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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폭 2.6조로 축소…주담대는 4.3조 늘어
[경제일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2조원대로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확대됐지만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6000억원으로 전월(6조4000억원) 대비 3조8000억원 축소됐다. 전년 동월(4조8000억원)과 비교해도 2조2000억원 작았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5월 9조3000억원에서 6월 8조3000억원, 7월 6조400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 2조6000억원까지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4조3000억원으로 전월(3조6000억원) 대비 7000억원 확대됐다. 은행권 주담대 증가액은 4조원으로 전월(3조5000억원) 대비 5000억원 늘었고 제2금융권은 3000억원으로 전월(1000억원)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은 1조7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8000억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신용대출이 5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1000억원 증가) 대비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3조4000억원으로 전월(5조5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 축소됐다. 은행권에서는 자체 주담대 증가액이 2조9000억원으로 전월(2조5000억원) 대비 4000억원 확대됐다.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대출 증가액도 1조1000억원으로 전월(1조원) 대비 1000억원 늘었다. 반면 기타대출은 6000억원 감소해 전월(2조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은행권 주담대 세부 항목을 보면 일반 주담대 증가액은 2조원이었다. 집단대출 증가액은 1조2000억원으로 전월(9000억원) 대비 3000억원 확대됐고 전세대출은 4000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8000억원 감소해 전월(9000억원 증가) 대비 감소세로 전환했다. 상호금융권 감소액은 5000억원으로 전월(6000억원 감소) 대비 감소폭이 축소됐다. 저축은행 증가액은 3000억원으로 전월(5000억원) 대비 2000억원 줄었다. 보험과 여신전문금융회사는 각각 3000억원 감소해 전월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위는 이날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도 열었다. 회의에는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이 참석했다. 신 사무처장은 8월 주담대 증가와 관련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 주택거래량 증가와 7~8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잔금대출 실행 확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금융권 자율관리 조치 등으로 기타대출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자금 수요와 8·13 대책에 따른 집단대출 별도 관리 영향으로 주담대 확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지속하기로 했다. 8·13 대책 후속조치 이행 상황도 점검했다. 이주비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산정방식 합리화, 생애최초 요건 합리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장래소득 인정기준 적용 활성화 등은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됐다. 금융위는 주택공급 촉진, 청년 주거 안정, 실수요자 자금애로 해소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자금은 적시에 공급하되 금융회사별 총량관리 목표 이행 노력도 이어가라고 당부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상환부담도 논의됐다. 금융위는 서민·취약계층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향후 금융권의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 현황을 점검하고 은행권의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출시를 유도한다.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도 추진한다.
2026-09-09 13: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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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에 20조 쓰자는 與…어디에 얼마 써 몇 채 짓나
[경제일보] 정부의 8·13 주택 공급 대책 이후 여당에서 추가 재정을 투입해 공공주택 공급을 더 늘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추가 세수 가운데 10조~20조원을 주거 안정에 쓰고 용산공원 일부에는 청년 임대주택을 공급하자는 구상도 거론됐다. 정부 대책보다 한발 더 나간 공급 방안을 주문한 것이다. 서울처럼 새 택지를 찾기 어려운 지역에서 공공이 가진 땅과 재정을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다. 다만 20조원을 어느 사업에 얼마씩 투입할지, 용산에 주택을 몇 채 지을지, 언제 입주가 가능한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는 수도권에 23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규 공공주택지구와 공공택지, 도심 유휴부지, 비아파트 등을 활용한다. 국토교통부는 기존 공급 계획과 겹치지 않는 추가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는 여기에 재정 투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지역 국회의원·시의원 간담회 뒤 추가 세수 가운데 10조~20조원을 주거 안정에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공공주택과 주거복지에 정부 재정을 더 넣자는 제안이다. ◆ 20조원 어디에 쓸지는 아직 안 정해져 20조원이라는 금액만으로 공급 효과를 계산하기는 어렵다. 