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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부터 수주하고 조선소 만든 HD현대…54년 '선행투자 DNA'
[경제일보] HD현대의 출발은 일반적인 순서와 거리가 멀었다. 공장을 지은 뒤 제품을 만드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대중공업은 조선소가 제대로 갖춰지기도 전에 배부터 수주했다. 1971년 10월 그리스 선주 리바노스로부터 26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따냈고, 이듬해 3월 울산 미포만에서 조선소 건설에 들어갔다. 조선소 공사와 선박 건조가 동시에 진행됐다. 1974년 2월 첫 선박을 진수했고 같은 해 6월 조선소 1단계 준공과 VLCC 2척 명명식을 열었다. 시장과 공장이 갖춰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수주부터 한 뒤 생산기반을 동시에 만드는 방식이었다. 1983년 현대중공업은 선박 수주와 건조량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이 경험은 이후 HD현대 경영에서 반복됐다. 필요하다고 판단한 생산능력과 기술을 시장이 충분히 커지기 전에 확보하고, 부족한 사업은 직접 만들거나 인수했다. 성공할 경우 시장 선점 효과가 컸지만 판단이 빗나가면 대규모 손실도 감수해야 했다. HD현대의 54년은 이른바 ‘선행투자 DNA’의 성공과 실패가 교차한 역사다. 배 만들다 엔진·전력·건설기계까지…필요한 것은 직접 확보 HD현대의 사업 확장은 조선소 안에서 시작됐다. 배를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선박의 심장인 엔진이 필요했다. 현대중공업은 1976년 엔진사업부를 발족했고, 1978년 대형엔진공장을 완공했다. 1977년에는 중전기사업부를 세워 변압기와 전력기기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건설장비와 로봇도 같은 흐름이었다. 1982년 건설장비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로봇 분야에서는 1984년 용접기술연구소에 로봇 전담팀을 만들고, 1985년 산업용 로봇사업에 진출했다. 1987년 국내 최대 규모 로봇공장을 준공해 생산을 시작했고, 1988년에는 현대로보트산업을 별도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조선에 필요한 기술을 밖에서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확보한 것이다. 축적된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소 밖 시장으로 뻗었다. 2000년에는 약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자체 중형 디젤엔진인 ‘힘센엔진’을 개발했다. 선박용에서 시작한 중전기 사업은 현재 HD현대일렉트릭으로 성장해 글로벌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에 변압기와 전력기기를 공급한다. 사업 확장은 인수합병으로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IPIC)가 갖고 있던 현대오일뱅크 지분 70%를 넘겨받아 지분율을 91.13%까지 높였다. 11년 만의 경영권 재확보였다. 2021년에는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했다. 조선과 에너지에 건설기계를 더하면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넓혔다.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했다. 기존 주력사업이 성숙한 뒤 새로운 산업을 찾은 것이 아니라, 조선에서 쌓은 대형 제조·설비 운영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미리 확보했다. 해양플랜트 3조 적자 쇼크…선행투자의 수업료 먼저 뛰어드는 경영이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실패가 2010년대 해양플랜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선시장이 침체하자 국내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를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봤다. 현대중공업 역시 대형 해양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했다. 하지만 선박과 해양플랜트는 사업구조가 달랐다. 해양플랜트는 발주처 요구에 따른 설계 변경이 잦았고 제작·설치 과정도 복잡했다.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가 수주와 공정 지연이 겹쳤다. 여기에 국제유가 급락까지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연결 기준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창립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 손실 전체가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 세계 조선경기 부진과 조선·플랜트 등 여러 사업의 원가 상승이 함께 영향을 미쳤지만 해양플랜트의 대규모 부실이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2015년에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반영됐다. 현대중공업은 2014~2015년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 2016년 전사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 해양플랜트 실패는 HD현대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시장에 먼저 들어가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술과 설계 역량, 계약조건, 원가와 공정 위험을 함께 통제하지 못하면 선행투자가 오히려 대규모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HD현대의 선행투자는 과거의 ‘속도 우선’에서 수익성과 현금흐름, 데이터에 기반한 ‘관리형 선행투자’로 성격이 달라졌다. 