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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사에 잇단 법원 제동…조사권·기업 방어권 경계 다시 세워야
[경제일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조사와 처분에 법원이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행정조사권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고법은 쿠팡이 제기한 현장조사 결정 효력정지 신청과 한화의 자료제출명령 효력정지 신청을 각각 받아들였다. 제지·제분업체에 대한 가격 재결정 명령도 집행이 정지됐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법원 판단에 “굉장히 유감”이라며 쿠팡 조사의 경우 약 30일간 유보돼 조사 실효성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을 단순히 ‘기업 대 공정위’의 힘겨루기로 볼 일은 아니다.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공정위 현장조사에 대해 사전통지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법원에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공정위는 해당 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상 사전통지의 예외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절차적 방어권과 경쟁당국의 조사 실효성이 정면으로 부딪힌 것이다. 한화 사건에서는 전자정보 조사 방식까지 쟁점이 됐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상표권 사용료와 관련한 부당 내부거래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직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관련된 자료제출 명령을 내렸다. 한화 측은 영장 없이 휴대전화 자료를 열람하고 휴대전화를 별도로 보관하는 등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변호인과 피조사인의 사전 동의를 받았으며 강압적인 조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법은 자료제출명령의 효력을 내년 1월 말까지 정지했다. 다만 법원이 공정위 현장조사 자체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자료제출명령의 적법성은 본안소송에서 가려질 사안이다. 두 사건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불공정행위를 밝혀내기 위해 공정위에 어디까지 조사권을 허용할 것인가. 동시에 조사받는 기업의 방어권은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가. 공정위의 우려에는 이유가 있다. 담합이나 부당지원,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는 자료 확보의 적시성이 중요하다. 기업이 조사 단계마다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그때마다 상당 기간 조사가 중단된다면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고 조사권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적 약자와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경쟁당국의 손발을 지나치게 묶어서도 안 된다. 주 위원장이 조사 회피의 여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배경일 것이다. 다만 그는 강제조사권이나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본격 검토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고 조사의 목적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모든 조사 방식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사무실에 들어가 자료를 요구하고 임직원의 휴대전화와 전자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기업 활동뿐 아니라 개인의 권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 한 대에는 업무정보와 사생활이 뒤섞여 있다. 디지털 시대의 행정조사는 과거 서류철을 들여다보던 조사와 차원이 다르다. 조사 대상과 범위, 전자정보 확보 방법을 보다 세밀하게 규정해야 하는 이유다. 주 위원장이 법원의 판단에 공개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시한 대목도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행정조사의 실효성을 걱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행정권에 대한 사법적 통제 역시 법치주의의 한 축이다. 법원의 집행정지 판단에 이견이 있다면 정해진 사법절차를 통해 다투고 조사제도의 법적 근거와 절차를 보완하는 것이 정도다. 사법적 통제를 곧바로 조사권의 무력화와 동일시하는 인상을 줘서는 곤란하다. 법치의 힘은 권한의 크기보다 절차의 정당성에서 나온다. <논어>에는 “도지이정, 제지이형, 민면이무치(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라는 구절이 있다. 정령으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리기만 하면 백성은 처벌을 피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권력의 행사만으로 질서를 세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오래된 경계다. 기업이라고 법의 밖에 있을 수 없고 행정기관이라고 절차의 밖에 있을 수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정위 조사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사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는 요건부터 전자정보의 조사 범위, 개인 휴대전화 접근 절차, 자료제출명령의 한계까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긴급하게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을 구분하고, 조사 단계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사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는 절차도 검토할 만하다. 물론 기업의 절차적 권리가 정당한 조사를 지연하거나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상황 역시 경계해야 한다. 공정위와 법원이 대립하는 모양새가 반복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기관의 권한 행사를 통제하는 것은 사법부의 역할이고, 법원의 판단을 통해 드러난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는 것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몫이다. 기업 역시 적법한 조사에는 협조해야 한다. 세 주체가 각자의 선을 지킬 때 경쟁법 집행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다. 조사권이 강해질수록 절차는 더 엄격해야 한다. 기업의 방어권이 두터워질수록 정당한 조사에 협조할 책임도 커진다. 공정한 시장을 지키는 힘은 강한 권한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누구도 쉽게 시비 걸 수 없는 명확하고 공정한 절차에서 나온다.