돈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공주택을 직접 짓는 데 사용할 수도 있고 토지를 확보하거나 사업비를 지원하는 데 넣을 수도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월세나 전세대출 부담을 낮추는 주거복지에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각각 효과가 다르다. 공공주택 건설에 재정을 넣으면 주택 수를 늘릴 수 있지만 부지 확보와 인허가, 공사를 거쳐야 한다. 주거비 지원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체감할 수 있지만 시장에 새 주택을 추가하는 정책은 아니다. 현재 10조~20조원 투입안은 구체적인 예산 사업으로 확정된 단계가 아니다. 사업별 배분액이나 추가 공급 물량도 나오지 않았다. 얼마를 쓰느냐보다 어디에 써서 어떤 효과를 내겠다는 것인지가 먼저 정리돼야 한다. 공공주택에 돈을 넣더라도 예산 투입과 입주는 동시에 이뤄지지 않는다. 부지를 정하고 사업계획을 세운 뒤 인허가와 착공, 공사를 거쳐야 한다. 택지를 새로 조성하는 곳에서는 토지 보상과 기반시설 설치도 필요하다. ◆ 용산공원 카드도 넘어야 할 절차 많아 용산공원 활용 방안도 아직 구상 단계에 가깝다. 여권에서는 공원 대부분을 유지하면서 어린이정원과 미군 장교숙소 등 일부 공간에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대 2만호 안팎을 공급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정부가 확정한 공급량은 아니다. 대상 부지의 면적과 용적률, 주택 크기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실제 물량은 달라진다. 법적 문제도 있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군기지 본체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도록 정하고 있다. 해당 부지에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토양 오염 문제도 사업 일정과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용산 일대는 오랫동안 미군기지로 사용됐고 일부 반환 부지에서 토양 오염이 확인됐다. 주택을 짓기 전에 어느 범위까지 정화할지와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지도 따져야 한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개발에 부정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도심의 대규모 녹지를 주택 공급 부지로 사용하는 데 반대하면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추가로 풀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여당과 서울시 모두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같은 입장이지만 공급 수단에서는 차이가 있다. 정부·여당은 공공부지와 재정 투입을 강조하고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 예산보다 먼저 나와야 할 공급 일정 추가 재정을 투입하면 공공주택 사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서울 도심의 국공유지를 활용하면 민간 토지를 새로 사들이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반대로 재원이 확보됐다고 곧바로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주택을 지을 부지와 사업자가 정해져야 하고 인허가와 공사를 거쳐야 한다. 용산공원처럼 법 개정과 토양 정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까지 필요한 부지는 절차가 더 길어질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23만호 공급과 여당이 제안한 20조원 투입도 구분해야 한다. 20조원을 추가로 쓸 경우 기존 23만호 외에 몇 채가 더 공급되는지, 기존 사업을 앞당기는 데 쓰는지, 주거비 지원에 사용하는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공급 정책은 발표한 예산과 물량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예산을 확보한 시점, 착공한 시점, 준공한 시점, 입주가 시작된 시점은 모두 다르다. 실제 주택시장의 공급 부족을 완화하는 시점은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이 나왔을 때다. 여당이 제안한 20조원 투입과 용산공원 활용은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추가 공급 수단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큰 숫자를 하나 더 제시하는 일이 아니다. 20조원 가운데 얼마를 주택 건설에 쓸지, 어느 지역에 몇 채를 지을지, 착공과 입주를 언제 시작할지까지 나와야 공급 대책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2026-08-20 09: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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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국민 대토론회, 소통보다 결론과 책임이 중요하다
[경제일보]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놓고 대대적인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지난 14일부터 사흘 동안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를 주제로 분야별 토론회를 열었고 23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종합토론회를 주재했다. 당초 100분으로 예정됐던 토론은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들을 만큼 들었다. 정부가 이제 보여줘야 할 것은 더 많은 발언과 추가 토론이 아니라 정책의 결론이다. 부동산 정책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영역이다. 집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의 요구가 다르고 서울과 지방의 처지도 같지 않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주민과 임대주택 확대를 요구하는 무주택자의 이해도 충돌한다. 세금을 올리자는 주장과 거래를 막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한 자리에서 좀처럼 합쳐지지 않는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얻은 뒤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접근으로는 어느 결론에도 이르기 어렵다. 국민 의견을 듣는 절차는 필요하지만 정책 결정의 책임까지 국민에게 나눠줄 수는 없다. 