’ 벗어나나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재사용 로켓을 뒷받침할 해상 회수 인프라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첫 로켓 회수 전용 해상 플랫폼인 ‘링항저’는 길이 144m, 만재배수량 2만5000t 규모로 건조됐다. 중국은 이 장비를 로켓 1단을 해상에서 회수하는 체계의 한 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사용 로켓은 발사체 일부를 회수해 다시 쓰는 방식이다. 로켓을 한 번 발사할 때마다 전부 새로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면 발사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위성 발사 횟수가 많아지고, 민간 우주기업이 늘어나는 환경에서는 회수 기술과 정비 체계가 사업성을 좌우하게 된다. 중국이 해상 회수 장비에 투자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위성통신과 지구관측, 우주 인터넷, 국방·안보 분야의 수요가 커지면서 발사 횟수는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발사장을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로켓을 회수하고, 점검하고, 다시 발사할 수 있는 체계까지 갖춰야 상업우주 산업의 비용을 낮출 수 있다. ◆ 전력·기술·우주를 묶는 중국식 산업 전략 중국은 전력과 제조업, 디지털 산업, 우주항공을 따로 보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공장과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하고, AI와 디지털 기술은 생산과 유통의 비용을 줄인다. 재사용 로켓은 통신과 관측, 위성 서비스 시장을 넓히는 기반이 된다. 40억㎾를 넘긴 발전설비는 중국 산업이 쓸 수 있는 전력의 외형을 보여준다. APEC 중소기업 포럼은 그 산업 기반을 주변국 기업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링항저의 건조와 해상 회수 체계 구축은 중국이 지상 제조업을 넘어 우주산업까지 시야를 넓히고 있음을 말해준다. 다만 중국이 풀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수록 전력망 안정성과 저장장치 확보가 중요해진다. 해외 협력은 기술 규제와 공급망 갈등, 각국의 투자 심사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재사용 로켓도 회수 성공과 반복 사용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돼야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중국의 산업 경쟁력은 이제 공장을 많이 짓는 데서만 갈리지 않는다.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내고, 기술을 사업으로 바꾸며, 발사체를 되살려 다시 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최근의 전력·AI 협력·우주항공 투자는 그 방향을 향한 중국의 움직임으로 읽힌다.
2026-06-25 17:29:19
-
-
-
"현실을 지도에 담는다"…네이버지도, 서울 전역 3D 구현
[경제일보] 네이버가 지도 서비스의 3차원(3D) 공간 구현 범위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며 현실 공간과 디지털 공간을 연결하고 있다. 단순 길찾기와 장소 검색을 넘어 현실 공간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디지털트윈' 기반 지도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네이버는 네이버지도의 '플라잉뷰 3D' 서비스 지원 범위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네이버지도 앱에서 여의도 63스퀘어와 잠실종합운동장, 국회의사당 등 주요 지역에 적용된 이미지 마커를 선택해 서울 도심을 3D 공간 형태로 탐색할 수 있다. 플라잉뷰 3D는 실제 공간을 공중 시점에서 둘러보는 형태로 구현한 서비스다. 이용자는 건물과 도심, 자연 경관 등을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마치 드론으로 촬영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경주 첨성대와 서울 코엑스,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전주 한옥마을, 부산 벡스코 등 전국 주요 관광지 10곳을 대상으로 플라잉뷰 3D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이후 방한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여행 수요 증가와 맞물리며 서비스 이용량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플라잉뷰 3D 사용량이 출시 초기 평균 대비 2.2배 이상 증가했고 최근 봄철 나들이 시즌에도 사용성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울 전역 확대는 네이버랩스의 디지털트윈 기술이 적용된 서울시 'S-맵(S-MAP)' 데이터 기반으로 구축됐다. 네이버랩스는 지난 2019년 서울시와 협력해 디지털트윈 솔루션 '어라이크' 기술을 활용해 서울시 전체를 3D 공간 데이터로 구현한 바 있다. 또한 네이버는 드론으로 촬영한 고해상도 항공 이미지와 자체 3D 지도 엔진 고도화 기술도 함께 적용 중이다. 이를 통해 보다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공간 탐색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도 서비스를 단순 위치 기반 플랫폼을 넘어 공간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도 3D 지도와 공간 컴퓨팅 기술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 역시 실사 기반 3D 지도와 증강현실(AR), 공간 인터페이스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이후 차세대 플랫폼 경쟁이 공간지능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현실 공간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향후 자율주행과 로봇, 스마트시티, 공간형 AI 서비스 등과도 연결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도와 로컬 검색, 공간 데이터를 결합한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플라잉뷰 3D와 거리뷰 3D 기능 연계를 통해 공중과 지상을 아우르는 통합 공간 탐색 환경도 구축할 계획이다. 서비스 지원 지역도 지속 확대한다. 네이버는 향후 제주 성산일출봉과 인천 월미도, 여수 엑스포 등 주요 관광지까지 플라잉뷰 3D 적용 범위를 넓히고 이용자 접근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3D 공간 위에 장소 정보와 콘텐츠, 리뷰, 로컬 데이터 등을 결합하며 공간 기반 정보 플랫폼으로 진화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경화 네이버지도 리더는 "네이버지도는 '실제와 가장 가까운 지도'로서, 현실 공간과 디지털을 생생하게 연결하며 월 3000만명 이상의 이용자에게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나아가 지도와 공간지능 기술의 시너지가 무궁무진한 만큼, 3D 공간에서 장소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15 14:38:50
