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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지운 정비구역 390곳…서울 공급난 원인으로 다시 소환
[경제일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음 주 만나 서울 주택 공급 해법을 논의한다. 회동을 앞두고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해제된 약 390곳의 정비구역과 이후 공급 지연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10여 년 전 중단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현재 서울의 공급 부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29일 정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 실장과 오 시장은 8월 첫째 주 회동 일정을 조율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 준공업지역·역세권 개발 방안 등이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24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한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협의했다. 국토부는 이 지역에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업무·상업 기능과 기반시설 부담을 고려하면 최대 8000가구가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방향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택지와 유휴부지 개발을 중시하는 반면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을 서울 공급의 주된 수단으로 보고 있다. ◆ 390곳 해제 뒤 끊긴 공급 사업 서울시는 김 실장과의 회동에 맞춰 이른바 ‘정비사업 10년 백서’를 준비하고 있다.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정비구역 해제 과정과 신규 사업 위축이 현재 착공·입주 물량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자료다. 서울에서는 2012년부터 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면서 약 390곳의 정비구역이 해제됐다. 사업이 장기간 멈춘 곳을 정리하고 전면 철거 방식의 재개발보다 기존 주거지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에 무게를 둔 정책이었다. 당시 해제된 구역 가운데는 주민 반대가 크거나 사업성이 낮은 곳도 있었다. 추진위원회가 해산됐거나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지역도 적지 않았다. 장기간 사업이 표류하면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던 주민을 위해 구역을 해제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서울시는 사업 추진 가능성이 낮은 지역까지 정비구역으로 묶어둘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서울시가 현재 문제로 지목하는 대목은 해제 이후다. 기존 정비구역을 대거 정리한 뒤 새로운 사업지를 발굴해 공급 흐름을 이어가는 작업까지 장기간 위축됐다는 것이다. 정비사업은 후보지 선정과 구역 지정,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이주·철거를 거쳐 입주하기까지 수년에서 10년 넘게 걸린다. 사업을 중단한 당시에는 공급량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착공과 입주를 기다리는 현장이 줄어든다. 서울시가 10여 년 전의 정책을 현재 공급난과 연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해제된 사업지와 신규 지정 공백의 영향이 최근 서울의 입주 물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정비사업 진입 문턱을 낮추고 신속통합기획을 확대했다. 과거 해제 지역 가운데 노후화가 심한 곳을 다시 후보지로 선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 차례 중단된 사업을 되살리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주민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하고 높아진 공사비와 조합원 분담금, 금융 비용까지 해결해야 한다. ◆ 정비사업 공급 효과 놓고 충돌 정부는 정비사업이 실제 주택 수를 얼마나 늘리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재건축은 전체 가구 수의 증가 폭이 크지 않고 재개발은 기존 주민이 떠나는 과정에서 지역 내 가구 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는 정비사업은 총건설 가구 수와 순증 가구 수가 다르다. 재건축 전 1000가구였던 단지가 1300가구로 바뀌더라도 실제로 새로 늘어나는 주택은 300가구다. 재개발 지역에는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다가구주택과 무허가 주택, 세입자 가구가 섞여 있다. 정비사업 이후 건축물의 질은 높아지지만 기존 주민 일부가 분담금이나 임대료 부담으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문제도 생긴다. 