2026-09-22 11: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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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운세 2026년 9월 4일
양자리 ♈ (Aries) 행동력은 살아나지만 책임과 현실적 제약도 함께 느껴질 수 있는 날이다. 작은 시도는 괜찮으니 우선순위를 정해 한두 가지에 집중해 결과를 보는 편이 좋다. 대인관계에서는 상대의 요구를 한 번 더 확인하면 수월하다. 업무 - 빠르게 시작하기보다는 오늘은 일정과 역할을 명확히 정리해서 한 가지씩 처리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관계 - 솔직한 표현이 도움이 되지만 상대의 입장과 조건을 함께 확인하는 태도가 유용하다. 소비·예산 - 충동적 소비를 피하고 필요한 항목을 우선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 컨디션 - 에너지는 있지만 과로하지 않도록 짧은 휴식 시간을 규칙적으로 챙기자. 오늘의 키워드: 우선순위, 속도 조절, 확인 황소자리 ♉ (Taurus) 실무적 판단과 정리가 잘되는 흐름이므로 문서나 조건을 정리해두기 좋다. 다만 확장하려는 제안은 장단점을 비교해보고 필요한 조정을 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업무 - 세부 조건을 체크하며 정리하면 진행이 매끄러워질 수 있다. 관계 - 작은 배려와 실천이 관계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된다. 소비·예산 - 계약이나 구매 전에는 조건을 비교해보는 습관이 유리하다. 컨디션 - 일을 나눠 처리하고 중간에 짧은 휴식으로 재충전하자. 오늘의 키워드: 정리, 점검, 신중 쌍둥이자리 ♊ (Gemini) 직관과 순간적인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날이지만 의사소통에서는 오해가 생기기 쉬우니 표현을 조금 더 정리해서 전달하자. 타인의 의견을 들으며 핵심을 골라 실행하면 효과적이다. 업무 -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우선순위를 정한 뒤 필요한 사람과만 빠르게 공유해보자. 관계 - 흥미로운 대화가 이어지기 쉬우니 들은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소비·예산 - 정보를 비교해보고 신중하게 결정하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컨디션 - 생각이 많을 때는 짧은 산책으로 머리를 환기해 보자. 오늘의 키워드: 표현, 정보 확인, 우선순위 게자리 ♋ (Cancer) 감정이 행동으로 이어지기 쉬운 날이라 중요한 결단은 한 번 더 점검하는 편이 좋다. 실무적으로는 소통과 계획의 도움을 받아 차분히 진행하면 충돌을 줄일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는 말과 행동의 속도를 맞추어보자. 업무 - 감정적 의욕은 크지만 구조적 검토(리스크 체크)를 병행하면 더 안정적이다. 관계 - 솔직함은 좋으나 타이밍과 표현을 조금 조절하면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소비·예산 - 감정적 소비를 경계하고 목록부터 정리해보자. 컨디션 - 긴장감이 느껴지면 심호흡이나 휴식으로 감정 리듬을 조절하자. 오늘의 키워드: 속도 조절, 점검, 균형 사자자리 ♌ (Leo) 대외적으로 주목받기 좋은 흐름이지만 책임과 균형도 함께 떠오를 수 있다. 창의적인 제안이나 협업은 활용해볼 만하니 도움을 요청해 영역을 넓히되 권력관계나 과도한 기대는 살펴보자. 업무 - 아이디어를 동료와 공유해 지원을 받으면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관계 - 관계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되 상대의 반응을 함께 살펴보자. 소비·예산 - 확장 기회가 보이더라도 조건을 비교해보고 결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컨디션 - 활동량을 조절하면서 충분한 휴식으로 에너지를 관리하자. 오늘의 키워드: 표현, 협업, 신중 처녀자리 ♍ (Virgo) 분석력과 정리력이 돋보이는 날이라 문서화나 세부 점검을 해두기 좋다. 다만 감정적 변수로 인해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으니 중요한 의사결정은 동료 의견이나 체크리스트로 보완하자. 업무 - 세부 정리와 문서 검토에 시간을 투자하면 결과가 깔끔해질 수 있다. 관계 - 논리적 설명이 통하지만 상대의 감정 신호도 함께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소비·예산 - 구매나 계약은 조건을 재확인하고 비교해보는 편이 유리하다. 컨디션 - 집중이 흐트러지면 작업을 나눠서 짧게 처리해보자. 