정부는 서로 충돌하는 요구 가운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포기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을 설명하고 정치적 부담까지 감당하는 일이 국정 운영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에는 토론보다 시간이 더 비싼 자원이 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7월 셋째 주까지 76주 연속 올랐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6.03% 상승했고 성북구와 강서구, 구로구 등 비강남권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역시 같은 주 0.27% 올랐다. 강남 일부 지역에 머물던 가격 불안이 중저가 지역과 임대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결론을 미루는 동안 시장은 멈춰 서 있지 않는다. 집을 살 사람은 세금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계약을 늦춘다. 집을 팔 사람은 양도소득세 개편 가능성을 지켜보며 매물을 거둬들인다. 전세대출 규제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면 임차인은 대출이 막히기 전에 계약부터 서두른다. 공급 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 건설사는 토지 매입과 사업 추진을 미룬다. 정책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도 시장에서는 하나의 정책으로 작용한다.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정보와 현금을 가진 사람은 기다릴 수 있지만 자금 사정이 빠듯한 실수요자는 버티기 어렵다. 결정 지연의 비용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 부담한다. 이번 대토론회에서는 낯선 주제가 등장한 것도 아니다. 보유세를 어느 수준으로 올릴지, 실거주 1주택과 비거주 주택을 어떻게 구분할지,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 의견이 엇갈렸다. 초고가 주택 기준으로 10억원과 30억원, 50억원이 각각 거론됐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생애 한 차례로 제한하는 방안도 나왔다. 전세대출을 줄이되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 최초 임차인에게는 선별적으로 지원하자는 제안도 제시됐다. 쟁점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다. 정부가 정해야 할 기준과 수치가 남아 있을 뿐이다. 부동산 세제는 국민의 재산권과 직접 맞닿아 있다. 보유세를 올리면 보유 비용이 커지고 양도소득세를 손질하면 매물의 양과 거래 시점이 달라진다. 취득세는 무주택자가 처음 집을 마련하는 단계부터 영향을 미친다. 세율과 공제 기준을 조금만 바꿔도 누군가에게는 수천만원의 부담이 생긴다. 세금은 여론의 흐름에 따라 수시로 움직일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아니다. 누가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법률로 정하고 납세자가 자신의 재산 처분과 주거 계획을 미리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주택을 보유하고도 정책 발표 전후에 따라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면 조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 대출 규제도 마찬가지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잔금대출은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다. 한 가구의 이사와 결혼, 자녀 교육, 노후 계획이 걸려 있다. 계약 당시 가능했던 대출이 잔금 지급 직전에 막히면 국민은 집을 포기하거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정부가 대출 기준을 바꿀 수는 있다. 가계부채와 집값을 관리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할 필요도 생긴다. 그러나 예고 기간과 경과조치 없이 정책 변경의 비용을 계약 당사자에게 넘길 권한까지 정부가 가진 것은 아니다. 기존 계약을 어디까지 보호할지, 어떤 사람을 실수요자로 볼지, 예외를 어느 범위에서 인정할지 정책 발표와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 공급 문제는 더 단순하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몇 년 뒤까지 몇십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총량이 아니다. 어느 지역에서 언제 인허가가 끝나고 착공과 준공은 언제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 공급 예정 물량은 삽을 뜨기 전까지 주택이 아니다. 준공과 입주로 이어지지 못한 공급 계획은 가격 불안을 잠시 달래는 발표문에 그친다. 정부가 할 일은 공급 확대의 당위성을 다시 토론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이 늦어지는 지구를 찾아 보상과 인허가, 기반시설 설치가 어디에서 막혔는지 밝히고 부처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별로 처리 기한을 정해야 한다. 지연이 반복되면 담당 기관과 책임자가 설명해야 한다. 이번 대토론회가 정책 전환의 출발점이 되려면 정부는 적어도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먼저 부동산 정책의 목표부터 정해야 한다. 집값을 일정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것인지, 단기간 급등을 막겠다는 것인지,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인지 정부의 우선순위가 보여야 한다. 집값과 가계부채, 주택 공급, 전월세 안정을 한꺼번에 내세우면 정책수단이 서로 충돌한다. 대출을 강하게 조이면 가계부채는 줄일 수 있지만 현금 보유자에게 유리한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 규제를 풀면 장기적으로 입주 물량이 늘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해당 지역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정부는 무엇을 먼저 잡을지 선택해야 한다. 정책 발표와 시행 시점도 제시해야 한다. 세제 개편안을 언제 국회에 제출할지, 금융 규제는 어느 날짜부터 어떤 계약에 적용할지, 공급 사업은 지구별로 언제 착공하고 입주할지 공개해야 한다. “검토하겠다”는 말이 반복될수록 국민은 정부 발표보다 시장의 소문을 먼저 믿게 된다. 책임을 맡은 사람도 드러나야 한다. 공급 일정은 국토교통부가 책임지고 대출 규제는 금융위원회가 맡아야 한다. 세제 개편은 재정경제부가 설명해야 한다. 부처 간 정책이 충돌하면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이 조정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을 때 시장 상황과 전임 정부, 투기 세력만 탓해서는 책임 행정이 성립하지 않는다. 