서울시는 순증 가구 수만으로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노후 저층 주거지를 고밀 개발해 주택 수를 늘리고 도로와 공원, 학교 등 기반시설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빼고 공급을 늘릴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현실도 있다. 대규모 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유휴부지와 역세권 개발만으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는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해제도 정부에 요구해 왔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거래를 막아 놓은 채 인허가만 앞당겨서는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이유다. 정부는 대출 규제를 완화할 경우 가계부채가 늘고 정비사업 지역으로 투기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정비사업이 공급 효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정부가 공공 주도 공급을 앞세우는 배경이다. ◆ 390곳이 모두 공급됐을지는 불확실 서울의 현재 공급 부족을 박 전 시장 시절 정비구역 해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해제된 약 390곳이 모두 사업을 계속해 입주까지 마쳤을 것으로 보기도 힘들다. 주민 반대와 낮은 사업성으로 해제되지 않았더라도 사업이 장기간 멈췄을 지역이 포함돼 있다. 해제 구역의 계획 가구 수를 모두 사라진 공급량으로 계산하면 실제 영향을 과장할 수 있다. 최근 공급 지연에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조합원 분담금 증가, 인허가 지연과 분양시장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가 준비하는 보고서에는 구역별 사업 추진 가능성과 계획 물량, 해제 이후 개발 상황이 함께 담겨야 한다.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는 정비구역 해제로 수십만 가구의 공급 기회가 사라졌다는 주장에 대해 현실성이 낮은 추산이라고 반박했다. 기존 주택을 제외한 순증 물량은 크지 않다는 설명도 내놨다. 반면 현재 서울시는 개별 사업의 순증 물량보다 공급 사업이 계속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같은 정비구역 해제를 놓고 서울시의 평가가 달라진 만큼 보고서가 구체적인 수치로 정책 효과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 김 실장과 오 시장의 회동은 용산에 8000가구를 지을지 1만가구를 지을지 조정하는 자리에 머물러서는 서울 공급난의 해법을 찾기 어렵다. 정비사업과 공공 공급이 각각 맡을 역할을 정하고 장기간 이어질 사업 일정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주택 공급은 정책 결정과 입주 사이의 시차가 길다. 정부와 서울시가 지금도 공급 수단의 우선순위를 놓고 시간을 보낼수록 2030년대 서울의 입주 물량은 더 불안해질 수 있다.
2026-07-29 15: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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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계역 도보권·12억대 분양가…'월계 중흥S-클래스 리비에르' 가보니
[경제일보] “실제로 걸어보면 석계역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24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월계 중흥S-클래스 리비에르’ 견본주택에서 관계자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역과의 거리였다. 모형도 앞 설명도 지하철 1·6호선 석계역 접근성에서 시작됐다. 월계 중흥S-클래스 리비에르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487-17번지 일대 월계동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5개 동, 총 355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일반분양 물량은 135가구다. 시공사는 중흥토건이며 2029년 5월 입주 예정이다. 청약은 오는 2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8일 1순위 해당지역, 29일 1순위 기타지역, 30일 2순위 순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는 8월 5일, 계약은 8월 18~20일이다. 단지는 지하철 1·6호선 환승역인 석계역 도보권에 있다. 어린이나 노약자 보행까지 감안해 석계역까지 5분 이내로 안내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광운대역 GTX-C 노선과 역세권 개발, 동부간선도로·내부순환도로 접근성도 상담 과정에서 함께 거론됐다. 전용 59㎡ 타입의 분양가는 12억원대에 책정됐다. 주택형별 최고 분양가는 △36㎡ 6억9590만원 △59㎡A 12억6350만원 △59㎡B 12억4200만원 △84㎡A 14억9910만원이다. 이달 초 장위뉴타운에서 공급된 장위 푸르지오 마크원의 전용 59㎡ 분양가가 14억원대 중반, 전용 84㎡가 17억원대 중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뚜렷한 가격 차이를 보였다. 분양 관계자도 “최근 분양 단지와 같은 층 기준으로 비교하면 59㎡는 1억원대 후반, 84㎡는 2억원 가량 낮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장위뉴타운과 직접 입지가 같지는 않지만 강북권 신축 수요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분양가는 청약 성적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견본주택에는 전용 59㎡A 유닛만 마련돼 있었다. 