오늘의 키워드: 정리, 정보 확인, 계획 수정 천칭자리 ♎ (Libra) 대인관계와 협력이 유리한 흐름이니 의견을 나누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좋다. 다만 장뜻밖의 도움 책임이나 상호 기대치에 대해서는 한 번 더 균형을 맞추는 대화를 권한다. 업무 - 협업에서 좋은 진전이 기대되니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면 효율적이다. 관계 - 솔직한 대화가 관계를 편안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비·예산 - 공동 비용이나 조건은 미리 합의점을 정해두는 편이 바람직하다. 컨디션 - 사회적 활동으로 기분 전환이 되지만 지나친 약속은 줄여보자. 오늘의 키워드: 협업, 관계 조율, 균형 전갈자리 ♏ (Scorpio) 집중력이 좋아 핵심 업무를 처리하기에 적절한 흐름이다. 다만 근본적 변화나 권한 문제에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니 추진 전에 영향 범위를 살펴보는 편이 유리하다. 업무 - 깊이 있는 작업에 집중하면 성과를 내기 좋으니 방해 요소를 줄여보자. 관계 -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가 관계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비·예산 - 중대한 결정은 관련 정보와 조건을 먼저 점검해보자. 컨디션 - 에너지가 좋을 때 중간중간 스트레칭으로 긴장을 풀자. 오늘의 키워드: 집중, 점검, 변화 대비 사수자리 ♐ (Sagittarius) 낙관과 충동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어려운 날이니 큰 결정은 잠시 유보하고 정보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좋다. 대화와 관계에서는 열린 태도로 듣되 세부는 점검해두자. 업무 - 아이디어는 풍부하지만 세부 확인을 병행하면 실행 후 수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관계 - 즐거운 대화가 이어지더라도 약속 내용은 명확히 해두자. 소비·예산 - 확장성 있는 제안일수록 조건과 리스크를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컨디션 - 활동적이지만 과로를 피하고 규칙적 휴식을 챙기자. 오늘의 키워드: 신중, 정보 확인, 유연성 염소자리 ♑ (Capricorn) 실무적으로 정리가 잘되는 흐름이라 계획을 다듬기 좋다. 다만 추진력과 책임 사이에서 충돌이 생길 수 있으니 일정 조정이나 역할 분담을 통해 현실적 실행 가능성을 확인하자. 업무 - 계획을 구체화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진행하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관계 - 업무 관련 요청은 조건과 마감일을 명확히 하는 편이 유리하다. 소비·예산 - 예산과 일정의 현실성을 재검토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컨디션 - 장시간 집중 후에는 의식적으로 휴식을 넣어 컨디션을 관리하자. 오늘의 키워드: 계획 점검, 역할 분담, 현실성 물병자리 ♒ (Aquarius) 새로운 방식이나 아이디어를 시도하기 좋은 흐름이지만 과도한 확장보다는 우선 작은 실험으로 시작해 결과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협력자를 찾아 의견을 나누면 실행력이 높아질 수 있다. 업무 - 혁신적 아이디어를 시범적으로 적용해보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해보자. 관계 -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관계를 넓히면 대화가 잘 통할 수 있다. 소비·예산 - 새로운 시도는 규모를 작게 유지하며 조건을 점검하는 편이 안전하다. 컨디션 - 창의적 에너지를 운동이나 취미에 분산시키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오늘의 키워드: 새로움, 시범 적용, 협력 물고기자리 ♓ (Pisces) 내적 방향성과 외부 요구가 충돌할 수 있어 중요한 결정은 정보를 재확인한 뒤 천천히 접근하는 편이 낫다. 실행력은 있으니 작은 목표부터 성취해보면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된다. 업무 - 아이디어는 풍부하니 구체적 실행계획을 세워 한 단계씩 진행하자. 관계 - 감정 기복이 있을 수 있으니 메시지나 약속 내용은 명확히 확인하자. 소비·예산 - 직관에만 의존하지 말고 조건을 두세 번 점검해보는 편이 안전하다. 컨디션 - 감정의 변화가 크면 규칙적인 수면과 짧은 휴식으로 균형을 맞추자. 오늘의 키워드: 속도 조절, 정보 확인, 단계적 실행 ※ 본 운세는 회귀황도 기준 행성 위치와 주요 각을 참고하고 AI분석을 통한 태양별자리 생활정보 콘텐츠입니다.