정부는 정책 시행 뒤 평가 기준도 공개해야 한다. 집값 상승률 하나만 놓고 성공과 실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준공 물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이 줄었는지, 전세대출 축소로 월세 부담이 커지지 않았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분기마다 이행 상황을 공개하고 목표에서 벗어난 정책은 수정해야 한다. 법률과 행정에는 권한을 행사한 사람이 책임을 진다는 원칙이 따른다. 정책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 정부가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국민 여론에 돌릴 수는 없다. 국민 대토론회에서 다수가 찬성했다는 이유로 잘못된 정책의 책임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반대 의견을 충분히 들었다고 해서 정책 실패가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토론회에서 “공직자의 최대 덕목은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비난과 갈등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 발언이 대토론회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책임을 진다는 것은 토론회를 한 차례 더 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정한 목표와 기준을 국민에게 알리고 정책의 효과가 예상과 다를 때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일이다. 정책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면 필요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담당자가 설명해야 한다. 정부는 오는 27일 총리 주재 토론회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쟁점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추가 토론이 결정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지막 점검이라면 의미가 있다. 토론 뒤에도 결론과 일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국민 대토론회는 정책 결정을 미루기 위한 긴 회의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국민은 이미 집값과 전셋값, 대출이자와 세금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고 있다. 무주택자는 오르는 집값을 보며 불안을 호소하고 집을 가진 사람은 또다시 세제가 바뀔까 걱정한다. 청년은 대출 규제 앞에서 주거 계획을 다시 세우고 건설사는 수익성을 계산하며 사업을 멈출지 결정한다. 정부가 국민에게 더 물어야 할 질문은 많지 않다. 이제까지 나온 의견 가운데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버릴지 정해야 한다. 시행 시점을 못 박고 담당 부처와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 정책이 실패했을 때 누가 어떤 방식으로 수정할지도 제시해야 한다. 소통은 결론을 늦추는 면허가 아니다. 국민이 의견을 냈다면 정부는 선택해야 한다. 선택했다면 설명해야 하고 시행했다면 책임져야 한다. 부동산 정책의 신뢰는 토론 시간이나 참석자 수에서 생기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 기준과 지켜지는 일정, 책임지는 사람의 이름에서 생긴다.
2026-07-24 07: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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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부동산은 최대 과제"…공급·대출·세금 해법 논의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공급·금융·세제 전반의 해법이 논의됐다. 공급 분야에서는 인허가·착공 감소와 비아파트 공급 위축,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문제가 쟁점으로 올랐고 금융 분야에서는 실수요자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의 균형이 다뤄졌다. 세제 분야에서는 초고가 1주택과 주택 수 중심 과세 체계 개편 필요성이 부각됐다. 이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이 문제는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 중 하나”라며 “최대한 많은 분의 의견을 모으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언급하며 가격 안정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와 장기 침체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 역시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의 정점을 향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해법은 간단하지 않다고 봤다.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지만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지를 놓고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린벨트 해제만 해도 주택 공급 확대를 주장하는 쪽과 녹지 훼손을 우려하는 쪽이 맞선다는 설명이다. 조세와 금융 정책도 주요 쟁점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조세 제도를 통해 주택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는 것이 정당한지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금융에 대해서는 국민 자원을 바탕으로 작동하는 만큼 누구에게 대출 기회를 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거 목적과 투자·투기 목적을 구분하지 않으면 집값 상승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취지다. 토론회에서는 공급·금융·세제 분야 전문가 발제가 이어졌다. 공급 분야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주택공급 병목 해소와 공급 주체 다변화, 규제지역 제도의 합리적 운영을 제안했다. 위축된 신축 공급을 회복하기 위한 금융·세제 선별 지원과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전문 임대주체 육성, 공공부문의 시장 조성자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진 교수는 현재 운영 중인 규제지역의 실효성도 다시 살펴야 한다고 했다. 