사람보다 AI가 먼저 판단하는 조선소…54년 DNA의 2막 HD현대는 현재 다시 미래 시장보다 앞서 설비와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상은 선박이 아니라 조선소 자체다. HD한국조선해양과 조선 계열사들은 2021년부터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디지털트윈, 로봇, AI를 이용해 노동집약적인 조선소를 지능형 생산시설로 바꾸는 작업이다. 2023년에는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작업과 장비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1단계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했다. 2026년까지 생산 데이터를 연결해 공정을 예측·최적화하는 2단계를 거쳐 2030년에는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회사가 제시한 목표는 생산성 30% 향상과 건조기간 30% 단축이다. 이는 실제 달성 실적이 아닌 2030년 목표치다. 로봇도 조선소에 투입한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로보틱스는 미국 페르소나AI 등과 조선 용접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2026년까지 시제품 개발을 끝내고 2027년부터 현장 실증과 상용화를 진행하는 계획이다. 조선업의 고질적인 숙련인력 부족과 안전 문제를 AI와 로봇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과거에는 새로운 도크를 만들어 생산량을 늘렸다면 앞으로는 같은 조선소에 AI와 로봇을 넣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선행투자가 바뀌고 있다. 조선 밖에서는 전력기기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과 국내에서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대해 왔다.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증가,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가 맞물리면서 세계적으로 변압기 공급부족이 심해진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6월 말 수주잔고는 85억 달러로 6개월 전보다 23% 증가했다. 3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고 일부 고객과는 2030년 인도 물량까지 협의하고 있다. 과거 중전기사업부로 시작한 사업이 반세기 뒤 AI 인프라의 핵심 공급망으로 성장한 셈이다. HD현대는 지난해 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누적 선박 5000척 인도 기록도 세웠다. 1974년 첫 VLCC를 시작으로 68개국 700여 선주사에 선박을 공급한 결과다. 54년 전 미포만에서는 배를 지을 조선소조차 없는 상태에서 먼저 선박을 수주했다. 지금은 AI가 스스로 공정을 판단하는 조선소와 아직 수요가 더 커질 전력 인프라에 미리 투자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투자 방식이다. 1970년대 선행투자가 창업자의 결단과 실행력에 의존했다면 현재는 수주잔고와 데이터, 자동화 기술, 글로벌 수요 전망을 바탕으로 움직인다. HD현대의 DNA는 무조건 남보다 빨리 뛰어드는 데 있지 않다. 앞으로 필요할 기술과 생산능력을 먼저 정하고,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전에 이를 실제 산업으로 만드는 능력에 가깝다. 조선소와 배를 동시에 만들었던 승부수는 HD현대를 세계 최대 조선사로 키웠다. 해양플랜트는 같은 DNA가 얼마나 큰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2030년 AI 자율조선소와 전력기기가 또 하나의 ‘미포만 신화’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다만 분명한 것은 HD현대가 54년 전과 마찬가지로 시장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생산기반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선행투자는 여전히 HD현대의 가장 강력한 성장 DNA이자 가장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8 09: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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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만명 식탁 책임진다…아워홈이 쌓은 42년 '한 끼 시스템'
[경제일보] 점심시간 구내식당 식판 앞에 놓인 제육볶음 한 접시 뒤에는 식재료 구매부터 메뉴 개발, 제조, 검수, 냉장·냉동 배송, 현장 조리까지 수많은 과정이 맞물려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운영하는 기업이 아워홈이다. 전국 1000여개 사업장에서 하루 100만명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아워홈은 1984년 식재 공급에서 출발해 1987년 LG트윈타워 사원식당을 열며 단체급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메뉴 전산화부터 위생관리, 식품 제조, 물류망을 차례로 구축하며 대규모 급식 운영을 체계화했고 2000년 LG유통 푸드서비스 사업부에서 분리돼 독립했다. 아워홈의 42년은 결국 수많은 사람에게 매일 일정한 품질의 식사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온 역사다. 회사는 필요한 식재료 양을 예측하고 규격에 맞는 원재료를 확보한 뒤 이를 제시간에 전국 사업장으로 보내 동일한 기준에 따라 조리해왔다. 이처럼 구매부터 배송, 조리까지 이어지는 '한 끼 시스템'은 급식에서 식자재·식품·HMR(가정간편식)·해외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기반이 됐다. 식재 구매부터 위생까지…아워홈의 '한 끼 시스템' 아워홈의 '한 끼 시스템'은 식재료 구매에서 시작한다. 현재 1500여개 식자재 전문 협력사와 거래하며 국내 50여개 산지와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원재료를 확보해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대량 구매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급식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쌀은 도정 시점과 식미를 확인하고 농산물은 당도 검사와 산지 직거래를 통해 품질을 관리한다. 