2026-09-04 00: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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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휘발유, 정말 다 똑같을까…정유사 '별점' 뜯어보니
[경제일보] 운전자들이 주유소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대개 가격이다. 같은 보통휘발유라면 어느 주유소에서 넣어도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부가 매기는 자동차연료 환경품질등급을 살펴보면 정유사뿐 아니라 지역과 시기에 따라서도 세부 평가 결과가 조금씩 달라진다. 28일 업계와 환경당국 등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수도권 자동차연료 환경품질 평가에서 국내 정유 4곳 가운데 3곳의 휘발유가 종합등급 ★5, 1곳이 ★4를 받았다. 같은 기간 남부권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정유 4곳의 휘발유가 모두 ★5를 기록했고, 수도권에서 ★4를 받은 업체도 남부권에서는 ★5를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수도권 평가에서도 정유 4곳 모두 종합 ★5를 기록했다. 같은 회사가 공급하는 휘발유라도 환경품질등급이 항상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같은 휘발유라도 세부 성분은 달라 그렇다면 같은 보통휘발유인데 왜 평가 결과가 달라질까.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용 휘발유는 모두 법령에서 정한 품질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법정 기준을 만족하는 범위 안에서도 원유의 성상과 생산 시점, 정제공정 운영, 공급 여건 등에 따라 세부적인 성분과 조성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계절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것이 '증기압'이다. 증기압은 휘발유가 얼마나 쉽게 기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온이 높아지면 휘발유가 쉽게 증발하므로 계절에 따라 관리 조건도 달라진다. 특히 여름철에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배출과도 연관돼 별도의 기준과 평가 기간을 두고 관리한다. 정유사별 휘발유 역시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제공정 운영 방식부터 휘발유를 구성하는 기재, 첨가제 등에 각사의 기술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배합이나 첨가제 구성은 각 업체의 제조·품질관리 영역인 만큼 외부에 상세하게 공개되지는 않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용 휘발유는 모두 관련 법령에서 정한 품질기준을 충족하지만 원유의 성상이나 생산 시점, 공정 운영, 계절적 특성 등에 따라 세부 성분이나 조성에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정유사별로도 정제공정이나 기재, 첨가제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환경품질등급 자체가 차량의 연비나 출력 등 주행 성능의 우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별 4개면 연비 떨어진다?…차량 성능과는 별개 정부가 휘발유 환경품질등급을 매길 때 살펴보는 항목은 방향족화합물과 벤젠, 올레핀, 황, 증기압, 90% 유출 온도 등 총 6개다. 자동차 연료 제조·공급업체의 환경품질 개선을 유도하고 소비자에게 연료의 환경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는 제도다. 따라서 별점은 자동차의 연비나 출력, 엔진 성능을 직접 나타내는 '기름 성능표'는 아니다. 이번 수도권 평가에서 ★4를 받은 제품도 벤젠과 방향족화합물, 황, 90% 유출온도에서는 모두 ★5를 받았지만 올레핀과 증기압에서 각각 ★1을 받으면서 종합 등급이 달라졌다. 경유의 경우 정유 4곳 모두 종합 ★5를 기록했다. 환경품질등급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서 법정 품질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휘발유는 별도의 법정 품질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환경품질등급은 이를 통과한 연료를 대상으로 배출가스와 대기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특성을 추가로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방식이다. 운전자들이 흔히 접하는 고급휘발유와 보통휘발유의 차이 역시 환경품질등급과는 별개의 문제다. 두 제품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은 옥탄가다. 옥탄가는 엔진 내부에서 연료가 비정상적으로 폭발하는 '노킹'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고급휘발유는 보통휘발유보다 옥탄가가 높아 고옥탄가 연료를 요구하는 엔진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다. 반면 환경품질등급은 연료가 배출가스와 대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고급휘발유라고 해서 환경품질 별점이 반드시 높거나 별점이 높은 휘발유가 높은 옥탄가를 가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결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는 모두 같은 법정 품질기준을 통과하지만 세부 성분과 조성까지 늘 똑같은 것은 아니다. 생산 시점과 계절, 원료와 공정 운영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정부의 환경품질 평가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별점 차이를 곧바로 '좋은 기름과 나쁜 기름'이나 차량 성능의 차이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2026-08-29 0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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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잡은 김민석…'명심·확장·2순위표'가 만든 승리