시장 불안에 대응하는 기능은 유지하되 중첩 규제와 국민 불편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제 분야 발제자인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보유세와 양도세의 합리적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보유세 부담이 주요국과 비교해 적정한지, 과세표준이 시가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주택 수가 아니라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강 교수는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적절한지, 세액공제에 거주 여부를 반영할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양도세와 관련해서는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 요건, 초고가 주택 양도세 부담이 핵심 논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실수요자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를 함께 고려한 정책 설계를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청년층 지원 프로그램 확대를 검토하되 임차 수요와 매매 수요를 나눠 지원 방식을 다시 짜야 한다고 했다. 전세대출은 실수요 요건을 엄격히 적용해 점진적으로 줄이고 이주비 대출은 일부 규제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새로운 금융 규제 방식도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고액 대출을 받는 차주에게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대출 자원을 많이 쓰는 차주에게 비용 부담을 지우고, 해당 재원을 주거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본격적인 토론 과정에서는 민간 장기임대주택과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공공분양, 공공임대, 민간분양 대책은 있지만 민간임대 공급 계획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민간 장기임대주택 사업자를 육성하고 공급자 금융 등 강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임대료 전가를 줄이면서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이주비 대출 어려움이 사업 지연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강남권과 달리 비강남 지역은 기본 이주비 대출만으로는 조합원 이주가 쉽지 않아 정비사업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 공급 해법으로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가 거론됐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면 단기적으로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동시에 3기 신도시와 태릉골프장, 용산정비창, 과천경마장 등 대형 공급 후보지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정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토론 과정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문제도 언급했다. 1가구 1주택 보호 원칙이 초고가 주택 보유에 대한 투자 유인을 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거주용과 투자·투기용을 구분하지 않은 데서 시장 압력이 커졌다고 보고 초고가 주택 세 부담 수준을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이날 대토론회는 부동산 정책이 단일 처방으로 풀 수 없는 복합 과제라는 점을 보여줬다. 공급 확대는 필요하지만 입지와 방식, 규제 완화를 둘러싼 갈등이 크고, 금융 완화는 실수요자 지원과 가계부채 관리 사이에서 균형이 필요하다. 세제 개편 역시 실거주 보호와 투기 억제, 조세 저항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부가 대토론회 이후 어떤 정책 조합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2026-07-23 14: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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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마저 '월세 300만 원'…꼬여버린 부동산 대책
[경제일보] 서울 강북에서도 월세 300만원이 넘는 아파트 계약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강북 14개 구의 월세 300만원 이상 신규 계약은 606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4% 증가했다. 서울 전체 증가율 32.5%, 강남 3구 증가율 21.2%보다 훨씬 가파르다. 마포·용산·성동을 제외한 강북 11개 구에서도 같은 가격대 월세 계약이 1년 새 79.5% 늘었다. 월세 300만원이 서울 세입자의 일반적 부담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신축 대단지의 넓은 면적, 낮은 보증금, 학군과 직주근접 수요가 겹친 거래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강남 고가 주거지의 특수한 가격대로 여겨졌던 월세가 동대문·성북·은평·노원·도봉·강북구까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서울 임대차 시장의 상단이 넓어지고,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경고다. 전세 시장은 이미 경고음을 넘어 비상등을 켠 모습이다.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를 기록했다. 전세난이 극심했던 2021년 2월 이후 약 5년 반 만의 최고치다. 수급지수 100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 상태를 뜻한다. 122.5라는 숫자는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매물을 내놓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는 뜻이다. 월세 시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월세수급지수는 지난 5월 114.8까지 올랐다. 전세가 귀해지면 세입자는 월세로 밀려난다. 보증금을 더 마련할 여력이 없는 사람은 매달 나가는 돈을 늘릴 수밖에 없다.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로 옮긴 세입자가 늘면 월세 공급도 빠르게 줄어든다. 