축산물과 수산물에도 HACCP 인증과 이력관리 등 품목별 기준을 적용한다. 확보한 식재료는 전국 14개 물류센터를 거쳐 각 사업장으로 공급된다. 아워홈은 이 과정에서 입고부터 보관·분류·배송까지 냉장·냉동 상태를 유지하는 콜드체인과 전국 단일 배송망을 운영하고 배송차량 위치와 온도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이를 통해 전국 4300여곳의 거래처를 연결하고 있다. 구매와 물류를 통해 확보한 식재료는 메뉴·식품 연구를 거쳐 실제 한 끼로 완성된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은 식품 소재와 제품 개발은 물론 저염·저당, 발효, 냉동·건조, 유통기한 연장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식품연구원에는 130여명의 연구원이 있으며 회사는 전문 셰프 127명의 조리 노하우도 HMR(가정간편식) 상품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일정한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위생관리도 필수다. 아워홈은 급식사업장과 제조공장, 물류센터별로 품질과 법규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식품 분석을 통해 병원성 미생물과 잔류농약·중금속 등 위해요소를 검사한다. 대규모 급식은 한 사업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다수 이용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식재 구매부터 배송, 조리까지 전 과정의 관리가 중요하다. 이처럼 아워홈의 급식 경쟁력은 식당 내부 조리뿐 아니라 구매·물류·연구·위생 등 식사가 완성되기 전 단계에서 만들어진다. 이러한 운영 역량은 수십년간 급식사업을 통해 축적됐고 이후 식품과 HMR 등 구내식당 외부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급식에서 가정·외식까지…식품·HMR로 외연 확대 급식·식재 사업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는 식품사업으로 이어졌다. 아워홈은 2000년 식품연구원을 개원한 뒤 2002년 식자재 전문 브랜드 '행복한맛남'을 출시했고 2006년에는 식품제조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식자재와 식품제조, 간편식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외식업체와 가정까지 고객 범위를 넓혔다. 대표적인 분야가 가정간편식(HMR)이다. 아워홈은 전문 셰프의 조리 노하우와 식품 연구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간편식을 개발하고 있다. 2019년 출시한 냉동 도시락 '온더고'는 지난 3월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넘어섰으며 2025년 국내 냉동 도시락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워홈은 가정간편식뿐 아니라 외식사업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식사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에 문을 연 뷔페 브랜드 '테이크(TAKE)'다. 1호점은 지난달 말 기준 누적 방문객 9만명을 기록했으며 다음 달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2호점, 오는 11월 서울 미아사거리에 3호점을 열 예정이다. 급식에서 식품·외식으로 이어지는 사업 확장 기반에는 구매·연구·제조·물류 인프라가 있다. 대규모 구매망으로 원재료를 확보하고 연구조직과 생산시설을 통해 메뉴와 식품을 개발·제조한 뒤 자체 물류망을 활용해 공급하는 구조다. 사업 전반에서 축적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해 조달과 품질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사업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실적 외형도 성장했다. 아워홈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9.2% 증가한 2조449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9.3% 감소했지만 단체급식 신규 수주 확대 등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는 견조하게 이어졌다. 현지 급식으로 해외 거점 확보…K푸드·식자재로 넓힌다 아워홈은 현지 급식 운영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해왔다. 2004년 중국 식품법인을 설립한 뒤 2010년 국내 업계 최초로 중국 단체급식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베트남·미국·폴란드 등으로 사업 지역을 넓혔다. 이러한 확장 과정에서 2021년에는 국내 급식기업 최초로 미국우정청(USPS) 구내식당 운영권을 따내며 현지 사업 기반을 넓혔다. 해외 급식은 식재료 조달과 메뉴 구성부터 조리 인력, 위생, 식당 운영까지 현지 환경에 맞는 운영 역량이 요구된다. 아워홈은 국내 급식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고객의 식문화를 반영한 메뉴를 개발하고 인사·구매 등 운영 방식도 국가별 환경에 맞춰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영역도 넓힐 계획이다. 아워홈은 해외 거점을 활용해 현지 글로벌·로컬 기업 고객을 확대하고 K푸드·K식자재 공급과 글로벌 소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발표한 '비전 2030'에서는 급식과 HMR(가정간편식), 외식사업 등을 중심으로 신규 해외시장을 공략해 K푸드 세계화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화 편입 1년…외형 확대와 수익성 동시 과제 아워홈은 지난해 한화그룹 편입이라는 큰 변곡점을 맞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025년 5월 아워홈 지분 50.6%를 약 7500억원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잔여 지분 8%를 포함한 전체 인수 계약 규모는 58.62%, 8695억원이다. 2000년 LG유통 푸드서비스 사업부에서 독립한 지 25년 만에 범LG가를 떠나 한화그룹의 일원이 됐다. 