[경제일보]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며 선호투표까지 간 끝에 54.08%를 얻으며 45.92%에 그친 정청래 후보를 꺾었다. 최고위원에는 최민희·박선원·서미화·이성윤·한민수 후보가 선출됐다. 이 가운데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은 친정청래계, 박선원·서미화 최고위원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두 진영이 이제 하나의 지도부 안에서 공존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 전당대회를 단순한 김 대표 개인의 승리로만 볼 수는 없다. 당정 관계를 둘러싼 노선 경쟁, 이재명 대통령과의 거리, 정청래 전 대표를 둘러싼 평가, 친명·친청 간 계파전, 지역별 당심과 세대별 선호, 선호투표제에서 나타난 ‘2순위 확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가장 먼저 꺼낸 말 역시 승리보다 ‘정부의 성공’과 ‘통합’이었다. 그는 “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 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라며 “당청의 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인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민석 체제’가 어디를 향할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명심’만으로 이긴 선거 아니었다…지역서 버티고 2순위까지 넓혔다 김 대표의 선거전략은 비교적 명확했다. 첫 번째 축은 ‘당정 일치’였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신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정부 운영을 가장 잘 이해하는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친명 후보가 아니라 정부와 당 사이를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는 ‘집권당형 대표’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반대편에 선 정 후보는 강한 개혁성과 당 정체성을 앞세웠다. 검찰개혁 등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선명한 의제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강한 민주당’을 강조했다. 결국 두 후보의 대결은 ‘안정적 당정 운영’과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가운데 당원들이 무엇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의 싸움으로 흘렀다. 김 대표의 두 번째 전략은 지역별 ‘승리’보다 ‘손실 최소화’였다. 초반 순회경선부터 압도적인 선두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충청권에서는 김 후보 45.05%, 정 후보 44.61%로 불과 0.44%포인트 차였다. 사실상 초접전이었다. 부울경에서는 오히려 정 후보가 46.65%, 김 대표가 43.85%로 앞섰다. 1주차 누적에서도 정 후보 45.51%, 김 대표 44.52%로 정 후보가 근소하게 우세했다. 하지만 김 대표에게 중요한 것은 초반에 승부를 끝내는 것이 아니었다. 전체 권리당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호남과 수도권까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불리한 지역에서 크게 지지 않고, 우호적인 지역에서 격차를 벌리는 방식이다. 특히 호남에서는 김 대표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보여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민주당 정치에 몸담아 온 경력과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라는 상징성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세대별 흐름에서도 김 대표의 강점은 핵심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적 이미지 사이에 있었다. 전당대회 직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김 대표는 40·50대에서 비교적 높은 선호를 보였다. 반면 20·30대에서는 특정 후보로의 강한 쏠림보다 유보층이 많아 세대별 표심을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양상이 나타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김 대표의 승리를 단순히 특정 연령층이 만들어냈다고 해석하기보다는 핵심 당원층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상대적으로 넓은 유권자층에서 거부감을 낮춘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했다. 세 번째 결정적 변수는 선호투표제였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후보들의 2순위 선호까지 반영하는 방식으로 최종 승자가 결정됐다. 여기서 김 대표의 ‘확장성’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당원 가운데 상당수가 2순위 후보로 김 대표를 선택할 수 있는 정치적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 김 대표와 송 후보는 모두 큰 틀에서는 이재명 정부 성공과 당정 협력을 강조했고, 정 후보와는 차별화된 선택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선거는 ‘누가 가장 강한 1순위 지지층을 확보했는가’에서 끝나지 않았다. 탈락한 후보의 지지자를 누가 더 많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느냐가 최종 승패를 갈랐다. 김 대표의 54.08%라는 최종 득표율에는 이 같은 2순위 확장 전략이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명청대전’ 끝낼 수 있나…수락연설부터 통합 메시지 하지만 김 대표 체제의 진짜 승부는 전당대회 이후다. 이번 경선은 정책 경쟁 못지않게 계파 대결이 거칠었다. 김 대표 측은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불거졌던 당정 간 긴장과 ‘자기 정치’ 논란을 부각하며 ‘명청대전’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정 후보 측에서는 김 대표의 과거 정치 행적과 탈당 전력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후보 간 논쟁은 당대표 선거를 넘어 최고위원 선거로까지 번지면서 친명과 친청의 사실상 ‘팀 대결’ 양상을 보였다. 최고위원 선거 결과는 그 갈등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최민희·이성윤·한민수 등 친청계로 분류되는 인사 3명이 지도부에 입성했고, 박선원·서미화 등 친명계 2명이 함께 선출됐다. 김 대표가 최고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장악할 수 없는 구조다. 반대로 보면 계파 통합을 실제로 시험할 수 있는 구성이기도 하다. 김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당선 직후부터 경쟁자와의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낙선한) 정청래·송영길 후보와도 함께 뛸 것”이라며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열고 함께 모실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어려운 당내외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이를 동지들과 함께, 신임 지도부와 함께 반드시 돌파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경선 과정에서 정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메시지다. 