-
-
시진핑, 美 CEO들 만나 "중국 개방 더 넓어질 것"…대만엔 강경 경고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베이징을 찾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들을 직접 만나 중국 시장 개방과 미중 경제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다만 정상회담에서는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의 핵심 사안으로 규정하며 강한 경고 메시지도 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미국 기업인들을 접견했다. 이날 회담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외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미국 주요 빅테크와 산업계 인사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기업인들을 차례로 소개하며 “중국을 존중하고 중시하는 미국 기업계의 뛰어난 대표들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에게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라고 독려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개혁개방 과정에 깊이 참여해왔고 양측 모두 이익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개방의 문은 더 크게 열릴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더 넓은 전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도 시 주석이 미국 기업인들에게 중국 시장 접근 확대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도 방중 경제사절단의 상징성을 부각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기업인들과 함께 왔다”며 “기업 내 2인자나 3인자가 아니라 최고경영자들만 원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방중이 안보 외교를 넘어 무역과 투자, 공급망 안정, 첨단기술 협력까지 포괄하는 경제 외교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머스크와 팀 쿡, 젠슨 황의 동행은 미중 경제 관계의 복잡성을 상징한다. 테슬라는 중국을 핵심 생산·판매 시장으로 두고 있고, 애플은 중국 공급망과 소비 시장 의존도가 크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출통제와 중국 시장 접근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이다. 젠슨 황은 CCTV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이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경제 협력 메시지와 달리 안보 의제에서는 긴장이 드러났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 관계가 충돌하거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과 대만 해협의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미중 관계의 가장 중요한 공통분모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전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시 주석과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나온 메시지다. 무역 문제에서는 양측 모두 협상 모멘텀 유지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미중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상호 이익과 협력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중국 허리펑 부총리 간 경제·무역 협상이 진행된 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양국이 희토류와 관세, 무역 휴전 유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사태, 한반도 문제 등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서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은 약 135분 동안 진행됐다. 중국 CCTV는 회담이 오전 10시15분께 시작해 135분가량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약 100분간 진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논의 시간이 길어진 셈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경제 협력과 전략 경쟁이 동시에 작동하는 현장을 보여줬다. 양국은 무역과 투자, 기업 협력에서는 안정적 관리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대만과 AI, 반도체, 이란 등 안보·기술 의제에서는 입장 차를 그대로 드러냈다. 향후 관건은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 후속 조치다.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확대, 희토류 공급 안정, 무역 휴전 유지 등이 실제 합의로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대만 무기 판매와 AI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는 어느 한쪽이 쉽게 양보하기 어려워 미중 갈등의 불씨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베이징 톈탄공원을 방문하고 국빈 만찬과 티타임 등 2박3일 방중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방중이 미중 관계의 전면적 해빙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경제 협력 채널을 복원하면서도 핵심 안보 갈등을 관리하는 제한적 안정 국면을 만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026-05-14 15: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