방문객들은 거실 폭과 침실 배치, 수납 공간을 살피며 실거주 가능성을 따져봤다. 이날 현장에는 신혼부부로 보이는 관람객과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84㎡ 물량이 적고 59㎡ 중심으로 관심이 쏠리는 만큼 이날 공개된 59A 유닛은 단지 상품성을 가늠하는 중심 공간이 됐다. 학군과 생활 인프라는 30대 실수요층을 겨냥한 요소로 제시됐다. 단지 주변에는 선곡초와 광운중, 대진고가 있다. 초등학교를 큰 도로를 건너지 않고 오갈 수 있다는 점과 이마트·트레이더스 월계점과 석계역 중심 상권, 서울원 아이파크몰 예정지 등도 함께 언급됐다. 주차장은 지하 1~3층을 통합해 조성되며 355가구에 세대당 약 1.6대 수준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소규모 단지이지만 주차 대수를 충분히 잡고 지상에 차 없는 단지 구성을 적용해 우이천과의 보행 환경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동 배치는 남향 위주로 계획됐고, 서로 마주 보는 동 배치가 많지 않아 개방감을 확보한 점이 강조됐다. 단지 전면 장위뉴타운 신축 단지와의 조망 간섭 우려에 대해서는 구간별 차이가 있지만 하천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약 60~70m 떨어져 있어 건물이 답답하게 맞붙은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주변 개발과 정비사업은 장기 기대 요인이다. 광운대역과 석계역 사이에는 노후 주거지가 남아 있고 인근 월계시영, 동신아파트 등에서는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광운대역세권 개발과 주변 정비사업이 함께 진행될 경우 월계동 일대 주거 환경도 단계적으로 바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월계 중흥S-클래스 리비에르는 총 355가구 규모로 대단지는 아니다. 강북권 신축 희소성과 12억원대 59㎡ 분양가를 앞세우지만 중흥S-클래스 브랜드가 서울 핵심지 수요자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견본주택 유닛도 59㎡A 한 가지로 제한돼 36㎡와 84㎡ 수요자는 평면 체감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견본주택에서 확인된 주 상담층은 신혼부부와 어린 자녀를 둔 30대 실수요자에 가까웠다. 단지는 석계역 도보권과 장위뉴타운보다 낮은 분양가, 학교 접근성, 주차 여건을 앞세웠다. 청약 결과는 강북권 신축 수요가 가격과 입지, 브랜드 사이에서 무엇을 더 크게 보는지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07-24 1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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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계, 속도보다 설득의 시간이 왔다
[경제일보] 서울 유권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5선을 허락했지만 서울시의회 권력은 더불어민주당에 넘겼다. 시장은 국민의힘이 지켰고 예산과 조례의 문은 민주당이 쥐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서울시정 전반의 변화이기도 하지만 건설부동산 시장에는 더 직접적인 신호로 읽힌다. 앞으로 4년 서울의 재개발·재건축과 도심 개발, 청년 주거정책은 속도보다 설득을 먼저 요구받게 됐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80석을 확보했다. 지역구 73석과 비례대표 7석이다. 전체 의석의 67.8%에 이른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30석과 비례대표 8석을 합쳐 38석을 얻었다. 2022년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주도했던 서울시의회 권력 지형이 4년 만에 뒤집혔다. 오 시장 입장에서는 복잡한 결과다. 개인적으로는 5선에 성공했다. 서울시장 선거만 놓고 보면 정치적 생명력을 다시 입증했다. 그러나 시정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예산과 조례의 관문은 야당 다수 의회가 쥐게 됐다. 시장 선거의 승리와 시정 운영의 안정성이 반드시 같은 말은 아니라는 점을 이번 선거가 보여줬다. 서울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의지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서울시장은 도시계획과 인허가의 큰 방향을 쥐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은 예산과 조례, 도시계획 관련 의회 논의와 맞물려 간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 역세권 개발, 공공기여, 임대주택 비율, 청년 주거 지원, 기반시설 부담 같은 사안은 어느 하나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어렵다. 시장의 추진력과 의회의 동의가 맞물려야 정책은 현장에서 작동한다. 오 시장은 그동안 서울의 개발 시계를 다시 빠르게 돌리겠다는 메시지를 내왔다. 재개발·재건축 정상화, 한강변 도시경쟁력 강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세운지구 정비, 청년안심주택 확대 등이 그 흐름 안에 있다.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했던 제11대 서울시의회는 오 시장의 역점 사업 추진에 비교적 우호적인 의회 환경이었다. 