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숙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정비사업은 단기 공급 효과만으로 평가하기보다 노후 주거지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공급을 늘리기 위한 지원은 사업성이 충분한 지역보다 정비 필요성이 큰데도 멈춰선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제와 금융 역시 실거주자와 청년층은 보호하되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 보유, 우회 대출은 관리해야 한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무총리 주재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공급과 세제, 금융 분야의 후속 과제가 논의됐다. 지난 23일 대통령 주재 1차 토론회가 큰 방향을 다뤘다면 이날 토론회는 정비사업 지원 기준과 비아파트 공급 회복, 보유세·양도세 개편, 전세대출 관리 등 세부 쟁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공급 분야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비사업을 단기 물량 확대 수단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정비사업은 단기적으로 공급 효과를 찾아내기 어렵지만 낡고 노후화된 주거환경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반드시 해결하고 극복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주택 공급 정상화를 위한 중점 과제로 민간 정비사업 선별 지원, 비아파트 공급 회복, 임대주택 공급주체 다변화를 꼽았다. 공급 병목을 풀려면 제도 개선만으로는 부족하고 공급자와 수요자가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종합 처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비사업 지원에 대해서는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정비가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곳에 선별적으로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택도 인구처럼 고령화하고 있는 만큼 어떤 지역을 먼저 정비할지에 대한 판단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발 과정에서 기존 주민의 삶이 밀려나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짚었다. 진 교수는 “주택을 공급하는 이유는 삶의 질을 개선하고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인 만큼 기존 터전과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아파트 공급 회복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그는 “아파트 중심의 자산가치에 밀려 비아파트가 홀대돼 공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비아파트는 주거 사다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공급자 금융 지원과 주택 수 제외 특례 연장, 추가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도심 유휴부지 활용과 비주거 용지의 주거 전환을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무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만큼 원스톱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공임대와 개인 임대인 사이에서 장기임대주택을 공급·운영할 새로운 민간 주체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세제 분야에서는 거주용 1주택 보호와 비거주·다주택 부담 정상화가 핵심 방향으로 제시됐다.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일정 가액 미만의 거주용 1주택에 대해서는 종부세 부담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실거주 1주택자는 주거 안정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초고가 거주용 1주택에는 공제 한도를 설정해 과도한 혜택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초고가 주택 기준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양도소득세 역시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을 제외한 장기 거주 1주택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투기 목적 보유와 실거주 보유를 세제상 분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 분야에서는 청년층 실수요 지원과 전세대출 관리가 함께 거론됐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층 주택 마련을 위해 정책 모기지를 확대하거나 일반 금융기관의 청년 대상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실수요자 선별이 쉽지 않은 만큼 임차 수요와 매매 수요 가운데 어디에 정책 우선순위를 둘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세대출은 본래 무주택 서민 주거복지를 위해 도입됐지만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은 보증 축소나 연도별 감축 목표 설정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주비 대출은 정비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일부 합리화하되 다주택 임대인에 대해서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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