이제 김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를 이기는 정치가 아니라 상대를 지도부 운영 안으로 끌어들이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지도부 인선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친명계만을 전진 배치한다면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갈등이 최고위원회의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친청계 최고위원들에게 실질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정청래·송영길 후보까지 당 운영에 참여시킨다면 이번 전대를 계파 경쟁의 정점이 아닌 종착점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가 ‘명청대전의 종식’을 주장했던 만큼 이제 그 책임도 고스란히 김 대표에게 돌아왔다. 수락연설에서 제시한 당청관계의 개념 역시 주목된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겠다고 하면서도 그 관계를 단순한 수직적 관계가 아닌 “전면 협력의 창조적인 수평 관계”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직언하고, 방패가 되고, 민심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정 일치를 주장하면서도 정부의 결정을 그대로 추인하는 정당에 머무르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방패’는 정부를 외부 정치공세로부터 지키겠다는 의미이고, ‘직언’과 ‘민심의 창구’는 국민 여론을 대통령과 정부에 전달하는 집권여당의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김민석식 당정관계의 성패는 이 세 가지 기능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잡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를 보호하는 역할만 커지면 여당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고, 반대로 차별화만 강조하면 다시 당정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ABC 플랜’ 즉각 가동…민주당을 ‘생활 책임 정당’으로 김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당 운영의 방향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한 ‘ABC 플랜’을 즉각 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핵심은 민주당의 정치 의제를 거대 담론에서 국민의 일상으로 더 깊숙이 옮기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먹고사는 민생 정치, 생활비 정치, 크고 넓은 덧셈 정치, 확장 정치, 유능한 민생 중심 다수 정당인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 민주당은 역사정당, 민주 정당을 넘어 국민의 삶에 대한 책임 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 기간 내세웠던 ‘민생·실용·확장’ 전략을 당대표 취임과 동시에 실제 당 운영 원칙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계산도 깔려 있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만으로는 향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안정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념이나 계파보다 물가와 주거, 일자리, 생활비처럼 국민의 일상과 맞닿은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중도층까지 지지 기반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덧셈 정치’와 ‘확장 정치’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는 상대 진영의 문제점을 공격해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표가 된 순간부터는 자신을 찍지 않은 당원과 중도 유권자까지 끌어들이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김 대표의 선거전략이 2순위 표까지 확보하는 ‘확장’에 있었다면, 당 운영에서도 같은 전략을 적용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갈라진 친명과 친청을 하나의 지도부로 묶어야 한다”며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도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하고, 민주당의 정치적 의제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로 이동시켜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선거에서 ‘당정 일치’를 내세워 승리했다. 수락연설에서는 여기에 직언·방패·민심, 그리고 통합·민생·확장을 더했다.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했던 것은 경쟁력이었다면, 집권당 대표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조정력이다. 친명과 친청, 당과 대통령실, 강성 당원과 중도층 사이의 거리를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가 김민석 체제의 성패를 결정할 전망이다.
2026-08-17 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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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디올백 종결' 뒤집어 보는 경찰…권익위는 누구의 권익을 지켰나
[경제일보]경찰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를 압수수색했다. 대상은 유철환 전 권익위원장과 정승윤 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사용하던 사무실 등이다. 경찰청 3대 특검 인계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6일 정 전 부위원장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적용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이다. 수사의 출발점은 300만원짜리 가방이 아니다. 권익위가 2024년 김건희씨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하는 과정에서 수뇌부가 실무진의 조사와 전원위원회의 심의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가 핵심이다. 당시 언론이 흔히 사용한 ‘무혐의’라는 표현도 정확하지 않다. 권익위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아니다. 형사책임의 유무를 확정하는 기관이 아니라 청탁금지법 위반 신고를 조사해 수사기관이나 감사기관에 이첩·송부할 사안인지 판단하는 반부패 행정기관이다. 권익위가 내린 결론은 형사재판의 무죄판결이 아니라 신고사건의 종결 결정이었다. 그 종결 결정이 정상적인 조사와 심의를 거쳐 나왔는지를 경찰이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처벌 규정이 없다는 말로 덮을 수 없는 문제 사건은 2022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 취임 후 서울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2023년 12월 19일 김씨와 윤 전 대통령 등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권익위에 신고했다. 