한화는 아워홈이 보유한 급식·식자재·제조·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유통·서비스 계열사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한화푸드테크·한화로보틱스의 기술을 활용한 주방 자동화도 추진하고 있다. 아워홈 역시 △AI 기반 식수 예측 △메뉴 추천 △실시간 재고·물류 관리 △공장 디지털화 등을 활용해 급식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운영 효율화와 함께 사업 외형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워홈의 100%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는 지난해 12월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를 마무리하며 프리미엄 오피스와 주거단지, 컨벤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아워홈의 제조·물류·R&D 역량을 활용하는 동시에 한화푸드테크와 한화로보틱스의 주방 자동화 기술도 접목해 운영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화 편입 이후 제시한 목표는 2030년 매출 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이다. 급식과 식자재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식·HMR·글로벌 사업을 키워 2025년 2조4497억원인 매출을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사업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수익성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급식사업은 식재료비와 인건비 변화에 실적이 민감한 데다 사업장이 늘어날수록 인력과 물류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진다. 해외사업 역시 국가별 원가와 규제, 식문화에 맞춘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한화가 추진하는 AI와 주방 자동화가 비용 부담을 낮추고 맛과 품질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40여년간 식품 구매·제조·물류·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며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경쟁력과 자체 제조·물류망, R&D 역량을 함께 축적해온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앞으로는 한화그룹의 AI·자동화 기술과 호텔·리조트의 조리 역량을 결합해 스마트키친과 식품공정 자동화를 확대하고 B2B와 B2C를 아우르는 통합 F&B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04 16: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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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20조 선납 제안…전력망 책임은 누구 몫인가
[경제일보] 수백조원을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지어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첨단 팹은 거대한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반도체 경쟁이 기술과 자본의 싸움인 동시에 전력망 경쟁인 이유다. 하지만 그 전력망을 깔 돈이 부족해지자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5년치 전기요금을 먼저 내달라는 카드를 꺼냈다. 한전이 제안한 규모는 삼성전자 20조원, SK하이닉스 5조원이다. 지난해 두 회사가 낸 전기요금 약 4조1000억원과 9000억원을 기준으로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치를 계산했다. 선납금은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 등에 투입하고, 기업에는 국고채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를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참여 여부와 금리, 금액과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전도 ‘제안’ 단계임을 분명히 했다. 전기요금 선납제 자체도 새로운 제도는 아니다. 지난해 선납액은 약 3900억원이었고, 대부분 공공기관이 이용했다. 기업이 미래에 낼 전기료를 먼저 내고 한전은 그 돈을 필요한 설비에 투자하며 기업은 이자를 받는 구조라면 금융거래로서 성립할 여지는 있다. 적기에 전력망이 완공되지 못해 수십조원짜리 공장이 서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이해관계가 있다. 문제는 규모와 목적이다. 3900억원 수준이던 선납제도를 단숨에 25조원짜리 전력망 조달수단으로 바꾸면 제도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 25조원은 한전 연간 매출의 4분의 1에 가까운 돈이다. 전기요금 납부 편의를 위한 제도가 사실상 국가 핵심 인프라를 조달하는 금융수단으로 변하는 셈이다. 한전이 이 방안을 고민하는 사정은 이해할 만하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가동과 호남 클러스터 건설 등에 따른 추가 전력수요는 20.6GW로 추산되고, AI 데이터센터까지 더하면 필요한 전력이 더 늘어난다. 한전은 당초 2038년까지 전력망에 72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투자 수요는 더 커졌다. 반면 한전의 연결 기준 부채는 지난 6월 말 210조7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이자비용으로 2조1000억원을 썼다. 공기업의 재무제표와 국가 산업정책의 시간표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곧바로 “삼성과 하이닉스가 쓰는 전기니 두 회사가 망을 깔면 된다”는 결론으로 가서는 안 된다. 전력망은 공장 안의 생산설비가 아니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산업단지와 도시로 실어 나르는 국가 기간시설이다. 