그러나 새 시의회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사업의 필요성과 속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재정 부담, 공공성, 주민 수용성, 도시 경관, 공급 효과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이미 비슷한 장면은 있었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로 서울시에 복귀한 뒤 민주당이 우위였던 시의회와 여러 차례 충돌했다. 지천르네상스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서울의 지천을 생활권 수변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당시 시의회는 기본 구상과 시급성을 문제 삼았다. 상생주택 사업도 예산 삭감 논란을 겪었다. 민간 토지를 활용해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당시 시의회는 사업 절차와 재정 투입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의회 문턱을 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갈등은 앞으로의 예고편에 가깝다. 서울 부동산 정책은 언제나 개발과 보존, 공급과 공공성, 속도와 절차 사이에서 움직인다. 시장은 공급 확대와 도시 경쟁력을 앞세우고 의회는 예산과 절차, 공공성을 따진다. 어느 한쪽만 옳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대형 개발사업일수록 정치적 동의 없이 오래 가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업성이 높아도 설명이 부족하면 논란이 커지고 공공성이 강조돼도 현실성이 떨어지면 현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새 시의회 출범 이후 가장 먼저 주목할 곳은 세운4구역이다.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개발은 서울 도심 재편의 상징적 사업이다. 낡은 도심을 정비하고 업무·상업 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반면 종묘 경관과 역사문화 보전 문제도 가볍게 다룰 수 없다. 이 사안은 개발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도심의 노후 공간을 어떻게 바꾸되 역사적 경관을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의 문제다. 새 시의회가 이 문제를 정쟁으로 끌고 가면 해법은 멀어진다. 서울시도 사업성만 앞세우는 방식으로는 동의를 얻기 어렵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서울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다. 용산은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로 불린다. 국제업무 기능과 주택 공급, 교통 인프라, 공공기여가 한꺼번에 얽혀 있다. 공급 물량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 학교와 도로 등 기반시설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개발 이익을 어디까지 공공에 환원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숫자 경쟁으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서울시가 도시 경쟁력을 말한다면 시의회는 생활 기반과 공공성을 따질 것이다. 이 둘을 조정하지 못하면 용산 개발은 다시 정치적 논란의 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주택 공급의 핵심은 결국 정비사업이다.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지 않고 서울의 주택난을 풀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비사업에는 집값 상승 기대와 세입자 보호, 임대주택 확보, 공사비 부담, 조합 갈등이 동시에 따라붙는다. 오 시장이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할수록 민주당 시의회는 공공성과 주거 안정 장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이 생산적인 견제가 되면 정책은 정교해진다. 반대로 정치적 충돌로 흐르면 공급 일정만 늦어진다. 청년안심주택도 새 시의회의 검증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는 부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재원과 공급 방식, 보증금 지원의 안전성이다. 주거 취약층을 위한 정책일수록 더 정밀해야 한다. 실제 수혜자가 누구인지, 임대료 부담은 얼마나 낮아지는지, 민간사업자와 공공의 부담은 어떻게 나뉘는지 따져야 한다. 청년 주거정책은 선의만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지속 가능한 재원과 집행의 투명성이 따라야 한다. 민주당 시의회의 책임도 작지 않다. 의석이 많다는 것은 제동을 걸 권한이 커졌다는 뜻만은 아니다. 대안을 제시해야 할 책임도 함께 커졌다는 의미다.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은 이미 시민 생활의 압박으로 돌아오고 있다. 전세와 월세 부담, 청년 주거 불안, 노후 주거지의 안전 문제는 정당의 유불리보다 앞선다. 다수 의회가 견제라는 이름으로 모든 개발사업을 막아선다면 시민은 이를 균형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삭감과 반대만으로는 다수당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오 시장도 달라져야 한다. 5선 시장의 경험은 강점이지만 동시에 부담이다. 