권익위는 신고 접수 후 업무일 기준 116일이 지난 2024년 6월 10일 사건을 종결했다. 부패방지권익위법은 신고사항을 접수일부터 60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하고, 보완이 필요할 때도 30일 범위에서만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권익위는 최장 90일의 법정 처리기간도 넘겼다. 정승윤 당시 부위원장은 대통령 배우자를 제재하는 규정이 청탁금지법에 없다는 점을 종결 이유로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과 가방 제공자의 직무 관련성, 가방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지도 논의한 뒤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배우자 본인을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는 설명 자체는 틀리지 않는다. 청탁금지법은 금품을 받은 공직자 배우자를 직접 처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실 하나로 사건 전체를 끝낼 수는 없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한다. 공직자가 배우자의 수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신고하도록 하고,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를 처벌하는 구조도 두고 있다. 금품 제공자에 대한 제재 규정도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청탁금지법이 배우자를 직접 처벌하지 않는 대신 공직자의 신고 의무와 불이행에 대한 제재를 두고 있다는 법률 구조를 전제로 판단했다. 따라서 권익위가 확인했어야 할 대상은 김씨 개인의 처벌 가능성에 그치지 않는다. 가방 제공과 대통령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있었는지, 윤 전 대통령이 가방 수수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알게 된 뒤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거나 반환·인도 조치를 했는지, 제공자의 행위가 청탁금지법에 저촉되는지까지 조사했어야 했다.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다는 문구는 조사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에 가까웠다. 권익위는 법률의 한 문장을 꺼내 사건 전체에 덮었다. 법조문을 좁게 잘라 읽으면 결론은 쉬워진다. 그러나 반부패기관의 임무는 권력자에게 가장 유리한 문구를 찾아주는 데 있지 않다.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법률이 요구하는 책임의 범위를 가려내는 것이 권익위가 해야 할 일이었다. 조사 마감일 밤, 조사 대상 대통령과 만난 권익위 2인자 2026년 출범한 권익위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의 조사 결과는 당시 종결 결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권익위 TF에 따르면 정 전 부위원장은 담당 부서의 의견과 달리 판단을 유보하고 추가 보완을 반복적으로 지시해 사건 처리를 지연시켰다. 전원위원회가 열리기 약 2시간 전에는 일부 정무직·상임위원을 따로 불러 수사기관 이첩이나 송부가 아닌 ‘사건 종결’을 처리 방향으로 제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더 심각한 대목은 대통령 관저 회동이다.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사건 처리기간 중 윤 전 대통령 등과 심야에 대통령 관저에서 약 1시간 동안 비공식 회동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동 시점은 당초 사건 처리 마감일 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배우자와 함께 권익위 신고사건의 피신고자였다. 조사기관의 수뇌부가 조사 대상자를 비공식적으로 만난 셈이다. 권익위가 회동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경찰이 밝혀야 한다.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사건 처리 방향에 관한 요청이나 언급이 있었는지, 회동 뒤 실무진에 어떤 지시가 내려갔는지, 회동 사실을 전원위원들에게 알렸는지가 수사의 중심에 놓인다. 조사 대상자와 조사기관 수뇌부의 비공식 접촉은 그 자체로 기관의 공정성을 훼손한다. 법률가라면 사건 당사자와 심판자의 접촉이 어떤 의심을 낳는지 모를 수 없다. 사건 당사자에게 특혜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혜를 의심할 만한 접촉부터 피하는 것이 공직자의 의무다. 그런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면 법률 지식의 부족이 아니다. 직업적 양심의 문제다.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문구까지 의결서에 추가 TF가 확인한 의결서 작성 과정도 정상적인 행정기관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권익위 의결서는 원칙적으로 사건을 조사한 담당 부서가 전원위원회의 논의와 의결 내용에 따라 작성한다. 그런데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상정 의안에 없거나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지 않은 사항을 의결서에 직접 추가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전원위원회는 장식물이 아니다. 여러 위원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사건을 심의하고 다수 의견으로 결론을 내리도록 만든 합의제 기관이다. 회의 전에 결론을 정해 놓거나 회의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을 사후에 의결서에 넣었다면 합의제 의사결정의 외형만 빌린 셈이다. 의결서는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설명문이 아니다. 실제 회의에서 논의하고 결정한 내용을 기록하는 공문서다. 수뇌부가 원하는 결론에 맞춰 의결서의 논리를 사후 보강했다면 전원위원들의 심의권과 실무진의 고유 업무를 침해했는지가 문제 된다.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시키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할 때 성립한다. 대법원은 실무 담당자에게 법령과 절차에 따른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있는데도 상급자가 그 기준과 절차를 어기도록 지시한 경우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해 왔다. 경찰은 정 전 부위원장과 유 전 위원장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실무진이 원래 작성한 보고서와 최종 의결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전원위원들의 독립적인 판단이 침해됐는지를 문서와 전자정보로 확인해야 한다. 직권남용죄 성립은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실무진이 법령상 의무가 없는 일을 실제로 했거나 고유한 권한 행사가 방해된 결과까지 입증해야 한다. 