지난 7월 시행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전기를 공급하는 주요 송·변전설비를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로 규정하고 있다. 법의 목적부터 전기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국가 주요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력망을 조기에 확충하는 데 있다. 국가가 스스로 ‘기간망’이라고 이름 붙인 인프라의 책임을 특정 기업의 현금 여력에 의존해 해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물론 반대편 원칙도 분명하다.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는 대기업이 자신 때문에 추가로 발생하는 인프라 비용을 한 푼도 부담하지 않겠다는 논리 역시 설득력이 없다. 10GW, 20GW의 새로운 수요가 생기면 발전설비뿐 아니라 송전선과 변전소, 계통보강 비용이 따라온다. 그 비용을 일반 가정과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전기 소비자에게 똑같이 떠넘기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 제5편에서 개인이나 소수에게 맡길 수 없는 공공사업을 세우고 유지하는 일을 국가의 책무로 봤다. 동시에 도로와 교량 같은 시설의 비용은 이용자에게 받는 통행료로 충당할 수 있다고 했다. 250년 전에도 공공 인프라의 책임과 이용자의 비용부담은 서로 모순되는 개념이 아니었던 셈이다. 지금 필요한 것도 ‘국가가 전부 낼 것이냐, 기업이 전부 낼 것이냐’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누가 어느 비용을 왜 부담하는지에 대한 원칙이다. 국가 전체가 이용하는 기간 송전망과 장거리 간선망은 국가와 한전이 책임지는 것이 맞다. 반면 특정 산업단지나 초대형 수요처 때문에 추가로 필요한 전용선로와 변전소, 접속설비에는 원인자·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여러 기업과 지역이 함께 혜택을 보는 계통보강 비용이라면 수익 범위에 따라 분담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 선이 먼저 그어져야 한다. 지금처럼 한전이 재무적으로 어려워졌을 때 현금이 많은 기업을 찾아가 몇 년 뒤 받을 전기료를 미리 달라고 하는 방식이 관행이 되면 문제가 생긴다. 오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지만 내일은 데이터센터, 배터리, 철강·석유화학 기업이 대상이 될 수 있다. 국가 인프라 투자비가 전력 수요자의 현금 보유액이나 협상력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는 산업정책도, 요금정책도 아니다. 더구나 한전은 독점적인 송·배전망 사업자다. 기업 입장에서는 “싫으면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만으로 거래의 자발성이 완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새 공장에 제때 전기를 공급받아야 하는 기업과 그 전력을 공급할 사실상의 유일한 사업자가 20조원 규모의 선납을 협상한다면 일반적인 금융거래보다 훨씬 엄격한 절차와 기준이 필요하다. 따라서 선납제를 확대하려면 세 가지 안전장치가 먼저다. 선납금은 해당 전력망 건설에만 쓰도록 별도 관리해야 한다. 기업별 부담액은 전력 사용량과 추가 계통투자 비용 등에 따른 객관적 산식으로 정하고 동일한 조건의 대규모 수요자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공사가 늦어지거나 전력 공급 일정이 어긋났을 때 선납기업이 부담할 위험과 보상 원칙도 계약 단계에서 명확히 해야 한다. 한전의 재무문제와 전력망 투자 문제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선납금으로 한전채 발행을 줄이는 효과가 생길 수는 있다. 하지만 과거 전기요금 정책과 연료비 급등으로 쌓인 210조원대 부채를 반도체 기업의 미래 전기료로 메우는 것이 목적이 돼서는 곤란하다. 반도체 전력망에 들어갈 돈과 한전의 누적 재무부담을 한 통장에 넣는 순간 비용 부담의 원칙은 흐려진다. 정부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정부는 반도체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용인과 호남에 대규모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에는 수십조원,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를 주문하면서 정작 공장을 돌릴 전력망은 한전과 기업이 돈을 마련해 알아서 깔라는 식이어서는 산업정책이라 하기 어렵다. 공장 유치는 국가전략이고 송전망은 기업 사정이라는 식의 역할 분담은 성립하지 않는다. 반도체 산업의 속도는 전력망의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 주민 수용성 문제와 송전선로 인허가를 풀고 장기 전력수요를 예측해 기간망을 미리 확보하는 일은 개별 기업이 대신할 수 없는 국가의 몫이다. 올해 시행된 국가기간전력망법이 5년마다 30년 단위의 장기 전망을 담은 전력망 기본계획을 만들도록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자가 되는 전력설비 비용을 일정 부분 부담하는 방안은 검토할 수 있다. 조건이 합리적이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면 전기료 선납도 하나의 재원조달 방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순서는 분명해야 한다. 먼저 국가가 어떤 전력망을 언제까지 책임질 것인지 정하고, 그 다음 특정 수요자가 추가로 발생시킨 비용의 몫을 투명하게 계산해야 한다. 한전의 재무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그 순서를 거꾸로 세워서는 안 된다. 전기는 기업이 돈을 내고 사는 상품이지만, 그 전기가 흐르는 국가기간망은 대한민국 산업의 기반이다. 상품의 값을 기업에 받을 수는 있다. 더 많이 쓰는 기업에 더 많은 인프라 비용을 부담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가 제때 준비하지 못한 기간망의 책임까지 ‘5년치 전기료 선납’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에 청구해서는 안 된다. 25조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보다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은 그것이다. “한국의 전력망은 누구의 책임인가.”