오래 시정을 이끌었다는 것은 더 많은 성과를 요구받는다는 뜻이다. 서울 부동산 정책은 구호가 아니라 일정과 숫자, 재원과 인허가로 평가된다. 재건축 규제 완화와 도심 개발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공성의 언어가 빠지면 의회의 벽을 넘기 어렵다. 이제 필요한 것은 발표가 아니라 설득이고 속도전이 아니라 조율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 신호에 민감하다. 시의회 구도가 바뀌었다고 당장 사업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업 인허가와 예산, 조례 논의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만으로도 시장은 반응한다. 개발 기대가 큰 지역은 속도 조절 가능성을 따질 것이고 정비사업장은 공공기여와 임대주택 비율, 기반시설 부담 논의를 더 예민하게 볼 것이다. 정치의 변화는 결국 현장의 비용과 시간으로 이어진다. 이번 선거의 서울 민심은 한쪽에 백지위임을 한 것이 아니다. 오 시장에게는 계속 일할 기회를 줬고 민주당 시의회에는 견제의 힘을 실었다. 이 선택은 불편한 동거를 뜻한다. 그러나 지방자치에서 불편한 동거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제대로 작동하면 정책은 더 정교해지고 잘못 작동하면 사업은 늦어지며 시민 부담은 커진다. 서울시정의 첫 시험대는 부동산이다. 세운4구역과 용산국제업무지구, 재개발·재건축, 청년안심주택은 모두 서울의 미래와 시민의 주거비를 동시에 건드리는 사안이다. 시민이 보고 싶은 것은 승자의 목소리나 다수당의 힘자랑이 아니다. 서울의 집값과 주거 안정, 도시 경쟁력을 어떻게 함께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다. 오 시장은 이겼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이겼지만 반대만으로는 평가받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선거가 남긴 메시지는 여기에 있다. 서울 부동산 시계는 이제 속도보다 설득의 시간이 왔다. 협치는 구호로 증명되지 않는다. 예산과 조례, 정비사업의 우선순위에서 증명된다. 서울의 다음 4년은 그 증명의 시간이다.
2026-06-06 13: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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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대치·이촌 줄줄이 심의 통과…서울 한강·역세권 개발 가속
[경제일보] 강남권과 용산, 노원 일대 주요 사업장이 잇따라 도시계획 심의를 통과했다. 신속통합기획과 공공재건축, 용적률 완화 정책 등이 맞물리며 장기간 정체됐던 사업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모습이다. 서울시는 전날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와 정비사업 특별분과위원회 심의를 통해 대치선경아파트와 신반포7차, 이촌1구역, 상계한신3차 재건축 계획안을 잇따라 수정 가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강남권에서는 대치동 선경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수정가결됐다. 대치역 사거리에 위치한 대치선경은 1983년 준공된 노후 단지로 이번 정비계획 확정을 통해 최고 49층, 1571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지난해 8월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를 시작한 이후 약 9개월 만에 정비계획이 결정됐다. 서울시는 양재천 수변 입지를 살린 고급 주거단지 조성을 목표로 대치초등학교 인근에 선형 문화공원을 배치하고 개방형 공동시설도 함께 계획했다. 대치역 일대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약 3만6000㎥ 규모 저류조 설치 계획도 포함됐다. 잠원동 신반포7차 역시 공공재건축을 통해 대규모 단지로 재편된다. 기존 320세대 규모였던 노후 단지는 최고 49층, 총 965세대 규모로 확대된다. 공공분양 117세대와 공공임대 185세대도 함께 공급된다. 신반포7차는 잠원역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받아 용적률이 359.97% 이하까지 완화된다. 서울시는 문화시설과 노인여가복지시설, 데이케어센터 등을 기부채납 방식으로 확보해 지역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단지 내 공공보행통로도 조성해 반포아파트지구와 연결되는 통학·보행 동선을 확보하기로 했다. 용산에서는 이촌1구역 재건축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촌동 203-5번지 일대는 2006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업성 부족 등으로 약 20년간 사업이 지연됐던 곳이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용도지역 상향과 공공기여 방안을 적용해 사업성을 확보했고 최고 49층, 806세대 규모 재건축 계획을 확정했다. 이촌1구역은 한강과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연결하는 핵심 입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서울시는 준주거지역 상향과 법적상한용적률 500% 적용을 통해 사업성을 높였으며 공공임대 176세대와 공공지원시설, 공공청사 부지 등을 함께 확보하기로 했다. 