이번 압수수색의 성패도 그 연결고리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복원하느냐에 달렸다. 반대 의견을 낸 간부에게 돌아온 발언 제한과 업무 배제 사건 처리 과정에서 가장 참담한 대목은 실무 책임자였던 김모 부패방지국장의 죽음이다. 김 국장은 명품가방 사건이 종결된 지 약 두 달 뒤인 2024년 8월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공개된 김 국장의 메시지에는 “지난 20년간 만든 제도를 제 손으로 망가뜨렸다”, “가방 건과 관련된 여파가 너무 크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 국장은 종결 결정에 반대 의견을 표시한 권익위원에게 감사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한 사람의 죽음을 특정 사건 하나와 곧바로 연결해 형사책임을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권익위 자체 TF가 확인한 조직 내부의 처우는 별개의 문제다.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사건 종결에 반대했던 김 국장의 회의 발언권을 제한하고 주요 사건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공개적으로 비난한 정황을 확인했다. 권익위는 해당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단하고 정 전 부위원장의 현 소속기관에 비위 사실을 통보하기로 했다. 고인과 유족에게 기관 차원의 사과도 결정했다.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실무자의 의견이 조직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발언 제한과 업무 배제로 돌아왔다면 권익위의 내부 통제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 반대 의견을 설득하지 못하자 사람을 배제하고 결론을 밀어붙이는 조직에서 합의제 의사결정은 작동할 수 없다. 부하 직원에게 청렴을 교육하면서 정작 수뇌부는 권력자의 사건 앞에서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면 그보다 모순적인 일도 없다. 법률가의 지식이 권력의 방패가 될 때 유 전 위원장과 정 전 부위원장은 모두 법률가다. 유 전 위원장은 판사 출신이고 정 전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 법학교수다. 법률의 문언과 행정절차가 왜 존재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다. 법률가 출신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책임은 법조문을 많이 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권력자가 불편해하더라도 법과 절차에 따라 판단하고, 실무자가 외압 없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 그 일을 하라고 장관급 위원장과 차관급 부위원장 자리를 맡긴다. 법률 지식을 권력자의 책임을 가리는 데 사용하면 무지보다 해롭다. 법을 모르는 사람은 잘못 해석할 수 있지만, 법을 아는 사람이 결론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문구를 찾아 붙이면 법률은 책임을 묻는 기준이 아니라 책임을 피하는 기술로 전락한다. 청탁금지법에 대통령 배우자 직접 처벌 규정이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은 없다. 국민이 권익위에 물은 것은 법 조항 한 줄이 아니었다. 대통령 배우자가 고가의 금품을 받고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최고 권력자에게도 일반 공직자와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지를 물었다. 권익위 수뇌부는 그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116일을 끈 뒤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는 설명을 내놓고 사건을 닫았다. 그 과정에서 조사 대상 대통령과 비공식 회동이 있었고, 회의 직전 종결 방향을 제시했으며,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내용이 의결서에 들어갔다는 것이 권익위 자체 조사 결과다. 이런 정황이 확인되고도 공직자의 재량이나 법률 해석의 차이라고 둘러댈 수는 없다. 재량은 정해진 절차 안에서 행사할 때 보호받는다. 법률 해석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반대 의견을 검토한 뒤 내놓아야 설득력을 얻는다. 결론을 정해 놓고 절차를 거꾸로 밟았다면 재량이 아니라 권한의 사유화다. 권익위가 잃은 것은 한 사건의 신뢰가 아니다 권익위는 스스로를 ‘대한민국 반부패 총괄기관’이라고 소개한다.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을 관장하고 공직사회 청렴도를 평가하며 부패 신고자를 보호하는 기관이다. 그런 기관이 최고 권력자의 배우자 사건 앞에서 처리기간을 넘기고, 조사 대상자와 수뇌부가 비공식으로 만나고, 실무진의 반대 의견을 누르고,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은 내용까지 의결서에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권익위가 잃은 것은 김건희씨 사건 하나에 대한 신뢰가 아니다. 일반 공무원과 국민에게 청렴을 요구할 자격을 잃었다. 민원인에게 절차를 지키라고 말하고 공직자에게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신고하라고 교육하면서 대통령 부부에게는 법의 빈틈부터 찾아줬다는 인식이 남았다. 공직자는 정권과 함께 일할 수 있지만 정권을 위해 일해서는 안 된다. 임명권자에게 인간적인 의리를 느낄 수는 있어도 법률상 직무를 그 의리 아래 둘 수는 없다. 권력자의 눈치를 살펴 결론을 정하는 사람이라면 반부패기관의 수뇌부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경력, 판사와 검사를 지냈다는 이력, 법을 가르친다는 직함도 공직자의 양심을 대신하지 못한다. 오히려 법과 절차를 잘 아는 사람이 본분을 저버렸다면 책임은 더 무거워진다. 경찰 수사는 누가 어떤 지시를 했는지 밝히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대통령 관저 회동과 사건 지연, 사전회의, 의결서 수정, 실무진 배제 사이에 어떤 연결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권익위의 독립적인 심의 절차가 권력을 위해 훼손됐다면 그 책임을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물어야 한다. 권익위 간판에는 아직도 ‘청렴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그 문구를 다시 사용할 수 있으려면 먼저 권익위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 반부패기관의 신뢰는 홍보 문구나 사과문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권력 앞에서 법을 굽힌 사람이 누구인지 가려내고 그에 맞는 책임을 묻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2026-07-20 1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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