2026-09-04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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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판 바뀐 롯데칠성…RTD 143% 뛰고 해외 매출 '절반' 눈앞
[경제일보] 롯데칠성음료의 성장 지도가 즉석음용주류(RTD)·스포츠음료·해외 수출을 중심으로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내수 소비 부진으로 기존 음료·주류 시장의 확장성이 제한되자 소비자 음용 방식 변화와 해외 수요를 겨냥한 영역에서 새로운 실적 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전체 매출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품목별로는 흐름이 뚜렷하게 갈렸다. RTD 매출이 143.3% 급증한 가운데 스포츠음료와 음료 수출도 각각 8.5%, 9.8% 증가했고 탄산음료와 커피음료 역시 각각 3.1%, 4.1%의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주스와 생수 등 일부 기존 음료군은 매출이 줄면서 롯데칠성의 음료·주류 포트폴리오 전반이 고르게 확대되기보다 RTD와 스포츠음료, 수출 등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영역이 전체 실적을 뒷받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제로·휴대형 제품으로 세분화 올해 들어서는 품목별 온도차가 음료와 주류 실적 전반에서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분기 음료 부문 별도 매출은 5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고 주류 부문도 1951억원으로 3.2% 늘었다. 전체 증가율은 크지 않았지만 세부 카테고리별 흐름은 엇갈렸다. 스포츠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 내수 음료 품목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커피음료와 탄산음료도 각각 4.1%, 3.1% 증가했다. 반면 주스는 8.5%, 니어워터는 7.6%, 생수는 3.1%, 에너지음료는 1.8% 감소했다. 이처럼 품목별 성장세가 갈리면서 롯데칠성은 기존 대형 브랜드의 판매 확대에만 기대기보다 소비 목적과 취향을 세분화한 제품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탄산음료에서는 제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스포츠음료에서는 운동과 야외활동 등 구체적인 음용 상황을 겨냥한 제품을 추가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칠성사이다다. 롯데칠성은 지난 4월 '칠성사이다 제로 유자'를 출시하며 기본 제품과 제로, 제로 오렌지·라임·유자 등 5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제로 칼로리 탄산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맛과 선택지를 넓힌 것으로, 2분기 탄산음료 매출도 제로 트렌드 확산과 계절적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스포츠음료에서는 지난 6월 '게토레이 파우더 레몬라임향'을 추가해 운동과 야외활동 시 휴대성을 높였다. 이른 무더위와 야외활동 증가, 수분 보충 수요가 맞물리면서 2분기 스포츠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내수 밖에서 찾은 성장 동력 이와 같은 흐름은 주류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주류 부문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156.6% 늘며 수익성 개선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소주와 와인 매출이 각각 1.9%, 8.8% 증가했고 RTD는 143.3% 급증하며 지난해 44억원에서 올해 106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RTD 성장의 중심에는 과실탄산주 '순하리진'이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17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162억원을 6개월 만에 넘어섰다. 롯데칠성은 올해 기존 레몬·자몽 제품을 '순하리진'으로 통합하고 유자와 상그리아를 추가하는 등 맛과 도수를 세분화해 다양한 음용 취향에 대응하고 있다. 주력 소주 '새로' 역시 변화한 소비자 음주 취향을 반영해 지난 1월 출시 3년여 만에 리뉴얼을 단행했다. 알코올 도수를 15.7도로 낮추고 기존 보리쌀증류주를 100% 국산 쌀증류주로 변경하는 한편 제로슈거라는 기존 특징은 유지했다. 최근 주류 실적에서는 소주의 완만한 증가세보다 RTD의 가파른 성장세가 눈에 띈다. 아직 전체 주류 매출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순하리진을 중심으로 신규 수요를 확보하며 롯데칠성 주류 포트폴리오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 성장 품목을 키우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음료 수출 매출은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으며 밀키스와 레쓰비, 알로에주스 등의 판매 호조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현재 이들 음료 제품은 미국·러시아·유럽·동남아 등 5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대표 수출 브랜드인 밀키스는 2024년 해외 매출 5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롯데칠성은 해외 판매 확대에 맞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규 바이어 발굴 시스템도 도입하는 등 현지 거래처 확보와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 확대에 필리핀·파키스탄·미얀마 등 해외 자회사 실적까지 더해지면서 롯데칠성의 글로벌 사업 비중도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였으며 수출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매출 비중은 약 47%에 달했다. 국내 소비 확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해외 판매와 현지 사업을 함께 키우며 추가 매출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AI로 바이어 발굴… 거래처 확대 매출 증가세와 달리 수익성은 약화됐다. 올해 2분기 롯데칠성의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10.4% 감소했고 음료 부문 영업이익 역시 205억원으로 13.2% 줄었다. 고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이 겹치며 매출 증가 효과를 상쇄한 탓이다. 해외 사업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분기 글로벌 부문 매출은 4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61억원으로 27% 감소했다. 필리핀·파키스탄·미얀마 등 주요 해외 법인이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 영향을 받은 만큼 글로벌 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환율과 현지 비용 관리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은 국내 사업에도 이어졌다. 롯데칠성은 지난 6월 주요 음료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으며 알루미늄과 페트(PET) 등 포장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수입 원액 비용, 물류비 증가 등을 가격 조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칠성은 연간 실적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올해 연결 기준 매출 4조1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한 가운데 상반기 매출은 2조654억원, 영업이익은 1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8.6% 증가했다. 