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쩐 타인 먼 베트남 국회의장이 한국 국회의장의 초청으로 부인과 정부 관계자들을 이끌고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한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역대 가장 활발하고 실질적인 단계로 발전하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의회 외교와 제도 정비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양국 경제 협력도 전통적인 투자·무역 영역을 넘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녹색전환 등 신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경제일보는 쩐 타인 먼 의장의 방한을 앞두고 부 호 주한 베트남대사를 지난 4일 만나 양국 관계의 향후 전략과 교역 1000억달러 달성 방안, 경제·기술 협력 확대 방향 등을 들었다.
◆“한·베 외교, 더 깊고 실질적이며 지속가능하게”
부 호 대사는 현재 한·베 관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정치적 신뢰의 심화를 꼽았다.
그는 “2025년 8월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2026년 4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베트남의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첫 국빈으로 베트남을 찾았다”며 “양국 모두에서 ‘첫 번째’라는 상징은 단순한 의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양국 관계가 당과 정부, 국회는 물론 국방·안보·경제·과학기술·문화·인적교류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아세안(ASEAN),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유엔 등 지역·국제 문제에 대한 협의도 이전보다 깊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 대사는 앞으로 양국 외교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세 단어로 압축했다.
“더 깊게, 더 실질적으로, 더 지속가능하게”다.
그는 “정치적 신뢰는 더 깊어져야 하고 경제·기술·공급망 안보 협력은 더 실질적이어야 하며, 국민 간 교류와 양국 젊은 세대의 연결은 더욱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정상 방문 횟수나 체결한 문서의 숫자보다 두 나라가 오늘의 문제를 얼마나 함께 해결하고 내일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6년 교역 1000억달러…2030년 1500억달러 목표”
양국은 올해 교역액 1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 대사는 “2025년 한·베 교역액이 약 946억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약 624억달러에 달했다”며 “당장의 목표는 2026년 1000억달러지만, 2030년에는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1500억달러까지 확대하는 것이 양국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순히 교역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협력의 질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 기업들은 전자·제조·기계·부품산업을 중심으로 베트남의 산업화에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는 ‘투자-생산’ 관계를 넘어 ‘공동 연구-공동 개발-공동 가치사슬 참여’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가 대표적인 분야다. 부 대사는 “베트남은 젊은 인력과 시장, 확대되는 전자제품 생산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기술·자본·경영 경험과 세계적인 기업을 갖고 있다”며 “인력 양성에서 설계·패키징·검사, 연구개발(R&D), 베트남 공급업체 육성까지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와 에너지 협력도 강조했다.
AI와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이 안정적이고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청정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 AI 기반 에너지 관리 등이 양국 협력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AI와 반도체, 디지털 분야, 차세대 배터리와 미래산업 공동 연구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부 대사는 “앞으로 양국 경제 관계의 새로운 ‘앵커’가 필요하다”며 “대형 R&D센터나 반도체 생태계, 스마트 산업단지, 수백 개 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에너지·기술 프로젝트가 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한국이 베트남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만이 아니라 양국이 함께 얼마나 많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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