특히 단지 내부에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스카이커뮤니티와 공공 개방공간을 계획했다. 이촌로18길도 기존 8m에서 12m로 확폭해 보행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연계한 행정·지원시설 수요까지 함께 반영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노원구 상계동에서는 상계한신3차아파트가 최고 35층, 464세대 규모로 재건축된다. 서울시는 사업성 보정계수 2.0과 용적률 완화를 적용해 사업성을 높였다. 상계한신3차는 인근 상계5동 재개발과 상계보람아파트 재건축, 상계한신1·2차 재건축과 연계해 통합적인 도시경관 계획을 반영했다. 수락산 조망이 가능한 통경축을 확보하고 개방형 보행동선을 구축해 지역과 연결되는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2026-05-15 1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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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역세권 규제 풀어 '생활거점' 전환…장기전세 21만호로 확대
[경제일보] 서울시가 역세권 전역을 ‘생활 거점’으로 복합 개발한다. 주거와 일자리, 상업 기능을 결합해 주택 공급을 늘리고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25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역세권 직·주·락(職·住·樂) 활성화 전략’을 발표하고, 역세권 전역을 생활 거점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내놨다. 기존 중심지에 한정됐던 개발 범위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확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상업지역 용도 상향이 가능한 역세권 개발 대상지는 기존 153곳에서 325곳으로 대폭 늘어난다. 역세권 전역이 개발 대상에 포함되면서 도시 개발의 축이 한층 넓어지는 구조다. 그동안 역세권 일대는 소형 필지와 노후 건축물이 밀집해 있어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역세권 범위를 확대하고 용적률을 완화하는 동시에, 비주거 의무 비율과 층수 제한을 없애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택했다. 사업성이 낮아 정체됐던 지역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일부 자치구에는 공공기여 비율을 기존보다 낮춰 민간 참여를 유도하고, 향후 5년간 추가 개발 대상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전세주택 공급 체계도 손질한다. 역세권 인정 범위를 최대 500m까지 확장하고 간선도로 교차지까지 포함했다. 사전 검토와 계획 절차를 통합해 인허가 기간도 5개월 이상 단축된다. 이에 따라 장기전세주택 공급 규모는 기존 12만 가구에서 21만 가구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신규 개발 모델도 도입된다. 환승역 일대는 고밀 복합 개발을 유도하는 ‘성장거점형 도심복합개발’ 대상지로 지정된다. 일반상업지역 기준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적용해 업무·상업·주거 기능을 동시에 담는 방식이다. 간선도로변에는 ‘성장잠재권 활성화 사업’을 적용한다. 역과 역 사이 공간까지 개발 범위를 확장해 청년 주거와 창업, 상업 시설을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조성하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향후 5년간 환승역 중심 35곳, 간선도로 중심 60곳을 신규 개발 대상지로 발굴할 방침이다. 역세권과 비역세권 간의 개발 격차를 줄이는 것도 주요 목표다. 이와 함께 재정비촉진지구 내 존치관리구역 정비도 진행됐다. 서울시는 제2차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미아사거리역 등 5개 구역에 대해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대상지는 미아사거리역, 가재울, 북아현, 아현, 홍제 지구단위계획구역이다. 시는 이들 지역의 지구단위계획을 일괄 정비해 용적률 기준을 통합하고 완화 항목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아울러 비주거 의무 비율을 폐지해 주거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에너지 효율과 녹색 건축 등 공공성 요소를 반영할 경우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도 적용된다. 도시 개발 축이 역세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공급 확대와 사업성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실제 사업 추진 속도와 민간 참여 수준이 향후 성과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오 서울시장은 “그간 역세권을 중심으로 일자리·주거·여가 기능이 결합된 ‘직·주·락’ 생활 거점이 점차 확대되어 왔다”며 “민간과 공공이 협력해 역세권의 고밀·복합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누구나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미래 세대를 위한 서울만의 도시 공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6-03-25 1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