결국 관건은 RTD와 스포츠음료, 제로 제품, 수출 등에서 나타난 성장세를 전체 실적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RTD는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 주류 전체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지 않고 해외 사업 역시 외형 확대와 함께 비용 관리가 요구된다. 내수와 해외에서 확보한 새로운 수요를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롯데칠성의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로 음료 시장 확대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주류를 보다 가볍고 다양하게 즐기는 음용 방식 변화에 맞춰 제로 음료와 RTD 등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에서도 밀키스와 레쓰비, 알로에주스 등 현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 기반을 넓히고 급성장하는 신흥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중심의 경영과 경영효율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고 영업망 확대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해외 자회사 수익성 개선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도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3 08: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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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글로벌 여행 AI 기술력 인정…IBA '혁신 기술기업' 금상
[경제일보]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 야놀자(총괄대표 이수진)가 인공지능(AI)과 여행 데이터를 결합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기술기업으로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단순 여행 플랫폼을 넘어 전 세계 여행사업자의 운영을 지원하는 데이터·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성과가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야놀자는 ‘2026 국제비즈니스대상(International Business Awards·IBA)’에서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기술 기업(Most Innovative Tech Company of the Year)-2500명 초과 기업’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IBA는 올해 82개 국가·지역에서 3400여건의 후보가 출품됐으며, 3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약 두 달간 심사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야놀자는 해당 부문에서 최고 등급인 골드 스티비를 받았다. 이번 수상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야놀자의 평가 기준이다. IBA는 야놀자를 단순 예약 플랫폼이 아니라 AI 기반 여행 데이터·운영 인프라를 제공하는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평가했다. 야놀자는 여행사업자의 객실·예약·가격·운영 정보를 연결하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기반으로 여행산업의 비효율을 데이터와 AI로 줄이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사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야놀자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29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매출은 3526억원으로 전년보다 20.5% 증가했고, 글로벌 연간 통합거래액은 39조2000억원으로 44.9%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와 미주 등 해외 시장 비중도 확대됐다. 특히 AI와 데이터는 야놀자클라우드 사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상반기 야놀자클라우드의 글로벌 통합거래액은 13조8000억원을 넘어 2023년 상반기 대비 10배 증가했고, 해외 거래 비중은 91%까지 올라갔다. AI 기반 데이터와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사업 매출 비중도 27%까지 확대됐다. ◆ 여행 데이터를 AI로…‘버티컬 AI’ 승부 야놀자가 주목하는 것은 여행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AI’다. 여행사업자에게는 수요 예측과 가격 최적화, 운영 자동화 등을 제공하고 여행자에게는 개인별 선호도에 맞춘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외부 AI 기술과의 결합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구글클라우드와 데이터 기반 AI 파트너십을 맺고 생성형 AI 그라운딩 기술을 여행 데이터에 적용하는 협력을 진행했다. 정보의 출처를 연결해 보다 정확한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구글의 생성형 AI와 야놀자의 여행 특화 데이터를 결합해 버티컬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AI 에이전트 분야에서도 사업을 넓히고 있다. 야놀자는 오픈AI의 웹 기반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의 한국 출시 과정에 참여해 여행 분야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검증했다.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여행 계획을 자동으로 만들고 객실 가격과 예약 가능 여부, 날씨 등 데이터를 결합해 실제 여행 일정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당시 야놀자는 206개국 133만개 호텔·여행사업자와 2만개 이상의 판매 채널을 연결하는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야놀자의 경쟁력은 예약 플랫폼 자체보다 여행산업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AI 서비스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호텔과 여행사업자의 운영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AI의 수요 예측과 가격 최적화 정밀도가 높아지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사업자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다만 AI 투자가 실제 수익성으로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과제다. 야놀자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2025년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보다 68.2% 감소했다. 기술과 글로벌 인프라에 대한 선투자가 장기적인 매출·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는지가 다음 단계의 관건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글로벌 여행산업의 다양한 비효율을 데이터와 기술로 해결해 온 노력과 혁신성을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글로벌 여행 데이터 인프라와 AI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여행 사업자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누구나 더욱 쉽고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상은 야놀자가 국내 여행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여행산업의 데이터와 AI를 연결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기술 도입을 넘어 AI가 실제 여행사업자의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 여행자의 편의 향상으로 얼마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느냐다.