집주인은 수요가 몰리는 만큼 월세를 올리고, 새로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는 더 비싼 조건을 감수한다. 서울 강북의 월세 300만원 계약 증가는 이런 흐름의 한 장면이다. 더 큰 문제는 시장에 나와야 할 전세 매물마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가운데 갱신계약 비중은 45%를 넘었다. 최근에는 절반 가까이가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입자가 굳이 이사하지 않으려는 까닭은 분명하다. 새로 계약할 집을 찾기 어렵고, 찾더라도 보증금과 월세가 크게 올라 있기 때문이다. 계약갱신이 늘었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세입자가 주거 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한 취지는 존중돼야 한다. 다만 신규 세입자가 구할 수 있는 매물이 줄어드는 현실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갱신으로 묶인 집이 늘어날수록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은 줄고, 그 부담은 이사를 해야 하는 사람에게 집중된다. 결혼, 출산, 취업, 전근, 자녀 교육 때문에 집을 옮겨야 하는 사람은 전세시장 바깥으로 밀려나 월세를 선택하게 된다. 입주 물량 전망도 세입자에게 넉넉한 답을 주지 못한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의 공동 추계에 따르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2만7158가구에서 내년 1만7197가구로 약 1만 가구 줄어든다.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까지 계속 쌓이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는 줄고, 기존 전세 매물은 갱신계약과 월세 전환으로 줄어든다. 이 상황에서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르는 것은 시장 논리로만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다. 정부는 집값과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대출 규제를 강화해 왔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주택 구입 대출을 받은 사람에게 전입 의무를 부과했다.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낮췄다. 이어 규제지역의 담보인정비율을 낮추고, 주택 매매·임대사업자 대출을 사실상 막는 조치도 내놓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도 지난달 종료됐다. 과열된 매매시장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정부 판단에는 일리가 있다. 서울 집값이 다시 불안해지는 국면에서 가계부채를 더 늘려서는 안 된다는 원칙도 맞다. 그러나 주택 정책은 매매시장만 따로 떼어 놓고 설계할 수 없다. 집을 사고파는 시장과 전세·월세 시장은 서로 얽혀 있다. 매매를 조이면 임대차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실거주 의무와 대출 규제가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는 주택의 거래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임대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막았을 때 임대주택 공급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정부 대책이 월세 상승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서울의 월세 부담은 공급 부족, 입주 물량 감소, 정비사업 이주 수요, 계약갱신 증가,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 집주인의 월세 선호가 겹쳐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정책이 이들 변수와 맞물려 임대차 시장에 어떤 압력을 더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매매 가격을 누르는 조치가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정책은 본래의 목표와 다른 곳에서 더 큰 부담을 만들게 된다. 집값을 잡겠다는 명분 아래 세입자의 주거비가 치솟는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의 결과는 실패에 가깝다. 아파트 가격이 조금 덜 오르는 대신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급등한다면,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는다. 집값 통계는 안정됐다고 말할지 몰라도, 월급에서 주거비로 빠져나가는 돈이 늘어난 가계는 안정됐다고 느끼지 못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호를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확대 방향은 옳다. 다만 착공은 입주가 아니다. 몇 년 뒤 공급 계획이 오늘 전세 계약을 앞둔 세입자에게 집을 마련해 주지는 않는다. 올가을과 겨울, 내년 봄에 이사해야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발표자료 속 착공 물량이 아니라 실제로 계약할 수 있는 전세 매물과 감당 가능한 월세다. 이제는 매매시장 안정과 임대차 시장 안정을 함께 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투기성 대출은 막되, 세입자가 살고 있는 주택의 거래와 임대차 계약이 불필요하게 경직되지 않도록 제도를 다듬어야 한다. 장기 임대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세제와 금융의 기준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그 대신 임대료와 임대기간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지우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재건축·재개발 이주가 몰리는 지역에는 별도의 전세 공급 대책이 따라야 한다. 비아파트와 공공임대 공급도 서둘러야 한다. 서울 강북의 월세 300만원은 부동산 시장의 특이한 한 건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전세가 줄고 월세가 오르며, 주거비 부담이 서울 전역으로 번지는 흐름을 보여주는 신호다. 정부가 집값만 바라보며 대책을 이어갈수록 세입자는 전세시장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매매가격 그래프만으로 가릴 수 없다. 국민이 매달 내는 월세와 다음 계약 때 감당해야 할 보증금에서 먼저 드러난다.
2026-06-23 07: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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