2026-09-01 08: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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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2030년 별도 주주환원율 50%로 높인다
[경제일보] DB손해보험이 오는 2030년 주주환원율 목표를 연결 기준 40%, 별도 기준 50%로 높인다. 주당배당금(DPS)은 매년 10% 이상 성장시키고 배당가능이익과 자본효율성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 DB손보는 28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주주, 애널리스트,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단기 외형 확대보다 배당가능이익과 자본효율성을 함께 높이는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이다. DB손보는 기존 2028년 별도 기준 주주환원율 35% 목표를 2030년 연결 기준 40%, 별도 기준 50%로 상향했다. DB손보는 지난해 첫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주주환원 확대, 신지급여력비율(K-ICS) 적정 구간 관리,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제시했다. 이후 2025년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0%, 총주주수익률(TSR) 34.9%를 달성했고 K-ICS 비율도 목표 구간 안에서 관리했다. 지난 5월에는 포테그라 그룹 인수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성장 기반도 확보했다. 다만 DB손보는 최근 5년 누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6.9%로 자본비용을 웃돌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미만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회계이익과 실제 배당재원 간 차이가 커진 데다 외형 중심 경쟁에 따른 사업비와 손해율 부담이 장기 배당여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판단이다. DB손보는 배당의 지속가능성을 관리하기 위해 배당커버리지비율(DCR)을 새로 도입한다. DCR은 배당가능이익을 예상배당금으로 나눈 지표다. 회사는 K-ICS 150~220%, DCR 100~400% 구간에서는 주주환원 목표를 지속 이행할 계획이다. ROE가 자기자본비용(COE)을 밑돌거나 K-ICS 220%와 DCR 400%를 동시에 웃돌 경우 주주환원 여력을 점검해 추가 환원도 검토한다. 자본효율성 기준도 구체화했다. DB손보는 ROE를 핵심 관리지표로 두고 COE 대비 2%p 이상의 스프레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험 신계약과 자산운용 신규 투자에는 요구자본 대비 효익을 측정하는 수익성 지표(ROR)를 적용한다. 최소 기준은 200%로 정했다. 신규사업에는 투자수익률(ROI)을 적용해 실제 투입자본 대비 자본비용 차감 후 수익이 무위험수익률 이상을 확보하도록 관리한다. 본업에서는 △상품 설계 인수 △계약 유지 △보험금 지급 등 전 밸류체인을 개선한다. 유지율을 높이고 손해율을 낮춰 장기 배당여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중장기 자금수지와 배당가능이익, DCR 전망을 바탕으로 회사 체력에 맞는 신계약 규모와 상품 포트폴리오도 운영한다. 포테그라는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 포테그라는 스페셜티 보험을 중심으로 최근 5년간 매출이 연평균 14.7% 성장했고 합산비율은 90% 수준을 유지했다. DB손보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인수 시너지를 확대하고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자본건전성과 배당재원의 안전선도 설정했다. K-ICS는 자본위기구간 150%에 시장 변동성과 규제 강화 등에 대비한 30%p를 더해 180%를 안전선으로 정했다. DCR은 배당 지급 후에도 같은 규모의 배당을 한 차례 더 지급할 수 있는 200%를 기준으로 삼았다. DB손보는 금리와 손해율 등 시나리오 기반 전망과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두 지표가 안전선을 밑돌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시장 소통도 확대한다. 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은 최고경영자(CEO) 주관으로 확대하고 국내외 로드쇼와 콘퍼런스에는 최고위급(C-Level) 경영진과 독립이사 참여를 늘린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 현황도 매년 설명할 예정이다. 남승형 DB손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주가치는 경영의 결과로 남는 잔여물이 아니라 성장과 자본배분 의사결정의 출발점이어야 한다"며 "계약자의 신뢰를 지키면서 주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단기 외형 확대가 아닌 지속가능한 성과로 계획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2026-08-28 15: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